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무런 자극이 없는데 하루에 수십 번의 오르가슴을 겪는 여성이 우울감 등 괴로움을 전했다. 28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29세 여성 A씨는 어린시절 성폭행 당한 것에 대한 트라우마로 희귀 질환인 '생식기지속흥분장애(PGAD)'가 생겼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여성의 약 1%에서 발병 PGAD는 여성의 약 1%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 자극이 없어도 원치 않는 흥분과 예측할 수 없는 오르가슴을 유발하는 이 희귀 질환으로 인해 A씨는 일을 할 수 없고 외부 활동을 전혀 할 수 없었다. 그는 "증상이 너무 심해 어머니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라며 "식료품, 옷 등은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병원은 원격 진료를 이용한다"고 토로했다. 이 질환의 증상은 원치 않는 오르가슴 외에도 생식기 주위의 통증이나 따끔거림, 질 수축 등을 느낄 수 있다. A씨는 "오르가슴의 대부분이 잠 들기전이나 이른 아침에 일어난다"며 "과거에는 큰 소리가 영향을 미쳤다. 오토바이가 달리는 소리를 듣고 느끼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하루 3~5번의 오르가슴을 느끼는데 그렇지 않은 날에는 25번까지 늘어난다. 하루 최고 횟수는 50번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한 것에 대한 트라우마 반응으로 'PGAD'를 앓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분열정동장애 때문에 항우울제를 먹다가 생긴 것일수도 있다고 전했다. 분열정동장애는 환각, 망상, 우울증, 조울증이 혼합된 증상을 보이며 미국인 1000명 중 3명에게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를 위해 약물 복용을 시작했다가 중단하면 도파민과 세로토닌과 같은 쾌감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인 파악 어려워..우울증, 조울증 등 정신건강부터 살펴야 문제는 이런 성기능 장애를 아는 의료진이 별로 없고 원인 파악도 어려워 치료가 쉽지 않아 적절한 치료를 받기까지 시간이 많이 지체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환자에게 심한 고통과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불안감과 절망감으로 치닫게 한다. 그러다 보니 전혀 과학적인 근거도 없는 치료법이나 광고가 인터넷에 돌아다니면서 환자들에게 더 좌절을 느끼게 하여 공황 상태를 경험하거나 54%에서 자살을 생각한다는 보고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PGAD의 원인은 골반 혈관 기형, 신경 이상, 약제의 부작용, 성호르몬의 변화, 기타 신체 및 정신적 요소가 거론되고 있는데, 원인 불명이 대부분이다. 특징적으로는 우울증, 불안장애, 하지불안증 등이 연관된 경우가 비교적 많다. 진단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증상과 과거력, 신체 상태에 대한 것을 수치심으로 감추지 말고 전문의에게 정확하게 모두 전달하는 것이다. 치료는 수술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지만 대부분 약제로 치료한다. PGAD 환자는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불안감과 정신적 고통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마다 증상을 악화시키는 행동이나 조건이 있는데 그런 상황이 초래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성적 자극을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28 21:03:22[파이낸셜뉴스]경찰청과 제주특별자치도는 24일 경찰청에서 ‘제주 경찰 교육기관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이번 업무협약은 트라우마 경찰관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기관이 필요했던 경찰청과 경찰 교육기관 설립 시 제주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제주도가 상호 간의 소통과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으로, 앞으로 사업 추진을 위한 양 기관 사이의 협의가 더욱 긴밀해질 전망이다. 치안 현장에서의 위험 상황 등으로 인해 공상을 입은 경찰관의 숫자는 최근 6년간 9724명에 달하는 실정이지만, 그동안 공상 경찰관의 심신 회복과 심리 안정을 위한 전문 교육 기관은 설치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흉기 피습, 잔혹 현장 반복 노출 등으로 인해 입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우울감・트라우마를 그대로 안은 상태로 치안 현장에 재투입되는 경찰관의 숫자가 적지 않았다.