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122조원)에 이어 삼성전자(360조원)도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3일 1조3836억원 규모의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1공구 시공사 선정 절차에 착수하면서 두 기업이 총 480조원(계획)을 투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국내 반도체 투톱의 투자가 속속 가시화되며, 용인 일대 분양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두 곳이다. 원삼면 일대에는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가 조성 중이고, 이동·남사읍 일대에는 삼성전자가 팹 6기 등을 건설하는 대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SK하이닉스다. 지난 2월 415만㎡ 부지에서 1기 팹(Fab·반도체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는 이곳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 생산기지로 키울 계획이다. 이 팹은 올해 국내에서 신규 착공되는 유일한 반도체 공장이다. SK하이닉스는 1기 완공 이후 나머지 3개 팹도 순차적으로 건설할 방침이다. 여기에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H는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R) 방식으로 추진되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에 대한 시공사 선정 공고를 지난 4월 발표했다. 공사비만 1조3836억원에 달한다. LH는 입찰 참가 신청서를 접수한 뒤 평가를 거쳐 오는 8월 최종 시공사를 확정할 방침이다. 착공은 2026년, 완공 목표는 2031년이다. 산업단지 조성이 마무리되면 삼성전자는 이곳에 36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팹 6기를 순차적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1공구 시공사 선정 공고가 나오면서 용인 부동산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19일~21일 당첨자 계약을 앞두고 있는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3단지는 고객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 계약금을 5%로 낮췄고, 1차 계약금은 500만원 정액제를 실시한다.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6개월 후 전매가 가능하며, 특히 중도금 대출체결 전 전매가능 일자가 도래한다.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삼성전자)로 연결되는 45번 국도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SK하이닉스)과 이어지는 국지도 57호선과 맞닿아 있어 양대 반도체 클러스터로의 접근성이 탁월하다. 한편 용인 부동산 지표도 선방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도시형생활주택을 제외하면 미분양 가구수가 34가구일 정도로 미분양 청정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를 비롯해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과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 및 최근 ‘용인 둔전역 에피트’마저 전 세대 계약을 마쳤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작년 용인 아파트값은 0.13% 올라 경기도 평균(-1.13%)와 반대 흐름을 보였고, 국토부에 따르면 1분기 용인 처인구 땅값은 올 1분기 1.26% 올라 전국 시군구에서 2위를 기록했으며, 서울 강남구(1위, 1.3%)와 서초구(3위, 1.16%) 사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부동산원 발표에서도 용인 아파트 매매지수는 3월 69.1을 기록해 작년 4월(64.3)부터 오름세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5-05-08 11:19:26[파이낸셜뉴스] 국내 바이오시밀러 '투톱' 기업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과 유럽 시장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연초부터 미국·유럽 선진시장에서 잇달아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를 따내는 등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을 확보한 바이오의약품으로 비슷하거나 더 개선된 약효를 보이지만 가격은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저렴해 의료비 재정 지출을 줄일 수 있어 현재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해 들어 미국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악템라(성분명 토실리주맙)'와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바이오시밀러 2개 제품에 대한 미국과 유럽 당국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악템라는 스위스 로슈가, 아일리아는 미국의 리제네론과 독일의 바이엘이 공동개발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악템라 바이오시밀러인 '앱토즈마(개발명 CT-P47)'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았다. 앱토즈마는 류마티스 관절염(RA)와 거대세포 동맥염(GCA), 다관절형 소아특별성관절염, 코로나19 등을 적응증으로 하며 정맥주사(IV)와 피하주사(SC) 두 가지 제형 모두 승인을 받았다. #OBJECT0# 지난 14일에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황반변성 등 안질환 치료제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인 '아이덴젤트(개발명 CT-P42)'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승인 제형은 바이알 형태의 주사제와 주사기 내에 약물이 충진되 '프리필드시린지(PFS)' 두 가지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악템라와 아일리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4조원, 13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셀트리온이 각각 미국과 유럽으로 시장 확대를 한 만큼 향후 제품 출시에 따른 실적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오는 2030년까지 22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라인업을 구축, 연 매출 12조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고 현재 새로운 의약품의 임상과 개발, 허가 등에서 순항하고 있다. 