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6월 한 달간 플래그십 스토어 '르노 성수'에서 프랑스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르노코리아가 18일 프랑스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릴리아 아센 작가와의 북토크 행사로 고객들과의 소통을 이어간다. 르노의 프렌치 감성에 깊게 몰입할 수 있게 다채로운 문화 강연과 공연 등을 마련한 르노코리아는 '타임리스 드라이브(Timeless Drive)'라는 테마로 한 '강연'과 '체험' 중심의 프랑스 문화를 가미한 다양한 공연을 기획했다. 르노코리아는 이날 '파노라마(Panorama)', '쓰라린 태양(Soleil Amer)' 등의 작품으로 프랑스 문단의 주목을 받은 릴리아 아센 작가와의 북토크 행사에 대해 "청중과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와 인간 관계에 대한 그녀만의 섬세한 해석을 나눌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르노코리아는 오는 28일에는 유튜브 채널 '침착맨' 출연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프랑스 언어학 박사이자 '극내성인'의 저자 정일영 작가의 강연도 예정됐다고 밝혔다. 오는 21일에는 샹송 아티스트 샹송제이의 특별한 공연도 열린다. 이달 초 열린 프렌치 재즈 트리오와 재즈 콰르텟 보컬리스트 이재은의 라이브 콘서트는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오는 29일에는 온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어린이들을 위해 그림책 '바다 저편엔'을 프랑스어와 한국어로 읽으면서 환경을 주제로 한 창의 미술 활동이 기획됐다. 함께한 부모들은 르노 스페셜리스트의 해설과 함께 르노코리아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소개 투어 및 시승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가 이달에 기획한 타임리스 드라이브 문화 체험 프로그램은 르노가 126년 동안 지켜온 사람과 일상을 중심에 둔 철학을 문화적으로 풀어낸 것으로, 주한프랑스대사관 문화과와 함께 하는 강연형 콘텐츠와 르노의 프렌치 감성을 체험할 미니콘서트로 구성됐다. 이번 이벤트에 맞춰 르노 성수 내부 공간도 새롭게 연출했다. 1층에는 르노의 클래식 차량을 배경으로 한 헤리티지 포토존과 브랜드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카드 매칭 게임 공간을 마련했다. 2층과 야외에는 흑백 콘셉트 아래 르노의 하이라이트를 조명한 전시존을 만들었다. 르노코리아 하은영 브랜드 &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이번 '타임리스 드라이브' 이벤트는 르노의 헤리티지를 재해석한 것으로 문화와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통해 고객들과 깊이 있는 소통을 이어가려 마련했다"면서 "앞으로도 르노 성수를 중심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5-06-18 10:52:22[파이낸셜뉴스] 포니정재단은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을 열어 올해 수상자인 한강 작가에게 상을 수여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포니정재단 설립자인 정몽규 이사장, 고(故) 정세영 HDC그룹(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부인 박영자 여사, 수상자 한강 작가 등이 참석했다. 정몽규 포니정재단 이사장은 "한강 작가는 1990년대 초반 문단에 등장한 이후 꾸준한 작품활동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독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며 "언어와 소재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매번 새로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감정의 진폭을 불러일으키는 한강 작가의 문학적 혁신과 도전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강 작가는 시상식에서 "1994년 1월에 첫 소설을 발표했으니, 올해는 제가 작품활동을 한 지 꼭 30년이 되는 해"라며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제 소설을 만나주신 독자들께, 편집자와 출판사들에, 동료 작가들께, 그리고 늘 지켜봐 준 가족에게 감사를 전한다. 또 수상자로 선정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강 작가는 1970년생으로 1993년 시 '얼음꽃'을 발표한 후 이듬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주제 의식과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표현력으로 국내외 독자의 찬사를 받아왔다. 문학성과 주제 의식을 높게 평가받은 한강 작가는 2016년 영국 부커상 수상을 시작으로 '한국 작가 최초'의 수상 행진을 시작했다. 2023년에도 역시 한국 작가 최초로 프랑스 메디치상의 영예를 안았던 한강 작가는 지난 10일 한국 작가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세계 문학계에 한국문학의 위상을 드높였다. 한편 포니정 혁신상은 현대자동차 설립자인 고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의 애칭인 'PONY 鄭(포니정)'에서 이름을 따 지난 2006년 제정된 상이다. 혁신적인 사고를 통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상금 2억원과 상패를 수여하고 있다. 제1회 혁신상은 반기문 UN(유엔) 사무총장이 수상했으며, 김연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조성진 피아니스트, 김하종 사회복지법인 안나의 집 대표, 황동혁 영화감독 등이 수상한 바 있다. 지난해 제17회 포니정 혁신상은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계의 지평을 확장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유선준 기자
