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에 ‘해리스 트레이드’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까지 시장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대선후보)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대선후보)을 압도했지만, 두 후보 간 당선 확률 및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경합주를 둘러싼 친환경 정책 이슈와 미국 상하원 정당 구성 등도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리스 당선이 유력시 될 경우에는 2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반도체와 자동차 등 미국 직접 투자에 따른 세제혜택이 기대되는 업종이 우위를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투자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관련주는 금리 인하 사이클에 민감하기 때문에 해리스까지 당선되면 효과가 배가된다”면서도 “전기차·배터리 관련 산업도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에서 벗어날 수 있어 긍정적이지만 정책 기조 변화가 감지되기 전까지는 고평가 영역에 있는 국내 일부 배터리업체는 여전히 투자 리스크가 높은 만큼 절대 시가총액과 밸류에이션이 낮은 종목들에 대해서 투자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또 미국 대선 당일까지 2개월 남은 만큼 승자를 확신하고 베팅하는 대신 대선 공약 실현 가능성까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증권 김성근 연구원은 “해리스가 우세했다는 평가가 확산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해리스 트레이드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대선 관련 불확실성은 대선 당일까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해리스가 당선되더라도 상원에서는 여전히 공화당이 우세한 만큼 각종 공약을 실현할 수 있을지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후보가 본인 입장과 민주당의 친환경 정책을 번복하고 있는 부분도 변수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 토론 과정에서 해리스는 프래킹(셰일 가스를 채취하기 위한 수압파쇄 공법)을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중요 경합주인 펜실베니아의 표심을 의식하고 있는 만큼 해리스의 친환경 정책 모호함에 대한 공방전이 대선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대선 변수와 지지율 등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수급적 변화는 업종별 엇갈린 등락을 야기하므로 단기트레이딩 기회로 활용할 수 있지만 추세 변화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해리스 정책 리스크는 증세로 지목됐다. KB증권 안소은 연구원은 “법인세율 인상과 자사주매입 과세 확대 등은 성장주 이익에도 하방 요인”이라며 “다만 증세는 의회 동의가 필요한 데 의회 선거 여론조사 현황을 보면 상원과 하원 모두 민주당이 석권할 가능성은 현재 높지 않다”고 짚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4-09-12 15:50:48[파이낸셜뉴스] '트럼프 트레이드'의 시간이 가고, '해리스 트레이드'의 시간이 오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넘어서면서 해리스 수혜주들이 증시에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2차전지와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 등 당연하게 생각하는 수혜주가 아니라, 숨은 '해리스 트레이드'를 찾기 위해 투자자들이 분주한 모습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해리스 수혜주는 대마(마리화나) 관련주다. 해리스 후보가 마리화나 합법화를 주장하면서 '의료용 대마' 테마가 주목을 받는 것이다. 대표적인 종목이 우리바이오이다. 지난달 17일 2835원이던 주가가 3주 만에 5500원으로 2배 가량 폭등했다. 우리바이오는 의료용 대마 재배, 대마 성분 연구에 대한 승인을 취득한 기업이다. 해당 종목은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 후보에 앞서나가는 여론조사가 발표되면서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9일까지의 거래량(2조604억원)이 이전 3주간(452억원)보다 45배나 뛰었다. 한국비엔씨, 화일약품, 오성첨단소재 등 다른 관련주도 이달 초 폭락장에서 상승폭을 내놓긴 했지만 지난주부터 확실한 회복세를 보인다. 지난 2022년 글로벌 기업 중 유일하게 필름형 의료용 대마 연구기술을 개발한 씨티씨바이오에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 6일 10%대의 상승률을 보인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이다. 메디케어 관련주 역시 숨은 '해리스 트레이드'로 꼽힌다. 해리스 후보는 과거에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을 지지했으며 민간보험 가입 옵션과 함께 점진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메디케어를 확대하는 제안을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는 국내 바이오업체에도 수혜 기대감이 몰린다. 의료진단기기, 시각장애인 보조공학기기 등을 만드고 있는 셀바스헬스케어가 최근 해리스 수혜주로 꼽히면서 주가 상승을 보였다. 이달 5일 4330원이었던 주가가 이달 9일 5600원으로 29.30% 뛰었다. 헬스케어 인공지능(AI)기업 딥노이드도 지난주 상승세를 보였다. AI 솔루션 딥체스트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준비 중이다. 딥체스트는 흉부 엑스레이에서 이상 부위를 검출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는 AI 솔루션이다. 