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매년 9월 정기국회 내 열리는 국정감사가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탓에 정치인과 언론 모두 여론의 스포트라이트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면서 정부 정책의 부실 검증과 대안 제시라는 국감 본연의 기능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한달 몰빵 국감'이 주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정부 정책의 허와 실을 짚어 정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국감 상설화 전환 등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현행법상 30일내로 한정된 국감 주기 동안 수백개의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 등을 포함한 피감기관, 무더기 자료 제출 요구 등이 맞물리면서 피감기관은 '한 번만 잘 넘기면 되는 감사', 정치권과 언론에겐 '대중에 관심받을 수 있는 정치적 이벤트'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이에 현행 국감의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감 상설화, 피감기관 주기별 분산화, 국감 사후 모니터링 강화 등이 거론된다. ■ 빡빡한 일정·'결정적 한 방 이벤트' 폐해 줄줄이 11일 국회 등에 따르면 현행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상 국회는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에 국정감사 기간을 정하게 돼 있다. 단 국감은 시작일로부터 30일 이내 마쳐야 하고, 본회의 의결로 정기회 기간 중에 감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012년에도 국감 실시 기간이 충분치 않다는 우려를 반영해 국감 기간을 기존 20일에서 30일로 늘리는 법 개정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각 정부부처와 산하기관, 공기업 등에 대한 방만한 운영 및 예산낭비, 부실 운용 등을 세부적으로 파헤치기에는 국감 실시 일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피감기관과 증인채택 건수가 과거 대비 대폭 늘어난 점 등을 감안하면 현행 체계에선 정책·행정 질의를 충분히 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는 주요 부처에 대한 감사도 하루이틀 내로 마쳐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질의자인 국회의원도 답변자도 시간에 쫓겨 자기 할 말만 하다가 질의순서가 끝나는 일도 부지기수다. 우리의 국감제는 미국식 청문회 제도와 영국식 국정조사가 뒤섞였는데 매년 9월 정기국회(100일간) 내 약 한 달간 집중 진행된다. 이는 세계에서 유일한 형태다. 정회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에 의하면 2024년 기준 감사대상기관은 802개로, 2000년 357개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국감 증인 채택 건수 또한 510건으로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대비 1.7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처럼 30일 내 802개 기관을 대상으로 각종 정책 및 현안을 한꺼번에 질의하고 답변을 이끌어내는 구조가 기형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올해 국감은 거대 양당 모두 당초 '민생'을 키워드로 포함시켰지만, 정작 본 국감에선 여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법리스크', 야당은 '김여사 관련 의혹'으로 맞서다 보니 정부 정책 부실 검증이라는 국감 본연의 취지를 크게 퇴색되고 말았다. ■국감 상설화 등 대안 모색 이 같은 현 국감제의 폐해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감 상설화, 예비감사제 도입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최소한 현행 체계 아래에서도 매년 국감에서 나온 문제점을 사후에 관리하기 위한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김현정 의원실에 따르면 미국은 국정감사와 조사를 일상적으로 실시할 수 있고, 사전감사·예비감사 등을 통해 청문회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영국 의회 또한 부처별·주제별로 특위를 꾸려 소관 정부 부처별로 감독 권한을 행사할 수 있고, 이외 일본, 프랑스, 독일과 같은 주요국은 국정과 지방자치정에 대한 감사를 구분해 피감기관 집중을 분산하고 있다. 우리 국회도 현 국감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입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선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종배·민주당 김원이 의원, 이원욱 전 의원이 상임위별로 상시적으로 국감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외 국감 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도 발의됐지만 대부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자동폐기됐다. 