[파이낸셜뉴스]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19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한 것에 대해 "외환시장의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국내 경기·물가 및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유상대 부총재는 이날 오전 8시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 부총재 주재로 개최한 이날 회의에서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앞서 FOMC는 18일(현지시간)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아울러 FOMC는 점도표를 통해 연말까지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고했다. 금리는 내년 0.1%포인트, 2026년은 0.5%포인트 더 낮아져 2.75%~3.00% 범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로 종전 2.0%에서 낮춰잡았다. 실업률은 올해 4.4%로 현재(4.2%)보다 높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 침체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며 "지금 경기침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여주는 경기 지표는 없다"면서 "경제 성장률은 견조하고 노동시장도 굉장히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차기 회의인 오는 11월 FOMC에서 통화정책을 어느 정도로 추가 조정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정해진 경로에 있지 않다. 회의마다 결정할 것"이라며 "정책 재조정은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더 빠르게 또는 더 천천히 진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0.5%p 인하를 새로운 금리 인하 속도로 봐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인하 속도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이 다소 매파적(hawkish)으로 평가됐다. 이에 미 국채금리 10년물이 0.06%p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 하락했다. 유상대 부총재는 회의에서 "향후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각국의 상황에 따라 차별화될 수 있는 데다 미 대선, 중동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에 따라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시장 모니터링을 보다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9-19 09:21:02SC그룹이 올해 한국 경제상황에 대해 "인플레이션 둔화와 원화 강세로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라며 연내 금리인하를 점쳤다. 내수 부진에도 반도체 등 수출 회복으로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5%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 속에 세계경제 전반으로는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업 및 금융기관 고객을 초청해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글로벌 거시 경제를 전망하고 논의하는 '2024 글로벌 리서치 브리핑(GRB)' 행사를 개최했다. 아룹 고쉬(Arup Ghosh) SC그룹 아시아 및 한국 금리 리서치 공동 헤드는 "미국 연준(Fed)의 금리 피벗(pivot) 외에도 한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및 원화 강세로 인해 긴축 재정 속에서도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여유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아룹 고쉬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기조에 따라 한국 국고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라며 "반도체 경기 회복과 경상수지 증가 및 미 국채 수익률 하락 등의 요인으로 원화 강세 흐름을 기대하며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국채 매수세로 인해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봤다. 우리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중국 경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딩 슈앙(Ding Shuang) SC그룹 범중화권·동북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기존의 우호적인 기저효과가 약화됨에 따라 성장률이 2023년 5.2%에서 2024년 4.8%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 정부는 '마이너스 아웃풋 갭'(실질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밑돌아 경기 침체 가능성이 더 높은 상태)을 좁히고 디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없애기 위해 성장 목표를 약 5%로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1-22 18:26:06[파이낸셜뉴스]SC그룹이 올해 한국 경제상황에 대해 "인플레이션 둔화와 원화 강세로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라며 연내 금리인하를 점쳤다. 내수 부진에도 반도체 등 수출 회복으로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5%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 속에 세계경제 전반으로는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업 및 금융기관 고객을 초청해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글로벌 거시 경제를 전망하고 논의하는 ‘2024 글로벌 리서치 브리핑(GRB)’ 행사를 개최했다. 아룹 고쉬(Arup Ghosh) SC그룹 아시아 및 한국 금리 리서치 공동 헤드는 “미국 연준(Fed)의 금리 피벗(pivot) 외에도 한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및 원화 강세로 인해 긴축 재정 속에서도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여유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아룹 고쉬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기조에 따라 한국 국고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라며 “반도체 경기 회복과 경상수지 증가 및 미 국채 수익률 하락 등의 요인으로 원화 강세 흐름을 기대하며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국채 매수세로 인해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봤다. 