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에 이어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피살되면서 중동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하마스는 강력 대응을 천명했고 이란도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7월3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약 10개월째 이어지는 와중에 하마스 서열 1위 지도자가 이란 심장부에서 살해되면서 중동 정세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확전 위기 속에 이란의 대응이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하니예가 전날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내고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암살됐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그의 거주지를 표적으로 한 이스라엘의 급습을 받아 경호원과 함께 살해됐다. 하니예는 이란이 '저항의 축'이라 부르는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등의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이란을 방문 중이었다. 이란의 발표대로 이스라엘군의 소행이 맞는다면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이후 102일 만이다. 하마스는 하니예가 "시온주의자들의 공습으로 사망했다"며 "위대한 팔레스타인인과 아랍인, 이슬람 국가와 세계의 자유인들에게 형제이자 지도자인 이스마엘 이스마엘 하니예를 순교자로 선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마스 고위 관리 무사 아부 아르무즈는 하니예 암살은 "처벌받지 않은 채 지나갈 수 없는 비겁한 행위"라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고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TV가 보도했다. 또 하마스 고위 관리 사미 아부 주리도 성명에서 "이번 암살로 긴장이 고조될ㅜㅜㅜ 것이며 이스라엘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니예 암살에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긴급 회의를 소집했으며 "하니예가 흘린 피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카나니 대변인은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순교하면서 깰수 없는 이란과 팔레스타인간 깊은 관계와 저항운동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이스라엘은 7월27일 발생한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도 공습,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니예 사망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외국 언론의 보도에는 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가 이란에서 살해 됐다는 보도를 봤다면서도 추가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올해 62세로 가자시티 인근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하니예는 1980년대 1차 인티파타(민중봉기) 당시 하마스에 합류했다. 그는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의 대승을 이끌고 총리에 올랐지만, 이후 선거 결과를 둘러싼 하마스와 파타(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도)간 갈등 속에 해임됐다. 이후 2007년 하마스가 일방적으로 가자지구 통치를 시작하면서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자를 맡았다. 하니예는 2017년 2월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야히야 신와르에게 넘기고 같은 해 5월 하마스 정치국장으로 선출된 뒤 카타르에서 생활해왔다. 가자전쟁 발발 후에는 이집트, 카타르,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의 휴전협상에 참여해왔다. 하니예가 평소 강한 어조를 사용해왔지만 하마스 내부에서도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공격을 주도한 신와르에 비해 온건파이자 실용주의자로 알려져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7-31 17:59:55[파이낸셜뉴스]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에 이어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피살되면서 중동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하마스는 강력 대응을 천명했고 이란도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7월3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약 10개월째 이어지는 와중에 하마스 서열 1위 지도자가 이란 심장부에서 살해되면서 중동 정세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확전 위기 속에 이란의 대응이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하니예가 전날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내고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암살됐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그의 거주지를 표적으로 한 이스라엘의 급습을 받아 경호원과 함께 살해됐다. 하니예는 이란이 '저항의 축'이라 부르는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등의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이란을 방문 중이었다. 이란의 발표대로 이스라엘군의 소행이 맞는다면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이후 102일 만이다. 하마스는 하니예가 "시온주의자들의 공습으로 사망했다"며 "위대한 팔레스타인인과 아랍인, 이슬람 국가와 세계의 자유인들에게 형제이자 지도자인 이스마엘 이스마엘 하니예를 순교자로 선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마스 고위 관리 무사 아부 아르무즈는 하니예 암살은 "처벌받지 않은 채 지나갈 수 없는 비겁한 행위"라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고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TV가 보도했다. 