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라오스와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주식투자 명목으로 투자자들로부터 112억원대 금품을 받아 편취한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19일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에 따르면 라오스·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단기간 고수익 취업을 미끼로 지인들을 유인, 범죄조직에 조직원으로 가입시킨 후 피해자들을 상대로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총 66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111억6000만원 상당을 편취한 32명이 검거됐다. 경찰은 이들을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영리유인,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 이 중 총책 등 7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조직원 2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피의자들은 2023년 10월쯤 평소 친분이 있던 지인들에게 단기 고수익을 미끼로 해외 취업을 시켜주겠다고 속인 후 라오스 경제특구로 유인, 범죄조직에 강제로 가입시켰으며 채팅으로 자위영상 등을 전송받은 뒤 금품을 요구하는 몸캠 피싱이나 SNS에 여성 사진 등을 게시, 유인 후 그림 경매 등 투자를 유도하는 로맨스 스캠까지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해 11월쯤 라오스 경제특구 내 한국인 감금사건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자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거점을 옮겨 한달 뒤인 12월 12일부터 올해 3월25일까지 유튜브 등에 수익률을 조작한 주식투자 홍보 동영상을 게시한 뒤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 66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111억6000만원을 이체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라오스 경제특구 취업사기 첩보를 입수, 수사에 착수한 뒤 피해자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일부 간부급 조직원들을 추적해 검거했다. 이어 검거한 피의자들로부터 확보한 증거물을 분석해 주식투자 리딩방, 몸캠 피싱, 로맨스 스캠 등 범죄조직의 추가범행을 확인, 전국의 피해사례를 취합해 투자사기 범죄조직의 실체와 피해규모를 파악했으며 8개월간 총책, 중간관리책 등 간부급 조직원 7명을 구속하는 등 범죄조직을 일망타진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4-11-19 10:39:11압수한 금품을 빼돌린 혐의로 현직 경찰관이 경찰에 붙잡혔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16일 오후 6시 54분께 용산경찰서에 근무하는 현직 경찰관 A씨를 암수금원 횡령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압수한 1억5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자세한 수사사항을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10-17 18:06:14사람들을 속여 개인정보나 돈을 뜯는 이른바 '피싱 범죄' 수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피싱 범죄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그중 일부가 속길 기대하는 '투망식'이었다면, 이젠 특정 개인이나 조직을 정밀하게 목표로 삼는 '작살형'으로 진화했다. 전문가들은 피싱 범죄가 교묘해지고 있는 만큼 우선 예방 차원에서 스스로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께 서울 영등포경찰서 112상황실에 "아는 동생 A씨가 납치된 거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신고자는 A씨의 SNS 계정으로 '동생을 납치했으니 돈 300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일본으로 데려가겠다'는 메시지와 청테이프로 A씨의 얼굴과 몸을 결박한 사진을 전달받았다. 신고자는 A씨의 안전이 우려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SNS를 통해 인적사항을 확인했지만,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거주지가 일치하지 않았다. 지역 경찰과 형사들은 약 4시간 동안 단서를 확보해 A씨의 실거주지를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A씨를 위치추적과 연락을 통해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을 파악한 뒤 해당 연락이 피싱 사기임을 확인했다. 이처럼 특정 개인을 목표로 한 피싱 범죄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SNS를 통해 개인 정보 수집이 쉬워진 데다가 특정인을 겨냥할 경우 피싱 메시지를 더 정교하게 구성해 낚을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자 수는 감소했지만, 피해액은 1965억원으로 전년 1451억원 대비 35.4%(514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1인당 피해액 역시 1100만원에서 171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55.5%(610만원) 증가했다. 