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에 대한 청년층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청년층 30%가 ‘국민연금 폐지론’을 선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실제 국민연금 체납도 청년층에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연령별 국민연금 체납 현황’에 따르면 20대 청년층에서 체납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 체납자는 50대 43만 727명(38.5%), 40대 38만 186명(34.0%), 30대 21만 2874명(19.1%), 20대 8만 1447명(7.3%)으로 20대가 가장 적다. 그런데 30대~50대에서는 매년 국민연금 체납자가 감소세인 반면 29세 이하 국민연금 체납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29세 이하 국민연금 체납자 수는 2019년 7만 5538명에서 2021년 7만 8604명이다. 올해 7월 기준 체납자수 비중은 29세 이하 8만 4726명이다. 체납자 중 20대 비율도 늘었다. 지난 2019년 29세 이하 국민연금 체납자는 연체 연령의 5.3%였지만 올해 7월 기준으로는 8.0%로 늘었다.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체납이 0.4%에서 1.3%로 증가했다. 아울러 지역 소득신고자 중 13개월 이상 장기체납자도 전체 연령대에서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20대 이하에서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20대 이하 장기체납자 비중은 5.3%(3만 8711명)로 2019년 3.3%(3만 5032명) 대비 2.0%p 증가했다. 박 의원은 “청년세대의 노후 소득보장과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20대 청년층 30%가 ‘국민연금 폐지론’을 지지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다. 바른청년연합 등 청년 단체들이 참여하는 연금개혁청년행동이 ‘여론조사 공정’에 의뢰해 지난 7~8일 만 18세 이상 국민 1001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해당 설문조사에서는 국민연금 개혁 방향에 대해 소득보장론, 재정안정론, 폐지론 항목 중 1가지를 고르게 했는데, 국민연금 폐지론은 만 18~29세에서 29.4%, 30대에서 29.0%, 40대에서 31.8%가 선택해 50대(17.1%), 60대(6.7%), 만 70세 이상(10.5%) 등 중고령층과 반대의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연령층에서는 44.9%가 재정안정론, 21.7%가 소득보장론, 20.7%는 국민연금 폐지론으로 재정안정론에 대한 지지가 컸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14 21:33:55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주식시장이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보이면서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론'이 6일 정치권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폐지'를 압박하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야당에 공동토론회를 제안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도 사실상 협의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향후 여야 협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금투세 폐지를 위해 칼을 빼든 상황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회의를 마친 후 정부가 '증시 안정'을 예견했다며 "금투세 폐지가 당면과제 아니겠냐는 정부측 입장이 있었다"고 전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이 예정된 금투세는 금융투자 수익이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 등)을 초과하는 투자자에게 해당 소득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것이다. 여당은 이날 야당을 향해 금투세 폐지를 위한 초당적인 협상을 즉시 시작하자고 압박했다. 한 대표는 당정회의에서 "세계 증시가 여러 가지로 불안한 상황에서 대한민국만 이렇게 큰 주가 하락의 모멘텀을 만들 금투세를 강행하면, 우리가 일부러 퍼펙트 스톰(초대형 경제위기)을 만들어가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금투세는 그냥 두면 5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금투세 폐지 논의는 더 지체할 수 없다"며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의 답변을 촉구했다. 다만 아직 금투세 관련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민주당은 이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대표 연임이 유력한 이재명 후보는 금투세 유예 및 완화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지만, 당 정책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는 금투세를 일부 보완하더라도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교통정리가 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날 SBS 주관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지금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주식은 꿈을 먹고 사는데 5000만원까지 과세하는 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이 저항하고 있다"며 조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금투세 면세구간을 '5년간 5억원'으로 상향하자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8·18 