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일본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25~26일 진행하는 통화정책회의에 관심이 쏠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리가 최근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여러 번 내놨고 달러당 엔화가 155엔을 넘어서면서 3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추락했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들을 종합하면 24일 미국 뉴욕 외환 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은 155.37엔까지 상승했다. 최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한미일 재무장관의 공동 구두 개입과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의 공동성명문 발표 등에도 엔화 추락 현상이 추세적으로 꺾이지 않았다. 달러를 사고 엔화는 파는 흐름이 뚜렷해진 배경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전망 후퇴가 꼽힌다. 연준이 이르면 6월 금리를 낮출 것이란 기대감이 소멸하자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를 의식한 외환 투자자들이 엔화를 대거 팔아 치웠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향해 상승해 나가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물가상승률이) 2%를 향해 상승하게 되면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이 경우 단기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의 시기와 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타이밍에서, 어떤 폭에서라는 것은 현재 예단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34년 만의 엔화 약세가 물가를 계속 끌어올리는 가운데 우에다 총재는 "물가·경제 전망이나 리스크가 변화하면 그것도 정책 변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주 미국에서도 이같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들 대부분은 이번엔 동결을 예상하지만, 깜짝 인상이 나올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04-25 06:27:55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식적으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사하자 정부와 한국은행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방안 모색에 나섰다. 주요 투자은행(IB) 등 시장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오는 11월 테이퍼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23일 이승헌 한은 부총재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추석 연휴기간 및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 및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는 "금일 발표된 미 FOMC 결과는 시장예상과 대체로 부합했으나 테이퍼링 종료시점이 앞당겨지는 등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테이퍼링 가능성에 긴장한 모습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의 테이퍼링 진행 속도 등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 연준의 전망 이상으로 미국의 고용 회복세가 지연되거나 고인플레가 장기화될 경우 금리인상 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미 연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 수준(0.00∼0.25%)에서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매월 1200억달러)를 유지하는 등 기존의 완화적 정책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은) 다음 고용지표가 양호한 수준이면 충분하다"며 "테이퍼링 시행 기준 충족 여부는 빠르면 다음 회의 시 결정될 수 있고 내년 중반께 종료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테이퍼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하자 글로벌 IB들은 미 연준이 다음 회의(현지시간 11월 2~3일)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한 후 즉각 또는 12월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들이 예상하는 감축 규모는 매월 150억달러다. 골드만삭스는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 종료시점을 2022년 중반으로 언급한 것은 연준이 매월 150억달러씩 자산매입 규모를 감축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헝다그룹 파산 우려도 당국을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헝다그룹은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로 부채가 3000억달러(약 355조원)에 달한다. 헝다그룹이 23일 예정된 채권 이자 8350만달러를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이승헌 부총재는 "중국 헝다그룹 위기는 국제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나, 부동산 관련 부채누증 문제가 현실화된 것인 만큼 동 사태의 전개상황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이억원 차관도 "추석 연휴 기간 중 중국 헝다그룹 파산 우려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며 "신흥국발 위험요인도 주의 깊게 점검하면서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연지안 기자
