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환경부가 수은이 들어간 체온계, 온도계 등 의료기관에서 배출되는 수은함유폐기물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거점수거 시범사업에 나선다. 환경부는 수은함유폐기물 거점수거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오는 12~14일 대전광역시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부터 수은함유 의료기기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약 2만3000개의 수은함유폐기물이 의료기관에서 발생했다. 의료기관에서는 1회성으로 소량 배출되는 수은함유폐기물의 처리비용 및 행정처리가 부담이 됐고, 개별 위탁 처리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환경부는 의사·병원협회, 지자체, 처리업체와 협의하고 사전진단 감사 심의를 거쳐 거점수거 방안을 마련했다. 약속된 거점수거 장소까지 의료기관이 수은함유폐기물을 직접 운반하고 전문 처리업체가 관련 폐기물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방문, 수거가 이뤄지는 개별 위탁처리 시보다 수집·운반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환경부는 의료기관이 수은함유폐기물을 안전하게 포장해 운반할 수 있도록 '수은함유폐기물 안전관리 안내서'도 배포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시범사업으로 공동운영기구를 활용한 수은함유폐기물 거점수거 성공사례를 만들고, 이를 전국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또 전국 지자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 지자체가 실정에 맞는 거점수거 방식으로 수은함유폐기물을 처리하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김승희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거점수거를 통해 의료기관이 개별 위탁처리해야하는 불편을 최소화하며 수은함유폐기물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3-04-11 13:23:32【파이낸셜뉴스 안동=김장욱 기자】 경북도의회에서 '생활폐기물 거점수거시설 설치 조례안'이 발의돼 경북지역 농어촌지역 및 단독주택지역에 청결한 거리환경 조성이 기대된다. 28일 경북도의회에 따르면 윤승오 문화환경위원회 의원(비례·국민의힘)은 '경북도 생활폐기물 거점수거시설 설치 지원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은 경북 도내 생활폐기물 거점수거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농어촌 및 도시 내 단독주택지역에 생활폐기물 거점수거시설 설치 지원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에는 △거점수거시설 설치 지원계획의 수립 및 시행 △지원신청 및 지원내용 △사업의 점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민원정보분석시스템에 수집된 플라스틱 관련 민원은 이전 3년 대비 약 2.3배 증가했다. 주요 민원내용은 무단투기 및 불법소각 등 환경오염행위, 재활용 가능자원 분리배출·수거 관련 문의 및 불편 호소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농어촌 지역 및 도시 내 단독주택지역은 생활폐기물 집하장소 부재로 상습무단투기와 야생동물의 훼손 등으로 위생이 취약한 곳이 더러 있으며, 단독주택지역을 다니며 생활폐기물을 수거하는 차량이 골목에 주차된 차량으로 진입 및 수거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례 제정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의 효율적인 수거 및 처리로 재활용률 향상과 청결한 거리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경북도내 생활폐기물 거점수거시설은 2020년 12월 기준 '재활용 동네마당'을 포함해 19개 시·군에 404개소가 설치돼 있다. 윤 의원은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재활용품의 올바른 배출도 사회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등 생활폐기물 배출환경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하는 상황이다"면서 "앞으로도 도민의 쾌적한 주거환경 관리와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데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본 조례안은 10월 1일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 심사를 거쳐 14일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1-09-28 09:50:012040년이면 연간 2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사용 후 배터리 시장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이미 시작됐다. 유럽 같은 '까다로운' 고객의 요구로 K-배터리사들은 이미 배터리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에서 '자원 순환'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전방산업을 덮친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이 걷힌 후 본격적으로 열릴 사용 후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협력사를 포함해 광범위한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지난해부터 본격 대응 22일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달러(약 10조원)에서 2025년 208억달러(약 27조원)로 성장한 후 연평균 17%씩 증가해 2040년에는 2089억달러(약 274조원)를 상회할 전망이다. 