올해까지가 목표였던 11종 바이오시밀러 라인업은 이미 지난해 말 완성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최근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개발 및 승인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6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FDA와 EC로부터 프롤리아∙엑스지바(성분명 데노수맙) 바이오시밀러 제품 2종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올해 첫 품목허가 성공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프롤리아와 엑스지바는 글로벌 제약사 암젠의 골질환 치료제로 골다공증(프롤리아)과 골거대세포종(엑스지바) 치료제로 쓰인다. 두 제품의 글로벌 매출액은 지난 2023년 기준 약 10조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는 미국에서 ‘오스포미브’로, 유럽에서는 ‘오보덴스’라는 제품명으로 팔리며, 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는 미국과 유럽 동일하게 ‘엑스브릭’의 제품명으로 승인 받았다. 이번 승인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서 10종, 유럽에서 11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확보했다. 그동안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은 안과와 희귀질환 분야 치료제였는데 이번에 골질환 분야로까지 제품 영역이 확대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향후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미충적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전략을 펼 계획이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FDA로부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오퓨비즈'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를 허가받으면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 중 미국에서 가장 많은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비 재정 지출 줄이려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와 함께 시장에 선제대응하기 위함"이라고 풀이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2-17 14:53:31올해도 ETF시장의 투톱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독주가 두드러졌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연초이후 24일 종가기준으로 가장 많이 순자산이 증가한 ETF는 미래에셋운용의 'TIGER 미국 S&P 500'(4조 7292억원)이다. 수익률은 42%에 달한다. S&P 500의 경우 트럼프랠리로 인한 미국증시 상승으로 관련 상품의 성적이 우수했다. 단기로 자금을 굴릴 수 있는 투자 상품인 파킹형 ETF에도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단기채·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머니마켓펀드(MMF)를 활용한 ETF 순자산 수요가 크게 늘었다. 코스피가 올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미국 대선으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대기 자금 운용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ETF 순자산 톱 10의 증감율로만 보면 단기자금용 ETF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갖춘 삼성자산운용의 선방도 눈에 띈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의 'KODEX머니마켓액티브'(4조706억원), KODEX금리액티브합성(3조967억원), KODEX 미국 S&P500 TR(2조6587억원), 미래에셋운용의 TIGER 미국나스닥100(1조 8584억원), KODEXCD1년 금리플러스액티브(합성)(1조8160억원), TIGER미국배당다우존스(1조 5878억원) TIGER미국테크TOP10 INDXX(1조5546억원)이 줄줄이 차지했다. 올해 ETF 순자산 톱10에는 한국투신운용의 'ACE 미국 30년 국채액티브(H)'(1조1441억원) 이 입성했다. 이 외에도 2024년 ETF 시장은 미국 대표지수(S&P500), 배당성장(미국배당다우존스), 빅테크·반도체는 물론 커버드콜(월배당 유형) 등으로 스펙트럼이 상당폭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ETF 투자자들이 ETF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운용업계에선 내년에도 해외 ETF 등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 부장은 "ACE 미국나스닥100 ETF와 미국에 상장된(역외 ETF) QQQ를 비교하면, 보수나 별도의 환전 비용 등 측면에서 ACE 미국나스닥100 ETF를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라며 "특히 연금 및 ISA 계좌에서는 세제혜택까지 있다. 이를 감안할 때 국내 투자자들을 위해서라도 세제혜택이 더 확장돼야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빅테크·반도체 중심의 투자를 지속하되, 신흥국(포스트 차이나로 각광받는 인도 및 베트남 등)이나 국내외 채권, 금을 비롯한 원자재에 자산을 배분해 분산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라며 "일정한 현금 보유를 위해 '파킹형'에도 분산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12-26 18:12:08새롭게 출범한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회 체제'의 첫 리더십 시험대가 26일이 될 전망이다. 특히 탄핵정국 수습, 당내 화합, 보수 재건의 당면과제를 공유한 '권영세-권성동' 투톱체제가 거야 주도의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 가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재판관 임명 여부 등이 얽히고 설켜있는 26일 본회의를 계기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 일단 여당 지도부는 시급한 민생현안을 처리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거야 주도의 헌법재판관 임명 압박과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에는 단호하게 맞서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26일 본회의에서 정계선·마은혁·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헌법재판관 및 대법관 임명은 국가원수로서의 권한에 해당되기 때문에 한덕수 권한대행으로서는 이를 행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종료된 이후에도 헌법적 절차와 권한에 대한 명확한 법리 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특히 거야가 밀어붙일 태세인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소추안 의결 정족수는 대통령 탄핵소추 기준인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200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도 고수할 계획이다. 