2021-09-23 18:38:36이번 주 주식시장은 지난주 상승세가 이어지기 보다는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일단락되면서 모멘텀이 부족한 만큼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기가 구체화 되기 전까지는 조정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 업계는 이번 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3100~3230포인트로 제시했다. ■FOMC 앞두고 관망세 이어질 듯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보다 67.16포인트(2.14%) 오른 3201.06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6813억원을, 기관은 1조481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2조98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주식을 팔아치우던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선 것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수 3200선을 넘어서면서 부담이 커졌고 9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21~22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의 변수를 고려할 때 박스권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조정 이후의 1차 반등 목표치인 3200포인트 초반에 도달한 후 재차 방향성을 잃은 상황"이라며 "2·4분기 어닝시즌도 마무리됐고 주요 경제지표 발표도 일단락되면서 주식시장에 당면한 재료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미국의 고용 우려와 테이퍼링 이슈로 인한 우려가 있지만 추가 하락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3일 미국 노동부는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3만5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예상치 72만명 증가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다만 8월 실업률은 5.2%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고용이 예상치를 하회해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오히려 테이퍼링의 규모와 기간이 시장의 예상 대비 작고 길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며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CB 통화회의정책 방향 주목해야 이번 주 예정된 주요 일정은 7일 중국의 8월 수출입, 9일 중국 8월 소비자물가,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10일 미국 8월 생산자물가 등이 있다. 특히 ECB의 통화정책회의의 경우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국채 매입 규모 축소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ECB는 PEPP를 가동해 유로존 국가의 국채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이를 내년 3월까지 계속하기로 했지만 최근 일부 국가의 물가상승률이 크게 오르면서 국채 매입 규모를 줄여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테이퍼링 논의가 나오면 미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이런 약달러 압력이 우리나라 증시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8일 '2021년 수소모빌리티+쇼'가 열리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수소기업협의체가 발족한다. 현대차, SK, 포스코, 효성, 롯데, 한화 등 대기업 10곳이 참여하는 협의체는 각 회사의 수소 사업 협업 확대, 투자 촉진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2021-09-05 19:20:56[파이낸셜뉴스] 유럽 주요 증시는 8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25% 상승한 7095.09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0.23% 하락한 1만5640.60,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11% 오른 6551.01로 거래를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0.04% 하락한 4096.01로 장을 끝냈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9일 개최하는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채권 매입 속도를 9월까지 유지하고 예정대로 내년 3월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1-06-09 07:42:24[파이낸셜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지난 3월에 이어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전날 전문가들을 인용해 ECB가 자산 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범위 등을 넓힐 계획이라고 추정했다. 앞서 ECB는 3월 회의에서 7500억유로(약 1024조원)를 들여 자산을 매입해 시장에 돈을 푸는 '세계적대유행(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를 발표했다. ECB는 4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에 대한 신뢰 상실을 피하기 위해 선제 조치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베렌버그이코노믹스의 플로리안 헨스 애널리스트는 관련 보고서에서 "우리는 약 60%의 확률로 ECB가 자산 매입 규모를 5000억유로(약 682조원) 가까이 더 늘린다고 보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최근 우울한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어렵지 않은 결정이다"고 분석했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픽텟자산운용의 프레데릭 두크로젯과 나디아 가비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 보고서에서 ECB가 이번 회의에서 경제 전망을 하향한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발언들을 보면 ECB는 유로존 경제 전망을 최악과 중간 사이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ECB가 유로존 경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이 2020년에 각각 마이너스(-)9%, 0.3%로 발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예측이 "2021년에는 각각 5%, 1%로 추정되며 2022년에는 3%, 1.5%로 나올 것이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0-06-04 16:30:28[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충격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움직였다. 3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내리는 '긴급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직후 4일 한국은행도 긴급하게 움직였다. 통화금융대책반회의에 이어 이주열 한은 총재 주재 긴급간부회의까지 연이어 개최,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시장은 한은도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대응에 나설 것을 유력하게 본다. 