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의회에서 한 공화당 하원의원이 트랜스젠더 민주당 하원의원을 향해 '미즈'(Ms.) 대신 '미스터'(Mr.)라고 불러 민주당 의원이 반발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원 외교위원회 유럽소위원회는 이날 군비 통제와 유럽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관한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때 소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키스 셀프 의원(텍사스)은 트랜스젠더 민주당 소속 사라 맥브라이드 의원(델라웨어)을 소개하면서 그를 "미스터 맥브라이드"라고 불렀다. 맥브라이드 의원은 미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하원의원이다. 이에 맥브라이드 의원은 잠시 언짢은 표정을 짓더니 이내 "감사합니다. 위원장님"이라고 말하면서 셀프 의원 앞에 여성 호칭인 '마담(Madam)'을 붙여 불쾌감을 드러내며 발언을 이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셀프 의원의 바로 옆에 앉아 있던 민주당 간사인 윌리엄 키팅 의원(매사추세츠)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그는 셀프 의원에게 호칭을 다시 불러달라고 했고 셀프 의원은 다시 "미스터 맥브라이드"라고 불렀다. 이에 키팅 의원은 셀프 의원에게 "이건 품위가 없는 행동"이라고 항의했다. 셀프 의원은 청문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키팅 의원은 "정당히 선출된 의원을 제대로 소개하라"며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셀프 의원은 문제의 발언 이후 1분 만에 청문회를 끝냈다. 이후 셀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남성과 여성만을 두 성별로 인정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맥브라이드 의원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공화당 소속 메리 밀러 의원(일리노이)은 그를 "델라웨어 출신의 신사(gentleman)"라고 불러 논란이 된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3-13 07:05:21[파이낸셜뉴스] 미국 할리우드 유명 배우 겸 모델인 트랜스젠더 배우 헌터 샤퍼(27)가 새 여권을 신청했다가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표기된 여권을 받았다고 밝혔다. 샤퍼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21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한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샤퍼는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여권을 도난당해 새 여권을 갱신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국무부 영사사업국을 방문해 이전과 같은 절차로 여권 갱신 신청을 했다는 샤퍼는 평소처럼 신청서 작성 시 자신의 성별을 여성으로 기재했다. 그러나 새 여권을 받은 뒤 확인해보니 그의 성별은 ‘남성’으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샤퍼는 여권의 성별이 바뀐 이유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발표한 행정명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물학적 성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취지로 '젠더 이데올로기와 극단주의로부터의 여성 보호 및 연방정부의 생물학적 진실 복원'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현지 언론은 이에 따라 미국 정부 기관은 출생 시 지정된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가지 성별만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출생증명서와 신분증명서가 일치하지 않는 트랜스젠더의 성별 수정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한 샤퍼는 "트랜스젠더로서 내 정체성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여권에 'M'(Male의 첫 글자로 남성을 뜻하는 표기) 표시는 상관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가 원하거나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자주 정체성을 드러내야 할 것 같다“라며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 더 잦아질 것이라는 점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2-24 21:17:18[파이낸셜뉴스] 올해 아카데미(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페인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52)이 과거 한국 배우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을 비하한 발언 등에 대해 사과했다. 2일(현지시간) 가스콘은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불쾌감을 느꼈을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앞서 가스온은 2021년 자신의 SNS를 통해 "오스카는 점점 독립영화 시상식처럼 변해가고 있다"며 "내가 아프리카-한국 축제나 흑인 인권 시위(Black Lives Matter demonstration), 3·8 여성대회를 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당시 오스카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윤여정이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고, 흑인 배우 대니얼 컬루야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것을 두고 비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는 2020년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폭력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나는 사기꾼 마약 중독자인 조지 플로이드를 신경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믿는다"고 했다. 