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중국 조직이 미국에 합성 마약 '펜타닐'을 밀수출하기 위해 일본을 거점으로 삼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6일 보도했다. 중심 인물이 일본 나고야시에 법인을 설립하고, 최소 2024년 7월까지 일본 내에서 불법 약물의 수배송 및 자금 관리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불씨였던 펜타닐 사태가 일본을 새로운 분쟁 무대로 끌어들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펜타닐의 남용으로 인해 매년 수만명이 사망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2025년 2월부터 세 나라에 펜타닐 관련 품목에 대해 원칙적으로 20~25%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간 일본은 펜타닐 불법 거래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적이 없었다. 닛케이는 "일본이 유통 경로의 하나로 활용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국제사회에서 입장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통상 분쟁으로 번진 마약 통제 문제가 일본까지 확산될 조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조직이 일본에 세운 법인은 '퍼스카이 주식회사(FIRSKY)'다. 퍼스카이는 미국 당국이 적발한 중국 우한의 화학업체 '허베이 아마벨 바이오테크(Hubei Amarvel Biotech)'와 인적·자본적으로 연결돼 있었다. 아마벨 측 간부들은 펜타닐 원료를 미국에 불법 유입시킨 혐의로 2025년 1월 뉴욕 연방지방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공개되지 않은 판결문을 포함해 100건 이상의 미 연방 재판기록을 분석한 결과, '일본의 보스'로 불리는 인물이 아마벨에 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일부 문장에 언급됐다. 닛케이는 이를 토대로 소셜미디어(SNS) 등을 추적해 이 인물의 실명과 경력을 확인했다. 중국 국적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SNS상에서 자신을 오키나와현 나하시 거주자로 소개했다. 한국, 중국, 미국에서 총 18개 법인의 주주로 등재돼 있으며 나고야의 퍼스카이 역시 그의 명의로 설립됐다. 퍼스카이의 온라인 활동 내역에서도 아마벨과 유사성이 여럿 발견됐다. 퍼스카이가 100% 출자했다고 밝힌 중국 우한의 자회사는 2024년 7월 감사가 퇴임했는데 이 감사는 미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아마벨 간부와 동명이인이었다. 퍼스카이는 전문 유통 사이트에서 아마벨 제품을 판매했다. 결제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했다. 영업 담당자는 아마벨 계열사와 동일한 SNS 사용자명을 쓰고 있었고,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장 사진도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유럽 탐사기관인 '벨링캣'도 "아마벨과 퍼스카이는 사실상 동일 조직"이라고 평가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6-26 07:31:58[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중국 간 진실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는 양국 무역협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강조한 펜타닐 교역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양국간 긴장이 완화돼 미중 무역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안보 책임자인 왕샤오홍이 최근 수일에 걸쳐 트럼프 측이 요구하는 펜타닐 화학원료 통제에 관해 검토했다. 중국 업체들은 펜타닐 원료로 활용되는 이른바 ‘전구물질’이라는 화학물질을 대량 생산한다. 이 물질들은 인터넷으로 판매돼 중국에서 멕시코를 비롯한 세계 곳곳의 범죄단체들로 흘러가 펜타닐 제조에 쓰이고,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펜타닐이 미국으로 유입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공안 책임자이자 중국 국무원 고위 지도자인 왕을 미국에 보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들과 만나도록 할 계획이다. 장소는 미국이 아닌 제3국이 될 가능성도 있다. 소식통들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아 언제든 이런 논의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은 이외에도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공격적인 무역정책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5-03 04:20:14[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유통 관리 책임을 물어 예고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추가했다. 이번 관세는 4일 0시(현지시간)를 기해 발효되었으며 펜타닐 생산지로 지목된 중국에 대한 10% 관세도 추가되었다.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는 지난달 적용된 10%에 추가되었다. 