또 하마스 고위 관리 사미 아부 주리도 성명에서 "이번 암살로 긴장이 고조될 것이며 이스라엘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니예 암살에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긴급 회의를 소집했으며 "하니예가 흘린 피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카나니 대변인은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순교하면서 깰수 없는 이란과 팔레스타인간 깊은 관계와 저항운동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이스라엘은 7월27일 발생한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도 공습,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니예 사망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외국 언론의 보도에는 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가 이란에서 살해 됐다는 보도를 봤다면서도 추가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올해 62세로 가자시티 인근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하니예는 1980년대 1차 인티파타(민중봉기) 당시 하마스에 합류했다. 그는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의 대승을 이끌고 총리에 올랐지만, 이후 선거 결과를 둘러싼 하마스와 파타(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도)간 갈등 속에 해임됐다. 이후 2007년 하마스가 일방적으로 가자지구 통치를 시작하면서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자를 맡았다. 하니예는 2017년 2월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야히야 신와르에게 넘기고 같은 해 5월 하마스 정치국장으로 선출된 뒤 카타르에서 생활해왔다. 가자전쟁 발발 후에는 이집트, 카타르,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의 휴전협상에 참여해왔다. 하니예가 평소 강한 어조를 사용해왔지만 하마스 내부에서도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공격을 주도한 신와르에 비해 온건파이자 실용주의자로 알려져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7-31 14:10:17[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실질적인 최고 지도자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됐다. 하마스는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을 의심하고 있다. 7월31일(현지시간) 이란 언론들은 이란 혁명수비대를 인용해 하마스의 정치 책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암살됐다고 보도했다. 하니예는 하루전 거행된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을 위해 이란을 방문 중이었다.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하니예가 사망한 구체적인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혁명수비대는 하니예 외에 경호원 1명도 '순교'했다고 밝혔다. 하니예의 암살 배후에 누가 있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AP통신은 사건 직후 곧바로 이스라엘이 지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AP는 지금까지 이스라엘 정보국인 모사드가 관련된 암살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곧바로 성명을내지 않아온 점을 주목했다. 하마스는 "하니예가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시온주의자들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위대한 팔레스타인인과 아랍인, 이슬람 국가와 세계의 자유인들에게 형제이자 지도자인 이스마엘 이스마엘 하니예를 순교자로 선포한다”고 했다. 하니예는 지난 2006년 잠시 팔레스타인 총리로 지명됐으나 하마스가 경쟁 상대인 파타를 가자지구에서 축출하자 경질됐다. 그는 2017년 하마스의 정치부 대표로 선출됐으며 미국 국무부는 그 다음해에 그를 테러범으로 지명했다. 하니예는 지난 2019년 가자지구를 떠나 카타르에서 망명 생활을 해왔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1200명이 사망하고 250명 이상이 인질로 끌려가자 하니예를 비롯한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지난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가자의 하마스 최고 지도자 예야 신와르가 주도했다. 신와르는 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에서 사라졌으며 이스라엘은 그의 소재를 찾는 중이라고 AP는 전했다. 이번 암살에 이란에서는 하니예와 가까운 사이였던 이란 고위 지도자들의 신변 안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하마스 지도자들을 암살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니예의 사망에도 하마스가 큰 타격을 입긴 해으나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7-31 13:08:11[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올림픽 기간에 파리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상에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올림픽 테러' 예고하는 SNS 1분짜리 영상 지난 2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는 팔레스타인 국기 배지를 달고 방탄조끼를 입은 남성이 등장하는 1분짜리 영상이 공유됐다. 