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프랑스에서 한 여고생이 자신에게 히잡을 벗을 것을 요구한 여교사를 폭행한 일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 등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 북부 투르쿠앙의 한 고등학교에서 18세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혐의로 전날 저녁 경찰에 연행됐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이유는 ‘히잡을 벗으라’는 지시 때문이었다. 이 학생은 교정을 떠나기 전 히잡을 착용했는데, 학교 및 공공장소에서 종교색이 강한 복장을 배제하는 정교 분리 원칙 '라이시테'(프랑스식 세속주의)에 따라 교사가 히잡을 벗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학생은 교사의 지시를 거부했고, 자신을 따라온 교사를 밀치고 뺨을 때린 후 현장에서 도망쳤다. 충격을 받은 교사는 학생의 뺨을 때렸다가 여러 차례 더 구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도주한 학생은 교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교사는 정식으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학교 교사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수업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지역 매체가 보도했다. 얀 쥬느테 교육장관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매우 강한 징계를 부과하도록 요청했다"라고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10 08:23:31[파이낸셜뉴스]서울시교육청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어와 독일어 교사를 선발한다. 그동안 서울시교육청은 소수 선택 제2외국어 교원을 선발하지 않아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서울시교육청은 2022학년도 공립 중등학교 교사, 중등 특수·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교사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에서 25개 과목 총 486명을 선발하는 내용을 사전예고한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사전예고 인원은 지난해 선발 인원보다 224명이 줄었다. 분야별로 보면 중등 교과 365명, 중등 특수 40명, 보건 35명, 영양 23명, 사서 4명, 전문 상담 19명이다. 특히 올해는 교과 교사 중 프랑스어 2명, 독일어 1명을 선발한다. 두 과목 교사 선발은 2000년 이후 21년 만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안정적인 고교학점제 운영 기반 조성을 위해 프랑스어와 독일어 교사를 선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임용시험의 원서접수 기간은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다. 1차 필기시험은 11월 27일 실시될 예정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1-08-23 12:51:59[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프랑스 역사교사 참수사건이 여중생이 꾸며낸 말 한마디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경찰 당국은 이 학생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살해된 교사 사뮈엘 파티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심지어 이 학생은 파티의 수업에 참석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이 재구성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파리 근교 콩플랑생토노린중학교 교사였던 파티는 지난해 10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수업을 하던 도중 이슬람교도 사이드·셰리크 형제가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문제 삼아 2015년 1월 편집국에 총을 난사해 12명이 사망한 테러사건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수업에서 이 만평을 보여줄 생각인데 혹여 충격받을 수도 있으니 무슬림 학생들은 눈을 감거나 복도에 나가 있어도 된다고 얘기했다. 이 학생은 이날 수업에 나오지 않았다. 결석을 자주해 이미 정학 처분을 받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아버지에게 혼날까 봐 겁났던 학생은 친구에게 들은 수업 내용을 토대로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보여준 교사에게 항의하다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됐다”고 거짓으로 둘러댔다. 