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제주에 경찰 교육기관이 설립될 경우, 공상 경찰관에 대한 전문화된 회복 교육은 물론, 그간 섬 지역의 특수성으로 인해 직무교육 참여에 제한을 받았던 제주지역 경찰관들에게 전문화된 수사 교육도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제주 경찰 교육기관은 공상을 당하거나 트라우마 때문에 현장 근무가 어려운 경찰관들을 주 대상으로 한다"며 "특별교육을 통해 상처받은 동료들이 건강하게 치안 현장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경찰 교육기관 유치 시 제주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경찰청과 유기적이고 적극적인 협력 등을 통해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향후 실국장급을 대표로 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추진 일정 및 세부 사항 등을 정기적으로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7-24 16:08:39지난 1일 오후 9시 27분께 서울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역주행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지 9일이 지났다.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사고 이후 시민들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다. 과거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해왔던 더는 하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인근 직장인의 경우 사고 현장을 가지 못한다고 했다. 오래 걸리더라도 사고 현장을 피해 둘러 간다고 했다. 회식하게 되면 인도와 인접한 음식점은 맛집이라도 피하게 된다고 한다. 가해 차량 운전자가 고령이라는 점이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운전면허증 반납을 생각하는 고령층도 있었다. ■"조심한다고 될까" 10일 시청역 역주행 사고 현장 인근에 만난 한겨레씨(32)는 사고 이후 처음으로 현장을 본다고 밝혔다. 인근에 사무실을 얻어 사업을 하는 한씨에게 사고 현장은 평소 출근길이었다. 한씨는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일부러 먼 길을 돌아간다"며 "내 주변의 누군가가 돌아가신 것 같은 상실감이 들었다. 불의의 사고라 친구가 당할 수도 있고 동료가 당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상의 변화는 여러 시민이 겪고 있었다. 현장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김모씨(35)는 사고 이후 남편의 전화가 잦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자주 전화해 별일 없는지 묻고 조심하라고 한다"며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 전봇대 뒤에 서 혹시라도 차가 들이닥치면 조금이라도 피하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 대부분이 직장인이라는 점에서 회식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시민도 있었다. A씨는 "사고 현장에서 회식이나 약속을 잡은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못 가겠다"며 "인터넷에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봤더니 저녁 먹다가 담배 등의 이유로 잠시 나와 있던 사람들 주변으로 차량이 돌진하던데 충격적이었다. 도로변 식당은 피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주의를 기울여도 피할 수 없는 사고였다는 점에서 불안해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진모씨(34)는 "걸어가면서 핸드폰을 보지 않고 찻길을 건널 때 주변을 더 살피고 조심히 걷게 됐다"며 "이곳이 아니라 어디를 걷더라도 사고는 날 수 있는 것이고 갑자기 차가 오는데 어떻게 피해 가나"고 토로했다. ■"운전면허를 반납해야겠다" 고령층의 경우 이번 사고의 여파로 면허증을 반납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가해 차량 운전자가 고령층으로 알려지면서 자신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이유였다. 문형선씨(76)는 "오는 12월말일에 1종 면허를 갱신해야 하는데 말소시킬까 생각 중"이라며 "최근 60~70대 운전자의 사고 뉴스를 많이 봤다. 사람이 나이 먹으면 모든 행동이 둔해지긴 하니 불안하다"고 했다. 김모씨(74)는 "나이를 먹으니 운전하기 싫어서 요즘에는 대중교통만 이용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를 보니 이참에 운전면허를 반납할 생각"이라고 했다. 젊은층에서도 운전 실수를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박모씨(33)는 "최근에 실수로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은 적이 있다. 다행히 기어가 주차에 있어서 사고는 나지 않았다"며 "나이가 문제가 아니고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어 운전이 무섭기도 하다. 그렇다고 운전을 하지 않을 수도 없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관련해 하지현 건국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고통스러운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게 내게 일어날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는 두려움은 정상적인 반응"이라며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증상화' 하기보다 '굉장히 우발적인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구나', '희생된 분들은 참 안타깝다' 정도로 생각하고 나의 평소 일상을 잘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7-10 