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 에이프로젠은 서울대학교 유전공학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인 정종경 교수가 서울대학교 인사위원회로부터 앱트뉴로사이언스 사장 취임을 승인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앱트뉴로사이언스는 정종경 교수를 신설된 뇌질환치료제사업부 대표(직급 사장)로 선임하는 인사발령을 실시했다. 또한 최웅기 수석부사장, 박미정 수석 개발본부장도 오늘 취임했다. 박미정 신임 수석 개발본부장은 LG생명과학 약리실장과 에이프로젠 신약연구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최웅기 언론전략 수석부사장은 SBS 성남지국장, 경기도청 방송특보,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선대위 방송특보로 활약했다. 정종경 신임 뇌질환치료제사업부 대표는 최근 앱트뉴로사이언스가 확보한 3건의 파킨슨병 치료제 및 진단법 특허 기술의 대표 발명자다. 이 특허 기술은 파키슨병의 근본 원인인 도파민 신경이 죽는 것을 방지하는 세계 최초의 약물과 파킨슨병 진단 방법에 관한 특허다. 정 교수 연구팀은 여러가지 파킨슨병 동물들에서 10,000여 가지가 넘는 생체내의 대사물질을 분석해 공통적으로 양이 줄어든 물질들을 찾아냈다. 또 이 물질들이 60명의 파킨슨병 환자의 인체 시료에서도 감소했는지도 검증했다. 최종적으로 이들 물질을 파킨슨병 쥐에 투약했을 때 파킨슨병 치료효과가 나타나고 도파민 신경이 더 이상 죽지 않도록 하는 물질을 찾아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정종경 신임 대표가 KAIST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지난 25여년 간 수행해온 오랜 연구 결과의 결정체다. 정 교수는 생명과학 분야 최고의 학술지인 셀, 네이처 등을 비롯해 손꼽히는 세계적 학술지에 110여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한 파킨슨병 분야의 세계적 거목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파킨슨병의 표준 치료법은 레보도파라는 도파민 전구체를 투약해 살아남아 있는 도파민 신경이 도파민을 좀더 많이 만들게 하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은 효과가 일시적일 뿐만 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신체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있고, 보다 근본적으로 도파민 신경이 죽는 것을 전혀 막지 못해 결국은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그에 반해 정 대표가 발명한 물질은 도파민 신경이 죽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뿐만 아니라 원래부터 우리 몸에서 운동할 때 근육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라 인체에 독성도 없다. 즉 세계 최초의 파킨슨병 원인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현재 파킨슨병의 진행을 멈출 수 있는 근본 치료제는 없다. 이에 많은 해외대형 제약사들이 근본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2023년 10월에 전임상 단계의 파킨슨병 후보물질 1개를 보유한 소형 벤처인 미국 마이토키닌사를 애브비가 막대한 돈을 들여서 인수한 것이 그 예다. ‘휴미라’로 유명한 애브비는 전임상 단계를 막 마친 후보물질 인수 대가로 마이토키닌 주주들에게 1억1000만 달러(한화 약 1590억원)의 계약금과 5억4500만달러(한화 약 7900억원)의 마일스톤 그리고 일정 경상로열티를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앱트뉴로사이언스 관계자는 “마이토키닌의 후보물질 MTK458의 타겟인 PINK1이라는 효소의 기능은 정종경 교수가 세계 최초로 밝혀내 최고의 학술지인 셀(Cell)지에 15년여 전에 발표한 것으로 그 적용 범위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에 정종경 신임 사장이 개발한 물질(프로젝트 K)은 PINK1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원인 단백질인 ‘PARKIN’ 그리고 MPTP와 로테논 등 마약 성분으로 인해 발생한 파킨슨병까지 광범위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종경 신임 사장의 취임으로 에이프로젠과 공동으로 시작한 프로젝트 K 개발이 한층 더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5-01-15 14:01:22[파이낸셜뉴스]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들이 연구중심병원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등 의료산업 발전의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뇌신경 질환, 근감소증 분야에서 의사가 창업한 기업으로는 드물게 100억 원 이상의 투자유치를 달성하고, 안과 분야 