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본격적인 오페라 시즌을 맞아 기대할 만한 작품들이 연이어 관객들을 만난다.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이한 서울시오페라단의 '파우스트'와 예술의전당 신작 오페라 '더 라이징 월드(The Rising World):물의 정령', 국립오페라단 정기공연 등 탄탄한 기획과 실력파 제작·출연진으로 무장한 공연들이 4월부터 12월까지 오페라 무대를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먼저, 서울시오페라단은 2025년 시즌 첫 작품인 '파우스트'를 오는 4월 10~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파우스트'는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평생에 걸쳐 집필한 희곡 파우스트를 원작으로 프랑스 낭만주의 오페라 거장 구노가 지난 1859년 오페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고 젊음을 되찾은 파우스트와 순수한 여인 마르그리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된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지난 2022년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S씨어터 무대에서 선보인 '오플레이(오페라+연극)' 콘셉트의 '파우스트:악마의 속삭임'을 대극장 무대로 확장해 레퍼토리 공연으로 준비했다. 메피스토펠레스 역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과 베이스 전태현, 파우스트 역은 테너 김효종과 박승주가 맡는다. 아울러 마르그리트 역에 소프라노 손지혜와 황수미, 발랑탱 역에 바리톤 이승왕과 김기훈, 시에벨 역에 카운터테너 이동규와 메조소프라노 정주연이 출연한다. 특히 연기 경력 55년의 배우 정동환은 노년의 파우스트 역으로 1막에 등장해 인간이 지닌 욕망, 회한, 고통 등 복합적인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그려낸다. 연출은 지난해 서울시오페라단 '라 보엠'으로 호평받은 엄숙정이 맡았다. 또 프랑스 브장송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지휘자 이든이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위너오페라합창단과 함께 구노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선율을 깊이 있는 해석의 연주로 들려줄 예정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올해 베르디 명작 '아이다(11월 13~16일)'와 '오페라 갈라(12월 13일)'도 선보인다. '아이다'에는 뮤지컬 '시라노' 연출가 김동연이 참여해 참신한 구석과 해석으로 웅장한 무대를 구현할 예정이다. 아이다 역은 임세경, 암네리스 역은 양송미, 아모나스로 역은 유동직과 양준모가 연기한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5월 25일과 29일, 31일 3차례에 걸쳐 신작 오페라 '더 라이징 월드:물의 정령'을 세계 초연한다. 2023년 '노르마'와 2024년 '오텔로'를 잇는 오페라 기획 후속작으로, 한국 전통 소재인 물귀신과 물시계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2막 구성의 영어 작품이다. 범람하는 물로 뒤덮인 왕국과 세상과 단절된 공주, 왕국의 운명을 바꾸려는 여성 물시계 장인의 이야기를 통해 동서양을 아우르는 보편적 서사를 펼쳐 보인다. 지휘를 맡은 스티븐 오즈굿을 비롯해 메리 핀스터러(작곡), 톰 라이트(대본), 스티븐 카르(연출) 등 세계적인 수준의 제작진이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공주 역에 소프라노 황수미, 장인 역에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왕 역에 베이스바리톤 애슐리 리치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하고,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예술의전당은 '라 트라비아타', '라 보엠', '토스카' 3개 작품의 주요 명장면을 이어 만든 'SAC 오페라 갈라(8월 23~24일)'도 엄숙정 연출로 선보인다. 지휘자 홍석원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소프라노 서선영과 홍주영, 바리톤 강형규 등이 출연한다.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당신에게 사랑은 무엇인가요?'라는 대주제 아래 사랑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오페라 작품 4개를 준비했다. 지난달 공연한 '피가로의 결혼'을 시작으로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6월 26~29일)', 여성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담담하게 풀어낸 작곡가 최우정의 창작 오페라 '화전가(10월 25~26일)', 바그너 시리즈 두번째 작품인 '트리스탄과 이졸데(12월 4~7일)'를 차례로 선보인다. 이중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은 오렌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마녀의 저주에 걸린 뒤 진정한 사랑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왕자님과 어릿광대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해 '한여름 밤의 꿈'의 지휘를 맡은 펠릭스 크리거가 다시 한번 지휘봉을 잡고, 로렌조 피오로니가 연출한다. 