카피예(아랍 국가에서 사용하는 머리 천)로 얼굴을 가린 이 남성은 프랑스인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겨냥해 “당신은 시오니스트(유대인 민족주의자)들을 올림픽에 초대했다”면서 “파리의 거리에 피의 강이 흐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범죄 전쟁에서 시오니스트 정권을 지원했고, 그들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우리의 형제자매와 아이들을 살해하는 걸 도왔다”며 “당신이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상은 남성이 피투성이가 된 프랑스의 상징 ‘마리안느’의 머리를 들어올리며 끝난다. 마리안느는 자유, 평등, 박애'의 프랑스 혁명 정신을 상징하는 여성상을 말한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 혁명과 공화정의 가치를 담고 있는 여성을 마리안느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존 인물이 아니라 시대적인 가치를 부여한 가공의 인물이다. "억양과 발음 엉터리" AI로 만든 가짜 영상 가능성 커 온라인에선 영상의 신뢰도를 의심하는 의견이 잇달아 제기됐다. 영상 속 목소리가 실제 팔레스타인 억양이나 발음과 다르다는 것이다. 일간 르피가로는 가짜 뉴스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해당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한 결과, 남성이 마지막에 들어 올린 마리안느의 머리는 인공지능(AI)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영상이 하마스 등 특정 단체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했다. 실제 해당 영상에서 남성은 ‘하마스’라는 언급을 아예 하지 않고 있으며, 동영상이 유포되는 과정에서 ‘하마스의 협박 영상’이라는 설명이 붙었을 뿐이다. 하마스 측도 텔레그램을 통해 이 영상은 위조된 영상이라고 주장했다. NBC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영상 분석을 의뢰했는데, '스톰(storm)-1516'이라는 러시아 단체가 이 영상의 배후로 지목됐다. 이 단체는 하마스라고 주장하고 가짜 영상을 만든 사례가 있다. 프랑스 당국도 이 영상이 ‘가짜’라고 확인했다. 사임한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 장관은 전날 국내보안국(DGSI) 조사 결과 이 영상이 하마스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말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도 25일 “초기 조사 결과 이 영상이 허위로 제작됐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현 단계에서는 특정 국가의 소행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국가 차원에서 개입한 사건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는 정보 조작 및 정보 간섭의 표적이 돼 왔다"며 "올림픽 기간 사이버 공격이 예상되고, 위협은 실재한다"면서 올림픽 기간 철저한 경계를 약속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26 13:25:48[파이낸셜뉴스]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완전히 개방된 대회'를 표방하는 제 33회 하계 올림픽이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다. 프랑스 및 서방 안보 관계자들은 가장 취약한 시기에 가장 위험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올림픽에 긴장하며 이스라엘·러시아·이슬람국가(IS)와 관련된 테러 및 과격 시위에 대비하고 있다. 다만 일부 매체들은 올림픽 흥행 자체가 저조하다며 경찰과 군인들이 텅 빈 경기장을 지키는 웃지 못 할 상황을 우려했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 너무 ‘열린’ 올림픽에 긴장이번 올림픽은 유럽연합(EU)에서 쉥겐조약이 시작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국경 출입이 자유로운 국가에서 열린다. 쉥겐조약은 EU 회원국 및 주변국 포함 29개국이 맺은 통행 자유화 조약으로 가입국 사이를 여행하는 사람은 따로 검문이나 여권 검사 등을 거치지 않고, 같은 나라를 이동하는 것처럼 국경을 넘을 수 있다. 유럽에서는 쉥겐조약 출범 이후 영국(2012년)과 그리스(2004년)에서 올림픽이 열렸지만 영국은 해당 조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그리스는 가입했지만 올림픽 당시 주변 동유럽 국가들이 쉥겐조약에 가입하지 않아 국경 검문을 유지했다. 더욱이 이번 올림픽의 슬로건은 '완전히 개방된 대회'로 대부분의 행사가 야외에서 진행된다. 당장 한국시간으로 27일 오전 2시 30분에 시작되는 개막식의 경우 실내 경기장이 아니라 파리 도심의 센강에서 열리며, 각국 선수단은 강을 따라 보트를 타고 강 양쪽의 관중석 사이를 지나간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24일 미 시사지 뉴스위크를 통해 "이번 올림픽은 국경이 열린 국가에서 치르는 첫 번째 올림픽으로 엄청난 인파가 프랑스로 몰려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 당국 및 보안 인력들이 모든 곳을 다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긴장하는 국가는 이스라엘이다. 지난해 10월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와 싸우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미 1972년 독일 뮌헨 올림픽 당시 팔레스타인 테러 조직에 의해 올림픽 선수단 11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겪었다.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21일 기준으로 이스라엘 올림픽 선수단 가운데 최소 15명이 전화나 e메일 등으로 테러 협박을 당했다. '인민방위기구'라는 이름의 조직은 협박 메시지에서 "뮌헨 참사를 또다시 일으키겠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국가안보회의(NSC)는 23일 성명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 조직들이 올림픽 기간 중 이스라엘인 혹은 각국의 유대인들에 대한 공격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이슬람국가(IS) 공격도 대비해야미국 보안업체 글로벌 가디언의 데일 버크너 최고경영자(CEO)는 23일 미국 CNN을 통해 프랑스가 국제 및 국내 사정 때문에 "적이 매우 많다"고 평가했다. 뉴스위크는 우선 눈에 띄는 적으로 러시아를 꼽았다.