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출범 전부터 인선 작업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성비위 의혹이나 과거 언행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후보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추가 낙마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맷 게이츠 전 연방 하원의원이 21일(현지시간) 자진 사퇴하며 트럼프 2기 인사에서 첫 낙마 사례가 나왔다. 게이츠 전 의원이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후 과거 미성년 여성을 상대로 성매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여기에 성매수를 한 여성 2명이 그에게 돈을 받고 성관계를 했다는 증언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자 스스로 후보에서 사퇴했다. 폭스뉴스 앵커였던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자도 성비위 의혹에 연루돼 있다. 헤그세스 후보자가 2017년 공화당 여성 당원 행사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으며, 이를 입막음 하기 위해 해당 여성에서 거액의 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며 비난을 사고 있다. 여기에 극단주의적 성향 탓에 워싱턴 주방위군 소속이던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관련 임무에서 배제된 이력을 지녔다는 보도가 나오며 논란은 가중되고 상황이다. 차기 행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으로 내정된 린마 맥마흔 정권인수팀 공동위원장 겸 전 중소기업청장도 성 관련 의혹에 휩싸였다. 남편 빈스 맥마흔과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운영할 당시 10대 링보이들이 WWE 고위급 직원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는 사실을 묵인했다며 전직 링보이 5명이 맥마흔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낸 것이다. 또 그가 코네티컷주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지명될 당시 위원회에 제출한 이력서에 학력을 잘못 기재해 사임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과거 행보로 논란이 되고 있는 후보들도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공중보건과 관련해 각종 음모론을 제기한 전력이 도마에 올랐다. 반(反)백신 단체를 설립하며 20년간 백신 반대 운동을 해온 그는 "자폐증이 백신에서 비롯된다", '백신 접종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와 같다"고 주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내정자도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우크라이나 책임으로 돌렸던 언행으로 부적절한 인선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하원의원 시절 시리아를 방문해 독재자인 바샤르 알라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만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과거 언행, 행동으로 이들 후보들은 부적절한 인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모두 트럼프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도 논란이 되는 인선에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이 형성되고 있고, 민주당도 새 행정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공세를 벼르고 있어 추가 사퇴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1-22 17:02:00[파이낸셜뉴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트럼프 2.0 시대에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세장벽 강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등의 정책이 전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과 KB금융그룹이 '글로벌 대전환과 정책기조 피벗을 넘어서: 지속가능 성장과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개최한 국제금융 콘퍼런스 특별강연에서 "미국이 역사적인 선거를 치른 만큼 세계 모든 국가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2기에 임명된 내각을 보면 예측 가능성이 더 떨어졌다"고 짚었다. 그는 "1기를 바탕으로 향후 4년을 추론해볼 수 있지만 이번에는 위험이 더 크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위기에 대해 경고장을 보냈다. 중국 등 주요 수출국들이 미국 관세 정책에 보복하게 되면 미국 내 상품 수요가 위축되고 동시에 가격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 정책으로 7조 달러에 달하는 부채가 향후 10년 동안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고금리 사이클을 촉발하고 경제 둔화를 심화시키면서 인플레이션 악순환이 시작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대규모 감세를 고관세로 상쇄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그대로 이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유세 기간 동안 거액을 기부한 기업들이 관세장벽 정책에 악영향을 받는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 예외 조치가 많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포브스 수석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탄핵, 기소 등에 분노하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복수를 아시아에서 시작할 것"이라며 "첫번째 타깃은 아시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과의 1차 무역대전에서 승리하지 못했고 중국이 첨단산업에 도전하고 있는 것, 한국과 일본이 다시 협상을 시작하는 것, 베트남이 미국의 일자리를 가져갔다는 것, 1차 무역 전쟁이 한국과 아시아를 후퇴시키지 못했다는 것 등에 분노하고 있다"며 "첫번째 타깃이 될 아시아 정부들은 지금이야말로 안전벨트를 꽉 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는 이같은 상황에서 국가들간 포괄적인 협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한 멕시코, 독일, 일본, 한국, 대만 등에 대한 무역적자 확대를 비판하는 가운데 이들 국가가 개별적으로 상대하게 되면 잃을 것이 많을 수 있다는 우려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가 끝나는 2028년 11월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현재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투자 지역을 보면 대부분 공화당 관련"이라며 "2028년 이후에도 가능한 