올해 피싱 피해액 역시 증가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1~7월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3909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피해건수는 1676건, 피해액만 558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피싱 범죄가 투망식에서 작살형으로 진화하면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딥보이스, 딥페이크도 등장하면서 범죄 수법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5월 부산에선 AI 딥보이스 기능을 활용해 피해자의 딸과 비슷한 목소리를 만들어 범행에 이용한 보이스피싱 조직 현금 인출책이 검거되기도 했다. 범죄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향후 더 큰 피해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1차적인 피해 예방을 위해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는 등 피싱 범죄 표적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투망식 피싱이 유행이었다면 요즘은 표적을 정해놓고 사기를 치는 작살형이 가장 유행하고 있다"며 "갈수록 기술이 진화하면서 누구도 안전하지 않게 된 만큼 예방 차원에서 SNS에 개인정보 공개 행위를 자제하는 등 스스로 조심할 필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9-26 18:06:29[파이낸셜뉴스] 사람들을 속여 개인정보나 돈을 뜯는 이른바 '피싱 범죄' 수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피싱 범죄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그중 일부가 속길 기대하는 '투망식'이었다면, 이젠 특정 개인이나 조직을 정밀하게 목표로 삼는 '작살형'으로 진화했다. 전문가들은 피싱 범죄가 교묘해지고 있는 만큼 우선 예방 차원에서 스스로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께 서울 영등포경찰서 112상황실에 "아는 동생 A씨가 납치된 거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신고자는 A씨의 SNS 계정으로 '동생을 납치했으니 돈 300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일본으로 데려가겠다'는 메시지와 청테이프로 A씨의 얼굴과 몸을 결박한 사진을 전달받았다. 신고자는 A씨의 안전이 우려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SNS를 통해 인적사항을 확인했지만,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거주지가 일치하지 않았다. 지역 경찰과 형사들은 약 4시간 동안 단서를 확보해 A씨의 실거주지를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A씨를 위치추적과 연락을 통해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을 파악한 뒤 해당 연락이 피싱 사기임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싱을 진짜 납치로 오인해 신고한 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특정 개인을 목표로 한 피싱 범죄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SNS를 통해 개인 정보 수집이 쉬워진 데다가 특정인을 겨냥할 경우 피싱 메시지를 더 정교하게 구성해 낚을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자 수는 감소했지만, 피해액은 1965억원으로 전년 1451억원 대비 35.4%(514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1인당 피해액 역시 1100만원에서 171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55.5%(610만원) 증가했다. 올해 피싱 피해액 역시 증가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1~7월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3909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피해건수는 1676건, 피해액만 558억원에 달한다. 이밖에 올 1~8월 투자리딩방 피해액은 5340억원, 올 2~8월 연애빙자사기 피해액은 545억원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피싱 범죄가 투망식에서 작살형으로 진화하면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딥보이스, 딥페이크도 등장하면서 범죄 수법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5월 부산에선 AI 딥보이스 기능을 활용해 피해자의 딸과 비슷한 목소리를 만들어 범행에 이용한 보이스피싱 조직 현금 인출책이 검거되기도 했다. 범죄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향후 더 큰 피해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1차적인 피해 예방을 위해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는 등 피싱 범죄 표적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투망식 피싱이 유행이었다면 요즘은 표적을 정해놓고 사기를 치는 작살형이 가장 유행하고 있다"며 "갈수록 기술이 진화하면서 누구도 안전하지 않게 된 만큼 예방 차원에서 SNS에 개인정보 공개 행위를 자제하는 등 스스로 조심할 필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9-26 15:16:46[파이낸셜뉴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9일부터 10월 31일까지 8주간 '보이스피싱 등 조직적 사기범죄 특별자수·신고기간'을 운영한다. 8일 경찰에 따르면 대상은 △보이스피싱 △메신저피싱 △투자리딩방 △로맨스스캠 등 조직적 사기범죄에 가담한 해외 체류 콜센터, 자금세탁조직, 수거책·송금책·인출책 등이다. 수사에 필요한 중요정보를 제공할 경우 양형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자수 및 신고·제보는 경찰 대표번호인 112나 전국 경찰관서 어디서나 접수할 수 있고, 자수의 방법은 직접 방문·전화 등 제한이 없으며 가족이나 지인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특별자수·신고기간 중 피해 예방 및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제보·신고는 기여한 정도를 판단해 검거보상금도 지급한다. 