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력사 기계인 '사르코'를 스위스에 선보인 조력 사망 지원단체 '더 라스트 리조트'의 공동대표가 지난달 독일에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스위스 매체인 스위스인포닷컴은 ‘러 라스트 리조트’ 대표 플로리안 빌레트가 지난달 5일 사망했다고 전했다. 빌레트의 사망 소식은 해당 단체 웹사이트에 부고가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부고는 "그는 자신의 생명으로 연민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라며 빌레트의 사망을 전하고, 그가 오랜 구금과 근거 없는 검찰의 주장 때문에 정신이 피폐해졌으며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빌레트는 지난해 9월23일 스위스의 사프하우젠 숲속의 오두막에서 64세의 미국 여성이 조력사 캡슐인 ‘사르코’를 이용해 사망한 현장에서 자살 방조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사르코’는 캡슐 안에 들어가 버튼을 누르면 질소가 뿜어져 나와 5분 내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조력사 기계로, 검찰은 ‘사르코’가 효과가 없어 그가 대신 여성의 목을 졸라 죽였다고 주장했다. 빌레트는 사건 이후 두 달 넘게 구금됐다가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지난해 12월에 풀려났으나, 검찰 조사 이후 극심한 트라우마를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초 취리히의 아파트에서도 투신을 시도했다가 목숨을 건진 바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6-05 22:02:29[파이낸셜뉴스] 자연재해나 사고, 폭력 등 위협적인 상황이 뇌에 남기는 공포 기억에 특화된 뇌 회로가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이 회로를 중심으로 한 맞춤형 트라우마 치료법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생명과학과 한진희 교수 연구팀은 생쥐 모델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감각적 고통 없이 심리적 위협만으로 유도되는 공포 기억의 형성을 조절하는 핵심 뇌 회로인 pIC-PBN회로를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존에는 뇌의 외측 팔곁핵(PBN)이 척수에서 통각 정보를 전달받는 통각 상행 경로의 일부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연구팀은 비통각적 위협 자극에 의해서도 PBN이 공포학습에 필수적으로 기능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정서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이 서로 다른 뇌 신경회로에 의해 처리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실험적으로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정서적 고통을 전달하는 데 특화된 신경 회로(pIC-PBN)를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신경과학 분야에서 큰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 한진희 교수는“이번 연구는 PTSD,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 정서적 고통을 주 증상으로 하는 정신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명과학과 한준호 박사(제 1저자), 서보인 박사과정(제 2저자)이 수행한 논문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025년 5월 9일 자 온라인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5-15 09:27:46[파이낸셜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12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저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지방선거에서 이재명이라는 사람에게 패배를 안겨줬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무엇을 잘 못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그들에게는 바로 이준석이 트라우마"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당 선대위 출정식에 나서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을)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마지막 카드는 저 이준석과 함께 시민들의 단결된 힘으로 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이처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총선 동탄(경기 화성을) 지역에서 거대양당 후보를 꺾고 당선된 '동탄 모델'을 다시 한 번 언급하면서 "동탄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다"고 유세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오늘 이재명 후보가 첫 유세지로 동탄을 골랐다고 한다. 언제부터 그들이 그렇게 동탄에 관심이 많았나"라며 "그저 잡아놓은 고기처럼 동탄이 그들에게는 너무 잔혹한 트라우마로 남아 있기 때문에 첫날부터 두려움에 떤 선택을 한 것이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동탄은 이재명의 정치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만들어 낸 하나의 지향점"이라며 "전국에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모든 시민들이 동탄이 돼서 등불 같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다시 한 번 이재명 후보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후보의 정치 행보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구태를 청산하는 것에 더해서 우리가 청산해야 하는 것은 흡사 본인이 벌써 권력을 취득한양 무자비한 전체주의·일방주의의 길로 빠져들고 있는 이재명 후보도 마찬가지 아니겠나"라며 "벌써 권력을 획득한양 본인이 장악한 입법부에 더해서 사법부까지 장악하려 드는 저 행태는 독재자에게서 봤던 그런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이재명 후보의 정책을 겨냥해 이 후보는 "그의 대한민국은 전혀 미래를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에 찌든 그런 미래"라며 "이제 포퓰리즘의 고리를 끊고 우리 미래세대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이재명 후보의 과거사도 저격한 이 후보는 "만약 거짓말 하고 음주운전 하고 자격을 사칭하고 이런 것에 연루된 사람이 대한민국이 대통령이 된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손자·손녀들에게 잘못된 미래를 가르쳐주는 것"이라며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저급한 비전을 보여줘선 대한민국은 