2024-10-17 18:40:44【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김영록 전남도지사가 11일 "우리 고장 출신 한강 작가의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고, 이를 기념해 매년 '전남도 문학박람회'를 개최하겠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먼저 "2016년 세계적 권위의 영국 맨부커상과 지난해 프랑스 4대 문학상인 메디치상에 이어 이번 영예로운 노벨문학상까지 석권한 작가께 한없는 경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축하했다. 이어 "전남 출신의 세계적 지도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이은 두 번째 노벨상 수상이자, 노벨문학상으로는 대한민국 최초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면서 "이번 수상은 우리 문학이 세계적 수준임을 증명하는 역사적 쾌거이자, 작가께서 시대와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풍부한 감성을 담은 작품들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한강 작가는 단순한 서사를 넘어 인류의 보편적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깊은 영감과 벅찬 울림을 주고 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 역시 전남 출신이고, 지금도 전남 장흥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한국 문단의 대표 거장이다. 한승원 작가는 5·18 민주화운동을 담은 '어둠꽃'이라는 소설로 시대의 아픔을 겪은 지역민의 상처를 보듬었다. 부친의 뜻을 이어 한강 작가도 5·18 민주화 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를 통해 지역민의 역사적 상흔을 함께 나누고 이에 대한 전 세계적 공감대를 이끌었다. 김 지사는 "앞으로도 특별한 작품세계로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응원했다. 김 지사는 특히 "전남은 조선시대 윤선도, 정철, 김인후 선생부터 김남주, 조정래, 이청준, 김영랑, 박화성, 한승원, 한강 작가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학의 정신적 토양이 된 문학의 고장으로서 유서 깊은 역사와 전통 속에 찬란한 문화·예술을 꽃피웠다"면서 "앞으로도 면면히 이어진 문학 정신의 지평을 더욱 넓히고 깊이를 더하도록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기념해 매년 '전남도 문학박람회'를 개최하겠다”라고 밝혔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10-11 12:09:59[파이낸셜뉴스] "상은 책을 쓴 다음의 아주 먼 결과잖아요. 그런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 당시)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성하기까지 7년이 걸렸는데, 제겐 상 받은 순간이 기쁜 게 아니라 소설 완성한 순간이 가장 기뻤다."(2023년 메디치 외국 문학상 수상 당시) "우리가 이 세계에 잠시 머무는 의미가 대체 무엇인지, 이 세계에서 끝끝내 인간으로 남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천천히, 더 나아가고 싶다." (2018년 김유정 문학상 수상 당시) “올해는 제가 첫 소설 발표한지 삼십 년이 된 해다. 그동안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이 때로 신비하게 느껴진다.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더 먼길을 우회해 계속 걸어가보려고 한다." (2024년 삼성호암상 수상 당시) "(한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데 이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물음에) 나는 어릴 때부터 번역서 뿐 아니라 한국어로 된 책들을 읽으며 자랐다. 그러니 나는 내가 매우 가깝게 느끼고 있는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들과 내 친구 작가들에게도 좋은 일이 되기를 바란다."(2024년 한강과 노벨위원회와의 일문일답)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소설가 한강(53)은 그간 상에 대해 특별히 중요치 않게 생각했다. 지난 2016년 5월 영국의 세계적인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고도 겸손했으며, 향후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아직 생각할 단계가 아니라는 반응이었다. 이는 때 이른 수상 이야기를 하기 보단 작품의 완성도를 우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지론대로 한강은 그간 수상을 위한 문학 활동이 아닌, 독자들과 소통을 위한 문학 활동에 집중해왔다. 당시 한강은 부커상 수상의 기쁨도 잠시 언론과 대중의 큰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듯 "최대한 빨리 제 방에 숨어서 글을 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밝히며 귀가했다는 후문이다. 한강은 다른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할 때도 오직 작품성에 대해서만 논했다. 