18:41:22【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와 행정안전부는 1일 강기정 광주시장,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관련 유족회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광주시에 따르면 치유센터는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폭력 및 적대세력, 국제테러단체'에 의한 피해자와 그 가족의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고 건강한 삶의 회복을 지원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행정안전부는 법률 제정과 치유센터 설립에 앞서 지난 2020년부터 광주광역시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치유활동 시범사업을 실시했으며,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성과 광주시의 유치 의사 등을 고려해 지난 2021년 광주에 치유센터를 건립하기로 확정했다. 이후 시범사업이 지난 5월 말 종료되자 한 달간의 정비 기간을 거쳐 이날 출범식을 개최했다. 광주 치유센터는 서구 화정동 옛 국군광주병원 부지에 총 107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3층(연면적 2224㎡) 규모로 올해 4월 준공됐다. 1층은 상담실과 사무공간, 2층은 다목적실과 물리치료실, 3층은 프로그램실과 야외쉼터 공간으로 조성됐다. 행안부는 제주도에 제주4·3의 상처를 보듬고 4·3트라우마에 특화된 치유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주센터를 이날 동시 개관했다. 제주 치유센터 개관식에는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보를 비롯해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4·3유족회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국가폭력 등에 의한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출범한 치유센터는 정신적·신체적 치유 프로그램을 비롯해 1대 1 상담 서비스 확충, 사회적 치유 프로그램 확대, 방문 치유 서비스 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기존 시범사업 등록자 사례 관리를 위한 데이터 관리 시스템 마련과 아직 등록되지 않은 잠재적 등록자를 발굴하기 위한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개관식에서 "국가폭력 생존자와 그 가족의 트라우마를 국가가 책임지고 치유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국립트라우마센터가 설립된 것은 늦었지만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면서 "공간이 부족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지 않고 이제 이 건물에서 안정적으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은 센터 건립의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는 국가의 직접적인 폭력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 소홀로 발생한 피해까지 대상을 늘려 품을 더 넓혀야 한다"면서 "5·18과 4·3뿐 아니라 세월호·이태원 참사 등도 국가가 그 아픔을 어루만져야 할 치유의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강 시장은 또 "국가폭력에 의한 피해를 치유하는 공간인 만큼 센터 운영은 온전히 국비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광주시는 국회와 함께 법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가 저지른 잘못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너무도 당연한 정의, 하지만 오래 지연되었던 정의가 마침내 실현되는 공간이 되도록 광주시가 적극 힘을 보태겠다"라고 강조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7-01 16:28:52국가폭력 등에 의한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국립 국가폭력 트라우마 치유센터'가 공식 출범한다. 행정안전부는 7월 1일 광주광역시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순차적으로 트라우마 치유센터 출범식을 개최한다고 6월 30일 밝혔다. 광주광역시 치유센터 출범식에는 고기동 행안부 차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및 관련 유족회 등이 참여하며, 제주특별자치도 치유센터 출범식에는 김민재 행안부 차관보를 비롯해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4·3유족회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다. 치유센터는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폭력, 적대세력 및 국제테러단체에 의한 피해자와 그 가족의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고 건강한 삶의 회복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행안부는 법률 제정 및 치유센터 설립에 앞서 2020년부터 광주광역시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치유 활동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성 및 광주광역시의 유치 의사 등을 고려해 2021년 치유센터 건립 위치를 광주광역시로 확정했다. 광주 치유센터에는 총 107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3층(연면적 2,224㎡) 규모로 올해 4월에 준공됐다. 1층은 상담실과 사무공간, 2층은 다목적실과 물리치료실, 3층은 프로그램실과 야외쉼터 공간을 조성했다. 아울러, 제주특별자치도에도 제주4·3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보듬고 특화된 치유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주센터를 동시에 개관한다. 김태경 기자