신의료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의사들의 벤처 창업은 임상에서의 경험과 지식이 연구에 그치지 않고, 첨단 의료기술 산업으로 결실을 맺고자 하는 연구중심병원 운영 방향과도 부합한다. ■세계 최초 AI기반 뇌신경질환 예측진단 솔루션 개발 기업 '휴런' 신경과 신동훈 교수가 2017년 설립한 휴런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진행된 시리즈A·B에서 총 183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신 교수는 2017년 '중추신경계 질환을 위한 신약개발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바이오마커 개발'을 주제로 보건복지부의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이 연구는 파킨슨, 뇌졸중 환자의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질환의 예후를 예측하거나 진단하는데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연구다. 신 교수는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성영희 교수, 영상의학과 김응엽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양성자 단층촬영(PET) 검사 없이 MRI만으로 파킨슨을 조기에 진단하는 AI 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현재 파킨슨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MRI와 PET 검사가 필수로, 비용과 시간면에서 환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신 교수팀은 인공지능이 탑재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뇌MRI 검사 시 몇 분의 시간을 추가 검사해 파킨슨을 조기에 진단하는 검사 소프트웨어를 고안했다. 휴런은 의료영상진단보조소프트웨어로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를 획득하고, 올해 7월 식약처 혁신의료기기 제3호로 지정받았다.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을 포함해 10개 병원에서 대규모 임상도 진행 중이다. 2022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신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도 현재까지 파킨슨병에 AI를 적용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파킨슨을 비롯한 뇌신경질환을 조기 진단하는데 세계적 표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위축증 관련 신약개발 등 4개 파이프라인 확보 '이뮤노포지' 이뮤노포지는 근감소증 치료 신약개발 기술력을 확보한 바이오벤처기업이다. 가천대 길병원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장인 안성민 교수와 동아제약, LG생명과학 등에서 25년 이상 바이오신약개발 및 글로벌 기술이전 경험이 있는 장기호 대표이사가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이뮤노포지는 근감소증 치료제 관련 용도특허를 바탕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페이즈바이오로부터 신약 물질을 기술 이전 받아 근감소증 및 근위축증 관련 질환 치료제를 발하고 있다. 현재 듀시엔형 근이영양증 및 다발성근염 관련해서 미국 FDA 임상 2상 허가를 진행 중이다. 특히 페이즈바이오는 이뮤노포지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보고 시리즈A에 참여해 이뮤노포지의 주식을 4% 넘게 보유하고 있다. 이뮤노포지는 근감소증 치료제와 만성골수백혈병 치료제 등 희귀, 난치성 질환 신약 파이프라인 4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110억원의 투자 유치 및 약 70억원의 정부 연구비를 지원받아 2022년 IPO를 목표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 교수는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국내는 물론 미국, 영국, 일본의 제약회사 및 연구진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백내장 수술용 기구의 표준을 꿈꾸는 '오큐라이트' 안과 남동흔 교수는 백내장 수술을 할 때 의사,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개선한 기구를 개발해 창업했다. 기존의 백내장 수술은 현미경 조명을 사용하기 때문에 밝은 빛이 일직선으로 조사돼 환자의 눈부심이 심하고, 각막 및 망막 손상 위험이 있다. 남 교수는 수술용 챠퍼(수정체를 찍거나 이동시키는 용도의 기구) 끝에 조명을 달아 외부에서 현미경 조명을 켜지 않고 수술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환자의 눈부심이 덜할 뿐 아니라 더욱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남 교수는 약 10년간 연구를 거듭하며 수술의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는 논문을 해외 학술지에 몇차례 발표하기도 했다. 