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3000억원 규모의 판매대금 미정산으로 4만8000여개 기업에 피해를 준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여가 지났다. 최근 티몬의 영업재개가 예고됐다가 잠정 연기되는 일도 있었다. 겉으로는 티메프 사태가 일단락된 듯하지만 정산 구조의 근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가맹점에 지급할 정산대금을 100% 외부에 예치하거나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한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정작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적용대상에서 빠진 상태다. 10일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금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에는 정산자금을 법 시행 2년 뒤부터 100% 외부기관에 맡기도록 의무화하는 이른바 '100%룰'이 포함됐다.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전금법 개정안을 놓고 핀테크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정 논의가 티메프 사태로 촉발됐음에도 오히려 중소·전업 결제대행사(PG)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정산을 단순히 중개만 하는 중소·전업 PG사들은 정산금의 100%를 보증하거나 예치할 경우 유동성 악화와 보증한도 초과로 도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반면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정산자금을 다루는 대형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규제는 개정안에서 제외됐다. 현재 티몬, 위메프, 롯데쇼핑, SSG닷컴, 인터파크커머스, 11번가, G마켓, 우아한형제들 등은 모두 '겸업형 PG'로 분류된다. 이들은 유통업체이자 전자결제 기능을 자체 보유한 형태로, 전금법상 PG업의 범위에서 제외되며 해당 규제를 받지 않는다. 겸업형 PG사의 경우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을 통해 별도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해당 개정안이 규정하고 있는 정산자금의 외부 예치비율은 전금법보다 낮은 50% 수준에 불과하다. 티메프 사태는 PG 라이선스를 보유한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이 정산 의무가 불분명한 구조 속에서 판매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며 발생한 사태였지만 규제는 중소·전업 PG사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그 때문에 현재 논의가 형평성 측면에서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자체 PG 라이선스를 보유한 대규모 유통 플랫폼과 전업 PG사를 계열사로 운영하는 유통 플랫폼은 합병을 통해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규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전업 PG사의 정산 주기는 평균 2~3일로 미정산 사례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업 PG사에 대한 규제는 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업계는 전금법 개정안의 재논의와 '100%룰' 완화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5-08-10 18:27:53[파이낸셜뉴스] 티메프(티켓몬스터·위메프) 사태와 정육각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1소위 문턱을 넘었다. 정무위 소위가 이날 여야 합의로 처리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전자금융업자(PG)도 금융위원회의 직접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게 골자이다. 해당 입법은 소셜커머스 기업인 티켓몬스터와 위메프의 판매업자(셀러)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발단이 됐다. 지난해 7월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Qoo10)이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티몬과 위메프의 셀러 정산금을 끌어다 썼고, 결국 자금난에 빠져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여기에 육류 배송 스타트업 정육각도 지난 2022년 대상홀딩스로부터 유기농 식품업체 초록마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납품업체 등 250여곳의 협력업체에 약 100억원의 물품 대금을 정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여야는 유사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주요 내용은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PG도 경영개선 조치 대상에 포함 △경영 지도 기준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영업 정지·등록 취소 등 단계적 제재 △이용자 보호 관련 공시 의무화 및 위반시 2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기한 내 판매자에게 대가를 정산 지급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 기준을 5000만원을 상향 △은행 등 외부 기관으로부터 정산금 전액을 2년 간 단계적으로 100% 외부 관리 의무화 등이다. 여야 합의로 소위를 통과한 만큼 7월 임시국회 내에 국회 본회의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2025-07-21 18:50:21[파이낸셜뉴스] 1조8500억원대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인한 배임 혐의로 기소된 티몬·위메프(티메프) 경영진 재판에서 큐텐그룹의 재무 책임자가 증인으로 나와 큐텐그룹이 인수한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위시' 회사자금이 지난해 초 3개월 내에 소진될 것을 알았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영선 부장판사)는 1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구영배 큐텐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 임직원 10명에 대한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큐텐그룹의 전체 재무를 총괄하는 마크리 큐텐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리 CFO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큐익스프레스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그룹의 재무 운영을 맡고 있다. 