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가 하반신마비 장애인도 혼자 걷고, 문을 열거나 물건을 옮기는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게 해주는 웨어러블 로봇의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제3회 사이배슬론 국제대회에 출전해 2연패를 달성했다고 28일 밝혔다. KAIST는 2016년 제1회에는 동메달, 2020년 제2회 금메달에 이어 이번 제3회에서도 우승을 거머쥐며 디펜딩 챔피언의 타이틀을 지켜냈다. 사이베슬론은 '사이보그'와 경기를 뜻하는 라틴어 '애슬론'의 합성어로 장애인 선수가 로봇의 도움을 받아 역량을 겨루는 대회다. KAIST팀은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가 이끄는 KAIST 엑소랩과 무브랩, ㈜엔젤로보틱스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하반신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F1'로 27일 열린 사이배슬론에 출전한 26개국 71개팀과 기술력을 겨뤘다.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김승환 선수가 워크온슈트F1을 착용하고 좁은 의자 사이로 옆걸음, 박스 옮기기, 지팡이 없는 자유 보행, 문 통과하기, 주방에서 음식 다루기 등 6개의 미션을 6분 41초만에 끝냈다. 2위와 3위를 각각 차지한 스위스와 태국은 10분을 모두 사용하면서도 2개 미션을 수행하는데 그쳤다. KAIST팀의 주장인 박정수 연구원은 "애초에 우리 스스로와의 경쟁이라 생각하고 기술적 초격차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까지 따라와서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아직 공개하지 않은 워크온슈트F1의 다양한 기능을 계속해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AIST팀이 이번에 개발한 '워크온슈트F1'은 모터가 장착된 관절이 6개에서 12개로 늘었다. 또 모터의 출력 자체도 지난 대회보다 2배 이상 출력이 강화됐다. 발에 있는 6채널 지면반력 센서는 로봇의 균형을 1초에 1000번 측정해 균형을 유지하게 해준다. 장애물을 감지하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인공지능 신경망 구현을 위한 AI 보드도 탑재시켰다. 이와함께 워크온슈트F1은 대회 미션과는 관계 없이, 착용자 스스로 로봇을 착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걸어와 휠체어에서 도킹할 수 있는 기능까지 들어가 있다. 이 과정에서 모든 부품을 국산화했고, 모든 기초기술을 내재화했다. 한편, 공 교수팀은 지난 2020년 대회 이후 ㈜엔젤로보틱스를 통해 웨어러블 로봇을 상용화했다. 2022년에는 의료보험 수가의 적용을 받는 최초의 웨어러블 로봇인 '엔젤렉스M20'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엔젤로보틱스는 지난 3월 코스닥 상장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10-28 09:40:48[파이낸셜뉴스] 음주운전자가 낸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젊은 나이에 은퇴한 전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가 법정에서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사과를 원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제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오창훈 부장판사)는 1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 A씨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을 열었다. 공판에는 피해자 중 한 명인 전 축구선수 유연수씨가 직접 출석해 재판을 지켜보고 발언했다. 유연수는 “제가 사과를 원해도 받지 못한 것이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강력한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치료 상황에 대한 판사 질문에 유씨는 “계속 재활치료 중이다. 재활은 거의 평생 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유연수에 따르면 가해자는 사고 발생 1년6개월여가 지난 이날까지도 그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다. 대신 공탁금과 합의 의사에 대한 언급만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유씨는 이날도 받지 못한 사과에 “화가 많이 났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하는 데 아직도 사과가 없다. 무표정으로 고개만 푹 숙이고 있더라”고 전했다. 이런 비판에 A씨의 변호인은 A씨 가족이 집을 처분하는 등 합의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합의 기회 등을 주기 위해 내달 14일 공판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40분께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의 만취 상태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를 몰다가 차량을 들이받아 탑승자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 차량에는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인 김동준·유연수·임준섭과 트레이너 등이 타고 있었다. 유씨는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 상해를 입어 1년 가까이 재활에 매달렸으나 결국 25세의 젊은 나이에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4-19 08:54:14[파이낸셜뉴스] 서핑을 하다가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를 타고 진료를 보게 된 한 치과의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시각장애인 유튜버가 운영하는 '원샷한솔' 채널에는 '하루아침에 하반신 마비가 된 이유와 생각보다 너무 위험한 이 행동'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영상에는 치과의사 김보현씨가 출연해 하반신 마비가 된 사연을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그는 어느 토요일 진료를 마친 뒤 친구들과 강원도 양양에 서핑을 하러 갔다. 