시점은 다음 달 정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통화정책 여력 커져 이 총재는 이날 긴급간부회의 직후 "지난주 후반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상황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이와 같은 정책여건의 변화를 적절히 감안할 필요가 있겠다"며 "통화정책만으로 코로나19의 파급영향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정부정책과의 조화를 고려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한은 통화정책 기조가 금리를 동결한 지난달 27일 금통위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미 연준이 금리인하에 전격적으로 나서면서 한은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정책적 여력은 커진 것이 사실이다. 한은이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이유 중에는 한·미 간의 기준금리 역전 폭 확대에 대한 부담이었다. 당시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1.50~1.75%인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1.25%에서 1.00%로 낮추게 되면 양국 간의 금리 차이가 상단을 기준으로 0.75%로 확대되는 상황이었다. 금리 역전 폭 확대는 금융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을 유발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을 흔들리게 만들 수 있다. 미 연준은 50bp 인하하면서 한은과 연준의 금리 차는 없어졌다. 더구나 연준은 이달 정례회의에서도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은의 기준금리는 연준에 비해 상단 기준 25bp가 높아진다. 따라서 한·미 금리차를 걱정하지 않고 한은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로 미국의 정책금리가 국내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됐다"며 "자본유출 우려 측면에서만 본다면 향후 통화정책 운용의 폭이 다소 넓어지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4월 금리인하 유력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이달 임시 금통위와 다음 달 정기 금통위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연준처럼 한은도 이달 중 임시 금통위를 열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시장은 다음 달 정기 금통위를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가 다소 매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4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며 "4월 이후에는 상황을 더 지켜볼 것이다. 호주중앙은행이 0.50%로 내린 만큼 한은도 2차례(50bp) 정도 인하 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임시 금통위 개최와 관련 "임시 금통위 개최와 관련해서는 과거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 시점에서 여부를 예단하여 말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추가 금리인하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사태가 3월에 정점에 도달한 이후 '브이(V)자' 반등한다는 예상이 현실화될 수 있을 지 여부가 중요해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한은은 한 차례 더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주 후반부터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상황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고 이에 따라 성장전망의 불확실성이 한층 증대됐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실제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따라 향후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해 국고채 발행 물량 증가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한은이 당장 국고채를 매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추경으로 10조3000억원의 적자국채가 발행될 예정이다. 다만 분산돼 발행될 경우 공급확대 부담이 완화될 수 있는데다 최근 국고채 수요도 견실하게 뒷받침되고 있다"며 "금리상승압력으로 일부 작용할 수 있겠으나 회사채 등에 대한 구축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고채 발행이 늘면서 금리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시장안정화 차원에서 국고채 단순매입 등을 검토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0-03-04 19:31:17[파이낸셜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집행이사회 운용 방식 개혁에 나섰다. 총재의 독단적이고 자의적인 이전까지의 통화정책 운용방식을 접고 19개 회원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의사가 더 잘 반영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ECB를 좌지우지했던 마리오 드라기 전 총재의 운용 방식이 한계를 드러낸데 따른 조처다. 특히 드라기 전 총재가 지난 9월 추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QE) 재개를 결정하면서 표결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데 따른 내부 불만이 라가르드 총재의 운신의 폭을 좁힘에 따라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추가 통화완화를 위해서라도 드라기 전 총재로부터 이달초 ECB호의 키를 넘겨 받은 라가르드 총재로서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을 다독이며 자신의 정책방향이 서서히 먹혀들도록 하는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라가르드가 ECB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집행이사회 운용 방식 개혁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라가르드는 1일 취임과 동시에 집행이사회 위원들로부터 ECB의 내부 논의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의견을 듣고 있다. 13일 취임 뒤 첫번째 집행이사회에서 이 문제가 논의된다. 집행이사회에 소속된 19명 중앙은행 총재들 가운데 4명은 13일 회의에서 미국 방식처럼 통화정책 회의 때마다 정기적으로 표결을 진행하고 통화정책 회의 이전에 총재가 통화정책 방향을 먼저 공개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FT에 밝혔다. 약 6주 간격으로 연간 10차례 열리는 집행이사회의 통화정책 결정회의에서 표결 여부는 지금은 총재 재량에 달려 있다. 총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표결을 하고, 총재가 다수의 의견이라고 판단하면 표결 없이 정책을 결정해 발표하는 식이다. ECB 집행이사회의 불만은 드라기가 재임중 통화정책 논의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9월 금리인하와 추가 통화완화가 결정될 때에도 집행이사회의 약 3분의1이 반대했지만 표결은 없었다. 