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여성혐오적 범죄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가 서울 혜화에서 열린다. ‘페미사이드 철폐시위’ 주최 측은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혜화 마로니에 공원에서 페미사이드의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시위에는 약 1000 ~ 1500명의 시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시위는 가수 겸 배우 故 설리(본명 최진리)와 가수 故 구하라의 사회적 타살을 당했음을 지적하는 익명의 여성들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한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여성 살해에는 여성 혐오적 요소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주최 측은 최근 사회적 관심을 모은 ‘곰탕집 성추행 사건’ 등을 언급하며 “한국 또한 남미만큼이나 심각한 페미사이드 국가라 할 수 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꽃뱀몰이 등은 한국에 만연한 여성에 대한 강력 범죄와 그에 맞지 않은 처벌, 뿌리 깊은 여성 혐오를 보여준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를 통해 주최 측은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적 범죄를 비판하고 이를 방관하는 현 정부를 규탄하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아울러 다양한 퍼포먼스 등도 준비됐다. 주최 측은 “최근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등 세계적으로 페미사이드 규탄 시위가 열리고 있다”라며 “페미사이드 현상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방관하고만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책을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페미사이드(Femicide)란 남아프리카출신 작가 다이애나 러셀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 여성(Female)과 살해(Homicide)의 합성어다. 일반적으로 피해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일어난 의도적 살인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칠레에서 시작된 페미사이드 규탄 시위는 콜롬비아, 브라질, 우루과이 등 남미 국가 등을 비롯해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 유럽 국가에서도 열렸다. 국내에서 페미사이드 규탄시위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미사이드 #혜화역 #여성혐오 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2019-12-19 16:27:31[파이낸셜뉴스] 전 남자친구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이탈리아 여대생 줄리아 체케틴(22)의 장례식에 1만여명의 추모객이 몰렸다.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체케틴의 장례식은 5일(현지시간) 파도바의 산타 주스티나 대성당에서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명문 파도바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체케틴은 지난달 전 남자친구이자 학과 동기인 필리포 투레타에게 살해당했다. 부검 결과 체케틴의 얼굴과 목 등에서 스무 군데 이상의 자상이 발견됐다. 투레타는 여자친구였던 체케틴이 자신보다 먼저 졸업한다는 사실에 분개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행 직후 독일로 도주했다가 현지 경찰에 검거된 뒤 이탈리아로 송환됐다. 그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다. 장미로 덮인 체케틴의 관이 성당으로 옮겨졌고 카를로 노르디오 법무부 장관, 루카 자이아 베네토주 주지사 등이 운구 행렬에 동참했다. 이날 장례식은 TV로도 생중계됐다. 성당에 들어가지 못한 추모객은 야외 스크린을 통해 장례식을 지켜봤다. 많은 사람이 페미사이드(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것)를 추방하자는 의미의 빨간색 리본을 옷깃에 달았다. 이들은 여성 폭력에 더는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으로 종과 열쇠를 흔들었다. 체케틴의 아버지 지노는 추도사에서 "줄리아의 목숨은 잔인하게 빼앗겼지만 딸의 죽음은 여성에 대한 끔찍한 폭력의 재앙을 종식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슬픔에서 우리는 대응할 힘을 찾고 비극을, 변화를 위한 원동력으로 바꿔야 한다"라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이탈리아 전국의 대학은 이날 장례식이 끝난 오후 2시까지 모든 수업을 중단했고, 자이아 베네토 주지사는 이 지역에 애도의 날을 선포하고 청사에 조의를 표하는 반기를 게양했다.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성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2-06 13:18:47[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에서 최근 1년간 여성 살해 범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내무부는 이날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8월 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1년간 '페미사이드(femicide)'가 125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108건에 비해 15.7% 증가한 수치로 평균 사흘마다 여성 한 명이 살해된 셈이다. 페미사이드는 여성(female)과 살인(homicide)의 합성어로 '여성 살해'라는 뜻이다.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살해, 증오 범죄 등 성별을 이유로 발생한 살해 사건을 가리킨다. 넓게는 여성이 피해자가 된 살인사건을 모두 지칭하기도 한다. 여성 살해 사건들은 대부분 부부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125건의 여성 살해 사건 중 중 108건은 가족 간 혹은 감정적 맥락에서 자행됐다. 또 이 중 63%에 해당하는 68건은 피해자의 현재 또는 전 파트너가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7일 토리노 인근 베네리아에서 74세 여성 실바나 아레나가 남편에게 몽둥이로 구타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탈리아는 가부장적 전통이 강한 국가로 꼽힌다. 낮은 성평등 인식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부추기는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통계청이 시행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 4명 중 1명은 여성에 대한 성폭력에 대해 폭력으로서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 10명 중 3명은 다른 남성과 바람을 피운 여성 파트너의 뺨을 때리는 것을 폭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40%로 더 높게 나타났지만 여성도 20%가 이를 폭력으로 여기지 않았다. 또 이탈리아 국민 3명 중 1명은 파트너가 원치 않을 때 성관계를 강요하는 것을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유럽성평등연구소가 2018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15개국 중 현재 또는 전 파트너에 의한 여성 살해 건수는 9위, 친족에 의한 여성 살해 건수는 10위를 각각 차지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8-17 06:2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