격분한 아버지는 다음날 학교에 찾아가 항의하고 파티를 경찰에 고소했다. 페이스북에 파티의 이름과 연락처도 공개했다. 이 게시물은 소셜미디어로 퍼지며 체첸 출신 이슬람 근본주의자 압둘라흐 안조로프의 눈에 띄었고, 파티는 그로부터 며칠 뒤 안조로프에게 무참히 살해됐다. 이는 생전 파티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파티는 피살 나흘 전 경찰 조사에서 “나를 고소한 학부모의 자녀는 당시 교실에 있지도 않았다”고 진술했다. 사건 발생 이후에도 오랫동안 침묵하던 학생은 다른 학생들이 파티가 무슬림 학생들을 강제로 내쫓지 않았다고 진술한 사실을 경찰에게 전해 듣고서야 뒤늦게 진실을 털어놓았다. 학생은 법원에서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면서 눈물을 흘렸지만, 후회하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3-10 06:53:54[파이낸셜뉴스] 수업시간에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평을 보여줬던 프랑스 교사를 살해한 범인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 학생과 학부모에 이어 시리아 출신 이슬람 과격분자와 접촉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러시아 체첸공화국 출신의 압둘라 안조로프가 범행 전 온라인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시리아 출신 이슬람 과격분자와 대화를 나눈 사실을 확인했다. 안조로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통해 지난 12~14일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의 누군가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들립은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거점이 돼왔던 곳으로 유명하다. 한편 안조로프는 지난 16일 파리 북서쪽 콩플랑 생토노린에서 퇴근 중이던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를 살해했다. 조사 결과 그는 파티가 수업시간에 '언론의 자유'에 대해 설명하며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보여준 것에 앙심을 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csy153@fnnews.com 최서영 인턴기자
2020-10-23 06:54:40[파이낸셜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달 이슬람 신자(무슬림)에 의한 교사 살인 사건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테러 근절을 위해 협력을 논의했다. 2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불법 이민 및 테러리즘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같은날 러시아 크렘린궁 역시 "푸틴 대통령은 테러리즘과 극단적인 이데올로기 확산에 맞서기 위해 (프랑스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달 16일에는 파리에서 약 24km 떨어진 콩플랑생토노린에서는 러시아 체첸의 난민 출신인 18세 무슬림 압둘라흐 안조로프가 프랑스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47)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파티는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기 위해 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수업 시간에 보여줬다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표적이 됐다. 안조로프는 살해 직후 경찰에 저항하다 사살됐다. 마크롱 정부는 사건 이후 사망한 파티에게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하기로 했다. 아울러 프랑스 경찰은 안조로프에게서 300유로(약 40만원)를 받고 파티의 인상착의를 알려준 학생 5명을 체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0-10-21 21:30:43[파이낸셜뉴스] 프랑스식 인사법을 가르쳐준다며 여학생 수십명에게 볼을 맞댄 원어민 교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5일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김성수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프랑스 국적의 원어민 교사 A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를 한다고 인식하지 못했거나 성적 만족감을 느끼려는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이 있었다면 추행으로 볼 수 있다"며 "학생들의 구체적 진술 등에 비춰볼 때 추행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5년 3월쯤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프랑스식 인사법을 알려주겠다'며 B양의 양 어깨를 잡은 채 볼을 번갈아 가며 맞대는 등 같은 방법으로 학생 20여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 학교에서 프랑스어 문장을 첨삭 받으러 찾아온 C군의 신체 일부를 꼬집거나 여학생의 손목을 잡고 팔짱을 끼는 등 학생들을 추행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이 같은 문제로 7년간 근무한 학교에서 지난해 3월 해고됐다. 