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이스라엘 축구 팬들을 겨냥한 폭력 사태에 따른 여진이 이어지면서 암스테르담 시가 비상사태 선언을 14일(현지시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10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암스테르담 시는 이스라엘 축구팀 마카비 텔아비브팀의 이스라엘 팬을 향한 폭력사태에 대한 대응책으로 시내의 모든 시위를 금지하는 비상사태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암스테르담 시 당국은 안정 상의 이유로 도심 모든 지역에서 집회 및 시위 금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날 수백명이 광장에 모야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전개했고, 이날 불법 집회 협의로 5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지난 7일 저녁 암스테르담에서 네덜란드 축구팀 아약스와 이스라엘 마카비 텔아비브 간 유로파리그(UEL) 경기가 끝난 뒤 원정 응원 온 이스라엘 축구 팬들이 공격을 받으며 시작된 이번 사태로 이스라엘은 국적기를 급파해 응원단을 본국으로 이송했다. 네덜란드에선 검찰이 체포된 60여명에게 벌금 부과 결정을 내렸다.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는 이번 사건을 '반유대인주의 공격'으로 칭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경찰은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유대인을 사냥하러 가자'는 메시지가 오갔다는 정황을 포착, 당일 사태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조사 중이다. 이 같은 유대인 공격 사태가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단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이에 오는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예정된 프랑스와 이스라엘 간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에 앞서 파리 경찰은 경기장 일대 및 대중교통 안전 강화 준비에 나서고 있다. 경기 당일엔 경찰 4000명과 경기장 직원 1600명이 투입될 예정이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1-11 16:17:50[파이낸셜뉴스]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이 유엔(UN)과 선을 긋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2024년 10월 28일 이스라엘 의회는 팔레스타인 유엔난민구호기구(UNRWA)가 자국 및 점령지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의 파괴력은 아직 가늠하기 힘들다. 유엔 활동이 일부 위축되는 수준에서 그칠지 아니면 결과적으로 전면적으로 활동을 못 하게 되는 수순을 밟을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도 이해할 수 있는 지점도 없지는 않다. 전쟁 목표 달성에 불리한 요소를 식별하여 이에 대처한다는 측면도 있고, 해당 기구 소속 일부 직원이 지난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가담한 정황에 불만을 토로했던 사실도 반영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이번 조치는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우려를 증폭시키는 것은 분명하다. 첫째, 유사입장국 공조 약화가 예상된다. 이스라엘이 더 이상 유사입장국으로 규정하기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 미국, 영국 등 소위 서방세계의 유사입장국은 이스라엘이 UNRWA 활동을 금지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해 왔다. 이번 결정으로 이스라엘이 서방세계와는 거리를 둔다는 점에서 유사입장국으로서의 속성이 약화되는 상황이 예상된다. 나아가 ‘이중기준’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신냉전 질서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 유사입장국이라는 이유로 이스라엘의 유엔 무시 행태를 규탄을 하지 않으면 유엔 약화의 주범인 러시아를 규탄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스텝이 꼬일 수 있는 것이다. 소위 국제 규범과 규칙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적용되어야 하기에 이스라엘이 이를 지속한다면 더 이상 유사입장국이 아니거나 최소한 민주주의 진영의 결속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둘째,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촉진하는 국제기구의 역할이 상당히 위축될 수 있다. 특히 유엔 기능 약화가 심화될 수 있다. 신냉전 국제질서하에서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악용하면서 유엔 기능 무력화가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유엔의 3대 기능 중 하나인 ‘인권’을 현장에서 챙기는 UNRWA의 임무를 금지시키는 것은 이스라엘도 유엔 기능 무력화를 돕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이다. 유엔 기능을 지켜내려는 현상유지 진영의 목표 달성이 현상변경 세력이 아닌 내부 행위자에 의해서 요원해지고 있다는 점은 그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 40여 년간 운영되어 온 UNRAW 사무소가 2024년을 기점으로 폐쇄 위기에 직면한 것은 유엔 기능 무실화가 단순 우려로 그치지 않을 것이란 불길한 조짐을 증폭시키기에 부족하지 않다. 셋째,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 약화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고 이는 미국 패권의 약화를 보여주는 방증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번 조치에 대해 다시 한번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비난에도 불구하고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무기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외교적 자존심에도 상처가 불가피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유엔 거리두기는 특정국가의 단순 행태 외에도 과도기 국제질서라는 구조적 요소에도 주목할 필요성을 상기시킨다. 