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이미 저 먼 과거로 가버렸다. 이런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비로소 나는 이 소설을 쓸 수 있었다. (중략) 그때처럼 자신의 변변치 않음을 혐오하거나 무작정 감동하는 것이다. 그럴 때 아무런 진보도 없는 자신에 놀라고 동시에 인간에게는 결코 진보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함을 새삼 느낀다. (중략) 어른이 된다는 건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시키지 않아도 될 영역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두 번째로 다시 읽고 있는 소설 '나는 공부를 못해'를 쓴 야마다 에이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위와 같이 말했다. 지금 이 글(여행기도 기사도 아닌 무언가)을 보고 있는 사람 모두는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해 봤을 것이다. 내 나이는 30 혹은 40인데 10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바뀐 것이 전혀 없구나, 라고. 어릴적 막연하게 생각했던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느 시점을 지나면 훈장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처럼 연속해 흘러가는 시간에 불과한 거라고. 어른이 되었어도 나의 내면, 육체안에 깃든 나를 구성하는 무언가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숫자가 하나씩 오를 때마다, 혹은 입고 있는 유니폼이 바뀔 때마다 그에 맞는 역할극을 아둥바둥 수행하고 있다. 너무도 오래 전에 읽은 글이라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무라카미 류는 그의 소설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성이 그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유아적 퇴행'을 하는 현상을 묘사한 적이 있다. 사랑하는 이 앞에서는 나이와 직책에 맞는 역할극을 할 필요가 없어 사회적 갑옷을 벗어 던지고 본래의 그 자신에 가까운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홀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어쩌면 다른 의미의 또 다른 퇴행일 수 있지 않을까. 기존 사회적 맥락을 벗어나 자신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본래의 나로 되돌아가는 경험 말이다. 열등감 덩어리였던 20대 무렵 홀로 떠난 타국으로의 여행은 필자에게 새로운 재충전의 기회가 됐다. 나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없는 그곳에서 사름들은 편견 없이 나를 받아들여줬고, 나는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최악'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세월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지금은 그때처럼 민감한 감수성도, 열등감도 없어지고 둥글둥글 배나 온 아저씨가 됐지만 아직 자신의 인생에서 모서리가 살아 있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경험의 측면에서 홀로 떠나는 여행이든 동행이 있는 여행이든 여행은 좋은 선택지 중 하나다. 베트남 속 베네치아 메가 그랜드월드 하노이 하노이 여행 이틀차, 일행의 제안으로 최근에 새로 생긴듯한 명소인 메가 그랜드월드 하노이에 가기로 했다. 그랩으로 택시를 불러 갔는데 도착하고 나서야, 하노이 시내와 이곳을 왕복하는 무료 셔틀 버스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택시를 타고 길에 내리자 파스텔톤, 형형색색의 건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유럽의 어느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듯한 건축 양식이었다. 베트남 우기인 7월 이었지만 햇살이 피부를 파고 들정도로 따가워서 우산을 양산 대용으로 들고 다녔다. 가장 먼저 보이는 '콩 카페'에서 코코넛 커피를 마시면서 어디부터 둘러볼지 계획을 세웠다. 그랜드월드 하노이는 물의도시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한 대형 쇼핑, 문화 시설이다. 한국의 교외형 아울렛과 작은 놀이동산을 합친 듯한 느낌이었다. 평일 오전 방문이어서 주점과 식당 등 많은 가게들이 영업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도로변쪽에 '한국'을 모티브로 한 한국거리도 있었는데 카카오 캐릭터를 파는 상점이 정식 오픈을 앞두고 준비 중이었다. 다이소에서 1000원이면 살 수 있을 듯한 카카오 편지지가 현지 가격으로 2000원이 넘는 아주 비싼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관세가 붙었다고는 해도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아주 비싼 가격표에 한류 프리미엄 파워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강을 따라 걸으며 양쪽 상점가를 순서대로 둘러 볼 수 있었다. 