권한대행의 경우 대통령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과 지위를 수행하는 만큼 대통령 기준과 동일해야 한다는 논리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의 내용을 한 대행의 국무총리 시절에 한 해 작성했다는 이유로 총리 탄핵 의결 정족수(재적의원 과반수 151명 찬성)를 적용시키겠다는 건 대통령 권한대행의 현 지위에 대한 탄핵과는 결이 다른 얘기라는 것이다. 여당은 처리가 시급한 민생법안 챙기기에도 당력을 쏟아붓고 있다. 권 권한대행은 앞서 당 정책위원회 산하 △저출생대응특위 △연금개혁특위 △노동전환특위 △인공지능(AI) 3대강국 도약특위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26일 첫 회의를 갖기로 한 국정협의체가 순항할 지는 미지수다. 야당이 한 대행 탄핵과 헌재 재판관 임명, 내란·김여사특검법 공포 압박 등을 '십자포화'로 쏟아붓고 있는 데다 첫 회의에서 다룰 의제와 범위, 수준 등을 놓고 여야가 아직 밑그림을 그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야정국정협의체 발족은 한 대행 탄핵 이슈라는 큰 산을 만나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12-25 18:29:33[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비상계엄 및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을 수습할 구원투수로 여당 중진인 권영세 의원을 지명했다. 5선 중진으로 정치 경험이 풍부하고 당내에서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권 의원을 주축으로 당을 안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권성동-권영세' 투톱 진영에겐 고강도 쇄신을 고리로 지리멸렬해진 보수 재건과 당 쇄신, 이반된 민심 회복 등 맞닥뜨린 숙제가 수두룩해 이른바 '쌍권총'이 탄핵정국의 두껍고 탄탄한 탄핵 정국을 뚫어낼 지 주목된다. 권 의원이 비교적 친윤계 색깔이 옅다는 평가에도 불구,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점, 탄핵에 반대한 점 등을 두고 여전히 당을 혁신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회의론도 함께 제기된다. ■수도권 중진 권영세, 탄핵불길 잡을 '소방수'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권영세 의원을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권한대행은 "어느 때보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즉시 투입 가능한 전력이 필요하다"며 "수도권 5선으로 실력과 통합의 리더십 모두 인정받아 정부와 당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고 말하며 발탁 취지를 설명했다. 권 의원은 오는 26일 상임전국위원회, 30일 전국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비대위원장에 공식적으로 오를 예정이다. 여당이 권 의원을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발탁한 배경에는 당장 당의 안정화를 통한 '단일대오 진영' 구축을 최우선시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권 의원의 경륜을 바탕으로 탄핵 정국에서 갈라진 당을 통합하고 국정안정과 경제 회복에 힘을 쏟아 민심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과거 한나라당 시절 친박(친박근혜)과 친이(친이명박) 의원들 간 갈등 국면에서 분열을 막는 중립적 역할을 수행했고, 지난 대선에서도 당내 갈등으로 사퇴한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에 이어 총괄선대본부장으로서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등 당내에서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인물,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윤상현 의원은 "외유내강형의 수도권 중진의원으로서 정치력과 지략을 가지고 난국을 헤쳐나갈 동력을 모으는 데 역량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대위원장 인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의 체질 변화와 당내 통합이다. 이익공동체가 아닌 신념공동체로서, 오합지졸당이 아닌 일치단결된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평가했다. ■쇄신-안정 보수재건이 목표..회의론도 탄핵정국에서 권 의원과 권 권한대행의 '투톱' 역할이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당이 대내외적으로 당면한 과제가 산적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권 의원을 중심으로 비대위가 꾸려지면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국민 사과를 시작으로 국정안정 노력 등을 부각시키면서 성난 민심을 진화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전 대표의 사퇴로 현재는 당내 갈등이 일단락됐지만,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으로 갈린 당의 분열을 봉합해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된다. 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한 국무위원 탄핵을 추진하는 정국에서 국정협의체 등 협상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도 중요한 시점이다. 다만 일각에서 권 의원 체제가 한계를 가질 것이란 회의론도 나온다. 이준한 명지대 교수는 "(권 의원이) 친윤 성향도 맹목적이진 않아 보인다"면서도 "권성동 원내대표도 비대위원장도 친윤이고 중진이다 보니 기득권을 지키는 친윤 체제를 굳힌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를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큰 과제"라며 "민생, 외교 문제 등 불안정성을 얼마나 줄여 가느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계엄, 탄핵, 한동훈 전 대표 사퇴로 이미 진 게임에 패전 마무리 투수로 들어온 격"이라며 "차기 비대위가 능동적으로 문제들을 타개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이해람 기자