힘에 의한 패권질서가 가동되지 않고 규칙기반 질서도 약화된 상황에서는 기존 원칙을 준수할 동기보다는 이를 무시하더라도 국익에 올인하려는 셈법이 우선시되는 역학이 부상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셈법 부상을 조기에 막아내지 못하면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는 무너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자유를 지켜내고자 하는 유사입장국이 이스라엘에 단호히 주문하는 노력과 그 강도를 높일 수 있는 외교적 공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GPS(글로벌 중추국가) 외교와 인도-태평양전략을 통해 자유와 인권을 강조해 온 핵심국이기에 한국도 이러한 노력의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가치외교와 국익외교의 융합이 더 어려워진 시점에서 원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일석이조의 효과를 달성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1-04 10:26:15[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이스라엘 공격을 주도한 장본인이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이끌었던 야히야 신와르가 사망하면서 중동 갈등이 새 국면을 맞았다. 미국 등 서방은 하마스의 즉각적인 인질 석방과 종전을 강조했지만, 이스라엘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를 지원했던 이란은 추가적인 저항을 예고했다. 서방, 신와르 사망 환영 '전쟁 끝내야'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전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에서 야히야 신와르 하마스 정치국장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0월 7일 '알 아크사 홍수' 작전을 주도했다. 당시 하마스는 신와르의 지도에 따라 이스라엘 남부를 습격해 미국 국적자 46명을 포함하여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했다. 신와르는 지난 7월 31일에 하마스의 이스마일 하니예 정치국장이 이스라엘의 공작으로 추정되는 폭발 사건으로 사망하자 후임 정치국장에 올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중재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 성명을 내고 "하마스는 이제 10월7일 같은 또 다른 테러를 감행할 능력이 없다"고 선언했다. 이어 "오늘은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에 좋은 날"이라며 밝혔다. 그는 "이제 하마스가 통치하지 않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는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회가 왔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신와르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이었으나 이제 그 장애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신와르는 10월 7일의 테러 공격과 야만적인 행동의 주요 책임자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프랑스는 하마스가 붙잡아둔 모든 인질의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성명에서 "하마스는 이제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무기를 내려놓아야 하며,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은 마침내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신와르의 죽음으로 지난해 10월7일 학살 주범이 몰락했다"며 "이제 새로운 단계가 시작돼야 한다고 믿는다. 모든 인질의 석방과 즉각적인 휴전 선포, 가자지구 재건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전쟁 끝나지 않았다"앞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침공한 뒤 빠른 속도로 하마스 전투 병력을 제거했지만 신와르를 잡지 못해 승리 선언을 할 수 없었다.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은 17일 성명에서 신와르 제거가 "이스라엘이 이룬 커다란 군사적, 도덕적 업적이자 이란이 이끄는 이슬람의 사악한 축에 맞선 자유세계 전체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몇 년 동안 가자지구 작전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스라엘인) 인질의 귀환과 하마스 통치의 교체를 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기준으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이스라엘 인질은 약 107명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최소 3분의 1은 이미 사망했다고 추정된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7일 저녁 연설에서 "하마스는 더는 가자지구를 통치하지 못할 것"이라며 "비로소 가자 주민들이 하마스의 폭정에서 벗어날 기회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에게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전력을 다해 (전쟁을) 계속하겠다"면서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네타냐후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신와르는 여러분의 삶을 망쳤고, 그는 자신이 사자라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어두운 굴에 숨어지냈다"며 "그는 우리 군인들에게 겁을 집어먹은 상태로 죽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하마스 대원들에게 "여러분의 지도자들은 도망치고 있고 제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들어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을 거부했던 이스라엘은 영구적인 가자지구 주둔을 주장하면서 가자지구를 계속 비무장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영구적으로 휴전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 보도에서 비록 신와르가 죽었다고 해도 양측의 기본 입장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란 중심 '저항의 축'위태하마스를 비롯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친(親)이란 무장조직으로 '저항의 축'을 형성해 중동 정세에 개입했던 이란은 하마스 수장이 또 다시 사망하면서 곤경에 처했다. 아미르 사이에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17일 신와르 사망과 관련해 "저항 정신이 거세질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란은 지난 7월 31일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에서 폭사하고, 이스라엘이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수장이었던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하자 이달 1일 이스라엘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일 나스랄라의 후임으로 헤즈볼라 사무총장에 임명된 하심 사피에딘을 겨냥해 공습을 가했고, 8일 발표에서 사피에딘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신와르까지 사망하면서 저항의 축에서 양대 세력을 형성했던 하마스와 헤즈볼라 모두 지도부 공백에 빠졌다. 