이번 22대 국회 들어서도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9월 정기국회 전에도 국감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예산 심사 일정이 몰리는 정기국회와 국감을 분리하자는 취지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도 국감에서 주제 또는 부처가 중첩되는 사안에 대해선 서로 다른 상임위가 합동 감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현행법상으론 지방자치단체 국감에 한해서만 두개 이상 위원회의 합동 감사가 가능하다. 현재 국회 상임위 활동 강화, '일하는 국회법(국회법 개정·매월 상임위 전체회의 2회 이상, 소위 3회 이상 개최)' 이행만으로도 현 국감 한계를 상당부분 극복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회옥 교수는 "상임위 활동을 제대로 한다면 행정부를 감시한다는 국정감사의 목적이 달성된다"며 "각 상임위에서 자료제출 요구권, 장관 출석 요구권 등을 이용해 정책질의와 공청회, 청문회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11-11 15:31:34국내 택시호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불공정 행위로 724억원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국내 기업 최대 액수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사업을 하면서 독점적 시장 지위를 남용한 심각한 법 위반을 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호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우티·타다·반반·마카롱 등 4곳의 경쟁사업자에 차량번호, 주행 정보 등 영업비밀을 실시간 제공토록 하는 제휴계약 체결을 강요했다. 이를 거절하면 경쟁사 소속 기사의 '카카오T' 앱 일반호출 서비스를 차단해버렸다.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T 호출이 차단되면 경쟁사 기사들은 영업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을'의 약점을 잘 알고 악용한 횡포가 아닐 수 없다. 사안이 중대하다 보니 이날 제재 결정을 직접 발표한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여러 정황에 비춰 볼 때 경쟁제한의 목적 의도가 분명하다. 위반행위의 중대성이 커서 과징금 액수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2월에도 카카오T의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하는 수법의 '콜 몰아주기'로 257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믿고 이용했던 독과점 플랫폼의 횡포에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카카오그룹은 공정위 제재에 할 말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독과점 플랫폼의 폐해를 두 손으로 가리지는 못한다. '혁신'이라는 명분 뒤에 숨은 불공정 행위를 더욱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공정위 조사를 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를 인지하고도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위반행위를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제휴계약을 거부한 경쟁업체 우티의 소속 기사 아이디 1만1561개와 차량번호 2789개를 차단했다고 한다. 또 다른 경쟁사 타다는 버티다가 소속 기사들의 가맹해지가 폭증하자 어쩔 수 없이 제휴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경쟁사 영업정보를 손안에 쥐고 자사의 사업을 급속히 키운 건 '손 안 대고 코 푼' 격이다. 이렇게 택시 호출서비스 시장의 96%를 장악한 것이다. 공정위의 조사와 제재는 늦어도 한참 늦었다. 이런 비정상적 독과점 체제가 굳어질 때까지 경쟁당국은 지금껏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쟁당국이 제 역할을 못한 것이다. 플랫폼 독과점의 폐해는 한 기업의 이익 독식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 경제의 건강한 생태계를 파괴한다. 공정위는 논란이 되는 독과점 플랫폼 입법 방향을 최근 사후제재로 바꾸고 과징금 상한을 8%로 높이기로 했다. 과도한 규제는 기술혁신과 자유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은 동의한다. 그러나 입법 취지가 좋다 한들 이번 사안처럼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늑장 처분이 돼선 안 된다. 거대 플랫폼은 이용자 쏠림이 시작되면 되돌리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총 1000억원에 육박하는 과징금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공정위는 철저히 대응해 용두사미 꼴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24-10-02 19:19:01지난 8월 프랑스 검찰은 텔레그램의 파벨 두로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미성년자 성착취물 유포 등을 방조·공모한 혐의로 체포했다. 