옷을 파는 매장, 각종 장식품과 기념품을 파는 매장, 식당과 카페 등 셀수 없이 많았다. 이곳 저곳 둘러 보면 연신 사진을 찍었다. 더운 날씨 탓에 구석구석 둘러보는 것은 포기하고 다시 카페에 들려 음료수로 목을 축였다. 돌아갈 때는 블로그를 검색해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무료 셔틀버스는 강의 한쪽 끝, 길 건너 정류장에서 탈 수 있었다. 오바마 분짜먹고 호아로 감옥 박물관 무료 셔틀 버스 하차역은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 인근이었다. 지도를 검색하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하노이 명소인 '오바마 분짜' 식당으로 향했다. 'HUONG LIEN' 분짜라는 식당으로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곳 중 하나다. 1층 식당의 벽면에는 오바마 방한 당시 사진이 걸려 있고, 메뉴 중에도 맥주를 포하만 오바마 세트가 있다. 식당 2층으로 올라가면 실제로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앉아서 식사를 했던 테이블이 유리로 차단돼 있어 당시를 기념하고 있다. 분짜의 맛 자체는 베트남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분짜보다는 사이드 메뉴로 시킨 튀김류가 더 맛있었다. 하노이에는 유명한 분짜 집이 셀 수 없이 많으므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숙소 근처 식당에 가길 추천한다. 정보가 없다면 숙소(호텔)의 카운터에 물어봐도 대부분은 친절하게 대답해 준다. 분짜를 먹고는 다시 도보로 이동했다. 중간에 더위를 식힐 겸 사파에서 봤었던 '카파' 카페에 들렸다. '카파' 카페가 프랜차이즈였다는 걸 이때 알았는데 사파에서 먹었던 것보다 음료의 맛은 별로였다. 한동안 걸어서 호아로 감옥 박물관에 도착했다. 19세기 말 프랑스 점령군에 의해 건설된 감옥이다. 매우 큰 부지로 1953년에는 2000명 이상이 수용됐다고 한다. 박물관이 초입에는 당시 수용자들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동상 모형이 있다. 프랑스군이 물러난 이후 이 감옥은 베트남 전쟁 당시 다시 베트남 인민군의 수용소로 사용됐다. 당시 고문도구와 처형도구 등이 있고 인상깊었던 점은 미군 파일럿의 옷과 장비들도 있었다는 점이다. 전쟁 당시 추락한 미국 파일럿인듯 보였는데 감옥에 넣는 대신 굉장히 극진한 대접을 해준 모양이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점 푸드코트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저녁을 먹기 위해 그랩을 타고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점에 방문했다. 하노이에 지어진 초대형 쇼핑몰로 '서호'라는 거대한 호수가 있어 잠실에 있는 롯데몰과 흡사한 분위기였다. 쇼핑몰 고층에 위치한 고급 식당가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하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먹었다. 김밥과 떡볶이 등을 파는 한식관도 있었는데 한국 음식을 찾는 현지인, 외국인 관광객이 상당히 많았다. 푸드코트의 대형 TV 화면에서는 셰프용 검은 장갑을 낀 주방장이 불고기를 만들고 멋있는 요리를 하다가 마지막에 완성품인 김밥을 심혈을 기울여 자르는 장면이 나왔다. 일류 셰프 복장을 한 사람이 김밥을 심혈을 기울여 자르는 장면에서 웃음이 나왔는데 베트남에서는 길거리 음식인 김밥이 한류 버프를 받아 고급 요리로 인식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행과 초밥 도시락과 닭고기 도시락을 하나씩 먹고 숙소로 복귀했다. 쇼핑몰을 돌아보는 중에 엄청나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일정 중에는 큰 비가 내리지 않아 럭키비키인 하루였다. #OBJECT0#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1-02 13:34:43'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개점 1년만에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올 연말까지 누적 매출 3000억원 돌파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롯데는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공을 기반으로 베트남 추가 점포도 검토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9월 22일 공식 개점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지난 1년간 진기록을 쏟아냈다고 1일 밝혔다. 우선 개점 1년도 채 안된 시점에 1000만명의 누적 방문객을 돌파했다. 이는 860만으로 추산되는 하노이의 인구수를 훌쩍 뛰어 넘는다. 독립기념일 연휴였던 지난 달 3일에는 하루에만 10만명의 고객이 내방해 일 방문객 최대 기록도 갈아치웠다. 개점 122일만인 지난 1월에는 최단기 매출 1000억원도 달성했다. 이후 2000억원 매출 달성에 단 5개월이 걸렸다. 