아울러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후티 반군 거점을 공격하고 있는 미국은 이례적으로 전략 자산에 속하는 'B-2' 폭격기까지 동원해 공습을 강화했다.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16일 발표에서 후티 반군 지하 무기고 폭격에 B-2를 투입했다며 "언제든, 어디든, 필요할 때 이러한 목표물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미국의 글로벌 타격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 포스트는 신와르 사망이 저항의 축에 심각한 타격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란 입장에서 이스라엘에 가장 가까운 하위조직이 하마스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와르가 사망한 만큼 이란도 계산을 다시 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지도부가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휴전과 인질 석방을 통한 중동 긴장완화를 원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동시에 이란과 대리세력들이 이스라엘과 싸우고자 하는 욕구가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0-18 08:20:38[파이낸셜뉴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신베트(국내 정보기관)가 1년간 추적한 끝에 어제(16일) 남부사령부 소속 군인들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 테러조직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828여단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 대원 3명을 사살했으며, 시신 신원을 통해 신와르 사망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인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주도해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신와르의 사망은 중동 정세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비로소 가자 주민들이 하마스의 폭정에서 벗어날 기회가 왔다"면서도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마스에 납치된 자국민 인질을 거론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전력을 다해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식을 전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은 신와르 제거로 정의를 구현했다"며 "군은 이스라엘 국민이나 군인을 해치려는 이들을 누구든 찾아가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외무 장관도 "작년 10월 7일의 학살과 잔학행위에 책임이 있는 대량 살인범 야히야 신와르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죽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이스라엘이 이룬 커다란 군사적, 도덕적 업적이자 이란이 이끄는 이슬람의 사악한 축에 맞선 자유세계 전체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신와르는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을 설계하고 주도한 인물로 이스라엘군의 '제거 1순위' 표적으로 꼽혔다. 이에 이스라엘을 지원해온 동맹국들은 신와르 사망으로 평화의 장애물이 제거됐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곧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및 다른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축하하기 위해 대화할 것"이라며 "이제 하마스가 통치하지 않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는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회가 왔다"고 기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신와르는 10월 7일의 테러 공격과 야만적인 행동의 주요 책임자였다"며 "프랑스는 하마스가 붙잡아둔 모든 인질의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하마스는 이제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무기를 내려놓아야 하며,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은 마침내 끝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 장관은 하마스 무장대원들을 향해 "이제 나와서 인질들을 풀어주고 손 들어 항복할 때"라고 경고했다. 요르단강 서안 통치를 주도해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신와르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긴급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18 07:43:41[파이낸셜뉴스] 인도의 한 부부가 사망한 아들의 냉동 정자를 돌려받기 위해 4년간 법적 싸움을 한 끝에 승리했다. 지난 10일 영국 BBC 등 외신은 델리 고등법원이 병원이 보관 중인 30대 남성의 냉동 정자를 부모에게 반환하라는 판결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혼이었던 프리트 인데르 싱은 혈액암에 걸려 투병하다 2020년 9월 30세로 숨졌다. 앞서 그는 생식능력 저하에 대비하라는 병원의 권유로 화학요법 시작 3개월 전에 정자를 냉동 보관했다. 싱이 사망하자 그의 부모는 냉동 정자로 손주를 가지기를 원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정자는 법적 배우자에게만 돌려줄 수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생명윤리 문제와 무책임한 새 생명 탄생에 대한 우려가 이유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부모가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분쟁으로 넘어갔고, 부부는 법정에서 “태어날 아이를 직접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들이 사망한 후에는 두 딸이 아이의 양육을 이어받아 책임지겠다고 동의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 아울러 이들 부부의 법률 대리인은 “인도의 대리모 관련법은 대리모의 상업적 이용을 막기 위한 것이지, 슬픔에 잠긴 부모의 개인적 자유를 막기 위한 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인도법상 정자 소유자의 동의가 있다면 사후 수정을 금지할 수 없다”면서 “사망인의 배우자나 자녀가 없을 경우 부모가 법정 상속인이 되므로 정자 샘플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결했다. 