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우크라 본토에 프랑스군 파병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4월 러시아가 이번 올림픽을 겨냥해 유언비어 유포 및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위협이 될 것"이라며 "그렇기에 더욱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경찰은 23일 발표에서 올림픽 기간에 사회 불안을 모의한 혐의로 40세 러시아 남성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2일 파리의 대(對)테러 보안 구역 안에서 검문 중에 차량 트렁크에 숨어있던 러시아 여성을 연행했다. 숨어있던 여성은 과거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파리 올림픽 및 패럴림픽 참가를 2번이나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인물이었다. 프랑스 당국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나 자원봉사자, 민간 보안 요원, 언론인 등으로 행사 참여를 신청한 약 100만명을 조사 했다. 그 결과로 내정 간섭 의심자, 추방 대상자, 잠재적 테러 위험인물 등 총 4360명의 대회 입장을 거부했으며 이 가운데 러시아 언론인도 있었다. 또 다른 문제아는 IS다. 프랑스의 이슬람 신자 비율은 전체 인구의 약 10%로 영국(6%)이나 미국(1%)에 비해 월등히 높다. IS는 지난 2015년 파리에서 바타클랑 극장 등을 공격해 130명을 살해했다. 이라크 및 시리아의 거점을 상실한 IS는 아프가니스탄 등의 점조직으로 재편되었으며 최근 다시 테러 활동으로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아프간의 IS 분파인 'IS 호라산(IS-K)'은 지난 3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공연장을 습격해 144명을 살해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RUSI)의 안토니오 지오스토치 선임 연구원은 IS의 부활이 "유럽 전체의 일반적인 우려"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이번 올림픽 관련 테러가 발생한다면 이스라엘을 노린 친(親)팔레스타인 세력이나 친러시아 세력보다는, IS나 IS에 영향을 받은 세력이 행동에 나설 확률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삼엄한 경계 나선 프랑스...예상보다 썰렁할 수도프랑스는 이러한 안보 위험을 감안하여 경비 인력을 대폭 확대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림픽이 열리는 7월 26~8월 11일 까지 파리 시내에는 경찰 4만5000명, 군인 1만명, 민간 경호원 2만2000명이 배치된다. 이들은 파리의 주요 랜드마크와 거리, 센강변 등에서 경계를 설 예정이다. 미국 AP통신은 프랑스 당국이 대회 기간 매일 3만5000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개막식에는 4만5000명의 경찰을 동원한다고 알렸다. 프랑스가 동원하는 보안 인력은 지난 2012년 영국 런던 올림픽 투입 인원의 3배 수준이다. 개막식이 열리는 센강에는 개막식 1주일 전부터 양쪽 강변의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었다. 올림픽 기간에는 강변을 따라 1.8m 간격으로 경찰이 배치되며 프랑스 군은 개막식이 열리는 동안 센강 주변 영공을 폐쇄한다. 또한 대회 기간 내내 무인기(드론) 방어 부대를 배치하여 자폭 드론 공격에 대비하기로 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 보안 책임자인 퇴역 장성 브뤼노 르레이는 "올림픽 개막식을 위해 배치된 보안 자원과 조치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및 중동 분쟁에서 프랑스와 같은편에 서 있는 미국 역시 자국 선수단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WSJ에 따르면 미국 경찰은 사상 최초로 해외 올림픽 개최 도시를 지원하기 위해 지원 병력을 파견했다. AP는 미국 외에도 약 40개국에서 파견된 최소 1900명의 경찰 인원이 파리 올림픽 보안을 지원한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유례없이 많은 인력이 경기장 보호에 투입되는 가운데 정작 경기장 내부는 썰렁할 전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보도에서 파리 올림픽의 경기 입장권 재판매 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보도 당일 27만1637개의 입장권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조직위는 앞서 3개 종목 경기를 묶은 입장권을 세트로 판매했으나, 소비자 불만으로 인해 관람을 원하지 않는 경기의 입장권을 재판매 하는 공식 사이트를 운영하기로 했다. FT는 재판매 사이트에 올라온 표가 1개월 전에 약 18만장이었다며 개막 직전에 안 팔린 표가 더욱 늘었다고 지적했다. 인도 매체 와이온 등 외신들은 이달 4일 스페인의 여행 전문 시장정보업체 포워드키스의 항공편 추적 정보를 인용해 이번 올림픽 기간에 파리로 향하는 관광객 숫자가 이전 올림픽에 비해 적을 수 있다고 전했다. 포워드키스는 6월 6일 이후 올림픽 기간까지 파리행 항공편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10%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앞서 브라질에서 열린 2016년 리오 올림픽의 경우 개막 전 비슷한 시기에 항공권 예약이 전년 보다 115% 증가했다. 코로나19 봉쇄가 한창이던 2020년 일본 도쿄 올림픽 당시에도 개막 전부터 항공권 예약이 20% 늘었다. 프랑스 컨설팅업체 MKG 역시 이달 발표에서 올해 들어 파리 호텔 예약 건수가 감소세라며 6월 호텔 매출 역시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치들은 올림픽 기간에 1500만명의 파리 방문을 주장한 관광 당국의 예측과 거리가 있다. 뉴스위크는 이달 극좌와 극우 세력의 약진을 끝난 프랑스 총선을 언급하면서, 외부 세력의 테러 시도와 별개로 이번 올림픽 기간에 파리 시내에서 정치적인 시위 및 혼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7-25 08:49:41지난 6월 28일 필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평화공존 5항원칙 발표 70주년 대회에 다녀왔다. 대회의 대주제는 '평화공존 5항원칙에서 인류운명공동체까지'였다. 5항원칙이란 영토 보전과 주권의 상호 존중, 상호 불가침, 상호 내정불간섭, 호혜평등, 평화적 공존을 말한다. 평화공존 5항원칙의 역사적 의의를 강조하는 가운데 핵심은 인류운명공동체의 부각이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40여분간 연설하였는데 중국 외교의 기조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였다. 외교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중국 외교의 적극성에 주목하게 된다. 