지속가능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부정적 측면만 너무 강조되고 있다"며 "환경론자에게 트럼프의 당선은 부정적이겠지만 반대 입장에선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세계 에너지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효율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등 찾아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짚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4-11-21 16:08:07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이후 새로운 제조업 중심지로 각광받던 베트남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베트남이 미국의 관세보복 표적으로 떠올랐기 때문인데,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한국 기업들 역시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베트남 민간 경제단체인 베트남한인상공인연합회(KOCHAM·코참)의 홍선 회장은 1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베트남의 특정 한국 기업들은 새 트럼프 정부의 잠재적인 관세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미국이 베트남에서 수출하는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투자나 생산을 미루거나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와 베트남 기획투자부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 6월 20일까지 한국이 베트남에 쏟아부은 외국인직접투자(FDI) 액수는 누적 874억달러(약 121조5646원)로 전체 18%를 차지해 세계 1위였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올해 7월 기준으로 1만개를 넘어섰으며 대부분이 중소기업이었다. 베트남 물류 플랫폼 가우NP인더스트리얼은 지난해 7월 발표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4대 한국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롯데그룹을 언급했다. 베트남 FPT대학의 응우옌 티 탄 마이 국제경영학 교수는 지난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기고문을 통해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역시 베트남에 진출해 전자산업 성장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 경제는 중국에서 생산하던 해외 기업들이 트럼프의 무역전쟁을 피해 베트남으로 유입되고, 미국과 무역이 늘어나면서 점차 미국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베트남 수출의 27.35%는 미국으로 향했다. 앞서 트럼프는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추가한다고 예고했다. 그는 특히 중국산에는 60% 관세를 추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OCBC은행은 트럼프가 관세를 올리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p 줄어든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베트남의 GDP 성장률은 5%였다. FT는 베트남 정부가 트럼프를 달래기 위해 중국산 수입품에 반덤핑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베트남은 지난해 수입품의 33.9%를 중국에서 들여올 만큼 중국 경제를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의 베트남 FDI 규모는 지난해 44억7000만달러(약 6조2164억원)로 전년 대비 약 80% 증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19 18:22:48[파이낸셜뉴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수출 감소나 원자재 공급망 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하는 고율 관세 여파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국내 중소기업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에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수출시장 다변화 등을 제시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루나미엘레 파크뷰홀에서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중소기업 대응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중소기업이 당면할 다양한 리스크를 분석하고 정책적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엄부영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내외 정책이 1기보다 더 강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엄 연구위원은 "2년 후 중간 선거가 있는 만큼 앞으로 2년 동안 많은 정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환경이 변화되고 불확실성 커지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수출 감소나 원자재 공급망 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하는 고율 관세 여파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엄 연구위원은 맞춤형 전략 로드맵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벤처기업의 미국 시장진입을 외교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수출기업 지원 확대를 위해 통상 협의 채널을 마련하고 대중·대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출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해외 전자상거래 품목에 소상공인·중소기업 주력 상품이 많다"며 "온라인 제도를 정비하고 마케팅 지원을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발제를 맡은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실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보호무역주의와 감세 정책, 반이민 정책을 핵심으로 하는 자국 중심 산업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은 대중 무역 수지 불균형 해소를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의 대미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대응을 위해 "수혜 분야를 통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중소기업은 기회 요인을 찾아 이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은 동반 진출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대기업과 협력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대미 수출 플랫폼 역할을 하는 지역에 