남 교수는 지난 2017년 오큐라이트를 설립했다. '안구 내 조명을 이용한 백내장 수술'로 식약처 인허가를 획득하는 것은 물론 보건복지부 보건신기술(Net)로 인증받았다. 국내 의료진이 개발 한 수술법이 보건신기술로 인증받은 것은 최초다. 오큐라이트는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해 2019년 5월 뉴저지에 미국법인을 설립했다. 올해 6월부터 제품 생산 및 판매를 개시해 현재 국내 대학병원 4곳을 포함해 9개 병원에서 구매해 수술에 사용 중이다. 가천대 길병원에서는 모든 백내장 수술에 신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남 교수를 책임연구자로 하는 '조명챠퍼를 사용한 백내장 수술과 기존 수술 비교 임상시험'은 지난 5일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 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남 교수는 "국내 안과에서 자생한 의료신기술이 국제적으로 백내장 수술의 표준치료가 될 가능성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고 말했다. ■의사 벤처 창업, 임상경험 토대로 제품화 선도 비뇨의학과 정경진 교수와 소화기내과 정준원 교수도 창업 대열에 올랐다. 정 교수는 웨어러블 디바이드 헬스케어 제공 시스템과 발기부전 환자를 위한 기구 등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유에프유헬스'를 창업했다. 정 교수는 내시경적 접근을 통한 환부 위치 파악 감지 장치, 센서부 및 측정부를 구비한 내시경 도구 및 이를 포함하는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기업 '카이미'를 올해 2월 창업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연구중심병원 성과를 토대로 이처럼 휴런, 이뮤노포지, 오큐라이트, 유에프유헬스, 카이미 등 5개 벤처기업이 설립되는 디딤돌이 됐다. 의사들의 창업은 경험에서 시작된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의료 기술의 연구 성과가 산업 성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논의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김우경 연구부원장은 "2013년 연구중심병원 선정 이후 주요 연구 분야인 대사성질환 혁신 신약개발 및 뇌질환 진단기술 산업화 등 의료 전 영역에서 연구를 지속해 왔다"며 "전 세계적으로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 증가로 시장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연구 성과가 산업 발전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20-11-11 15:03:28【 대전=김원준 기자】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성의약품 생산업체인 ㈜듀켐바이오와 연구소기업 설립 약정을 맺었다고 28일 밝혔다. 약정에 따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광섬유 레이저를 이용한 탄소 및 산소 동위원소 분리방법 및 장치 특허기술 중 '산소 동위원소(산소-18) 농축수 생산 기술'을 현물 출자해 올해 안에 미래창조과학부 연구소기업 등록을 마치고 대덕연구개발 특구 내 ㈜듀켐바이오연구소(가칭)를 설립하게 된다. 듀켐바이오는 지난 2002년 설립된 의약품 및 의료용구 제조 전문기업으로, 신촌세브란스병원, 한양대학병원 등 6 곳의 싸이클로트론 센터에서 방사성의약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산소-18은 일반적인 물에는 0.2% 밖에 포함돼 있지 않은 안정 동위원소로, 이를 97% 이상 농축시킨 것이 방사성의약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양전자 단층촬영을 할 때 필요한 의약품으로, 주로 암을 진단하는 데 사용돼 왔다가 최근에는 파킨슨병이나 치매 같은 진단이 어려웠던 질환을 진단하는 신약이 개발되면서 점차 수요가 늘고 있다. 산소-18 농축수의 국내 시장은 연간 약 100억원 규모에 달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자광학연구부 정도영 박사팀에 의해 개발된 산소-18 농축수 생산기술은 소규모 시설로 생산이 가능할 뿐 아니라 생산성을 기존기술 대비 2배 가량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이 사례가 원자력 기술과 바이오·의료 기술을 접목시키는 '융합기술사업화'의 좋은 실례로서 더욱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이 기술이 성공적으로 사업화되면 정부의 창조경제 구현은 물론 국민보건에도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제1호 연구소기업 콜마비앤에이치㈜와 더불어 2009년 2호 연구소기업인 ㈜서울프로폴리스를 설립했다.kwj5797@fnnews.com
2014-10-28 1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