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티웨이항공은 지난 8일 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와 함께 춘천 유아숲체험원(숲속다람쥐학교)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산불 예방 교육 및 체험 활동'을 실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6월 티웨이항공과 산림청이 체결한 '탄소중립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상호 협력'의 일환으로, 매년 봄과 가을 지역 어린이를 초청해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는 산불 진화 체험 프로그램이다. 어린이들은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을 맞아 숲해설가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고성능산불진화차량(유니목) △드론 △등짐펌프 등 실제 산불 현장에서 사용하는 어린이용 장비를 직접 체험하며 산불 예방에 대해 배웠다. 또 '무궁화 동산 숲 가꾸기' 활동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며 산림의 소중함을 배우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티웨이항공 임직원들도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해 숲해설가 선생님과 함께 아이들 산불 진화 체험 교육을 돕고, 다람쥐 숲 일대에서 옥외 소화기 설치 및 봉화산 구곡폭포에서 플로깅을 진행하며 환경 정화에 힘썼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산림청과 협력해 국제 산림 보전 캠페인, 기후변화로 인한 산림 복원 활동, 산림복지시설 홍보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ESG 경영을 실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티웨이항공은 어린이 대상 산불 예방 교육뿐 아니라, 한국산림인증(KFCC) 친환경 용지로 제작한 기내지와 친환경 임산 가공품의 기내 판매 등 다양한 탄소중립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10-10 10:02:51[파이낸셜뉴스]KB금융그룹은 28일 서울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과 협업해 ‘늘봄학교’ 청각장애 초등학생을 위한 감각 체험 프로그램인 ‘콘택트먼트(C♡NTACT+MENT)’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일반기업이 리움미술관과 협업해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은 KB금융이 처음이다. ‘콘택트먼트(C♡NTACT+MENT)’는 시각에 의존해 살아가야하는 청각장애 어린이들이 몸의 고유한 감각에 집중하여 신체 감각의 확장을 경험하고 잠재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27명의 서울삼성학교 학생들은 현대 무용가 선생님과 함께 다양한 움직임 놀이를 하며 각자의 상상력을 몸으로 표현하는 체험 수업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스카프 등 도구를 활용하기도 하고 무용가 선생님을 따라 움직이면서 각자의 언어와 이야기를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활동을 통해 장애로 인한 신체적 다름에 집중하지 않고 잠재된 창의력을 펼치는 시간을 가졌다. 체험수업 이후에는 도자기, 서화, 불교미술품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2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고미술 소장품 상설전’도 관람했다. 청각장애 학생들이 쉽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큐레이터 설명, 수어통역, 문자통역, 디지털가이드 서비스가 함께 제공됐다. 체험에 동행한 한 선생님은 “아이들이 체험 수업 중 친구의 다리와 팔, 손을 이용해 나무를 만들어본 것을 너무 신기해하고 즐거워했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올해 2학기부터 전면 시행되는 ‘늘봄학교 전국 확대’라는 교육부 정책에 맞춰 ‘늘봄학교’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 모든 학생들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교과 위주의 수업이 아닌 학생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기 위한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운영 될 수 있도록 KB금융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경제금융교육뿐 아니라 특수학교 대상 문화·예술 프로그램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심각해진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 조성될 때 극복할 수 있다”면서 “KB금융은 늘봄학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돌봄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은 저출생·자영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자 ‘돌봄’과 ‘상생’을 중심으로 사회공헌 전략 체계를 개편했다. ‘돌봄’ 영역은 저출생(출산장려 지원), 보육(돌봄체계 구축), 교육(미래세대 육성), 생활·안전(시니어 케어) 분야로, 상생 영역은 일자리 지원(청년 일자리), 소상공인 지원(사업지원), 환경(탄소배출량 감축), 글로벌(의료·교육지원) 분야로 구성되어 추진된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4-08-29 15:24:00【파이낸셜뉴스 용인=장충식 기자】 경기도 용인시는 교육부 공모의 '자율형 공립고 2.0' 사업에 처인구 백암고등학교와 용인삼계고등학교가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교육부가 이번에 진행한 2차 '자율형 공립고 2.0' 공모사업에는 총 45개교가 선정됐으며, 이 중 경기도 지역에 있는 학교는 18곳이다. 백암고등학교는 올해 9월, 용인삼계고등학교는 내년 3월부터 자율형 공립고로 운영된다. 자율형 공립고 2.0 사업은 자율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등학교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해 공립고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프로젝트다. 