오페라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연출은 독일 콧부스 국립극장 예술감독인 슈테판 메르키가 맡는다. 올해 설립 80주년, 재단 독립 20주년을 맞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공동 주최하는 공연으로,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이끄는 서울시향이 연주하는 무대인만큼 오페라 애호가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3-31 12:16:39본격적인 오페라 시즌을 맞아 기대할 만한 작품들이 연이어 관객들을 만난다.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이한 서울시오페라단의 '파우스트'와 예술의전당 신작 오페라 '더 라이징 월드(The Rising World):물의 정령', 국립오페라단 정기공연 등 탄탄한 기획과 실력파 제작·출연진으로 무장한 공연들이 4월부터 12월까지 오페라 무대를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먼저, 서울시오페라단은 2025년 시즌 첫 작품인 '파우스트'를 오는 10~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파우스트'는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평생에 걸쳐 집필한 희곡 파우스트를 원작으로 프랑스 낭만주의 오페라 거장 구노가 지난 1859년 오페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고 젊음을 되찾은 파우스트와 순수한 여인 마르그리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된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지난 2022년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S씨어터 무대에서 선보인 '오플레이(오페라+연극)' 콘셉트의 '파우스트:악마의 속삭임'을 대극장 무대로 확장해 레퍼토리 공연으로 준비했다. 메피스토펠레스 역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과 베이스 전태현, 파우스트 역은 테너 김효종과 박승주가 맡는다. 아울러 마르그리트 역에 소프라노 손지혜와 황수미, 발랑탱 역에 바리톤 이승왕과 김기훈, 시에벨 역에 카운터테너 이동규와 메조소프라노 정주연이 출연한다. 특히 연기 경력 55년의 배우 정동환은 노년의 파우스트 역으로 1막에 등장해 인간이 지닌 욕망, 회한, 고통 등 복합적인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그려낸다. 연출은 지난해 서울시오페라단 '라 보엠'으로 호평받은 엄숙정이 맡았다. 또 프랑스 브장송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지휘자 이든이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위너오페라합창단과 함께 구노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선율을 깊이 있는 해석의 연주로 들려줄 예정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올해 베르디 명작 '아이다(11월 13~16일)'와 '오페라 갈라(12월 13일)'도 선보인다. '아이다'에는 뮤지컬 '시라노' 연출가 김동연이 참여해 참신한 구석과 해석으로 웅장한 무대를 구현할 예정이다. 아이다 역은 임세경, 암네리스 역은 양송미, 아모나스로 역은 유동직과 양준모가 연기한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5월 25일과 29일, 31일 3차례에 걸쳐 신작 오페라 '더 라이징 월드:물의 정령'을 세계 초연한다. 2023년 '노르마'와 2024년 '오텔로'를 잇는 오페라 기획 후속작으로, 한국 전통 소재인 물귀신과 물시계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2막 구성의 영어 작품이다. 범람하는 물로 뒤덮인 왕국과 세상과 단절된 공주, 왕국의 운명을 바꾸려는 여성 물시계 장인의 이야기를 통해 동서양을 아우르는 보편적 서사를 펼쳐 보인다. 지휘를 맡은 스티븐 오즈굿을 비롯해 메리 핀스터러(작곡), 톰 라이트(대본), 스티븐 카르(연출) 등 세계적인 수준의 제작진이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공주 역에 소프라노 황수미, 장인 역에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왕 역에 베이스바리톤 애슐리 리치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하고,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예술의전당은 '라 트라비아타', '라 보엠', '토스카' 3개 작품의 주요 명장면을 이어 만든 'SAC 오페라 갈라(8월 23~24일, 엄숙정 연출)도 선보인다. 지휘자 홍석원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소프라노 서선영과 홍주영, 바리톤 강형규 등이 출연한다.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당신에게 사랑은 무엇인가요?'라는 대주제 아래 사랑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오페라 작품 4개를 준비했다. 