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3년 동안 15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작은도서관'이 1320곳이 휴·폐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문화체육관광위·여성가족위)이 문화체육관광부와 17개 광역지자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휴·폐관하는 작은도서관이 점점 늘어 2021년 말까지 총 1320곳이 휴·폐관했다. 작은도서관은 규모가 작은 도서관을 지역별로 여러개 만들어서 사용자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2019년 전국 작은도서관 이용자수는 약 3,900만명이 이용했으나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약 2200만명이 이용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휴관한 도서관이 많아 이용자 수가 영향을 받아 줄었음에도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4명은 작은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문체부가 매년 발표하는 작은도서관 실태 조사결과를 보면 2019년도에는 실태조사 대상 도서관 전체 7320곳 중 휴·폐관한 곳이 648개로 8.9%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전체 7500곳 중 1026개로 13.9%, 2021년에는 전체 7768곳 중 1,320개로 17%로 휴·폐관 도서관의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3년간 672곳이 폐관해 매년 평균적으로 200곳 이상이 폐관하고 있다. 2019년대비 2021년 도서관 지자체 폐관 순위를 보면 경기도가 3년간 110곳이 폐관해 가장 많았고, 서울 102곳, 충북 13곳, 인천 10곳의 순으로 나타났다. 문체부와 전국 17개시도 광역시·도, 기초 지자체는 작은도서관 신규 개관과 운영 지원을 위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총 1559억원이 들어갔다. 올해만 해도 353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지원됐다. 작은도서관의 등록과 관리는 지자체의 권한으로, 문체부는 주로 사서 지원과 같은 지원업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문체부가 해당 사업의 주무부처로서 작은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 의원은 “작은도서관의 폐관의 증가를 막기 위해 세밀한 지원과 함께 정책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문체부는 해당 사업의 주무부처로서 지자체와의 교류협력 증진 방안을 마련해 도서관 지원 등 다각적인 활성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10-05 09:15:54[파이낸셜뉴스] 한국 현대 연극을 이끌었던 세실극장이 결국 폐관한다. 지난 2018년 4월부터 세실극장을 운영한 서울연극협회는 대한 성공회의 요청에 따라 지난 10일부로 극장 장비를 모두 철수시켰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세실극장은 극장 기능을 사실상 모두 상실했다. 그 동안 다섯 번의 주인을 바꿔가며 명맥을 이어간 세실극장은 2018년 1월 경영 위기로 폐관에 내몰렸다. 서울시는 극장 소유주인 대한 성공회와 협력해 세실극장을 재임대하였고 여섯 번째 운영자로 서울연극협회를 선정했다. 협회는 2018년 9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약 1년 4개월 동안 40여 개의 단체의 공연과 축제를 무대에 올릴 수 있도록 지원했다. 기존 대관료를 약 60%까지 인하하여 예술단체의 부담을 완화하였으며, 노후화된 시설물 개보수를 통해 안전을 강화했다. 그러나 극장 운영은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옥상 시민공간 조성 공사에 따라 운영이 중단되었다. 같은 해 10월 정상화되었지만 무대 상부에서 전기합선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협회는 조명과 전기 시설을 교체하지 않는 이상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여 운영을 중단했고 이를 서울시와 성공회에 통보했다. 이에 서울시는 정밀진단 컨설팅을 실시해 심각한 전기 문제점을 발견했고 운영 재개를 위해 다방면으로 대안을 마련했지만 소유주인 성공회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서울시는 성공회 요청에 따라 협약을 해지했다. 성공회는 세실극장의 명맥을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실극장은 1976년에 개관해 1977년부터 1980년까지 연극인회관과 서울연극제의 전신인 대한민국연극제가 개최된 극장으로 삼일로창고극장과 함께 상업주의 연극에 반대하며 소극장 문화를 꽃 피웠다. 또한 6·10 항쟁 민주화 선언이 이뤄진 곳도 이곳이다. 서울연극협회 지춘성 회장은 "협회가 2018년 5월부터 현재까지 약 3년 6개월간 세실극장을 운영했지만 실질적으로 운영한 기간은 1년 7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며 "그 동안 예술단체의 다양한 작품이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지원하여 공공성을 지켜 나가는 한편 아동청소년 전용극장으로 탈바꿈하여 미래의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그 사이 극장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폐관을 막지 못했다. 