우리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중국 경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딩 슈앙(Ding Shuang) SC그룹 범중화권·동북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기존의 우호적인 기저효과가 약화됨에 따라 성장률이 2023년 5.2%에서 2024년 4.8%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 정부는 ‘마이너스 아웃풋 갭’(실질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밑돌아 경기 침체 가능성이 더 높은 상태)을 좁히고 디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없애기 위해 성장 목표를 약 5%로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선진국 경제성장률이 평균 1%대로 둔화될 수 있나, 세계경제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왔다. 에릭 로버트슨(Eric Robertsen) SC그룹 글로벌 리서치 헤드는 “올해는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수십 년 만에 가장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선진국 경제는 연평균 성장률이 1%대로 둔화되나 아시아의 성장률은 4.9%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연착륙 성공 여부를 하는 주요 변수로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중동 및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요인 △계속되는 미·중 갈등 △2024년 11월 미국 대선을 꼽았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1-22 11:40:51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들어 26% 급등했다. 달러 약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 등이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14일 기준)은 두 달 만에 처음으로 2만1000달러선을 넘어섰다. 17일(한국시간) 오후 2시55분 코인마켓캡에서는 2만1152.75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CNBC는 올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 이유로 미국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이 사실상 끝났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먼저 꼽았다. 실제로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하면서 시장 추정치에 부합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뜻으로 읽혔고, 연준이 금리인상 전략을 접거나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이 커졌다. 달러 약세도 한몫했다. 지난 3개월 동안 달러 가치는 약 9% 하락했다. 비트코인이 달러와 연동돼 거래된다는 점에서 달러가 약세면 비트코인에 유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로 더 많은 비트코인을 살 수 있어서다. '고래'로 불리는 가상자산 시장의 큰손들이 비트코인을 대거 매입해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에 힘입어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의 평균 건당 거래규모는 지난 8일 700달러에서 16일에는 1100달러로 증가했다.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 상승 역시 가격 오름세를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채굴이 어려워지면 기존 비트코인 가치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2024년 3~5월로 예상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23-01-17 18:23:07【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흐름과 반대로 통화 완화 정책을 펴면서 위안화 가치가 급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온건환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인민은행이 고시한 기준 환율 성격의 중간 환율은 달러당 6.4596위안으로 작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오른 것은 위안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졌음을 뜻한다.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같은 날 달러당 6.49위안까지 올랐다. 홍콩 역외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53위안까지 상승했다. 연초까지 초강세를 유지하던 위안화 가치는 4월 들어 심각해진 코로나19 확산에 중국 당국이 적극 경기 부양 의지를 나타내면서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위안화 가치는 최근 한 달 새 약 2%, 최근 1주일 새 약 1% 급락했다. 미중 통화정책의 탈동조화(디커플링), 상하이 봉쇄 등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중국 경제 피해 급증 등이 위안화 가치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연준은 지난달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며 본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했고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통화 완화 기조를 더욱 강화하면서 세계 금융질서를 좌지우지하는 연준과 반대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인민은행은 오는 25일 지준율을 0.25%p 인하해 약 102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한다. 시장에서는 내달 발표되는 4월 통계부터 상하이 봉쇄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도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지난 22일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화성 연설을 통해 “중국 통화 정책의 최우선 임무는 물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온건한 통화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p 금리 인상, 이른바 ‘빅스텝’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초강력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로 돌아섰다. 이러한 미중 통화정책 탈동조화 속에서 미중 10년물 국채금리 격차는 축소됐고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미중 국채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는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중국 내 외국 자본 이탈을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3월 중국 채권 보유액을 1125억위안(약 21조4000억원) 줄였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도했다. 2월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보유 중국 채권을 803억위안(약 15조3000억원) 어치 줄였다. 한편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선 일일 확진자가 5일만에 다시 증가했고 수도 베이징에선 학교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3일 베이징 차오양구 한 중학교에서 10명의 학생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가족들에게도 전파됐다. 이로 인해 방역 당국은 차오양구 전체 학교에 매주 3차례씩 전원 핵산(PCR)검사를 하기로 했으며 모든 유치원과 보육기관, 문화·체육시설, 트레이닝센터는 대면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차오양구는 한국 교민 밀집지역인 왕징이 소속된 구이다. 이런 가운데 SCMP는 홍콩에서 두 달여 동안 코로나19 사망자 급증과 장례식 지연으로 시신 부패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대만의 경우 일일 신규 감염자가 4000명을 넘었지만 상하이와 같은 봉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건 당국은 밝혔다 .jjw@fnnews.com