특히 큐텐이 지난해 2월 위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티몬과 위메프 자금 600억여원을 끌어다 쓴 결정에 관여한 인물로 의심받고 있다. 리 CFO는 "2024년 2월 2일경 본인이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 등에게 보낸 예상자료 상으로 위시가 보유한 자금 700억원 이상이 3개월 내에 소진된다고 봤느냐"는 검찰 질문에 "700억원인지는 모르지만 손실은 크게 난다는 걸 알았다"고 답했다. 이는 위시 인수 이후 위시의 자금 사정이 빠르게 악화될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어 검찰이 "2024년 4월 9일 이시준이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위시 인수자금을 티몬과 위메프에서 마련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데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리 CFO는 "회삿돈으로 조달하려는 건 알았고 회사의 이익잉여금에서 나올 거라고 보고 받았다"며 "상세하게 어느 자회사에서 얼마를 조달할지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당시 티몬나 위메프나 둘 다 경영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그 내용은 몰랐느냐"고 물었다. 이에 리 CFO는 "자금 상태를 전혀 모르던 건 아닌데, 자체 자금이라면 우리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별로 신경을 안 썼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구 대표 등이 티몬·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 등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과정에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구 대표 측은 언론 보도로 인한 대량 환불이 원인이라며, 이는 경영상의 판단일 뿐 고의적인 배임이나 횡령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구 대표 등은 티몬·위메프 판매자 정산대금 1조8500억원을 가로채고, 위시 인수 명목으로 상품권 정산대금 50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큐텐그룹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한국 법인에 일감을 몰아주며,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총 727억원 상당의 각종 비용을 떠넘긴 혐의도 받는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2025-05-13 16:38:00[파이낸셜뉴스]이번 주(5월 12~16일) 법원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 약 3주 만에 재개된다. 윤 전 대통령은 처음으로 지하가 아닌 지상 출입구를 통해 법정에 출석하게 되면서 포토라인에 설지 주목된다. 1조8000억원대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티몬·위메프(티메프) 주요 경영진에 대한 증인신문도 본격 시작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 15분 윤 전 대통령의 세 번째 공판기일을 연다. 이번 재판부터 윤 전 대통령은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지상 출입구를 통해 법정에 출석하게 된다. 서울고법은 "청사 주변 상황 등을 토대로 서울고법, 서울중앙지법의 주요 관계자 등의 간담회에서 논의된 사항을 비롯해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청사관리관(서울고법원장)이 결정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두 차례 재판에서는 지하 주차장 비공개 출석이 허용됐지만, 이번에는 불허됐다. 법원은 그간 지지자들의 인근 집회 등을 고려해 안전과 보안을 이유로 들었으나, 일각에서는 특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이 지상 출입구를 이용하게 되면서 취재진 앞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등 다른 피고인과 마찬가지로 서관 출입문을 통해 도보로 입장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취재진의 질문과 카메라 세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포토라인에서 실제로 멈춰설지는 당일 경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포토라인에 선다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윤 전 대통령은 11일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운영하는 매체에 '국민께 드리는 호소'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기고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선출을 축하하고 당의 단결을 촉구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박정환 특수전사령부 참모장과 오상배 수도방위사령관 부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두 군 관계자는 계엄 당시의 지시와 현장 상황 등에 대해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제1특전대장은 "'의원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었다. 티몬과 위메프를 둘러싼 배임 혐의 재판도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영선 부장판사)는 13일 오후 2시 구영배 큐텐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 10명의 세 번째 공판을 연다. 공판은 마크 리 큐익스프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미국 국적의 리 CFO는 큐텐그룹 재무관리를 총괄하는 인물로, 지난해 10월 검찰 조사 당시 출국이 금지됐다.