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 부산진구에 사는 70대 A할머니는 지난 12월말 순간 어지럼증으로 땅에 넘어지면서 옆구리를 다쳤다. 허리통증이 지속돼 인근 온종합병원을 찾아 입원 CT검사를 받은 결과 폐에 이상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 병원 호흡기내과 김제훈 교수(전 고신대복음병원 호흡기내과)는 조직검사와 PET-CT검사를 통해 폐암으로 확진했다. 평소 고혈압과 당뇨, 부정맥 기저질환이 있었으나 폐질환을 의심한 적은 없었는데, 이미 늑골까지 전이된 폐암 4기였다. A할머니는 지난달 16일 이 병원 흉부외과 최필조 교수(전 동아대병원 훙부외과)에게 4시간에 걸친 우측 하엽 폐절제술과 늑골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받고, 현재 혈액종양내과 권혁찬 교수(전 동아대병원 혈액종양내과)에게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또 다른 60대 B씨는 지난해 10월 무지외반증 수술을 위해 온종합병원 정형외과에 입원했다. 입원 전 두세 달 동안 엄지발가락 통증에 시달리다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B씨는 입원 검사로 흉부 X선검사를 받은 결과 폐 병변이 발견돼, 호흡기내과 김제훈 교수에게 협진 의뢰됐다. B씨도 조직검사에서 폐암으로 진단됐다. 그는 정형외과 김석현 과장에게 무지외반증을 수술한 다음, 곧바로 흉부외과 최필조 교수로부터 우하엽 폐절제술을 받았다. 40여년 전 우연히 외래진료에서결핵 흔적이 발견됐을 뿐, 다른 기저질환이 없었으나 무지외반증으로 입원했다가 뜻밖에 폐암이 발견된 것이다. 2기 폐암으로 최종 확진된 그는 지금 수술 후 혈액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폐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우리나라 폐암 조기 발견율은 약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2019년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폐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26.7%로, 조기 발견해 치료할 경우 8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일본, 유럽 등과 비교했을 때 다소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2019년 7월부터 만 54~74세까지의 장기 흡연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한 폐암 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는 지난해 총 3만6131건의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X선 검사에서 폐 이상 소견을 보인 건수는 401건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폐 섬유 석회화 225건 △염증성 침윤 62건 △늑막 비후 43건 △폐결절 32건 △기관지 확장증 16건 △결핵 6건 △무기폐 6건 △늑막 석회화 5건 △폐렴 4건 △거대세포 1건 △폐종양 1건 등이었다. 온종합병원 유홍 종합검진센터장은 “X선 검사는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폐 질환을 진단하는 데 효과적인 검사방법이므로, 격년제로 시행하는 국가무료검진은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X선 검사가 폐암 진단에 효과적인 이유는 비교적 검사가 간단하는 점이다. 간단한 절차로 진행돼, 환자에게 큰 불편을 주지 않는다. 검사 후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폐암의 조기 발견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또, X선 검사는 폐암뿐만 아니라 폐렴, 결핵, 기관지염 등 다양한 폐 질환을 진단할 수도 있다.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아 부작용이 적은데다, 인체에 무해한 수준의 방사선을 사용하므로 안전하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유홍 센터장은 “이러한 장점들로 흉부 X선 검사는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흉부 질환의 진단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면서도, “X선 검사만으로 폐암을 확진할 수는 없으며,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폐CT검사 등 추가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흉부 X선 검사는 가장 기본적인 폐암 진단 도구로 폐에 종양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초기 단계의 작은 종양은 잘 발견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일단 폐 이상 소견이 있으면 추가적으로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폐 내부를 더욱 상세히 관찰하는 게 바람직하다. 폐CT검사는 종양의 크기, 위치, 주변 조직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서 폐암 검진에 유용하다. 특히, 저선량 흉부 CT 검사는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화하면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로 폐암 고위험군에게 권장되고 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2-19 15:07:0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몇 방울의 혈액으로 폐암을 발견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유니스트(UNIST)의 조윤경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은 전처리하지 않은 극미량의 혈장(혈액에서 혈구가 가라앉은 노란 액체)으로도 암 돌연변이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 'EV-CLIP'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오인재 전남대병원 교수팀, 김미현 부산대병원 교수팀, 류정선 인하대병원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행됐다. 이 진단 기술은 혈액 속 나노소포체(EV)와 분자 비콘(핵산 분자)을 담은 인공 리포좀(CLIP)을 머리카락보다 가는 관 안에서 융합시키는 방식이다. 