증권가 일각에선 화장품 섹터가 '해리스 트레이드'의 수혜를 받을 거라고 전망한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립하는 '학자금 대출' 정책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중 총 1685억달러(약 230조원)의 학자금 대출을 탕감했고, 해리스 후보는 미네소타주의 대출 탕감 정책을 실행하고 있던 팀 월즈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임한 바 있다. LS증권 김은정 연구원은 "민주당의 우세를 기대한다면 학자금 대출 관련해, 기존 바이든 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프로젝트인 'SAVE 플랜'이 유효하며, 이는 주요 화장품 소비층에 해당하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구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수혜주 찾기는 미 대선이 끝날 때 까지 증시에 혼란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지난 7월 트럼프 후보 피격 이후 증시 등 금융시장에 거세게 몰아친 트럼프 트레이드, 민주당 대선후보 교체와 해리스 부통령의 부상으로 인한 해리스 트레이드 모두 증시와 채권시장에 혼란만을 준 것"이라며 "문제는 미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트럼프트레이드 혹은 해리스트레이드가 언제든지 빈발할 여지가 크다. 금융시장이 정치 상황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4-08-11 15:03:47[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이 ‘트럼프 트레이드’에 이어 미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대선후보) 관련 수혜 종목이 강세를 보이는 ‘해리스 트레이드’에도 편입될지 주목된다. 즉 해리스 부통령이 부상할수록 비트코인이 약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빗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외신 및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크립토 포 해리스(Crypto for Harris)’란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업계 및 정책 전문가들로 구성된 크립토 포 해리스는 오는 14일(현지시간) 화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도 일부 참여, 해리스 캠프를 지원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해리스 부통령 당선 확률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률을 이루며 디지털자산(가상자산)에 대한 해리스 부통령의 입장 표명에 시장이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크립토 포 해리스 타운홀미팅이 가상자산에 대한 민주당 대선캠프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엑스(X. 옛 트위터)에서도 양당 대선후보와 가상자산 시장 방향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뤄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Gemine) 공동창업자인 카메론 윙클보스는 최근 개인 X 계정을 통해 “해리스는 가상자산에 관심이 많다”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비트코인도 일부 반등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일대비(24시간 기준) 7.3% 가량 오른 6만121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 5.05% 가량 떨어진 비트코인은 원화마켓에서 8500만원대 거래 중이다. 한국 프리미엄은 2.66%(업비트 기준)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6만 달러선에 복귀한 것은 미국발(發)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세를 지속하던 지난 3일 이후 5일 만이다. 홍 연구원은 “트럼프가 대선 공약으로 비트코인 전략보유고를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각국의 정부·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은 더 이상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비트코인 수요가 민간에 그치지 않고 정부와 중앙은행까지 확대된다면 디지털 골드라 불리는 비트코인은 금 시가총액의 최대 40%에 도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4-08-09 18:14:30[파이낸셜뉴스] 코스피지수가 9일 장중 2600선을 회복했다. 지난 5일 급락장 이후 뚜렷한 회복세다. 미국 경기 침체 외 하락 요인으로 지목됐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부는 여전한 경계 포인트로 지목되고 있다. 이날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술주와 일본 증시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증시 폭락 사태를 두고 다양한 진단과 주장이 나오고 있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인공지능(AI) 버블론 및 미국 경기 침체 리스크 등이 증시 폭락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또 다른 원인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발 유동성 충격을 빼놓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행위를 말한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개된 급격한 유동성 팽창이 이례적으로 경기 사이클보다 자산 가격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지속됐다. 박 연구원은 "유동성 충격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경기가 침체 국면에 재차 진입할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추가 청산은 글로벌 자산시장에 커다란 잠재 위험으로 언급되고 있다. 지난 2021년 이후 본격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엔 캐리 트레이드는 미국과 일본 간 통화정책 기조 전환과 이에 따른 '슈퍼 엔저 현상'의 마무리 즉, 엔화 초강세로 급격한 청산 과정이 나타났다. 