전당대회가 끝나면 새로운 지도부가 금투세 관련 논의를 충분히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7일로 예정된 당내 금투세 토론회를 연기하게 된 배경에도 증시 폭락 사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투세 폐지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에 대한 개미투자자들의 분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투세 도입 관련 토론회를 여는 것이 적잖이 부담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민주당은 이같은 시각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공지를 통해 "금투세 관련 토론회는 비상한 경제상황에 따라 긴급 비상경제 점검회의를 개최하게 되어 연기되었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했던 임광현 원내부대표도 입장문을 내고 토론회 순연 이유를 전하며 "한 대표가 경제정책 무능의 책임을 금투세에 돌리는 것을 보고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 부대표는 "금투세 토론회 하자"라며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토론자가 잘 섭외가 안 돼 어려웠는데, 한 대표가 직접 나오시면 되겠다. 오늘이라도 당장 하자"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8-06 18:40:38[파이낸셜뉴스]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주식시장이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보이면서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론'이 6일 정치권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폐지'를 압박하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야당에 공동토론회를 제안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도 사실상 협의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향후 여야 협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금투세 폐지를 위해 칼을 빼 든 상황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회의를 마친 후 정부가 '증시 안정'을 예견했다며 "금투세 폐지가 당면과제 아니겠냐는 정부측 입장이 있었다"고 전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이 예정된 금투세는 금융투자 수익이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 등)을 초과하는 투자자에게 해당 소득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것이다. 여당은 이날 야당을 향해 금투세 폐지를 위한 초당적인 협상을 즉시 시작하자고 압박했다. 한 대표는 당정회의에서 "세계 증시가 여러 가지로 불안한 상황에서 대한민국만 이렇게 큰 주가 하락의 모멘텀을 만들 금투세를 강행하면, 우리가 일부러 퍼펙트 스톰(초대형 경제위기)을 만들어가는 상황이 될 것"고 우려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금투세는 그냥 두면 5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금투세 폐지 논의는 더 지체할 수 없다"며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의 답변을 촉구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금투세 폐지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이달 18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대표 연임이 유력한 이재명 후보는 금투세 유예 및 완화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지만, 당 정책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는 금투세를 일부 보완하더라도 예정대로 시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교통정리'가 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날 SBS 주관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지금 주식 시장이 폭락했다. 주식은 꿈을 먹고 사는데 5000만원까지 과세하는 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이 저항하고 있다"며 조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금투세 면세 구간을 '5년간 5억원'으로 상향하자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8·18 전당대회가 끝나면 새로운 지도부가 금투세 관련 논의를 충분히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7일로 예정된 당내 금투세 토론회를 연기하게 된 배경에도 증시 폭락 사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투세 폐지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에 대한 개미투자자들의 분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투세 도입 관련 토론회를 여는 것이 적잖이 부담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민주당은 이같은 시각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공지를 통해 "금투세 관련 토론회는 비상한 경제상황에 따라 긴급 비상경제 점검회의를 개최하게 되어 연기되었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했던 임광현 원내부대표도 입장문을 내고 토론회 순연 이유를 전하며 "한 대표가 경제정책 무능의 책임을 금투세에 돌리는 것을 보고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 부대표는 "금투세 토론회 하자"라며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토론자가 잘 섭외가 안 돼 어려웠는데, 한 대표가 직접 나오시면 되겠다. 