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호주에서 자녀 4명을 살해한 혐의로 20년간 옥살이를 한 여성의 유죄 판결이 뒤집혔다. 여성의 유전자에서 돌연사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 외신 따르면 전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항소법원은 살인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캐슬린 폴비그에 대해 아이들이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원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폴비그는 지난 1989∼1999년 생후 19일∼18개월 된 자신의 두 아들과 두 딸 총 4명 중 3명을 살해하고 1명을 과실치사로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폴비그의 자녀들은 모두 생후 20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아이 케일럽은 생후 19일 만에 요람에서 죽은 채 발견됐으며, 이후 패트릭와 사라, 로라가 각각 생후 8개월, 10개월, 19개월 만에 사망했다. 그의 남편인 크레이그 폴비그는 아이들 사망 이후 아내가 적은 일기를 경찰에 넘겼고, 폴비그는 자녀를 질식사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폴비그는 자녀들이 자연사했다고 주장했으나 2003년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폴비그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고, 재판부는 징역 40년 형을 선고했다. 당시 언론은 폴비그를 '호주 최악의 여성 연쇄 살인범'이라 불렀다. 이후 2021년 과학자들은 숨진 두 딸에게서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이에 90명의 과학자와 의료 종사자, 전문가들은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청원서를 냈다. NSW주는 은퇴한 톰 배서스트 전 판사에게 재조사를 맡겼다. 그는 "사망한 아이들에게서 설명할 수 없는 의학적 상태가 발견됐다"며 "아이들의 죽음이 자연사일 가능성이 있어 유죄 평결이 잘못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NSW주는 지난 6월 폴비그를 사면했다. 이후 폴비그는 항소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결국 유죄 취소 판결을 받았다. 폴비그는 재판 후 "최신 과학으로 내 아이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답을 얻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 시스템은 아이들이 예기치 않게 숨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나를 비난하기를 더 좋아했다"고 꼬집으며 "나처럼 고통받는 사람이 없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폴비그의 변호인은 "폴비그가 억울하게 옥살이 한 시간에 대한 실질적 배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주 언론은 폴비그의 배상금이 호주 역사상 가장 큰 배상 사례로 기록된 데이비드 이스트먼 사건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스트먼은 경찰 살해 혐의로 19년을 감옥살이를 하다 지난 2018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수도 준주(ACT) 정부로부터 702만 호주달러(약 61억원)를 받았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2-15 14:30:15[파이낸셜뉴스] 자녀 4명을 살해한 혐의로 20년간 수감 생활을 한 친모가 "아이들은 자연사한 것이다"라는 그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나와 석방됐다. 5일(현지시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클 데일리 뉴사우스웨일스(NSW) 법무장관은 살인죄로 20년을 복역하던 캐슬린 폴빅(55)을 사면한다고 발표했다. "아이들 자연사했다" 무죄 주장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아 폴빅의 4자녀는 10년에 걸쳐 숨졌는데, 숨질 당시 아이들의 나이는 1989년 죽은 첫아이 케일럽의 생후 19일에서부터 1991년 둘째 패트릭 생후 8개월, 1993년 셋째 새라 생후 10개월, 1999년 넷째 로라 생후 19개월 등이었다. 폴비그는 아이들이 모두 자연사했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폴빅은 자신의 두 아들과 두 딸 총 4명 중 3명을 살해하고 1명을 과실치사로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됐고, 2003년 재판에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아 징역 40년 형을 선고 받았다. 딸들에게 '유전자 돌연변이' 발견되면서 20년만에 무죄 입증 하지만 2021년 그녀의 숨진 두 딸에게서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CALM2)가 발견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에 의학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청원을 올렸고 NSW주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은퇴한 톰 배서스트 전 판사에게 조사를 맡겼다. 