지방자치단체와 대학·기업이 협약을 체결해 지역 여건에 맞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고, 교장 공모제를 통해 자율적 학교 운영과 교육 수준 향상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전문가를 교장으로 임용할 수 있는 것이 과거 자율형 공립고 1.0과 차이점이다. 사업에 선정된 백암고등학교와 용인삼계고등학교는 학교 운영비 외 교육부 특별교부금 1억원, 시·도교육청 대응투자금 1억원 등 매년 2억원씩 5년 동안 모두 1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약기관 등에서도 추가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전문가로부터 교육과정과 관련한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과 과정을 수립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이상일 시장은 그동안 두 학교가 자율형 공립고등학교 2.0 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 관계자 등과 만나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전개했다. 앞서 지난 6월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과 오석환 교육부 차관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으며, 같은달 24일에는 백암고등학교와 용인삼계고등학교 교장, 학부모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자율형 공립고 2.0' 운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시장은 "시장 취임 후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가 교육부와 경기교육청의 지원을 많이 확보했고,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고교 신설을 확정 짓는 등 많은 성과를 냈다"며 "이번에 백암고와 용인삼계고가 자율형 공립고 2.0 사업에 선정된 것 또한 용인의 교육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성과로 학교의 선생님들과 교직원, 학생, 학부모님들께 축하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7-23 09:47:24[파이낸셜뉴스] 외박한 17살 딸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흉기를 주며 목숨을 끊으라고 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친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계모 역시 같은 처벌을 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 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씨(56·남)와 B 씨(54·여)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이들은 작년 12월 18일 오후 6시쯤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30분쯤까지 강원 원주시 집에서 C 양(17)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C 양의 친부인 A 씨와 계모인 B 씨는 'C 양이 3일간 학교 선생님과 함께 있는 것처럼 속이고 외박했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사건으로 C 양은 '코뼈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A 씨의 경우 당시 친딸의 뺨을 수차례 때렸고, '살려달라'는 딸의 목을 조르는가 하면, 흉기를 식탁에 올려놓고 '이걸로 너의 폐를 찔러 죽어라', '네 손으로 죽어라'라고 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발생 전 A 씨는 딸에게 '너 호적 파버릴 테니까 짐 들고 나가라'고 말했는데, 딸이 짐을 싸서 나가려고 하자, 범행한 혐의다. B 씨의 경우 사건 당시 'C 양의 대답 소리가 작다'는 이유로 스마트폰 케이스 모서리 부분으로 C 양의 눈 밑 부위와 콧등을 때렸고, '아빠한테 사과하라'는 등의 말을 하며 머리채를 잡고 주방으로 끌고 가는 등 학대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피해 직후 C양은 청소년 상담 전화에 이어 등교 후 학교 측에 피해 사실을 각각 알렸고, C양의 부모는 교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재판에서 A 씨는 딸에게 "네 손으로 죽어라" 등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고, B 씨는 스마트폰 케이스로 머리를 2번 쳤을뿐 눈 밑이나 콧등을 친 사실이 없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재판부는 "고교 2학년생인 피해자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꾸며내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라며 "피해 직후 피해자의 얼굴 사진을 보면 눈 아래 부위에 선명하게 남은 붉은 상처를 식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 부장판사는 “부모를 속이고 무단으로 외박한 피해자의 행위가 이 사건의 발단이지만 얼굴을 휴대전화로 때려 코뼈를 부러뜨리고 흉기로 스스로 찔러 죽으라고 말한 것은 정당한 훈육이나 교육의 범위를 넘어서는 위법한 행위”라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14 10:16:13[파이낸셜뉴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한 초등학교 교사가 틱톡에 한 살배기 동생을 돌보며 수업을 듣는 어린이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 올렸다. 영상 속 학생은 한손으로 필기를 하고 다른 한손은 동생을 안고 젖병에 담긴 우유를 먹이고 있다. 동생을 챙기느라 바쁜 와중에도 선생님 말씀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공책에 열심히 기록하는 모습이다. 태국매체 더타이거는 "태국 중부 프라친부리 지방 출신의 이 소녀는 어머니가 일하느라 바빠 아이를 돌볼 수 없어 아기를 학교에 데려왔다"고 전했다. 이에 영상을 촬영한 담임 교사는 "엄마가 바쁘셔서 동생을 수업에 데려왔구나. 