다만, 2021년 이후 엔 캐리 트레이드가 본격화됐던 초기 시점의 달러·엔 환율 수준이 110~120엔 수준임을 고려할 때 달러·엔 환율 추가 하락 시 청산 압력이 다시 거세질 개연성은 충분하다. 박 연구원은 "관건은 달러·엔 환율의 추가 절상 폭으로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 등 제반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엔화의 추가 절상 폭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점이 추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이번과 같이 급격히 진행될 가능성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또 "그럼에도 유동성 충격발 경기 침체 리스크에 대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정치가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폴리코노미 불확실성 확대 △AI캐즘 현상 심화 등으로 인한 투자 부진과 제조업 경기 추가 악화 △중동발 리스크 확산 등에 따른 고유가 충격 등을 잠재적 위험 요소로 꼽았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8-09 12:34:12[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캐리트레이드인 엔 캐리트레이드 철수를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일부는 철수가 대부분 마무리됐다고 보고 있지만 다른 이들은 철수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자율이 낮은 일본 엔화로 돈을 빌려 수익성이 높은 곳에 투자하는 엔 캐리트레이드는 지난주 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전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철수로 방향을 틀었고, 5일(현지시간) 전 세계 주식 시장 폭락을 부른 바 있다. BOJ가 추가 금리 인상을 유보하기로 하면서 뉴욕 증시를 비롯해 세계 증시는 6일과 7일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충격에서 일단 벗어났다. 엔 캐리트레이드 철수로 전 세계 증시에서 수천억달러가 사라진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철수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는지 추가로 대규모 철수가 뒤따를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전 세계 금융 시장에 퍼져 엔 캐리트레이드는 지난 3년 일본의 초저금리 속에 전 세계 금융 시장 곳곳에 뿌리를 내렸다. 역대 최대 규모로 덩치가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렇게 덩치가 커진 엔 캐리트레이드 자금은 멕시코 페소부터 대만 주식과 부동산, 미국 기술주 등을 사들였다. 세계 금융 시장 곳곳에 뿌리를 내린 엔 캐리트레이드가 일본으로 철수하면서 대규모 충격이 빚어졌다. 소시에테제네럴(SG) 외환전략가 키트 저크스는 "몇몇 모가지를 부러뜨리지 않고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캐리트레이드를 철수할 수 없다"면서 시장 곳곳에서 심각한 파열음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5000억~1조달러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엔 캐리트레이드 규모를 추산하는 것은 어렵다. 헤지펀드부터 개인을 위해 움직이는 소규모 부티크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일본 기업과 가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기관과 개인들이 다양하게 운용하기 때문이다. 상당액은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 세력이 활용하지만 이와 달리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 가계와 기업들이 해외 투자에 활용하는 일본 자금도 엔 캐리트레이드에 들어간다. UBS의 제임스 맬컴 글로벌전략가는 2011년 이후 누적 달러-엔 캐리트레이드 규모를 약 5000억달러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지난 2~3년 사이 쌓인 것으로 그는 판단했다. 맬컴은 이 가운데 약 2000억달러가 지난 수 주일 철수했다고 추산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모임인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국경을 건너는 엔 차입 규모가 2021년 말 이후 7420억달러 늘었다. 다만 이 금액 전체가 엔 캐리트레이드로 빠진 것은 아니다. ING 분석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올 3월까지 일본 엔 해외 대출 규모는 21% 증가해 1조달러에 이르렀다. 엔으로는 157조엔(약 1467조원) 규모다. 철수 끝났나 엔 캐리트레이드 철수는 일본 당국이 정책을 수정하면서 비롯됐다. 엔 약세 지속에 일본 금융당국이 시장에 개입해 엔 가치를 끌어올렸고, 지난주에는 BOJ가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으로 대대적인 철수를 불렀다. BOJ가 당분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기로 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향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임을 시사해 엔 캐리트레이드 추가 철수 가능성은 남아 있다. 논란은 분분하다. 엔 캐리트레이드 철수가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낙관과 아직 대규모 철수가 더 남았다고 보는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헤지펀드들이 철수했지만 가계, 기업 등 일반적인 투자자들까지 가세하면서 엔 캐리트레이드 철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JP모건 도쿄의 벤저민 샤틸 외환전략가는 "엔 캐리트레이드에 관한 실상은 아무도 그 덩치가 얼마나 큰지, 얼마나 철수됐는지 모른다는 것"이라면서 "다만 분명한 것은 단기 차익을 노린 캐리트레이드는 철수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샤틸은 공매도를 통해 빌린 돈을 캐리트레이드로 활용하는 투기는 철수했지만 실제 현금을 동원한 엔 캐리트레이드는 아직 남아있다면서 이 돈이 철수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씨티 외환 애널리스트 타카시마 오사무도 "지금의 조정은 단지 (엔 캐리트레이드) 종막의 시작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타카시마는 현재 달러 당 147엔인 엔달러 환율이 2026년에는 129엔까지 추락하고, 2027년에는 116엔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엔달러 환율 하락, 엔 강세는 엔 캐리트레이드 철수를 가속화할 수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8-08 04:05:52[파이낸셜뉴스] 뉴욕 증시가 6일(현지시간) 반등했다. 