2024-12-24 16:49:12[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선수별 의견 취합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지난 19일 초선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했고, 재선·3선·4선의원들도 각각 선수별 모임을 갖고 차기 비대위에 바라는 조건 등을 논의해 이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선수를 가리지 않고 권성동 원톱이 아닌 투톱 체제를, 원외보단 원내 인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에서 선수별 모임을 연달아 가졌다. 위기 상황의 당을 이끌 비대위원장 후보를 물색하기 위함이다. 6선의 주호영 국회부의장, 5선의 나경원·권영세 의원 등이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권 권한대행이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원톱 체제'를 통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안철수, 김상훈, 박대출, 이종배, 박덕흠, 윤재옥 등 4선 6명은 원톱 체제 대신 투톱 체제를 통해 당의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대출 의원은 "경험 많은 원내 인사가 투톱 체제로 당을 이끌어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공감대를 이뤘다"며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과를 원내대표에게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물이 거론되지는 않았다고 알려졌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은 19일에 이어 두 번째 모임을 가졌다. 엄태영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톱 체제로 가면) 어려운 시국에 원내대표 혼자 리스크를 지게 된다"며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은 분리 체제로 가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권영진 의원은 "우리 당을 잘 아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이 돼야 한다"며 "당을 모르는 분을 이미지만 보고 데려와선 안된다는 것이 우리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원장 후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초·재선 의원들과 달리, 3선 의원들 후보를 2명으로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3선인 김석기 의원은 3선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으로 거명된 후보가 있냐'는 질문에 "당연히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누구라고 말씀드리긴 부적절하다"며 "그중 의견이 모아진 건 두분 정도 모아진 것 같다. 원내대표에게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19일 모임을 가진 초선 의원들은 당의 '보이지 않는 갈등'을 해소할 통합의 리더십을 원한다고 밝혔다. 초선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새 비대위원장은 혁신의 방향으로 당을 이끌 분이 됐으면 좋겠다", "당이 혼란한 상태니 경륜과 경험이 필요하다" 등 이야기가 나왔다. 차기 비대위원장은 계엄 당일 당 의원들의 텔레그램 내용과 탄핵표결 직후 의원총회 녹취가 공개된 상황에서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과제를 지고 있다. 아울러 탄핵 정국 수습과 조기 대선 준비라는 무거운 짐을 떠안게 됐다. 차기 비대위원장은 권 권한대행이 선수별 의견을 고려해 내주 초 발표할 예정이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4-12-20 14:45:04[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재선·3선·4선 의원들이 비상대책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권성동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원톱 체제보다는 새로운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투톱 체제가 낫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박대출 의원은 20일 국회 본관에서 비대위원장 인선을 위한 4선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경험 많은 원내 인사가 투톱 체제로 당을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세는 4선 의원 16명 중 김상훈, 박대출, 박덕흠, 안철수, 윤재옥, 이종배 의원 6명이 참석했다. 4선 모임보다 앞서 이날 열린 3선과 재선 의원 모임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3선 의원 15명 중 김석기, 김정재, 성일종, 송석준, 송언석, 신성범, 이만희, 이양수, 이철규, 임이자, 정점식 의원이 참여했다. 김석기 의원은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고 비대위원장이 할 일이 많아서 투톱으로 가는 게 맞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당 내부(인사)가 맞다는 것이 대부분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재선 모임을 마친 엄태영 의원 역시 "지금같이 어려운 시국에 (원톱 체제를 할 경우) 혼자 리스크를 받게 된다"며 투톱 체제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은 내주 초 새로운 비대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 권한대행은 이날까지 선수별 의견을 받은 후 주말 사이 숙고해 비대위원장 후보자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4-12-20 13:44:14[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이르면 내주 초 탄핵정국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주까지 당내 선수별로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당 지도부가 심사숙고해 발표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20일까지 선수별 의견을 제출하라고 말씀드렸다"며 "20일까지 (의견이) 다 들어오면 주말에 고민해서 다음주 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해왔으며 원·내외 인사, 원톱·투톱 체제 등 모든 구상과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다. 이에 선수별로 모임을 갖고 최종 의견 점검에 착수했다. 이날 초·재선 의원들은 각각 회의를 소집해 비대위원장 대상, 역할 및 기능, 운영 방향성 등을 논의했다. 재선 모임에 참석한 엄태영 의원은 "실명이 거론된 건 없다"면서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해서 단일대오로 책임있게 밀고 나가는 안과 대선까지 투톱으로 가자는 안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대위 성격을 정해야지만 거기에 맞는 인물도 추려지지 않겠나"라며 "정치개혁과 민생안정을 위해 지식과 통합의 의미가 있는 분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 권한대행은 비대위원장 겸임 여부를 묻는 질문엔 "주말까지 의견을 듣고 내주 초에 발표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이해람 기자