배서스트 전 판사는 "사망한 아이 중 3명에게서 설명할 수 없는 의학적 상태를 발견됐다"며 "아이들의 죽음이 자연사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유죄 평결이 잘못됐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배서스트 전 판사의 조사 결과에 데일리 장관은 NSW주 총독에게 폴비그 씨의 사면을 권고했고, 이날 사면이 이뤄졌다. 그녀를 석방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사면이라는 이유로 사면 처리가 됐으나 유죄 판결이 무효가 된 것은 아니다. 무죄 판단을 받으려면 배서스트 전 판사가 형사항소법원에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 현지 언론은 그가 항소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NSW주 정부로부터 수백만 호주달러(수십억 원)의 배상금이나 위로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6-07 09:00:57【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암각화박물관의 2018년 특별기획전 ‘해가 지지 않는 땅, 백해의 암각화'가 개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와 비슷한 표현기법 등이 흥미롭다. 내년 2월 10일까지 이어지는 기획전 ‘백해의 암각화’는 역사 문화적 성격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인간의 생각, 환상 그리고 그들의 삶까지 ‘암각화를 통해서 들어다 본 선사인(先史人)들의 삶’을 주제로 삼고 있다. 백해(Beloye more, 白海)는 러시아에서 북해 쪽에 위치해 있다. 백해-발트 해 운하로 발트 해와 연결되며, 레닌 볼가 강-발트 해 운하에 의해 흑해, 카스피 해, 아조프 해와 연결된다. 울산암각화박물관은 시민들이 다소 생소한 러시아 백해지역의 암각화를 통해 암각화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세계각지의 다양한 암각화를 소개하고자 4부로 나눠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 1부에서는 멀게만 느끼던 러시아 백해와 카렐리야 지역 소개와 함께, 8,000년 전에 만들어진 암각화를 어떻게 찾고 연구하는지를 설명한다. 백해지역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암각화는 약 1500여 개로 오네가 호수의 동쪽 연안과 비그 강 삼각주 사이에 주로 분포한다. 이 지역은 수많은 암각화가 발견돼 '북방의 갤러리'라고도 불린다. 2부에서는 사냥을 하는 암각화를 소개한다. 고래와 이어지는 선 끝부분에 날카로운 작살이 날아가는 장면이 보이는 암각화, 고래와 이어진 줄을 팽팽하지 않은 작살에 맞은 직후의 모습을 한 암각화 등 당시의 고래사냥 장면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다. 백해의 사냥을 소개하는 다양한 탁본자료와 함께 당시의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자 한다. 3부는 백해지역 암각화 중에서 현대의 크로스컨트리(cross-country)와 유사한 모습이 그려진 인류 최초의 스키암각화가 있다. 스키로 만든 눈 속의 트랙, 스키폴 구멍, 스키 타는 모습, 엘크와 엘크 발자국으로 구성된 스키 암각화를 탁본과 영상을 통해서 일제강점기에 처음 들어와 근대문물로 인식되는 스키를 현대적 관점에서 탈피해 선사인의 시각에서 살펴본다. 4부는 암각화의 다양한 관점을 소개한다. 신(新) 잘라부르가(Zalavurga)의 고래 사냥 장면을 보면, 입체주의와 유사한 다양성을 볼 수 있다. 8개의 배가 커다란 고래(벨루가)를 사냥하기 위해 나왔고, 그 중 5개의 배는 고래와 작살로 연결돼있다. 중심이 되는 고래는 위에서 바라본 모습이고 고래주변의 배들은 옆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이런 암각화에 표현된 다양한 시각들을 통해서 각각의 사람들이 고래 사냥을 중심으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공동체 안에 개인들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살펴본다. 울산암각화박물관 관계자는 “백해의 암각화에 새겨진 사슴과 고래 등이 반구대와 유사해 반구대암각화는 물론 한반도 선사인들의 삶을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이번 전시에 관람객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영국 케임브리지 거튼 칼리지(Girton college)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고고학과 맥도널드 고고학 연구소에서 후원한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18-10-26 14:24:18미국의 7월 무역적자가 전월대비 감소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이코노미스트들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채널 CNBC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8일 발표된 미국의 7월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 6월 516억달러에서 448억달러 줄었으며 수출은 3.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제로(0) 퍼센트를 기록할 수 있다는 불길한 전망이 나돌아왔다. CNBC는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이 경제성장 전망을 상향하면서 그동안 곧 임박할 것 같던 경기침체는 우선 피했다고 보도했다. 