현재 부부의 친척 중 한 명이 대리모가 되기로 동의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BBC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서면 동의 시 사후 수정을 허용하지만, 인도를 포함한 여러 국가는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이런 요청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차원에서 군인들의 정자를 무료로 냉동 보관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의 정자를 이용한 사후 수정과 관련한 전례는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18년 인도에서는 48세 여성이 27세에 뇌종양으로 숨진 아들의 정자로 대리모를 통해 손자를 본 전례가 있다. 2019년에는 뉴욕 대법원이 사고로 숨진 육군 생도의 부모에게 냉동 정자 사용을 허가한 바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13 18:43:46[파이낸셜뉴스] 세계 각국에서 여러 단체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미술작품에 테러를 하는 사건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에서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에 테러를 가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0일(현지시각) 스카이뉴스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전 영국 런던 국립미술관에 전시된 피카소의 ‘모성’(Motherhood)이 의문의 남녀에 의해 훼손당할 뻔한 일이 일어났다. X(옛 트위터) 등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남녀는 자신들이 들고 온 사진 한 장을 펼쳐 피카소의 작품 위에 붙였다. 이 사진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촬영된 것으로 아이를 끌어안고 울부짖는 어머니의 모습이 찍혔다. 사진을 그림 위에 올린 뒤 손으로 꾹꾹 눌러 접착시킨 남성은 곧바로 직원에게 제압돼 끌려 나가며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고 외쳤다. 그 사이 여성은 바닥에 주저앉아 빨간색 페인트를 쏟았다. 피카소의 ‘모성’은 2480만 달러(약 334억6000만원)짜리 작품이다. 다행히 액자 속 그림은 손상되지 않았지만, 미술관 측은 소동 이후 한동안 전시실을 폐쇄해야 했다. 이 남녀의 정체는 현지 환경단체 ‘청년의 요구’(Youth demand) 회원들로 밝혀졌다. 단체는 X에 이날 영상을 올린 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영국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달 리버풀에서 열린 노동당 회의 때도 회의장 창문에 ‘학살 회의’라는 문구를 적어 제지당한 바 있다. 남녀는 경찰에 연행돼 구금됐다. 최근 영국에선 정부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단체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 칼리지에 걸린 아서 제임스 밸푸어(1848∼1930) 전 영국 총리 초상화를 찢는 사건이 벌어졌다. 밸푸어는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국가를 수립하는 것을 약속한 ‘밸푸어 선언’의 당사자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불씨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는 환경운동가들이 수프를 뿌리는 등 수차례 봉변을 겪은 바 있다. 또 런던 국립미술관에 소장된 고흐의 '해바라기'도 환경운동가들의 수프 테러를 당했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11 14:14:14[파이낸셜뉴스] 다음달 대선을 앞둔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1주년을 맞아 여전히 휴전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실책을 비난했으며 이스라엘 측은 목표 달성까지 전쟁을 계속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해리스, 이스라엘 옹호하면서도 휴전 촉구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워싱턴DC 유대교 회당의 랍비와 함께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피격 사태를 추모하는 촛불을 켰다.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는 사건 당일 이스라엘 남부를 습격해 미국 국적자 46명을 포함하여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하마스 및 하마스에 동조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두 단체를 지지하는 이란 및 예멘 후티 반군 상대로 공격을 주고받고 있다. 올해 들어 카타르, 이집트와 함께 가자지구 휴전을 중재했던 바이든은 7일 성명을 내고 "나는 1년이 지나서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계속해서 이스라엘 국민의 안전, 이스라엘의 안보와 존재할 권리를 확보하는 데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 이란의 공격을 상대로 자국을 방어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든은 "우리는 가자에서 인질을 집으로 데려오고, 현지의 고통을 완화할 수 있는 인도적 지원의 쇄도를 가능하게 하며,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고, 이 전쟁을 끝낼 휴전 합의를 타결하기 위한 노력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 모두 안보, 존엄, 평화를 누리며 살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에게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넘겨받은 해리스도 이날 워싱턴DC 부통령 관저에서 유대계 남편인 더그 엠호프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리스는 하마스의 테러가 "악행"이라며 "나는 10월 7일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고 세계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이스라엘이 방어를 위해 필요한 것을 갖추게 하고 전 세계 유대인의 안전과 안보를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자지구 휴전에 대해서는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이것은 이번 정부의 최고 우선순위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해리스는 이날 별도 성명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의 존엄과 자유 등을 위해 싸우겠다며 "무고한 사람들의 고통을 끝내기 위한 인질 교환 및 휴전 합의 시간이 너무 지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바이든 정부 재차 공격...