암세포에서 흘러나온 나노소포체에는 mRNA나 miRNA와 같은 유전 변이 정보 물질이 담겨 있는데, 분자 비콘이 이 물질과 만나면 형광 신호를 내는 원리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핏방울 약 4∼5개 양에 해당하는 20㎕(마이크로리터)의 혈장만으로 암을 진단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특정 암 돌연변이 유무 확인뿐 아니라 초기 암 진단, 치료 후 잔류 암세포 모니터링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 기존 진단법과 달리 혈장을 전처리해 나노소포체만 따로 추출하거나 유전자를 증폭하는 등 복잡한 과정이 필요 없다. 연구진이 8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을 분석하는 임상실험을 진행한 결과, 개발된 진단 기술은 폐암 항암제 선택에 중요한 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100% 정확도로 찾아냈다. 특히 기존 차세대 염기서열(NGS) 기반 액체 생검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폐암 1∼2기 환자의 돌연변이도 정확하게 찾아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기술은 바이오 벤처기업 랩스피너(LabSpinner)에 이전돼, 병원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진단 키트 형태로 개발될 예정이다. 조 교수는 "혈액 몇 방울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효과까지 확인하는 길이 열렸다"라며 "이 기술이 환자들의 고통과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도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ACS Nano'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11일 출판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5-02-13 16:33:10[파이낸셜뉴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분당서울대병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호흡만으로 폐암여부를 알아내는 전자코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해 정확도를 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은 호흡으로 폐 속 암세포 덩어리에서 발생하는 다종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감지하는 센서 시스템과 이로부터 얻은 센싱 데이터를 통해 폐암 환자를 판별하는 AI 딥러닝 알고리즘 기술을 결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폐암 조기진단 시스템은 데스크탑 컴퓨터 크기로 △날숨 샘플링부 △날숨 감지센서 모듈 △데이터 신호 처리부 등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ETRI 진단치료기연구실 이대식 박사팀은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흉부외과 교수팀과 10여 년간의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폐암 환자 107명과 정상인 74명의 임상시료 날숨을 채취해 표준기기와 가스센서를 통해 분석한 뒤 데이터베이스화 했다. 실험자들의 호흡에서 나오는 가스를 채취후 현장에서 AI 모델에 적용해 20분 내로 폐암 여부를 선별해냈으며, 그 검사 정확도가 95%에 달했다. 이 결과는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한 것으로 폐암 환자 선별검사 및 조기진단의 보완재 역할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은 기존 면역진단과 분자진단의 장점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차세대 폐암 조기진단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병원 진단 장비에 비해 제작 비용이 저렴하고 빠르며, 기존 의료 장비(저선량 폐 CT검사) 가격 대비 정확도가 높다. 편의성도 우수해 폐암 환자의 수술 및 치료 예후 모니터링은 물론, 일반인의 자가 건강 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ETRI 진단치료기연구실 이대식 박사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폐암 환자의 조기 선별검사를 통한 치료·생존율 향상과 관련 의료기기 국내 시장경쟁력 확보는 물론, 정부의 건강보험료 지출 비용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의료기기 업체에 기술이전 및 출자를 통해 상용화를 계획 중이다. 또 후속 연구를 통해 추가로 1000여차례 이상의 대규모 추가 폐암 환자 임상시험을 진행해 빅데이터를 구축, 시스템의 재현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 조기진단과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폐렴 등의 호흡기질환 진단 가능성도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연구진은 비만 환자가 운동할 때 지방이 분해되면서 날숨으로 배출되는 단내(아세톤)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웨어러블 전자코 시스템'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로써 환자의 운동량을 정확히 알아낼 수 있어 다양한 서비스 분야로 응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2-11 09:20:49[파이낸셜뉴스] 비흡연자의 폐암 진단이 증가하는 가운데, 대기 오염이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 주요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 등 현지 매체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난 3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랜싯 호흡기 의학(Lancet Respiratory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은 연구 내용을 게재했다고 4일 전했다. 논문을 보면 비흡연자의 폐암은 대부분 선암 형태로 발생했다. 선암은 체액을 분비하는 기능을 가진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전체 폐암의 약 32%를 차지한다. 2022년 기준 새롭게 폐암에 걸린 남성 약 150만명 중 절반에 가까운 71만7211명(45.6%)이 선암이었다. 여성은 폐암 진단자 90만8630명 가운데 54만1971명(59.7%)이 선암이었다. 연구소는 폐 선암 발병 사례 중 약 20만 건이 대기오염과 관련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남성 약 11만1486명, 여성 8만378명이 미세먼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전 세계적으로 비흡연자 폐암 사례의 53~70%를 차지하는 등 선암이 급증하고 있다. 