대검찰청·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대국민 홍보도 추진한다. 경찰청 인터폴은 보이스피싱, 투자리딩방 등과 연관성이 높은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등 주요 5개국을 선정한 뒤 현지에서 즉각적으로 접수할 수 있는 전용 자수·신고창구를 개설할 계획이다. 대검은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유통·사용행위자 등 민생침해범죄를 '보이스피싱범죄 정부합동수사단'에 자수·제보하면 법의 허용범위 안에서 선처하고, 다른 경찰관서에 자수해도 양형에 반영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특별자수·신고기간 안내 인포그래픽 영상을 제작해 금감원 유튜브 채널, 보이스피싱 지킴이 홈페이지 및 금융회사 객장에 송출한다. 아울러 금융협회 및 중앙회 홈페이지, 금융회사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홈페이지·모바일 앱 등을 통해 특별 자수·신고기간을 널리 알릴 방침이다. 경찰은 대국민 신고도 부탁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장시간 현금을 계속 입·출금하거나 △쇼핑백 등에 불안전하게 현금다발을 보관하며 이동하는 행위 △전화를 끊지 못한 채 은행 등 창구에서 수표 및 현금 인출을 시도하는 사람을 발견하는 경우 등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장은 "보이스피싱, 투자리딩방 등 조직적 사기범죄는 치명적인 피해가 뒤따르는 만큼, 자수·신고 기간이 끝나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9-08 01:16:43[파이낸셜뉴스] 카카오가 사칭 사기와 피싱 범죄를 예방하고 이용자들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페이크 시그널’ 기능을 신규 도입했다고 14일 밝혔다. ‘페이크 시그널’은 카카오톡을 최신 버전(v11.0.0)으로 업데이트 한 이용자들에게 적용된다. 카카오는 사칭을 통한 사기와 피싱 수법이 다양해지고, 사칭의 대상이 유명인과 각종 기관에서 일반인까지 확대됨에 따라 이용자들이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페이크 시그널’을 카카오톡 프로필과 일반채팅에 적용했다. ‘페이크 시그널’은 카카오의 ‘안티어뷰징 시스템’에 인공지능(AI) 및 머신러닝 등의 기술을 결합해 카카오톡 프로필 정보와 계정 및 사용 이력 등을 분석하고 사칭 가능성이 높은 프로필을 자동 탐지한다. 이렇게 탐지된 친구가 아닌 사칭 의심 프로필 이미지에는 경고 표시를 노출하고, 사칭 의심 계정을 친구 추가하거나 대화를 시도하면 경고 팝업 문구를 띄워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전에 주의를 환기한다. 또 경고 문구와 함께 사칭 의심 계정을 바로 차단하고 신고할 수 있는 경로도 안내한다. 카카오는 이번 ‘페이크 시그널’ 도입과 함께 ‘피싱 및 사기 주의 기능’ 관련 브랜드 체계를 재정비했다. ‘톡사이렌’을 ‘피싱 및 사기 범죄 주의 기능’을 총칭하는 상위 브랜드로 승격시키고, ‘페이크 시그널’, ‘글로브 시그널’, ‘스트레인저 시그널(기존 톡사이렌)’ 등을 하위 카테고리에 배치하여 체계화했다. 카카오는 향후 기술적으로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7월 15일 이른바 ‘불법 리딩방’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카카오톡 운영정책 개정을 예고했고, 오는 8월 14일부터 개정된 정책을 적용한다. 지난해 3월엔 사기·사칭 전용 신고 사유 항목 신설, 9월 '전화번호로 친구 추가 허용' 옵션 도입, 2021년 12월 ‘카카오톡 안녕가이드’ 배포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한 기술적, 정책적 조치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08-14 15:28:33Sh수협은행이 7월 29일 서울송파경찰서와 민생침해 금융범죄인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강신숙 수협은행장(왼쪽)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협은행 제공
2024-07-31 09:59:53불법 투자 리딩방, 언론사 사칭 가상자산 사기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신고 및 수사 단계에서 신속히 계좌를 동결해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다수를 상대로 피해자를 양산하는 만큼 가중처벌 범위는 넓히도록 법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게 법조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접수된 투자리딩방 사기 건수는 2517건으로 피해액은 2371억 원에 이른다. 불법 투자 리딩방의 경우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유혹한 후 다수의 피해자 돈을 모아 잠적한다. 다만 이 경우 피해자가 피의자 계좌번호를 알아도 신속한 계좌 압류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피해자 돈이 증발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 투자 사칭 신고 접수시 신속 계좌 동결 필요해 전문가들은 수사 과정에서 '보이스 피싱'에 준하는 속도로 계좌 동결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보이스 피싱은 피해자 신고가 들어올 경우 영장 없이도 즉각적인 계좌 동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고만 빠르면 피의자가 돈을 빼내기 전에 계좌에서 돈을 잡아둘 수 있다. 보이스피싱은 피해자가 늘면서 지난해 112통합신고대응센터가 발족된바 있다. 그 결과 경찰청 외에도 금융감독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 소속 상담원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며 협업을 하면서 전문적이고 즉각적인 조치를 수행한다. 