롯데백화점 측은 "올 초 베트남의 설이자 최대 명절인 '뗏' 연휴기간에는 가족 단위 고객을 중심으로 약 20만명이 쇼핑몰을 찾으며, 롯데몰은 하노이 시민들을 위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1년여 간 여정은 현지 쇼핑 문화의 지형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상품의 구색에만 치중하던 여타 쇼핑몰과는 달리 혁신적인 차별화 요소를 도입해 호평을 얻으며 하노이의 자부심으로 떠올랐다. 하노이 최대 호수인 서호를 조망에 둔 유려한 입지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찾아 보기 힘든 프리미엄 브랜드, 휴식, 체험, 문화, 미식, 서비스 등 쇼핑에 동경하던 모든 것을 갖춘 '슈퍼 쇼핑 컴플렉스'로 통한다. 축구장 50개에 맞먹는 10만 7000평의 광활한 면적에 들어선 미래형 쇼핑몰을 비롯해 호텔, 마트, 시네마, 아쿠아리움 등 롯데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통해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롯데몰의 인기는 국내에서 진출한 'K 브랜드'의 역할도 크다. 30여개 한국 브랜드는 패션, 음식, 즐길 거리 등 다방면에서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분식 브랜드인 '두끼', 고깃집인 '이차돌' 등 K 푸드와 함께 캐주얼 패션 브랜드인 'MLB', 어린이를 위한 키즈 파크인 '챔피언 1250' 등은 전 매장 중 매출 상위 10% 안에 드는 인기 매장들이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호치민의 투티엠 신도시 내 상업시설을 조성하는 등 베트남 내 점포를 확대하기 위해 추가 부지도 검토 중이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10-01 18:26:40[파이낸셜뉴스] "유럽에 가서 사진을 찍고, 일본에 가서 맛있는 라멘을 먹고 '아 좋은 경험이야' (라고 하는데) 그건 경험이 아니에요. 그냥 놀러 간 거지. 경험은요. 피땀 흘려서 노력해서 얻는 게 경험이에요." 위 문장은 최근 본 유튜브 숏츠에서 방송인 박명수씨가 한 말을 옮긴 것이다. 댓글에는 "경험이라는 걸 핑계삼아 하는 사치와 허세를 꼬집는 말"이라며 대체로 공감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소수지만 경험을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다는 내용도 있었다. 해외 여행도 비슷하다. 어떤 사람들은 청년 시절 반드시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여행을 해보라고 조언한다. 반면 청년 시절은 참고 견디고 인내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여행과 같은 사치를 부리는 것보다 저축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거다. 개인적으로 "여행은 대체로 좋은 경험이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체로'라는 전제가 붙은 것은 여행이 좋은 경험이 되기 위해서는 그 여행을 온전하게 즐기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개인의 '준비상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행이 좋은 경험이 된다는 것은 여행을 통해 한 개인의 내면이 확장되고, 사고의 깊이가 깊어지는 순간에 노출되는 상황이 많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하게 호텔에서 쉬면서 사진이나 찍고 돌아온다면 '휴식'은 될지언정 '경험'이 되기는 어렵다. 경험이라는 것은 콩나물에 물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 대부분의 물은 흘러가 버리지만 아주 미량의 물은 콩나물의 뿌리를 통해 흡수된다. 여행이라는 경험도 콩나물에 물을 주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다만 개개의 콩나물의 뿌리가 얼마나 튼튼한 가에 따라 물을 흡수할 수 있는 정도는 다르다. 아주 튼튼한 콩나물은 물의 수분과 함께 미량의 미네랄과 무기질도 다 빨아들일 것이다. 반면 허약한 콩나물은 대부분의 물을 그냥 흘려 보낼 것이다. 누군가에게 인도는 인생여행지가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 인도는 그냥 더럽고 불편한 여행지로 기억되기도 한다. 이는 인도라는 여행지가 주는 다양한 경험들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 가치, 깊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시인 류시화는 10여 년 동안 인도를 여행하고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라는 책을 펴냈다. 류시화라는 콩나물이 인도라는 토양, 태양, 대기에서 아주 많은 것을 흡수하고 한번 더 성장해 책이라는 결과물을 낳은 것이다. 그는 거리의 걸인도 스승으로 여기며 질문을 던지고 배웠다. 반면 인도에 가서 인도의 더러운 물과 낙후한 시설, 길거리의 거지들에게 불쾌감을 느끼기만 했다면 그의 인도 여행은 잠시 스쳐가는 바람에 불과했을 것이다. 여행지에서 지갑을 도둑 맞은 상황을 가정해 보자. 