법정에 선 A씨는 "문화적 차이를 교육하는 과정으로 친근감의 표시였을 뿐 추행 의도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 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피해자들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에 해당한다"며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와 검찰 모두 이 같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원어민 #교사 #프랑스 e콘텐츠부
2019-09-16 10:32:43【전주=이승석 기자】 전라북도보건교사회와 글로벌가족봉사단은 2일 프랑스 남부 난민촌에서 생활하고 있는 난민들에게 의약품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북지역 초·중·고교 보건교사들로 구성된 보건교사회는 지난달 31일 김제 모악산 입구에서 열악한 환경의 난민 생활상을 보여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경기 안산동산교회 성도들이 보내준 의약품과 지인들로부터 기증받은 생활용품을 프랑스 남부 난민촌으로 보낼 예정이다. 오는 6월에는 김제시 자원봉사센터에서 난민돕기 벼룩시장도 열 계획이다. 김은애 전북보건교사회장(군산중앙중 교사)은 “평소 기독교 박애정신을 바탕으로 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비참한 생활로 당장 어려움에 처한 난민들을 돕기 위해 십시일반 지원받아 돕게 됐다”고 말했다. 2press@fnnews.com 이승석 기자
2019-04-02 13:19:12"이번 55주년 특별전 2부 본관에서는 한국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 일본 유학을 다녀온 세대에서 시작한다. 인생을 건 모험의 여정을 택했던 작가들의 작품까지 한국 현대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신관에서는 세계 각지를 거주지로 삼으며 현대 미술의 다양한 맥락 안에서 독자적이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 한국 현대미술의 추상화 흐름과 세대 간 미학의 확장을 조망하는 갤러리현대 개관 55주년 기념 특별전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펼쳐진다. 갤러리현대는 본관과 신관 전관에서 오는 7월 6일까지 '55주년: 한국 현대미술의 서사' 전(展) 2부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 2부는 지난 4월 열린 1부에 이어, 갤러리현대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특히 2부 전시는 1부가 조명했던 구상·반구상 중심의 전통 회화 흐름과 이어지며 본관은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와 기원, 신관은 오늘의 시각 언어와 작가 지형을 종합적으로 구성했다. 본관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현대화랑에서 개인전을 가진 추상회화 중심 작가 22인의 대표작 40여점이 전시된다. 이성자, 김창열, 이응노, 남관, 한묵 등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한 재불 작가들과 완전한 추상 양식을 발전시킨 유영국, 김환기, 곽인식, 이우환 등의 작품이 포함된다. 이성자는 1974년 현대화랑에서 천경자에 이은 여성 작가로 개인전을 가진 바 있으며 김환기는 뉴욕 시절의 전면점화 작품을 중심으로 1977년 현대화랑 회고전을 통해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됐다. 곽인식과 이우환은 각각 한일 교류의 매개이자 모노하 및 단색화 세대의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추상 회화 외에도 조각·설치·문자추상·기하학적 추상 등 다양한 추상 미학의 스펙트럼이 구성되며 이들의 작업은 한국 현대미술사 내에서 추상이 어떻게 지역성과 실험성을 포괄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본관 전시 대표작인 유영국의 '산(1974)'은 짙은 파란 하늘 아래 다양한 색채의 산들이 넓게 펼쳐진 풍경을 담고 있다. 