진출한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종합토론에서는 이병희 교수(한양대학교)가 좌장을 맡고 △조상현 원장(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전재민 본부장(한국반도체산업협회) △이근태 전북지회장(한국자동차부품협회) △이경진 소장(KAPA정책연구소) △엄부영 연구위원 △김종덕 실장 △김정현 전문연구원이 참여하여 미국 대선 결과가 국내 중소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조상현 원장은 "트럼프 변수가 없더라도 2025년 통상에 있어서 중국발 공급 과잉과 우회 수출에 대한 견제는 우려해야 할 사항"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이기고 점유율을 높인다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게 중요한 시대가 돼 전향적으로 정책 방향을 큰 틀에서 선회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재민 본부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요와 공급이 벨류체인 상에서 협력관계 돼야 이 난항을 넘어갈 수 있다"며 "소부장의 경우 규제 개선이 필요하고, 한 50년 내다보며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고 대응해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 힘으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은 "위기도 적절히 대응하기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이 새로운 시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강화하고 정부에 정책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2024-11-19 14:45:48[파이낸셜뉴스] 올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진영에 합류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도왔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기 정부 인사를 두고 기존 참모와 충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픈 당선 2주일 만에 내각의 약 절반을 채웠으나 재무장관 같은 요직을 채우려면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18일(현지시간)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 13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트럼프 자택에서 보리스 엡스타인과 말다툼을 벌였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은 변호사 출신으로 트럼프가 지난 2016년 첫 대선에 도전할 당시 선거 캠프 선임 보좌관으로 일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한 트럼프를 도우며 법적 권리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관계자에 의하면 머스크는 당시 트럼프 자택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해 엡스타인이 트럼프 2기 정부 인사에 대한 세부 정보를 언론에 흘렸다고 비난했다. 이에 엡스타인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짜증을 냈다고 알려졌다. 같은날 트럼프는 2기 정부의 법무장관으로 공화당 맷 게이츠 하원의원(플로리다주)을 지명했다. 그는 지난 2021년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8일 미국 하원 윤리 위원회에는 익명의 증인이 출석해 게이츠의 성매매를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게이츠가 법무장관이 되려면 상원의 인준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며, 게이츠는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머스크는 게이츠를 법무장관 후보로 천거한 엡스타인이 2기 정부 인사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것이 불만이었다고 알려졌다. 엡스타인은 반대로 머스크가 자신이 내세운 후보를 비난하는 것이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었다. 기존 트럼프 참모들과 머스크의 갈등은 이미 며칠 전부터 공공연하게 알려졌다. 머스크는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와 공화당 의원 후보를 위해 1억3200만달러(약 1855억원)를 후원했다. 그는 2기 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공동 대표로 지명되는 동시에 자주 트럼프 자택을 출입하며 인사 문제에 개입했다. 그는 16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차기 재무장관 후보로 언급되는 미국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CEO를 "실제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칭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19 13:52:09[파이낸셜뉴스] 미국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덕분에 중국을 대체하는 제조업 중심지로 떠올랐던 베트남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막대한 타격을 받는다는 전망이 나왔다. 베트남이 미국의 새로운 관세 보복 표적으로 떠올랐기 때문인데,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한국 기업들 역시 피해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현지 韓 기업들, 트럼프 2기에 긴장베트남 민간 경제단체인 베트남한인상공인연합회(KOCHAM·코참)의 홍선 회장은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베트남의 특정 한국 기업들은 새 트럼프 정부의 잠재적인 관세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미국이 베트남에서 수출하는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투자나 생산을 미루거나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와 베트남 기획투자부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 6월 20일까지 한국이 베트남에 쏟아 부은 외국인직접투자(FDI) 액수는 누적 874억달러(약 121조5646원)로 전체 베트남 누적 FDI 가운데 18%에 해당했다. 해당 비율은 세계 1위로 2위는 싱가포르(801억달러), 3위는 일본(760억달러) 순서였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올해 7월 기준으로 1만개를 넘어섰으며 대부분이 중소기업이었다. 한국 중소기업의 베트남 진출은 2010년대 초반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베트남 투자를 늘리고, 협력 업체가 동반 진출하면서 크게 확대됐다. 베트남 물류 플랫폼 가우NP인더스트리얼은 지난해 7월 발표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4대 한국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롯데그룹을 언급했다. 