누군가는 그 일에 대해 단순히 화가나고 짜증이 난다거나 이번 여행은 망쳤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 현지 경찰을 만나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며 새로운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해당 나라의 경찰 시스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될 수도 있고, 도움을 준 서로 다른 피부색의 여행자와 친구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여행이 좋은 경험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여러가지 전제가 있겠지만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사전 독서'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뇌는 독서를 통한 간접 경험과 실제 경험을 구별하지 않는다고 한다. 독서를 통해 경험을 양분으로 바꾸는 근력을 평소에 쌓아 둔다면 여행을 통해 느끼는 경험의 폭도 더 커질 것이다. 독서를 통해 가보지 못한 세계 곳곳을 상상으로 여행하며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올릴 수도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리고 '보는 만큼 이해하고 성장할 수 있다'. 김영하 작가는 그의 책 '여행의 이유'에서 "여행은 몸으로 읽어야만 하는 텍스트"라고 말했다. 책도 마찬가지다. 책 안에 있는 것은 단순히 흰색 종이와 검은색의 글씨지만 그 것을 읽어내고 어떻게 해독해 내느냐에 따라 독서의 효과도 사람마다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방송인 박명수씨가 말한 유럽에 가고, 일본에서 라멘을 먹는 것이 경험이 되지 않는 것은 책을 읽을 때 글자만 쳐다보고 그것을 해독해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럽에 가서 사진을 찍고, 일본에서 라멘을 먹더라도, 혹은 인도에 가서 거지에게 지갑을 도둑 맞더라도 그것은 얼마든지 경험이 될 수 있다. 슬리핑 버스타고 사파에서 하노이로 전날 판시판 산과 깟깟 마을을 하루에 다 둘러 보느라 매우 피곤했다. 하지만 이날은 아침 7시30분에 슬리핑 버스를 타고 하노이로 이동해야 해서 새벽 같이 일어났다. 버스 집결지에 도착한 뒤 표를 받았다. 출발까지 시간이 남아 작은 노점에서 '반미'를 하나 사 먹었다. 노점 반미는 '복불복'인데 이날은 '불복(별로)'이었다. 버스 내부는 1980년대 유행했을 법한 유흥주점처럼 촌스러운 핑크색으로 도배돼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잠만 잘 생각이었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었다. 중간에 2번 정도 휴게소에 들렸고, 그 중에 한 번만 내려서 화장실에 들렸다. 약 6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하노이에 도착했다. 버스에 내리는데 하노이는 한국의 장마철처럼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가장 가까운 은행에서 비를 피하며 그랩으로 차를 불렀다. 사파와 달리 바로 차가 배차됐다. 비내리는 하노이 거리를 차를 타고 빠져 나갔다. 베트남은 그 전에 여러번 와봤었지만 하노이는 또 다른 도시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경제도시 호치민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오래되고 조금 더 시골스러운 인상이었다. 숙소는 하노이의 중심 '호안끼엠 호수'를 도보 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델리카 호텔'이란 곳이었다. 체크인을 할 때 점원이 지도를 펴고 근처의 가볼만한 곳, 에그 커피 맛집 등을 세세하게 설명해줬다. 생각보다 과하고 친절한 응대에 놀랐는데 근방 호텔의 경쟁이 치열해 다른 곳도 비슷한 모양이었다.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왔다. 밖은 여전히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다. 저녁은 베트남 곳곳에 매장이 있는 '피자포피스'란 곳에서 먹었다. 화덕 피자 맛집으로 유명한 곳으로 매번 베트남에 갈 때마다 리스트에는 올렸지만 가본적은 없는 곳이었다. 한국에서 먹는 가격의 70~80% 수준으로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피자는 나쁘지 않았다. 일행과 함께 루콜라와 생햄이 들어간 피자와 먹물 파스타를 시키고 1+1인 드래프트 맥주를 시켰다. 테이블이 아닌 바에 앉았는데 눈 앞에서 피자가 구워지는 화덕을 직접 볼 수 있는 점은 좋았지만, 열기가 있어서 조금 더운 것은 단점이었다. 우리가 피자를 먹을 때는 만석이라서 자리를 옮길 수도 없었다. 피자를 먹고는 노점에서 파는 망고빙수 맛집 '호아베오'에서 망고빙수를 먹었다. 냉동망고 같긴 했지만 우리돈 3000원 정도에 두 명이서 충분히 먹을만한 양이었다. 녹손사원, 에크커피, 기찻길 거리에서 맥주 한 잔 까지 디저트를 먹고 호안끼엠 호수 안에 있는 녹손 사원을 방문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전시실에 커다란 자라 두 마리를 볼 수 있다. 15세기 중국 명나라가 쳐들어 왔을 때 호수에서 칼을 찾은 한 어부가 명나라를 몰아내고 스스로 황제의 자리까지 올랐다고 한다. 레타 이투왕이란 왕인데 그는 호숫가에서 감사제를 지내는데 자라가 올라와 칼을 채깠다고 한다. 그래서 호안끼엠 호수를 '되돌려 준 칼의 호수'라고 한다고 한다. 이런 전설이 있는데 현장에서 듣기로는 "자라가 왕에게 칼을 물어다 줬다"고 한다. 녹손사원을 둘러보고는 하노이의 명물 에그커피를 맛보기 위해 '카페 지앙'으로 향했다. 하노이 에그 커피의 원조라고 알려진 곳이다. 1946년 응우옌 지앙이라는 바리스타가 당시 귀했던 우유를 대신해 달걀 노른자를 사용해 커피 크림 맛을 낸 것이 유래라고 한다. 