잘했다"라며 여학생을 칭찬했다고 한다. 해당 영상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졌으며, 수백만회 넘는 조회수를 올렸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10살 꼬마가 놀라운 멀티 태스킹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언니는 여동생에게 훌륭한 롤모델이 될 것이다” "앞으로 크게 될 아이다" "장하다" "엄마도 보고 힘을 내겠다"라고 응원했다. 한편, 매체는 동남아시아의 여러 개발도상국에선 이런 사례가 흔하다고 덧붙였다. 특수한 집안 사정, 혹은 빈곤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학업 대신 일을 택한다는 것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21 05:56:38[파이낸셜뉴스]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로 시작하는 익숙한 동요 모차르트 '작은 별'이 부산 온종합병원 15층 ONN공개홀에 울려 퍼지자 300여명의 청중들이 감동에 빠져들었다. 발달장애학생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그린필하모니(Green Feel Harmony)'가 25일 오후 1시 부산 부산진구 당감2동 온종합병원 15층 ONN공개홀에서 열린 '2024년 그린닥터스재단 정기총회'에서 그린닥터스 봉사단원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첫 연주회(사진)를 가져 박수를 받았다. 그린필하모니 첫 바이올린 연주회의 곡명은 모차르트의 '작은 별'. '반짝 반짝 작은 별'로 시작하는 동요로 익숙한 곡인데다 어렵지 않은 멜로디였지만 악기를 잡은 지 겨우 두 달된 발달장애 아이들로서는 만만찮은 도전이었다. 행여 아이들이 도중에 포기할까 봐서 아이들 뒤에서 단원의 어머니 한명과 그 어머니의 동료들이 영화 어벤져스 곡을 연주하며 응원했다. 어머니의 격려 덕분인지 아이들은 전혀 동요하거나 떨지 않고 당당하게 '작은 별'을 연주했다. 악보를 본적도 피아노 같은 악기를 다뤄본 적도 없는 '그린필하모니' 단원들이 겨우 두 달간의 훈련으로 끝까지 연주를 마친 채 무대를 내려오자 그린닥터스 봉사자들인 청중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로 응원했다. 초등학교 3학년생에서부터 중학교 1학년에 이르기까지 발달장애학생 5명으로 구성된 그린필하모니는 지난 3월 16일 결성됐다.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데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온종합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센터장 김상엽 박사)와 학부모들이 함께 나선 것이다. '그린필하모니' 단원들은 매주 토요일 온종합병원 7층에 마련된 연습공간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등을 배우고 있다. 단원 가운데 초등학생 4명은 모두 특수학교에 다녀야 할 만큼 장애를 갖고 있다. 자청해서 단원들을 가르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권진영씨와 정은경씨. 두 사람은 고신대 음악과 선후배 사이로 각자 병원 행정실장과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도 틈틈이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며 그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돕고 있다. 한번에 20분, 30분이라는 개인 교습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아이들의 부모들이 이를 메우려고 집에서도 연습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린필하모니 단원의 어머니는 "아이가 남들 앞에 서는 걸 좋아해요. 뭐든 뽐내고 싶은데 (발달장애) 우리아이가 이런 악기를 배우고 무대에까지 서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래서 이번 무대가 더 뜻깊고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자원봉사로 레슨해주시는 선생님들과 온종합병원 측 모두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린필하모니' 단원들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권진영 행정실장(온요양병원)은 "아이들의 부모님께서 적극 나서서 열심히 해주시는 덕분에 아이들이 이전보다 더 밝아지고, 나름 소통이 이뤄지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면서 "발달장애 아이들은 남들과 조금 다를 뿐이지 틀린 아이들이 아니므로 앞으로도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 이들을 똑같은 학생으로 대하고 꾸준히 지도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끝까지 '그린필하모니'를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린필하모니'를 지원하고 이날 연주회에 참석한 의료법인 온종합병원 윤선희 이사장은 "악보를 보지 않고, 박자를 잘 맞춰서 연주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단원들로서는 집중력과 다른 사람과의 협력을 배워나가는 값진 경험이자 자신감을 얻는 무대였고, 보고 듣는 청중들에게도 귀하고 소중한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그린필하모니'의 첫 연주회를 평가하고 칭찬했다. '그린필하모니' 단원들은 이미 음악 '작은 별'을 통해 세상과 얘기하고 있었다. 'Twinkle, twinkle, little star,How I wonder what you are!(반짝 반짝 작은 별,난 네가 무엇인지 궁금해!)'.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5-26 09:59:55"스카우트 정신인 '도전과 개척정신' '협동과 화합'의 의식을 청소년들에게 키워주고 싶습니다. 제가 이 책임을 맡은 것은 지금까지 쌓였을지도 모르는 허물을 녹여줄 만큼의 봉사 기회를 신이 저에게 주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스카우트연맹 사무실에서 만난 이찬희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59)의 말이다. 이 총재는 서울지방변호사회장과 대한변호사협회장을 거쳐 한국기자협회 자문위원장, 세계한인무역협회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법무법인 율촌 고문,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등을 두루 맡으며 '소통과 화합의 아이콘'으로 인식돼 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2명. 