대기 오염은 이를 설명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대기 오염에 의한 선암 발병은 동아시아 그 중 중국에서 두드러지게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공동으로 이끈 IARC의 암 감시 부문 책임자인 프레디 브레이 박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주변 대기 미세먼지 오염과 폐 선암 위험 증가 사이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며 "미래의 선암 발병률은 흡연과 대기오염 감소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2-07 07:21:30[파이낸셜뉴스] HLB파나진은 독자 개발한 진단제품인 ‘파나뮤타이퍼 ROS1(PANAMutyper™ ROS1)’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화이자(Pfizer) 폐암 표적치료제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의 동반진단 제품으로 허가를 받았다고 5일 밝혔다. 파나뮤타이퍼 ROS1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반으로 유전자 변이 표적 바이오마커인 'ROS1' 변이 여부를 진단한다. 보통 ROS1 저해제 처방을 위한 바이오마커 진단으로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과 PCR 방식이 있는데, NGS은 2주 정도 기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PCR은 수 시간 내 검사가 완료돼 환자에게 적합한 표적항암제를 빠르게 처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파나뮤타이퍼 ROS1'는 기존 허가된 유일한 PCR 기반의 ROS1 동반진단기기인 중국 아모이디엑스(AmoyDx)의 제품 대비 검사시간이 3시간 이내로 더 빠르고 사용자 편의성도 개선돼 충분한 시장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HLB파나진은 이번 동반진단 허가를 통해 EGFR, KRAS, ROS1 등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에 대한 동반진단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 암 동반진단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암 동반진단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7조원(47억8000만달러)에서 매년 8.7%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환자 수가 많은 폐암이 동반진단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전체 시장의 30.3%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장인근 HLB파나진 대표이사는 "이번 허가는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ROS1 유전자 바이오마커에 대한 동반진단 품목 허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를 기점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암 동반진단 시장을 선도하는 영향력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2-05 09:39:03폐암이 숨어 있는 임파선 전이를 발견하지 못하면 암의 병기가 2기나 3기로 올라갈 수 있는데 CT를 통해 숨어 있는 전이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새롭게 제시됐다. 폐암 환자들에게 임파선 전이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실제로 수술 전 영상검사에서 임파선 전이가 없다고 판단됐다가 수술장에서 절제한 임파선 검체에서 암세포가 확인되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전체 수술 환자의 5~10%에서 발견되며 이처럼 병기가 올라가면 완치를 목표로 하는 수술적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윤동욱 교수(사진)와 삼성서울병원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조주희 교수,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홍관 교수, 영상의학과 이호연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폐암 환자에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를 흉부 CT 영상 특징으로 예측하는 모델에 관한 연구논문을 유럽영상의학회 공식 저널인 'European Radiology' 2024년 12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폐절제술을 받은 2042명의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흉부 CT 영상 촬영 검사상에서 종양의 특이한 형태와 위치, 모양에 따라 관찰되는 경우를 분류해 분석했다. 조사 결과 종양이 폐기관지 내에 위치하는 경우에는 36%가 임파선 전이가 관찰되었고, 폐암 병변 내부가 액체나 공기로 차 있는 주머니 모양인 경우에는 6% 확률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관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이한 형태를 제외한 나머지 종양들에 대해서는 '고형 부분(solid)'과 '간유리 음영(Ground Glass Opacity, 폐 일부분이 CT 영상에서 유리 표면을 사포로 문질러 불투명해진 유리처럼 뿌옇게 보이는 현상)'의 비율을 조사했다. 종양 내에 결절 전체가 불투명해 내부 폐 조직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순수 고형(pure solid)' 종양 형태에서는 18% 확률로 임파선 전이가 있었고, 고형 성분이 절반 이하인 경우는 1%의 확률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확인됐다. 종양의 경계면 분석도 추가로 진행하였는데 가시모양으로 종양의 경계면이 보이는 경우와 주변 폐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임파선 전이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써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폐암 환자에 있어 CT 촬영 검사상 종양의 위치와 형태, 모양에 따라 임파선 전이 확률을 예측하는 과학적 모델을 제시하게 됐다. 