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구 대표 등이 티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를 이용해 이익을 챙기며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 대표 측은 언론 보도로 인해 대량 환불이 발생한 결과라며, 경영상의 판단일뿐 고의적 배임이나 횡령은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구 대표 등은 티몬·위메프 판매자 정산대금 1조8500억원을 가로채고,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인수 명목으로 상품권 정산대금 50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큐텐그룹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한국법인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총 727억원 상당의 각종 비용을 떠넘긴 혐의도 받는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2025-05-11 12:23:48[파이낸셜뉴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티몬·위메프 사태 등 영향으로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금융민원이 전년 대비 24%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이 8일 발표한 '2024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등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민원은 11만6338건으로 전년 대비 2만2496건(24%) 증가했다. 홍콩H지수 ELS 및 티메프 사태 등으로 은행, 중소·서민, 금융투자 권역 민원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은행 민원은 2만4043건으로 전년 대비 53.3%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ELS 불완전판매 등으로 방카슈랑스·펀드와 신탁 관련 민원이 각각 1048%, 1459.4% 늘었다. 중소·서민 민원도 2만9809건이 접수돼 전년 대비 45.3% 증가했다. 티메프 사태 등 영향으로 신용카드사 민원이 전년 대비 39.1% 늘어난 3645건을 기록했다. 금융투자 민원도 ELS 등 펀드 관련 민원이 증가하면서 9036건이 접수돼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증권, 부동산신탁, 자산운용 업종의 민원이 각각 867건, 168건, 125건 증가했다. 반면 투자자문의 민원은 402건 감소했다. 보험사 민원은 손해보험사는 증가했지만, 생명보험사는는 감소했다. 손해보험사 민원은 4만365건으로 전년 대비 11.4% 늘었다.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계약의 성립 및 해지, 보험모집 관련 민원이 각각 2847건, 586건, 89건 증가한 반면, 대출 관련 민원은 90건 줄었다. 생명보험사 민원은 1만3085건이 접수돼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보험모집,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관련 민원은 각각 576건, 283건 감소한 반면 계약의 성립 및 해지 관련 민원은 225건 증가했다. 지난해 금융민원 처리 건수는 10만9250건으로 전년보다 12.5% 늘었다. 일반민원은 전년보다 24.3% 증가한 7만2394건, 분쟁민원은 전년보다 5.1% 감소한 3만6856건을 기록했다. 민원 처리 기간은 41.5일로 전년 대비 6.7일 줄었고, 민원 수용률은 39.9%로 전년보다 3.3%p 늘었다. 금감원은 "분쟁조정위원회 개최를 활성화해 민원 처리 신뢰도를 높이고, 작년 보험에 도입한 '분쟁유형별 집중처리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민원과 분쟁 처리방식을 효율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금융상담은 33만7348건으로 전년보다 3.4% 감소했고, 상속인 조회는 29만6410건으로 4.7% 증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5-04-08 14:45:07[파이낸셜뉴스] 티몬·위메프(티메프)의 1조8500억원대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한 첫 재판에서 경영진들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배임·횡령 혐의와 관련해 "경영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영선 부장판사)는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 큐텐 계열사 임직원 10명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 진술과 피고인들의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는 순서로 진행됐다. 그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구 대표도 이날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직접 법정에 나섰다. 검찰은 구 대표 등에 대해 "악화된 재정 상황을 은폐하고, 티메프가 소위 '돌려막기' 영업을 지속한 결과 33만명에게 1조8000억여원 규모의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4월 3일 금융기관 이용이 마비된 이후 다음 날부터 위시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상품권 할인판매를 진행하기 시작한 점을 두고 '기망의 고의'가 있다고 보고, 사기 혐의 성립 시점을 이날로 특정했다. 이에 대해 구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회사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경영 판단에 의한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졌지만, 과연 배임 등 형사처벌 대상인지는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경위를 불문하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공소사실은 부인하지만, 이른바 티메프 사태 관련 피고인의 책임을 회피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경영진은 구 대표가 주도한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류광진 대표 측은 "구 대표가 주도한 사건에서 영업직 수행한 것에 불과한 피고인에 대해 공소사실의 죄를 포함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다른 경영진들도 '정산 방식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이에 따른 통상 업무를 수행했을 뿐 공모하거나 가담한 