지난달 공연한 '피가로의 결혼'을 시작으로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6월 26~29일)', 여성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담담하게 풀어낸 작곡가 최우정의 창작 오페라 '화전가(10월 25~26일)', 바그너 시리즈 두번째 작품인 '트리스탄과 이졸데(12월 4~7일)'를 차례로 선보인다. 이중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은 오렌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마녀의 저주에 걸린 뒤 진정한 사랑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왕자님과 어릿광대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해 '한여름 밤의 꿈'의 지휘를 맡은 펠릭스 크리거가 다시 한번 지휘봉을 잡고, 로렌조 피오로니가 연출한다. 오페라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연출은 독일 콧부스 국립극장 예술감독인 슈테판 메르키가 맡는다. 올해 설립 80주년, 재단 독립 20주년을 맞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공동 주최하는 공연으로,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이끄는 서울시향이 연주하는 무대인만큼 오페라 애호가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3-31 18:29:25[파이낸셜뉴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올해 재단 설립 20주년 및 창단 80주년을 기념해 대한민국 차세대 지휘자 특별 양성 프로그램인 '지휘 펠로십'을 개최한다. 21일 서울시향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지휘 펠로십'은 한국의 신진 지휘자들에게 서울시향의 리허설 경험을 제공하고,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풍부한 음악적 경험과 전문적 소양을 전수하고자 마련됐다. 지난해 7월 29일부터 9월 11일까지 진행한 참가자 모집에 총 59명이 지원했으며, 심사를 통해 선발된 8명이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먼저, '지휘 펠로십' 리허설은 오는 25~27일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서울시향 리허설 지휘 기회를 얻는 동시에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개별 지도, 지휘법, 곡 해석 등 지휘자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전수받는다. 또 내부 심사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참가자는 전문 클래식 공연장에서 서울시향을 직접 지휘할 기회를 얻고, 최종 우수 참가자는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선임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참가자 명단에는 김리라(전 네덜란드라디오필하모닉 부지휘자), 김준영(독일 하이델베르크 시립극장 제2카펠마이스터), 김효은(독일 프랑크푸르트 극장 객원지휘자), 박근태(베를린노이에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송민규(전 국립오페라단 펠로십 지휘자), 신주연(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 펠로 지휘자), 최재혁(전 베르비에페스티벌오케스트라 지휘 펠로), 해리스 한(피에르몽퇴페스티벌 부지휘자)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리허설 기간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버르토크의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등 3곡을 지휘하며 서울시향 오케스트라와 대규모 앙상블을 통해 지휘력과 음악적 표현력을 평가받는다. 3일간의 리허설 이후 서울시향은 내부 심사를 통해 특별 공연의 지휘자를 선발한다. 선발된 우수 참가자는 오는 28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5 서울시향 지휘 펠로십 특별 공연'에서 지휘를 맡는다. 이 공연은 전석 초대 공연으로 진행되며, 지난 11일부터 진행된 초대 신청이 30분 만에 마감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2-21 08:04:50[파이낸셜뉴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10년 뒤 경쟁 상대는 베를린 필하모닉입니다." 서울시향 정재왈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과 힘을 합쳐 서울시향 제2의 전성기를 이끌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정재왈 신임 대표이사는 중앙일간지 문화부 기자 출신으로 취임 직전에는 서울사이버대 부총장으로 일했다. LG아트센터와 서울예술단, 예술경영지원센터, 고양문화재단 등을 거치며 두루 경험을 쌓은 예술경영 및 문화행정 전문가다. 고려교향악단(1945년)을 모태로 하는 서울시향은 올해 설립 80주년, 재단 독립 20주년 등 중요한 분기점을 맞았다. 