우리는 이제 시작 단계지만 각국에서 사용 후 배터리에 대한 규제가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는 점이 외려 사용 후 배터리 시장 선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시장에 진출하는 배터리의 생산부터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친환경성과 안전성을 입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 배터리 사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용 후 배터리를 경영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삼성SDI는 제품에 들어가는 재활용 광물 적용 비율을 매년 확대할 예정이다. 리튬 등 폐기물(스크랩)에서 추출된 핵심 광물은 전구체나 양극재를 생산하는 삼성SDI의 소재 파트너사에 직접 공급돼 삼성SDI 제품 제조에 다시 사용되는 방식으로다. 최종 소비자가 사용 후 폐기한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삼성SDI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코발트, 니켈, 리튬 등 재활용메탈 재사용률은 12%로 목표치를 달성했다. 삼성SDI는 올해 18%, 내년 21%의 목표를 설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 회사들과 협력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배터리는 휴대용, 산업용, 전기차용 등 배터리 종류별로 제조 시점에서 사용되는 재활용 원료의 최소 기준과 의무 수거 비율이 각각 다르다"라며 "최대한 많은 물량의 사용 후 배터리를 확보한다는 생각으로 주요 거점별로 현지 업체를 통해 사용 후 배터리 수거량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ESS '재사용'도 고삐 사용 후 폐기된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제품의 배터리로 '재사용'하는 것도 시장의 일부다. 재사용은 광물 추출 등 절차 없이 고사양인 전기차 배터리를 ESS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에는 한 북미 협력회사와 협업해 20피트(ft)급 재사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컨테이너 시스템을 개발했고, 올 초엔 미 텍사스 지역 내에 50㎿h 규모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 제주에도 재활용 ESS 컨테이너 시스템을 설치해 출력제약을 검토하고 있다. 사용 후 배터리 잔존수명 검증과 확산 방지 솔루션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 후 배터리 부속품을 교체해 ESS 등 기타 용도로 재조립하는 '재사용' 과정 역시 사용 후 배터리 순환 체계의 한 부분"이라고 소개했다. SK그룹은 관련 사업을 SK이노베이션과 SK온이 나누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연구개발(R&D) 담당 조직인 환경과학기술원이 사용 후 배터리 내 금속 회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K온은 아직 가시화된 사업은 없지만 리사이클사업부에서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이다. SK그룹의 사용 후 배터리 전략은 협업이다. 최근 무산되긴 했지만 2년 전부터 국내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1세대 기업인 성일하이텍과 협업을 추진했다. 배터리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 핵심 원료를 모두 회수하는 내용이다. 성일하이텍은 리튬이온배터리 내 니켈, 코발트, 망간, 구리, 탄산리튬 등 5대 소재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SDI도 성일하이텍의 지분 8.79%를 가지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07-22 18:27:00[파이낸셜뉴스] 소니드는 화유코발트의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자회사 저장화유리사이클링테크놀로지(Zhejiang Huayou Recycling Technology)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합작사업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소니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바오 웨이(Bao Wei) 화유리사이클 대표이사와 오중건 소니드 대표이사 등 양사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합작법인 설립은 이달 중 화유리사이클이 직접 투자 후 완료된다. 설립 후에는 화유리사이클이 직접 경영에 참여해 회사가 보유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 공장 도면 및 시공업체 리스트, 영업 및 운영 노하우 등을 합작사업에 접목하게 된다. 합작법인은 폐배터리 전처리 공장을 연내 완공하고 향후 해외 진출 및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설립되는 합작법인은화유 리사이클의 배터리 글로벌 네트워크에 편입돼 ‘해외 폐배터리 전처리부문 허브’로서 아시아, 해외 지역 폐배터리 전처리를 담당할 예정이다. 따라서 화유리사이클이 보유한 글로벌 배터리 인프라를 통한 폐배터리 수급 및 블랙 파우더 판로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내에서 추출한 블랙 파우더는 화유리사이클 후처리 공장으로 공급해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배터리 원료를 추출하게 된다. 화유코발트는 LG화학, 포스코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화유코발트는 글로벌 2차전지 소재 공급 및 코발트 공급 1위 기업이다. 화유리사이클은 화유코발트의 100% 자회사로 2017년 3월 설립됐다. 화유코발트는 광물 자원 제련 및 정련에서 전구체, 양극재, 리싸이클까지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다시 광물로 제련하는 재순환 구조를 확립한 바 있다. 바오 웨이 대표는 "중국에서 쌓아온 폐배터리 전처리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해 왔고, 첫 사례가 이번 합작법인 설립”이라며 “이번 사업의 성공을 통해 해외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해 12월 MOU를 체결하고 사업부지 검토 및 기술 교환 등 다양한 협의를 비밀리에 진행해 왔다. 