브라질 법원은 엑스(옛 트위터)가 가짜뉴스와 혐오·증오 표현의 범람을 방치한다는 이유로 엑스의 인터넷망 접속을 차단했다. 호주 정부는 가짜뉴스를 방치한 플랫폼에 전 세계 매출의 5%를 벌금으로 부과하는 법안을 만들고 있다. 메타(옛 페이스북)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 인스타그램에 가입하는 18세 미만 청소년들의 계정을 '10대 계정'으로 지정,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접속을 막고 성적인 콘텐츠나 자살 관련 콘텐츠를 추천하지 않도록 했다. 범죄자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압력을 메타가 수용한 것이다. 전 세계가 유튜브, 넷플릭스, 엑스, 텔레그램 등 디지털미디어의 폐해에 손놓고 있지 않겠다며 정책 정비에 나섰다. 단편적인 기업 간 경쟁이나 세금정책이 아니다. 신문이나 지상파방송 같은 전통미디어에 요구하던 소비자 보호, 청소년 보호, 시민의 건전한 여론 형성 같은 미디어의 본질을 디지털미디어에 적용하는 정책이다. 올 2월 전 세계 디지털미디어 정책의 총아로 주목을 받으며 시행된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서비스법(DSA)'은 디지털미디어 기업에 불법 콘텐츠 유포를 금지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기본권과 청소년을 보호할 의무, 민주적 시민의 담론 형성을 방해하는 콘텐츠 유포 금지 같은 책임을 지웠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여전히 지상파방송사나 신문사 같은 전통미디어 정책에만 관심이 쏠려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야당은 KBS, MBC의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을 벌이느라 3년째 모든 미디어 정책을 멈춰세웠다. 국회에서는 신문사가 광고를 기사로 속여 노출하면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신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올해 1월 기준 한국인 한 명의 월평균 유튜브 이용시간은 40시간이다. 전 세계 유튜브 이용자의 월평균 사용시간이 23시간이니, 한국인이 세계 평균보다 1.7배 더 유튜브를 보는 셈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인프라와 버스, 지하철 등 공공장소의 무료 와이파이 제공 같은 복지서비스가 한국을 디지털미디어 소비 강국으로 만들었다. 그 이면에 우리 청소년들이 마약·성추행 같은 불법 디지털 콘텐츠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해외 디지털미디어 기업의 기습 요금인상에 반론조차 내놓을 수 없는 허점도 깊어졌다. 결국 국민들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으로 여론을 형성하는데, 정부와 국회는 전통미디어만 주무르며 미디어 정책을 얘기하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미디어 정책은 아예 손도 못댄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국회가 디지털미디어에 대한 종합적 룰세팅에 나서야 한다. 지상파방송, 신문, 디지털미디어를 망라해 종합적인 미디어 정책의 새판을 짜줬으면 한다. 전통미디어와 디지털미디어의 영향력 크기에 맞춘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 국민의 건전한 여론 형성을 위한 콘텐츠 기준, 청소년 유해 콘텐츠와 불법 광고의 처벌 근거도 제시해야 한다. 또 디지털미디어의 특성에 맞춰 통신 인프라 사용료 지급 기준을 만들고, 해외 기업들이 대부분인 디지털미디어 기업들의 한국 내 세금 징수 방안, 방송발전기금 같은 기금 납부 원칙도 정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 소비자 보호를 위해 요금인상에 대한 기준도 정해야 한다. 외국에 본사를 둔 대형 디지털미디어기업이 한국의 규제 틀에서 벗어나 수익만 올리도록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면 안 된다. 단편적인 플랫폼 기업 간 경쟁정책으로 축소하면 안 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BBC 등 해외 언론들은 한국에 '텔레그램 N번방' 사태 등 디지털 성범죄 관련 어두운 역사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첨단기술 발전, 낮은 처벌 등이 한국 내 디지털 성범죄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어졌다"며 "전 세계적 문제의 진앙이 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한국이 디지털미디어의 어두운 측면을 방치해 전 세계의 문제아로 찍히지 않을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 cafe9@fnnews.com