2022-04-24 13:13:2543년 만에 한국은행을 떠나 야인으로 돌아가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메시지는 '일관성 있는 통화정책'이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계속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통화정책을 통해서만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한은이 일정기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게 이 총재의 생각인 것으로 해석된다. ■통화완화 축소정책 지속해야 이 총재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송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의 높은 물가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금융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성이 여전히 크다"며 통화완화 축소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미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이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을 예고했는데 우리가 지난해 8월 이후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잠시 금리정책 운용의 여유를 갖게 된 점은 다행이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인상이라는 것이 경제주체들에게는 금융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인기 없는 정책이지만,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국민의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총재 부임 시 다짐한 게 '중앙은행 존립기반은 어디까지나 국민들의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었다"며 "신뢰는 말로만 나타나는 게 아니고 일관성 있고 예측가능한 통화정책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의 통화정책 관련, "지난해부터는 경기회복과 물가상승에 어려움도 있어 통화정책은 거시정책에 맞춰 완화 정도를 전반적으로 조정하고 취약층은 선별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며 "앞으로도 현재 정책 조합이 유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2월 금통위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3%, 물가상승률을 3.1%로 전망한 것에 대해 "당시 전망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충돌이 없다는 가정하에 전망한 것으로 현재는 상황이 악화된 게 사실"이라며 "성장률이 하방하는 동시에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과감하고 유연했던 '이주열호' 8년 지난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이 총재는 43년 최장기간 한은에 근무한 한은맨이자, 첫 연임 총재다. 이 총재가 주재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중 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만 총 76회다. 취임 당시 2.50%였던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50%까지 인하했다가 1.25%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퇴임을 맞게 됐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에서 43년간 국가경제를 위해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었다"며 "높은 불확실성하에서, 더욱이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비경제적 요인에 의한 사건들이 빈발하다 보니 적시에 정책을 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코로나 당시 전례 없던 '빅컷'과 한미 통화스와프, 코로나 이후 금리정상화 시행 과정을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로 언급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 역할에 대한 고민도 전했다. 한은의 고용안정 역할과 한은 독립성에 대해서 "한은 정책수단이 제한된 상황에서 다기화되면 정책목표 간 상충문제가 발생한다"며 "통화정책을 일관성 있게 수행하기 어렵게 될 우려를 가지고 있어 앞으로 기대효과, 부작용 등은 차분하고 냉철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지안 기자
2022-03-23 18:17:22[파이낸셜뉴스] 43년만에 한국은행을 떠나 야인으로 돌아가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메시지는 '일관성 있는 통화정책'이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계속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통화정책을 통해서만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 존립 기반은 국민들로부터의 신뢰"라고 역설했다. ■ 통화완화 축소 정책 지속해야 이 총재는 23일 서울 세종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송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금융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성이 여전히 크다"며 통화완화 축소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미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이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을 예고했는데 우리가 지난해 8월 이후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잠시 금리정책 운용의 여유를 갖게 된 점은 다행이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인상이라는 것이 경제주체들에게는 금융 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인기 없는 정책이지만,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국민의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총재 부임시 다짐한 게 '중앙은행 존립기반은 어디까지나 국민들의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었다"며 "신뢰는 말로만 나타나는 게 아니고 일관성있고 예측가능한 통화정책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의 통화정책 관련, "지난해부터는 경기회복과 물가상승에 취액부문 어려움도 있어 통화정책은 거시정책에 맞춰 완화 정도를 전반적으로 조정하고 취약층은 선별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며 "앞으로도 현재 정책 조합이 유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2월 금통위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3%, 물가상승률을 3.1% 전망한 것에 대해 "당시 전망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충돌이 없다는 가정하에 전망한 것으로 현재는 상황이 악화된 게 사실"이라며 "성장률이 하방하는 동시에 물가 상승압력이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 과감하고 유연했던 '이주열호' 8년 지난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이 총재는 43년 최장기간 한은에 근무한 한은맨이자, 첫 연임 총재다. 