전날 각각 3% 안팎 폭락세를 기록했던 3대 지수가 이날은 1% 안팎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날 65% 폭등세를 기록했던 '월가 공포지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8% 폭락한 27.71로 떨어졌다. 그러나 5일 전 세계 증시 폭락의 배경 가운데 하나였던 엔캐리트레이드 철수와 관련한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아 불씨로 남게 됐다. 반등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반등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전일비 294.39p(0.76%) 오른 3만8997.6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53.70p(1.04%) 상승한 5240.0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도 166.77p(1.03%) 뛴 1만6366.85로 장을 마쳤다. M7 빅테크 종목들도 대부분 올랐다. 엔비디아가 3.80달러(3.78%) 급등한 104.25달러로 치솟으며 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반독점 소송 패소에도 불구하고 4.46달러(1.13%) 상승한 399.61달러, 아마존은 0.91달러(0.57%) 오른 161.93달러로 마감했다. 메타플랫폼스는 18.36달러(3.86%) 급등한 494.09달러, 테슬라는 1.76달러(0.88%) 상승한 200.64달러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애플은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2분기 중 보유 애플 지분 약 절반을 매각했다는 공시 충격이 지속돼 2.04달러(0.97%) 하락한 207.23달러로 마감했다. 알파벳도 등락을 거듭한 끝에 0.96달러(0.60%) 내린 158.29달러로 장을 마쳤다. 캐리 트레이드 그렇지만 시장 충격을 가중시킨 캐리 트레이드, 특히 엔캐리트레이드 철수 흐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계속됐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곳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곳에 투자하는 금융기법이다. 마이너스(-) 또는 제로금리가 지속되는 일본에서 돈을 빌려 미국이나 유럽에 투자하는 엔캐리트레이드가 유명하다. TS롬바르드는 5일 전 세계 증시에 타격을 입힌 엔캐리트레이드 철수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일본은행(BOJ)이 지난주 17년 만에 첫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엔캐리트레이드 철수가 촉발된 가운데 BOJ가 올해 또다시 금리를 올릴지가 관건이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급 금리 인하나 9월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리면 엔캐리트레이드 철수 흐름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TS롬바르드는 5일 분석노트에서 연준이 노동시장 둔화와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금리를 비교적 급격하게 내리면 엔캐리트레이가 됐건 어떤 캐리트레이드가 됐건 철수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TS롬바르드는 시장 충격을 줄이려면 연준과 BOJ가 공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8-07 02:59:41[파이낸셜뉴스] 최근의 주식 변동성은 경기침체 가능성보다 엔화발 유동성 충격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에서 "글로벌 증시 급락 원인으로 여러 요인들이 거론되지만 예상치 못한 엔화 초강세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이 증시 급락의 중심에 있다"고 진단했다. 또 여타 증시에 비해 일본 증시가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배경에는 엔화 초강세 영향이 컸고 그 여파가 글로벌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박 연구원은 "일본 은행이 조기 금리인상과 함께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 엔 캐리 트레이드 매력도를 약화시켰고 이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유동성 충격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 중 여전히 유동성을 풀고 있는 중앙은행이 일본은행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엔화의 추가 강세 여부"라며 엔화의 추가 강세는 일단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이 더 이상 엔화 강세를 용인하지 안을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주가 급락이 일본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방관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에다 총재가 밝힌 것과 달리 추가 금리 인상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할 공산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경제의 침체 리스크가 크게 해소되기 이전까지 미 연준에 대한 공격적인 금리인하 기대감이 달러 약세, 즉 엔화 강세로 이어질 위험은 잠재해 있다"면서 "금융시장 안정과 관련해 엔화 흐름을 좀 더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 경기침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당장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소프트패치 국면이라는 입장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소프트패치는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본격적인 후퇴가 아닌 일시적으로 겪는 경기후퇴를 말한다. 