색채의 변화와 조화가 자연의 진면목을 드러내며 유기적이고 조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다른 대표작 김환기의 '무제 15-VII-70 #181(1970)'는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적 작품으로, 코튼에 유채로 그려진 73×36㎝ 크기의 전면 점화(點畵)다. 이 작품은 화면 전체를 촘촘하게 점으로 채우는 김환기 특유의 점화 양식이 잘 드러난다. 김환기는 점을 단순한 시각적 요소가 아닌 밤하늘의 별과 인간의 삶, 우주적 순환 등 동양적 사유와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반복적으로 찍어낸 특징이 있다. 이우환의 'Response(2023)'는 캔버스에 유채와 안료를 사용해 145×112㎝ 크기로 제작된 작품으로, 그의 대표적인 회화 연작 중 하나다. 이 작품은 거대한 캔버스 위에 밀도 높게 축적된 큰 점 형상이 오라를 내뿜는 듯한 인상을 준다. 신관 전시는 1950년대생부터 1980년대생까지 작가 18인의 대표작 50여점을 통해 구상, 추상, 미디어, 사진 등 장르 확장을 보여준다. 김보희, 최민화, 박민준, 이우성, 김성윤 등의 구상 회화는 개별 서사와 형식 실험을 동시에 담아낸다. 도윤희, 정주영, 이진한은 각기 다른 추상어법으로 회화의 감각을 확장하며, 강익중, 김민정, 유근택은 한국적 정신성과 재료 미학을 현대 회화 언어로 풀어낸다. 이명호의 사진 작업은 회화성과 매체성의 경계 지점을 탐색하며, 김아영, 문경원·전준호의 미디어 작업은 글로벌 전시장에서 주목받은 최신작이 포함됐다. 이슬기(프랑스), 이강승(미국), 김 크리스틴 선(독일)은 해외 거주 한국계 작가로서 전시의 국제적 맥락을 확장한다. 이들은 각기 조각, 설치, 비평적 퍼포먼스 등을 통해 전통과 현재,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작업을 이어오는 중이다. 신관 전시 대표작인 김민정의 'The Street(2024)'는 한지를 태우고 겹겹이 쌓는 과정을 반복해 불꽃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선과 흔적을 남겼다. 이 과정은 명상과 수행의 행위로, 작가의 내면을 탐구하고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덧없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또 다른 대표작 김아영의 '모래 욕조 속에서 발견된 영국인 교사 2007.3.28(2008)'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포토 몽타주 작품인데, 작가는 이 뉴스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닌, 신문 기사와 실제 사건, 허구적 상상력을 결합해 새로운 시각 이미지를 창조한다. 이밖에 청각 장애인인 크리스틴 선 킴은 'Two Taps Debt 2(2022)'를 통해 '탭(tap)'이라는 행위로 비가시적인 소리와 신체적 제스처, 그리고 사회적 채무의 개념을 연결한다. 갤러리현대 측은 "이번 특별전 2부 전시는 갤러리현대와 오랜 인연을 이어가며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역사가 된 작가들의 주요한 작품을 소개한다"며 "갤러리현대와 한국 미술사의 지난 55년과 현재, 나아가 미래를 살펴보기 위한 전시"라고 평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6-05 18:38:15[파이낸셜뉴스] "이번 55주년 특별전 2부 본관에서는 한국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 일본 유학을 다녀온 세대에서 시작한다. 인생을 건 모험의 여정을 택했던 작가들의 작품까지 한국 현대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신관에서는 세계 각지를 거주지로 삼으며 현대 미술의 다양한 맥락 안에서 독자적이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 한국 현대미술의 추상화 흐름과 세대 간 미학의 확장을 조망하는 갤러리현대 개관 55주년 기념 특별전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펼쳐진다. 갤러리현대는 본관과 신관 전관에서 오는 7월 6일까지 '55주년: 한국 현대미술의 서사' 전(展) 2부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 2부는 지난 4월 열린 1부에 이어, 갤러리현대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특히 2부 전시는 1부가 조명했던 구상·반구상 중심의 전통 회화 흐름과 이어지며 본관은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와 기원, 신관은 오늘의 시각 언어와 작가 지형을 종합적으로 구성했다. 본관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현대화랑에서 개인전을 가진 추상회화 중심 작가 22인의 대표작 40여점이 전시된다. 이성자, 김창열, 이응노, 남관, 한묵 등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한 재불 작가들과 완전한 추상 양식을 발전시킨 유영국, 김환기, 곽인식, 이우환 등의 작품이 포함된다. 이성자는 1974년 현대화랑에서 천경자에 이은 여성 작가로 개인전을 가진 바 있으며 김환기는 뉴욕 시절의 전면점화 작품을 중심으로 1977년 현대화랑 회고전을 통해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됐다. 