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주요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라 '포워드가이던스(Forward Guidance)'의 영향력도 변화될 전망이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선제 안내, 향후 지침이란 뜻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미래 정책 방향을 외부에 알리는 조치를 말한다. 기존의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해당 정책을 취하기 전에 시장참가자들을 움직이고 예측가능성을 높여 또 하나의 정책수단이자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불린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시행에 앞서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취한 비전통적 수단으로 199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해결 과정에서 주목을 받았다. 방법은 중앙은행의 의사록 또는 공개발언 등이 있으며 경제상황에 대한 중앙은행의 기대와 민간의 기대(market expectation)를 일치시켜 기존 통화정책의 한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G3중앙은행의 포워드 가이던스는 통화정책 목표달성에 기여했으며 금융시장 및 민간 경제주체의 물가기대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고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완화정책으로 주요국 기준금리가 '제로'에 도달하며 추가 통화정책의 여력이 약화되자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금리시장 안정화를 도모한 것이 좋은 예다. 국제금융 센터는 23일 보고서를 통해 " 각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추진으로 포워드 가이던스의 감소ㆍ변화가 불가피 하나 신흥국 및 국제 금융시장에 미칠 부작용 감안시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국들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면서 포워드 가이던스를 사용하는 빈도와 이유가 변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신흥국 및 국제 금융시장에 미칠 부작용을 감안시 급격히 감소하거나 변화할 가능성은 작아 보이며, 민간 경제주체 및 대외변수에 취약한 신흥국들은 향후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경로 예상에 면밀한 관찰과 적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2018-09-22 08:10:22국제금융센터는 28일 "3월 FOMC에서 경제전망치 상향조정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올해와 내년 포워드 가이던스도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점도표 중앙값은 올해 3회, 내년 2회 금리인상을 나타냈으나 파월 신임 연준의장이 매파적 색채를 드러낸 만큼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금센터의 김성택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서면 증언은 대체로 ‘연속성 중시’라는 예상과 부합했으나 질의/응답에서 점도표 상향을 시사하면서 호키시한 입장 강화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이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경제전망 상향은 금리인상 가속화 우려로 이어지면서 연내 4회 이상 금리인상 확률도 29.5%에서 34.4%로 상승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에선 파월의장이 경제전망 상향을 언급한 것을 두고 금리인상 횟수 증대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면서 "3월 FOMC에서 연내 4회 인상 전망 반영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월은 점도표를 상향(3회→4회)할 개연성이 높아졌으며 다른 위원들의 동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면서 "아울러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를 상회할 경우 어느 정도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소개했다. 파월 의장이 솔직한 면모를 보이면서 연준 커뮤니케이션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정책 방향의 공개가 확대될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파월 의장의 증언에 대해 옐런 등 전임자와 비교할 때 솔직하고 간결한 답변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3월 1일 상원 은행위 증언을 남겨두고 있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2018-02-28 08:53:35[파이낸셜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3개월 내 금리 수준을 자기 이름으로 제시할 경우, 3개월 후 경제상황이 변했을 때 과도한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총재 이름으로 나가는 전망이 다른 위원들보다 다르게 취급될 가능성을 부인하기 힘들다”고 22일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앞으로 점도표를 진행하더라도 익명으로 할 것이고 금통위원의 투명성이 필요하다면 언론과 개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8-22 11:53:06"시장엔 중앙은행 총재들의 '선제 안내(forward guidane)'가 실제 양적완화(QE)보다 더 효과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전문가들이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고 미국 경제 전문방송인 CNBC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논문은 Fed의 공식 정책보고서는 아니지만 민감한 최근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Fed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선제 안내가 수반돼야 그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봤다. 선제 안내란 정보를 가진 중앙은행들이 정보가 부족한 시장에 장기적인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주는 것으로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Fed는 2008년부터 '당분간' '상당 기간' 등의 단어를 통해 선제 안내를 시행해왔다. 