바 없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다음 기일을 열어 양측의 사건 구조에 대한 입장과 변론 계획을 청취한 뒤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증인으로는 마크리 큐익스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신정권 '검은 우산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피해업체 관계자 등이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판기일은 6월 10일까지 잡혀있는데 오는 7월 22일까지 격주 간격으로 추가 지정됐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정산 대금 지급이 어려운 상황을 알면서도 '역마진'과 '돌려막기' 방식으로 영업을 지속해 약 1조8563억원의 대금을 편취하고,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며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자금 727억원을 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의심해 왔다. 또 이들이 티몬과 위메프를 사실상 '개인 금고'처럼 운용해 판매자에게 지급돼야 할 정산 자금을 큐텐으로 유출했다고 보고 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2025-04-08 11:40:55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지각 변동이 빨라지고 있다.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종합몰은 티메프 몰락을 기점으로 쿠팡과 네이버 '2강 독주' 체제가 확고해지는 양상이다. 동시에 패션·식품·인테리어 등 특정 상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몰들은 외형을 확장하며 시장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종합몰 비중 50%대로 하락7일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쇼핑 월간 거래액에서 전문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월 43.2%에서 0.8%P 오른 44.0%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2월 전문몰 거래액 역시 9조2632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2% 늘었다. 같은 기간 종합몰 거래액은 11조7984억원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1.2% 감소했다. 특히 위메프 사태가 터진 지난해 8월에 종합몰 거래액이 2.0% 떨어지며 하향세에 접어든 이후 올해 2월까지 7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에서 종합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연간 61.6%에서 2024년 연간 57.0%로 4.6%P 하락한 이후 올해 2월에는 56%까지 내려갔다.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해마다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합몰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0년대 중·후반 여러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던 온라인 쇼핑 시장은 2024년 말을 기점으로 쿠팡이 사실상 '천하통일'을 이뤘다. 쿠팡은 지난해 국내 유통기업 최초이자 이커머스 기업 최대 규모인 연 매출 40조원의 고지에 오르며 온·오프라인을 아울러 1위 사업자 자리를 굳혔다. 쿠팡이 독주하는 동안 다른 종합몰 업체들은 매출과 수익성 모두 뒷걸음질쳤다. 11번가의 2024년 매출은 5618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신세계그룹에서 3조원에 인수한 G마켓은 2024년 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0% 감소하며 9612억원으로 1조원 밑까지 급락했다. 신세계의 또 다른 종합몰 계열사 SSG닷컴도 지난해 매출이 6.1% 줄어들며 1조5755억원에 그쳤다. 티메프 사태로 파장을 일으켰던 티몬과 위메프의 2024년 매출은 각각 526억원과 443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59.4%, 68% 급감했다. ■버티컬 플랫폼 승승장구종합몰이 흔들리는 동안 특정 분야 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버티컬 플랫폼들은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국내 버티컬 플랫폼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해 연 매출 1조242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 규모로 G마켓, 11번가 등 종합몰을 앞서는 수준이며 SSG닷컴과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 패션은 상대적으로 이커머스 종합몰에서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버티컬 플랫폼의 경쟁력이 압도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구 및 인테리어 분야 버티컬 플랫폼 '오늘의집' 운영사인 버킷플레이스도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2024년 연 매출이 전년 대비 22% 이상 증가하며 2879억원을 달성했고, 수년간의 적자를 끊어내고 5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리테일 테크 기업을 표방하며 식품, 뷰티 분야 전문성을 확대하고 있는 컬리도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컬리의 매출은 2조1956억원으로 전년보다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적자는 183억원 발생했으나 1년 전 1436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8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이커머스 시장을 쿠팡이 1강 체제로 독주하는 동안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버티컬 플랫폼 영역에서는 패션의 무신사, 가구의 오늘의집 같은 카테고리 전문 업체들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여전히 대외 불확실성은 짙은 상황이라 업종을 불문하고 다양한 협력과 합종연횡을 통한 생존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5-04-07 18:37:50[파이낸셜뉴스] 이번 주(4월 7~11일) 법원에서는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군·경 주요 인물들에 대한 재판이 줄줄이 열릴 예정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후 처음 열리는 재판인 만큼 피고인, 증인 등의 발언에 변화가 있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1조8000억원대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번진 이른바 '티몬·위메프(티메프)' 사건도 본격적인 재판 절차에 들어간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오는 7일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 등 경찰 수뇌부 4인의 세 번째 공판기일을 연다. 