지난해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을 때도 수상의 기쁨 보단 "소설이 완성한 순간이 소설을 써오면서 가장 기쁜 순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당시 그는 "쓰는 중간에 완성 못할 것 같은 고비도 많았고, 편집자에게 못 쓰겠다고, ‘죄송하지만, 완성 못 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기도 했다"며 "완성하기까지 7년이 걸렸는데, 제겐 상 받은 순간이 기쁜 게 아니라 소설 완성한 순간이 가장 기뻤다"고 떠올렸다. 그간 감정을 호소하는 수상 소감보단 본인 작품의 완성도와 문단계 발전의 길을 강조했던 한강은 세계 문학상의 정점인 노벨상을 받고도 끝내 겸손함을 유지했다. 노벨위원회와 전화 인터뷰에서 수상 소식을 전화로 듣고 매우 놀랐다면서도 "오늘밤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축하할 것"이라고 전한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삶의 의미를 탐구한 선배 작가들의 노력과 힘'이 자신의 영감이었다고 밝혔으며, 자신의 수상 소식이 한국의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 "나는 내가 매우 가깝게 느끼고 있는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고 말할 수 있다"며 한국문학을 치켜세웠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0-11 10:03:05[파이낸셜뉴스] "일반인이 쓴 책 보단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한 작가나 유명인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판계 관계자) 최근 서점가가 뜻밖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방송을 탄 책이 품절되는가 하면, 노벨문학상 등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한 작가나 유명인의 저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일 출판계에 따르면 근래 들어 출판사들은 기획 출판(출판사에서 전부 출자해서 내는 도서) 작가를 선정하는 기준으로 △유명인이나 연예인 △권위적인 상 수상자 △인지도 높은 작가 등을 꼽고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대게 문단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나 대중이 알아보는 사람이 책을 내면 잘 팔리기 때문에 출판사들이 앞다퉈 그런 저자를 섭외하려고 한다"며 "유명인이 인용한 책도 잘 팔리는데, 그래서인지 일부 저자는 '유명인에게 홍보 도움을 받고 싶다'고 출판사에 말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명 배우 하석진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거론한 책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정상을 독차지하고 있다. 예스24에서는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3주 연속 종합 1위를, 교보문고도 종합 1위를 각각 기록 중이다. 말 그대로 유명 배우의 말 한 마디에 책이 날개를 단 셈이다. 앞서 하석진은 방송에서 "인생은 혼자다. 혼자서도 단단해질 줄 알아야 한다"라는 쇼펜하우어의 명언을 인용하면서 "요즘 매일매일이 더 나은 하루, 일주일을 위한 하루인 것 같고, 그중의 하루가 오늘이었다. 내일도 오늘 같은 하루를 보내겠다"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수상 효과로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책들도 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욘 포세의 책이나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도 흥행몰이 중이다. 교보문고가 발표한 지난 10월 둘째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욘 포세의 장편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은 지난주보다 100계단 이상 상승한 8위를 기록했다. '아침 그리고 저녁'은 2019년 국내 출간된 작품으로 탄생과 죽음 이야기를 담았다. 같은달 6일 출간된 장편소설 '멜랑콜리아'는 18위로 진입했다. 이 책은 노르웨이 풍경화가 라스 헤르테르비그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도 교보문고가 발표한 지난달 셋째주 종합 5위에 올랐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고 지난 11월 10일부터 22일까지 판매량은 직전 동기간(10월 28일~11월 9일)에 견줘 31.3배 급증했다. 이밖에 인지도 높은 저자나 유명인의 책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예스24에서는 자산가 세이노의 조언을 담은 자기계발서 '세이노의 가르침'이 3위, 유명 조직심리학자 벤저민 하디가 전하는 '미래의 나' 적용법 '퓨처 셀프'가 5위, 등단 53주년을 맞은 조정래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황금종이'가 12위 등을 기록하며 작가의 명성을 이어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옥중에서 쓴 글을 모은 에세이집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도 지지층의 지지에 힘입어 지난달 말 출간되자마자 20위권에 진입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12-01 16:39:10【파이낸셜뉴스 고양=강근주 기자】 고양문화재단은 2022 새라새ON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으로 일본 작가 마에카와 토모히로의 원작 희곡을 국내 무대로 옮긴 연극 <산책하는 침략자>를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선보인다. 