그러다 지난 5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모호한 발언으로 시장이 요동치자 "실업률이 6.5% 이하, 물가상승(인플레이션)률이 2.5% 정도면 QE를 축소하겠다"고 하는 구체적 발언으로 바뀌었다. 이들 Fed 전문가는 지난 2010년 11월~2011년 6월 시행된 2차 양적완화(QE2·6000억달러 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가 경제성장률을 0.13%포인트, 인플레이션은 0.03%포인트 촉진하는 미미한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이마저도 정책을 미리 예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양적 완화가 효과를 보기 위해선 선제 안내가 필수"라면서 "선제 안내 없이는 QE2 효과가 경제성장률을 0.04%포인트, 인플레이션율은 0.02%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따라서 Fed가 금리 인상 정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선제 안내를 통해) 시장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QE3 종료 날짜를 못 박는 것보다 미국 경제 부양에 효율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미국 리서치 업체인 BTIG의 대니얼 그린하우스 수석투자전략가는 "모두가 QE3 축소 시기를 저울질하는 데 혈안이 돼 있지만 실상 금리정책이 더 효율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이 경우 선제 안내가 훨씬 시장을 많이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버냉키 FRB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발언 당시 Fed 관료들은 당분간 단기 금리를 인상할 의도는 없다고 신중히 밝혔다고 CNBC는 전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13-08-14 04:14:17"시장엔 중앙은행 총재들의 '선제 안내(forward guidane)'가 실제 양적완화(QE)보다 더 효과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전문가들이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고 미국 경제 전문방송인 CNBC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논문은 Fed의 공식 정책보고서는 아니지만 민감한 최근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Fed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선제 안내가 수반돼야 그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봤다. 선제 안내란 정보를 가진 중앙은행들이 정보가 부족한 시장에 장기적인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주는 것으로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Fed는 2008년부터 '당분간' '상당 기간' 등의 단어를 통해 선제 안내를 시행해왔다. 그러다 지난 5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모호한 발언으로 시장이 요동치자 "실업률이 6.5% 이하, 물가상승(인플레이션)률이 2.5% 정도면 QE를 축소하겠다"고 하는 구체적 발언으로 바뀌었다. 이들 Fed 전문가는 지난 2010년 11월~2011년 6월 시행된 2차 양적완화(QE2·6000억달러 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가 경제성장률을 0.13%포인트, 인플레이션은 0.03%포인트 촉진하는 미미한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이마저도 정책을 미리 예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양적 완화가 효과를 보기 위해선 선제 안내가 필수"라면서 "선제 안내 없이는 QE2 효과가 경제성장률을 0.04%포인트, 인플레이션율은 0.02%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따라서 Fed가 금리 인상 정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선제 안내를 통해) 시장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QE3 종료 날짜를 못 박는 것보다 미국 경제 부양에 효율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미국 리서치 업체인 BTIG의 대니얼 그린하우스 수석투자전략가는 "모두가 QE3 축소 시기를 저울질하는 데 혈안이 돼 있지만 실상 금리정책이 더 효율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이 경우 선제 안내가 훨씬 시장을 많이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버냉키 FRB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발언 당시 Fed 관료들은 당분간 단기 금리를 인상할 의도는 없다고 신중히 밝혔다고 CNBC는 전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13-08-13 16:53:33[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될 전망이다.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과 달러당 1400원을 넘나드는 환율에 ‘신중론’이 우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등 경기 침체 우려에 금리인하를 더 미루긴 어려운 상황이라 내년 1월에는 한은이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11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내년 연말 금리 2.50~2.75%24일 파이낸셜뉴스가 국내 경제 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원이 이달 28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연 3.25%)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동결 재료로는 ‘미국 우선주의’와 ‘외환시장 변수’가 꼽힌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 등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한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내년 금리인하 횟수 등을 확인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등 외환시장 위험 등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이번에는 쉬어가며 지켜봐야 할 타이밍”이라고 했다. 가계부채도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6000억원 증가, 전월(5조3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확대됐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은 차치하더라도 가계부채 등 금융리스크가 계속되고 있어 연속적인 금리인하는 쉽지 않다”고 짚었다. 