이에 정재왈 대표는 '2035 중장기 로드맵' 수립을 전면에 내세워 서울시향을 한국 대표는 물론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고도화하기 위해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시향의 올해 경영 전략은 △지속성장 가능한 프로그램 운영 △혁신적인 조직 운영으로 국제적 경쟁력 확보 △2035 미래 비전 중장기 로드맵 수립 △국내외 신규 협업 프로젝트 등 4가지다. 정 대표는 "서울시향의 지난 20년을 돌이켜보면 10년은 부흥기, 이후 10년은 약간의 침체기였다"며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토대로 이제는 도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음악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폭넓은 레퍼토리의 정기공연과 사회공헌 성격이 짙은 시민공연, K클래식의 매력을 알리는 해외투어 등 세 영역이 균형을 이루며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선순환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말러 교향곡 전곡 음반 녹음을 이어간다. 지난해 10월 국내 교향악단 최초로 클래식 전용 앱 '애플 뮤직 클래시컬'을 통해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음원을 공개했고, 올해는 말러 교향곡 2번 '부활'과 7번을 선보인다. 정 대표는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리더십 아래 서울시향의 연주력이 놀랍게 향상되고 있다"며 "해마다 2회 이상 녹음을 통해 서울시향 브랜드 가치와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악장 영입은 물론 수석 단원과 일반 단원 채용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부침이 많았던 서울시향의 조직 안정화와 연주력 강화를 위해서다. 특히 참여와 소통 중심의 노사관계를 재정립하고, 경영구조 개선과 안정화를 통해 조직역량을 끌어올릴 생각이다. 이를 위해 세계 명문 악단의 경영기법 벤치마킹, 단원 정년제도 도입, 자주재원 확충을 통한 재정 안정화 등 세부 실행계획을 세웠다. '2035 중장기 로드맵' 수립 기준도 이날 공개됐다. 서울시향은 글로벌 문화도시 서울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교향악단,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클래식 음악을 누리는 모두를 위한 교향악단, 지속 성장이 가능한 혁신적인 교향악단을 목표로 '3년 단위의 10년 프로젝트' 추진 전략을 세웠다. 중장기 로드맵 안에는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확보 △얍 판 츠베덴의 말러 사이클 완성 및 음반 제작 △한국 차세대 지휘자 발굴과 양성을 위한 '지휘 펠로십' △음악전문지 그라모폰 선정 '올해의 오케스트라' 도전 등 단계별 목표가 담겼다. 정재왈 대표는 "2025년을 월드 클래스 오케스트라를 향한 첫발을 내딛는 원년으로 삼고 지속가능성, 혁신, 발전 등의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6월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류의 영향이 대중문화를 넘어 순수예술 범위까지 확산되는 현상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대거 입상하는 등 K클래식 팬덤 현상이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젊고 재능 있는 아티스트와 작곡가,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K클래식의 높은 수준과 저력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20세인 2015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다시 서울시향 무대에 오른다. 2013년 ARD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1등 없는 2등상 수상을 시작으로 하노버 콩쿠르, 몬트리올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등에서 입상하며 '콩쿠르 사냥꾼'으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도 서울시향에 데뷔한다. 지난 2021년 부소니 콩쿠르에서 4개의 특별상과 함께 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협연 무대를, 2023년 한국인 최초로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수상한 윤한결이 2024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세계 초연으로 직접 지휘한 본인의 작품 '그리움'을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인다. 이외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영화 '기생충'에서 음악을 맡은 정재일의 신곡이 오는 9월 얍 판 츠베덴의 지휘로 서울시향 무대에서 세계 초연된다. 특히 올해 서울시향은 전 세계 연주자들의 꿈의 무대인 뉴욕 카네기홀의 초청으로 오는 10월 말 미국 투어에도 나선다. 지난 2007년 10월 유엔의 날 기념 카네기홀 공연과 2012년 4월 로스앤젤레스 등 4개 도시 북미 투어 이후 13년 만에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셈이다. 