평화공존 5항원칙은 70년 전 당시 중국의 대외정책 기조로서 미소 양 진영의 압박 속에 자기 결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방어적 제안이었다. 70년이 지난 지금의 중국은 상승한 국력을 바탕으로 자기 국익을 확보하는 것에서 나아가 자기 영향력을 관철하고자 한다. 평화공존을 주장할 당시보다 현재 중국 외교는 더 강하고 공세적이다. 중국은 외교적 자신감을 보이고, 미래비전을 제시하려 한다. 중국 역사에 사명감을 가지고 있고 중국적 가치에 자부심이 강한 시 주석의 성향도 중국 외교의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경제와 자유민주 같은 서방의 가치영역에 대응하기 위해 인류운명공동체를 내세우고 있다. 인류 미래의 큰 그림을 통해 국제사회에 자국의 외교신념을 적극 제시하고 있다. 한편 인류운명공동체의 이론적 완성도를 높이고 외교적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인류운명공동체의 '운명'을 영어로 표기할 때 초기엔 common destiny를 썼으나 이후엔 shared future로 바꾸었다. 국제사회의 '운명' 용어에 대한 거부감과 배경 의도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했다. 베트남과의 관계를 '운명 공동체' 대신 '미래 공동체'로 재정립한 것처럼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단, 중국이 넘어야 할 도전들도 적지 않다. 중국적 특색에 세계적 특색을 더해야만 좀 더 보편성을 띨 것이다. 세계 경제 초대국으로서 꼭 호혜평등적으로만 이익을 나누려 한다면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의 지지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것이다. 인류운명공동체는 현재 주로 경제사회 등 연성 협력을 많이 강조하고 있는데 안보군사적 경성 영역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더 관건이다. 시 주석의 연설 중에 국제분쟁 발생 시 중국지혜와 중국방안 같은 중국적 특색이 유용할 것이라는 발언 대목은 매우 의미심장했다. 중국의 힘이 커질 때마다 세계 평화에 대한 희망도 커진다고 했다. 사우디·이란 수교에 실제 중재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위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한반도, 이란,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문제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한반도 문제에 있어 중국의 역할에 주목하게 된다. 최근 한중관계에 부분적 변화 조짐이 있어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다. 5월 한국에서 열렸던 한중일 3국정상회의는 한국 외교의 중국에 대한 전술적 변화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한중 정상회담 개최를 포함한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적 사고를 품게 했다. 그러나 약간 속도를 내려던 한중관계가 북러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 체결로 인해 멈추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게 된다. 한국 국내여론 압박으로 인해 오는 7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나토, 또 동 기간 중에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의 결과들이 영향을 받을 경우 당구의 스리쿠션처럼 한중관계에 역풍을 줄 수 있다.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이 강화되고 북러 군사협력이 심화되는 현 시점에서 중국의 입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전엔 한국과 중국이 북방삼각, 남방삼각 소삼자 그루핑에 적극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역내 3대 3 대결구도는 자제되었다. 그런데 북러 조약 체결로 한국 국내에서는 한반도 안보지형이 바뀌었고 중국을 북방삼각으로 보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중국의 평화공존 5항원칙을 계승한 인류운명공동체가 한반도와 한중관계에 어떤 '운명적' 영향을 미칠지, 한국식 '대나무 외교'가 작동할지 희망 반 걱정 반이다. 황재호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
2024-07-03 18:30:24[파이낸셜뉴스] 러시아는 미국에 더 이상 세계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야망을 드러내며 지난 2022년 2월 "특별군사작전"이라는 미명하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다. 2년 4개월이 넘게 공방이 벌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지역 기습으로 촉발돼 9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북부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역에서 헤즈볼라 등 반이스라엘 저항 세력과의 충돌로 중동지역에서 또 다른 일촉즉발의 확전 일로에 처해 있다. 현장의 종군 기자들은 수치와 데이터로만 논할 수 없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육체적·정신적 고통, 슬픔과 좌절, 분노와 피의 보복이 매일 벌어지는 양대 전쟁의 한복판에선 총성이 멈춘 이후의 희망을 생각한다는 건 현재로선 비현실적인 사치로 느껴진다고까지 전한다. ■북러간 조약 체결로 지구촌 위기 가속화 최근 방북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에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간엔 과거 1960년부터 1969년까지 국경지대에서 총 4000건 이상의 무력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 일각에선 중국이 고난의 행군과 코로나 팬데믹 등의 위기 상황에서 북한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았다는 분석과 북중간 갈등과 북한의 어려움을 파고든 푸틴이 이번 북러간 조약 체결로 북한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하고 흡수 통일론을 물먹였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는 북러의 구도 형성과 관련해 중국은 스스로의 위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북러 간의 양자 협력 사무인 만큼 논평하지 않겠다"는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큰 흐름은 북중러는 힘을 합쳐 우리를 위협하고 있음이 분명하며 이들 불량국가들의 도발에 맞서 자유민주주의 진영도 서로의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는 의문의 여지 없이 양극화돼 크게 둘로 나뉘어 있다. 