베트남 FPT대학의 응우옌 티 탄 마이 국제 경영학 교수는 지난달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기고문을 통해 한솔전자,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역시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 전자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의 팜 민 찐 총리는 지난 7월 한국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 및 한국의 여러 기업 경영자들과 만나 투자를 당부하면서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美·中사이에 낀 베트남...진퇴양난지난 2010~2012년 영토 분쟁으로 중국과 마찰을 빚은 일본의 기업들은 중국 외 생산 거점을 늘리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세워 동남아시아에 적극 진출했다. 한국 등 중국에서 생산하던 다른 외국 기업들도 해당 전략을 따라 거점을 확장했다. 이러한 흐름은 트럼프가 2018년 중국산 수입품에 막대한 보복관세를 물리며 무역전쟁을 시작하자 더욱 거세졌다. 그 결과 베트남은 지난해 수출품의 27.35%를 미국에 보낼 만큼 미국 경제에 의존하게 됐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미국 바이든 정부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지만 트럼프의 복귀로 다시 긴장해야 한다. 미국 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피터 뭄포드 동남아시아 대표는 6일 FT를 통해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매우 큰 것이 명백한 표적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미국은 지난해 베트남과 상품 무역에서 1046억2700만달러(약 145조5047억원)의 적자를 봤으며 이는 중국과 멕시코 다음으로 많은 금액이었다. 앞서 트럼프는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며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추가한다고 예고했다. 그는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는 60% 관세를 추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OCBC은행은 트럼프가 약속대로 관세를 추가할 경우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p 줄어든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베트남의 GDP 성장률은 5%였다. FT는 베트남 정부가 트럼프를 달래기 위해 중국의 투자를 보다 엄격하게 심사하거나, 중국산 수입품에 반덤핑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베트남은 지난해 수입품의 33.9%를 중국에서 들여올 만큼 중국 경제를 무시할 수 없다. 범아시아 법률 컨설팅업체 데잔쉬라앤드어소시에이츠(DS&A)의 마르코 푀스터 아세안 국장은 수많은 중국 제품들이 "관세를 우회하기 위해" 베트남에 넘어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제품은 생산지 표시가 의심되며 아예 생산지를 베트남으로 속이는 가짜 라벨을 붙이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의 베트남 FDI 규모는 2022년 25억2000만달러에서 지난해 44억7000만달러(약 6조2164억원)로 약 80% 증가했다. FT는 베트남이 그동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실리를 챙기는 '대나무 외교'를 펼쳤지만 미국과 거래가 늘어나면서 중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19 09:23:44[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인협회는 오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와 '격랑의 트럼프 제2기와 한국의 생존 해법' 콘퍼런스를 공동 주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아담 포젠 PIIE 소장이 '미국 선거 이후 정책변동: 세계 경제와 경제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첫 세션에서는 제프리 숏 PIIE 선임연구위원이 미국의 정책 변동이 한미 경제에 갖는 함의를 다루고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는 2021∼2022년 통상본부장을 맡았던 여한구 PIIE 선임연구위원을 비롯해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외협력부원장, 강태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머리를 맞댄다. 경제 안보를 주제로 한 두 번째 세션에서는 컬런 헨드릭스·마틴 초르젬파 PIIE 선임연구위원, 연원호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제안보실장이 발표를 맡는다. 이후 정부 통상정책자문위원장인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서정민 무역안보관리원장, 이혜민 김앤장 고문, 이승주 중앙대 교수가 패널 토론을 한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11-18 17:39:05[파이낸셜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브라질을 방문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아마존 밀림을 방문했다. 임기 중 기후변화 억제와 친환경 산업을 강조했던 바이든은 아마존 보호를 위한 추가 자금을 약속했으나 후임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이를 지킬 지는 미지수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바이든은 17일(현지시간) 브라질에 도착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일정에 앞서 아마조나스주로 향했다. 그는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로 아마존 상공을 지나며 수위가 내려간 아마존강 및 화재 피해를 입은 습지, 야생동물 보호 구역 등을 살펴봤다. 이어 원주민 지도자와 만났다. 이번 비행에는 2007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소속의 아마존 생태 전문가인 카를루스 노브레 박사와 존 포데스타 미국 대통령 기후 특사도 동승했다. 바이든은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에 내려 아마존 박물관을 찾았다. 그는 매년 11월 17일을 ‘국제 보존의 날’로 지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하고 미국이 아마존 생태계 복원에 수백만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은 “아마존을 ‘세계의 폐’라고 부르는데 내가 보기에는 우리의 숲과 국가적 자랑들은 세계의 심장과 영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존 밀림은 1500만년에 걸쳐 조성되었다. 1500만년의 역사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친환경 산업 전환 및 기후변화 억제를 강조했던 바이든은 임기 4년에 걸쳐 미국이 지출하는 기후변화 대응 국제 기금 지출을 6배로 늘렸다. 미국 백악관은 17일 발표에서 올해까지 관련 기금 지출을 연간 110억달러(약 15조3120억원) 이상으로 늘려 미국이 최대 재원 공여국이 된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바이든은 아마존 기금에 5000만달러(약 698억원)을 추가 기부한다고 밝혔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2030년까지 열대 우림 벌채를 종료하겠다며 주요 선진국에 기부를 요청했다. 