카네기홀 포함 총 3곳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다. 국내 협업 프로젝트 중에는 오는 12월 국립오페라단과 공동 주최하는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눈길을 끈다. 서울시향이 연주가 아닌 제작에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로서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역량이 집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오케스트라의 정체성에 있어 음악감독이 가장 중요한 만큼 츠베덴 감독을 100% 신뢰한다"며 "그가 지닌 컬러가 서울시향의 정체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1-14 10:45:20리하르트 바그너의 삶과 예술은 시대를 초월해서 이어져 오고 있다. 그의 오페라는 예술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하지만 그의 유산은 오페라와 무대 연출의 새 지평이라는 아름다운 요소들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 모순적인 그의 인생이 작품에 깊이 배어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되곤 한다. 바그너는 예술, 음악, 텍스트, 무대 등이 조화를 이루는 종합예술이라는 개념을 창조하며 오페라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탄호이저', '로엔그린' 등을 통해 음악 형식 측면에서, 주제적인 측면에서 단순한 오페라를 넘어선 작품을 만들었다. 특히 바그너는 무한 선율과 라이트모티브라는 파격적인 기법을 도입해 관객들에게 전례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바그너 이전 오페라는 아리아, 레치타티보(대사를 노래하듯 말하는 형식)로 구분이 있었으나, 바그너 음악은 끊임없이 흐르게 해 감정을 지속하게 하고 하나의 거대한 서사시로 느끼게 했다. 또 라이트모티브는 인물, 감정, 상황을 상징하는 주제 선율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이야기와 음악 사이의 연관성을 강화했다. 이러한 음악적 실험은 청중들에게 강렬하고도 최면적인 효과를 일으켰다. 주제적인 측면에서도 단순한 신화가 아닌 철학적 주제로 확장했다. '파르지팔'에서 기독교적 구원을 다뤄 니체와 같은 사상가들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인간 본질을 탐구하는 내용으로 오페라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특히 4부로 구성된 '니벨룽의 반지'는 사랑, 권력 투쟁, 배신을 다루면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까지 담아 다층적인 매력을 심었다. 바그너의 작품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큰 감동을 주며 사랑받고 있지만 그의 사상에는 어둠도 존재한다. 그의 반유대주의적 성향은 작품과 글 전반에 드러난다. 일관되게 그러한 태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히틀러가 그를 예찬했으며, 바이로이트 축제에 해마다 참석해 그에 대한 광적인 지지를 보였다. 이로 인해 그의 음악은 한때 나치즘과 결부되기도 했으며 현재 이스라엘에서 금기시된다. 그의 반유대주의적 성향은 청중에게 심각한 잘못을 위대한 예술로 감출 수 있을까라는 고민거리를 남긴다. 국립오페라단은 바그너가 가지는 명과 암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그가 던졌던 인간 본질과 철학적 질문들에 집중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내년에는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무대에 세우고 숙원사업 중 하나인 '니벨룽의 반지'를 선보여 오페라가 우리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예술임을 보여줄 것이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2024-12-02 19:01:55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는 중세 독일에 실존했던 음유시인 탄호이저와 독일에 내려오던 전설을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제작 과정에서 수많은 에피소드와 역사를 품고 있는 음악적 걸작이다. 이번 글에선 여신 베누스(비너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려 한다. 베누스는 고대 로마신화에서 사랑과 미의 여신으로 모성, 아름다운 여성성의 상징이다. 바그너의 '탄호이저'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매혹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그녀는 탄호이저를 자신의 마법동굴, 베누스베르크로 유혹해 쾌락과 무한한 사랑을 제공한다.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장식적임과 동시에 강렬한 베누스의 매력을 전달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일화는 1861년 파리 초연 때 발생했다. 