당시 김씨는 처음 해보는 서핑이었는데, 늦게 도착해 준비운동을 잘 하지 못한 채 합류했다. 김씨는 "혈액순환이 잘 안된 상태에서 서핑보드 위에 몸을 굽히고 파도가 오면 파도를 따라가는 패들링을 했다"라며 "(이 동작을 반복하면서) 운이 나쁘게 허리에 있는 혈관에 충격이 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혈관이 충격을 받아서 부으면 좁아지면서 혈액 공급이 안 된다. 그 동작을 반복하면서 신경들이 다 죽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물 안에 있을 때는 부력 때문에 몰랐다가 백사장에 오니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았다"라며 "강습업체도 모르니까 '쉬면 괜찮아진다'고 했는데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신경과에 있는 의사 친구에게 전화를 해 조언을 구했고, "빨리 응급실 가야 된다"라는 말을 듣고 119구급차를 불렀다고 한다. 김씨는 "그때부터 이미 혈액이 점점 공급이 안 되면서 발끝에서부터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 올라왔다"라고 했다. 병원 진료 결과, 김씨의 진단명은 '파도타기 척수병증'(surfer’s myelopathy)이었다고 한다. 이는 서핑을 하다 생기는 신경병증으로, 국내에서는 발병사례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신경과학회지에 따르면, 주로 하와이 등의 태평양 일대 휴양지에서 여러 사례가 보고됐다. 김씨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해 강습업체는 알지도 못했고, 응급실에서도 잘 모르더라"라고 말했다. 김씨는 유튜브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요즘 서핑을 많이 가지만 제 얘기를 듣고 한 명이라도 서핑을 가서 이런 마비 사고가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논문을 찾아본 결과 서핑을 처음 가는 남자들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다. 충분한 준비운동이 안 됐을 때 이런 증상이 오면 중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3-04 09:20:18[파이낸셜뉴스] 장애인들을 돌봐주겠다며 자신의 교회로 데리고 와 감금·폭행하고 이들에게 지급되는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가로챈 목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강도 상해·중감금 치상 혐의로 60대 A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7월부터 14개월간 자신이 운영하는 교회에 중증 지적장애인 50대 B씨를 데려와 감금하고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20년 초 요양병원에서 종교활동을 하다 만난 B씨를 잘 돌봐주겠다며 자신의 교회로 데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교회에 마련된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던 B씨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교회 부지에 마련된 정자에 쇠창살을 설치하고 B씨를 가두기도했다. 이 일로 B씨는 하반신 일부가 마비돼 현재 요양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B씨가 받았던 매달 80만원의 기초생활수급비도 가로채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달 4일 교회 내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던 뇌병변 장애인 60대 D씨의 체크카드와 현금 20여만원을 빼앗고, D씨가 저항하자 마구 폭행한 혐의도 있다. A씨의 범행은 충북도 장애인기관에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D씨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드러났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26 14:38:23[파이낸셜뉴스] 음주운전 사고를 내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에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 상해를 입힌 30대 운전자가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유연수 가족들은 법정에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제주지법 형사1단독(오지애 판사)은 지난 25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과 준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도주 우려를 이유로 법정구속했다. 또 A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관련 기관 5년간 취업 제한 등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40분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한 거리에서 만취 상태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를 몰다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 피해 차량에는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인 김동준·유연수·임준섭과 트레이너 등이 타고 있었다. 이 중 유연수가 크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 상해를 입었다. 유연수는 이후 1년 가까이 재활을 이어왔지만 결국 지난해 11월 25세 나이로 은퇴했다. 선수 생활을 시작한 지 16년 만이었다. A씨는 이와 함께 지난해 1월 15일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추행한 혐의도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없었다"라며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날 오 판사는 선고를 내리며 "피고인은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라며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도 높았으며, 피해자 중 유씨에게 중상해를 입혀 프로축구 선수 은퇴를 하게 만드는 등 피해자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고통을 입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통사고 피해자 1명만 합의했으며, 나머지 피해자들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형사공탁금도 수령을 거부했다. 