이와 관련해 박 연구원은 "고용지표는 물론 미국 실물지표(소비 및 투자, 생산)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8-06 14:40:38#OBJECT0#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증시 촉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몰린다. 예상치 못한 총격 사건으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빠르게 진행됐다. 2·4분기 실적 호조 및 하반기 긍정적 가이던스로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는 줄어드는 가운데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760~2880선으로 예상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주 대비 2.15% 급락한 2795.46에 거래됐다. 지난 3일 이후 12거래일만에 처음으로 2800선이 붕괴됐다. 증시를 떠받들던 외국인이 한 주간 9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견인했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금리 인하 전망과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부각되며 빅테크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단기간에 변동성이 지나치게 높아진 가운데 빅테크 실적 발표를 계기로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돼 선순환 흐름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2·4분기 실적시즌은 여전히 기대 요인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대거 예정된 가운데 한국에서도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TSMC가 다음 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하는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강한 신호를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주는 SK하이닉스와 기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수출 성장과 관련된 전방 업체들의 실적과 가이던스가 확인될 예정"이라며 "최근 코스피 주당순이익(EPS)의 가파른 상승은 펀더멘털에 대한 컨센서스가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트럼프 변수로 단기 조정을 거친 수출 성장주는 실적 호조와 함께 분위기 반전을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점차 그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관세 등 미국우선주의로 인한 피해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다. 대만 방위비 분담 증액 발언과 대중 반도체 제재를 위한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적용 소식도 반도체 주식들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주식시장이 트럼프 불확실성을 크게 반영하고 있으나 트럼프 공약 중에는 감세, 규제 완화 등 한국 주식시장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요소들이 상존한다"라며 "주식시장이 트럼프 정책을 꼼꼼히 재검토하면서 점차 변동성이 줄어들고 수혜주도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7-21 10:59:31[파이낸셜뉴스] 북한은 핵안보를 위해서 식량안보를 외면한 기이한 국가다. 아니 좀 엄밀하게 말하면 인민의 식량을 정권안보를 위해서 마구 투입해 온 국가다. 북한 핵무장의 근본적인 이유는 정권안보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경제에 투입할 재원을 핵·미사일 개발에 쏟아붓고 이로 인해 경제제재까지 직면하면서 결국은 식량안보를 저버린 일종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를 감수했다. 인민보다 정권안보가 중요하다는 공식은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경제강국으로 일찌감치 도약했지만 여전히 자유와 번영을 국가의 핵심적 목표로 삼고 있다. 따라서 식량안보를 해치면서까지 자강기반 핵안보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핵안보를 외면할 수는 없기에 한국에 특화된 방식으로 확장억제를 설계함으로써 핵안보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바로 이 중심에 핵협의그룹(NCG: Nuclear Consultative Group)이 있다. 확장억제 해법은 자강기반 핵무장이 식량안보와 경제안보를 해치는 트레이드오프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딜레마를 의식한 결과다. 그런데 북한과 러시아의 신동맹 형성으로 핵안보와 식량안보를 트레이드오프해야 했던 북한의 게임이 변화될 수 있는 여지가 조성되고 있다. 북한은 NPT를 교묘히 역이용하는 방식으로 핵무장에 나서는 규칙위반 행위로 국제사회로부터 고강도 제재를 받아왔다. 그런데 국제사회의 제재대상인 또 다른 왕따국가 러시아와 전략협력에 나서면서 대북제재에 커다란 빈틈이 생기고 있다. 양국의 전략적 협력이 강화되면 될수록 대북제재의 효과는 미약해지고 결국 제재 무력화까지 이어질 수 있다. 대북제재 효과가 사라진다면 이는 북한은 트레이드오프 딜레마를 해소하게 됨을 의미한다. 나아가 사실상 공식 핵보유국으로 접근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북한이 이를 기회로 핵안보뿐 아니라 식량안보까지 챙기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김정은 정권이 이를 과거와는 확연히 차별화된 치적으로 삼을 수 있다. 