올해는 0.6명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향후 국가 운영의 중추적 역할로 자라날 청소년 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한정돼 있고, 사교육 경쟁 또한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소통과 협력보다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미덕이 되는 상황이다. '청소년다운 청소년이 점차 사라질 수밖에 없는' 암울한 시대가 지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총재는 올 초 연맹의 제안을 받고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지난 2월부터 총재 역할을 수행 중이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다양한 이력에 비춰 뜻밖의 행보라는 의견이 있다. ▲갑자기 총재가 된 것으로 오해들 하시는데 초·중학교 시절 보이스카우트로 활동한 평생회원이고, 직전까지 부총재이자 정관헌장개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역대 총재들은 백낙준, 김종필, 김석원 등을 비롯해 정·재계의 쟁쟁한 분들이다. 이들보다 나이나 경력 면에서 한참 부족한 사람이 총재가 되리라고는 정말 예상치 못했다. 가톨릭 신자인데 항상 신은 공평하다고 믿고 있다. 과분한 영광만큼 많은 수고를 하게 만드신 것이라고 믿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주어진 일들을 해왔다. 이번에도 그럴 마음이다. ―구체적인 경위는. ▲직전 총재이셨던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과 친분이 있었다. 2023년에 새만금에서 세계잼버리가 개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북한법을 연구하고 대학에서 강의하는 입장에서 항상 탈북민 자녀들에게 관심이 있었다. 그들이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우정을 나누는 경험을 하면 새로운 세계관을 열어주고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이 사업도 추진하고 세계잼버리의 다양한 법률 문제를 조언할 필요가 있으니 부총재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는 현재 맡은 일이 적지 않은 데다가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싶어서 완강하게 고사하였으나 위기에 처한 조직에 소통과 화합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니 헌신해달라는 부탁을 끝까지 거절하지 못했다. 직전까지 총재선거가 치열했는데, 이번에는 총재에게 강력한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단독추대돼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그러고 보면 관운도 있는 것 같다. ―지난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대한 논란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이미 1991년 강원 고성 세계잼버리를 개최하면서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 또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국격을 높여 왔다. 하지만 새만금 세계잼버리 실패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리더십 부재다. 스카우트에 대한 이해나 대규모 국제행사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았다. 물론 경험 많은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이 공동조직위원장으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대선으로 여야가 바뀌고 재선 의원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을 이끄는 총재가 몇 년의 준비기간에 조직위원장으로 참여도 못하다가 8월에 잼버리가 시작되는데 그해 2월에서야 5명의 공동조직위원장 중 1인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이제는 소모적인 책임소재 공방을 벌일 때가 아니다. 국제적으로 추락한 대한민국과 스카우트연맹의 위상을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부총재로 활동하면서 열정과 헌신으로 묵묵히 자원봉사 활동하는 스카우트 지도자들을 보면서 존경의 마음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 대원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희망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두 가지가 이제는 편히 살아도 될 만큼 정신없이 살아온 인생에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든 계기다. ―그렇다면 당면 과제와 향후 계획은. ▲가장 큰 문제는 새로 가입해야 하는 청소년 대원 감소다. 코로나19로 인해 몇 년 동안 신입 대원이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입시지옥과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감소, 새만금 세계잼버리의 실패로 인한 부정적인 시각이 생긴 것도 문제다. 또 국가나 자치단체의 예산 지원도 전혀 없는 데다 학교에서 지도자로서 청소년 대원을 육성해야 하는 선생님들에 대한 가산점을 비롯한 지원제도가 전혀 없다. 이러한 총체적 난국 때문에 스카우트 활동이 바닥을 쳤다면 이제는 위로 떠오를 시간이다. 행사는 실패했지만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아직도 우리나라에 스카우트가 있고, 많은 청소년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홍보했다. 현직 대통령이 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이고, 국회 안에도 스카우트의원연맹이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자원봉사를 하는 전국의 수많은 지도자의 열정과 헌신이 있다. 