하노이 곳곳에서 에그커피를 맛볼 수 있는데 다른 가게의 기준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리뷰에 "카페 지앙 보다 맛있는 최고의 에크 커피"라거나 "카페 지앙이 낫다"라는 등의 글을 여럿 볼 수 있다. 좌석은 조금 좁지만 한 번쯤은 가볼만한 곳이다. 에그 커피를 맛보고는 '하노이 기찻길'에서 맥주를 한 잔 했다. 하노이 기찻길은 철로를 따라 수십, 수백개의 카페와 펍이 자리를 잡고 있다. 기찻길을 접한 카페와 펍에서 음식을 먹다보면 매 정시쯤에 기차가 지나간다. 운이 좋으면 50㎝도 되지 않는 코 앞에서 실제로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며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기찻길 한복 판에서 사진을 찍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을 구경하는 것도 나름 운치가 난다. 특히 이날은 비가 왔기 때문에 덥고 축축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시원한 맥주를 마시기에는 그것 또한 나쁘지 않았다. 'Ga Dong Duong'이라는 카페에서 시그니처 맥주를 마셨다. 이렇게 하노이에서의 첫 하루가 지났다. #OBJECT0#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0-01 17:43:05[파이낸셜뉴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개점 1년만에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올 연말까지 누적 매출 3000억원 돌파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롯데는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공을 기반으로 베트남 추가 점포도 검토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9월 22일 공식 개점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지난 1년간 진기록을 쏟아냈다고 1일 밝혔다. 우선 개점 1년도 채 안된 시점에 1000만명의 누적 방문객을 돌파했다. 이는 860만으로 추산되는 하노이의 인구수를 훌쩍 뛰어 넘는다. 독립기념일 연휴였던 지난 달 3일에는 하루에만 10만명의 고객이 내방해 일 방문객 최대 기록도 갈아치웠다. 개점 122일만인 지난 1월에는 최단기 매출 1000억원도 달성했다. 이후 2000억원 매출 달성에 단 5개월이 걸렸다. 롯데백화점 측은 "올 초 베트남의 설이자 최대 명절인 '뗏' 연휴기간에는 가족 단위 고객을 중심으로 약 20만명이 쇼핑몰을 찾으며, 롯데몰은 하노이 시민들을 위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1년여 간 여정은 현지 쇼핑 문화의 지형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상품의 구색에만 치중하던 여타 쇼핑몰과는 달리 혁신적인 차별화 요소를 도입해 호평을 얻으며 하노이의 자부심으로 떠올랐다. 하노이 최대 호수인 서호를 조망에 둔 유려한 입지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찾아 보기 힘든 프리미엄 브랜드, 휴식, 체험, 문화, 미식, 서비스 등 쇼핑에 동경하던 모든 것을 갖춘 '슈퍼 쇼핑 컴플렉스'로 통한다. 축구장 50개에 맞먹는 10만 7000평의 광활한 면적에 들어선 미래형 쇼핑몰을 비롯해 호텔, 마트, 시네마, 아쿠아리움 등 롯데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통해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롯데몰의 인기는 국내에서 진출한 'K 브랜드'의 역할도 크다. 30여개 한국 브랜드는 패션, 음식, 즐길 거리 등 다방면에서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분식 브랜드인 '두끼', 고깃집인 '이차돌' 등 K 푸드와 함께 캐주얼 패션 브랜드인 'MLB', 어린이를 위한 키즈 파크인 '챔피언 1250' 등은 전 매장 중 매출 상위 10% 안에 드는 인기 매장들이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호치민의 투티엠 신도시 내 상업시설을 조성하는 등 베트남 내 점포를 확대하기 위해 추가 부지도 검토 중이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10-01 10:42:49[파이낸셜뉴스]신한은행은 지난 2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해외금융협력협의회(CIFC), 베트남은행전략연구원(BSI)과 함께 주최하고 금융위원회, 베트남 중앙은행이 후원하는 ‘한국-베트남 금융 협력 포럼’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약 86개 금융기관, 170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한-베 금융 시너지 강화’를 주제로 △베트남 금융산업의 ESG 현황과 발전 방향 △글로벌 ESG 트렌드와 한국의 대응 전략 △신한은행의 ESG 이니셔티브 △베트남 Agribank의 ESG 이니셔티브 등 양국의 ESG분야 연구 결과와 경험을 공유하고 상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022년 디지털금융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 개최에 이어 ESG 분야로 협력의 