소니드는 지난 2022년부터 폐배터리 수집, 성능검사, 전∙후처리 공정으로 구성된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벨류체인을 구축해 왔다. 또 사업 추진에 필수적인 지정폐기물 종합재활용업 인허가와 함께 전·후처리 공정 사업부지, 제련설비 등도 확보한 상태다. 소니드는 자회사인 소니드온을 통해서 전기차 배터리 회수와 해체, 보관, 방전, 잔존가치평가 등의 기술을 확보했으며, 유수 배터리 셀 제조사와 완성차 기업 등을 핵심 거래처로 확보한 경험이 있다. 소니드온 김진섭 대표는 2012년부터 현존하는 모든 전기차 및 출시 전 전기차 해제 데이터를 확보해 국내 최초로 리콜 차량 2만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2만여개 배터리를 회수 및 해체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또 전국에서 발생하는 전기차 배터리를 회수해 보관하는 폐배터리 거점 센터 및 자원화 센터 운영 노하우도 갖췄다. 전기차 해체 매뉴얼도 수립해 안전한 공정을 개발하고, ESS 화재 예방 시스템 등도 확보했다. 특히 폐배터리 수거 차량 시스템, 폐배터리 분해 방법, 셀 밸런싱 장치, 고출력 하이브리드 BMS 전지 팩 시스템 등의 특허를 등록 및 출원했다. 오중건 대표는 "현재 국내 폐배터리 전처리 업체 대부분은 시장 진입 단계에 있지만 중국의 경우 이미 10년 전부터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된 만큼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및 플랜트 운영 노하우가 풍부하다”며 “합작법인이 국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이유"라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폐차대수는 2030년 411만대에서 2050년 4227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사용 후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30년 약 70조원에서 2050년 약 60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4-03 13:15:08SK에코플랜트가 유럽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원재료가 가장 풍부한 유럽이 이달부터 배터리 재활용 비율을 확대하는 법안을 시행하면서 시장 잠재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은 원재료인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얼마나 많이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순도 높은 희소금속을 얼마나 회수하느냐가 수익성을 가르는 만큼 SK에코플랜트는 물량 확보를 위한 유럽 거점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헝가리 재활용공장 2025년 준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미국에 이어 글로벌 전기차 2위 시장인 유럽 공략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유럽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원재료가 가장 풍부한 지역으로 꼽힌다. 동유럽 지역에서는 폴란드와 헝가리를 중심으로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 양극재 업체들이 진출했다. 폴란드, 헝가리는 각각 세계 2위, 세계 4위 배터리 생산국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은 지난 18일부터 '지속가능한 배터리 법(배터리법)'을 시행해 배터리 핵심 원재료의 재활용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EU는 이르면 오는 2031년부터 적용할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 최소 비율을 코발트 16%, 리튬 6%, 납 85%, 니켈 6% 등으로 설정했다. 사실상 원재료 재활용 비율을 의무화하는 셈이다. 2036년에는 코발트 26%, 리튬 12%, 납 85%, 니켈 15%로 기준이 상향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1월 세계 4위 배터리 생산국인 헝가리 진출을 공식화했다.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헝가리에 폐배터리 재활용공장 설립을 추진하게 된다. 헝가리 공장을 거점으로 유럽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로부터 스크랩, 리콜 배터리 등 재활용 물량을 선점할 계획이다. 헝가리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가 공장을 보유한 국가다. 국내에선 배터리 셀 제조사 삼성SDI와 SK온 등이 헝가리에 진출했다. 헝가리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헝가리 배터리 생산량은 2022년 약 35GWh에서 2023년 250GWh로 7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자회사 테스, 23개국 수거망 구축 SK에코플랜트는 리사이클링 전문 자회사 테스의 유럽 거점도 활용할 계획이다. 테스는 전 세계 23개국 46곳 사업장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망을 갖추고 있다. 이 중 유럽의 경우 독일, 프랑스, 영국 등 8개국에 15개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폐배터리 전용 사업장도 프랑스, 네덜란드, 헝가리에 갖췄다. 전기전자폐기물(E-Waste)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신뢰를 쌓으며 수거망을 구축했다. 테스는 유럽 허브항구로 꼽히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공장도 가동에 돌입했다. SK에코플랜트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전기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을 향후 테스 유럽 배터리 사업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폐배터리 연간 블랙매스 생산량이 약 1만t 규모에 이르는 전처리시설이다. 