윤 교수는 "CT상에서 특이한 형태로 관찰되는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를 분석한 연구는 기존에 많지 않았기에 이번 연구는 의미 있는 연구"라며 "CT 촬영 검사를 단순한 영상 진단 도구가 아닌 정밀한 예측 도구로 사용할 수 있고자 노력했고, 이를 통해 의료진들이 침습적 임파선 평가 절차를 보다 신중히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환자들이 불필요한 시술을 받는 경우가 줄어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1-16 19:24:09[파이낸셜뉴스] 폐암이 숨어 있는 임파선 전이를 발견하지 못하면 암의 병기가 2기나 3기로 올라갈 수 있는데 CT를 통해 숨어 있는 전이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새롭게 제시됐다. 폐암 환자들에게 임파선 전이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실제로 수술 전 영상검사에서 임파선 전이가 없다고 판단됐다가 수술장에서 절제한 임파선 검체에서 암세포가 확인되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전체 수술 환자의 5~10%에서 발견되며 이처럼 병기가 올라가면 완치를 목표로 하는 수술적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윤동욱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조주희 교수,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홍관 교수, 영상의학과 이호연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폐암 환자에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를 흉부 CT 영상 특징으로 예측하는 모델에 관한 연구논문을 유럽영상의학회 공식 저널인 ‘European Radiology’ 2024년 12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폐절제술을 받은 2042명의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흉부 CT 영상 촬영 검사상에서 종양의 특이한 형태와 위치, 모양에 따라 관찰되는 경우를 분류해 분석했다. 조사 결과 종양이 폐기관지 내에 위치하는 경우에는 36%가 임파선 전이가 관찰되었고, 폐암 병변 내부가 액체나 공기로 차 있는 주머니 모양인 경우에는 6% 확률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관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이한 형태를 제외한 나머지 종양들에 대해서는 ’고형 부분(solid)‘과 ’간유리 음영(Ground Glass Opacity, 폐 일부분이 CT 영상에서 유리 표면을 사포로 문질러 불투명해진 유리처럼 뿌옇게 보이는 현상)의 비율을 조사했다. 종양 내에 결절 전체가 불투명해 내부 폐 조직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순수 고형(pure solid)‘ 종양 형태에서는 18% 확률로 임파선 전이가 있었고, 고형 성분이 절반 이하인 경우는 1%의 확률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확인됐다. 종양의 경계면 분석도 추가로 진행하였는데 가시모양으로 종양의 경계면이 보이는 경우와 주변 폐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임파선 전이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써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폐암 환자에 있어 CT 촬영 검사상 종양의 위치와 형태, 모양에 따라 임파선 전이 확률을 예측하는 과학적 모델을 제시하게 됐다. 윤 교수는 “CT상에서 특이한 형태로 관찰되는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를 분석한 연구는 기존에 많지 않았기에 이번 연구는 의미 있는 연구"라며 "CT 촬영 검사를 단순한 영상 진단 도구가 아닌 정밀한 예측 도구로 사용할 수 있고자 노력했고, 이를 통해 의료진들이 침습적 임파선 평가 절차를 보다 신중히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환자들이 불필요한 시술을 받는 경우가 줄어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1-16 09:39:37[파이낸셜뉴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최근 진행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주기 적정성 평가에서 대장암, 위암, 폐암 부문 최고 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의학원은 이번 평가에서 동급인 1등급 의료기관의 종합점수 평균과 종별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는 높은 점수로 1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이번 2주기는 암 진료 전반에 대해 평가 대상을 이전 1주기보다 확대하고, 치료 과정 중심에서 환자와 치료성과 중심의 평가지표 체계로 전환해 평가했다. 다양한 암에 적용 가능한 공통지표도 적용했다. 평가 대상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원발성 대장암과 위암, 폐암으로 수술·항암화학요법·방사선치료를 받은 전국의 만 18세 이상의 입원 환자다. 대장암은 전국 165개 의료기관, 위암은 146개 의료기관, 폐암은 106개 의료기관으로 암 환자 대상 다학제 진료비율, 암 확진 후 30일 이내 수술받은 환자 비율, 암 환자 사망 전 중환자실 입원율 등 다수의 공통지표와 암별 특이지표를 평가했다. 의학원은 전문 인력 구성, 확진 후 30일 이내 수술 비율, 짧은 입원 일수, 암 환자 교육상담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창훈 의학원장은 “지난해부터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며 일반진료부터 중증질환까지 주민들이 믿고 의지하는 공공의료기관의 소임을 다하고자 했다. 이에 지난해에는 15년 전 개원 이래 가장 많은 환자 수와 수술 건수 기록을 경신했다”며 “앞으로도 지역민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든든한 공공의료시설로서 최상의 진료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의학원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4주기 종합병원 인증 의료기관으로 선정돼 4회 연속 우수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바 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5-01-07 11:17:32한국에서 폐암은 전체 암 발생률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암 환자의 약 20%를 구성하고 있다. 특히 흡연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비흡연 환자의 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2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암 발생자 중 11.5%가 페암을 진단받았다. 