또한 피고인은 음주운전 처벌 전력도 있다"라며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차량 종합보험에 가입돼 치료비 등이 지원된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유연수 어머니는 선고 직후 "법정에서도 사과 한마디 못 들었는데 형량이 구형량보다 적어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며 "우리 아들은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는데, A씨는 4년 징역 살고 나오면 다시 일상생활을 한다"라고 억울함과 속상함을 토로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1-26 07:20:00[파이낸셜뉴스] 과속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내 20대 프로축구의 선수 생명을 앗아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오지애 판사)은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및 준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35)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는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40분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한 사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던 중 제주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탑승한 차량의 측면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7%로 면허 취소(0.08%) 수준을 넘었다. 그는 제한 속도도 초과해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차량에는 제주유나이티드FC 소속 주전 골키퍼 유연수 선수, 임준섭 선수, 김동준 선수, 윤준현 트레이너, 대리운전 기사 등이 탑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사고 충격으로 차량이 전도됐으며, 사고로 크게 다친 유 선수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다. 진단 결과 전신 87%에 달하는 장애, 회복 기간을 정할 수 없는 정도의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유 선수는 1년간 재활 치료에 힘을 쏟았으나 결국 지난해 11월 은퇴했다. 여기에 A씨는 지난해 1월15일께 제주에서 술을 마시고 자고 있던 여성을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 판사는 "피고인(A씨)은 술을 마시고 자동차를 운전해 교통사고를 일으켜 피해자들에게 중상해를 입혔다. 특히 피해자 유연수는 척추 손상 등으로 결국 프로축구를 은퇴하는 등 피해 결과가 중하다"며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를 추행해 죄질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 판사는 "피해자들 모두 회복하기 어려운 신체·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정 금액을 공탁했으나 피해자들이 거절 의사를 밝힌 점,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결심공판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그는 "피해자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사과할 기회가 있다면 당장 무릎이라도 꿇고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준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선 "아내인 줄 알고 착각했다"는 취지로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1-25 15:39:56[파이낸셜뉴스] 전 제주유나이티드FC 축구선수 유연수가 음주운전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가운데, 가해자는 지금까지 사과 한 마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연수는 최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랙'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했던 사연을 고백했다. 만취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하반신 마비 지난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40분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유연수, 김동준, 임준섭과 트레이너 등 5명이 탄 차량이 A씨(35)가 운전하던 차량에 들이받혔다.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인 만취 상태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를 몰다가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유연수가 크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갖게 됐다. 이후 1년여 재활 치료를 했지만 회복하지 못한 그는 지난해 11월 은퇴했다. 유연수는 사고를 당했던 당시에 대해 "시끄러워서 일어났는데 가슴 밑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꿈인 줄 알았다. 흉추가 부러져 있는 상태인데 고통도 못 느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구급차에 탄 순간부터 등에서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30분 가량 통증을 느끼고 있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어서 깼는데 중환자실이었다"라고 했다. 유연수는 "주치의 선생님이 엄마와 얘기하는 걸 들었다. 평생 누워있든가 휠체어를 타야 된다고 들었다"라며 "엄마는 울고 계시는데 저는 아무렇지 않게 했다. 