전처리는 폐배터리 등을 분해·파쇄하고 배터리 원료 추출 전단계인 블랙매스까지 추출하는 과정이다. 로테르담은 유럽 최대 항구도시의 지리적 이점을 기반으로 유럽의 국내외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의 스크랩, 리콜 배터리 등 재활용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전망이다. 테스는 리튬 매장량이 가장 많은 포르투갈 등 남유럽 시장도 적극 공략 중이다. 테스는 포르투갈 최대 종합에너지기업인 갈프 에네르지아와 함께 이베리아반도 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설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유럽 지역 전역에 각 지점 물량들을 중심에 집중시키고 다시 지점으로 분류하는 '허브 앤 스포크' 전략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EU의 배터리법 발효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거점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서 선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02-27 18:12:16SK에코플랜트가 유럽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원재료가 가장 풍부한 유럽이 이달부터 배터리 재활용 비율을 확대하는 법안을 시행하면서 시장 잠재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은 원재료인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얼마나 많이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순도 높은 희소금속을 얼마나 회수하느냐가 수익성을 가르는 만큼 SK에코플랜트는 물량 확보를 위한 유럽 거점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헝가리 폐배터리 재활용공장 2025년 준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미국에 이어 글로벌 전기차 2위 시장인 유럽 공략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유럽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원재료가 가장 풍부한 지역으로 꼽힌다. 동유럽 지역에서는 폴란드와 헝가리를 중심으로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 양극재 업체들이 진출했다. 폴란드, 헝가리는 각각 세계 2위, 세계 4위 배터리 생산국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은 지난 18일붙 '지속가능한 배터리 법(배터리법)'을 시행해 배터리 핵심 원재료의 재활용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EU는 이르면 오는 2031년부터 적용할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 최소 비율을 코발트 16%, 리튬 6%, 납 85%, 니켈 6% 등으로 설정했다. 사실상 원재료 재활용의 비율을 의무화하는 셈이다. 2036년에는 코발트 26%, 리튬 12%, 납 85%, 니켈 15%로 기준이 상향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1월 세계 4위 배터리 생산국인 헝가리 진출을 공식화했다.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헝가리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설립을 추진하게 된다. 헝가리 공장을 거점으로 유럽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로부터 스크랩, 리콜 배터리 등 재활용 물량을 선점할 계획이다. 헝가리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가 공장을 보유한 국가다. 국내에선 배터리 셀 제조사 삼성SDI와 SK온 등이 헝가리에 진출했다. 헝가리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헝가리 배터리 생산량은 2022년 약 35GWh에서 2023년 250GWh로 7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자회사 테스, 전세계 23개국 수거망 구축 SK에코플랜트는 리사이클링 전문 자회사 테스의 유럽 거점도 활용할 계획이다. 테스는 전 세계 23개국 46곳 사업장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망을 갖추고 있다. 이 중 유럽의 경우 독일, 프랑스, 영국 등 8개국에 15개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폐배터리 전용 사업장도 프랑스, 네덜란드, 헝가리에 갖췄다. 전기전자폐기물(E-Waste)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신뢰를 쌓으며 수거망을 구축했다. 테스는 유럽 허브 항구로 꼽히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공장도 가동에 돌입했다. SK에코플랜트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전기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을 향후 테스 유럽 배터리 사업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폐배터리 연간 블랙매스 생산량이 약 1만t 규모에 이르는 전처리 시설이다. 전처리는 폐배터리 등을 분해·파쇄하고 배터리 원료 추출 전단계인 블랙매스까지 추출하는 과정이다. 로테르담은 유럽 최대 항구도시의 지리적 이점을 기반으로 유럽의 국내외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의 스크랩, 리콜 배터리 등 재활용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전망이다. 테스는 리튬 매장량이 가장 많은 포르투갈 등 남유럽 시장도 적극 공략 중이다. 