중국 수출업체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결과적으로 펜타닐과 관련해 도합 20%의 추가 관세를 부담하게 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3-04 13:12:54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와 중국의 맞대응 조치 속에서 미국 사회의 '발등의 불'인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 조치가 미중 협상의 관건으로 부각됐다. 10일로 예정된 미국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 발효가 5일 닷새를 남겨 놓은 가운데 이 문제의 협력 수위가 향후 미중 협상을 좌우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도 펜타닐 등 신종 합성 마약 근절에 대한 해당 국가들의 협력 여부를 관세 부과의 기준으로 강조하면서 중국 측의 대응을 압박했다.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의 '30일 유예' 조치의 이유를 펜타닐 근절을 위한 이들 국가들의 적극적인 협력 의사로 연결시키며, 그렇지 않은 중국과 대비시켰다. 중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추가 관세 인상도 있을 수 있다고 위협 수위도 높였다. 그는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에 대해 "서두를 것 없다"며 "적절할 때 할 것"이라고 여유를 부렸다. 중국의 보복 관세에 대해서도 "괜찮다"고 일축했다. 트럼프는 '중국(원료 생산)·멕시코(가공)·캐나다(유통확산)의 삼각벨트'를 통해 펜타닐이 미국으로 밀반입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2023년 한 해 7만 5000명 가량이 이로 인해 사망하는 등 펜타닐의 확산 저지를 위해서는 원료 제조국 중국의 전향적인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다. 중국 측이 협력을 약속하면서도, 이를 방치하며 남의 집 불구경 하듯 하며 미국 내 펜타닐 문제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해 왔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지난 3일(현지 시간) C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전쟁이 아니라 마약 전쟁이라고 분명히 100% 밝혔다"라고 말한 것도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보여준다. 당장 중국 정부는 펜타닐 확산을 '미국의 문제'라면서 관세 부과를 위한 구실이라고 비난했다. 펜타닐을 '차이나 화이트'로 부르는 미국과 인식의 차를 보여준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2일 "미국이 객관·이성적으로 자신의 펜타닐 문제를 바라보고 처리할 것이지, 걸핏하면 관세 수단으로 타국을 위협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비꼬았다. 그렇지만 같은 날 외교부 대변인은 입장문에서 "펜타닐은 미국의 문제"라면서도 "인도주의 정신에 기초해 중국은 미국의 펜타닐 문제 대응에 지원을 제공해왔다"고 협력 여지를 남겼다. 이어 "중국이 미국과 광범위한 마약 금지 협력을 벌였고 현저한 효과를 얻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 측이 요구해 온 △펜타닐의 원료 제조와 밀수 단속 △마약 제조를 위한 합성 전 단계 화학물질인 전구체 관리 △관련 국제 범죄조직의 불법 자금 단속 등에 대한 공조 강화를 약속할 전망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2-05 18:04:30[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7일(현지시간) 재선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번 통화는 중국과 미국 모두에 매우 좋았다”고 자평했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막바지였던 2021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오는 20일 미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트럼프는 “교역을 다시 균형 있게 만드는 것과 펜타닐, 틱톡, 그리고 많은 다른 주제들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시 주석과 나는 이 세상을 더 평화롭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시진핑도 트럼프와 통화 뒤 미중 관계 개선을 희망했다고 중국 관영 CCTV가 보도했다. 중국은 트럼프 2.0시대를 맞아 초조한 기색이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하자 트럼프와 약속을 팽개친 터라 보복을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무역협정을 맺으면서 대미 수입을 대거 늘리기로 했지만 트럼프 퇴임까지 이를 질질 미뤘고,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아예 약속을 깼다. 트럼프 재선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국은 사상 처음으로 미 대통령 취임식에 최고 지도부가 참석하기로 했다. 한정 부주석이 트럼프 취임식에 간다. 한 부주석은 그러나 트럼프 측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격이 떨어지는 인물이다. 일부 트럼프 참모들은 시 주석 최측근이자 정치국원인 차이치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오기를 바랐다. 미중 관계는 1979년 양국이 국교를 맺은 뒤 최악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시작한 대중 압박이 바이든 행정부 들어 심화했다. 