최근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세라 하지가 엑스(X·옛 트위터)에 해당 게시물들을 캡처해 공유하면서 가스콘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됐다. 그러나 가스콘은 논란이 된 게시물 일부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으며, '에밀리아 페레즈'에 함께 출연한 동료 배우 셀레나 고메즈를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내가 쓴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트랜스젠더인 그는 프랑스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만든 넷플릭스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의 주연배우로 다음 달 2일 열리는 오스카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아카데미 역사상 트랜스젠더 배우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은 가스콘이 처음이다. 그는 "나는 어떤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고 누구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았기 때문에 오스카상 후보에서 물러날 수 없다"며 "나는 인종주의자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믿게 하려고 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스콘은 이 영화로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동료 출연 배우인 아드리안나 파즈, 셀레나 고메즈, 조이 살다나와 함께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한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2-03 21:27:53[파이낸셜뉴스] 중국과 세계를 누비며 활약하던 트랜스젠더 무용수 진싱(57)의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N은 지난해 말, 중국 광저우에서 예정됐던 진싱 무용단의 공연이 서류 미비를 이유로 취소됐고, 이후 다른 지역에서도 공연이 명확한 이유 없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진싱은 수년 동안 중국에서 트랜스젠더 아이콘으로 여겨지며, 사회적 차별 속에서도 자신만의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진싱을 '중국 현대 무용의 전설적인 인물 10명'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호주 커틴대학교에서 아시아 트랜스젠더 문제를 연구하는 샘 윈터 교수는 "진싱은 수년 간의 성과로 당국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뀐 것 같다"라고 말했다. CNN은 이를 중국 당국이 성소수자(LGBTQ+)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중국은 1997년에 동성애를 비범죄화한 후, 2001년에는 공식적인 정신 질환 목록에서 제외했으나 시진핑 주석의 지도하에 성소수자 운동은 점차 탄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진싱은 중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연예인이자 성소수자의 아이콘으로 알려져 있다. 1967년 중국 동북부 선양에서 태어났으며 1995년 4월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았다. 촉망받던 무용수인 진싱은 수술 중 간호사의 실수로 의료 장비가 왼쪽 다리를 16시간 동안 눌러 마비가 생겼으나 이후 1년 만에 재활에 성공, 중국 첫 트랜스젠더 무용수로 활동하며 '중국 현대무용의 선구자‘로 불렸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1-07 08:45:21[파이낸셜뉴스] ‘미스 네덜란드’ 대회가 35년 만에 폐지된다. 12일(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미스 네덜란드 조직위원회는 “시대가 바뀌었고 우리도 그에 따라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경쟁 대회를 운영하는 대신 SNS나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이나 성공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했다. 조직위는 “더 이상 왕관은 없지만 영감을 주는 이야기가 있다. 드레스는 없지만 살아 움직이는 꿈이 있다”고 했다. 모니카 판 에이 조직위원장은 새 플랫폼에 관한 블로그 글에서 "그간 이 대회를 운영한 목적은 젊은 여성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것이었다"라며 "(미인대회 우승자의) 띠와 왕관은 더는 이 시대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로 지지하고 돕는 여성들은 우리에게 영원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미스 네덜란드 대회에서는 트랜스젠더인 리키 콜러가 우승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콜러는 자신의 승리가 젊은 트랜스젠더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회 당시 붉은 드레스를 입고 참가한 콜러는 "어린 시절 트랜스젠더라고 커밍아웃했을 때 쉽지 않은 상황을 겪었다"면서 "몇 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가족에게 거부당하는 모든 '리키'들이 자기가 원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2-13 09:18:1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군 내에서 모든 트랜스젠더 군인을 추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1기에선 입대만 막았는데 '더 강력한 플랜'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복수의 미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와 같이 보도했다. 해당 행정명령은 현재 미군에서 복무 중인 현역 트랜스젠더 군인들을 질병 등으로 인해 군 복무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의병 전역 시킨다는 계획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에 발표될 수 있다. 