북중러는 사실상 21세기에 다시 등장한 추축국의 재림이자, 한미일에 완전한 안티테제(Antithesis)와도 같은 관계로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양한 다각도의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외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북러간 조약 체결로 한반도와 세계에 전쟁의 그림자가 한층 짙게 드리워지며 혼란한 시기에 일류전체에 위기가 더욱 가속화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오물풍선 공세와 MIRV 성공 주장최근 북한은 일곱 차례에 걸친 대남 오물풍선 살포 공세와 세 차례의 북한군 군사분계선(MDL) 침범 등 휴전선 일대와 서해 5도, 동서 NLL 등에서 예기치 못한 혹은 원치 않는 돌발적 충돌의 위험성이 가중되고 있다. 북한의 대남오물풍선 살포 의도에 대해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알리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막으려는 남남 갈등과 분열 조장의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북한의 최근 도발 유형이나 방식은 다양화되고 있으며 그 수위는 또한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물리적인 피해를 강요하는 측면보다는 심리적인 타격에 목적을 둔 것으로 우리 군사 대비태세에 허점을 떠보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상대로 불안감 조성, 전형적인 통일전선전술에 의한 기만전과 심리전을 구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와중에 북한은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MIRV)를 성공시켰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미사일총국은 6월 26일 미사일 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우리 군은 즉각 "정상적 다탄두 분리 모습이 아니다. 비행 도중 무기가 폭발했다"며 이러한 주장을 일축했다. 시험 초기에 불안정한 비행이 나타나 공중 폭발한 영상도 공개됐다. 군 관계자는 성공적인 시험발사 때보다 더 많은 양의 잔해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내놓은 미사일에서 분리되는 탄두와 사진은 실제로는 지난 3월 진행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사진을 내놓은 기만체라고 밝혔다. ■자강억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로 맞서야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에 "북한의 다탄두 미사일 시험 주장이 자신의 미사일 실패를 포장하기 위한 술책이더라도 이를 만회하고자 북한이 최단기간 내에 실제 다탄두 미사일 발사 도발에 나설 수 있다"며 "다탄두 미사일은 김정은의 5대 핵심 군사 역량 목표 중 하나라는 점에서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다탄두 미사일 개발 현시는 김정은의 자존심과 핵심 치적으로 연결되는 구도"라며 "군 당국은 미국 및 우방국과 정보 공조를 통해 북한의 다탄두 미사일 전력화 현황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다탄두 미사일이 전력화된 상황을 가정해 자강 억제 및 동맹기반 억제가 완성도 높게 작동하도록 하는 대책을 정교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외교 안보 전문가 일각에선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자유진영의 무기고'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라고 진단했다. 한국이 경제력과 군사력, 특히 재래식 무기 부문에선 신냉전 아래 양 진영의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로 성장했음에도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고 약자의 심장으로 어설픈 균형 외교·안보의 자세를 계속 취한다면 국제정세를 읽지 못해서 전 국토가 초토화됐던 병자호란이나 임진왜란과 같은 상황을 다시 맞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청나라를 폄훼하다 병자호란으로 청으로 끌려가 노예와 노리개로 전락한 백성은 수만명에 달했다. 강화도로 피신하려 했던 인조는 남한산성에 들어가 항전하다 강화조약을 맺었지만 역사에 지우지 못할 삼전도의 굴욕을 당했다. 임진왜란 때도 당파싸움에 결국엔 전 국토가 유린당하는 비극을 겪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중대 기로에 서 있다. 북중러는 약한 고리로 오판, 한국을 집중 공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마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신냉전 이후 중러 등과 관계 복원까지 내다보는 고도의 방정식(?)을 논하지만, 자유민주주의 현상유지 진영(status quo power)에 대한 현상타파 진영(anti-status quo power)의 승리로 귀결된다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또 유엔군의 참전으로 기사회생한 한국이 자유진영에 객관적인 기여와 헌신 없이 우-러 전쟁 등 종결 이후 재건사업에 소위 숟가락을 얹을 수 있겠는가의 문제에서도 같은 의문이 따른다는 얘기다. 희생 없이 거저 주어지는 대가는 없으며, 강한 힘만이 전쟁을 억제할 수 있다는 건 이견의 여지 없이 역사가 증명하는 동서고금의 진리다.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동맹으로 발전하는 등 신냉전 흐름에 대응하려면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 강화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6-30 14:29:47[파이낸셜뉴스] 일각에서는 미국이 하드파워 측면에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패권국 지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는 규정은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여전히 미국은 군사력, 경제력에서 부동의 1위다. 사실 패권지위 도전의 직접적인 추동체는 미국의 쇠퇴가 아니라 중국의 빠른 추격이다. 