2024-09-25 18:28:40한반도를 대표하는 평야인 호남평야는 충남과 전북의 금강, 전북의 만경강, 동진강 유역을 포함한다. 지형적으로는 충남 차령산맥 이남에서 전북과 전남을 가르는 노령산맥 이북의 평야들이 연결된다. 행정상 지역 구분으로 호남평야는 전북에 한정되지만 지형적으로는 충남 금강 유역의 논산평야와 서천평야에서 전북을 중심으로 하고 남쪽의 전남 영광 해안 평야까지 포함한다. 남북의 길이는 대략 150㎞이며, 동서 간의 폭도 평야의 중심인 김제를 중심으로 약 50㎞에 달한다. 물론 전북이 단연 중심으로 전북 면적의 약 3분의 1이 호남평야에 속한다. 전북 김제를 중심으로 부안, 익산, 정읍 등이 호남평야의 중심이다. 이러한 관계로 호남평야의 핵심은 만경평야다. 때로는 임옥평야도 이름이 오른다. 노령 이남은 전남의 나주평야가 주축을 이룬다. 차령 이북의 평야로는 내포평야, 평택평야, 안성평야가 자리 잡으면서 경기도의 평야들과 연결된다. 호남평야의 지형적 구성은 △풍화와 침식을 많이 받은 낮고 완만한 기반암 구릉지 △홍수 시에 잠기는 하천 범람원 △해안의 갯벌 간척지 등이 결합돼 있다. 물론 한국의 다른 지역의 평야들도 그 구성이 유사하다. 호남의 구릉지는 비산비야(非山非野)로 불리면서 주로 평야의 동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오랜 고을과 읍지들은 거의 이러한 낮은 풍화층 구릉지, 하천의 범람원과 개척지에 인접한 구릉지의 말단부에 자리 잡아왔다. 일반적으로 토양은 풍화가 많이 이뤄지면 붉은색 혹은 짙은 황색을 띤다. 암석에 포함된 금속 성분들이 산화해 만들어진 색이다. 암석의 금속물질은 일상의 금속과 마찬가지로 철, 알루미늄, 니켈, 마그네슘, 망간 등으로 구성된다. 물론 대표적인 것이 철이다. 색깔이 이러하다 보니 풍화토를 보통 '황토(黃土)'라고 부른다. 이러한 황토는 영어로 하면 적토(red soil)다. 호남은 지형적 특성으로 해안으로 갈수록 범람원이 넓게 자리 잡고 있다. 홍수가 나면 하천수가 밀물과 결합해 더러 범람원을 잠기게 한다. 따라서 하천변에 제방을 쌓아서 범람원이 홍수에도 잠기지 않게 하면서 넓은 평야가 확장해왔다. 또 오랜 시절 범람원을 간척해왔다. 개척 전의 전북 익산은 금강과 만경강 사이에 위치하는데, 금강 수운은 현재의 익산 금마면 일대까지 그리고 만경강은 왕궁 일대까지 들어왔음이 고고학 자료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개척과 개간으로 농경지가 넓어지면서 '옥야(沃野)'라는 별칭도 얻게 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보면 익산 용안현을 기록하면서 '옥야제해(沃野際海)', 즉 비옥한 평야가 바다에까지 이른다고 했다. 많은 저수지들은 하천 상류쪽 그리고 지류의 상류 등에 조성돼 왔다. 제방을 만든 후에는 홍수 시에 내린 비로 범람원에 물이 차면 이를 배수하는 장치도 만들어왔다. 대동여지도에 나오는 호남평야의 주요 저수지와 제방들을 보면 김제의 벽골제(壁骨堤)와 대제(大堤), 익산의 황등제(黃登堤), 고부의 눌제(訥堤) 등이 있다. 벽골제와 황등제, 눌제는 당시 호남의 3대 제방으로 불렸다. 대체로 하천의 중류 혹은 중하류를 막아서 저수지를 만들었다. 단점으로 본다면 평탄한 지대여서 깊은 저수지를 만들지 못하니 수량 유지를 위해 넓은 면적의 긴 제방이 필요했다. 상류로부터 흘러온 토사들이 쌓이는 경우 주기적으로 굴착과 제거를 해야 했다. 이러한 저수지들은 일제강점기에 대대적 수리간척사업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벽골제는 AD 330년 백제 비류왕 27년에 축조된 것으로 당시 약 3㎞ 길이의 둑이었다. 벽골은 현재 김제의 통일신라시대 군현 이름으로 벼골에서 한자 음차로 벽골이 됐다는 설이 있다. 현재 익산 일원에서 유지되고 있는 농업용 저수지들은 이리 상도지, 낭산 저수지, 왕궁 저수지, 용화리 도순 저수지, 원수 저수지, 옥금 저수지, 웅포 송천제 등이 있고 소규모의 또 다른 많은 저수지들이 위치한다. 이러한 저수지들은 익산과 김제 등의 평야지대의 관개수로, 배수로와 연결돼 복잡한 수리체계를 이룬다. 아시다시피 서해안은 조차가 심하며 해안에 인접해 미립질의 물질로 이루어진 간석지가 넓게 분포한다. 해안의 평야, 범람원과 바로 이어져 있다. 간척 전만 해도 만조 시에 밀물은 하천을 따라 역류해 상당한 뻘물질을 하천변에 쌓았다. 호남평야 중심부에 땅을 파면 곳에 따라 뻘층이 나온다. 호남평야는 이러하듯 풍화구릉지, 하천범람원, 해안 간석지가 결합돼 만들어진 국내 최대의 곡창지대다. 이러한 풍요로운 평야의 산물을 바탕으로 시(詩), 서(書), 화(畵), 창(唱) 등의 문화예술이 크게 발달했다. 바둑도 압도적으로 호남에서 발달했다. 동시에 호남은 풍요한 물산을 중심으로 탐관오리의 폐해가 심했던 곳이기도 하다. 역사의 내용이 다양하겠지만 동학혁명도 이러한 폐해가 큰 원인이다. 일제강점기의 한반도 수탈정책은 호남평야의 농산물이 가장 대표적이었다. 일본으로 미곡을 유출하기 위한 군산항의 발달, 철도 운송을 위한 이리역 설치 등은 모두 호남평야 수탈정책의 일환이다. 다수의 대규모 저수지를 만든 것도 그러하다. 일제시대 이러한 연유로 이리 지명이 새로이 등장했다. 조선시대에도 있어 왔지만 일제강점기에 소작농의 어려움은 엄청났다. 그 대가로 호남평야의 해안가에는 염전이 있어 소금농까지 전개되고, 경제력을 높여 주었던 것이다. 과거 조선시대 국가산업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고 평탄한 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은 그중에서도 중심이었다.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1960년대 경제개발이 전개되면서 한국은 농경지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해방 이후 북한 이주민 상당수는 호남평야로 와서 갯벌을 간척해 개척촌을 이루었다. 김제와 군산, 익산 등 호남평야에 다수 집중했다. 김제군 광활면, 부안군 계화면, 군산시 오구읍, 회현면이 대표적이다. 쌀농사 지역으로 교육에도 열정을 보이면서 이곳에선 많은 인재가 나왔다. 조선 후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 삶이 어려운 많은 백성들이 만주, 연해주로, 나아가 하와이와 멕시코 등으로도 이주했다. 