산책하는 침략자는 창작집단 LAS 작품으로, 2018년 산울림소극장 낭독극 공연으로 첫 선을 보이고 2019년 아르코예술극장 아르코 파트너 선정 작품으로 선정, 2021년 두산아트센터 공동기획 시리즈로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마에카와 토모히로는 기토쿠니야 연극상, 요미우리연극대상 등을 수상하며 일본 문단에서 문학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작가다. 동명 소설은 일본에서 연극을 바탕으로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졌고, 2019년 국내에서도 출간됐다.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일본 구로시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 ‘산책하는 침략자(2017)’ 원작으로도 유명하다. 연극 산책하는 침략자는 인간 몸에 영혼처럼 침투한 외계인들이 ‘개념’을 수집한다는 설정이다. 외계인 침공을 거대하고 화려하게 다루는 일반적인 SF액션물과는 다르게 평범한 부부 일상을 통해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 번 외계인에게 빼앗긴 개념은 더 이상 사람에게 남아있지 않다. 소중한 개념을 상실해 괴로워하는 개인이 있는 반면 그동안 삶을 짓누르던 개념으로부터 해방되는 개인도 있다. 외계인 존재를 알아차린 몇몇 사람은 이를 알리려 하지만 바보 취급을 당하고 만다. 작품은 인간다움을 빼앗긴 개인, 인간답지 못하게 만드는 세상에 대한 비유,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조차 믿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초연부터 탄탄한 연출로 호평을 받은 이기쁨 연출에 나루미 역 한송희, 신지 역의 윤성원 등 실력파 배우가 출연한다. 연극 산책하는 침략자 티켓은 전석 3만5000원이며 패키지 할인, 연극 산책하는 침략자 유료티켓 소지자 등 관객을 위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공연 정보는 고양문화재단 누리집(artgy.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2-11-05 22:57:00아흔세 살인 현재까지 17권의 책을 발표했고 여전히 세계에서 작품이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한 명인 밀란 쿤데라. 그런 그가 '자발적 실종자'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는 37년 전부터 텔레비전 출연 거부는 물론 언론과도 대면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 세상과 소통은 오직 책을 통해서만 해오고 있다. 그렇게 책 속으로 사라진 작가. 그래서 소설 속 그의 등장인물들은 사람들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지만 그는 독자들에게 '유령 작가'가 됐다. 신간 '밀란 쿤데라를 찾아서'(뮤진트리 펴냄)는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 기자로 주요 작가들에 관한 여러 연재 기사를 발표해온 아리안 슈맹이 쿤데라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자발적 봉인'의 이유를 탐구한 책이다. 디지털 문명 고도화 속에 '잊혀질 권리'와 '은둔형 외톨이' 등 새로운 문제점과 쿤데라의 선택을 단순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따를 것이다. 그러나 사적 정보까지 신상털기가 자행되는 시대, 언론의 과열된 취재 경쟁과 가짜뉴스 양산으로 피해자가 늘어나는 시대에 쿤데라의 선택을 유별난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과거 쿤데라는 프랑스 문단의 기둥 프랑수아 누리시에와 마주한 자리에서 "공산주의 나라에서는 경찰이 사생활을 파괴하지만, 민주주의 나라에선 기자들이 사생활을 위협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슈맹은 책에서 "쿤데라가 증발의 유혹에 끌린 것은 1984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대성공을 거둔 뒤 부터"라며 "당시 텔레비전 인기 독서 토론 프로그램 '아포스트로프'에 출연해 카메라를 멀리하기 위해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밀란 쿤데라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나 체코어로 소설을 쓰고 프랑스에 정착한 후 언젠가부터 프랑스어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동구 공산권 체코 비밀경찰국의 옛 비밀창고에서 드러난 쿤데라 파일이 그렇듯, 그는 사생활이 감시를 받는 야만의 시대를 살아야만 했다. 그리고 세기와 국경을 넘나들며 프랑스 정착 이후 현재 서구사회에서도 사생활 노출을 거부하고 미디어와 접촉을 차단 뒤 오직 작품을 쓰며 '은둔의 삶'을 선택했다. 쿤데라의 여전한 묵언에도 이 열쇠를 풀기 위해 언론인이자 작가인 아리안 슈맹은 쿤데라의 삶이 스친 모든 곳을 찾아가고, 그의 부인 베라 쿤데라를 만나고, 그녀와 함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매사에 신중한 쿤데라는 지인들에게 편지보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냈다. 맥락 없고 둥근 모양의 사람들, 피카소가 그린 듯한 기이한 인물 도형이 대부분이었다. 쿤데라의 아내 베라도 "꼭 그는 누군가 자신의 영혼을 훔쳐갈까봐 겁내는 인디언 노인 같았다"고 슈맹에게 말했다. 시공을 넘나드는 취재와 쿤데라에 대한 깊은 이해로 쓴 이 책에서 독자들은 쿤데라 스스로 삶을 봉인해버린 이유가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2022-05-26 18:02:14아흔세 살인 현재까지 17권의 책을 발표했고 여전히 세계에서 작품이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한 명인 밀란 쿤데라. 그런 그가 '자발적 실종자'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는 37년 전부터 텔레비전 출연 거부는 물론 언론과도 대면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 세상과 소통은 오직 책을 통해서만 해오고 있다. 