곽인식과 이우환은 각각 한일 교류의 매개이자 모노하 및 단색화 세대의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추상 회화 외에도 조각·설치·문자추상·기하학적 추상 등 다양한 추상 미학의 스펙트럼이 구성되며 이들의 작업은 한국 현대미술사 내에서 추상이 어떻게 지역성과 실험성을 포괄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본관 전시 대표작인 유영국의 '산(1974)'은 짙은 파란 하늘 아래 다양한 색채의 산들이 넓게 펼쳐진 풍경을 담고 있다. 색채의 변화와 조화가 자연의 진면목을 드러내며 유기적이고 조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다른 대표작 김환기의 '무제 15-VII-70 #181(1970)'는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적 작품으로, 코튼에 유채로 그려진 73×36㎝ 크기의 전면 점화(點畵)다. 이 작품은 화면 전체를 촘촘하게 점으로 채우는 김환기 특유의 점화 양식이 잘 드러난다. 김환기는 점을 단순한 시각적 요소가 아닌 밤하늘의 별과 인간의 삶, 우주적 순환 등 동양적 사유와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반복적으로 찍어낸 특징이 있다. 이우환의 'Response(2023)'는 캔버스에 유채와 안료를 사용해 145×112㎝ 크기로 제작된 작품으로, 그의 대표적인 회화 연작 중 하나다. 이 작품은 거대한 캔버스 위에 밀도 높게 축적된 큰 점 형상이 오라를 내뿜는 듯한 인상을 준다. 신관 전시는 1950년대생부터 1980년대생까지 작가 18인의 대표작 50여점을 통해 구상, 추상, 미디어, 사진 등 장르 확장을 보여준다. 김보희, 최민화, 박민준, 이우성, 김성윤 등의 구상 회화는 개별 서사와 형식 실험을 동시에 담아낸다. 도윤희, 정주영, 이진한은 각기 다른 추상어법으로 회화의 감각을 확장하며, 강익중, 김민정, 유근택은 한국적 정신성과 재료 미학을 현대 회화 언어로 풀어낸다. 이명호의 사진 작업은 회화성과 매체성의 경계 지점을 탐색하며, 김아영, 문경원·전준호의 미디어 작업은 글로벌 전시장에서 주목받은 최신작이 포함됐다. 이슬기(프랑스), 이강승(미국), 김 크리스틴 선(독일)은 해외 거주 한국계 작가로서 전시의 국제적 맥락을 확장한다. 이들은 각기 조각, 설치, 비평적 퍼포먼스 등을 통해 전통과 현재,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작업을 이어오는 중이다. 신관 전시 대표작인 김민정의 'The Street(2024)'는 한지를 태우고 겹겹이 쌓는 과정을 반복해 불꽃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선과 흔적을 남겼다. 이 과정은 명상과 수행의 행위로, 작가의 내면을 탐구하고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덧없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또 다른 대표작 김아영의 '모래 욕조 속에서 발견된 영국인 교사 2007.3.28(2008)'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포토 몽타주 작품인데, 작가는 이 뉴스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닌, 신문 기사와 실제 사건, 허구적 상상력을 결합해 새로운 시각 이미지를 창조한다. 이밖에 청각 장애인인 크리스틴 선 킴은 'Two Taps Debt 2(2022)'를 통해 '탭(tap)'이라는 행위로 비가시적인 소리와 신체적 제스처, 그리고 사회적 채무의 개념을 연결한다. 갤러리현대 측은 "이번 특별전 2부 전시는 갤러리현대와 오랜 인연을 이어가며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역사가 된 작가들의 주요한 작품을 소개한다"며 "갤러리현대와 한국 미술사의 지난 55년과 현재, 나아가 미래를 살펴보기 위한 전시"라고 평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6-05 10:47:495월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기념일들이 몰려 있다. 어버이날부터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각 기념일별 어울리는 특별한 와인 선물은 무엇이 좋을까. 와인마다 풍미와 이야기가 다른 만큼 잘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면 감사의 마음을 더욱 풍성하게 전할 수 있다. 각 기념일에 맞은 와인과 향, 맛, 페어링 특징을 알아보자.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어버이날에는 26대째 가업을 이어온 이탈리아 명문 와이너리 안티노리 가문의 와인이 제격이다. 마르케제 안티노리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는 수퍼 토스카나의 역사를 만든 안티노리 후작에게 헌정된 와인으로 전통과 혁신의 가치를 담고 있다. 잘 익은 체리의 풍부한 향이 은은한 오크 향과 어우러지며 입안에서는 바닐라 풍미와 부드러운 탄닌이 느껴지고 긴 여운으로 이어지는 우아한 레드 와인이다. 산지오베제 특유의 산미와 균형감 덕분에 스테이크나 파스타는 물론, 한식 갈비찜처럼 풍미 있는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부모님이 가벼운 와인을 선호하는 경우라면 '소비뇽블랑'을 추천한다. 