다시 말해 패권국 미국과 도전국 중국의 힘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 간의 힘의 격차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심지어 힘이 전이되는 상황까지 진행될까? 그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피크 차이나(Peak China)’ 담론이 현실화된다면 힘의 격차 축소는커녕 다시 격차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드파워 측면에서 미국이 도전국에 패권의 지위를 내어줄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미국이 상당 기간 그 위상을 유지할 가능성도 시나리오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소프트파워 측면에서도 미국은 국제질서를 유지할 책임이 있는 패권국으로서의 위상을 전 세계적으로 폭넓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하드파워 약화’가 아니라 ‘지정학적 위기’가 미국의 패권 지위 유지에 발목을 잡고 있다. 복합위기 시대에 지정학적 위기는 특정 국가만의 도전이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에 영향을 미치는 도전이다. 그런데 이를 넘어 지정학적 위기가 미국의 소프트파워 위상을 흔들면서 자유주의적 국제질서 수호에도 적신호가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는 미국을 “이중 잣대 딜레마(Double Standard Dilemma)”로 내몰고 있다. 이 딜레마의 요체는 본질적으로 ‘동맹’을 지키려다 자칫 ‘국제질서’를 지키지 못하는 함정에 빠지는 상황이다. 미국은 팔레스타인을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의 비인도적 행동 및 무차별적 공격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지지를 이어가고 있다. 가자지구 남단에 위치한 라파 난민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수많은 팔레스타인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미국은 ‘라파 공세’가 자신이 정한 레드라인(Redline)을 넘어서지 않은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우회적으로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이 정한 레드라인은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습’이라는 주장을 통해 사실상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에 대한 면죄부를 주고 있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입장을 봐주는 듯한 ‘높은’ 레드라인 설정은 미국이 두 개의 전장에서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감행하면서 수많은 민간인 피해를 발생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규탄을 이어가면서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무차별적 공격에 대해서는 저자세를 취하는 모순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중 잣대는 미국의 소프트파워을 심하게 훼손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지키는 책임국가로서 미국에 대한 신인도를 약화시키고 나아가 가치연대를 지향하는 유사입장국 협력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러한 이중 잣대는 수정주의 국가들의 규칙 파괴 행위 정당화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의 대목이다. 한편 ‘이중 잣대 딜레마’는 미국 국내 정치적으로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이스라엘 경도로 인해서 미국 내에서 시위가 확산하는 것은 이중 잣대 딜레마가 사회적 혼란까지 초래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중 잣대 딜레마’ 해소를 위해서는 일방적인 동맹 두둔이 아닌 예외 없는 규칙·원칙 준수라는 일관성이 필요하다. 원칙이 상대방이 누구이냐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면 미국의 소프트파워는 하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고, 이는 인류에게 번영을 가져다준 자유주의적 국제질서 수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한편 미국 그 자체에서 처방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그 처방의 근원은 미국이 민주주의 선도 국가라는 점에 있다. 즉 그 딜레마를 야기시킨 국가의 정치제도라는 내부에서 ‘이중 잣대 딜레마’ 완화 해법의 단초를 찾을 수 있다. 민주주의는 문제를 바로잡는 복원력에서 탁월하다. 지난 6월 4일 미 하원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제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러한 행보는 ‘이중 잣대 딜레마’를 이어가는 행보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이 작동한다. 마찬가지로 제도와 절차에 기반한 정치 공식도 작동한다. 이 법안이 현실화되려면 상원과 대통령이라는 다음 단계를 모두 통과되어야 하는 프로세스는 문제를 바로잡는 기회를 제공하는 민주주의 정치공식의 선물이다. 이런 점에서 불합리한 상황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정치제도로서의 자유민주주의의 강점을 보여줄 시점이다. 이는 결국 ‘이중 잣대 딜레마’를 완화시키고 나아가 소프트파워 쇠락의 역학도 막아줄 것이다. 지정학적 위기가 패권국 미국을 흔들고 있지만 이를 극복할 기제를 미국 내부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진행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6-19 15:05:11[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나 한중 간 교류 강화와 이를 토대로 국제사회에 기여하자는 제안을 했다. 