그렇게 책 속으로 사라진 작가. 그래서 소설 속 그의 등장인물들은 사람들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지만 그는 독자들에게 '유령 작가'가 됐다. 신간 '밀란 쿤데라를 찾아서'(뮤진트리 펴냄)는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 기자로 주요 작가들에 관한 여러 연재 기사를 발표해온 아리안 슈맹이 쿤데라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자발적 봉인'의 이유를 탐구한 책이다. 디지털 문명 고도화 속에 '잊혀질 권리'와 '은둔형 외톨이' 등 새로운 문제점과 쿤데라의 선택을 단순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따를 것이다. 그러나 사적 정보까지 신상털기가 자행되는 시대, 언론의 과열된 취재 경쟁과 가짜뉴스 양산으로 피해자가 늘어나는 시대에 쿤데라의 선택을 유별난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과거 쿤데라는 프랑스 문단의 기둥 프랑수아 누리시에와 마주한 자리에서 "공산주의 나라에서는 경찰이 사생활을 파괴하지만, 민주주의 나라에선 기자들이 사생활을 위협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슈맹은 책에서 "쿤데라가 증발의 유혹에 끌린 것은 1984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대성공을 거둔 뒤 부터"라며 "당시 텔레비전 인기 독서 토론 프로그램 '아포스트로프'에 출연해 카메라를 멀리하기 위해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밀란 쿤데라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나 체코어로 소설을 쓰고 프랑스에 정착한 후 언젠가부터 프랑스어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동구 공산권 체코 비밀경찰국의 옛 비밀창고에서 드러난 쿤데라 파일이 그렇듯, 그는 사생활이 감시를 받는 야만의 시대를 살아야만 했다. 그리고 세기와 국경을 넘나들며 프랑스 정착 이후 현재 서구사회에서도 사생활 노출을 거부하고 미디어와 접촉을 차단 뒤 오직 작품을 쓰며 '은둔의 삶'을 선택했다. 쿤데라의 여전한 묵언에도 이 열쇠를 풀기 위해 언론인이자 작가인 아리안 슈맹은 쿤데라의 삶이 스친 모든 곳을 찾아가고, 그의 부인 베라 쿤데라를 만나고, 그녀와 함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매사에 신중한 쿤데라는 지인들에게 편지보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냈다. 맥락 없고 둥근 모양의 사람들, 피카소가 그린 듯한 기이한 인물 도형이 대부분이었다. 쿤데라의 아내 베라도 "꼭 그는 누군가 자신의 영혼을 훔쳐갈까봐 겁내는 인디언 노인 같았다"고 슈맹에게 말했다. 시공을 넘나드는 취재와 쿤데라에 대한 깊은 이해로 쓴 이 책에서 독자들은 쿤데라 스스로 삶을 봉인해버린 이유가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2022-05-20 14:05:14한국에서 오는 26일 접종이 시작될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효능을 두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는 10%에 그쳐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왔고, 유럽 국가 중 최소 10개국에서 65세 미만 혹은 60세 미만 접종 권고가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는 구매를 거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보건부 장관이 직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으며 접종을 권장했다. 질병관리청은 9일 국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해 "25일부터 보건소 등 접종기관으로 백신이 배송되고, 26일부터 순차적으로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 백신 회생하나 질병청이 앞서 지난달 28일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계획'에 따르면 1·4분기에는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입소자 등 약 77만6900명에 대한 접종이 시작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접종 권고연령을 두고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8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유럽의약품청(EMA)의 권고에 따라 18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EU 내 조건부 판매를 승인했지만 각국의 판단에 따라 접종연령은 다르다.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포르투갈은 65세 미만 접종을 권고했다. 유럽연합 소속이 아닌 노르웨이, 아이슬란드도 65세 미만 접종 권고국이다. 폴란드는 60세 미만 접종을, 스페인과 벨기에는 55세 미만 접종을 권고했다. 스위스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며 아예 승인을 보류했다. 남아공도 전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남아공 변이로 인한 경증과 중등증을 막지 못한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가 실시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남아공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가 10%로 나타났다. 