당시 베누스 역을 맡은 가수에게 등장 장면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도록 주문했는데,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에 바그너는 베누스를 우아하고 고요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여러 번의 수정과 연습을 토대로 관객들에게 오히려 신비로운 베누스를 보여주게 됐다. 탄호이저는 베누스와의 관계를 알게 된 사람들로부터 분노를 사게 되고 용서를 구하고자 로마로 순례길을 떠난다. 용서를 받지 못한 탄호이저는 다시 베누스에게 돌아가는 것을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그를 오랜 시간 사랑해온 정숙한 여인, 엘리자베트의 희생을 통해 구원받게 된다. 결국 신성한 사랑을 선택하지만 바그너 본인은 베누스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음에 분명하다. 실제로 바그너는 작곡 과정에서 자신의 영감이 베누스의 무한한 사랑과 열정에서 나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베누스는 이처럼 엘리자베트와 반대되는 쾌락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오늘날 '탄호이저'는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일부 연출가들은 베누스를 단순한 유혹자가 아닌, 여성의 자율성과 권력을 상징하는 인물로 해석하기도 한다. 또 예술과 사랑, 인간의 열망을 상징하는 존재로 그려낸다. 이런 현대적인 시도는 관객들에게 오페라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2025년 '트리스탄과 이졸데', 2027년 '니벨룽의 반지'로 이어지는 국립오페라단의 바그너 시리즈는 '탄호이저'(10월 17~20일)로 그 첫 막을 올린다. 이번 '탄호이저'에선 어떤 베누스를 만날 수 있을지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셨으면 한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2024-08-26 17:58:06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는 중세 독일에 실존했던 음유시인 탄호이저와 독일에 내려오던 전설을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제작 과정에서 수많은 에피소드와 역사를 품고 있는 음악적 걸작이다. 이번 글에선 여신 베누스(비너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려 한다. 베누스는 고대 로마신화에서 사랑과 미의 여신으로 모성, 아름다운 여성성의 상징이다. 바그너의 '탄호이저'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매혹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그녀는 탄호이저를 자신의 마법동굴, 베누스베르크로 유혹해 쾌락과 무한한 사랑을 제공한다.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장식적임과 동시에 강렬한 베누스의 매력을 전달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일화는 1861년 파리 초연 때 발생했다. 당시 베누스 역을 맡은 가수에게 등장 장면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도록 주문했는데,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에 바그너는 베누스를 우아하고 고요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여러 번의 수정과 연습을 토대로 관객들에게 오히려 신비로운 베누스를 보여주게 됐다. 탄호이저는 베누스와의 관계를 알게 된 사람들로부터 분노를 사게 되고 용서를 구하고자 로마로 순례길을 떠난다. 용서를 받지 못한 탄호이저는 다시 베누스에게 돌아가는 것을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그를 오랜 시간 사랑해온 정숙한 여인, 엘리자베트의 희생을 통해 구원받게 된다. 결국 신성한 사랑을 선택하지만 바그너 본인은 베누스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음에 분명하다. 실제로 바그너는 작곡 과정에서 자신의 영감이 베누스의 무한한 사랑과 열정에서 나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베누스는 이처럼 엘리자베트와 반대되는 쾌락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오늘날 '탄호이저'는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일부 연출가들은 베누스를 단순한 유혹자가 아닌, 여성의 자율성과 권력을 상징하는 인물로 해석하기도 한다. 또 예술과 사랑, 인간의 열망을 상징하는 존재로 그려낸다. 이런 현대적인 시도는 관객들에게 오페라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2025년 '트리스탄과 이졸데', 2027년 '니벨룽의 반지'로 이어지는 국립오페라단의 바그너 시리즈는 '탄호이저'(10월 17~20일)로 그 첫 막을 올린다. 이번 '탄호이저'에선 어떤 베누스를 만날 수 있을지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셨으면 한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8-26 12:28:32"몸집은 작지만 무대 위 그의 모습엔 위엄이 넘쳐흐른다."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성악가 연광철(59·사진)에서 보낸 찬사다. 