미국은 수출 통제부터 시작해 중국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대만 문제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마이크 왈츠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마르코 루비오를 국무장관으로 지명하는 등 대중 강경파를 요직에 기용해 대중 외교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재무장관 지명자 스콧 베센트는 16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트럼프가 1기 행정부 시절 맺었던 무역합의를 근거로 중국을 압박해 옥수수, 콩 등 미 농산물을 더 많이 수입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센트는 또 트럼프가 중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그러나 믿는 구석이 없지 않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최측근으로 부상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 압박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머스크는 대표적인 친중 인사로 중국 상하이에 테슬라 첫 해외 공장을 세웠다. 그는 중국의 배려로 외국 자동차 업체로는 유일하게 중국 기업과 합작하지 않을 수 있었다. 머스크는 자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고위 관계자들도 만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1-18 01:42:30[파이낸셜뉴스] 앞으로 의사나 치과의사가 환자에게 의료용 마약류 '펜타닐'을 처방할 때는 환자의 앞서 1년간의 펜타닐 처방 내역을 확인하는 것이 의무화된다. 펜타닐 과다·중복 처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 오남용을 막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의 '의료용 마약류 투약 내역 확인 제도'가 오는 14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사·치과의사는 나르코설하정, 펜타덤패취 등 펜타닐 성분 의료용 마약류 39개 품목의 처방전을 발급하기 전, 환자의 1년간 의료용 마약류 투약 내역을 조회해야 한다. 투약 이력 조회 전에는 환자에게 미리 조회 사실을 알려야 한다. 조회 결과, 과다·중복 처방 등 오남용이 우려되는 환자에게는 펜타닐 성분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긴급한 사유가 있거나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 암 환자의 통증 완화를 위해 처방하는 경우 등은 환자의 투약 내역을 확인하지 않고 의료용 마약을 처방할 수 있다. 식약처는 강한 의존성 등에 따라 엄격한 처방·사용이 필요한 펜타닐을 투약 내역 확인 대상으로 우선 지정하고 향후 대상 성분과 품목을 늘려갈 방침이다. 식약처는 "이번 투약내역 확인 대상 마약류는 최근 사회적으로 오남용 사례가 다수 확인된 펜타닐 성분의 정제·패치제"라며 "펜타닐은 강한 의존성으로 중독되는 경우, 회복 불가능한 건강 상태에 이를 수 있어 엄격한 처방·사용이 필요한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연계된 의료용 마약류 처방 소프트웨어의 자동 알림창(팝업창)을 통해 환자의 투약 이력을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의사·치과의사가 투약이력을 확인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하게 되면 과태료가 부과(1차 경고, 2차 30만원, 3차 100만원)도 이뤄진다. 처방소프트웨어 연계 오류 등으로 인해 환자의 의료용 마약류 투약내역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만 기간을 정해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연계 시스템 오류 등에 대응하기 위한 '마약류 투약 내역 확인 불편 사항 신고센터'도 오는 9월까지 운영된다. 또 식약처는 국민 누구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최근 2년간 자신의 의료용 마약류 투약 이력을 조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채규한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예방을 위한 정책을 세심하게 수립·시행해 국민이 의료용 마약류를 적정하게 처방받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라며 "마약류 예방부터 사회 재활까지 사회 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6-11 11:07:39#. 환자에게 펜타닐 패치를 처방해준 의사 A씨가 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허리디스크 통증을 호소한 김모씨에게 총 304회 걸쳐 펜타닐 패치 4826매 처방전을 발급해 준 혐의를 받는다. 권고량 기준 40년 치다.펜타닐 패치를 구매한 B씨도 실형이 선고됐다. B씨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병원 16곳에서 펜타닐 패치 총 7655매를 처방받아 매수한 혐의를 받았다.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악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펜타닐은 병원에서 처방받아 약국에서 살 수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주의 켄싱턴 거리에는 펜타닐 과용 중독자가 늘어 '좀비 거리'가 됐다. 펜타닐을 과다복용하면 몸이 뻣뻣하게 굳고, 투약을 멈추면 엄청난 고통이 따른다. 초기에 펜타닐 확산을 막지 못하면 미국처럼 통제불능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펜타닐 처방환자 수는 2020년 186만명을 기록한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200만명으로 파악된다. 