총재가 된 후 기업이나 자치단체에 각종 후원을 요청하러 다니는데 생각보다 훨씬 호응이 좋아서 큰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관심과 지원을 바탕으로 현재 방만한 스카우트연맹의 인적·물적 조직을 정비하고 청소년을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총재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청소년을 더 많이 확실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최근 청소년심리상담사 자격까지 취득했다.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한국스카우트연맹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주춧돌을 놓고,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끌어나갈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청소년을 육성하는 데 헌신했다는 총재 할아버지로서 기억되고 싶은 것이 지금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소망이다. ―스카우트 활동이 청소년에게 주는 영향은. ▲인생관을 형성할 어린 시절에 대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키운다는 것은 그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서도 얻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다. 우리 현실은 어떤가. 한국 청소년들은 콘크리트로 된 학교와 학원을 셔틀처럼 오가며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이들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들이 이런 행동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성적 지상주의의 압박 속에서 제대로 인성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회적 병폐 때문이다. 이제는 인공지능(AI) 시대이다. 암기나 교과서 위주의 지식에서 벗어나 창조와 융합을 하는 인재가 세상을 이끌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건강한 신체와 건전한 정신을 가진 청소년 양성이 필요하다.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가지고 자란 청소년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미래의 대한민국에 희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는다. ―정치적 유혹도 있었을 텐데. ▲솔직히 말하면 지난 총선에서도 여러 진영에서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경험을 했고, 우리 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의 전국 조직인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전 세계 70개국 148개 도시에 지부를 두고 있는 글로벌 조직인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의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니 정치권에서 매력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정치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해 완곡하게 고사했다. 또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대한변협회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정치권에 발을 담그는 것은 회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현재 맡고 있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나 SBS시청자위원회, 한국스카우트연맹 모두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리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을 소개한다면. ▲한국스카우트연맹은 1922년 창립된 국내 최고, 최대의 청소년 단체다. 일제 치하에서 독립운동의 하나로 청소년을 계몽하자는 취지로 조선소년군과 소년척후단이 모태가 되어 설립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1억명의 지도자와 대원이 가입돼 있다. 우리나라도 최규하 전 대통령 때까지는 현직 대통령이 명예총재를 했고, 2023년 다시 보이스카우트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이 명예총재를 맡고 있다. 당초 보이스카우트로 출발했으나 2001년부터 여성들도 참여하면서 한국스카우트연맹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현재는 남녀 대원의 비율이 비슷하다. 18개 지방연맹과 종교를 기반으로 하는 4개의 특수연맹이 있는데, 자원봉사를 하는 지도자와 연령에 따라 비버 스카우트, 컵 스카우트, 스카우트, 벤처 스카우트로 나눠진다. 올해는 한국스카우트연맹 중앙이사회에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인 김영미 한국여성변호사회 사무총장과 부장판사 출신인 양재호 김앤장 변호사 등이 합류했다. 양 변호사는 유엔대표부에서 근무하는 등 글로벌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 이찬희 총재 약력 △서울 용문고등학교 △연세대 법대 학사·석사·박사과정 수료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사법연수원 30기 수료 △제94대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제50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SBS시청자위원회 위원장 △세계한인무역협회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 △한국기자협회 자문위원장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현)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현)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5-19 18:34:05[파이낸셜뉴스] “스카우트 정신인 ‘도전과 개척정신’, ‘협동과 화합’의 의식을 청소년들에게 키워주고 싶습니다. 