바이든은 지난해 5억달러 기부를 예고했지만 지난 7월 기준으로 5000만달러 기부에 그쳤다. 바이든의 이번 기부가 이행된다면 미국의 기부액은 총 1억달러가 될 전망이나 5000만달러 추가를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외신들은 이달 미국 선거에서 공화당이 대선과 의회 모두 휩쓸면서 바이든 및 민주당의 친환경 예산 집행이 어려워졌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017년 1기 정부 출범과 동시에 탄소 배출을 제한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했고 이번 대선에서도 공공연히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공격했다. 바이든은 2021년 취임과 동시에 협약 복귀를 선언했지만 미국 매체들은 트럼프가 2기 정부 출범(2025년 1월) 직후에 다시 협약에서 탈퇴한다고 내다봤다. 17일 바이든은 "내가 1월에 퇴임한다는 건 비밀이 아니다"라며 "후임자와 미국이 그렇게 하기로 선택한다면 강력한 기반을 남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친환경 에너지 혁명을 부정하거나 지연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정당이나 정치와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 혜택을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도 이를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엘리 아라우주 전 브라질 환경청장은 미국 AP통신을 통해 "바이든의 아마존 방문은 개인적인 의지 표명으로서 중요하지만, 이번 같은 경우엔 구체적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차기 정부가 앞으로 아마존 기금에 돈을 전혀 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18 08:49:13[파이낸셜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해도 '북미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며, 북핵을 인정하는 '군축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매우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이날 김 장관은 "2018~2019년 때와는 국제 정세가 변했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됐고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시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트럼프 신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쉽게 열릴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을 KBS1TV 일요 진단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밝혔다. 김장관은 북미대화 시도 시 한국이 패싱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정부는 미 신행정부와 사전에 조율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고, 또 북미 대화가 이뤄진다면 한미가 긴밀하게 사전 조율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은 서울을 거치지 않고는 워싱턴으로 가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우리가 한미 공조 체제를 공고히 해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우크라이나 전쟁 및 가자지구 중동 전쟁 등 국제 정세 변화를 예로 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개인 외교를 중요시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한 상황에서 우방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우리나라의 입장도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궁극적으로는 한국과 미국, 국제사회가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군축 회담이라는 북한의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정부는 미 신행정부와 함께 긴밀하게 조율·협의해 미국의 확장 억제력을 강화하고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추구해 나갈 수 있도록 만전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핵을 용인하는 군축 회담은 대한민국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북핵을 용인하면 한국, 일본 등 여타 국가도 핵을 개발함으로써 핵 도미노 현상이 생기고 핵무기확산방지체제(NPT)가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미 대선 결과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의 미국에 대한 입장 정리가 아직 덜 돼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북한으로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북한 핵을 인정하고 군축 회담을 한다고 할 경우에는 미국과 회담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북한 김정은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다며 "심적 불안에 경호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탈북한 고위 외교관이 ‘김 위원장을 가까이 직접 봤는데 얼굴이 굉장히 홍당무처럼 붉다’고 이야기했다"며 "이는 심적으로 불안하거나 대내외적 상황 때문에 신변 관련 경호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이 “얼마 전, 특수부대 훈련에 참관할 때도 경호원들이 직접 총을 들고 방아쇠에 손을 대고 있는 모습이 이례적으로 확인됐다"며 "전파 방해하는 차량을 항상 동행하고, 드론 공격과 관련된 장비 등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신변 위협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며 경호가 강화된 점도 새로운 동향"이라고 부연했다. 김 장관은 쿠르스크 지역에 투입돼 있는 북한군에 대해 "최전선에 투입돼 전투에 가담할지, 후방에서 드론을 사용하는 등 작전에 가담할지, 포병 요원으로 가담할지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부는 관계기관 그리고 국제사회와 협력해서 그 문제에 대해서 지금 추적하고 있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1-17 21:35:16【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제 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허니문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을 위해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은 2억(약 2792억 원) 달러를 지출하고 지난 대선의 7개 경합주의 최대 승부처였던 펜실베이니아 승리를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머스크는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의 최대 실세다. 