2024-06-30 19:11:24[파이낸셜뉴스] 국가폭력 등에 의한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국립 국가폭력 트라우마 치유센터'가 공식 출범한다. 행정안전부는 7월 1일 광주광역시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순차적으로 트라우마 치유센터 출범식을 개최한다고 6월 30일 밝혔다. 광주광역시 치유센터 출범식에는 고기동 행안부 차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및 관련 유족회 등이 참여하며, 제주특별자치도 치유센터 출범식에는 김민재 행안부 차관보를 비롯해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4·3유족회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다. 치유센터는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폭력, 적대세력 및 국제테러단체에 의한 피해자와 그 가족의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고 건강한 삶의 회복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행안부는 법률 제정 및 치유센터 설립에 앞서 2020년부터 광주광역시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치유 활동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성 및 광주광역시의 유치 의사 등을 고려해 2021년 치유센터 건립 위치를 광주광역시로 확정했다. 광주 치유센터에는 총 107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3층(연면적 2,224㎡) 규모로 올해 4월에 준공됐다. 1층은 상담실과 사무공간, 2층은 다목적실과 물리치료실, 3층은 프로그램실과 야외쉼터 공간을 조성했다. 아울러, 제주특별자치도에도 제주4·3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보듬고 특화된 치유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주센터를 동시에 개관한다. 국가폭력 등에 의한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출범하는 치유센터는 정신적·신체적 치유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1대 1 상담 서비스 확충, 사회적 치유 프로그램 확대 및 방문 치유 서비스 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시범사업 등록자 사례관리를 위한 데이터 관리 시스템 마련과 아직 미등록된 잠재적 등록자를 발굴하기 위한 사업도 함께 진행하게 된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24-06-29 19:54:58【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는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5·18민주화운동 기념주간인 오는 17~18일 금남로와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국가폭력 생존자와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오월심리치유이동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오월심리치유이동센터'는 광주시민의 '오월증후군' 치유를 돕고 공동체 치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매년 5월 운영하고 있다. '오월증후군'은 해마다 5월이 되면 5·18에 대한 생각이나 그림이 떠오르면서 불안이나 답답함, 분노, 슬픔, 우울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광주트라우마센터는 오는 17일 금남로, 18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센터 직원과 자원활동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국가폭력 트라우마와 오월증후군 설명, 치유 대상자 발굴, 국가폭력 피해자에게 전하는 응원 메시지 수집,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실태 홍보, 리플릿 및 홍보 물품 배포 등의 활동을 펼친다. 또 고위험군 증상이 있는 경우 센터 치유·재활 프로그램에 등록해 연계할 계획이다. 정석희 광주시 5·18민주과장은 "국가폭력 트라우마 피해자의 온전한 치유를 위해서는 공동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가 중요하다"면서 "오월심리치유이동센터를 통해 광주가 안전한 치유 공동체로 나아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5-14 10:30:14[파이낸셜뉴스] 부산법원 종합청사 앞 칼부림 사건으로 50대 유튜버가 숨진 잔혹한 영상이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어 시민들의 집단 트라우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유튜브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날 오전 9시 52분께 부산법조타운 앞 인도에서 50대 남성 A씨가 50대 남성 B씨를 습격하는 상황을 찍은 생중계 영상이 퍼지고 있다. 