오늘이라도 당장 하자"고 덧붙였다. 한편 여당 내에선 통화정책 당국인 한국은행을 향해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월 2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0.25%p 금리 인하를 결정하고, 미국이 9월에 빅스텝을 하면, 10월 초 연이어 0.25%p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8-06 16:49:11정부가 종합부동산세와 상속세 등 재산 관련 세제 전반의 개편 문제를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헌법재판소의 종부세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대통령실까지 종부세 개편을 거론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을 제기하고 있다. 세제개편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주택, 토지 등 보유세제와 상속세까지 대대적인 개정 가능성이 대두된다. 다만 소수계층에 부과되는 종부세, 상속세 특성상 국민정서가 변수다. 재산세제, 상속·증여세제 개정은 단기간에 추진하기 어렵다. 부분 개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종부세 개편 타깃은2일 기획재정부,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고지한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 41만2000명 중 1세대 1주택자는 27%가량이다. 종부세는 토지, 주택을 구분해 부과한다. 현행 종부세제에선 1세대 1주택자라고 해도 12억원 이상의 부동산은 종부세를 내야 한다. 재산세와 별도로 1주택자 과세를 하면서 종부세는 도입된 2005년부터 꾸준히 논란이 됐다. 지난 2006년 서울 강남 지역 주민 85명이 서울행정법원에 종부세 부과를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과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제기한 게 대표적이다.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하듯 합헌 결정에도 대통령실은 지난달 31일 "종부세 폐지를 포함한 세금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종부세를 개편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부분적 개편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종부세 개편론은 이미 제기됐다. 다만 정치권과 대통령실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방향성에서 차이가 많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다주택자 이슈를 언급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과세 형평성을 우선하는 정부로서는 수십억원대 1주택자와 저가로 여러 채를 가진 다주택자 간 과세 형평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만약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가 폐지됐을 때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더 심화할 수 있다. 정부가 1주택자 종부세 폐지보다는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완화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야당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부담 완화가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왔다. 다주택자를 주택 공급자로 본 여당·정부의 인식과 차이가 있다. 결국 여·야·정은 부분적인 개편에 무게를 두고 논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종부세는 전액 지방에 교부되는 만큼 종부세 폐지 시 지방재정 문제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밸류업'속 상속세 완화도상속세 개편 논의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상속세 개편을 22대 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정책방향을 밝혀서다. 구체적으론 유산취득세 전환, 상속세율 조정 등이 거론된다.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또는 가업상속공제 확대 등 기업 상속세제 완화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세제당국의 시야를 넘어 상속세 근본개편까지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취지로도 보인다. 다만 상속세의 근본 개편(유산세를 유산취득세)은 당장 이뤄지기 쉽지 않은 과제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이 물려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제도다. 상속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현행 유산세 방식보다 세부담이 줄어든다. 현행 유산세 방식에서는 실제로 상속받은 재산보다 더 많은 세금 부담을 져야 한다. 정부도 지난해 2월 조세개혁추진단을 꾸리고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상속세 문제는 '부의 대물림 가속화'라는 부정적 정서를 넘어야 한다. 야당 설득 또한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밸류업' 정책과 연관시켜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가업상속 공제대상 한도 확대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오는 7월 세법개정안에 구체적인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06-02 18:13:02여성가족부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국으로 발목이 잡혔다. 