혼란에 빠진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기초 정당민주주의도 지키지 못하는 세력에게 골리앗과도 같은 이재명 후보를 상대하는 역할을 맡길 수 없다"며 "또 다시 나가서 이재명에게 패배 당할 것이고, 이재명에게 승리의 영광을 안겨줄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5-05-12 21:42:22[파이낸셜뉴스] 심진화가 개그우먼의 고충을 전하던 중 성추행 피해를 털어놨다. 8일 이지혜의 유튜브 채널 '밉지않은 관종언니'에는 '이지혜 휘어잡는 유부녀 개그맨 4명의 아찔한 49금 토크(김미려, 심진화, 정주리)'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서 이지혜는 이들과 함께 김미려의 집을 방문해 야외에서 식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화 중 이지혜는 "개그우먼이 되고 힘든 점도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고, 멤버들은 "사람들이 무례하게 구는 경우가 많다. TV에서 재밌는 사람으로 보여서 만만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특히 심진화는 "엄마들이 저를 그렇게 만진다. '심진화씨~'이러면서 몸을 막 만진다. 엄마들이 하도 만져서 귀걸이가 날아간 적 있다. 옷이 열렸다 닫혔다 무한 반복했다. 그럴 때 좀 힘들긴 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심진화는 "한번은 휴게소 화장실 갔다가 나오던 길이었는데, 길 앞에 관광버스 2대가 서더라. 어머님들이 몇십명이 나오는데 순간적으로 숨이 안 쉬어졌다. 너무 무섭더라"라고 트라우마를 털어놨다. 그는 "재빨리 뒤로 돌아서 도망갔다. 트라우마가 약간 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심진화는 "대중목욕탕을 너무 좋아했는데 어머님들이 하도 아래위로 훑으면서 '살 안 쪘네'라고 말하고 쳐다봐서 그 후로는 목욕탕을 안 간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1980년생 심진화는 2003년 SBS 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그는 동료 개그맨 김원효와 2011년 결혼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5-09 09:28:46[파이낸셜뉴스] 산림청은 지난 3월 대형산불을 겪은 경북·경남·울산 지역 주민과 진화대원의 정신·신체적 피로 치유 및 원활한 일상 복귀를 위해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산불피해 지역 주민을 위해 한국산림복지진흥원과 지방자치단체가 협업해 ‘재난경험자 국민마음건강 산림치유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5월 1일부터 경북 산불피해주민을 대상으로 영주 국립산림치유원에서 1박 2일간 숙박형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어 울산·경남권 지역까지 확대된다. 이 프로그램은 경북 산불피해 주민과 가족이라면 누구나 해당 시·군 산림부서 또는 보건소를 통해 신청 가능하며, 관련 내용은 경북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또한, 산림청 소속 공중진화대원,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을 대상으로 국가트라우마센터와 협력해 마음건강검사, 개인·집단 심리상담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산림치유프로그램을 통해 신체이완, 정서교류활동 등의 지원도 병행한다. 송준호 산림청 산림복지국장은 "대형산불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지친 지역 주민과 산불대응인력의 몸과 마음이 빠르게 치유돼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5-04-22 09:20:00[파이낸셜뉴스] 장병 정신건강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체계 운영·발전 등을 위해 ‘제1회 민·관·군 정신건강 협의체’ 회의가 열렸다. 11일 국방부에 따르면 사회 전반에서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군내에서는 정신건강서비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25년을 ‘장병 정신건강 증진의 해’로 지정하고 민·관·군 정신건강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의체가 출범했다. 이날 오후 국방컨벤션에서 출범한 협의체는 국방부, 국가트라우마센터,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센터, 브라이언 D.올굿 육군병원, 서울대·경희대병원, 대구·중앙대학교, 각 군, 의무사 및 군병원 정신건강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김수삼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은 "정신건강 문제는 개인을 넘어 공동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인 만큼 민·관·군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협의체를 통해 군 장병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앞으로 협의체 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군내 정신건강 분야에 대한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장병 정신건강 분야에 대한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4-11 14:32:11#1. 남산 둘레길을 자주 산책한다. 30분, 한 시간, 두 시간 코스로. 구석구석 화장실이 잘 배치되어 있다. 특히 만족스러운 것은 좌변기 옆에 설치되어 있는 비상벨. 누르면 즉시 경찰이 출동한다는 경고문이 있다. 그럼에도 한적한 시간대에, 외진 장소에 위치한 남산의 공중화장실을 가는 것은 적지 않은 공포다. 그럴 땐 화장실 문 꼭 걸어 잠그고, 비상벨 위치 확인하고, 한 손엔 휴대폰 들고, 볼일 끝나면 후다닥 뛰쳐나온다. 혹여 화장실 주변에 남자라도 있으면, 그냥 패스. 참는다. 2016년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의 트라우마인가? #2.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광신적 좌파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 주의 확산 때문에 민주당이 자멸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PC 주의? '신의 개입-도널드 트럼프 깊게 읽기'의 저자 송의달씨는 "PC 주의란 1960년대 미국 신좌파 청년들의 애독서였던 '마오쩌둥 어록'에 적힌 '올바른 생각(Correct Thinking)'에서 유래했다. 성, 인종, 성적 취향, 종교, 직업 등 차별에 근거한 언어사용이나 활동에 저항하며 이를 바로잡으려는 사고체계다. 이들은 자신의 주장에 반대하거나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성차별주의자''인종차별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인다. 우파 진영에선 이런 PC 주의자들의 언어와 사상통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대한 역사상 가장 큰 위협이라며, PC 주의자들을 '언어경찰(Language Polices)' '사상경찰(Thought Polices)'로 역공한다"고 했다. #3.