드라기 전 총재는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통화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실한 다수'여서 표결이 필요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 등 통화완화에 반대한 이들은 특히 드라기 전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와 2조50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재개에 관해 자신들까지 슬쩍 묻어가도록 한 점에 분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ECB의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집행이사회는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19개 회원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라가르드 총재를 포함한 집행이사회 위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집행이사회 위원은 이에따라 모두 25명이다. 표결권도 1년 단위로 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와 달리 ECB 집행이사회 표결권은 월별로 갈린다. ECB 총재, 부총재를 비롯한 각 중앙은행 총재가 아닌 집행이사회 위원 6명만 항구적인 표결권을 갖는다. 그러나 ECB는 2015년 이후 통화정책 회의에서 거의 표결을 하지 않았고, 짤막한 성명만 발표했지 개별 위원들의 찬반 여부 등 세부내용은 공개하지 않아왔다. 한 집행이사회 위원은 "우리는 더 개방적이고 합의에 도달하도록 하려는 논의를 원한다"고 말했다. 라가르드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프랑스 재무장관을 지낸 자신의 정치적 경력을 바탕으로 ECB내 분열을 봉합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ECB 총재에 내정된 뒤 그는 "팀웍을 토대로 임기를 시작하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라가드르가 팀웍을 내세우게 된 것은 ECB의 내부 분열로 더 이상은 추가완화가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9월 회의 뒤 드라기 전 총재의 자의적인 통화정책 결정에 불만을 품은 바이트만 총재 등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나타내는 등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면서 내부 통합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한편 정기적인 통화정책 표결 논의는 2013년에도 있었다고 FT는 전했다. 당시 베누아 퀴리 ECB 집행위원이 표결 기록까지 공개하는 것에 대해 논의가 있었지만 유야무야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19-11-11 07:15:45이번 주(9~11일) 국내 증시는 미중 대화 재개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1980~2050포인트로 제시했다.■미·중, 다시 협상테이블로 미중 양국은 다음달 초 워싱턴에서 미국과 무역 관련 고위급 회담을 열기로 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세에 몰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G2 교착상태를 역이용한 세간의 관심 분산이 중요하다"며 "10월 초 워싱턴 고위급 무역협상 개최 합의를 넘어서는 깜짝 이벤트가 나타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부과 난타전은 파국의 시작점이 아닌, 추후 협상력 제고를 위한 샅바싸움 성격으로 이해하는 게 타당하다"며 "미중 통상마찰 리스크의 9월 피크아웃(절정)과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 스몰딜 또는 휴전안 도출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오는 12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나올 결과물도 증시 방향에 중요한 요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센틱스 투자자 기대지수(9일)와 7월 유럽 산업생산(12일)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ECB는 기준금리를 최소 10bp(1bp=0.01%) 인하하고, 새로운 포워드 가이던스 제시와 양적완화 시그널을 보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유럽 증시 상승은 금리인하보다는 양적완화가 더 효과적이었다"며 "다만 독일 정부가 균형재정을 강조하고 있어 재정정책 시행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실적 개선 종목에 '눈길' 증권사들은 실적개선 종목에 주목했다. SK증권은 CJ ENM과 유한양행, LG화학을 추천종목으로 꼽았다. CJ ENM은 상반기 연이은 흥행작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영화부문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유한양행은 하반기에 얀센 기술수출료 50억원이 인식돼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LG화학은 화학 부문의 약세가 우려되나 전기차 배터리의 성장성이 이런 걱정을 상쇄한다. 하나금융투자는 호텔신라와 한화케미칼, 스튜디오드래곤을 이번 주 추천종목으로 제시했다. 호텔신라의 7~8월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케미칼은 3·4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2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일본과 중국 수출 비중이 낮아 대외 리스크가 적다. KB증권은 S-Oil과 현대차, 현대백화점을 추천했다. S-Oil은 내년 시행 예정인 배출가스 규제 'IMO2020'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신차 판매 호조에 따른 물량 증가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 확대에 따른 믹스 개선으로 영업이익 개선 효과 기대된다. 현대백화점은 3·4분기부터 면세점 수익성이 개선되고, 내년 1·4분기부터는 백화점 수익성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2019-09-08 18:06:26한국은행은 27일 오전 7시 30분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개최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반응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 연준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따라서 한은과 미 연준의 금리 격차는 기존 50bp(1bp=0.01%포인트)에서 75bp로 벌어지게 됐다. 