노무라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아이치 아메미야는 미국의 올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당초 2.4%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지난 7월의 국제무역거래가 기대 이상이어서 전망을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잔 하치우스도 지표가 개선됐다며 전망을 낙관했다. 그는 “우리는 3분기에 1% 성장까지 전망했지만 그것 보다는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에 GDP 성장 전망을 대폭 하향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개리 비그 이코노미스트도 수입이 줄고 수출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며 무역수지 개선으로 실질 GDP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폴 데일스는 글로벌 수요가 줄면서 GDP 성장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비록 7월 수치로 볼 때 3ㆍ4분기에 경제가 성장하겠지만 미국의 수출 전망은 썩 좋지 않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기자
2011-09-09 15:00:30【모스크바=조태진기자】 “하라쇼(XOPOⅢO; wonderful), 애니콜.” 러시아 휴대폰 점유율 1위를 3년째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위상은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거리에서 만난 현지인들은 애니콜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지만,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데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A/S 등 메리트가 많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실제로 지난해말 기준 현지 애니콜 평균 판매가격은 212.3달러로 노키아(210.7달러), 모토로라(155.8달러) 등 경쟁업체 보다 높았지만, 매출점유율은 28.3%로 노키와와 모토로라의 23.2%와 16.7%를 앞질렀다. 이런 가운데 올해 현지 시장점유율 29%를 넘어서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일대에 옥외 광고판을 무려 2만8000여개나 설치해 놓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었다. 물론 홍보 전략은 단순한 물량공세에 그치지 않는다.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시내로 접어드는 간선도로 레닌그라드스키에 국내외 휴대폰 업체 가운데 가장 큰 육교형 광고판을 설치해 현지인과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었고, 도로 인근 아파트 벽면을 통째로 할애한 대형 홍보 현수막으로 효과를 높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히 크렘린 궁전 부근 레닌도서관 옥상에 설치된 삼성 로고는 푸틴대통령 집무실에서 훤히 보이는 명당자리”라며 “모스크바의 용산전자상가 격인 가르부쉬까에서도 애니콜 제품은 고객 시선을 가장 잘 끄는 곳에 전시하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품 이미지 전달은 철저히 프리미엄 전략에 기반한다.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토크, 노보시비그스크 등 6개 지역에서 운영되는 자사 휴대폰 브랜드숍은 ‘애니콜=명품’ 임을 현지인에게 전달하는 첨병 노릇을 톡톡히하고 있다. 모스크바 니콜스카야 거리에 위치한 브랜드숍 판매원은 “애니콜은 비슷한 컨셉의 제품군에서 가장 비싼편에 속한다”며 “판매전략상 중저가폰을 내놓더라도 경쟁업체에 비해 20달러 정도 높은 가격을 매겨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삼성갤러리도 프리미엄 이미지 전달에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 삼성갤러리 엘레나 키세라바 마케팅담당자는 “4층 건물 각 층에 휴대폰, 컴퓨터, 백색가전 등 부문별 전시관을 마련해놓고 있다”며 “하루 900여명의 고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1층에 마련된 무료 인터넷 라운지에는 항상 줄을 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귀뜸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애니콜 인지도는 여타 국내외 경쟁제품을 앞서고 있었다. 특히 에레미따지박물관, 피터폴요새 등 주요 관광지가 인접한 시내 레바강 대교 전체에 설치한 슬림폰 D800 옥외광고판은 인상적이었다. 이재홍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점장은 “이 지역 총매출의 80% 정도를 애니콜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 anyung@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6-05-14 14:5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