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는 2015년 백악관에 성중립 화장실(Gender neutral toilet)을 만들었다. PC 주의자들의 인권 및 평등 주장은 백악관에 성소수자(LGTB·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들을 위한 화장실을 만들도록 압박할 만큼 강해졌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도 '성중립 화장실(All gender restroom)'은 뜨거운 감자였다. 남·여·성소수자는 물론 아이들까지 함께 쓰는 화장실이다. 모두 세면대를 함께 쓰고, 화장실 칸은 천장까지 이어진 문으로 완전하게 폐쇄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6년까지 모든 공립학교의 '성중립 화장실'을 의무화했다. 국내에선 성공회대에 설치되어 있는데, 화장실 표지판엔 '치마 입은 사람(여자), 왼쪽 다리엔 치마·오른쪽 다리엔 바지를 입은 사람(성소수자), 바지 입은 사람(남자), 휠체어를 탄 사람, 아기 기저귀를 교환하는 사람' 등 총 5개의 그림이 동시에 그려져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현대카드 등에도 '성중립 화장실'이 있다. 미국에선 극단적 PC 주의자들이 '성중립 화장실'을 반대하는 자들을 '올바르지 않은 자'라며 폭력적으로 매도했다. 반면 공화당과 '성중립 화장실'을 반대하는 학부모 등 우파진영은 성범죄 증가, 여성의 안전권 침해, 아동·청소년 유해환경 노출 가능성, 동성결혼·제3의 성을 인정하는 제도로의 진입통로라며 반발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싸우자(Fight!)"를 외쳤고, 결국 트럼프 승리. #4.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여야가 죽기살기로 싸우지만, 낙태법은 여·야·헌법재판소의 직무유기로 6년째 방치되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임신 34주·36주 태아들을 자유롭게 죽일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차별금지법안은 21대 국회 때 민주당(박주민·이재정 의원)이 발의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언제든 발의될 것이다. 지난 1월 8일 국민의힘(최보윤 의원 대표발의)에서는 '모두를 위한 유니버셜 디자인 기본법안'을 발의했는데, 그중엔 성중립 화장실이 있다. 이 모두는 인권과 평등이냐, 창조질서 위배와 범죄발생 가능성이냐 등 인간의 존엄한 삶에 직결되는 문제다. 제발, 토론이라도 해보자. 김행 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전 청와대 대변인
2025-03-06 18:19:38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49재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참사 이후 한 달간 트라우마심리지원단의 상담 건수가 1000건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참사 직후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국가트라우마센터 트라우마심리지원단이 지원한 상담 수는 총 1255건이었다. 하루 평균 약 40건이다. 이는 국가트라우마센터, 권역트라우마센터, 직업트라우마센터,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등을 통한 상담 수를 합산한 결과로 유가족, 경찰과 소방 등 현장 대응 인력과 일반 시민이 상담받은 횟수를 말한다. 사망한 승객 대다수가 광주·전남 지역 주민으로 집계된 만큼 상담자 중 상당수는 유가족과 지역민들로 분석된다. 국가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참사가 일어나 사상자와 유가족이 많다 보니 상담 건수가 많이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실은 다른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가트라우마센터 단일 차원의 상담 수도 늘었다. 상담 수는 2023년 502건, 2024년 587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한 달 평균 49건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올해는 1월 상담 수만 204건이었다. 4배 이상 늘었다. 국가트라우마센터는 대형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정신 건강을 돌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뒤에도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유가족들이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정신건강학회, 민간전문학회에서 상담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국가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광주·전남은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배치해 최대한 많은 인원이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 트라우마를 호소하면서도 제때 상담을 받지 못하는 인원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낙인효과를 우려하는 탓에 심리 상담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죄책감이나 진상규명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유가족이 조기에 상담과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의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제시간에 상담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먼저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문가 연계는 물론이고 유가족들이 함께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할 기회도 장기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력을 늘리고 예산을 확대하는 것이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5-02-13 18:10:50[파이낸셜뉴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49재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참사 이후 한 달간 트라우마심리지원단의 상담 건수가 1000건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참사 직후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국가트라우마센터 트라우마심리지원단이 지원한 상담 수는 총 1255건이었다. 하루 평균 약 40건이다. 이는 국가트라우마센터, 권역트라우마센터, 직업트라우마센터,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등을 통한 상담 수를 합산한 결과로 유가족, 경찰과 소방 등 현장 대응 인력과 일반 시민이 상담받은 횟수를 말한다. 사망한 승객 대다수가 광주·전남 지역 주민으로 집계된 만큼 상담자 중 상당수는 유가족과 지역민들로 분석된다. 