스카우트 대원들의 건강, 시설 문제 등 부실운영과 행사 기간 김현숙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폐지론이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면서다. 여가부가 잼버리조직위원회 설립부터 예산서 승인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주무부처였기 때문에 책임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여야 모두 복잡한 정치셈법으로 인해 당장 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세계 잼버리 파국을 두고 여야의 책임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이 중 주무부처인 여가부 폐지론이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가부가 전라북도와 함께 사실상 잼버리 준비와 운영을 총괄해 왔기 때문이다. 잼버리 조직위원회 실무 총책임자인 최창행 사무총장도 여가부 권익증진국장 출신이다. 다만 여권은 여가부 책임론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가부에 책임을 전가할 경우 잼버리 실패 원인이 정부·여당에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정권 시작부터 여가부 폐지를 내세웠다. 이로 인해 '여가부 패싱'이 공공연해지면서 부처 힘이 빠졌다. 애초에 해체를 추진하면서 국제적 행사인 잼버리 준비를 맡긴 정부와 여당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의미다. 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권이) 여가부 폐지를 지금, 특히 잼버리 문제로 들고 나오면 논리적으로 모순된다"며 "여가부 해체는 상당히 장기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여가부 폐지는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한 일이라 야당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처음부터 여가부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이라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야당은 여가부를 넘어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이 모든 사태를 책임지고 한국스카우트 명예총재인 윤 대통령이 국민들과 세계에서 온 대원, 부모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여가부에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잼버리 지원위원장인 한덕수 총리가 책임질 일"이라고 날을 세운 바 있다. 올해 초 야당의 반대로 내년 총선까지 목숨을 부지한 여가부 직원들은 심경이 복잡한 모양새다. 한 여가부 직원은 "누가, 어디까지 책임을 질지 몰라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오는 25일 긴급현안질의를 열어 김 장관에게 책임을 추궁할 예정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08-14 18:16:17[파이낸셜뉴스] 경찰국 신설 논란 불똥이 이번엔 ‘경찰대 폐지론’으로 튀었다. 경찰대 출신 소수가 고위직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시각과 우수 인력의 안정적 공급 차원에서 경찰대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전문가 그룹에선 갈등과 대립보다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개혁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최근 '경찰대는 공정하지 않다'는 취지로 사실상 경찰대 폐지쪽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26일 대통령 업무보고 후 “경찰대는 졸업하면 어떤 시험을 거치지 않고도 경위로 임관될 수 있다는 불공정한 면이 있다”며 “특정 대학을 졸업했다는 사실만으로 남들보다 훨씬 앞서서 출발하고 뒤에서 출발하는 사람이 도저히 그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도록 제도를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경찰간부 양성을 목표로 지난 1981년 개교한 경찰대를 졸업하면 순경보다 세 계급 위인 경위로 임용되는 데다 고속 승진과 요직 등을 누리게 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경찰 13만2421명 중 경찰대 출신은 3249명으로 전체의 2.5%밖에 안 되지만 총경 이상 계급 754명 중 경찰대 출신이 469명으로 62.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장관 등은 행안부내 경찰국 신설 반대 주도 세력이 대부분 경찰대 출신이라는 점도 문제 삼는다. 지난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참석한 총경 56명 중 40명(71%)이 경찰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이 장관은 “특정 출신이 집단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대단히 적절하지 않다”며 “‘하나회’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바로 이런 시작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여권에선 이들을 ‘정치 경찰’로 규정하기도 했다. 반면 우수 인력을 조직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경찰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경찰대 1기 출신인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육·해·공군) 사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에게 (소위가 아니라) 이등병으로 똑같이 출발하라고 하면 누가 사관학교로 가겠느냐”며 “(경찰대 폐지론은) 논리적으로도 안 맞고 상식으로도 안 맞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경찰대 출신이 경찰국 신설 반대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이 장관 등의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경찰대는) 경찰 조직에도 육·해·공군사관 학교처럼 우수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경찰 선진화·민주화를 달성할 수있다는 판단으로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 출범하게 된 것”이라며 “경찰대 졸업생들은 1988년부터 민주화·중립화 등 경찰이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고 했다. 