극장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공회의 결단이 필요하다. 세실극장이 계속 극장으로 남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12-15 18:13:57【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1895년 한국인이 건립한 최초의 실내극장인 인천 애관극장이 경영난으로 폐관 위기를 맞고 있다. 20일 제2기 ‘인천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이하 애사모)에 따르면 민간 소유의 애관극장이 관람객 감소로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것. 애관극장은 1895년 건립돼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가 1960년대 재건됐다. 2000년대 들어 대자본이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극장을 독점하면서 여러 전통극장이 사라지고 지금은 애관극장과 동구의 미림극장이 실버·예술·독립영화관으로, 최근에는 치매친화전문극장 등 공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애관극장은 경영난으로 2018년 한차례 매각소문이 돌았으나 이를 안타깝게 여긴 시민들이 애사모를 결성, 매각에 반대하고 인천시에 인수를 촉구하면서 협상이 진행됐다. 결국 극장주가 매각 의사를 철회하면서 매각설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넷플릭스를 비롯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널리 퍼지면서 애관극장이 1관의 문을 닫고 인력을 감축해 겨우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으나 적자가 누적되는 상태다. 2018년 애사모를 결성해 애관극장을 보전했던 인천시민들은 다시 제2기 ‘애사모’를 결성하고 애관극장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2기 애사모 회원은 45명이다. 제2기 애사모는 인천시에 애관극장의 공공 매입을 통한 항구적 보전대책 수립, 원도심 복합역사문화공간으로써 애관극장의 다양한 활용방안 모색, 원도심 상생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2기 애사모 관계자는 “애관극장이 인천시민들을 위한 상영관이자 문화시설로 존속할 수 있도록 인천시가 전향적으로 나서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1-04-20 14:22:03서울시가 경영난으로 올 1월 폐관된 42년 역사의 정동 '세실극장(사진)'을 오는 4월 재개관한다.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소중한 문화자산을 지키면서 시대에 맞는 모습으로 재생하는 '문화재생' 방식을 통해서다. 시는 '세실 재생 프로젝트'를 발표, 폐관된 세실극장을 보전하고 나아가 정동 '대한제국의 길' 조성과 연계한 역사재생의 거점으로 재생하겠다고 21일 밝혔다. 1976년 개관한 세실극장은 한국 연극문화는 물론 시대적 현대사, 건축.문화예술의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다. 그동안 5차례의 변화를 거치며 명맥을 유지해 왔지만 최근의 다양한 상업 미디어의 범람으로 순수연극이 인기를 잃고 재정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올해 1월 폐관에 이르게 됐다.지금은 대학로가 연극의 메카로 인식돼 있지만 1970~80년대 소극장 연극의 중심에는 세실극장이 있었다. 서울연극제 전신인 '대한민국연극제' 1회 개최지이자 연극인 회관으로 사용됐던 공공장소기도 했다. 반독재 민주화운동인 6.10 항쟁 민주화 선언이 이뤄지고 상업주의 연극에 반대해 새로운 시대정신의 '소극장' 문화가 시작된 곳도 이곳 세실극장이었다.시는 세실극장 소유주인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과 적극 협력해 세실극장을 장기 임대하고 극장 운영자에게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세실극장을 보전.운영한다. 시는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과 협의해 작년 임대료보다 인하된 조건으로 장기 임대하기로 했다. '대한제국의 길' 활성화 거점으로 활용해 덕수궁 돌담길, 고종의 길, 등록 문화재인 양이재로 등 정동의 역사문화 탐방도 유도한다. 옥상 공간은 서울시가 휴게 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성공회 성당이 공간을 제공하고 시가 조성하는 민.관 협력 사업이다.한편 서울시는 이날 부터 내달 5일까지 세실극장 운영자를 공개모집한다. 본래 연극문화를 유지하는 연극공연과 공공적 공간으로서의 세실극장을 운영할 기관을 최종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서울시에 주 사무소를 둔 연극관련 사업 경력 5년 이상의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다. 세실극장의 운영자는 '운영비 전액과 임차료의 일부'를 자부담하는 조건으로 공개모집한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18-03-21 17:43:07국내 최대 규모인 대구대학교 부설 점자도서관이 올해 정부의 시각장애인용 대체교과서 제작사업에 참여하지 않아 점자도서관이 축소.폐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관련단체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학측은 입찰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뿐 '축소.