이는 백신이 고령층에 효과가 없어서가 아니라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데이터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고령자에는 접종 어려울 듯 일본도 9일 일단 고령자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배제하고, 화이자 백신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코백스 퍼실리티는 8일 해당 백신을 거부할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여전히 중요하고 생명을 살리는 도구"라며 "폐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또한 남아공 변이에 대한 효과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개적으로 맞으며 접종을 독려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면역자문단인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은 이번주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여부를 검토, 15명 전원이 참여하는 평결을 내릴 예정이다. 한편 코로나19 백신은 두차례 접종을 받아야 확실한 예방효과가 있다고 리처드 브레서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대행이 밝혔다. 브레서는 이날 CNBC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앞서 이날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언급한 백신 2회 접종을 반드시 받도록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을 두차례 접종받는 것이 "변이를 포함한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뚜렷한 길"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CDC 국장대행을 지낸 베서는 여기에 동의한다며 1회 접종만으로는 최상의 보호효과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있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모두 두차례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백신 배포가 늦어지자 일부 과학자는 접종 대상자를 늘리기 위해 2회가 아닌 1회 접종을 제안하고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1-02-09 18:26:54[파이낸셜뉴스] 2020 노벨문학상 발표가 한국시간으로 8일 오후 8시로 예정된 가운데 누가 받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흐름과 해외 언론의 전망, 전 세계 합법 도박사들의 예측 등을 살펴본 결과 올해 수상자 선정에는 '비유럽국 작가', '정치·이념적 논란이 없는 인물'이 수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일간지 더 가디언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노벨 문학상이 지난 3년간 잇따라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올해는 심사위원회가 안전한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최근 3년 유럽 작가가 수상한 것에 비춰 올해는 비유럽권 작가가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가디언은 미국의 여성 작가 자메이카 킨케이드와 캐나다의 여성 시인 앤 카슨을 유력한 수상자로 꼽았다. 킨케이드는 식민주의, 인종차별, 성 평등을 다룬 다수의 작품을 집필했다. 카슨은 신화 속 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AFP통신은 킨케이드와 카슨 외에 케냐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 헝가리 작가 페테르 나다스, 미국 소설가 토머스 핀천 등을 유력 후보로 제시했다. 한편 영국의 베팅사이트 '나이서오즈'가 집계한 노벨문학상 배당률 순위에서는 프랑스 작가 마리즈 콩데가 1위로 가장 높았으며, 러시아의 루드밀라 울리츠카야,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캐나다의 마거릿 앳우드, 케냐의 응구기 와 시옹오 등이 5위까지 차지했다. 특히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는 수년째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노르웨이의 숲',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1Q84', '여자가 없는 남자들', '기사단장 죽이기', '해변의 카프카' 등 대표작들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고은 시인도 수상자 후보로 거론된다. 고은 시인은 앤 카슨, 스페인의 하비에르 마리아스와 함께 '나이서오즈' 노벨문학상 배당률 순위 공동 6위에 올랐다. 하지만 고은은 2017년 문단 내 성추행과 성폭력이 폭로되면서 수상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작가 옌롄커도 배당률 순위 8위에 오르며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옌롄커는 군인으로 복무하다 단편소설을 투고하면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자국 사회와 체제에 대해 강한 비판을 담는 작품을 많이 선보였으며 이에 중국 정부로부터 여러번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딩씨 마을의 꿈',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풍아송' 등이 있다. 노벨문학상은 수상자는 현재까지 116명이다. 그러나 이중 여성은 15명에 불과하다. 이에 여성 작가의 수상 가능성도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0-10-08 10:2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