이날 재판은 '국회 봉쇄' 혐의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앞선 기일엔 두 청장이 계엄 포고령 내용대로 국회 출입을 통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증인으로 출석한 주진우 전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은 계엄 당일 김 전 청장이 '국회로 들어오는 인원을 전부 차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후 회의에서 헌법 조문을 검토한 뒤, 김 전 청장이 의원들의 출입은 허용하기로 했다고 증언했다. 군 라인의 공판도 이어진다. 오는 10일에는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보낸 혐의 등을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비롯한 비상계엄 개입 군 간부들의 세 번째 공판이 예정돼 있다. 헌재가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문에서 △비상계엄 당시 국회 활동 방해, 포고령 1호의 위헌성, 중앙선관위 점거 시도 등 주요 쟁점 모두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한 점 △국회 봉쇄, 정치인 체포 시도,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의결 방해 등도 위법한 시도로 규정한 점을 감안하면, 계엄 관련 인물들의 형사재판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있다. '티메프 사태' 관련 주요 인물들에 대한 본 재판은 8일부터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영선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혐의 등을 받는 구영배 큐텐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 경영진 10명의 첫 공판기일을 연다. 구 대표 등 주요 피고인들은 이날 법정에 출석해 검찰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를 밝히고 증인 채택 등 재판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일에는 프레젠테이션(PT) 형식으로 사건 구조에 대한 양측 의견을 듣고 본격적인 증인신문이 시작될 예정이다. 마크리 큐익스프레스 최고재무책임자와 티메프 피해자 연합 연합인 '검은 우산 비상대책위원회'의 신정권 위원장 등 피해업체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정산 대금 지급이 어려운 상황을 알면서도 '역마진'과 '돌려막기' 방식으로 영업을 지속해 약 1조8563억원의 대금을 편취하고,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며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자금 727억 원을 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의심한다. 또 이들이 티몬과 위메프를 사실상 '개인 금고'처럼 운용해 판매자에게 지급돼야 할 정산 자금을 큐텐으로 유출했다고 보고 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2025-04-06 12:22:28온라인 명품 시장 점유율 1위 플랫폼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다. 발란은 회생절차와 함께 빠르게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명품 소비가 움츠러든 상황에서 기업가치도 떨어져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다. 특히 정산 대금 지연 이후 며칠 만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과정이 지난해 '티메프' 사태를 떠올리게 하면서 입점사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월 31일 발란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올해 1·4분기 내 계획한 투자유치를 일부 진행했으나 예상과 달리 추가 자금 확보가 지연돼 단기 유동성 경색에 빠졌다"며 "파트너들(입점사)의 상거래 채권을 안정적으로 변제하고 발란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회생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일반 소비자에게는 금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현재 미지급된 상거래 채권 규모도 발란의 월 거래액보다 적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발란의 월 거래액은 평균 300억원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회생절차와 함께 빠른 인수합병(M&A)을 위해 이번 주 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생계획안 인가 전에 외부 인수자를 유치, 현금흐름을 대폭 개선해 사업의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빠르게 높일 것"이라며 "인수자 유치로 파트너들의 상거래 채권도 신속하게 변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잠재 인수자 역시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입점 파트너가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전제로 투자 및 인수를 결정하게 된다"면서 입점 파트너사와의 거래 지속과 동반성장 의지를 호소했다. 다만 정산 지연 이후 발란의 행보는 정산 안정화와 관계 회복, 플랫폼 정상화까지 연결하겠다는 발표와는 차이가 있다. 앞서 발란은 3월 24일 파트너사에 지급 예정이던 정산금 지급을 보류한 사실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직원들은 3월 26일부터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이후 28일까지 입점사별 정산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했지만 당일 최 대표는 정산 지급 일정 대신 변명에 가까운 상황 설명만 내놓아 원성을 샀다. 