하지만 투자 리딩방 등을 이용한 투자사기는 신속한 계좌 동결이 어렵다. 상대적으로 흔히 이루어지는 사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경찰이 계좌 압류 등 조처를 하기 위해서는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데 통상 7일 내외 기간이 소요된다. 대포통장을 이용하는 투자리딩 사기 범죄의 특성상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입금한 통장의 돈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 찾기가 어려워진다. 이들은 서버를 베트남 등 해외에 둬 신병확보가 쉽지 않다. 법조계에서는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형사조치 외에 민사적으로 통장가압류를 해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소명이 부족한 경우 가압류 하는 데에 상당한 현금공탁을 요구해 피해자로서는 매우 부담스럽다. 시간도 3일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민사 가압류를 진행할 때 사기 등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가압류에는 현금공탁을 보증보험으로 하게끔 하는 제도의 보완도 필요하며, 사기 등을 이유로 한 계좌동결 관련해 민사 가처분 제도의 신속성도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또, 연예인이나 언론사 등을 사칭 투자 사기 광고의 경우 SNS 운영업체에 실제 존재 여부 등을 확인하게 하는 의무 규정 둬서 예방적 측면에서의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 투자 사기 범죄자에 '엄벌' 필요 투자 사기는 피해자가 많지만 실제 처벌은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처벌 기준을 높여 잠재 피해를 막을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조직적 투자 사기로 200억을 편취해도 최대 1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뿐이다. 가중되지 않으면, 200억을 투자사기로 편취해도 통상 6년이상 9년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투자 사기는 유명인 또는 언론사 사칭 등을 통해 그 효과가 크고 피해규모를 확산시킬 수 있음에도 실제 처벌 기준은 미약한 상황이므로, 사기범죄 처단 강도 높이고, 금액뿐 아니라 피해자 많을수록 엄벌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즉, 사기범죄로 피해자들이 사지로 내몰리게 되는 피해에 비하면 양형기준이 국민의 법 감정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미래로 이은성 변호사는 "투자 리딩 사기에 대한 조치가 보이스 피싱과 같이 즉각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조직적 사기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확실히 높여야 범죄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싱가포르·오스트레일리아 등의 해외 국가들은 안티 스캠 센터(Anti Scam Center)를 만들어 셀럽 스캠·로맨스 스캠·가상자산 사기·리딩 사기 등의 금융 투자 사기를 포괄해 유관 기관들이 공조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러한 조직적 사기범죄에 대한 통합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변호사·법조전문기자
2024-07-09 19:07:07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마약을 소화전 등에 숨겨 놓고 수거하는 '던지기' 방식이 보이스피싱 범행에서 카드 수거책, 현금 인출책 등을 이용하는 수법과 비슷해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 유통까지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사기와 공갈,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80명을 경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해외총책 B씨의 지시를 받고 보이스피싱과 메신저피싱, 몸캠피싱 등 각종 금융사기를 벌여 피해자 220명으로부터 95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필로폰과 대마 등 마약류를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이들을 체포하면서 필로폰 649g과 대마 143g, 향정신성의약품인 엑스터시(MDMA) 368정을 압수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도 지난달 29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범죄집단조직·활동, 사기 혐의를 받는 국내 총책 박모씨 등 27명을 검거하고 이중 17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14일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꾸는 중계기 580대를 이용해 81명에게서 11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필리핀에 있는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아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해 모집한 조직원 중 신뢰가 쌓인 이들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하고 유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들이 시중에 유통하고 갖고 있던 마약은 필로폰, 케타민 등 5.77㎏으로 시가 약 29억원 상당에 이른다. 이는 동시에 19만2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까지 뛰어들게 된 이유는 범죄 구조가 유사한 측면이 있어서다. 보이스피싱의 경우 총책은 해외에 거주하면서 범죄를 기획한다. 실제 활동은 이들에게 고용된 수거책이 맡는다. 