2024-12-19 16:05:13[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글로벌 점유율이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1위 TSMC 추격에 제동이 걸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례적으로 사장급 직위인 사업부장에 더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별도로 임명하면서 '투톱' 체제로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4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분기별 트래커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파운드리 점유율 1위 왕좌도 대만의 TSMC에 돌아갔다. TSMC의 3·4분기 점유율은 64%로 전분기 대비 2%p 늘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점유율은 전분기 13%에서 3·4분기 12%로 1%p 축소됐다. 이어 글로벌파운드리(6%), 중국의 SMIC(5%), 대만의 UMC(5%) 순이었다. 올해 3·4분기 파운드리업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전분기 대비 11% 늘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스마트폰과 견고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TSMC의 N3(3나노) 및 N5(5나노) 공정을 포함한 최첨단 노드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산업 성장을 견인했다"고 해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점유율을 두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계절적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모바일, 고성능컴퓨팅(HPC), AI 및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의 성능, 전력 및 면적(PPA) 최적화에 중점을 두고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가장 먼저 차세대 공정인 GAA 기술을 개발, 도입했음에도 여전히 3나노 이하 공정 수율(양품 비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은 물론, 차세대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에서도 경쟁사에 밀리자 수율에 발목 잡힌 파운드리 대신 메모리 중심의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분사를 하거나 사업을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파운드리 분사설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 성장을 갈망한다"고 직접 선을 그으며 사업 확장의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파운드리사업부 내 2명의 사장을 임명하면서 투자와 사업 축소설을 무색하게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미주 총괄을 역임한 한진만 신임 파운드리사업부장은 뛰어난 영어 실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로 대표적인 '해외 영업통'으로 꼽힌다. 초대 파운드리사업부 CTO에 임명된 남석우 사장은 공정 전문가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아킬레스 건인 수율 문제 해결의 적임자로 꼽힌다. 아울러,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선택과 집중에 적극 나서며 초미세공정을 중심의 파운드리 승부수를 띄웠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는 2나노부터 GAA 공정을 최초 도입하는데, 삼성은 이미 3나노부터 도입해 시행착오를 겪었다"면서 "GAA 공정의 안정화 작업이 끝나면 빅테크 물량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양안 리스크가 다시 대두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미국 CNBC는 "대만의 지정학적 문제와 중국의 잠재적인 침공 위협으로 미국 기업은 TSMC를 대체할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초미세공정 분야에서 TSMC의 대체제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유일하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12-03 16:06:12[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한 해법을 두고 충돌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에 이어 당내 투톱이 맞붙으면서 계파 갈등으로 확전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김 여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친한계와 친윤계의 대립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는 법적 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한다"며 "당연한 말이지만 원내든 원외든 당 전체 업무를 총괄하는 임무를 당 대표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추 원내대표가 김 여사 문제 해법으로 특별감찰관 추천을 언급한 한 대표에 '원내 사안'이라고 제동을 건데 대한 반응이다. 사실상 한 대표가 추 원내대표를 찍어 누른 형국이다. 추 원내대표는 일단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 특별감찰관 추천을 위한 당내 의견을 듣기 위해 국정감사 이후 의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친한계와 친윤계의 충돌은 공개석상에서도 벌어졌다.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도 대통령실도 문제를 대하고 풀어가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당원들도 국민들도 오래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윤계에서는 곧바로 반발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같은 자리에서 "비판할 때는 적어도 일정한 금도가 있어야 한다"며 "혁신과 변화의 이름으로 우리 편에게 가해지는 공격 정도가 금도를 넘어갈 때는 그 또한 우리 편에게 상당한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맞받았다. 김 여사 문제 해법을 둘러싼 계파 갈등은 당분간 점점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한 갈등에서 촉발된 계파 대립이 쉽사리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추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뜻에 따라 움질일 것이고, 한 대표는 나름대로 압박을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그렇게 본다면 당내 갈등은 격화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당정은 물론 당내 갈등이 심화될 수록 한 대표에게는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집권당 대표의 가장 큰 힘은 당정이 하나가 될 때 힘이 생기는 것"이라며 "당정이 지금 거의 양쪽으로 갈라서는 상황이라 당에서 영향력이 클 수가 없고, 나아가 대통령과 노골적으로 척을 진다고 하면 국민들도 한 대표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이동혁 기자
2024-10-24 15:5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