그는 이번 주부터는 셀러들을 만나겠다고 밝혔지만 다시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앞서 예고드린 미팅 일정은 별도 안내할 예정"이라며 확정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인수합병에 대한 업계 전망도 어둡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명품을 다루고 있는 데다 발란의 비즈니스 모델이 특별한 진입장벽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요즘 명품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인수에 나설 기업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5-03-31 18:17:33명품 거래 플랫폼인 발란의 대금 미정산 사태로 온라인 명품 버티컬(전문) 시장에 '투자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 시기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온라인 명품 시장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초 뚜렷한 수익모델 없이 '빅모델'에 의존해 외형 확장에만 치중한 탓에 '예견된 결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발란, 결제 중단으로 사태 확산30일 명품·유통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 24일 일부 입점사에 정산대금을 입금하지 못해 피해가 커지고 있다.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원 안팎으로, 전체 입점사는 1300여개다. 대금 미정산과 함께 발란이 기업회생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까지 돌면서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논란을 빚었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의 재연도 우려되고 있다. 발란은 지난 28일 밤부터 상품 구매·결제도 모두 막혔다. 발란의 자체 결제서비스인 발란페이도 멈춘 상태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정산 문제 해소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외부 자금 유입을 포함한 구조적인 변화까지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2023년만 해도 약 32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2년 만에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최근 기업가치는 2년 전 기업가치의 10분의 1 수준인 300억원가량으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발란은 국내로 시장이 한정되고 브랜드 네트워크도 부족하다 보니 기존 투자자들도 추가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 속에 몸값을 대폭 낮춰가며 투자를 유치하길 반복했다"고 말했다. 발란은 2015년 출범해 2021년에는 모델 김혜수를 기용할 정도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난 해인 2023년부터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그해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금까지 700억원의 투자금을 받은 발란은 출범 후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채 최근 75억원 투자 유치에도 미정산 사태를 초래했다. ■'빅모델 기용' 단순 사업에 한계 발란뿐 아니라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로 불리며 한때 잘 나가던 온라인 명품 거래 플랫폼 전반도 흔들리고 있다. 머스트잇은 2023년 기준 영업손실만 79억원에 달한다. 트렌비 역시 2년 새 기업가치가 3분의 1 토막 났다. 업계에선 이번 사태를 두고 오히려 "예상보다 오래 버텼다"는 시각이 많다. 당초 온라인 명품 거래 플랫폼 자체가 사업성이 없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었다는 것이다. 발란은 입점한 셀러들이 물건을 판매하고, 중개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서비스를 운영했다. 중개 수수료 외엔 별다른 수익모델이 없었던 탓에 코로나가 끝나 명품 시장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하자 직격탄을 맞았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명품은 브랜드도, 물량도 한정돼 있어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며 "재고를 태울 정도로 엄격하게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는 명품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많은 물량을 저마진에 싸게 판매해 이익을 남기는 형태의 온라인 시장에 맞지 않는 셈"이라고 말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패션디자인과 교수는 "국내 명품 거래 플랫폼들은 과당 경쟁에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 광고를 하지 않으면 매출이 전혀 나오지 않는, 사실상 수익모델 자체가 없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명품 거래 플랫폼의 '줄도산' 전망도 나온다. 이미 업계 4위였던 캐치패션도 배우 조인성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쓰면서도 2019년 출범 이후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하다 지난해 3월 사업을 정리했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명품 선프리오더(선주문) 플랫폼 디코드도 2022년엔 매출이 220억원대까지 커졌으나 코로나가 끝난 직후부터 매출이 감소해 올해 초 서비스를 종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버티컬 플랫폼들은 취급 상품군을 확대하고, 종합 플랫폼들은 버티컬 서비스를 강조하는 식으로 비슷비슷해지는 가운데 업계 '1등' 플랫폼만 살아남는 쏠림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5-03-30 18:2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