피해자 B씨의 유튜브 채널에는 1시간 32분 분량 영상이 올라왔다. 사건 당시 B씨는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날 A씨와 B씨는 자신들이 연루된 폭행 사건의 각각 피고인과 피해자로 법원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다가 인근에 있던 A씨가 B씨를 공격했고, 이 장면이 유튜브 방송에 실시간으로 송출됐다. B씨가 휴대전화를 떨어뜨리면서 공격 장면이 화면에 직접적으로 담기지는 않았지만, 비명 등 잔혹한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소리가 그대로 전달됐다.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B 씨의 습격 장면이 생중계된 영상 조회수는 15만 회를 넘겼다. 범행 장면이 여과 없이 담긴 영상을 접한 시민들의 트라우마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시민은 충격적인 영상에 공포감을 호소했다. 해당 영상의 댓글에는 “너무 소름 끼치고 무섭다” “속이 안 좋다. 겁나서 어떻게 길을 다니겠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법조타운에서 근무하는 C씨는 "사람들이 많은 한낮에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게 충격적”이라며 “함께 일하는 동료를 비롯해 시민들의 트라우마가 걱정된다”고 했다. 유튜브는 알고리즘을 통해 원치 않는 영상도 접하게 될 수 있고 연령 제한이 없어 미성년자도 자극적인 영상에 노출될 수 있다. 현재 피습 상황이 담긴 영상은 부산 경찰이 삭제 조치를 요청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장면이 담긴 영상물에 대해서는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 조치를 의뢰해 놓았다”고 밝혔다. 이날 디지털 교도소는 ‘부산 법조타운 칼부림 유튜버’라는 이름으로 50대 남성 A씨의 얼굴과 나이, 유튜브 채널 주소 등을 공개했다. 다만 “아직 정확한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교도소는 2020년 9월 실제 사건과 관계없는 제3자의 신상을 공개해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기존 운영진이 징역형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4년 만에 복구된 디지털 교도소 측은 “지금이 디지털교도소가 다시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며 “앞으로 성범죄자, 살인자에 국한하지 않고 학교폭력, 전세사기, 코인 사기, 리딩방 사기 등등 각종 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09 21:47:57[파이낸셜뉴스] 국가보훈부가 사고 후유 정신장애(트라우마) 극복 등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심리재활서비스를 기존 상담과 치유프로그램 위주에서 실질적인 치료까지 연계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보훈부는 15일 "2018년 7월부터 서울 여의도와 5개 지방 보훈관서에서 운영하는 '마음나눔터'를 올해 각 지역 보훈병원으로 이전 설치하고, 보훈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와 연계해 치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안타깝게 부상을 당한 분들의 신체적 건강은 물론 국가유공자 본인과 유가족들의 정신건강을 성심껏 보살피고 지원해 드리는 것도 보훈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이번 심리재활 서비스 개편이 보훈가족들께 보다 건강한 일상을 드리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마음나눔터는 사업 첫해인 2018년 600여명에게 1130여건의 심리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며, 이후 매년 인원이 증가해 지난해에는 1800여명에게 8380건의 치유·사고 후유 정신 장애 회복·사별 및 애도 프로그램을 비롯한 개인별, 집단별 맞춤형 프로그램 등을 시행했다. 하지만 마음나눔터는 의료분야로 여겨지는 정신건강서비스를 행정기관에서 직접 제공함에 따른 신뢰도 저하 등의 문제점이 지적돼 올해 서비스 개편을 추진하게 됐다고 보훈부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 보훈부는 보훈가족 마음치유센터 개편 후 운영의 전문성과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에 업무를 위탁해 운영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법 개정이 추진 중이다. 보훈부는 서울 여의도 심리재활집중센터와 부산·대전·대구·광주지방보훈청, 인천보훈지청의 마음나눔터를 올해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각 지역 보훈병원으로 이전, '보훈가족 마음치유센터(가칭)'로 변경해 운영할 예정이다. 보훈부는 또 장기적으로 보훈가족 마음치유센터를 확대하고 대상별(독립·호국·민주), 연령별(청년·장년·노년), 관계별(본인·가족) 등 다양한 보훈대상 맞춤형 연구와 치유기법을 개발하는 등 연구기능을 확충할 계획이다. 보훈가족 마음치유센터가 운영되면 기존의 상담과 각종 치유 프로그램은 물론 보훈병원 정신건강의학과를 통한 치료까지 연계돼 국가유공자를 비롯한 유족들의 심리재활·치유 효과가 향상될 것으로 보훈부는 기대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1-15 15:32:13미술사의 주요한 여성 작가들이 매체에서 주로 다뤄지는 방식에는 일종의 공식이 있다. 