이러한 경제적 이주는 독립운동을 위한 이주와 겹치기도 했다. 오늘날 만주와 연해주에서의 쌀농사는 우리 한민족 교민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9-09 18:22:51[파이낸셜뉴스] 부산시는 24일부터 28일까지를 '마약류 폐해 예방 주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와 함께 마약류 폐해의 심각성을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마약류 폐해 예방 주간은 6월26일 세계 마약퇴치의 날을 맞아 마약류 중독의 심각성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오는 26일 오후 4시 부산도시철도 1호선 양정역 일대에서 구·군 보건소,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 부산지방식약청, 지역사회단체 등과 마약류 폐해를 알리는 대시민 홍보 캠페인을 한다. 마약퇴치 홍보 노래와 율동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최근 새롭게 시작한 마약류 피해노출 상담 서비스 등을 안내한다. 27일 오후 2시 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대강당에서는 '일상을 파고드는 청소년 마약, 그 예방대책은 없는가'라는 주제로 학술토론회가 열린다. ‘청소년이 중독에 취약한 이유’, ‘청소년이 마약을 갈망하는 심리적 이유와 대처법’ 등 청소년 마약과 관련한 주제로 청소년 마약 예방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을 한다. 청소년 대상 마약류 등 약물 오·남용 예방 프로그램도 집중적으로 운영한다. 6~7월에 초등, 중고등학생 1만1000명을 대상으로 마약류 등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극을 진행할 예정이며, 고위험군 사례관리 프로그램은 언제든 신청할 수 있도록 연중 운영한다. 또 마약류 폐해 알림 공모전도 7월 31일까지 진행한다. 지난 5월부터 진행해 온 이 공모전은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응모작 중 심사를 통해 대상 1팀, 우수상 1팀, 입선 2팀에 상장과 부상을 수여한다. 수상작은 작품집으로 발간되고, 관련 홍보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06-24 10:57:3621대 하반기 국회를 이끈 김진표 국회의장이 임기를 1주일 남기고 협치가 실종된 정치권에 쓴소리를 던졌다. 특히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의 '팬덤 정치'를 연일 비판하며, 강성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당부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진행한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21대 국회를 돌아보면 진영 정치, 팬덤 정치의 폐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공무원의 길 30년, 정치인의 길 20년을 걸어온 김 의장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대에 이루었던 국민통합과 협치의 정신, 정치개혁의 성취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 정치현실이 안타깝다"고도 말했다. 특히 김 의장은 국회의장 경선 이후 민주당 탈당 행렬이 이어진 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김 의장은 "팬덤이 국회의원 당선에 기여한 비율은 0.1% 미만이다. 국회의원 득표 중에 90~95% 정도는 당원도, 팬덤도 아닌 일반 국민의 지지를 받아서 당선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팬클럽이었던 '노사모'를 건강한 팬덤의 예시로 들기도 했다. 노사모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판하는 등 건강하게 작용한 반면, 현재의 극단적인 팬덤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훼손하는 방향이라는 지적이다. 극단의 진영정치·팬덤정치의 배경으로는 '승자 독식의 소선거구제와 대통령 5년 단임제가 혼합된 상황'을 짚으며 개헌의 필요성도 피력했다. 또한, 의회정치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김대중 대통령도 (이희호) 여사의 옷 로비 사건을 다 특검하지 않았나. 옳다고 생각해서 받았겠나"라고 반문하며 "평생 의회주의자로 국회가 결정한 건 따르고 거부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모진 모욕을 감수하면서 한 것"이라고 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5-22 18:15:31[파이낸셜뉴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양당 정치의 최악의 폐해를 끝내자는 뜻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구체적으로 그분(이준석 전 대표)을 언제 만날 것인가 하는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양당의 견고한 기득권의 벽을 깨는 일이 손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협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개혁신당(가칭)' 