이스라엘은 "반격" 주장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선 트럼프도 이날 미국 뉴욕의 유대교 회당을 방문해 가자지구에 붙잡힌 인질 석방을 기원했다. 그는 이날 우파 라디오 '휴 휴잇 쇼'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지난해 10월 공격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과 해리스가 이스라엘의 승리를 방해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그들은 모든 것의 정 반대를 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할 경우 지지 여부를 묻자 "이란은 187개의 미사일로 그들을 공격했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공격할 자격이 있고 공격해도 누구나 화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공화당 대선 캠프도 성명을 내고 지난해 10월 사태에 대해 "트럼프가 집권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 정부가 바이든 정부의 "무능하고 유약한 정책때문에 더욱 강하고 부유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날 오전 6시 29분에 맞춰 전국적으로 추모 사이렌이 울렸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날 내각 회의에서 "하마스 통치를 타도하고, 사망자를 포함한 모든 인질을 돌려받으며, 가자지구 위협을 막아내고, 이스라엘 남부와 북부의 주민들이 모두 집으로 귀환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악의 축'에 반격하는 것이 안보의 필수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스라엘 인질 및 실종자 가족 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에게 인질 귀환을 위한 휴전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아랍 및 유럽 정상들도 가자전쟁 1주년을 맞아 성명을 냈다.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7일 소셜미디어 엑스에 글을 올려 "히틀러가 그랬던 것처럼 네타냐후와 그의 살인 조직도 인류 공동의 연합으로 제지당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는 엄청난 고통을 애도하며 "오늘 우리는 전 세계의 유대인 공동체와 함께한다"고 밝혔다. 유럽 정상들은 전쟁의 고통을 애도하면서도 '두 국가 해법'을 포함한 평화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0-08 08:43:04【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의 최대 무슬림 유권자 단체가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패배시킬 책임이 있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엠게이지 액션은 트럼프 정부 때의 이슬람 혐오 및 다른 유해한 정책으로 복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엠게이지 액션은 워싱턴DC에 기반을 두고 총 8개 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경합주인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랍과 무슬림계 미국인들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다. 그러나 가자지구 전쟁이 장기화되고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면서 이들은 조 바이든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왔다. 이 단체는 "이번 지지는 해리스 부통령과 모든 이슈에 대해 동의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 단체의 지지와 관련, "가자지구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스라엘이 안전해지고, 모든 인질이 석방되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고통이 끝나는 한편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유, 존엄, 안전, 자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국이슬람관계협의회(CAIR)가 지난 8월말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무슬림계 미국인 유권자의 29.4%는 해리스 부통령을, 29.1%는 녹색당의 질 스타인 후보를 각각 지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11.2%였다. 16.5%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9-26 04:21:23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에 이어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피살되면서 중동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하마스는 강력 대응을 천명했고 이란도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7월3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약 10개월째 이어지는 와중에 하마스 서열 1위 지도자가 이란 심장부에서 살해되면서 중동 정세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확전 위기 속에 이란의 대응이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하니예가 전날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내고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암살됐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그의 거주지를 표적으로 한 이스라엘의 급습을 받아 경호원과 함께 살해됐다. 하니예는 이란이 '저항의 축'이라 부르는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등의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이란을 방문 중이었다. 이란의 발표대로 이스라엘군의 소행이 맞는다면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이후 102일 만이다. 하마스는 하니예가 "시온주의자들의 공습으로 사망했다"며 "위대한 팔레스타인인과 아랍인, 이슬람 국가와 세계의 자유인들에게 형제이자 지도자인 이스마엘 이스마엘 하니예를 순교자로 선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마스 고위 관리 무사 아부 아르무즈는 하니예 암살은 "처벌받지 않은 채 지나갈 수 없는 비겁한 행위"라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고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TV가 보도했다. 