경찰대가 그동안 경찰조직 발전에 상당 부분 기여해 왔다는 것이다. 황 의원은 경찰국 반대론이 경찰대 출신들에게서가 아니라 ‘경찰직장협의회’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문가 그룹에선 조직권력 독점화 해소 우려 등을 위해서라도 경찰대 개혁은 필요한 만큼 합리적인 논의과정을 통해 개혁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기자와 통화에서 “(이 사안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이 있어 아쉽다. 무작정 폐지하자는 것은 41년 넘게 경찰대가 기여했던 경찰 조직에 대한 공과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것”이라면서도 “대학원화가 됐든 학사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 됐든, 어떤 형태든 개혁은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제는) 많은 대학의 경찰 관련 학과들이 만들어졌고, 1980년대와는 달리 우수 자원들이 순경으로도 많이 있다”며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누구에게나 경위로 입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입학 제도나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떤 형태로든 과정을 이수하고 났을 때는 대한민국 최고 실무 전문가인 경찰 간부들이 배출돼야 한다”며 “그런데 (현재는) 입학 성적, 그러니까 수능 점수만 아주 뛰어난 학생들이 (경찰대에) 들어가 다시 실무를 배워야 하는 상황인 데다가 우수 자원들을 내부적으로 잘 육성할 수 있는 인사 행정도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국가경찰위원회'라든지 별도의 '태스크포스'(TF) 형태로 객관적이고 중립적 시각에서 전문가 그룹을 통한 경찰대학설치법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2-07-28 16:58:52[파이낸셜뉴스] 6.1 지방선거는 여야 후보들의 이전투구식 경쟁 과열에 일단 튀고 보자는 식의 선심성 공약 남발 등 등 적지 않은 후유증도 예고했다. 일부 공약은 기초단체나 광역단체 수준에서 재원 감당이 어려운 공약이 쏟아졌고 결국 유권자들의 몫으로 남게 됐다. 또 공천 투명성 논란에 여야 텃밭 영호남은 선거 내내 탈당한 후보들이 무소속 연대를 결성하며 난립이 이졌다. 또 전체 무투표 당선자 숫자가 4년전 보다 5배 많은 508명을 기록하면서 유권자들의 투표권 보호를 위한 장치 마련도 시급한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전국적인 '묻지마 공약' 경쟁...각당 지도부 무관심이 원인 5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선심성 공약 남발로 선거 뒤 공약 실현을 위한 재정 문제가 더 걱정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선거에선 전국적으로 교통 확충 방안으로 트램(노면 전차) 도입 공약이 봇물 터지듯 발표됐다. 그러나 다른 지역 일부 후보들은 트램이 도로 점령 등으로 극심한 교통난이 우려되자 모노레일로 대체하겠다는 수정 공약도 내놨다. 설익은 공약 남발로 실제 도입시 비용과 효율성 대비 문제도 선거 뒤 풀어야할 남은 과제로 떠올랐다. 이같은 공약 홍수는 여야 지도부가 지방선거 전체 공약의 밑그림 그리기에 사실상 손을 놓은 게 원인으로 지적된다. 대표적인 예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다. 실제 실현 가능성 문제를 떠나 이번 선거 과정에서 내부 조율조차 되지 않은 채 발표되면서 서울과 경기, 인천은 물론 제주도까지 불길이 번지고 같은 당 후보끼리 찬반론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점에서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국에서 우후죽순 쏟아진 대기업-첨단기업 유치를 통한 지역발전 일자리 확충 공약들도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기업들도 자신들과 사전 상의도 없이 쏟아진 기업유치 공약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주요 광역 단체마다 대형 SOC 건설 비용을 내면서 수백조 이상 천문학적 비용도 유권자 몫으로 남고 있다. ■ 영호남 무소속 반란에 정당공천 폐지론 고개 무투표 당선 4년만에 5배 논란도 각당 공천 파열음 후유증에 앞으로 기초단체장 기초의회 정당공천 폐지 요구가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기초단체장·기초의원 후보 줄세우기와 공천 공정성 논란으로 전국이 무소속 연대 깃발 후보들의 난립으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중앙선관위 당선인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국 시군구 기초단체장 226석 가운데 무소속 당선자는 17명, 기초의회 2601명 가운데 무소속은 144명으로 주로 영호남 여야 텃밭인 전남북 경남북 등에 주로 집중됐다. 이들중 일부는 처음부터 무소속인 경우가 있지만 대다수는 주요 정당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깃발을 들고 당선된 경우였다. 무투표 당선이 역대 최대인 508명 달한 것도 적지 않은 후유증과 제도 개선 요구를 예고 중이다. 이번에 무투표 당선자 508명은 4년전 89명과 비교해 5배가 늘어는 수치다. 또 전체 당선자 4132명 가운데 12%가 무투표 당선 기록이다. 기초의회 비례 후보 상당수는 군소정당이 아닌 거대 양당(민주 281명, 국힘 226명)에서 나왔다. 