이 총재가 주재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중 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만 총 76회다. 취임 당시 2.50%였던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50%까지 인하했다가 1.25%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퇴임을 맞게 됐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에서 43년간 국가경제를 위해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었다"며 "높은 불확실성 하에서, 더욱이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비경제적 요인에 의한 사건들이 빈발하다 보니 적시에 정책을 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코로나 당시 전례없던 '빅컷'과 한미 통화스와프, 코로나 이후 금리 정상화 시행 과정을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로 언급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 역할에 대한 고민도 전했다. 한은의 고용안정 역할과 한은 독립성에 대해서 "한은 정책 수단이 제한된 상황에서 다기화되면 정책 목표간 상충문제가 발생한다"며 "통화정책을 일관성있게 수행하기 어렵게 될 우려를 가지고 있어 앞으로 기대효과, 부작용 등은 차분하고 냉철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말했다. 한편 이날 후임 총재 후보자로 지명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에 대해서는 "학식이나 경험, 국제 네트워크가 워낙 출중하다"며 총재 업무 공백 관련해서는 "다음 금통위 회의가 4월14일로 20여일 남아있다. 저의 전례로 단순 일수로만 비춰보면 다음 회의까지도 취임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부득이하게 공백이 발생하면 금통위 의결은 합의제 의결기구이므로 일시 공백이 생겨도 통화정책이 차질없이 수행될 것이다. 총재 공백이 통화정책 차질이나 실기 우려가 있다고 하는 것은 기우"라고 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2-03-23 15:54:57【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주기에 진입하더라도 중국은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장 15일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 인하가 거론된다. 14일 중국 증권보는 중국사회과학원 위용딩 위원을 인용, “중국 금리인하와 연준의 금리인상은 양국간 금리격차를 좁힐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것만으로 중국 통화정책을 바꾸기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위 위원은 중국과 미국의 시장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2% 인상해도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실질 금리수준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중국은 인하 조치를 단행해도 플러스라는 게 위 위원의 설명이다. 더욱이 올해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안정적인 성장’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를 위해 은행의 대출 가능 자금을 늘리고 신용대출을 확대하도록 유도하며 금리를 인하하는 등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화촹증권 수석 거시분석가는 장위는 “연내 금리 인하의 문은 닫히지 않았으며 조만간 중요한 관찰 시점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이 취할 조치는 우선 MLF 대출금리 추가 인하가 언급됐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에 자금을 공급해 유동성과 금리를 조절하는 정책 수단이다. MLF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대출해 주기 위한 자금의 원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중국 현지 경제 전문가도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간 목표치인 5.5% 안팎보다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금융시장 일각에서 이르면 15일 MLF 금리를 추가로 내리거나 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상반기 중 한차례 인하하는 정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년 만기 MLF 대출금리를 기존의 2.95%에서 2.85%로 0.1%p 내렸다. MLF 인하는 2020년 4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MLF 금리는 사실상 기준금리 성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인민은행은 올해 1월에도 MLF 인하 3일 뒤 1년 만기 LPR를 0.1%p 낮췄다. 공상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청스는 “앞으로 2~3차례의 후속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며 1년 만기 LPR이 20bp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중국이 안정적 경제 성장을 위해 통화정책에 의존하는 것은 올해 재정적자비율(2.8%)이 전년(3.2%)에 비해 축소되는 등 정부의 재정 여력에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기다 지방정부전용채권 발행한도가 3조6500억 위안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머물면서 재정건전성 문제, 재정의 지속 가능성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이다. 현지 경제 전문가는 “39조3000억 위안이라는 지방정부융자기구(LGFV)의 부채 규모가 재정 여력을 약화시키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수행할 경우 장애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일부에선 정부의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LGFV는 중국의 숨겨진 부채다. 지방정부가 특정 인프라를 건설할 때 LGFV이라는 국유기업을 통해 자산 담보를 제공하고 채권을 발행, 자금을 조달한다. 