폐관'은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23일 대구대 등에 따르면 지난 1981년 개관된 점자도서관은 1974년 교육부 위촉을 받아 전국 초.중.고 맹학교의 점자교과서 출판.보급을 맡아 시각장애인들의 정보접근과 교육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년마다 선발하는 대체교과서 제작사업 제외로 점자도서관의 기능이 축소될 것이라는 게 한국시각장애대학생회 등 시각장애인 관련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단체들은 점자도서관 유지 및 대체자료 발행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 "시각장애인의 교육권 박탈" 한국시각장애대학생회는 최근 대구대 점자도서관이 올해 시각장애인용 대체교과서 제작사업 공개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25만 시각장애인들이 대체자료를 통한 정보 접근권과 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하게 됐다는 성명을 냈다. 대학생회는 "우리나라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체자료를 제대로 제작할 수 있는 기관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라며 "대구대가 2017년 점자교과서 제작 입찰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점자도서관 축소.폐관 의혹이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구대 부설 점자도서관은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무분별한 인사조치 및 도서관 목적과는 동떨어진 건물 사용, 시각장애 뿐만 아니라 발달장애 관련 사업에 나서는 등으로 기존 시각장애인 업무가 축소되고 점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 채용이 이뤄지지 않아 점자교재 제작 지연이나 교재 오타가 잦아졌다고 전했다. ■"입찰자격 변경으로 참여 못해" 그러나 대구대의 입장은 다르다. 대구대 점자도서관 관계자는 "대구대 점자도서관이 축소.폐관된다는 이야기는 유언비어"라고 반박했다. 대구대는 당초 시각장애인용 대체교과서 발행.공급기관을 선정하는 공개입찰에 참여하려 했으나 국립특수교육원이 지정한 입찰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자격조차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점자도서관 관계자는 "국립특수교육원이 점자교과서를 비롯해 확대교과서, 대체교과서 디지털 작업 등 3가지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공동도급에는 입찰 참여를 못하도록 규정해 참여를 못한 것이지 안 한 것이 아니다"며 "3년간 국가가 43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인데 어느 기관이 욕심을 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비전문인력 채용 및 교재 오탈자 주장에 대해서는 "시각장애인용 대체교과서 유형이 점자 외에도 확대교과서와 디지털 파일 3개로 늘어나 기존에 비해 업무가 늘어난데다 기존 업무 외의 경험이 부족해 더디지만 차근차근 이뤄가고 있다"며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데 이 같은 지적은 억울하다"고 털어놨다. 올해 국립특수교육원은 '대체교과서 품질과 공급신속성'을 이유로 시각장애인용 대체교과서 제작사업 공개입찰 자격 조항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16-11-23 17:28:04지난 13일을 끝으로 폐업한 예술영화전용관 스폰지하우스 광화문 전경.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시행해온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이 지난해 극장에서 유통.배급 지원 중심으로 변경된 뒤 전국 예술영화전용관이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서 임대료 등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한 탓이다. 서울지역 유명 극장부터 지역 유일의 전용관까지 줄줄이 경영난에 처해 한국사회의 문화 다양성을 지키는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온 예술영화전용관의 입지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17일 예술영화전용관 스폰지하우스에 따르면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이 지난 13일 영업을 중단했다. 국내외 예술영화를 소개하고 관객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설립 취지에 따라 2007년 개관한 지 9년 만이다. 한국에도 큰 반향을 일으킨 일본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가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을 통해 소개된 작품들이다. ■경영난에 줄줄이 역사 속으로 경영난에 처한 예술영화전용관이 문을 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형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체인이 전국 극장가를 장악하고 급기야 예술영화 시장까지 뛰어들면서 상당수 전용관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에 앞서 개관한 스폰지하우스 압구정, 종로, 명동점과 종로 씨네코아, 대학로 하이퍼텍나다 같은 극장이 대표적이다. 