군소정당들 대부분이 비례후보조차 내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엄경영 시대정연구소장은 "주민 대표성의 문제이며, 시민의 알권리와 투표권을 침해한 제도상의 전형적인 폐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지방권력 양당제 폐해 극복을 위해 11개 국회의원 지역구에 시범 도입된 3- 5인 중대선거구제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거대 양당이 의원 정수를 넘어서는 후보를낸 결과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2022-06-05 14:10:18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시작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주휴수당 폐지론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정권이 바뀌고 노동정책 기조가 달라졌으니 주휴수당 폐지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 일주일마다 하루 유급휴일을 줘야 하는 제도다. 이 때문에 주5일을 일해도 6일치 임금을 받는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이미 1만원 가까이 육박한 데다, 근로의 직접적인 대가가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무노동 유임금" 불만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최저시급은 9160원으로, 근로자가 법정 근로시간인 하루 8시간, 주5일을 일하면 총 48시간에 해당하는 주급(43만9680원)을 받는다. 실제로는 40시간을 일하지만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휴시간 8시간을 포함해 48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일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주휴수당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된다며,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주휴수당 폐지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영업자 A씨는 "최저임금이 지난 5년간 급격하게 올라가서 주휴수당도 덩달아 뛰었다"며 "코로나19로 장사도 계속 안되는데, 법 때문에 주긴 하지만 일하지도 않은 시간에 임금을 줘야한다는 게 참 불합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첫해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올해 9160원으로 5년 만에 2700원 가까이 인상됐다. 이에 따라 주휴수당(8시간 기준)도 5만1760원에서 7만3280원으로 올랐다. 또 다른 자영업자 B씨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최저시급은 이미 1만원을 넘는다"며 "근거없는 대가를 지불하라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주휴수당은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 대부분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낮고 최저임금제도 도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자가 돈이 있어야 쉴 수 있다'는 고려에 따라 도입됐다. 6·25전쟁 이후 가혹했던 장시간 노동 현실에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쉬도록 했고, 이를 유급휴일로 보장하도록 한 것이다. 현행 최저임금제는 1988년 시행됐다. 자영업계 관계자는 "과거 주휴수당이 저임금 근로자들의 생계와 휴식을 보장했다는 점에서 취지는 좋았던 것 같다"며 "하지만 지금은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자는 최저임금제도 있는데 일하지도 않는 시간에 임금을 주는 주휴수당은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쪼개기 근무' 증가…고용 질 악화 주휴수당이 초단시간 근로를 양산해 고용의 질을 악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쪼개기 근무'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C씨는 "많은 사장님들이 주휴수당 때문에 일주일에 15시간 미만으로 알바를 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마음은 좋지 않지만 인건비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실제 주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90만명에 불과했던 초단시간 근로자는 지난해 160만명을 넘었다. 이는 2000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다. 중소기업 등 경영계도 주휴수당 폐지에 힘을 싣고 있다.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할지 여부는 매년 최저임금 심의에서 노사의 충돌 지점이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모두 왜 (근로자가) 일하지 않은 시간까지 임금을 줘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한다"고 전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2-04-11 18:32:14휴전선이 가까운 강원 화천의 산야는 매해 이맘때처럼 녹음이 짙었다. 코로나19 사태 탓인지 군용 지프들이 드문드문 오갈 뿐 거리는 더없이 한산했다. 얼마 전 전방 부대 신병교육대에 입소한 아들을 배웅하러 갔을 때의 풍경이다. 1980년대 초 필자의 군 복무 시절 접경지역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40년 전 땀에 젖은 군복 속으로 모기떼가 달라붙던 기억이 났다. 세대가 바뀌고도 분단국에 살고 있는 현실에 새삼 가슴이 아렸다. 그사이 남북기본합의서-6·15공동선언-판문점선언 등 '기념비적 합의'도 많았건만, 통일의 그날은 아직 아득하니 말이다. 지난주 정치판이 '작은 정부 대 큰 정부' 논란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론을 쏘아 올리면서다. 특히 "통일부를 둔다고 통일에 특별히 다가가지도 않는다"는 그의 주장은 여권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물론 통일부 폐지론이 새삼스럽진 않다. 과거 이명박정부 인수위도 외교부와 통일부를 합치는 정부조직 개편을 검토한 적이 있다. 