회의에서는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시장에서 예견되었고 향후 정책금리 예상 경로도 종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이 확대된 가운데 앞으로도 미 연준의 금리인상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조금 더 경계감을 갖고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요국 무역분쟁, 신흥국 금융불안 등 대외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한은은 지난 26일 이주열 한은 총재 주재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추석 연휴기간 중 국제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18-09-27 09:09:10다음주엔 대형 해외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다. 당장 8~9일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 이후 12일엔 싱가폴에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도 개최된다. 14일엔 연준과 ECB 회의 결과가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일단 G7 회의를 앞두고 미국은 유럽연합과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 알루미늄에 대해 관세 부과를 결정해 보호무역 스탠스를 유지했다. ■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 주가 더 올릴 수 있을까 금융시장은 북미 정상회담에선 우선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북한과 미국 모두 뭔가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어렵게 성사된 회담을 파국으로 몰고 갈 가능성은 낮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원하고 북한은 확실한 체제 보장을 원한다. 북한은 또 핵을 포기하는 대신 경제 제재 해소, 그리고 경제 지원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항목으로 들어가면 협상은 만만치 않을 수밖에 없다. 북한 비핵화는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비핵화 단계별 시간표 작성, 비핵화 여부를 확인하는 검증 절차 등 조율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에 따라 협상 과정에서 언제든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은 감안해야 한다. 다만 북미가 큰 틀에서 공동합의문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첫 시작은 어느 정도 매끄럽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협상 초기 단계에선 '포괄적'인 접근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후 구체적인 디테일에 대한 얘기가 진행될수록 갈등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 금융시장에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선반출하는 대신 미국이 대북 제재를 부분적으로 해소해 주는 시나리오 등을 기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보인다. 미국이 대북 제재를 차츰 해소해 주는 과정에서 남북 경제협력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전날 MBC 방송은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여러 남북 경협 사업 중 공항 개발을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삼지연 공항이 철도나 도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는 돈이 적고 20㎞ 떨어진 백두산 관광까지 연계할 수 있어 단기간에 성과를 볼 수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남북경협 사업 중 공항 개발을 먼저 추진하겠다고 보고한 바 없으며, 북측 공항 개발 등 경협사업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간에 협의추이를 통해 결정될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현실적으로 정부는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와 제재 해제 속도 등을 감안해서 북한과의 경협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선 북한과 미국의 관계 개선 이슈는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 새로운 뭔가가 나오기 전엔 특별히 큰 변동성을 초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까지 북한 이슈는 남북 경협주를 흔들었지만, 전체 지수를 움직이는 힘은 부족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남북 관계, 그리고 북미 관계 개선 이슈는 기대하는 것 외에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 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간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에 따른 주가상승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북미가 새로운 역사를 써 간다면 위험자산에 긍정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의 김윤서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 합의안 도출은 주식시장의 관련 섹터와 종목에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외국인 자금 유입세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FOMC 25bp 금리인상은 기정사실..점도표 변화 여부 등 주시 미국 연준의 FOMC에선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이제 1.75~2.00%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데 이견이 별로 없다. 금융시장은 금리인상을 당연시하면서 점도표의 변화 여부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즉 6월 금리인상 이후 연준 관계자들이 올해 남은 기간 중 금리의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할 지, 두 차례 인상을 예상할 지가 관심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 5월에 열렸던 FOMC는 예상보다 도비시했다. 