또한 트랜스젠더들이 새로 군에 입대하는 것도 금지한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따라 현재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 군인이 정확히 몇 명인지는 집계가 어렵지만, 미국 시민 단체와 언론들은 이들의 숫자를 1만5000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2017년 들어선 1기 행정부에서도 비슷하게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들어선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이러한 조치를 뒤집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에서는 트랜스젠더의 입대만을 막고 이미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 군인들은 계속 군에 남아있도록 허용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이미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 군인들까지 모두 군에서 추방한다는 계획이다. 모병 어려움 겪는 미군, 병력 부족 심화될 수도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트랜스젠더 군인들은 수십년간 복무한 이들이라도 직책을 잃을 수 있다고 국방부 소식통들은 전했다. 현재 약 1만5000여명으로 추정되는 현역 트랜스젠더 군인들이 강제로 군에서 떠나게 된다면 이미 모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군의 병력 부족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현재 미군 내 일부 고위 장교들이 군대의 전투력보다는 다양성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이들이 추진해 온 이른바 군 내 '워크'(woke·진보 어젠다 및 문화를 통칭하는 말) 문화를 맹비난해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 역시 군이 트랜스젠더 장병을 돕는 것을 '트랜스 광기'의 예시라고 비난하면서 군대 내에 '약하고 여성적인' 리더십을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군대가 이미 충분한 병사를 모집할 수 없는 시기에 이 사람들은 강제로 군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라면서 현재 미군 부대 중에서 "해병대만이 모병 목표를 달성하고 있으며 이번 정책의 영향을 받는 이들 중에는 매우 고위직에 있는 사람도 있다"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군인들을 지원하는 단체인 '미국 현대 군인 협회'의 레이철 브라너먼 국장은 "지난해 군의 모병 규모가 목표보다 4만1000명이나 부족했던 점을 감안할 때 1만5000명이 넘는 군인을 갑자기 전역시키는 것은 전투 부대에 행정적 부담을 더하고 부대 결속력을 해치며 기술 격차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25 14:47:05[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이 강제로 전기충격 치료를 한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승소했다. 22일 영국 언론 가디언 등에 따르면 중국 허베이성의 창리현 인민법원은 지난달 30일 본인 동의 없이 전기충격 요법을 진행한 정신병원에 대해 트랜스젠더 여성에게 6만위안(약 1000만원)을 보상하라고 판결 했다. '링얼'(靈兒)이라는 예명으로 SNS에서 활동하는 28세의 트랜스젠더 여성은 부모에 의해 2022년 7월 친황다오시의 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했다. 링얼은 "지난 2021년 성별을 '여성'으로 선택했다고 알리자, 극렬히 반대하며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켰다"고 말했다. 부모에게 커밍아웃했다. 그는 "97일 동안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병원측은 내 동의 없이 7번의 전기충격 요법이 진행했다"라며 "시술을 받을 때 마다 기절했으며, 이 치료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심장질환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원에서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선택권이 없었으며, 전기충격 요법이 가해질 때마다 기절했다. 병원 측은 사회적 기대에 순응하는 사람으로 '교정'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링얼은 지난 8월 병원을 상대로 "인권을 침해당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의 정신건강법은 자해하거나 타인의 안전을 위협할 상황이 아닌 한 강제로 정신과적 치료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병원 의사는 "성정체성 문제로 링얼의 부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링얼의 손을 들어줬다. 이 소식이 전해지며 성소수자 진영은 "중국에서 트랜스 인권이 승리했다"며 반겼다. 매체는 본인 동의 없이 전기충격 요법을 쓴 것 자체를 문제 삼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2019년 3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 내 트랜스젠더 5분의 1이 이른바 '전환치료'를 강제로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22 20:13:02[파이낸셜뉴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생물학적으로는 여성이지만 스스로 남성으로 인식하는 트랜스젠더 고등학생에게 '수련회에서 여학생 방을 써야 한다'고 한 학교의 결정을 두고 차별 행위를 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19일 인권위는 서울시교육감 등에게 "성소수자 학생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다양성이 보장되는 포용적인 교육 정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서울 한 고등학교의 학생 A씨는 스스로 남성으로 인식하고 있는 트랜스젠더로, 지난해 수련회를 앞두고 여학생 방을 쓰지 않으면 참가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자 '불합리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A씨의 법적 성별이 여성인 상태에서 남학생 방을 사용할 경우 다른 학생 등의 성적 권리가 침해될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가 차선책으로 요구한 독방은 다른 학생들에게 정당성을 납득시키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또 교육청과 교육부에 지침을 문의했으나 구체적인 답변 없이 '법 테두리 내에서 사안을 처리하라'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성소수자 학생도 수련회 같은 교육 활동에 동등하게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학교 측이 법적 성별만을 근거로 차별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침이 미비한 상황에서 학교 측이 독자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교육 당국의 일괄적 정책 수립을 주문했다. 