이번에 이 대표는 "(어차피) 남북관계는 통일부 주도가 아니라 국가정보원이나 청와대에서 관리했다"는 논거를 추가했다. 통일부의 북한 카운터파트는 노동당 조국평화통일위원회임을 상기시키면서다. 그러자 여권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뿐 아니라 대선주자들까지 나서 반격했다. 이 장관이 "(국민의힘) 당론이라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고, 이재명 경기지사는 "북한이 외국이 아니지 않으냐"며 가세했다. 여당 차원에서도 "분단국이었던 서독의 내독관계부는 왜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현 분단국 대만에도 통일부라는 내각 부처가 아니라 대륙위원회를 두고 있다는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한 반론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번 정부 들어 통일부가 관리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폭파됐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후 양측은 "통일부를 폐지하라는 부족한 역사의식과 사회의식에 대한 과시를 멈추라"(이 장관), "북한 여성들이 인신매매와 같은 인권탄압을 받음에도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이를 다루지 않고 있다"(이 대표)는 등 설전을 이어갔다. 어찌 보면 2030세대와 586그룹 간 시대 간극이 느껴지는 평행선 대치였다. 이처럼 공방이 일단락되지 않고 꼬리를 무는 까닭이 뭔가. 두 주장이 모두 '절반의 진실'만 담고 있기 때문이다. 동서독 분단 때 서독 정부의 이원적 통일행정이 본보기다. 실질적 대(對)동독 협상·대화는 내각제에서 청와대 격인 총리실이 맡았고, 내독관계부(내독성)는 민간 교류와 장기적 통일정책을 집행했다. 구체적으로 정상회담 추진 등 빛나는 일엔 총리실이 나섰다. 반면 내독성은 민족의 이질화를 방지하고 분단의 고통을 더는 일에 집중했다. 이산가족 왕래와 동독 반체제 인사 석방사업인 프라이카우프를 기획·추진했다. 내독성 산하 전독연구소는 동독의 인권유린 사례를 수집·축적해 훗날 통독 후유증을 치유하는 데 이바지했다. 통독 후 내무부로 통합될 때까지 내독성 폐지란 말이 안 나온 이유다. 그렇다면 통일부 폐지론은 정권 입맛대로 원칙 없이 통일행정을 편 업보일 거다. 문재인정부 들어 통일부가 국가안보실이나 국정원의 들러리 역할을 하는 인상을 주지 않았나. 북한인권법에 따른 북한인권재단이 김정은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으니….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2021-07-19 18:50:38[파이낸셜뉴스]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은 15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여가부 폐지론'에 대해 "우리 사회의 세대갈등, 성별 갈등을 자극하는 위험한 주장"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색깔론이나 지역주의처럼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낡은 정치"라며 "젊은 당대표에게 기대했던 새로운 정치가 이런 식의 낡은 모습으로 나타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여성가족부가 여성에게 특혜를 준다'는 취지로 발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도 "여성가족부에 그런 힘이나 있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문제가 있으면 고쳐나가자고 해야 한다. 아이 씻기고 물만 버려야지 아이까지 버리면 안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날 김 의원은 SNS를 통해 "양성평등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이 대표는 여성 불평등이 '엄마세대 얘기'라 일축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매년 새로운 엄마들이 현실과 싸우며 힘겹게 버티고 있다"며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젠더 격차 2021'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젠더 격차는 156개국 중 102위로 여전히 하위권이다. OECD 국가 중 젠더 임금격차는 32.5%로 1위, OECD 평균 국가(13%)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지난 1995년 UN에서 '세계여성행동강령'을 채택하며 각국에 '여성정책 전담 국가기구' 설치를 권고한 사실을 언급하며, 여성가족부 존치의 국제적 근거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전 세계 200여 개 나라 가운데 187개 국가가 (여성정책 전담 국가기구를) 운영하고 있다"며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등은 장관급 부처로 있고, 독일, 캐나다, 벨기에는 외청 단위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여성가족부는 적은 예산과 권한으로 힘겹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여성부에서 여성가족부로 확대개편되면서 책임은 늘었는데 권한은 적다"며 "고작 300여 명의 인력에, 예산도 정부 전체예산의 0.1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애매하게 중복된 업무나 권한은 오히려 확실하게 정리하고 여가부에 충분한 예산과 전문인력으로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가 역차별 당하는 젊은 남성과 소통하고 고민해온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아무리 안타를 쳐도 오버런하면 아웃이다. 젊은 남성과의 소통을 젠더갈등으로 이어가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또 "남성과 여성이 서로 존중하는 공존의 길로 가야 한다"며 "여가부 폐지라는 낡은 매표전략은 폐기해야 한다. 이대표가 공언한 것처럼 비빔밥같은 사회, 공존을 위한 통합의 정치로 가자면, 여가부 폐지는 길이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1-07-15 13: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