창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 전 대표도 그간 '문제의식이 같다면 이 전 대표와 손잡을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혀온 만큼, 향후 두 사람의 만남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준비 중인 신당에 많은 사람이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 소통하는 사람들이 더 있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꽤 많은 분들이 동참 하게 될 것"이라며 현역 의원 중에도 소통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여의도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여의도가 우주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역 의원은 중요하지만 선거가 되면 가장 심판을 많이 받는 후보에 불과하다. 현역 의원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은 여의도식 셈법"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당내 혁신계 모임 '원칙과상식'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느 시점에서인가는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의 3총리 연대설과 관련해 이 전 대표는 "그(신당 참여) 얘기는 그 두분 앞에서 말씀드린 적이 없다"며 "그렇게 무리한 요구를 드리고 싶지 않다. 그분들 나름대로 나라와 당에 대한 사랑이 있는 분이니 그것을 함부로 얘기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오는 4일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선 "어떻게 그렇게 당이 하루이틀 사이에 나오겠나"라며 "4일에 뭘 하겠다는 그 장소가 예약되지 않아서 날짜를 확답 드리지 못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선언하기 전에 인간으로서 해야 될 일이 있지 않나. 이러이러해서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 당원 여러분의 용서를 구한다, 하는 절차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1-02 10:17:17[파이낸셜뉴스]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을 계기로 본격적인 총선 정국에 돌입한 가운데 거대 여야 양당체제의 재편을 고리로 한 제3지대의 꿈틀거림이 본격화되면서 앞으로 총선 정국의 핵이 될 지, 찻잔속 미풍에 그칠 지 주목된다. 그동안 총선 전 거대 양당제 폐해를 앞세워 독자생존을 선언한 제3지대 세력들끼리의 '헤쳐모여'식 움직임은 빈번했지만 거의 총선 판도를 뒤흔들 만한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막판에는 거야 양당에 편입되는 종속변수에 그쳐오곤 했다. 특히 당초 경제실정과 대야(對野) 소통 대신 '마이웨이식' 국정운영으로 초래된 여당의 수도권 위기론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틈새를 비집고 당당하게 세력을 키워 비상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거대 양당체제에서 이탈한 민심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창당한 신당들은 현역 의원 끌어안기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당의 '얼굴'이 될 인재 영입에 고전하는 분위기다. 당분간 파격적인 지지세 유입이 어려운 만큼 제3지대 제세력들은 자력갱생속 물밑 연대를 모색하는 모습이나 향후 분열과 융합과정에서 세력화 성공여부에 따라 내년 총선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총선 돌풍 위한 '빅텐트'·신당 창당 예고하는 제3지대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거대 양당체제의 대립과 반목, 갈등 심화에 실망해 증가하는 무당층에 힘입어 제3지대 정당들은 거대 양당에 맞서기 위한 '빅텐트'에 시동을 걸었다. 창당 선언을 한 뒤로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고 내년 총선의 변수를 일으켜보겠다는 셈법이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창당한 '새로운선택'과 양향자 의원이 몸담은 '한국의희망은' 오는 13일 함께 시국토론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구상에 나선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와 진보를 망라하는 연대체를 구성, 정치 다양화를 추구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세력은 다양하다. 보수 측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을 필두로 한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신당이 창당돼 '보수 빅텐트'를 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계 개편을 위한 신당을 추진해 추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동하는 모양새로 정권을 장악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올해 초부터 '자당파'와 '신당파'의 대립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정의당 하부 세력들이 눈에 띈다. 