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금리인상에 대해 특별히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물가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보이면서 급하게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소재용 이코노미스트는 "5월 고용지표 호전과 임금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연준의 인식을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6월 금리인상 자체는 시장에 이미 노출된 변수이며, 최근 물가에 대한 인식을 감안할 때 통화긴축 강화를 성급하게 전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최근 브라질 정치 사태 악화 등 신흥국 상황을 감안할 때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서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FOMC는 브라질 사태 등을 감안해서 매파적으로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유럽 회의에선 양적완화를 줄이겠다는 기본적인 입장 정도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딜러는 "6월 FOMC가 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보이나 점도표는 올해 3차례 인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올해 연간 PCE 전망치가 2.0% 수준인데, 최근엔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FOMC를 거치면서 미국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아르헨티나의 구제금융 신청, 터키의 금융불안에 이어 브라질 정치·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우선 터키 중앙은행은 현지시간 7일 기준금리를 17.75%로 125bp 인상해 통화가치 방어에 나섰다. 이는 대체로 최대 100bp 정도까지 예상하던 금리인상 폭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브라질에선 헤알화와 주가가 급락했다. 브라질 헤알화는 올해 2월 중순 이후 20% 가까이 급락한 상태다. 헤알화 가치는 2년 3개월래 최저로 하락했다. 트럭운전사 파업,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재정 악화 가능성, 10월 대선을 앞둔 정치 불안 등이 한꺼번에 부각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FOMC 당시 가까스로 연내 3차례 금리인상 예상이 유지된 만큼 점도표의 상향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일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지 않을까 하는 예상들도 나오지만, 일단 미국은 스케줄 대로 금리를 인상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실업률은 완전고용이라고 말하던 수준을 넘었고 물가도 상당폭 올라왔다"면서 점도표의 변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파월 연준 의장은 선진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기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당시 파월은 신흥국이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ECB 회의, 그밖에 지켜볼 것들 미국 FOMC 결과 이후엔 유럽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지난 6일 페트르 프레이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경기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보이면서 14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 종료를 공식 논의할 수 있음을 시사한 이후 회의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ECB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과 관련해 어떤 언급이 나올지 주목된다. 프레이트 이코노미스트는 당시 "유로존의 양호한 펀더멘털이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 도달에 대한 자신감을 높인다. 고용수급이 팽팽해지면서 임금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면서 "물가가 목표치로 다가가는 신호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유로존 경제상황이 개선되면서 임금이 올라 물가가 목표에 근접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이젠 자산 매입의 점진적인 축소와 관련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골드만 삭스는 "우리는 ECB의 정책 결정이 7월로 미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제 프레이트의 연설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다음주에 QE와 관련한 발표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은 "ECB는 짧은 테이퍼링 기간을 거친 뒤 인플레이션 진행에 따라 12월에 QE를 끝낼 것"이라며 "첫 번째 금리인상은 내년 9월 정도에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에선 이미 상당부분 예상된(?) FOMC 결과보다는 ECB 이벤트가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만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이사인 프레이트의 발언에 너무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드라기 총재가 오히려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말을 할 수 있다는 등 예측이 갈린다. 외국계은행의 한 이자율 딜러는 "다음주 대외 이벤트가 많은데, 우선 FOMC는 별 것 없을 것이다. FOMC가 6월 금리인상 후 12월 인상까지 시그널을 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채권시장의 경우 그간 매수의 기회가 있어도 대외 이벤트 확인 심리 때문에 못 달려들었는데, FOMC가 끝난 뒤 매수가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ECB도 이번에 큰 변화를 주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프레이트의 얘기에 사람들이 주목했지만, 자산매입 문제는 9월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드라기 총재는 중립적인 스탠스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의외로 북미 정상회담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여서 외국인의 국내 채권매수를 강화시킬 여지도 있다. 이 밖에도 개인적으로는 다음주 금통위의사록 공개를 크게 주목하고 있다. 이주열 총재가 5월에 전혀 금리인상 시그널을 주지 않았는데, 금통위에서 무슨 얘기들이 오갔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경우에 따라 채권시장이 생각보다 더 달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주 많은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상시 변수인 미국발 글로벌 무역갈등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등도 계속 지켜봐야 한다. 에단 해리스 BOA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펀더멘털 상황은 긍정적이며, 지금이 경기팽창기의 끝 지점 근처에 있지도 않다"면서 "다만 우리는 무역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역 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더 해소되기 전까지는 리스크 자산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2018-06-08 14: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