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 "삼촌, 그는 '멋져 보이고 싶어 하는 반대파'라니까요.(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말만 하라. 다 들어주겠다.(훈센 캄보디아 상원의장)" 자국군 사령관을 비판한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태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앞서 패통탄 총리와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 간 통화 내용 유출 파문으로 연립 정부 내 제2당인 품짜이타이당이 이탈하고, 연일 반정부 시위가 열리는 등 정치적 위기가 고조됐다. 패통탄 총리는 지난달 15일 훈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전 총리)와의 통화에서 국경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자국군의 지휘관인 태국군 제2군 사령관을 '반대편 사람'이라고 비난한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믿었던 삼촌한테 일격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도피를 도운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이 이번 통화 내용 유출의 장본인으로 지목된다. 탁신 전 총리는 패통탄 총리의 아버지다. 훈센 의장은 탁신 전 총리가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을 때 캄보디아 경제고문으로 임명하며 도피처를 제공해줬다. 그러나 지난 5월 태국·캄보디아의 국경지대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해 캄보디아군 한 명이 숨지면서 양국 갈등이 불거지자 앙심을 품고 고의로 통화내용을 공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훈센 의장은 TV 연설에서 "캄보디아와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 총리가 태국에 나타나기를 바란다"고 발언하는 등 태국 정권을 뒤흔들고 있다. 직무정지 당한 패통탄 총리...문화부 장관 셀프 겸직 1일 타이포스트를 비롯한 태국 언론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헌법재판소는 이날 패통탄 총리와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 간 통화 내용 유출 파문과 관련한 총리 해임 심판 청원을 받아들이며 판결 때까지 총리 직무 정지를 명령했다. 헌재는 패통탄 총리에게 15일 이내에 해명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으며, 이후 본격적인 심리에 돌입할 예정이다. 패통탄 총리는 이에 대해 "협상 전략의 일환"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보수 성향 상원의원들은 패통탄 총리가 캄보디아와의 충돌 과정에서 헌법에 명시된 윤리를 위반했다며 해임을 요구했다. 훈 센 의장이 패통탄 총리와의 통화를 자국 정치인 등 약 80명과 공유해 사실상 고의로 유출하며 태국 정가를 뒤흔들었다. 태국 정가에서는 패통탄 총리에 대한 헌재 판결에도 약 1∼3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가반부패위원회(NACC)도 패통탄 총리의 윤리 위반을 조사하기로 결정하면서 패통탄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통화 유출 파문을 계기로 연립정부에서 탈퇴해 야당이 된 품짜이타이당은 패통탄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28일 수도 방콕에서는 1만여명이 참석한 총리 퇴진 요구 시위가 열렸고, 패통탄 총리 지지율은 9%대로 추락했다. 이에 패통탄 총리는 이날 총리직에 더해 문화부 장관을 겸직하겠다고 발표했다. 방콕 포스트에 따르면 헌재가 총리 직무 정지 결정을 내리더라도 내각에 남기 위해 패통탄 총리가 선제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탁신 전 총리 사법리스크 다시 부상...탁신가 정치적 운명 '흔들' 아버지인 탁신 전 총리에게도 왕실모독죄 혐의 재판도 이날 시작됐다. 태국 검찰은 2015년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 왕실 비판성 발언이 왕실모독죄에 해당한다며 지난해 6월 탁신 전 총리를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탁신 전 총리의 딸인 패통탄 총리가 취임한 지난해 8월 재판을 올해 7월로 미뤘다. 이로써 탁신 전 총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알려진 프아타이당의 집권과 패통탄 총리 선출로 다시 전성기를 맞았던 탁신가는 위기를 맞았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5-07-01 18:30:52[파이낸셜뉴스] 태국 여권이 차기 총리 후보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37)을 내세우기로 결정했다. 15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아타이당을 비롯한 연립정부 참여 정당들은 이날 헌법재판소 해임 결정으로 물러난 세타 타위신 총리를 대신할 총리 후보로 패통탄을 지명하기로 합의했다. 탁신 전 총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현 연립정부 내 제1당 프아타이당 대표인 패통탄은 가족 소유 기업을 경영하다가 2021년 정계에 입문한 정치 신인이다. 그는 탁신 전 총리 후광으로 정권 실세로 꼽혔고,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돼 왔다. 당초 차기 총리 후보로 차이까셈 니띠시리(76) 전 법무부 장관이 유력했으나 이날 열린 프아타이당 의원 총회에서 젊고 건강한 패통탄을 후보로 지명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총리 선출을 위해선 하원 493명 중 과반인 247표가 필요한데, 현재 연립정부에 참여한 11개 정당 의원은 314명이다. 이날 프아타이당(141석) 외에 품짜이타이당(71석), 팔랑쁘라차랏당(PPRP·40석), 루엄타이쌍찻당(RTSC·36석) 등 연립정부 주요 정당이 프아타이당 후보에 지지를 선언한 만큼 16일 투표에서 가결이 유력하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8-16 07:2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