실제로는 지방정부가 조달한 돈이지만 공식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아 중앙 정부의 공식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2-03-14 15:29:50[파이낸셜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추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31일 2022년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도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 경제 안팎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며 이 같이 말했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팬데믹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고 글로벌 공급차질과 기후변화 대응 등의 영향으로 높아진 인플레이션이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국은행이 새해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주요 업무로 먼저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추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금융불균형 상황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의 영향을 함께 짚어가며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그간 높아진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이 상호작용해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은 없는지 잘 살펴보아야 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출제도를 운영함에 있어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당분간 유지하되, 지원제도의 효율성을 제고해 나가면서 코로나 이후 상황을 대비한 중장기 개선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금융·외환시장이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각별히 힘써야 하겠다"며 "미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금리인상을 이미 시작하였거나 예고하고 있어 이같은 각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국제금융시장의 가격변수와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불안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고 각종 금융지원의 정상화 과정에서 가계 및 기업 부채의 잠재 부실이 현재화될 가능성도 주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경제로의 빠른 진전에 대응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과 관련한 기술적·제도적 연구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하겠다"고 했다. 지급결제 시스템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지급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 등을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지급결제 혁신 과정에서 사회적 취약계층의 현금 접근성이 제약되지 않도록 금융포용(financial inclusion) 노력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 총재는 "현재의 통화정책 운영체계에 개선할 점이 있는지 검토해야 하겠다"며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 동학에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점검하는 한편, 현행 정책운용의 틀에 금융안정을 보다 체계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연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정책환경 변화를 반영해 한국은행의 역할을 재정비하는 노력도 지속할 것을 밝히며 "인구구조 변화, 불평등 확대, 기후변화 등 중앙은행으로서도 외면할 수 없는 사회·경제적 중요 어젠다들을 통화정책 운영에 어떻게 고려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 결과와 직원들의 광범위한 의견을 바탕으로 한은 조직·인사 각 분야별 혁신 방안과 이행 로드맵을 담은 ‘중장기 경영인사 혁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1-12-31 10:19:36[파이낸셜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코로나19 위기 발생 이후 크게 완화했던 통화정책 기조를 점차 정상화해 나가고 있다"며 "금융·경제여건 개선에 맞추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국내경제는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과 설비투자의 견조한 증가에 힘입어 양호한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소비자물가는 공급측 요인에 더해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측 압력이 가세해 상승률이 2% 중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으며, 당분간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국내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과 가계부채 누증으로 금융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어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한국은행은 8월 금리인상과 한시적인 금융지원 조치 종료와 같이 통화정책 기조를 점차 정상화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정상화 과정에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취약부문에 대해서는 대출지원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시기는 코로나19 상황 전개와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그리고 주요국 통화정책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해 판단할 것"이라며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하는 한편, 취약부문에 대한 대출 지원제도 또한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한은 핵심 업무추진과 관련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에 대비해 내년중에는 CBDC 발행이 한국은행의 정책수행에 미칠 영향을 비롯한 제반 고려사항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하겠다"며 "지급결제 인프라를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한편 새로운 지급서비스 플랫폼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기후변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과 같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욱 부각될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해 바람직한 정책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해 나가겠다"며 "직원의 전문성과 조직의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하여 중장기 경영·인사 혁신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1-10-14 18: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