테스는 포르투갈 최대 종합 에너지기업 갈프 에네르지아와 함께 이베리아 반도 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설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유럽 지역 전역에 각 지점 물량들을 중심에 집중시키고 다시 지점으로 분류하는 '허브 앤 스포크' 전략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EU의 배터리법 발효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거점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서 선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02-26 14:17:22【파이낸셜뉴스 해남=황태종 기자】전남 해남군이 주민참여형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친환경 스마트 그린도시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해남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정부 스마트 그린도시 공모사업에 선정돼 1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다양한 환경문제 개선을 위한 '똘똘한 자원순환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자원순환 통합 플랫폼 구축과 우리동네 재활용은행 조성 5개소 △무인회수기 30개소 설치 △스마트 CCTV 설치 등 주요 사업이 완료돼 원활히 운영되고 있다. 특히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자원순환 및 교육 거점 공간으로 활용할 '해남에코플랫폼센터(가칭)'가 오는 3월 준공될 예정이다. 연 면적 1114.48㎡,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되는 센터는 깨끗한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재활용품 교환센터, 용기를 가져와서 필요한 물품을 담아 가는 리필숍, 중고물품을 공유하는 재활용품 나눔공간,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자원순환 입체체험장, 쉼터 공간인 에코 라운지 등 다목적 복합시설로 운영된다. 주민참여형 자원순환 사업을 통해 누적된 포인트로 에코플랫폼센터 내 리필숍, 에코라운지 등에서도 사용 가능하며, 손쉽게 온라인으로 대형폐기물 배출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군민 전용앱인 해남소통넷과 서비스를 연계해 자원순환사업 참여 현황 및 탄소 저감량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통합 플랫폼이 구축된다. 앞서 해남군은 '똘똘한 자원순환마을 조성' 사업을 위해 조례 제정, 협의회 구성, 운영 가이드라인 계획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한 바 있다. 이어 2021년부터 추진 중인 주민참여형 자원순환사업인 '땅끝희망이'를 통해 자원순환의 모범사례를 창출해 내고 있다. 이 사업은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가져오면 품목별로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재활용품 유기보상제다. 해남군은 지난해 이 사업으로 투명페트병 56t을 비롯해 재활용품 143t을 수거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자원순환 사업 활성화로 양질의 분리배출 유도와 더불어 ESG 윤리경영 과제인 탄소중립 실천이 주민들의 참여 속에 확산되고 있다"면서 "에코플랫폼 시설 내 재활용품 교환센터 설치와 함께 '땅끝희망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1-18 14:48:57[파이낸셜뉴스] 자동차 폐배터리(사용후배터리)시장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최근 전세계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사용후배터리 배출도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폐배터리는 재활용에 대한 표준화된 기준이 아직 미비한데다 폐기물로 볼 지 여부를 갖고 부처간 힘겨루기까지 발생하고 있어 교통정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폐배터리시장, 2050년 600조원까지 성장1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30년 70조원, 2040년 230조원,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폐차되는 전기차가 늘수록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는 2025년 56만대에서 2040년 4227만대, 이에 따른 폐배터리 발생량은 44GWh(기가와트시)에서 3339GWh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폐배터리의 시장 가치가 높은 것은 회수처리를 거치면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중 잔존 가치가 70~80% 이상인 것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재사용 할 수 있다. 성능이 떨어져 재사용이 어려워진 폐배터리의 경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양극재인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희귀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면 매우 경제적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중국의 배터리 부품과 광물을 제한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유럽연합(EU)는 핵심원자재법(CRMA)’ 제정으로 2024년부터 배터리를 만들 때 일정비율을 재활용 원료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우리나라도 작년에 ‘자원순환법’을 개정해 폐배터리를 체계적으로 수거하기 위한 거점수거센터를 전국 4개 권역에 설치하고 있다. 제품 vs. 폐기물...성능평가 기술 개발 필요 폐배터리를 둘러싼 우리나라의 상황은 복잡하다. 우선 배터리는 폐기물 관리법, 자원순환법, 자동차 관리법 등 다부처 복합규제를 받고 있다. 특히 폐배터리를 둘러싸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산업부는 폐배터리 자체를 하나의 제품이라고 규정한다. 