로뎅의 카미유 클로델, 스티글리츠의 조지아 오키프, 디에고 리베라의 프라다 칼로 등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여성 작가들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남성 작가의 뮤즈이자 희생양으로서 그들의 기구하고 특이한 삶에 맞춰진다. 이런 관점에서 1980년대 말 뉴욕현대미술관 전시 등을 통해 말년에 주목받았던 루이 부르주아(1911~2010)는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여성작가이지만, 위의 공식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다. 1930년대 말 미국으로 건너가 작업 활동을 이어간 부르주아는 굴곡진 삶을 살았고 자전적인 경험은 작업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 그러나 부르주아는 남성 작가의 연인이나 뮤즈가 아닌 철저하게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뉴욕에서 활동한 프랑스 출신의 이방인이자 1960~70년대 본인의 동료들이 미니멀적인 조각을 할 당시 드로잉 작업에 더 열을 올리던 ‘아싸(아웃사이더)’로서 자신만의 초현실주의적인 조각의 경지를 개척했던 그는 그야말로 독자적인 노선을 택한 인물이다. 남성 작가들이 주도하는 미술운동에도, 그렇다고 1960~70년대 여성미술에도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시몬느 보부아르가 '제2의 성'(1949)에서 소개하고 있는 유럽 중산층의 위선적 가부장제를 개인적인 삶 속에서 경험했고 창피할 수도 있는 가족사를 줄기차게 다뤘다. 자신의 영어 개인교사와 바람을 피웠던 아버지나 특별한 교감을 나눈 어머니가 바로 그 대상이다. 그런 과정에서 그의 작업에 나타난 여성은 강하면서도 계속 상처받는 존재다. 부르주아의 여성 예술이 진솔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엄마’ 거미, 이중적인 모성상 ‘거미,’ ‘소용돌이,’ ‘여성의 집’ 등은 부르주아의 대표적인 모티브이며, 삼성미술관 리움도 엄마를 의미하는 '마망(Maman·2000)'이라는 제목의 거미 조각을 소장하고 있다. ‘거미’는 1947년 자전적인 드로잉에 처음 등장했고, 2000년 테이트모던에서 커미션 작업이 선보인 이래 세계 유수의 미술관이 소장한 현대미술에서 가장 잘 알려진 조각품이다. 거미는 '여성의 집'에 이은 작가의 어머니에 대한 오마주다. 우선 거미는 스스로 몸에서 실을 뽑아서 직조하는데 타피스트리를 보수하던 집안의 사업을 암시한다. 아울러 거칠고 강인한 외형이 암시하는 바, 거미는 그의 기억에 남아 있는 어머니상을 의미한다. 작가는 거미가 해충을 잡아먹는 이로운 곤충이라는 점에서 자식을 보호하는 어머니를 연상시킨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거대한 다리 속에 감춰진 작은 몸체 아래에는 알이 달려 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마망'은 부르주아의 초기 대표작 '시각 장애인의 토르소'와 대비된다. '마망'에서 거미의 다리는 흡사 말의 다리를 연상시키듯이 힘차고 위압감을 준다. 반면에 '시각 장애인의 토르소'에서 관객의 시선을 끄는 부분은 단연코 가슴이다. 원래 제목은 ‘눈을 가리고 하는 숨바꼭질’이라는 단어를 변형시킨 것으로, 신체를 두른 천 사이로 여러 개의 가슴이 튀어나와 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위압적인 '마망'과 남성 토르소에 여성의 가슴을 부착한 '시각 장애인의 토르소'는 젠더적인 구분을 혼동시킨다. 거미상이 강력한 모성상이라면 '시각 장애인의 토르소'는 과도한 모성애를 갖고는 있지만, 눈가리개를 한 상태의 수동적이고 위험에 노출된 모성상에 해당한다. ■독방, 저장소 vs 탈출구 1989년 거미 조각과 함께 작가는 '독방'(Cell) 시리즈를 선보였다. 독방에는 이전 드로잉에 자주 등장하던 나선형, 타피스트리를 복원할 때 사용하던 실, 작가의 과거를 연상시키는 오래된 옷 등이 등장한다. 나선형은 부르주아가 혐오했던 아버지의 정부이자 자신의 영어 선생님을 비틀고 싶다는 폭력적인 마음을 상징하고, 천의 촉감을 느끼면서 작가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흥미로운 점은 독방의 구조다. 닫힌 독방은 성장기 작가의 감정과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적인 물건들로 채워져 있다. 독방은 한편으로는 잃고 싶지 않은 과거의 기억을 보존하는 ‘보고’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결코 헤어날 수 없는 과거의 아픈 상처를 숨겨두는 곳이다. 독방은 거미 조각인 어머니가 자식을 보호할 수 있는 닫힌 과거의 공간이기도 하고 계단을 통한 출구가 마련돼 탈출이 가능한 공간이기도 하다. 안으로 열려 있으면서도 닫혀 있는 독방의 이중성이 80대의 여성작가가 모성상과 여성성을 인식하는 방식과 맞닿아 있다. 평생 아버지의 외도에 대한 트라우마를 작업에서 다루었기에 작가가 '마망'을 트라우마를 극복한 여성 이미지로 재현하고자 했다고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부르주아 작업의 묘미는 작가가 어머니의 강인함과 약함을 함께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의 고통이나 삶의 괴로움을 예술로 ‘승화’시킨다는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않고 가부장제의 트라우마를 현재진행형으로 남겨둔 부르주아의 집요함이 후세대 여성들을 일깨운다. 해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고동연 미술평론가·이화여대 겸임교수
2023-11-16 11:1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