그는 바그너 성지로 통하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만 150회 이상 출연하고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궁정가수' 칭호를 받은 세계적인 베이스다. 연광철이 오는 26일 예술의전당 '보컬 마스터 시리즈' 두 번째 주자로 무대에 선다. 지휘자 홍석원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베이스 아리아의 웅장함과 매력을 전할 예정이다. 이날 공연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1부에선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과 베르디 '시몬 보카네그라' '돈 카를로' 속 아리아를 들려준다면 2부는 바그너로 채운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트리스탄과 이졸데' 그리고 '파르지팔' 속 아리아를 부른다. 연광철은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밝고 유쾌한 노래를 할지 제가 해외무대서 주로 부르는 아리아를 할지 고민하다 제가 무대서 살아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모차르트는 음악의 기본이고, 그중 '피가로의 결혼'은 젊은 시절 자주 불렀는데, 이 노래를 통해 그때 그 시절의 나를 불러내고 싶었다." 베르디와 바그너의 곡은 연광철의 음악적 자부심을 대변한다. "특히 마지막 곡 '파르지팔' 중 '그렇지 않다는 게 보이지 않니?'는 베이스 가수라면 꼭 불러야 하는 곡"이라며 "독일은 바그너의 예술성을 높이 사지만 국내에선 바그너 오페라를 접할 기회가 드물어 자칫 지루해 할까 봐 우려됐다. 하지만 독일 문화에 맥주나 소시지뿐 아니라 오페라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양가수에 대한 편견을 오로지 음악적 힘으로 극복한 노래라는 점도 특별하다. 연광철은 "외국인들이 동양가수를 자신들의 역사에 나오는 왕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며 "'돈 카를로' 속 필립왕뿐 아니라 다른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동양왕이 왜 여기에 와있냐는 둥 비아냥거릴 때가 있는데, 그걸 해결할 방법은 노래와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다. "제 키가 169m이다. 한 관객이 키가 되게 큰 줄 알았다고 말했는데 청각이 시각을 지배했다고 본다. 발음 역시 눈을 감고 들으면 독일 사람이 노래하는 것처럼 접근했다"며 그가 얼마나 치열한 노력 끝에 지금의 자리에 있는지를 내비쳤다. 연광철은 "한번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돈 카를로'를 공연했는데 당시 내가 맡은 필립왕의 아들 돈 카를로 배역으로 이용훈을 캐스팅했다.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웃었다. 동양인 왕의 아들 역할로 흑인이나 백인 가수는 어울리지 않다고 본 것일 텐데 한편으론 한국의 두 성악가가 나란히 주역을 맡았으니, 자부심을 느낄 일이다.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단연 연광철의 목소리로 접하는 바그너 아리아일 것이다. 그에게 바그너 오페라의 매력을 묻자 "어디로 갈지 모르는 것"이라고 답했다.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속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가 마지막 가사 '빈체로'를 향해 나아간다면 '파르지팔' 속 아리아는 많은 이야기와 주제가 어디로 갈지 모른다. 음악을 함께 느끼고 같이 즐겨야 한다"고 답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7-15 18:00:30“몸집은 작지만 무대 위 그의 모습엔 위엄이 넘쳐흐른다.”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성악가 연광철(59)에서 보낸 찬사다. 그는 바그너 성지로 통하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만 150회 이상 출연하고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궁정가수’ 칭호를 받은 세계적인 베이스다. 연광철이 오는 26일 예술의전당 ‘보컬 마스터 시리즈’ 두 번째 주자로 무대에 선다. 지휘자 홍석원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베이스 아리아의 웅장함과 매력을 전할 예정이다. 이날 공연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1부에선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과 베르디 ‘시몬 보카네그라’ ‘돈 카를로’ 속 아리아를 들려준다면 2부는 바그너로 채운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트리스탄과 이졸데’ 그리고 ‘파르지팔’ 속 아리아를 부른다. 연광철은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밝고 유쾌한 노래를 할지 제가 해외무대서 주로 부르는 아리아를 할지 고민하다 제가 무대서 살아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모차르트는 음악의 기본이고, 그중 ‘피가로의 결혼’은 젊은 시절 자주 불렀는데, 이 노래를 통해 그때 그 시절의 나를 불러내고 싶었다.” 