지난 7월 정의당을 탈당한 전·현직 당직자 60여 명이 구성한 '사회민주당'은 창당을 앞두고 사무총장 등 인선을 마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8월에는 배복주 전 부대표 등 정의당 지역위원장 17명이 '대안신당 당원모임'을 제안하며 신당 추진 가능성도 내비쳤다. 진보계열 정당까지 '제3지대' 참전 낌새…총선에 '사력' 두 차례의 분열로 동력을 잃어가는 정의당은 '재창당'을 추진하며 제3지대로 거듭나려는 모양새다. 제2야당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서도 진보당을 비롯한 진보계열 정당들과 신당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분열에 이은 지지율 하락으로 재창당 계획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특히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대의 낮은 득표율을 보이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이던 정의당은 기대와는 달리 1.83%의 득표율을 기록해 위기설이 발령됐다. 이날 정의당 상무집행위원회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이정미 대표가 "선거 패배의 책임은 선거를 이끈 당 대표에게 있다"고 하자 지도부가 책임을 지는 방안 중 하나로 이 대표의 사퇴 요구까지 거론됐다. 정의당 관계자는 "제3정당으로서의 존재감과 무게감을 드러내는 데에는 너무 미약한 스코어였다는 것이 주된 평가였다"며 "지도부가 사퇴한다고 당이 끝나는 것은 아니니 책임질 방식을 고민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사퇴할 경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하거나 제3 정치세력과의 신당이 추진될 수도 있다. 신당에 중도세력을 끌고 와야 한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정치유니온 '세번째 권력'은 새로운선택·한국의 희망의 토론회에 함께할 예정이다. 이에 '빅텐트'에 들어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제3지대' 존재감…"내년 총선 어려울 것" 그러나 제3지대의 발버둥에도 비관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이미 거대 양당체제에 유권자들이 심리적으로 익숙한 상황에서 이를 넘어설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총선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인물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된다. 제3지대의 승리로 일컬어지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은 일관되게 제3지대 정당을 지향하면서도 안철수라는 대선 주자급 인물을 앞세운 것이 대표적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현재 제3지대에는 총선에 바람을 일으킬 인물이 없을뿐더러 그런 인물이 굳이 제3지대로 이동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공천 전 현역 의원들 끌어안기에도 실패하며 향후 공천을 받지 못한 '낙오그룹'으로만 이뤄진다면 승산은 더욱 낮다. 신당 특유의 신선함이라는 이점은 가져가지 못하면서도 낮은 지지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결과적으로 제3지대의 승리를 위해서는 비교적 당선이 쉬운 비례대표를 노려야 하며, 이를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로의 선거제 개혁이라는 '외부 요인'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두 거대 양당의 독점적 패권 정치가 갈수록 극대화되는 상황이라 상대 당이 싫다는 이유로 투표하고 있기에 지역구 싸움에서는 이길 수 없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간다면 살아날 수 있겠지만 개혁될 가능성이 없기에 내년 총선에서 잘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3-10-12 16:22:47[파이낸셜뉴스] 부산시가 26일 ‘세계 마약퇴치의 날’을 맞아 오는 30일까지 ‘마약류 폐해 예방주간’을 운영하면서 마약류 폐해의 심각성을 알리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시는 마약류 페해 예방주간 기간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와 함께 청소년 마약 확산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전문가 심포지엄과 캠페인, 마약류 폐해 알림 공모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이날 오후 부산역 일대에서 구·군 보건소,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 부산지방식약청 등과 함께 마약류 폐해를 알리는 대시민 홍보 캠페인을 했다. 