다음 금리인하는 내년 1월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 12명 가운데 8명이 이런 의견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1월 20일) 이후 공약이 이행되면 무역 압박이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 자체가 커지는 것이 금리 정책의 가장 큰 포인트”라고 전했다. 이에 이번 금통위가 소수의견, 포워드 가이던스 등으로 1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향후 3개월 내 금리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4~5명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경제 성장률 1%대 갈수도 있어...물가는 소폭 안정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전문가 12명 중 7명은 우리나라 내년 성장률이 한은의 당초 전망(2.1%)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3·4분기 성장률이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보다 굉장히 낮았다"며 "향후 반도체, IT 수출이 언제까지 성장세 지속될 수 있을 지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짚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수출이 4·4분기에는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이고, 내수도 구매력이 급감한 상황이라 장기 침체로 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1%대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본 전문가가 5명이나 됐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은 둔화되는데 내수 회복세가 느리고 미약해서 전반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가 펼치는 정책 강도에 따라서 성장률이 꽤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도 “내수가 일부 회복하겠으나 순수출로 인한 하락 정도를 완충할 만큼 강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의 경우 미응답자(3명)를 제외한 전원이 기존 전망(2.5%)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등 공급요인이 많이 완화됐고, 우리나라의 경우 내수 부진 때문에 수요 측 물가도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김현지 기자
2024-11-24 14:39:57[파이낸셜뉴스] 3년 넘게 만에 국내 통화긴축이 마무리된 가운데 내년엔 2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윤지호 BNP파리바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11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MBP)가 2025년 1·4분기와 하반기 각각 1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판단했다. 인하 폭은 모두 25bp(1bp=0.01%p)로 예측됐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21년 8월 금리 인상 이후 3년 2개월 만인 이날 이뤄진 25bp 피봇(통화정책 전환)까지 감안할 시 내년 연말엔 기준금리가 2.75%로 낮아질 전망이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2026년 상반기에도 추가로 동일한 폭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며 “그 경우 기준금리는 명목 중립금리 범위(2.00~3.00%) 중간 지점인 2.50%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하락 시 수도권 주택 값과 가계대출이 재차 팽창할 우려가 있지만, 한은의 이번 결정은 국내 경기·성장 부진이 보다 필요한 과제라고 인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가 본격 시작되기 전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에 숨구멍을 뚫어줘야 한다는 판단이다. 윤 이코노미스트도 “한은은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 및 가계부채 관련 금융 위험을 지속 모니터링 해 연이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금통위원 (6명 중) 1명이 금리 인하에 개방됨으로써 조건이 충족된다면 내년 1·4분기 그 가능성의 문은 열여뒀다”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10-11 16:20:16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3개월 내에 금리인하 가능성(포워드 가이던스)'을 열어두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가시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가·환율 안정세에 내수부진까지 겹치며 금리인하 선결조건이 완성됐다는 평가다. 다만 한국은행이 집값 상승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금리인하 시점을 언급하지 않아 내수부진을 우려하는 정부와 여당 인사들의 금리인하 주문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대통령실은 이례적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3.50% 동결에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통위원 포워드가이던스 변화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은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한 금통위원은 4명까지 늘어났다. 지난 2월 금통위에서부터 등장한 포워드 가이던스는 2, 4, 5월 1명에서 7월에 2명으로 증가했다가 이달 4명까지 늘어나며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 중 절반을 넘겼다. 실명으로 개진해야 하는 소수의견과 달리 익명을 기반으로 한 포워드 가이던스는 금통위원 입장에서 보다 자유로운 의사표명이 가능하다. 금통위가 도비시(Dovish·통화완화 선호)하게 변한 이유는 물가가 하향세를 유지하면서 통화정책 전환의 틀을 마련해줬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물가가 하향 안정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농산물 가격도 상당폭 둔화하면서 5월 전망(2.6%)을 소폭 하회하는 2.5%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유가·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8월 이후에는 2%대 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아울러 원화 가치가 오르는 것도 한몫했다. 