산업부는 폐배터리를 ‘전기차에서 분리해 재제조·재사용·재활용 대상이 되는 배터리’로 규정했다. 폐배터리를 폐기물로 취급할 경우 각종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 폐배터리 자체를 새로운 제품화한 것이다. 산업부는 이를 바탕으로 산업 활성화를 위해 폐배터리 회수, 유통, 활용을 민간이 주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자동차업계와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24개 회사·기관이 참여하는 ‘배터리 얼라이언스’에서는 산업부에 폐배터리의 폐기물 제외를 요구했다. 반면 환경부는 관리가 필요한 폐기물이라는 입장이 강하다. 버려지는 폐배터리는 산화코발트, 리튬, 망간 등을 1%이상 함유하고 있어 수질오염과 대기오염으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부실관리 시 폭발의 우려도 존재한다. 다만 환경부는 이같은 산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유해성이 적고 경제성이 높은 전기차 폐배터리를 관련 규제면제 대상으로 지정하기 위한 ‘순환자원 지정 등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 폐배터리는 재활용에 대한 표준화된 기준이 아직 미비하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사용하거나 분해 후 재활용하려면 폐배터리의 품질을 분류할 신속하고 정밀한 성능 평가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 사용 후 배터리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재활용 여부를 판단하는 SOH(State-of-Health) 예측 기술 등의 개발이 시급하다는 뜻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01-16 16:29:57[파이낸셜뉴스] 지역발전이 국가경제 재도약을 위한 중요 축이지만 지난 20년간 추진된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비수도권 일자리 감소, 지방소멸 대응 등에 한계가 있었던 만큼 지역 중소기업 중심 지원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도 ‘지역과 지역이 함께 손잡고 기존 주축산업과 미래 신산업을 함께 육성해 기업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지역혁신성장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기본원칙 아래 지역 중소기업을 국가경제 성장 주역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강조해왔다. 부산시는 이에 발맞춰 지역기술혁신 거점기관인 부산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지역 주력산업을 전면 개편하고 이를 반영한 '2023년 부산지역산업진흥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3개 주축산업 △초정밀소재부품 △저온고압에너지 저장공급시스템 △실버케어테크와 2개 미래신산업 △전력반도체 △수소저장·운송 등 5개 주력산업에 올해 205억원을 투입해 기업 혁신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분주히 뛰었다. 날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여건 속에서도 올해 부산 5대 주력산업을 이끈 5개 기업을 만나 지금까지 성과와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봤다. 현실은 각박하지만 미래를 꿈꾸는 다섯 기업의 생생한 목소리에서는 활기가 묻어났다. ◼︎'폐어망'서 뽑은 합성수지 활용…스포츠·아웃도어 섬유로 변신 넷스파(초정밀소재부품) 지난 2020년 소셜벤처로 출발한 넷스파는 올해로 3년차 스타트업이다. 대표적 해양폐기물인 폐어망을 재활용해 고부가가치 소재로 만든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두 명의 청년이 의기투합해 단순 재활용을 넘어 업사이클링을 추구하는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폐어망은 나일론, PE, PP 등 합성수지로 만든다. 재활용 가능하지만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대개 바다에 버려지기 일쑤다.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페트병도 체계적으로 수거한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산업 폐기물에 가까운 폐어망이 주목받지 않았다는 점이 그리 놀랍진 않다. 넷스파는 독자 개발 공정으로 폐어망에 혼합된 합성수지를 소재별로 뽑아낸다. 페트병과 같은 경질 플라스틱은 분리가 비교적 쉽지만 폐어망을 활용하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뽑아낸 소재는 칩 형태로 만들어 수요처에 공급한다. 일례로 나일론의 경우 아웃도어, 스포츠의류 섬유로 쓰이는데 이 칩이 패션 업계에서 최소 가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원료가 되는 셈이다. 이들이 부산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납득이 간다. 넷스파 본사가 위치한 생곡산단은 부울경 지역 대표 자원순환특화단지다. 넷스파는 부산공동어시장, 다대포항을 중심으로 어민들과 폐어망 재활용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대량 수거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렇게 폐어망 업사이클링 공정을 완성한 넷스파는 조만간 서해안 지역으로 플랜트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가 끝은 아니다. 어업 생산량만 놓고 보면 우리보다 훨씬 규모가 큰 동남아 지역으로 뻗어나갈 채비도 하고 있다. 송동학 넷스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수도권과 비교해 지역에서 창업이 쉽지 않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부산테크노파크,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롯해 많은 지원이 있어 오히려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향후 부산시 자원순환클러스터가 구축되면 관련 연구기반시설 등을 통해 넷스파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 '초대형' 고망간강 연료탱크 기술 국산화…조선산업 '순항' 동성화인텍(저온고압에너지 저장공급시스템) 에너지 전환 시대 조선 업계의 화두는 단연 액화천연가스(LNG)다. 