범위를 확장하고 양국간 신뢰를 공고히 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양국의 금융 협력 및 경제발전을 위해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그룹은 2015년부터 바이크런 행사를 열러 베트남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해 1200여대의 자전거를 기부해 왔으며 뚜에꽝 및 롱안 지역에 3413그루 나무 식재, 태풍 ‘야기’ 피해복구를 위한 성금 20억동(VND) 기부 등 ESG 활동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4-09-26 11:18:29[파이낸셜뉴스] 소상공인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삼각편대가 결성돼 하노이에서 결실이 맺어졌다. 30일 한진에 따르면 전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주관의 베트남 하노이 현지 한류상품 판매 오프라인 매장 '두근두근(Dook’n Dook’n)'이 문을 열었다. 개소식에는 노삼석 한진 사장과 조현민 사장이 참석해 상생을 위한 협력의 뜻을 다졌다. 이번 베트남 오프라인 매장 개점은 지난 23일 소진공이 동반성장위원회 및 한진과 함께 소상공인의 해외 진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체결한 3자간 업무협약(MOU)의 일환이다. 한진은 국내 소상공인의 상품을 베트남 현지 매장까지 안전하고 신속하게 운송하는 전담 물류사 역할을 맡게 됐다. 한진은 이번 협약과 개소식을 계기로 향후 베트남 뿐 아니라 대만·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로 확장해 더 많은 국내 소상공인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8-30 09:45:34[파이낸셜뉴스] 얼마 전 베트남 하노이와 근교 도시인 사파, 닌빈, 하롱베이 등을 둘러보는 7박 8일 휴가를 다녀왔다. 올해 들어서만 태국 치앙마이, 인도네시아 발리에 이어 세 번째 해외여행이었다. 하노이로의 여행 역시 좋았고 좋은 기억도 많이 남았다. 하지만 잦은 해외여행이 항상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노이로의 여행을 반추하며 '이환주의 내돈내산'을 쓰려고 하는데 이번엔 이상하리만치 글이 나가질 않았다. 수년 전에 우연히 봤던 유튜브 영상을 다시 찾아봤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해외여행의 단점'이라는 제목의 영상이었다. 영상 속 화자는 해외 여행의 단점으로 4가지를 꼽았다. △평소의 리듬이 깨진다 △새로움에 무뎌진다 △인관관계가 단절된다 △돈을 모으기 힘들다 등이다. 모두 공감가는 내용으로 특히 두 번째가 가장 와 닿았다. 영상 속 화자 역시 자신도 들은 얘기라며 "전세계를 탐방하는 탐험가가 지구의 거의 모든 오지를 둘러본 뒤에 자살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행을 반복하면 새로운 곳을 가도 전에 어딘가에서 봤던 것 같은 기시감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원데이 여행 프로그램을 이용해 봐도 어딘가 비슷한 프로그램이 반복된다. 중간 중간 라텍스 베개를 파는 상점에 들리고, 기념품 가게에서 쇼핑을 강요 받고 뭐 그런 코스의 반복이다. 앞서 말한 유튜버는 여행을 못간다고 슬퍼하지 않아도 되고 해외 여행을 한다고 해서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여행을 하면 나를 더 잘 이해하고, 여행을 함께 하는 동행이 있다면 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도 덧붙인다. 모처럼 직항인데..MS대란 웬말이냐 지난 7월 19일, 인천공항에서 밤 9시40분에 하노이로 출발하는 제주항공 비행기를 타기 위해 7시쯤 공항에 도착했다. 평소에는 티켓값 절감을 위해 경유 항공편을 사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직항 티켓이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발 IT 대란이 터졌다. 발권을 위해 항공사 창구로 갔더니 양의 창자처럼 대여섯 번은 굽어질 줄이 늘어서 있었다. 항공사 전산 시스템이 마비돼 일일이 수기로 확인하고 티켓을 발권하는 등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1시간 지연 안내가 문자 등을 통해 왔지만 이후부터는 문자도 없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간이 이어졌다. 발권을 위한 대기 줄에는 밤 11시 비행기 승객도, 새벽 2시 출발 승객도 섞여 있었다. 항공기 이륙 시간이 임박한 경우 제주 항공 직원들은 줄을 서 있는 승객을 일일이 확인해 프리 패스로 먼저 안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노이발 항공편 이륙 시간이 다가와 직원에게 물어보니 "더 지연될 것 같으니 그냥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는 안내만 할 뿐이었다. 두 세시간 정도 더 기다리자 드디어 내 차례였다. 내 앞으로 수백 명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하노이 발 비행기에 못탄 몇몇 승객들을 따로 확인해 티켓을 먼저 끊어줬다. 티켓을 끊고, 입국 수속을 마치고, 서둘러서 비행기에 탔다. 비행기에는 이미 대부분 승객이 타고 있었고 내가 뒤에서 4~5번째 승객이었다. 