직전 금통위인 7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를 웃돌자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강조되는 등 환율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러나 최근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이 5개월 만에 1330원대까지 내려앉으면서 환율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경계감은 옅어지게 됐다. 무엇보다 내수부진이 심각해지고 있다. 2·4분기 소매판매는 2.9% 감소하며 9분기 연속 감소했다. 이는 1995년 관련지표 작성 이후 최장기간 연속 감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8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춘 이유도 내수부진이다. 한은도 "내수의 경우 기업 투자여력 증대, 디스인플레이션 진전 등에 힘입어 개선 흐름을 재개하겠지만 모멘텀 상승폭은 당초 예상에 다소 못 미칠 전망"이라며 내수부진 장기화를 공식화했다. ■집값·가계부채에 강한 우려쪼그라든 내수에도 금통위는 8월에도 금리를 묶으며 역대 최장기간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내수부진에 금리인하 필요성이 커지자 7월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인하'를 명시했음에도 부동산·가계부채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가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내수부진은 시간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는 반면 부동산·가계부채에 따른 금융안정 위험신호는 지금 막지 않으면 좀 더 위험해질 가능성이 커지겠다고 판단했다"며 "한은이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피벗 시점은 물가, 내수 지표가 아닌 집값이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4명의 금통위원도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이 시행될 예정인 만큼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고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시장에서는 10월 금리인하 전망이 우세하지만 한은은 11월 금통위까지 피벗 시점을 열어뒀다. 이 총재는 3개월 포워드가이던스에는 "10월뿐만 아니라 11월도 포함된다"면서 앞으로 집계되는 가계부채 지표, 정부와의 정책공조를 통해 금리를 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대통령실이 기준금리 3.50% 동결에 아쉽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내수 활성화에 대한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금리 결정은 한은의 고유 권한이지만, 정부가 이같이 아쉬움을 드러낸 것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금리인하로 소비진작을 유도해 정책 체감 시기를 당기려 했으나 이번 동결로 그 시기가 늦춰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은이 고환율 상황을 중요하게 보는 것을 감안해도 환율이 안정화되는 추세라는 점에서, 미국의 금리인하 전망 속에 선제적으로 우리가 금리를 내려 내수진작을 유도할 수 있었다는 게 대통령실 시각이다. 발표를 준비 중인 추석 민생 물가대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정책공조가 필요했던 대통령실과 정부 일각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이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김학재 김윤호 기자
2024-08-22 18:28:46[파이낸셜뉴스]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3개월 내에 금리 인하 가능성(포워드 가이던스)’을 열어두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가시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가·환율 안정세에 내수 부진까지 겹치며 금리 인하 선결조건이 완성됐다는 평가다. 다만 한국은행이 집값 상승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금리인하 시점을 언급하지 않아 내수부진을 우려하는 정부와 여당 인사들의 금리 인하 주문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대통령실은 이례적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3.50% 동결에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통위원 4명 “3개월 내 금리 인하 검토해야” #OBJECT0#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은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한 금통위원은 4명까지 늘어났다. 지난 2월 금통위에서부터 등장한 포워드 가이던스는 2,4,5월에 1명에서 7월에 2명으로 증가했다가 이달 4명까지 늘어나며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 중 절반을 넘겼다. 실명으로 개진해야 하는 소수의견과 달리 익명을 기반으로 한 포워드 가이던스는 금통위원 입장에서 보다 자유로운 의사표명이 가능하다. 금통위가 도비시(Dovish·통화완화 선호)하게 변한 이유는 물가가 하향세를 유지하면서 통화정책 전환의 틀을 마련해줬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물가가 하향 안정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농산물가격도 상당폭 둔화하면서 5월 전망(2.6%)을 소폭 하회하는 2.5%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유가·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8월 이후에는 2%대 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아울러 원화 가치가 오르는 것도 한몫했다. 직전 금통위인 7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를 웃돌자,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강조되는 등 환율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러나 최근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이 5개월 만에 1330원대까지 내려앉으면서 환율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경계감은 옅어지게 됐다. 무엇보다 내수 부진이 심각해지고 있다. 2·4분기 소매판매는 2.9% 감소하며 9분기 연속 감소했다. 이는 1995년 관련 지표 작성 이후 최장기간 연속 감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8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춘 이유도 내수 부진이다. 