펜타닐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으로 말기 암환자 등을 위한 의료용 진통제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 약효가 다른 진통제인 모르핀의 100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극심한 고통에 있는 환자에게 유용했다. 다만 펜타닐의 중독성과 환각 효과가 헤로인의 50배 정도로 강력하다. 2000년대 전후 시중에 펜타닐을 많이 풀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중독자들이 급증했다. 펜타닐 환자들이 많은 미국 필라델피아 켄싱턴 거리에는 중독자 수가 너무 많아 경찰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의 80%가 펜타닐로 인한 중독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선 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펜타닐 불법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증 등의 이유로 펜타닐을 처방받은 뒤 이를 친구들과 나눠 갖거나 온라인을 통해 파는 행위가 적발되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부산·경남 지역 병원과 약국에서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판매하거나 투약한 C씨(19)를 구속하고 이를 유통하거나 투약한 고등학생 등 10대 41명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검거된 고교생들은 펜타닐 패치를 유통하고 공원과 상가 화장실뿐만 아니라 학교 내에서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중독성이 강한 펜타닐을 오남용하지 못하도록 관련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낭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펜타닐과 관련해 최근 오남용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제도를 손 볼 필요는 있다"며 "정부가 중독의학회 등 관련 전문성을 지닌 단체들을 모아 제도·정책적 보완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6-09 18:31:47[파이낸셜뉴스] #. 환자에게 펜타닐 패치를 처방해준 의사 A씨가 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허리디스크 통증을 호소한 김모씨에게 총 304회 걸쳐 펜타닐 패치 4826매 처방전을 발급해 준 혐의를 받는다. 권고량 기준 40년 치다.펜타닐 패치를 구매한 B씨도 실형이 선고됐다. B씨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병원 16곳에서 펜타닐 패치 총 7655매를 처방받아 매수한 혐의를 받았다.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악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펜타닐은 병원에서 처방받아 약국에서 살 수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주의 켄싱턴 거리에는 펜타닐 과용 중독자가 늘어 '좀비 거리'가 됐다. 펜타닐을 과다복용하면 몸이 뻣뻣하게 굳고, 투약을 멈추면 엄청난 고통이 따른다. 초기에 펜타닐 확산을 막지 못하면 미국처럼 통제불능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펜타닐 처방환자 수는 2020년 186만명을 기록한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200만명으로 파악된다. 펜타닐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으로 말기 암환자 등을 위한 의료용 진통제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 약효가 다른 진통제인 모르핀의 100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극심한 고통에 있는 환자에게 유용했다. 다만 펜타닐의 중독성과 환각 효과가 헤로인의 50배 정도로 강력하다. 2000년대 전후 시중에 펜타닐을 많이 풀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중독자들이 급증했다. 펜타닐 환자들이 많은 미국 필라델피아 켄싱턴 거리에는 중독자 수가 너무 많아 경찰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의 80%가 펜타닐로 인한 중독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선 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펜타닐 불법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증 등의 이유로 펜타닐을 처방받은 뒤 이를 친구들과 나눠 갖거나 온라인을 통해 파는 행위가 적발되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부산·경남 지역 병원과 약국에서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판매하거나 투약한 C씨(19)를 구속하고 이를 유통하거나 투약한 고등학생 등 10대 41명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검거된 고교생들은 펜타닐 패치를 유통하고 공원과 상가 화장실뿐만 아니라 학교 내에서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중독성이 강한 펜타닐을 오남용하지 못하도록 관련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낭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펜타닐과 관련해 최근 오남용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제도를 손 볼 필요는 있다"며 "정부가 중독의학회 등 관련 전문성을 지닌 단체들을 모아 제도·정책적 보완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6-07 11:59:32[파이낸셜뉴스] 고액의 