또 하마스 고위 관리 사미 아부 주리도 성명에서 "이번 암살로 긴장이 고조될ㅜㅜㅜ 것이며 이스라엘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니예 암살에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긴급 회의를 소집했으며 "하니예가 흘린 피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카나니 대변인은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순교하면서 깰수 없는 이란과 팔레스타인간 깊은 관계와 저항운동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이스라엘은 7월27일 발생한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도 공습,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니예 사망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외국 언론의 보도에는 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가 이란에서 살해 됐다는 보도를 봤다면서도 추가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올해 62세로 가자시티 인근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하니예는 1980년대 1차 인티파타(민중봉기) 당시 하마스에 합류했다. 그는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의 대승을 이끌고 총리에 올랐지만, 이후 선거 결과를 둘러싼 하마스와 파타(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도)간 갈등 속에 해임됐다. 이후 2007년 하마스가 일방적으로 가자지구 통치를 시작하면서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자를 맡았다. 하니예는 2017년 2월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야히야 신와르에게 넘기고 같은 해 5월 하마스 정치국장으로 선출된 뒤 카타르에서 생활해왔다. 가자전쟁 발발 후에는 이집트, 카타르,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의 휴전협상에 참여해왔다. 하니예가 평소 강한 어조를 사용해왔지만 하마스 내부에서도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공격을 주도한 신와르에 비해 온건파이자 실용주의자로 알려져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7-31 17:59:55[파이낸셜뉴스]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에 이어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피살되면서 중동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하마스는 강력 대응을 천명했고 이란도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7월3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약 10개월째 이어지는 와중에 하마스 서열 1위 지도자가 이란 심장부에서 살해되면서 중동 정세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확전 위기 속에 이란의 대응이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하니예가 전날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내고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암살됐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그의 거주지를 표적으로 한 이스라엘의 급습을 받아 경호원과 함께 살해됐다. 하니예는 이란이 '저항의 축'이라 부르는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등의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이란을 방문 중이었다. 이란의 발표대로 이스라엘군의 소행이 맞는다면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이후 102일 만이다. 하마스는 하니예가 "시온주의자들의 공습으로 사망했다"며 "위대한 팔레스타인인과 아랍인, 이슬람 국가와 세계의 자유인들에게 형제이자 지도자인 이스마엘 이스마엘 하니예를 순교자로 선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마스 고위 관리 무사 아부 아르무즈는 하니예 암살은 "처벌받지 않은 채 지나갈 수 없는 비겁한 행위"라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고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TV가 보도했다. 또 하마스 고위 관리 사미 아부 주리도 성명에서 "이번 암살로 긴장이 고조될 것이며 이스라엘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니예 암살에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긴급 회의를 소집했으며 "하니예가 흘린 피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카나니 대변인은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순교하면서 깰수 없는 이란과 팔레스타인간 깊은 관계와 저항운동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이스라엘은 7월27일 발생한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도 공습,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니예 사망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외국 언론의 보도에는 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가 이란에서 살해 됐다는 보도를 봤다면서도 추가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올해 62세로 가자시티 인근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하니예는 1980년대 1차 인티파타(민중봉기) 당시 하마스에 합류했다. 그는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의 대승을 이끌고 총리에 올랐지만, 이후 선거 결과를 둘러싼 하마스와 파타(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도)간 갈등 속에 해임됐다. 이후 2007년 하마스가 일방적으로 가자지구 통치를 시작하면서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자를 맡았다. 하니예는 2017년 2월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야히야 신와르에게 넘기고 같은 해 5월 하마스 정치국장으로 선출된 뒤 카타르에서 생활해왔다. 가자전쟁 발발 후에는 이집트, 카타르,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의 휴전협상에 참여해왔다. 하니예가 평소 강한 어조를 사용해왔지만 하마스 내부에서도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공격을 주도한 신와르에 비해 온건파이자 실용주의자로 알려져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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