한은도 "내수의 경우 기업 투자여력 증대, 디스인플레이션 진전 등에 힘입어 개선 흐름을 재개하겠지만 모멘텀 상승폭은 당초 예상에 다소 못 미칠 전망"이라며 내수 부진 장기화를 공식화했다. ■통화정책 향방, 서울 집값에 달렸다쪼그라든 내수에도 금통위는 8월에도 금리를 묶으며 역대 최장기간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내수 부진에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지자, 7월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인하’를 명시했음에도 부동산·가계부채에 따른 금융 안정 리스크가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내수 부진은 시간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는 반면, 부동산·가계부채에 따른 금융 안정 위험 신호는 지금 막지 않으면 좀 더 위험해질 가능성이 커지겠다고 판단했다”며 “한은이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피벗 시점은 물가, 내수 지표가 아닌 집값이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4명의 금통위원도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이 시행될 예정인 만큼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고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시장에서는 10월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하지만 한은은 11월 금통위까지 피벗 시점을 열어뒀다. 이 총재는 3개월 포워드가이던스에는 "10월뿐만 아니라 11월도 포함된다"면서 앞으로 집계되는 가계부채 지표와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통해 금리를 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대통령실이 기준금리 3.50% 동결에 아쉽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내수 활성화에 대한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금리 결정은 한은의 고유 권한이지만, 정부가 이같이 아쉬움을 드러낸 것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금리인하로 소비진작을 유도해 정책 체감 시기를 당기려 했으나 이번 동결로 그 시기가 늦춰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은이 고환율 상황을 중요하게 보는 것을 감안해도 환율이 안정화되는 추세라는 점에서, 미국의 금리인하 전망 속에 선제적으로 우리가 금리를 내려 내수 진작을 유도할 수 있었다는게 대통령실 시각이다. 발표를 준비중인 추석 민생 물가대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정책 공조가 필요했던 대통령실과 정부 일각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이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김학재 김윤호 기자
2024-08-22 15:48:25[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1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부채도 무섭게 늘어나 금리 인하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4%로 당초 전망치보다 0.1%p 하향 조정됐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으나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내수 부진이 장기화된 결과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당초 전망보다 0.1%p 하향 조정하며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을 더했다.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늘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2·4·5·7·8·10·11월과 지난 1·2·4·5·7월에 이은 13회 연속 동결로 ‘최장 금리 동결’ 기록을 다시 썼다. 이번 결정에는 최근 집값 상승세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6월보다 0.76% 상승했다. 이는 2019년 12월(0.86%)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4일 기준 719조9178억원을 기록하며 보름 만에 4조1795억원 증가했다. 시장이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을 이미 예상한 만큼 관심은 ‘소수의견 등장 여부’에 쏠린다. 지난 7월 금통위 당시 1380원대였던 환율이 최근 5개월 만에 1330원대까지 내려오면서 금통위원들의 경계감이 옅어진 가운데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 ‘3개월 후 인하 가능성’을 밝힌 위원은 2월부터 5월까지 3차례 연속 1명이었다가 지난달 2명으로 늘어났다. 최근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이달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한 뒤 10월에 한국도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석 달 전보다 0.1%p 낮췄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고금리 장기화에 내수 부진이 길어진 결과다. 한은의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측치(2.5%)보다는 0.1%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2.6%보다는 0.2%p 낮은 수준이다. 통화정책의 제1 관리 목표인 물가에 대한 확신은 조금 더 생겼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개월 전 수치(2.6%)보다 0.1%p 하락한 2.5%로 전망했다. 향후 국제 유가 상승 가능성, 폭염 속 작황 부진 등의 불안 요소가 존재함에도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에서 하향 안정화하고 있어서다. 한은은 지난해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한 뒤 5월, 8월엔 2.4%로 낮추고 11월 2.6%로 상향 조정한 후 5월까지 2.6%를 유지한 바 있다. 한편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는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상수지가 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미 상반기 잠정 377억3000만달러로 기존 상반기 전망치(279억달러)를 뛰어넘었다. 시장에서는 700억달러 가까이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8-22 09:5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