트레이드오프 탈출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으로 직·간접적으로 무기수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북한의 낙후된 경제를 신장시킬 발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 또한 북한이 더 이상 핵안보와 식량안보를 트레이드오프할 필요가 없게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이처럼 게임이 변화는 상황은 북한식 왕조체제의 고착화를 불러오고 심지어 왕조체제의 최대 치적으로 포장될 여지마저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도 해내지 못했던 핵안보와 식량안보를 모두 챙긴 지도자로서 김정은을 내세울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사실상 회색지대전략의 결정판이 될 수도 있다. 변화되는 게임의 구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핵안보와 식량안보의 트레이프오프가 아닌 핵안보-식량안보 일석이조 창출 구도는 김정은 정권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비핵화를 추구하지 않을 개연성을 높인다. 되레 핵무장한 지위를 이용해서 핵강국으로서 국제정치에 영향력을 높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마찬가지로 비핵국가인 한국과는 협상대상이 아니라며 미국과 직접적인 협상을 통해서 자국의 레버리지를 높이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이런 구도가 조성된 후에 한국을 배제한 채 북한이 미국과 핵군축을 하자고 한다면 한국은 한반도 당사국으로서 설 자리를 잃게 되고 주도권 상실로 인해 북한이 파놓은 함정에 말려드는 상황에도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과 러시아의 신동맹을 단지 양자외교 수준으로 치부하는 것은 위험하다. 한반도, 인도-태평양, 나아가 국제적 차원에서도 게임을 변화시키는 공식으로 작동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은 변화하는 게임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그 게임 구도를 제대로 인식해야 핵안보는 물론 식량안보와 경제안보도 꼼꼼하게 챙겨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7-02 14:28:26[파이낸셜뉴스]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 등 이른바 밈주 주가를 다시 크게 끌어올린 밈주 열풍의 주역 키스 길이 주가 조작 혐의에 내몰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효하는 야옹이(Roaring Kitty)'라는 아이디로 유명한 레딧 주식 인플루언서 길의 계정이 모건스탠리 산하 온라인 증권거래 플랫폼인 E*트레이드에서 중지될 위기에 빠졌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길은 아울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증권감독 당국의 조사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길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임스톱 주식 보유, 또 주식을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콜옵션을 대거 매수했음을 보여주는 계정 스크린샷을 올린 것이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한 조사 착수로 이어졌다. E*트레이드에서 축출되나 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모건스탠리와 E*트레이드가 길을 플랫폼에서 축출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E*트레이드는 길이 게임스톱 주식을 매수한 직후 밈주 열풍을 촉발하는 밈을 올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가 지난달 초 약 3년 만에 소셜미디어 계정에 그림을 올리면서 활동 재개를 선언해 밈주가 폭등하기 직전 길이 E*트레이드를 통해 게임스톱 옵션을 대량으로 매수했다는 것이다. 길은 2일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게임스톱 주식 500만주를 주당 21.27달러에 매수해 지난달 31일 마감가 기준으로 가치가 1억1600만달러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정 사진을 올렸다. 그는 아울러 같은 사진에서 게임스톱 콜옵션 12만계약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주당 20달러에 매수할 수 있는 옵션으로 오는 21일 마감한다. 옵션 가치는 6570만달러에 이른다. 길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으로 볼 때 그는 주가 상승에 힘입어 옵션 차익을 포함해 모두 8550만달러 평가 차익을 거뒀다. 게임스톱 주가는 길의 포스트가 올라온 다음 날인 3일 다시 21% 폭등했다. 길이 재등장한 뒤 주가 상승률만 60%가 넘는다. 주가 조작했나 E*트레이드와 모건스탠리는 길이 소셜미디어 영향력을 이용해 자신의 잇속을 챙겼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먼저 주식과 콜옵션을 매입한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가를 띄우는 행위를 주가 조작으로 볼 수 있을지를 놓고 격론이 오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아울러 길의 계정을 중단시킬 경우 그의 밈주 군단의 주목을 끌어 회사에 피해가 가는 것이 아니냐는 점 역시 논의에 포함돼 있다. 역풍을 우려해 길 계정 차단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아직 결론은 안 났다. 미 규제당국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매사추세츠주 증권 규제 당국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현재 길의 행태를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연방 차원에서도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길이 소셜미디어에 포스트를 올린 시기와 그의 게임스톱 콜옵션 매입 시기가 서로 연관된 것인지 조사 중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6-04 07:2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