수거책들은 대부분 지인의 소개를 받거나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문자에 속아서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마약류 유통도 마찬가지다. 마약류를 공급하는 상선은 해외에 거주하고 온라인을 이용해 마약류를 판매를 한다. 거래가 이뤄지면 '드립퍼'라고 불리는 운반책이 마약을 특정 지역까지 배달하게 된다. 드립퍼들 역시 고액 아르바이트로 알고 마약류 유통에 가담한 경우가 많다. 이들의 말로는 어떨까. 범죄가 손쉬워질 수록 수사기법도 발달하기 마련이다. 범죄 형태가 마약으로 옮겨갈 수록 검거될 경우 형은 무거워진다. 지난해 4월 발생한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이 대표적이다. 마약 유통과 제조 역할을 맡았던 길모씨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지난해 4월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무료 시음 행사를 여는 것처럼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하고 이를 빌미로 부모들에게 협박 전화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투약하게 하고 전화중계기를 통해 해외에서 협박을 일삼은 사건이었다. 지난 4월 30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 안승훈 심승우)는 길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씨도 징역 10년으로 1심(징역 8년)보다 형량이 늘었다. 필로폰 공급책 박모씨와 보이스피싱 모집책 이모씨는 각각 징역 10년과 7년을 선고받았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6-23 18:30:06갈수록 늘어나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응하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위해 민관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AI·데이터 기반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서는 과기정통부·금융위 등 기존에 관련 협약을 맺었던 기관 외에 개인정보위, 국과수, KISA가 참여하면서 협업 범위가 확장된다. 먼저 정부는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이 보유한 실제 보이스피싱 통화 데이터를 보이스피싱 예방 AI를 개발하는 민간 기업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동통신사 등 민간 기업이 금감원과 국과수로부터 관련 데이터를 받아 AI 모델 학습이나 성능 테스트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피해자 신고로 수집한 통화 음성데이터를 국과수에 제공하고, 국과수는 이를 비식별화해 민간에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개인정보위와 KISA는 데이터 제공·수집·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상 쟁점에 대해 법령해석과 실증특례 등 규제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데이터 가명처리와 안전조치 이행을 돕는다. 정부는 다양한 보이스피싱 예방 AI가 개발될 수 있도록 통신·금융업계의 협력도 지원한다. 개인정보위, 과기정통부, 금융위는 통신·금융업계가 보이스피싱 예방 AI 기술·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관련법에 저촉되지 않게 추진될 수 있도록 법령해석 및 규제개선 방안을 모색한다. 기업은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준수방안을 개인정보위와 함께 마련하고, '사전적정성 검토제'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사전적정성 검토제는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개발하려는 사업자가 개인정보위와 함께 개인정보보호법 준수방안을 사전에 마련하고 이를 적정하게 적용했다면 추후 사정 변화 등이 없는 한 행정 처분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또한 혁신적인 보이스피싱 탐지·예방 기술이 개발될 수 있도록 정부 주도 기술개발 사업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관련 전문가와 함께 구체적인 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지원하고, 개인정보위는 연구 과정에서 관련 규제 개선사항을 발굴한다. SK텔레콤은 부처 간 협업의 첫 번째 성과로 보이스피싱 탐지·예방 AI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해당 서비스는 통화 문맥을 토대로 보이스피싱 의심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별해 본인이나 가족에게 알림을 주는 기능이 포함된다. SKT는 통화 데이터가 서버로 전송되지 않고 휴대전화에서 처리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적용해 개인정보보호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SKT는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금감원과 국과수가 보유한 보이스피싱 통화데이터를 요청했다. 이에 국과수는 2만1000건의 통화데이터를 텍스트로 변환했고 피해자의 이름, 계좌번호 등 민감한 정보를 비식별 처리해 SKT에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데이터의 가명처리 등이 진행 중이며 이달 내에 완료해 고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관계기관은 신뢰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 및 정보보안 체계를 갖춘 민간기업 등이 민생범죄 예방을 위한 기술개발을 위해 보이스피싱 통화 데이터를 필요로 하면 적극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6-03 15:3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