제가 이 책임을 맡은 것은 지금까지 쌓였을지도 모르는 허물을 녹여줄 만큼의 봉사 기회를 신이 저에게 주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동 한국스카우트연맹 사무실에서 만난 이찬희 한국스카우트연명 총재(59)의 말이다. 이 총재는 서울지방변호사회장과 대한변호사협회장을 거쳐 한국기자협회 자문위원장, 세계한인무역협회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법무법인 율촌 고문,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등을 두루 맡으며 ‘소통과 화합의 아이콘’으로 인식돼 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2명. 올해는 0.6명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향후 국가 운영의 중추적 역할로 자라날 청소년 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한정돼 있고, 사교육 경쟁 또한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소통과 협력 보다는 경쟁에서의 승리가 미덕이 되는 상황이다. ‘청소년다운 청소년이 점차 사라질 수밖에 없는’ 암울한 시대가 지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총재는 올초 연맹의 제안을 받고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지난 2월부터 총재 역할을 수행중이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다양한 이력에 비춰 뜻밖의 행보라는 의견이 있다. ▲갑자기 총재가 된 것으로 오해들 하시는데 초·중학교 시절 보이스카우트로 활동한 평생회원이고, 직전까지 부총재이자 정관헌장개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역대 총재들은 백낙준, 김종필, 김석원 등을 비롯해 정·재계의 쟁쟁한 분들이다. 이들의 나이나 경력 면에서 한참 부족한 사람이 총재가 되리라고는 정말 예상치 못했다. 가톨릭 신자인데 항상 신은 공평하다고 믿고 있다. 과분한 영광만큼 많은 수고를 하게 만드신 것이라고 믿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주어진 일들을 해왔다. 이번에도 그럴 마음이다. -구체적인 경위를 말해 달라. ▲직전 총재이셨던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과 친분이 있었다. 2023년에 새만금에서 세계잼버리가 개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북한법을 연구하고 대학에서 강의하는 입장에서 항상 탈북민 자녀들에게 관심이 있었다. 그들이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과 숙식을 함께 하며 우정을 나누는 경험을 하면 새로운 세계관을 열어주고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이 사업도 추진하고 세계잼버리의 다양한 법률문제를 조언할 필요가 있으니, 부총재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는 현재 맡은 일이 적지 않은 데다가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싶어서 완강하게 고사하였으나 위기에 처한 조직에 소통과 화합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니 헌신해달라는 부탁을 끝까지 거절하지 못했다. 직전까지 총재 선거가 치열했는데, 이번에는 총재에게 강력한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단독 추대돼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그러고 보면, 관운도 있는 것 같다. -지난 2023 새만금 세계 잼버리에 대한 논란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이미 1991년 강원도 고성 세계잼버리를 개최하면서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 또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국격을 높여 왔다. 하지만 새만금세계잼버리 실패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리더십 부재다. 스카우트에 대한 이해나 대규모 국제행사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았다. 물론 경험 많은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이 공동조직위원장으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대선으로 여야가 바뀌고 재선 의원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잼버리에 가장 전문가인 한국스카우트연맹을 이끄는 총재가 몇 년의 준비기간 동안 조직위원장으로 참여도 못 하다가 8월에 잼버리가 시작되는데 그해 2월에서야 5명의 공동조직위원장 중 1인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이제는 소모적인 책임소재 공방을 벌일 때가 아니다. 국제적으로 추락한 대한민국과 스카우트연맹의 위상을 회복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부총재로 활동하면서 열정과 헌신으로 묵묵히 자원봉사 활동하는 스카우트 지도자들을 보면서 존경의 마음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 대원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희망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두 가지가 이제는 편히 살아도 될 만큼 정신없이 살아온 인생에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든 계기다. -그렇다면 당면 과제와 향후 계획은? ▲가장 큰 문제는 새로 가입해야 하는 청소년 대원 감소다. 코로나19로 인해 몇 년 동안 신입 대원들이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입시지옥과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감소, 새만금세계잼버리의 실패로 인한 부정적인 시각이 생긴 것도 문제다. 또 국가나 자치단체의 예산지원도 전혀 없는 데다가, 학교에서 지도자로서 청소년 대원들을 육성해야 하는 선생님들에 대한 가산점을 비롯한 지원제도가 전혀 없다. 이러한 총체적 난국 때문에 스카우트 활동이 바닥을 쳤다면 이제는 위로 떠오를 시간이다. 행사는 실패했지만 새만금세계잼버리는 아직도 우리나라에 스카우트가 있고, 많은 청소년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홍보했다. 