캠페인에서는 마약에 누구든지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펜타닐 캔디, 대마 음료 등 일상 속으로 파고든 마약을 찾는 퀴즈 행사도 함께 진행했다. 오는 29일 오후 2시 부산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대강당에서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청소년 마약 이대로 둘 것인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린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뇌발달 측면에서 살펴본 청소년 마약 중독’, ‘청소년 마약예방과 회복을 위한 가정과 지역공동체의 역할 제안’ 등 청소년 마약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로 청소년 마약 예방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할 예정이다. 마약류 폐해 알림 공모전도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지난 5월부터 진행해 온 이 공모전에는 부산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응모작 중 심사를 통해 대상 1팀, 우수상 1팀, 입선 2팀에 상장과 부상을 수여한다. 수상작은 마약류 폐해 알림 광고 등의 콘텐츠로 사용될 계획이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2023-06-26 07:46:42[파이낸셜뉴스] "네이버가 뉴스 트래픽(클릭수)으로 (언론사에 제공하는) 재원 재분배를 한다. 네이버 독과점 폐해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뉴스, 어뷰징 뉴스가 늘어나게 된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네이버가 독과점하고 있는 포털 뉴스의 폐해를 거론하며 독과점 구조 개선을 통한 정당한 언론사 권리 확보와 이를 토대로 한 가짜뉴스 예방 등 건강한 언론환경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관련기사 4면 언론사가 경쟁적으로 '트래픽' 전쟁을 벌이면서 기사 품질이 떨어지고, 자극적·선정적 기사가 넘쳐나면서 건강한 여론 형성과 양질의 뉴스 콘텐츠 제공 등에 역행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즉, 네이버가 언론사가 뉴스를 제공하는 대신 재원 배분 기준을 트래픽 집계에 집중한 탓에 언론사가 경쟁적으로 클릭수 경쟁을 벌이고 그 결과 어뷰징 기사들이 대폭 늘면서 건강한 여론 형성을 위한 언론 환경이 크게 후퇴됐다는 진단이다. 윤두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특위 위원장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클릭수는 콘텐츠(뉴스) 가치 측정 수단의 하나일 뿐인데 너무 과도하게 언론사들에 대한 재원 배분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그것을 바로잡고 네이버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뉴스를 만들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윤 위원장은 포털 뉴스를 유통하는 네이버 등 인터넷 기업도 포털이 건전한 여론 조성을 위해 언론사에 제공하는 재원을 재분배하는 기준을 트래픽 기여도 외에, 다양한 척도를 마련해 언론사가 품질 높은 기사를 제공토록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포털은 뉴스 제조사는 아니지만 (뉴스) 유통을 통한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포털은 진실을 알리는 건전한 여론 형성 역할을 해야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재원 재분배 방식의 다양화를 통해 언론사들이 트래픽을 추구하는 요소를 낮추라고 제안했다. 그는 일각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를 규제하면 구글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네이버를) 규제해서 위축되고 그 결과로 구글 (영향력이 확대)되느냐가 아니라, 광고 수익을 우선해 이용자 불편을 외면한 결과로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을 주 원인으로 봐야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업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기업의 선행을 촉구하고, 그 판단은 기업 스스로가 하는 것"이라고 말해 포털 스스로가 건강한 언론 환경 조성과 독과점 구조를 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파했다. 활동을 잠정 중단한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도 "그것은 제평위가 알아서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윤 위원장은 "제평위가 (인터넷 기업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기구인 것이 잘못됐다"며 "포털과 언론의 제휴 결정도 (제평위가 아닌) 당사자(인터넷 기업)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서지윤 기자
2023-06-18 16:1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