마지막 승객이 탑승을 할 즈음 먼저 비행기에 타 개시던 남성분이 고함, 호통을 치며 애꿎은 항공사 직원들에게 성을 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옆자리 승객에게 물어보니 거의 2~3시간 가까이 비행기에 탑승한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비행기 지연의 답답한 점은 직원들도 언제 문제가 해결될지 몰라 제대로 안내를 할 수 없고, 승객들은 승객대로 짜증이 쌓인다는 점이다. 그나마 밤 비행기였기에 망정이지 오전, 오후 비행기의 경우 경유 비행기를 놓치거나, 일정에 차질을 빗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어쨌든 자리를 잡고는 피곤해서 바로 잠에 빠졌다. 눈을 뜨니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이었다. 하노이 공항 노숙..슬리핑 버스 타고 사파로 새벽 늦게 하노이 공항에 도착해서 사람이 없는 공항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하노이 시내로 들어가지 않고 다음날 아침 바로 '사파'라는 도시로 이동을 하는 동선이었기 때문이다. 노트북에 영화를 몇 편 저장해 뒀지만 피곤해서 그냥 백팩을 배고 두 세시간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공항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미리 예약해둔 슬리핑 버스를 탔다. 미리 안내 받은대로 공항 외부 가장 끝쪽 기둥에서 기다리니 슬리핑 버스가 왔다. 짐을 실고 6시간 가까이 이동이 이어졌다. 사파에 도착한 뒤에는 다시 작은 벤으로 옮겨타고 호텔까지 이동했다. '에덴 센트럴 호텔&스파'라는 곳으로 도심지 중앙에 있어 이동하는데 편리했다. 아침을 먹고 꽤나 오랜 시간 굶었기 때문에 호텔 체크인을 하자 허기가 밀려왔다. 첫 끼는 '헬로 베트남'이라는 식당에서 해결했다. 목이 말라 하노이 맥주를 벌컥 들이켜고 짜조, 볶음밥, 코코넛 커리 등을 시켰다. 코코넛 커리는 한국식 즉석 카레에 후추를 추가하고 야채를 크게 썰어 넣은 맛으로 가격대비 훌륭했다. 볶음밥과 짜조 역시 평균 이상으로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는 사파 시내를 천천히 둘러봤다. 센트럴 플라자 바로 앞의 공원에서는 전통복을 입은 5~6살 짜리 여자아이들이 춤을 추며 관광객들에게 팁을 받고 있었다. 아직 철이 들기도 전의 어린아이들이 비를 맞으며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짠하 마음이 들었다. 7~8월이 우기라는 사실을 알고 왔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둔 우산을 쓰고 부슬비가 내리는 사파 시내를 둘러봤다. 사파 호수 인근의 한 카페에 들려 에그 커피를 주문했다. 비를 피하고 목을 축인 뒤에는 사파 나이트 마켓으로 이동했다. 중간에 한 호텔에 들려서 내일 여행을 위한 자동차와 운전자를 예약했다. 사파는 하노이처럼 택시나 그랩이 많지 않고, 요금 사기도 많아서 반나절, 하루 단위로 기사와 차를 빌려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약 6만원(120만동)을 지불하고 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차량을 빌렸다. 사파 나이트 마켓은 딱히 볼거리는 없었다. 한국의 토종닭과 다른 검은색 피부의 닭을 많이 팔고 있는게 이색적이라면 이색적이었다. #OBJECT0#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8-09 16:37:02[파이낸셜뉴스] 【하노이=이환주 기자】 지난 7월 24일, 오픈 1년을 막 넘긴 베트남 하노이 복합 쇼핑몰 '롯메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찾았다. 하노이 최대 호수인 서호 인근에 위치해 서울 잠실 석촌 호수 인근에 자리 잡은 롯데타운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하얀 배경에 세련되게 꾸며진 쇼핑몰 내부는 잠심 롯데몰과 여의도 더현대 서울 등을 떠올리게 할 만큼 한국의 대형 쇼핑몰과 견줘도 손색없었다. 몰 내부 영화관인 롯데시네마에서는 방학 시즌을 맞아 '명탐정 코난' 애니메이션이 상영 중이었다. 이곳 영화관은 오픈 후 누적 관람수가 하노이 전체 영화관 중 1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몰은 올 6월 기준 누적 매출 2000억원을 기록했고, 누적 방문객도 800만 명을 넘어섰다. 몰 내부에 마련된 명품 샵과 푸드 코트, 아쿠아리움을 둘러보고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문을 연 롯데마트로 자리를 옮겼다. 현지사람들도 한창 저녁을 먹을 오후 6시30분, 롯데마트 푸드코트는 말 그대로 만석이었다. 매장 내부 TV에서는 요리복을 갖춰입은 셰프가 검은색 라텍스 장갑을 끼고 불고기를 만든 뒤 불고기 김밥을 정성스럽게 썰어내는 화면이 반복 재새으로 나오고 있었다. 분식점에서 흔히 먹는 메뉴인 김밥이 바다 건너 하노이에서는 호텔 요리를 방불케 하는 고급 음식으로 탈바꿈 하는 순간이었다. 롯데마트 푸드코트에서는 김밥, 떡볶이, 튀김 등 한국식 요리는 물론 조리된 면요리, 베트남 음식 등을 선택해 먹을 수 있었다. 또 푸드코트 바로 옆 냉장 코너에서는 초밥, 도시락, 생선회 등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주요 관광지에 있는 롯데마트가 한국인 관광객이 귀국 전 들리는 필수 쇼핑코스로 유명한 것과 달리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점은 현지인 비율이 도적으로 높았다는 점이다. 