현직 대통령이 스카우트연맹의 명예총재이고, 국회 안에도 스카우트의원연맹이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자원봉사를 하는 전국의 수많은 지도자의 열정과 헌신이 있다. 총재가 된 후 기업이나 자치단체에 각종 후원을 요청하러 다니는데 생각보다 훨씬 호응이 좋아서 큰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관심과 지원을 바탕으로 현재 방만한 스카우트연맹의 인적, 물적 조직을 정비하고 청소년들을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총재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청소년을 더 많이 확실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최근 청소년심리상담사 자격까지 취득했다. 10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한국스카우트연맹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주춧돌을 놓고,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끌어나갈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청소년들을 육성하는데 헌신했다는 총재 할아버지로서 기억되고 싶은 것이 지금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소망이다. - 스카우트 활동이 청소년들에게 주는 영향은 ▲인생관을 형성할 어린 시절에 대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키운다는 것은 그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서도 얻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다. 우리 현실은 어떤가. 한국 청소년들은 콘크리트로 된 학교와 학원을 셔틀처럼 오가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이들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들이 이런 행동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성적 지상주의의 압박 속에서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회적 병폐 때문이다. 이제는 인공지능(AI) 시대이다. 암기나 교과서 위주의 지식에서 벗어나 창조와 융합을 하는 인재가 세상을 이끌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건강한 신체와 건전한 정신을 가진 청소년 양성이 필요하다.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가지고 자란 청소년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미래의 대한민국에 희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는다. -정치적 유혹도 있었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지난 총선에서도 여러 진영에서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경험을 했고, 우리 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의 전국 조직인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전 세계 70개국 148개 도시에 지부를 두고 있는 글로벌 조직인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의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니, 정치권에서 매력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정치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해 완곡하게 고사했다. 또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대한변협회장을 역임한 사람으로서 정치권에 발을 담그는 것은 회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현재 맡고 있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나 SBS시청자위원회, 한국스카우트연맹 모두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리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을 소개한다면 ▲한국스카우트연맹은 1922년에 창립된 국내 최고, 최대의 청소년 단체다. 일제 치하 때 독립운동의 하나로 청소년을 계몽하자는 취지에서 조선소년군과 소년척후단이 모태가 되어 설립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1억 명의 지도자와 대원들이 가입돼 있다. 우리나라도 최규하 전 대통령 때까지는 현직 대통령이 명예총재를 했고, 2023년에 다시 보이스카우트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이 명예총재를 맡고 있다. 그만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청소년의 건전한 육성이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분야임을 설명하고 있다. 당초 보이스카우트로 출발했으나 2001년부터 여성들도 참여하면서 한국스카우트연맹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현재는 남녀 대원의 비율이 비슷한 수준이다. 18개의 지방연맹과 종교를 기반으로 하는 4개의 특수연맹이 있는데, 자원봉사를 하는 지도자들과 연령에 따라 비버 스카우트, 컵 스카우트, 스카우트, 벤처 스카우트로 나눠진다. 올해는 한국스카우트연맹 중앙이사회에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인 김영미 한국여성변호사회 사무총장과 부장판사 출신인 양재호 김앤장 변호사 등이 합류했다. 양 변호사는 유엔 대표부에서 근무하는 등 글로벌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5-19 11:51:42[파이낸셜뉴스] 웹툰작가 주호민씨(42) 부부가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서 불법 녹음물이 증거로 인정되자 교사들은 녹음방지기를 구입하는 등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교사들이 '공교육 정상화'를 내걸고 만든 '교권지킴이'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지난 28일 '휴대용 녹음방지기' 사진이 올라왔다. 이 녹음방지기는 원가가 19만4000원에 달하는 휴대용 도청 방지 장치다. 