폐암의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폐암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일반 흉부방사선검사에서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병을 늦게 인지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하다. 폐암의 주요 증상으로는 기침, 가래, 호흡 곤란, 체중 감소, 흉통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폐암이 진행되면서 심화되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또한 초기 폐암 환자 중 약 25%는 증상이 없어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폐암은 복합적인 영향으로 발생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진 원인은 흡연이다. 전체 폐암 환자의 약 80%가 흡연자일 정도로 흡연은 폐암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간접흡연 역시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대기 오염, 석면과 같은 유해 물질의 노출도 폐암 발병에 영향을 끼치며,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흡연력,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 폐암의 대표적 치료법은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 등이 있다. 수술은 조기 폐암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수술을 통해 완치될 가능성이 높다. 수술 방법으로는 폐암의 크기, 위치, 종류, 진행 정도에 따라 폐암을 포함한 폐의 일부만을 절제하는 쐐기절제술, 폐엽을 부분적으로 절제하는 구획절제술, 폐엽이나 폐 전체를 제거하는 폐엽절제술과 전폐절제술이 있다. 이는 암세포가 전이되기 전에 조기에 이루어져야 가장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복잡한 폐암 수술도 최소침습수술법인 흉강경과 로봇수술을 통해 진행된다. 작은 절개를 통해 수술이 시행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과 합병증이 적다. 병기가 진행된 폐암이나 전이된 경우 항암치료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그 외에도 수술 전 암세포의 크기를 줄이거나 수술 후 잔여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항암 효과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 조합과 용량 선택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유전자기반 표적항암치료제와 면역치료제가 개발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임상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재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폐암은 조기 발견 시 최소한의 통증과 높은 안정성을 보여주는 최소침습수술만으로도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질환으로,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다"라며 "특히 흡연력, 가족력 등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CT 촬영 등 선별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지윤 기자
2025-01-02 18:21:32[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POSTECH)는 화학공학과·융합대학원 차형준 교수와 화학공학과 정연수 박사팀이 경북대 첨단기술융합대학 의생명융합공학과 조윤기 교수팀과 함께 홍합에서 유래한 접착단백질로 폐암 치료용 흡입형 생체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나노입자에 폐암 치료용 항암제를 넣으면 다른 부위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지만 폐암 세포 주변에서만 항암제를 방출해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 2일 POSTECH에 따르면, 연구진이 폐암 걸린 실험쥐에 나노입자를 흡입하게 한뒤 18일 동안 관찰한 결과 나노입자와 그 안에 담긴 항암제는 폐로 이동한 뒤 점막에 오랫동안 머물며 암세포의 전이와 확산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보였다. 특히, 이 기술은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손쉽게 약물을 흡입해 자가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폐암 치료의 접근성을 높이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차형준 교수는 "이 기술은 폐암 치료의 정밀성과 효율성을 향상하는 동시에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폐암은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암 중 하나로, 한국에서도 암 발생률 상위권에 속한다. 특히, 전체 폐암 중 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 폐암은 초기에 발견하기 어려워 치료가 까다롭다. 기존 항암제는 일반적으로 정맥주사를 통해 전신에 투여돼 암세포 뿐만아니라 정상 조직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최근 폐에 약물을 직접 전달하는 '흡입형 치료법'이 떠오르고 있지만, 폐의 점막 장벽과 면역세포가 약물 전달을 방해해 효과적인 치료가 어렵다. 연구진은 물에서도 접착력이 강한 홍합 접착단백질로 폐암 치료에 적합한 점막 접착성 나노입자를 만들었다. 특히, '산화·환원 반응성'을 가진 '족사단백질 6형(fp-6)'에서 영감을 받아 '족사단백질 1형(fp-1)'에 시스테인(cysteine)을 추가했다. 이를통해 강한 접착력을 유지하며 폐암 미세환경에서 약물을 선택적으로 방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입자는 폐암 세포 주변의 환원 환경에서는 약물을 방출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정상 조직에서는 방출을 억제해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또한, 홍합 단백질이 가진 생체적합성과 생분해성, 면역 적합성 덕분에 안전성을 확보하며, 항암물질의 체류시간을 10일 이상으로 늘릴 수 있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나노입자를 생체재료 분야 최고 국제학술지인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1-02 17: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