베르디와 바그너의 곡은 연광철의 음악적 자부심을 대변한다. “특히 마지막 곡 ‘파르지팔’ 중 ‘그렇지 않다는 게 보이지 않니?’는 베이스 가수라면 꼭 불러야 하는 곡"이라며 "독일은 바그너의 예술성을 높이 사지만 국내에선 바그너 오페라를 접할 기회가 드물어 자칫 지루해 할까 봐 우려됐다. 하지만 독일 문화에 맥주나 소시지뿐 아니라 오페라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양가수에 대한 편견을 오로지 음악적 힘으로 극복한 노래라는 점도 특별하다. 연광철은 “외국인들이 동양가수를 자신들의 역사에 나오는 왕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며 “‘돈 카를로’ 속 필립왕뿐 아니라 다른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동양왕이 왜 여기에 와있냐는 둥 비아냥거릴 때가 있는데, 그걸 해결할 방법은 노래와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다. “제 키가 169m이다. 한 관객이 키가 되게 큰 줄 알았다고 말했는데 청각이 시각을 지배했다고 본다. 발음 역시 눈을 감고 들으면 독일 사람이 노래하는 것처럼 접근했다”며 그가 얼마나 치열한 노력 끝에 지금의 자리에 있는지를 내비쳤다. 연광철은 “한번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돈 카를로’를 공연했는데 당시 내가 맡은 필립왕의 아들 돈 카를로 배역으로 이용훈을 캐스팅했다.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웃었다. 동양인 왕의 아들 역할로 흑인이나 백인 가수는 어울리지 않다고 본 것일 텐데 한편으론 한국의 두 성악가가 나란히 주역을 맡았으니, 자부심을 느낄 일이다.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단연 연광철의 목소리로 접하는 바그너 아리아일 것이다. 그에게 바그너 오페라의 매력을 묻자 “어디로 갈지 모르는 것”이라고 답했다.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속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가 마지막 가사 ‘빈체로’를 향해 나아간다면 ‘파르지팔’ 속 아리아는 많은 이야기와 주제가 어디로 갈지 모른다. 음악을 함께 느끼고 같이 즐겨야 한다”고 답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7-15 10:10:51[파이낸셜뉴스] 성악가 베이스 연광철이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백혜선, 신창용, 박재홍,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유, 이지윤, 첼리스트 양성원, 심준호, 소프라노 강혜정 등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19일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는 연광철과 매니지먼트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베이스 연광철은 1993년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콩쿠르 우승을 시작으로 유럽의 오페라 극장 베를린 슈타츠오퍼 국립 오페라단 단원을 역임했다. 이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빈 국립오페라, 밀라노 라 스칼라, 런던 로열오페라, 파리 바스티유, 잘츠부르크 등 세계 유수 극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또한 1996년부터 ‘바그너 음악의 성지’로 불리는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150회가 넘는 공연 기록을 세우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2018년에는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인 궁정가수(카머쟁어, Kammersänger) 칭호를 받았다. 연광철은 지난 3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함께 슈만의 시인의 사랑 프로그램으로 전국투어를 성료했으며, 이를 계기로 마스트미디어와 함께 다양한 레퍼토리로 국내외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오는 7월에는 예술의전당 기획으로 보컬 마스터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모차르트부터 바그너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로 지휘자 홍석원과 함께 연주를 준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오는 6월 말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극장에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자라스트로 역을 맡아 공연을 올리고 있다. 10월-11월에는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마르케왕 역을 맡을 예정이다. 두 공연 모두 한국인 여성지휘자 김은선이 상임 음악감독 및 지휘자로 있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 진행될 예정이라 한국 출신 음악인들의 역할이 기대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6-19 08:5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