인권위는 해당 지역 교육감을 대상으로 △학교 내 성별 분리 시설 이용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성소수자 학생의 학업 수행 어려움에 대한 실태조사 실시 △성소수자 학생에 대한 상담 등 지원 강화 방안 마련을 권고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20 08:15:32[파이낸셜뉴스] 조지아 의회가 성소수자 권리를 억압하는 내용의 법안을 채택한 다음날 유명 트랜스젠더 모델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19일(현지시각) BBC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렌스젠더 여성인 케서리아 아브라미제(37)가 수도 트빌리시의 자신의 아파트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아브라미제는 조지아에서 가장 유명한 성전환 여성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아브라미제의 아파트에서 난 비명을 듣고 이웃들이 경찰에 신고했으며, 이후 아브라미제는 숨진 채 발견됐다. 살인 용의자로 26세 남성이 체포됐으며 그는 아브라미제와 평소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단체들은 이번 살인 사건을 새로운 성소수자 금지법과 연관시키며 “정부가 성소수자 혐오 범죄를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 인사들도 “이 법 통과가 EU 가입을 위한 국가의 명시된 목표를 더욱 위태롭게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새로운 법에 반대했던 살로메 주라비쉬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끔찍한 살인이 증오 범죄와 차별에 대한 긴급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언급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다음달 26일 총선을 앞두고 보수적인 정교회 기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관련 법을 통과시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앞서 17일(현지시간) 조지아 의회는 성소수자 선전을 금지하는 ‘가족 가치와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성소수자를 표현하는 무지개 깃발 사용을 금지하고 영화·도서를 검열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 이 법안에 따라 남성과 여성의 결혼이 아닌 결혼의 등록, 동성애 커플의 미성년자 입양, 성전환 수술 등이 금지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22 09:39:16[파이낸셜뉴스] 서울 홍대 한복판에서 태국인 트랜스젠더(성전환자)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3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 홍대의 한 클럽을 방문한 20대 여성 A씨는 트랜스젠더에게 심한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 A씨는 "클럽에서 옆자리에 앉아 있던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이 과도한 스킨십을 하며 자리를 침범했다. 그런데 이들이 갑자기 옆으로 다가와 이상한 액체를 튀기길래 참다못해 '조금만 옆으로 가 달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런데 이를 들은 외국인 여성 B씨가 나를 째려보더니 대뜸 '김치녀 아니냐'라며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욕을 했다"며 이에 A씨가 "뭐라고요?"라고 되묻자, B씨는 얼음이 든 양동이를 A씨 얼굴을 향해 던졌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A씨의 머리채를 잡아채더니 옆구리를 발로 차는 등 폭행하기 시작했다. A씨가 바닥에 쓰러져도 B씨는 폭행을 멈추지 않았고, 테이블 위에 있던 술병을 집어 들어 A씨 머리를 내리치기까지 했다. 심지어 B씨의 지인도 폭행에 가담해 A씨는 이들에게 몇 분 동안 짓밟혔다고 한다. A씨는 "나도 키가 171cm라 여자 중에선 큰 편인데, B씨는 나보다도 컸고 힘이 엄청나게 세서 도저히 저항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결국 클럽 가드들의 부축을 받고 밖으로 나온 A씨는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B씨는 계속해서 A씨에게 영어로 "너를 죽이겠다"며 위협했다. 이에 클럽 가드들이 제지하자, B씨는 이들까지 폭행했다고 한다. A씨는 "클럽 가드들이 B씨를 제압하기 힘들었던 이유는 (B씨가) 트랜스젠더였기 때문"이라며 "(B씨가) 직원에게 업어치기당하는 순간 치마 아래가 보여 트랜스젠더라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B씨의 지인은 "폭행 시작 장면은 보지 못했다"라면서 "(A씨가) 무단으로 영상을 촬영하며 '넌 트랜스젠더'라고 반복해 외쳐서 싸움이 시작됐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어 "싸움에 휘말렸을 뿐 가담하진 않았다"라며 폭행 사실도 부인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A씨와 B씨 일행 둘 다 쌍방 폭행으로 입건됐다"라며 "B씨가 태국으로 돌아가도 수사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사건반장측에 "나는 폭행하지 않고 방어적으로만 대응했다"라며 "트랜스젠더로부터 제대로 사과를 받거나 처벌을 받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30 16:2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