국가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참사가 일어나 사상자와 유가족이 많다 보니 상담 건수가 많이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실은 다른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가트라우마센터 단일 차원의 상담 수도 늘었다. 상담 수는 2023년 502건, 2024년 587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한 달 평균 49건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올해는 1월 상담 수만 204건이었다. 4배 이상 늘었다. 국가트라우마센터는 대형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정신 건강을 돌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뒤에도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유가족들이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정신건강학회, 민간전문학회에서 상담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국가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광주·전남은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배치해 최대한 많은 인원이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 트라우마를 호소하면서도 제때 상담을 받지 못하는 인원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낙인효과를 우려하는 탓에 심리 상담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죄책감이나 진상규명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유가족이 조기에 상담과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의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제시간에 상담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먼저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문가 연계는 물론이고 유가족들이 함께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할 기회도 장기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력을 늘리고 예산을 확대하는 것이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5-02-13 15:04:34[파이낸셜뉴스] "비상계엄 이후로 매일 우울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서 더욱 슬픔이 큽니다." 2일 낮 12시께 서울 중구 서울시청 본관 앞에 설치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대학생 이세아씨(25)는 울먹이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시민을 지켜줄 거라고 믿었던 국가가 군대를 동원하는 일을 확인하지 않았나"라며 "계엄에 이어 이런 참사까지 일어나니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불안해서 불면증까지 생겼다"고 호소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심판·수사, 역대 최악의 여객기 참사가 잇따르면서 무력감과 비통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계엄령 선포로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형 참사까지 터져 공포가 극에 달하게 된 탓이다. 이날 시청 앞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179명이 목숨을 잃은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뒤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노원구 주민 김명선씨(53)는 "남인 나도 못 견디게 가슴 아픈데 유족들 심정은 어떨지, 얼마나 속이 탈지 모르겠다"며 "뉴스로 유족들의 사연이나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하루 종일 우울하다"고 했다.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참사가 반복되며 불안감을 느낀다는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이주영씨(30)는 "참사의 원인이 무엇이든 누구라도 그 비행기를 탔다면 사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개인이 조심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어서 앞으로 비행기를 타거나 새로운 곳에 여행 갈 때마다 두렵고 떨릴 것 같다"고 우려했다. 참사로 불안감이 커진 시민들을 심리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는 '마음안심버스'를 동원했지만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시청 앞 분향소 인근에 세워진 버스에는 상담사 2명이 상주하고 있다. 그러나 버스를 방문하는 시민은 만나볼 수 없었다. 현장에 근무하는 상담사는 "참사 이후 3일째 상담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2명이 상담을 받았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오는 4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면 상담을 운영한다. 전문가들은 분노와 스트레스, 공포, 위협감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주변 사람과 슬픔을 나누고 규칙적으로 일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할 공직자들에 대한 분노가 사회 전반에 퍼졌다"며 "이로 인한 불안과 스트레스가 심각한 상황에서 발생한 대규모 참사로 공포와 위협감을 느끼는 시민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고 영상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시민들의 불안이 커졌다는 시각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참사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의를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재난 상황을 중계한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다 보면 트라우마를 경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도 "참사 관련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내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혼자서만 힘들어하면 트라우마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주변 사람과 이야기하며 슬픔을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변함없이 규칙적인 일상을 지키는 것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5-01-02 15: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