상온에서는 가스지만 운반과 저장을 위해 액화가 필수인데 이 때 필요한 온도가 무려 영하 163도다. 관련 노하우가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된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동성케미컬의 LNG 보냉재 전문 자회사인 동성화인텍은 선박용 LNG 연료탱크 설계, 해석에서부터 제작, 단열 사업을 일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으로 국내에서 손에 꼽힌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초대형 원유운반선에 적용되는 고망간강 연료탱크 기술 국산화에 성공해 올해 성공적으로 한화오션에 납품했다. 지름 14m 길이 40m 크기 탱크로 선박 한 척에 2개가 들어간다. 내년 초 선주에게 전달되면 초대형 선박 첫 공급 사례로 전 세계가 주목할 전망이다. 친환경 측면에서 LNG도 탄소배출에서 자유롭진 않다. 이산화탄소를 저장, 포집해 활용하는 방안이 활발히 논의되는 이유다. 이산화탄소는 액화되는 온도가 LNG보다 높지만 삼중점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압력까지 가해줘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어려움이 크다. 동성화인텍은 최근 국내 조선사와 액체 이산화탄소 운반선 개발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대체연료 관점에서 LNG에 이어 암모니아, 수소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동성화인텍의 행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영민하다. 초대형 LNG 탱크로 안정적 입지를 다지고 차세대 연료에서 한 걸음씩 앞서가겠다는 목표다. 조선소와의 협업이 필수적인 만큼 부산을 기반으로 기술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박지일 동성화인텍 상무는 “조선업이 과거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 특히 한국은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는 하이테크 산업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현 시점에서 이만한 산업이 반도체 말고는 없다고 보는데 미래산업으로서 조선업 역할이 재조명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욕조만 들어가도 '근력운동' 효과…프리미엄 아파트 공급 계획 코어무브먼트(실버케어테크) “100세 시대에는 아플 때마다 치료 받겠다는 생각보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겠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김명철 코어무브먼트 대표는 근손실이 노년기 삶의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거듭 강조했다. 이미 의학적으로 허벅지, 둔근, 기립근과 같이 신체를 지탱하는 필수 근육의 중요성은 알려진 바다. 문제는 뒤늦게 근력운동의 중요성을 알더라도 실천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근력운동은 젊은 사람들도 조심스럽기 마련이다. 코어무브먼트는 EMS(전기근육자극) 기술에서 해답을 찾았다. 이미 패드 등의 형태로 EMS를 근육 마사지 등에 활용하는 예는 많다. 이 회사는 근력운동이 힘든 노년층에 초점을 맞춰 물 속에 몸을 담그기만 해도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욕조 형태 제품을 개발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누워 있기만 해도 운동이 된다는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 하지만 최소한의 노력으로 근손실을 방지하는 수준의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이 욕조가 현재로서 유일한 해결책이란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미 슈트 형태의 EMS 제품으로 기술력은 검증받았다. 욕조형 제품 특성을 고려해 국내 대형 건설사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에 빌트인 공급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코어무브먼트는 근력운동을 넘어 전기자극 정보를 되받아 근전도, 심전도, 체성분 등 필수 건강정보를 측정하는 모니터링 기능도 개발 중이다. 아파트 빌트인 공급이 실현되면 향후 빅데이터 기반 원격 헬스케어 서비스로의 확장까지 염두에 둔 행보다. EMS는 일찍이 유럽 등 해외에서는 활성화된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아직은 부산에 20명이 채 안되는 직원이 일하고 있지만 이미 수도권에 지사를 운영할 정도로 사업 영역이 빠르게 확장되는 추세다. 조만간 해외 건설사와의 협업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볼 만하다. ◼︎파워반도체 '원스톱' 공정 입소문…연 10%대 성장 기대 세기정밀(전력반도체) 전 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가 급부상하면서 관련 시장도 들썩인다. 대표적인 게 이차전지인데 여기에 파워(전력)반도체도 빠지지 않는다. 전기차는 성능과 안전성이 중요한 만큼 전력반도체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력반도체 분야 부산 선도 기업 세기정밀은 일찍이 28년 전부터 반도체 표면처리 장비 전문 업체로 활약한 노하우가 가장 큰 자산이다. 반도체는 인프라에 많은 투자가 뒤따르는 사업이다. 주요 장비 가격도 하나하나 만만찮다. 설계가 변경됐다고 해서 즉시 제품에 반영하기 힘든 이유다. 세기정밀은 장비를 직접 만든 경험을 살려 신속하게 고객의 요구사항에 부응하며 전력반도체 업계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중소기업이지만 전력반도체 생산을 위한 소재 수급에서부터 완제품 출하까지 원스톱 공정을 갖추고 있는 곳은 국내에서도 손에 꼽힌다. 