살아남은 극장은 영진위의 지원사업에 힘입어 명맥을 이어왔다. 영진위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화비디오법)에 따라 지난 2002년부터 매년 20곳 내외의 예술영화전용관을 선정, 지원해왔다. 이에 따라 멀티플렉스에서 보기 어려운 국내외 다양한 영화가 영진위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는 예술영화전용관에서 상영됐다. 영화비디오법은 국민의 문화생활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영화발전기금을 두고 영상문화의 다양성과 공공성을 증진하는 사업을 지원토록 했다. 문제는 영진위가 지원사업 규모를 줄인 데 이어 지난해 7월 극장 중심의 기존 사업을 폐지하고 연간 최대 48편의 한국 예술영화를 선정, 마케팅 및 배급비용을 지원키로 하면서 빚어졌다. 가뜩이나 재정상황이 열악한 예술영화전용관이 지원 중단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경남지역 독립예술영화관인 거제아트시네마가 2014년 지원사업에서 탈락, 문 닫은 것을 시작으로 강원지역 독립예술영화관 신영이 2015년 잠정 휴관했다. 같은 해 대구에서는 동성아트홀이 문을 닫았다가 지역 독지가가 인수해 6개월 만에 재개관했다. 해당 극장들은 경남·강원·대구 지역의 유일한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지역 문화갈증 해소에 일익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30일 영화팬들에게 잘 알려진 씨네코드 선재가 폐업한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스폰지하우스 광화문까지 폐관한 것이다. 현재 멀티플렉스 계열을 제외하고 남아있는 예술영화전용관은 전국 30곳 남짓이다. 이들 대부분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다양성 어디로?" 영화업계 관계자와 영화팬들은 우려하고 있다. 올해 강원 춘천시에서 단편영화 상영관 일시정지시네마를 설립한 유재균씨(27)는 "춘천에는 극장이 CGV 2개 지점만 있는데 '더 랍스터'라는 영화가 개봉했을 때 CGV에서는 상영하지 않아 볼 수 없었다"며 "예술영화전용관은 문화예술 향유자의 선택권과 문화 다양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가 진행하는 지원사업이 형평에 맞지 않은 형태로 변질된 게 안타깝다"며 "예술영화전용관 관계자들의 열정으로 많은 사람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16-05-17 17:59:02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시행해온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이 지난해 극장에서 유통·배급 지원 중심으로 변경된 뒤 전국 예술영화전용관이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서 임대료 등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한 탓이다. 서울지역 유명 극장부터 지역 유일의 전용관까지 줄줄이 경영난에 처해 한국사회 문화다양성을 지키는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온 예술영화전용관 입지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17일 예술영화전용관 스폰지하우스에 따르면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이 지난 13일부로 영업을 중단했다. 국내외 예술영화를 소개하고 관객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설립 취지에 따라 2007년 개관한지 9년만이다. 한국에도 많은 반향을 일으킨 일본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가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을 통해 소개된 작품들이다. ■경영난에 줄줄이 역사 속으로 경영난에 처한 예술영화전용관이 문을 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이 전국 극장가를 장악하고 급기야 예술영화 시장까지 뛰어들면서 상당수 전용관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에 앞서 개관한 스폰지하우스 압구정, 종로, 명동점과 종로 씨네코아, 대학로 하이퍼텍나다 같은 극장이 대표적이다. 살아남은 극장은 영진위의 지원 사업에 힘입어 명맥을 이어왔다. 영진위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화비디오법)에 따라 지난 2002년부터 매년 20곳 내외의 예술영화전용관을 선정, 지원해왔다. 이에 따라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보기 어려운 국내외 다양한 영화가 영진위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는 예술영화전용관에서 상영됐다. 영화비디오법은 국민의 문화생활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영화발전기금을 두고 영상문화의 다양성과 공공성을 증진하는 사업을 지원토록 했다. 문제는 영진위가 지원사업 규모를 줄인데 이어 지난해 7월 극장 중심의 기존 사업을 폐지하고 연간 최대 48편의 한국 예술영화를 선정, 마케팅 및 배급비용을 지원키로 하면서 빚어졌다. 가뜩이나 재정상황이 열악한 예술영화전용관이 지원금이 끊기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경남지역 독립예술영화관 거제아트시네마가 2014년 지원사업에서 탈락, 문을 닫은 것을 시작으로 강원지역 독립예술영화관 신영이 2015년 잠정 휴관했다. 