가족 단위 쇼핑객은 물론 현지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많았다. 현장에서 초밥 도시락과 닭튀김이 들어간 도시락 2개를 결제했다. 가격은 각각 1만원, 3000원 정도로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현지에서 쌀국수 1그릇의 가격은 2700원 정도다. 하노이 봉급생활자의 월평균 소득은 약 50만원 초중반 정도로 알려졌다. 하노이 인구는 약 840만명으로 오픈 초반 롯데몰 방문고객 50% 이상은 35세 미만 젊은 세대 중심이다. 롯데몰 인근에는 시푸트라 등 신도시 개발과 함께 고급 빌라촌과 외국인 거주지역이 밀집해 있다. 또 고위공직자와 자산가가 선호하는 부촌도 있어 배후 수요는 풍부한 편이다. 웨스트레이크 롯데마트의 '요리하다 키친'은 외식 문화가 보편화된 베트남 환경에 맞춘 즉석조리 특화매장으로 오픈 후 꾸준히 성장세다. 음식 조리 과정을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조리대를 개방형으로 설계했다. 또 식품을 구매한 고객이 바로 취식할 수 있는 140석 규모의 공간으로 조성돼 있다. 실제로 웨스트레이크 '요리하다 키친'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누계 매출은 베트남 기존 점포 델리 매장 매출 대비 약 3배 이상 높다. 가장 판매량이 많은 음식은 김밥, 닭강정, 떡볶이 등의 K-푸드다. 마정욱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 전략부문 디렉터는 "'요리하다 키친'의 가장 큰 인기 요소는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K-푸드"라며 "맛과 퀄리티를 지속 유지하기 위해 한국 롯데마트 소속 셰프들이 정기적으로 신상품 레시피를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를 채우고 쇼핑을 위해 롯데마트를 둘러봤다. 베트남 커피 코너를 지나쳐 라면 코너에 이르자 다양한 한국 라면을 만날 수 있었다. 신라면 치킨맛 등 한국에는 없는 라면을 비롯해 오뚜기가 만든 소형 마련도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의 경우 보통 한국 라면 사이즈의 절반 수준인 소형 라면을 먹는데 현지화 전략으로 한국 라면 회사들도 작은 라면을 출시한 것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8-06 15:48:11제네시스BBQ 그룹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동부 신도시인 오션파크에 배달·포장 전문 매장인 'BBQ 오션파크점'을 오픈했다고 15일 밝혔다. 베트남에서 지난 2월 오픈한 'BBQ 가드니아점(직영점)'에 이어 오션파크점은 두 번째 매장이다. 'BSK 타입 가맹점'으로는 첫 번째 매장이다. BBQ의 BSK 매장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시기에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배달·포장 전문 매장으로 론칭 6개월 만에 100호점을 오픈하고 1년만에 300호점을 돌파했다. 오션파크점은 40㎡(약 12평) 규모로, 베트남 최대 항구도시 하이퐁과 관광지로 유명한 할롱 베이로 가는 진입로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는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K-타운 등이 조성돼 있고 베트남에서 가장 큰 교육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빈스쿨도 위치해 있다. 이환주 기자
2024-07-15 18:14:50[파이낸셜뉴스] 제네시스BBQ 그룹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동부 신도시인 오션파크에 배달·포장 전문 매장인 'BBQ 오션파크점'을 오픈했다고 15일 밝혔다. 베트남에서 지난 2월 오픈한 'BBQ 가드니아점(직영점)'에 이어 오션파크점은 두 번째 매장이다. 'BSK 타입 가맹점'으로는 첫 번째 매장이다. BBQ의 BSK 매장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시기에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배달·포장 전문 매장으로 론칭 6개월 만에 100호점을 오픈하고 1년만에 300호점을 돌파했다. 오션파크점은 40㎡(약 12평) 규모로, 베트남 최대 항구도시 하이퐁과 관광지로 유명한 할롱 베이로 가는 진입로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는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K-타운 등이 조성돼 있고 베트남에서 가장 큰 교육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빈스쿨도 위치해 있다. 또한 고급 빌라형 주택 등 주거단지도 밀집돼 있는 곳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가 발표한 베트남 내 배달 플랫폼 이용자 수는 약 1700만 명에 이른다. 또 지난해 베트남 내 음식 배달 시장의 총 주문액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14억 달러를 기록했다. 향후에도 베트남 배달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7-15 10:5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