정부효율위원회(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으로 임명된 트럼프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내각 인선에 깊숙이 관여할 뿐 아니라 핵심 요직에 자신의 측근들을 앉히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때문에 트럼프 핵심 측근들은 위압적인 머스크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머스크를 "마치 공동대통령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를 모를리 없는 트럼프가 머스크의 이런 행동을 언제까지 용인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트럼프 무한 신뢰받고 있는 머스크 그런데, 트럼프 2기 정부 인수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대부분의 시간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위치한 트럼프 저택 집무실에서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는 트럼프의 인수팀에서 공식 직책이 없어도 인수위 공동 위원장인 하워드 러트닉과 린다 맥마흔과 매일 회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내각 후보자 선정을 위한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후보자 인터뷰에도 참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악관 대변인을 노렸던 멜리사 라이블리의 경우에도 머스크를 만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라이블리는 머스크가 최근 자신에게 문자를 보내 플로리다에 있는 동안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WSJ에 말했다. 그는 "백악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머스크의 개인 대변인이 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 머스크의 위세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머스크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재무부 장관 후보로 인수위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는 러트닉을 공개 지지할 정도로 자신이 트럼프의 최측근임을 대내외에 지속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러트닉은 실제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트럼프와 해외 정상과의 통화에도 배석하는 등 외교 분야에도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의 전화 통화 때 함께 자리한 것을 시작으로 머스크는 지난 12일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트럼프의 통화때도 참여했다. 이란이 머스크와 만나 양국 관계 개선을 논의다는 보도가 나오고 이란 당국이 이를 부인할 정도로 머스크의 영향력은 트럼프 인수팀의 그 누구보다 상당하다. 이와 관련, 트럼프 인수위의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함께 일하는 머스크와 훌륭한 친구 사이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머스크는 한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경제 리더다"면서 "우리는 그의 아이디어와 효율성을 통해 확실히 혜택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정부에 측근 심으려는 머스크 현재까지 트럼프와 머스크는 윈윈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선 기간 동안 머스크의 도움을 받은 트럼프는 머스크를 신뢰하는 분위기다. 이런 것을 인지한 머스크는 자신의 사람을 트럼프 인수위와 트럼프 2기 정부에 등용시키려고 하고 있다.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머스크는 자신의 측근들에게 트럼프 2기 정부에서 테슬라, 스페이스X, 엑스(X·옛 트위터) 등 자신의 6 개 회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앉히려고 노력중이다. 트럼프 인수위에 정통한 사람들은 머스크의 친구이자 실리콘밸리 기업가인 데이비드 삭스가 머스크가 이끌 DOGE에 자문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실리콘밸리의 트럼프 기부자들은 트럼프가 지금까지 발표한 트럼프 2기 정부 내각 후보자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또 트럼프에 기부한 돈과 시간만큼 그들의 의견이 더 잘 반영돼야 한다고 불평하고 있다. 그렇지만 엔지니어를 포함한 실리콘밸리의 머스크 측근들은 머스크의 권유를 받은 후 이력서를 제출하고 있다. 머스크의 기업에 투자한 존 헤링도 이런 연락을 받고 있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과 VC들은 머스크의 제안이 트럼프가 아닌 머스크와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너무 나댄다, 불만 표출 시작 머스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트럼프의 측근 그룹과 트럼프 인수위 팀에서 머스크에 대한 불만은 표출되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인수위에서 마치 자신이 공동 대통령인 것 처럼 행동하고 있고 인수위의 모든 사람이 그것을 알도록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인수위 관계자는 CNBC에 "머스크는 트럼프의 승리에 자신이 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모두에게 자신의 기부금과 X를 자랑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머스크는 트럼프가 자신에게 빚을 졌다고 느끼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트럼프는 그 누구에게도 빚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1기 정부 관계자들은 머스크가 트럼프를 능가하려고 하거나 머스크가 세계 지도자들과 의사 소통을 주도하려고 할 경우 트럼프가 결국 머스크를 켜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머스크는 트럼프의 철학 중 가장 중요한 겸소하고 낮은 자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 인수위에서 보여지고 있는 머스크의 활동은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이는 결국 장기적으로 그의 입지를 해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이 많아지게 되면 머스크가 열의를 갖고 있는 정부효율위의 성과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시간대 공공정책학 교수인 돈 모이니한은 "과거 정부의 위원회도 회의를 하고 보고서를 발표했다"면서 "협조가 없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권한이 없었고 때문에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모이니한 교수는 "지금까지 머스크와 그들이 만들어낸 행동을 보면 머스크의 DOGE에 그다지 희망을 갖기 않게 한다"고 덧붙였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11-17 19: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