같은해 대구에서는 동성아트홀이 문을 닫았다가 지역 독지가가 인수해 6개월 만에 재개관했다. 해당 극장들은 경남, 강원, 대구지역의 유일한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지역 문화갈증 해소에 일익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30일 영화팬들에게 잘 알려진 씨네코드 선재가 폐업한 데 이어 이달 13일에는 스폰지하우스 광화문까지 폐관한 것이다. 현재 멀티플렉스 계열을 제외하고 남아있는 예술영화전용관은 전국 30곳 남짓이다. 이들 대부분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다양성 어디로..” 영화업계 관계자들과 영화팬들은 우려를 표한다. 올해 강원 춘천시에서 단편영화 상영관 일시정지시네마를 설립한 유재균씨(27)는 “춘천에는 극장이 CGV 2개 지점만 있는데 ‘더 랍스터’라는 영화가 개봉했을 때 CGV에서는 상영하지 않아 볼 수 없었다”며 “예술영화전용관은 문화예술 향유자의 선택권과 문화 다양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가 진행하는 지원사업이 형평에 맞지 않은 형태로 변질된 게 안타깝다”며 “예술영화전용관 관계자들의 열정으로 많은 사람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스폰지하우스 광화문 개관 마지막 날 극장에서 만난 조수범씨(52) 역시 “다양한 색깔이 어우러져 발전하는 게 다원주의인데 우리 사회가 그런 색깔을 지켜내지 못하는 것 같다”며 “스폰지하우스와 같은 작은 극장이 사라지고 난 자리에는 거대 영화사가 찍어내듯 만든 오락영화만 남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16-05-15 21:23:06개관 1년이 채 안된 서울 '동대문 고미술 복합 문화관'이 20억여원에 달하는 서울시 예산만 쓴채 폐관 위기에 처했다. 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문화관은 동대문구가 100여개 고미술품 상가가 밀집한 답십리동 일대를 제2의 인사동 거리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4월 개관했다. 동대문구는 문화관 운업업체로 서울고미술발전협동조합을 선정, 서울시 예산 21억원을 지원했다. 조합원은 이들 상가의 상인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됐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조합측에 임대보조금 17억원, 건물리모델링비와 운영경비 4억원 등 총 21억원을 동대문구청을 통해 지원했다. 조합은 상가에서 나오는 골동품이나 미술품 경매, 전시 등을 통해 사업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곳 고미술품 상인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골동품 상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조합측이 조합원인 상인들에게 조합비를 걷어가고 서울시 예산을 지원받았는데도 수요자들이 몰리기 보다는 오히려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예산 21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현재 문화관 운영을 중단, 폐관 위기에 놓였다. 조합측은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에 운영비를 더 보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한 서울시 입장은 단호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운영업체인 조합측이 사업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채 부실 운영책임을 서울시에 떠넘기고 있다"며 "문화관 운영을 통한 수익금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않은채 예산 지원 타령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임대보증금 17억원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또 동대문구청에 대해 "서울시 예산이 투입된 지역 사업을 지도감독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동대문구는 서울시 감사를 받고 관련자 징계를 요청받은 상태다. 서울시는 관할 지도감독 기관인 동대문구가 개관 1년여만에 사업 포기를 선언한 조합측에 책임을 묻는 등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운영업체인 조합측은 "서울시에 운영비 (추가)지원을 요청했다"면서 운영방침에 대한 입장은 유보했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지난 1월 서울시로부터 문화관 사업중단을 통보받았으며 상가 상인과 조합에 자립운영 방안을 제시토록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이익집단이 자치구를 연계시켜 시민 혈세를 갉아먹는 나쁜 사례"라며 " '먹튀 방지' 관련 조례 제정 등 종합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2016-03-02 18:22:10개관 1년이 채 안된 서울 '동대문 고미술 복합 문화관'이 20억여원에 달하는 서울시 예산만 쓴채 폐관 위기에 처했다. 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문화관은 동대문구가 100여개 고미술품 상가가 밀집한 답십리동 일대를 제2의 인사동 거리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4월 개관했다. 