리창 총리는 이에 화답하며 무역 성과를 특별히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리창 총리는 지난해 9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양자회담을 벌인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리창 총리와 양자회담에 나서 “최근 양국 간에 다양한 분야에서 장관급 대화가 재개되고 지방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며 “양국이 앞으로도 계속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 존중하며 공동이익을 추구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벌였고, 그 이전부터 하오펑 랴오닝성 당서기가 방한하는 등 고위급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한중관계 개선을 위한 교류·협력 강화 흐름을 이어가자고 윤 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중국 총리가 방한한 게 2015년 리커창 당시 총리 이후 9년만인 점도 언급하며 “이번 리창 총리의 방한이 더욱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창 총리는 이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안부 인사를 전하고, 윤 대통령이 지난해 9월 회담에서 ‘한중관계는 양국 근본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중한 양국은 항상 상호 존중을 견지하고 평등한 대화와 진심 어린 의사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우호와 상호 신뢰를 심화시켜왔다”며 “함께 노력해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 또 서로가 성공토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화답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리창 총리가 방점을 찍는 부분은 달랐다. 윤 대통령은 세계 곳곳의 분쟁 상황에서의 한중의 역할, 리창 총리는 한중 무역확대에 주안점을 뒀다. 먼저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11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한중이 양자관계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한중 양국이 직면한 공동의 도전과제가 엄중한 것이 사실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해 세계 경제 불확실성도 가중되고 있다”며 “오늘날의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양국 간 협력을 계속 강화해나가길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리창 총리는 “중한 양국 수교 30여년 역사를 돌이켜보면 양국관계는 신속한 발전을 이룩했고, 특히 경제·무역 분야에서 풍부한 성과를 거둬 양국 인민에게 커다란 혜택을 가져다 줬다”며 “우리는 호혜 윈윈을 견지하고 실질적 협력과 이익에 융합을 강화해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촉진해왔다. 이 모든 소중한 경험들에 대해 우리는 소중히 여기고 또 오래 견지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의의 공동성명에는 3국 간 자유무역 확대가 담기는데, 이는 중국이 적극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비롯해 세계 각국 분쟁에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주문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5-26 16:31:40[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과 튀르키예가 교역 관계를 단절했다. 튀크키예가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교역 중단을 선언하자 이스라엘도 3일 보복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앞서 2일 가자 지구의 '인도적 재앙'을 이유로 대 이스라엘 수출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이스라엘이 "가자에 인도적 지원이 방해받지 않고 충분히 흘러가도록 허용할" 때까지 교역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튀르키예는 지난달 이스라엘 제품 54종 수입을 금지한 바 있다. 튀르키예가 이튿날 교역 전면 중단을 선언하면서 연간 70억달러(약 9조5000억원)가 넘는 양국 교역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 튀르키예 당국자는 이번 조처가 이스라엘을 압박하기 위한 임시 조처라면서 이스라엘이 요구 조건을 수용하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외교장관 이스라엘 카츠는 튀르키예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 무역 통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카츠 장관은 특히 튀르키예 시민들과 사업가들의 이익을 외면하고, 국제 교역 합의를 무시하는 이 같은 조처를 스스럼없이 취하는 것은 튀르키예가 독재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하루 뒤 이스라엘 외교부는 튀르키예에 대한 일련의 보복 조처를 발표했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팔레스타인 점령지로 향하는 튀르키예 재화 수입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무역협정을 위반한 것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 튀르키예가 제재를 받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스라엘은 아울러 피해를 입은 이스라엘 수출입 업체들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카츠 장관은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 비난 강도를 높였다. 그는 "독재자 에르도안은 하마스를 등에 업고 술탄이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면서 "협정들을 위반하고,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츠는 "그러나 실제로 피해를 입는 것은 그가 도움을 줍네 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라고 비난했다. 카츠는 아울러 "양국 교역수지를 감안할 때 튀르키예 경제가 이스라엘 경제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에르도안이 후회할 실수다"라고 선언했다. 트레이드데이터모니터(TDM)에 따르면 양국 간 교역 규모는 지난해 71억달러로 2022년 95억달러에 비해 25% 급감했다. 지난해 교역규모 71억달러의 약 4분의3은 튀르키예의 수출이었다. 이스라엘이 튀르키예 고객이었다는 뜻이다. 양국은 앞서 1997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5-04 04:4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