실손 의료비 보험 청구가 가능한 여유증·다한증 환자를 가짜로 모집, 수술은 하지 않고 진단서 등을 허위로 기록해 12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한 병원 관계자와 조직폭력배 브로커 일당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성형외과 원장은 펜타닐·프로포폴 등 마약 투약 상태로 진료를 보거나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총경 김기헌)는 병원 관계자와 조직폭력배 브로커로 구성된 일당 174명을 보험사기방지특별법 혐의로 검거, 5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프로포폴과 펜타닐 등 의료용 마약을 직접 투약하거나 환자에게 투약 목적으로 미용 시술한 병원장 A(38)씨와 의사들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작년 7월까지 200여회에 걸쳐 약 12억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병원장을 총책으로 브로커, 행정총괄, 간호사, 가짜 환자 등으로 구성됐다. 우선 브로커는 여유증과 다한증 실손 보험이 있는 가짜 환자를 모집했다. 여유증과 다한증의 경우 보험 심사가 쉽다는 점을 노렸다. 이후 병원 관계자는 허위 수술 일정을 잡고, 당일 6시간 동안 수술이 진행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가짜 환자는 허위 진단서와 간호 기록지를 토대로 31개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타냈다. 보험수익금은 병원이 50%, 중·상위 브로커 20%, 하위 브로커 10%, 가짜 환자 20%로 각각 나눠 가졌다. 일당은 지능적으로 보험사와 수사 기관의 눈을 속였다. 보험금 청구에 대한 손해사정사의 서류 심사 및 면담을 대비하기 위해 가짜 환자를 상대로 대처법을 만들어 사전 교육을 했다. 브로커 등 조폭은 고의로 가슴 부위에 상처를 내거나 타인의 수술 전·후 사진을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곳에서 단기간 너무 많은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보험사의 금융감독원 신고로 범행이 탄로 났다. 경찰에 따르면 병원장 A씨는 경기 수원에 성형외과를 개원하면서 약 30억원을 대출 받았는데, 경영난이 심화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장인 A씨가 범행에 직접 관여했기 때문에 보험에 필요한 서류 발급과 청구가 수월했다”며 “손해사정사의 확인 전화에 응대하기 위한 대처법 매뉴얼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병원은 현재 폐원한 상태다. 이들이 모집한 가짜 환자는 주로 20·30대 지인이었다. 신분 및 직업은 가족, 연인, 부부, 조폭, 간호사, 보험설계사, 유흥업소 종사자 등으로 다양했다. A씨와 병원 소속 의사 B씨는 허위 수술로 남은 마약류를 상습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되기도 했다. 이들은 프로포폴과 펜타닐을 투약한 상태로 진료를 보거나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프로포폴 패키지 상품을 판매할 계획도 세웠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 사기는 개인 일탈을 넘어 병원과 전문 브로커 등이 개입해 사회적 폐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경찰은 첩보 수집 및 단속을 통해 보험사기 범죄 척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5-28 14:34:52검찰이 이른바 '좀비마약'에 대응하기 위해 소변 속 마약 성분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기술 개발에 나선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고분해능 이중 질량분석법(LC-MS/MS)를 이용한 소변 시료 중 합성 오피오이드 마약류 동시 분석법 개발' 입찰을 조달청 나라장터에 공고했다. 용역기간은 2월부터 12월까지로 사업비는 6000만원이다. 사업 목적은 소변 검사에서 합성 펜타닐 성분을 측정하는 분석 기법 개발이다. '좀비마약'이라고 불리는 펜타닐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헤로인 등의 마약보다 중독성이 50~100배 이상 높다. 환각 극대화를 위해 펜타닐 화학 구조를 변화시켜 만든 것으로 오남용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성 펜타닐은 화학 구조상 합법 약품처럼 보일 목적으로 제작된다. 펜타닐에서 작용기를 뗐다 붙였다 하며 추적을 피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작용기 합성 방식에 따른 경우의 수가 다양해 소변에서 마약 성분을 검출하더라도 어떤 성분인지를 파악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성분을 일일이 분석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간과 품이 많이 든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합성 펜타닐이 확산한 상황은 아니지만 세계 최대 마약 수요처인 미국에서 합성 펜타닐 남용이 급증하고 있어 선제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대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합성 펜타닐 성분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분석법을 개발할 예정이다. 다양한 마약 성분을 분리해 한 번에 측정하는 액체크로마토그래피 기법과 약물 고유 질량을 초미세 단위까지 잡아내는 LC-HRMS/MS을 개발하는 것이 이번 연구 목표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02-20 18: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