동대문구는 문화관 운업업체로 서울고미술발전협동조합을 선정, 서울시 예산 21억원을 지원했다. 조합원은 이들 상가의 상인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됐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조합측에 임대보조금 17억원, 건물리모델링비와 운영경비 4억원 등 총 21억원을 동대문구청을 통해 지원했다. 조합은 상가에서 나오는 골동품이나 미술품 경매, 전시 등을 통해 사업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곳 고미술품 상인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골동품 상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조합측이 조합원인 상인들에게 조합비를 걷어가고 서울시 예산을 지원받았는데도 수요자들이 몰리기 보다는 오히려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예산 21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현재 문화관 운영을 중단, 폐관 위기에 놓였다. 조합측은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에 운영비를 더 보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한 서울시 입장은 단호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운영업체인 조합측이 사업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채 부실 운영책임을 서울시에 떠넘기고 있다"며 "문화관 운영을 통한 수익금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않은채 예산 지원 타령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임대보증금 17억원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또 동대문구청에 대해 "서울시 예산이 투입된 지역 사업을 지도감독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동대문구는 서울시 감사를 받고 관련자 징계를 요청받은 상태다. 서울시는 관할 지도감독 기관인 동대문구가 개관 1년여만에 사업 포기를 선언한 조합측에 책임을 묻는 등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운영업체인 조합측은 "서울시에 운영비 (추가)지원을 요청했다"면서 운영방침에 대한 입장은 유보했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지난 1월 서울시로부터 문화관 사업중단을 통보받았으며 상가 상인과 조합에 자립운영 방안을 제시토록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이익집단이 자치구를 연계시켜 시민 혈세를 갉아먹는 나쁜 사례"라며 " '먹튀 방지' 관련 조례 제정 등 종합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2016-03-02 16:30:51한국 최초의 어린이를 위한 체험식 박물관인 서울시 삼성어린이박물관이 설립 20여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서울시가 건립한 복합체험문화시설인 서울상상나라의 위탁 운영을 맡게 된 삼성어린이박물관의 운영 주체인 삼성문화재단이 기능 중복 등의 이유로 박물관 운영을 중단하고 서울시에 폐관 신청을 한 것이다. 11일 서울시와 삼성문화재단에 따르면 시는 삼성문화재단이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어린이박물관의 폐관 신고를 함에 따라 지난 달 28일자로 서울시 등록박물관의 등록을 취소했다. 지난 1995년 5월5일 개관한 지 20여년 만이다. 20년 전통의 삼성어린이박물관이 폐관한 직접적인 이유는 삼성문화재단이 지난해 5월 개관한 서울상상나라 위탁 운영을 맡으면서 부터다.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인근에 위치한 서울상상나라(지하 3층, 지상 3층)는 서울시가 건립한 0~9세 영유아와 어린이들이 놀면서 배울수 있는 복합체험놀이시설이다. 삼성문화재단측은 "위탁 운영을 맡은 서울상상나라와 삼성어린이박물관의 기능이 중복돼 불가피하게 폐관 조치했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문화재단이 서울상상나라의 운영을 맡은 기간은 3년이다. 삼성문화재단은 서울상상나라 민간 위탁을 맡은 지난해 부터 사실상 삼성어린이박물관의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20년 전통과 역사성을 가진 삼성어린이박물관이 폐관되자 시민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학부모 지모씨(33·여)는 "집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 주말이면 딸 아이와 함께 찾았는데 폐관하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 최모(35)씨도 "한국 최초의 체험식 박물관이라는 상징적인 박물관이 없어지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1995년 5월 개관한 어린이를 위한 한국 최초의 체험식 박물관인 삼성어린이 박물관은 눈으로만 감상하는 기존의 박물관과는 달리 전시품들을 모두 직접 손으로 만지고 조작할 수 있어 어린이들 학습의 장소로 각광 받았다. 단체를 위한 견학 장소로도 널리 이용되며 해마다 3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14-06-11 13:3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