우리를 지켜주듯 바람막이 같은 존재가 바로 부모이다. 그런 의미에서 '쉴드(SHEiLD)'라는 이름을 가진 이 와인은 어버이날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뉴질랜드 넬슨 밸리 지역의 프리미엄 소비뇽 블랑으로 싱그러운 자몽과 구즈베리 향, 허브와 흰 꽃의 섬세한 아로마가 어우러진다. 입안에서는 생생한 산도와 함께 과실 풍미가 깔끔하게 퍼지며 청량감과 함께 단단한 구조감이 느껴진다. 미네랄리티가 살아 있어 해산물 요리나 가벼운 샐러드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투명하면서도 단단한 스타일은 마치 부모님의 사랑처럼 조용하지만 깊이 있다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가르침을 주신 스승님께는 자연을 돌보듯 제자를 보살핀 정성을 떠올리게 하는 본테라 카베르네 소비뇽이 잘 어울린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본테라 와이너리는 유기농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지속 가능성과 품질을 모두 추구하는 곳이다. 이 철학이 스승(교사)의 헌신과도 닮아 있다. 미국 카베르네 소비뇽은 밝은 체리, 카시스, 산딸기의 풍부한 향에 토스트한 오크와 바닐라의 뉘앙스가 어우러지며 입안에서도 체리와 블랙 커런트의 진한 맛이 긴 여운을 남긴다. 탄닌은 매끄럽고 구조감과 산미의 균형이 훌륭해 한층 품격 있는 인상을 준다. 깊은 풍미 덕분에 양고기나 소고기 구이 같은 진한 요리와 잘 어울린다. 제자를 길러내는 정성과 자연을 가꾸는 마음이 닮은 친환경 와인을 선물한다면 존경과 감사의 뜻을 더욱 의미 있게 전달할 수 있다. 성년의 날은 한 사람이 인생의 첫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는 상징적인 시점이다. 이 특별한 순간에 마시는 첫 와인은 어렵고 무겁기보다는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고 기분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좋다.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은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을 대표하는 화이트 와인이다. 자몽, 라임, 구즈베리, 레몬그라스의 향을 지니며 또렷한 산미가 특징이다. 입안에서 경쾌하게 튀는 산도와 깔끔한 피니시가 인상적이며 초밥이나 샐러드와 같은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첫 사회생활, 첫 책임감, 첫 건배의 순간에 이보다 더 나은 와인이 있을까. 두근거리는 시작의 순간을 산뜻하고 청량하게 기념해줄 와인으로, 성년의 날을 위한 선택으로 제격이다. 모스카토 와인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빌라 엠은 '빌라 무스카텔'을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엠(M)'으로 줄여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는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이다. 살구, 복숭아, 머스크, 오렌지 꽃의 향이 화사하게 피어오르며 미세한 기포와 함께 입안에서 부드럽고 크리미하게 퍼진다. 낮은 알코올 도수(약 5%) 덕분에 와인을 처음 접하는 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단맛이 중심이지만 과하지 않아 생크림 케이크, 타르트 같은 디저트와 함께 마시면 조화롭다. 둘만의 인연을 기념하는 부부의 날에는 달콤한 로맨틱을 연출하는 프랑스 스파클링 와인 뵈브 뒤 베르네 브뤼 로제가 잘 어울린다. 뵈브 뒤 베르네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와이너리 파트리아슈가 만드는 브랜드로 신선한 과일풍미와 품질로 유명하다. 브뤼 로제는 은은한 연분홍 빛깔에 라즈베리와 레드커런트 같은 빨간 열매의 향기가 입안을 가득 채우며, 상쾌한 산미와 함께 부드러운 단맛이 조화를 이룬다. 살짝 차게 해서 식전주나 디저트와 함께하면 과일 향의 풍미가 한층 살아난다. 특히 초콜릿 디저트와도 잘 어울리는 가벼운 바디의 드미섹 스타일 스파클링이다. 또 우아하면서도 인상적인 샴페인 한 병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봉발레 블랑 드 블랑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샤르도네 100%로 만든 프레스티지 샴페인이다. 미세하고 섬세한 기포가 지속적으로 올라오며 신선한 사과와 레몬 껍질, 흰 꽃 향이 중심을 이루고 이스트와 브리오슈 뉘앙스가 우아하게 퍼진다. 입안에서는 크리미한 질감과 함께 산뜻한 산미가 느껴지고, 길고 정제된 피니시가 남는다. 식전주로 가볍게 마셔도 좋고 가리비나 크림 소스 파스타 같은 부드러운 요리와도 조화를 이룬다. 프랑스 근위대 공식 샴페인으로 선정될 만큼 품질이 뛰어나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5-04-17 18:5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