대량생산은 물론 다품종 소량생산까지 가능한 점은 오히려 강점이다. 아직은 OEM 공급 비중이 높지만 최근 직접고객이 늘면서 매출 30% 이상이 수출에서 나온다고 한다. 대외 악재 등이 해소되면 중장기적으로 연간 10%대 성장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 향토기업으로 2000년 초 녹산산단이 만들이질 때 입주했지만 현재 기장에 조성되는 전력반도체특구와는 거리가 멀다. 반도체 기본이 되는 리드프레임을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는 회사로서 전력반도체특구에 기여할 부분이 많은데 아직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영익 세기정밀 대표는 “전기차 성장 추세를 생각할 때 앞으로 고급화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질 전망인데 전력반도체 역시 안전성 측면에서 질적 개선 요구가 커질 것”이라며 “기술이 1등하는 기업을 지향하며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으면 고객이 믿고 찾아오는 회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주강산업 이끈 70년 향토기업 '액화수소' 수송으로 몸집 키운다 대창솔루션(수소저장·운송)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대창솔루션의 전통 주력사업인 주강 부문이 울주 공장에 집약돼 있는 반면 신사업인 초저온 부문과 자회사 크리오스가 한 지붕 아래 부산 본사를 지키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매출만 놓고 보면 부산 본사 비중이 10% 수준이지만 30년 후 회사가 100주년을 맞을 때 이 숫자가 90%가 될 것이란 김대성 대표의 확신이 반영된 행보다. 부산 향토기업이라는 자부심도 빠질 수 없다. 대창솔루션 초저온 사업부문과 크리오스는 바다에서 생산된 LNG가 육상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최종 사용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일찍이 1999년 밸브, 기화기 등 초저온 부품으로 시작해 2005년 초저온 저장탱크, 2013년 LNG 엔진 연료탱크 개발에 이어 2018년 LNG 발전플랜트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관련 특허도 20건에 달한다. 앞서 부산항만공사가 도심공해 주범으로 꼽힌 경유 기반 야드트랙터를 LNG로 변경할 때 6곳의 LNG 충전소를 설치하고 운영한 노하우도 있다. LNG를 다루는 기술력은 고스란히 차세대 연료 수소로 이어진다. 크리오스는 지난 9월 국산 1호 액화수소 수송용 탱크 트레일러를 공개해 업계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액화수소 수송용 탱크는 전 세계적으로 생산실적을 보유한 곳이 3~4곳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로써 국내에서도 대기업을 비롯해 수소 산업에 뛰어든 기업들의 대용량 발전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를 반영하듯 크리오스는 최근 SK E&S, 효성중공업, 디앨, 광신기계공업과 액화수소 충전소 국산화 달성 및 공동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소산업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대표 기업들의 연합체인 만큼 정부에서도 전폭적인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될 전망이다. 김대성 대표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들 하는데 에너지 산업도 100년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면서 “그 초석을 다진다는 사명감으로 앞으로 더욱 기술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2023-12-21 11:13:46【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요소수 부족 사태 재현 없다" 전남도가 중국발 요소수 부족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8일 긴급 상황 점검 및 대책 회의를 열어 정부의 차량용 요소수 공급 상황과 업계 등 전남지역 수급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현재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은 최대 2개월분의 요소수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다. 폐기물 수거(1000ℓ·1개월)·소방(2만7000여ℓ·8개월)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공공 분야에는 당장 차질은 없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수출 제한 장기화 시 화물차를 비롯한 건설기계 등의 물류와 산업 현장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날 긴급 상황 점검 및 대책 회의를 열어 적극적으로 상황을 관리하고 필요시 중앙 정부와 신속한 요소(수) 공급 방안을 협의키로 했다. 또 현재 운영 중인 전남도와 22개 시·군의 물가종합상황실 기능을 요소수 대응 상황실로 확대·전환한다. 아울러 불공정 상거래행위 신고센터(각 시·군 물가부서)와 합동 점검반을 운영하고, 거점별 판매처 모니터링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매점매석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예방하고 수요자의 소비심리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위광환 전남도 일자리투자유치국장은 "현재 전남도의 요소수 수급과 판매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도민도 동요 없이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대책으로 현장을 더 촘촘하게 살펴 요소수 부족 사태가 재현되지 않도록 신속히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3-12-08 16: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