최대 5m 반경 녹음을 방지하고, 상대방 녹음과 회의실 녹음 등을 무력화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이 기기는 8000mAh 대용량에, 보조배터리 겸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교권지킴이 측은 해당 사진과 함께 "선생님들이 이런 것까지 구매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대한민국 공교육 현실이 참담하다"라며 "법을 어기면서까지 녹음기 들려보내는 목적이 뭐냐"라고 토로했다. 이어 "다른 사람의 직장을 잃게 하는 게 목적이냐, 교사 삥 뜯으려는 게 목적이냐, 아니면 단순한 관음증 때문이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쪽이든 한 가지는 확실하다. 녹음기 들려 보내는 학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라며 "진심으로 자식을 위한다면 옷에다 녹음기 꿰매서 보낼 노력으로 홈스쿨링을 해라"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국특수교사노조는 최근 3월 신학기를 맞아 각급 학교 특수학급과 특수학교에서 적발된 불법 녹음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주호민 아들 사건의 판결 이후, 녹음이 증거로 인정되면서 불법 녹음이 정당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충청권 모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특수교사 A씨는 지난 12일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 옷소매 안감에 바느질로 부착된 녹음기를 발견했다. 또 수도권의 한 특수학교 교사 B씨도 지난 23일 학생의 가방에서 녹음기를 발견했다. 녹음기에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수업 내용이 모두 담겨 있었다 B씨는 .제3자의 녹음 행위는 불법임을 알고 있었지만, 주호민 부부와 특수교사 간 법정 공방을 보면서 학교에 신고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3-29 13:48:38[파이낸셜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초등학생 아들을 학대했다는 혐의를 받는 특수교사 A씨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갈등이 법정 밖으로 확전하는 양상이다. 주씨는 판결 직후 A씨 측이 "승전국이 패전국에 보낸 조약서" 같은 요구안을 전달했다며 선처 의사를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A씨 측은 "사실을 과장, 확대했다"고 반발했다. 특수교사 노조까지 나서 우려를 표했다. 주호민-특수교사 판결 후 법정 밖 공방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지난 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란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범행의 경미함 등을 고려해 선고를 미루고 2년 뒤 형을 면제해 주는 판결이다. 해당 판결 직후 주씨는 개인 방송을 통해 6개월 만에 입을 열고 사건의 배경과 심경을 밝혔다. 주씨는 "서이초등학교 사건으로 인해 교권 이슈가 뜨거워진 상황이었고, 그 사건과 엮이면서 '갑질 부모'가 됐다"며 "제 인생에서 가장 길고 괴로운 반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처음에는) 선처로 가닥을 잡고 입장문도 냈다"며 "선생님을 만나서 오해도 풀고, 선생님이 심하게 말한 부분이 있으니 사과받고 좋게 가려고 만남을 요청했는데 거부됐다"고 주장했다. 주씨는 A씨 측으로부터 고소 취하서 작성, 물질적 피해보상, 자필 사과문 게시 등의 요구사항이 담긴 서신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두 번째 서신에서는 피해보상 부분은 취소됐지만 "마치 승전국이 패전국에 보낸 조약서" 같아 선처의 뜻을 거뒀다는 것이 주씨의 설명이다. 반면 A씨는 주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1심 판결에 대해서도 불복 절차를 밟기로 했다. A씨는 6일 오전 10시30분께 수원지법 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꿈은 특수교사였고 그것을 타의에 의해 잃고 싶지 않아 항소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금전 요구와 피해 아동에게 '쥐새끼'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주씨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주씨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녹음파일 증거인정에...교육계도 촉각A씨는 "대법원 판례와 다르게 불법 녹음이 인정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라고도 덧붙였다. 주씨 측은 아이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서 학교에 보냈는데, 이렇게 녹음된 내용이 이번 재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으며 유죄 판결의 근거가 됐기 때문이다. 반면 대법원은 주씨와 유사한 사건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녹음기를 들려 보내 녹음한 내용에 대해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러나 사건을 심리한 곽 판사는 형법 제20조(정당행위)를 근거로 타인 간 대화 녹음의 증거 사용을 금지하는 통신비밀보호법 조항을 적용하지 않았다. 곽 판사는 "이 수업은 의무 교육에 의한 공교육이라, 녹음돼 침해되는 사생활보다 보호할 수 있는 이익이 더 커 보인다"며 "결국 통신비밀보호법에도 불구하고 (녹음 파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판결에 대해 사건 당사지인 A씨 뿐 아니라 교육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녹음이 허용된다면, 특수교사의 교육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6일 A씨의 기자회견에는 특수교사노조 관계자 등 70여명도 검은 옷을 입고 흰 국화꽃을 들며 동참했다. 이들은 "어떻게 수업하라는 거냐"라며 1심 판결에 대해 항의의 뜻을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2-06 16: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