제가 같이 울면 엄마가 더 슬퍼하실까 봐"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가해자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었다" 이에 MC 유재석은 "가해자를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난다"라고 말했다. 유연수는 "지금까지도 (가해자는) 사과 한마디 없었다. 재판에서는 저희에게 사과를 하려고 했다고 하는데 사실 어떻게든 사과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았다"라며 "정작 저희 부모님, 저, 변호사님, 구단 관계자님은 한 번도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와서 무릎 꿇고 사과했다면 받아줄 의향이 있었는데, 화가 나더라"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분노 유발자는 음주운전자만이 아니었다. 유연수에 따르면 그가 선임했던 변호사가 재판 당일에 나타나지 않았다. 유연수는 "(변호사 측에) 전화를 했더니 '한번 찾아볼게요' 하더니 연락이 없었다. 첫 재판은 안 가도 된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변호사마저 첫 재판 불출석.. 구자철이 도움 줘 곤란했던 당시, 유연수를 도와준 사람은 구자철 선수였다. 유연수는 "재판 당일 구자철 형 변호사님이 부모님께 연락해 가도 되겠냐고 물어보셨다. 한 명 보다는 두 명이 나을 거라고"라며 "구자철 형 변호사가 안 갔으면..재판에서 제가 일반상해 전치 32주 환자로 돼 있었다. 저는 지금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갖고 있는데"라고 했다. 현재 기존의 변호사는 해임됐고, 구 선수 변호사가 무료로 재판을 담당하고 있으며 추가 비용은 구 선수가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유연수의 축구선수 생명을 앗아간 음주운전 가해자 A씨에 대해 제주지검은 지난해 12월 14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A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 명령,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7년 등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 외에 지난해 1월 15일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추행, 준강제추행 혐의도 받고 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25일 진행될 예정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1-19 07:20:13[파이낸셜뉴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하반신 마비로 은퇴한 축구선수 유연수가 선배 구차절 선수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며 미담을 전했다. 유연수 전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는 지난 15일 YTN '뉴스라이더'에 아버지 유웅삼씨와 함께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연수는 지난해 10월 18일 오전 5시40분쯤 팀 동료 김동준과 임준섭, 트레이너 윤재현과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가해 차량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운전자였던 트레이너를 포함해 동승자들은 타박상 정도의 부상을 당했지만 유연수는 크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았다. 그는 사고 후유증으로 25살의 젊은 나이에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고 1년만에 은퇴하게 됐다. 유연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의사선생님은 평생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고 재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라며 "휠체어를 타면 축구를 못한다는 생각에 제일 슬펐다. 많이 울기도 했고 많이 좌절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해자는 연락 한 통 없었고,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사고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데 유연수는 같은 팀 선배였던 구자철이 도움을 줬다고 했다. 아버지 유웅삼씨는 "10월 26일에 첫 공판이 있었다. 연수는 재활, 저는 연수 옆에서 간병, 아내는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해서 아무도 갈 수가 없었다. 선임한 변호사도 제주도에 안 내려갔다"라며 "그때 구자철 선수 변호사가 연락이 와서 '저희가 공판에 참석해 변론을 해도 괜찮겠냐'라고 물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상해, 하반신 마비인데 32주 진단으로 해서 일반상해로 기소가 됐다더라. 그 부분을 구자철 선수 변호사가 변론해 중상해로 공소장이 변경됐다"라고 설명했다. 구자철은 사고 이후 유연수에 직접 연락해 위로하기도 했다. 유연수는 "자철이 형이 그때 월드컵 때문에 카타르에 가 있었는데 자기도 어릴 때 힘들었던 거 어떻게 이겨냈는지 얘기해 주면서 장문의 카톡을 보내왔다"라며 "그걸 보면서 힘을 얻고 버텼던 것 같다"라고 했다. 한편 지난 11일 제주 유나이티드는 경기 하프타임 중 유연수 은퇴식을 진행했다. 유연수는 앞으로 장애인 스포츠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알아보니 장애인 스포츠가 잘 되어 있더라.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해서 잘 맞는 스포츠나 좋아할 수 있는 스포츠를 해서 꼭 패럴림픽에 나가고 싶다"라고 전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1-16 14:49:26[파이낸셜뉴스] 독감 치료 주사를 맞은 뒤 아파트에서 추락해 하반신이 마비된 고등학생에게 병원이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병원 측이 학생에게 부작용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독감치료 주사제 부작용 설명 안한 병원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2부(주채광 부장판사)는 김모씨(21)와 그 부모가 경기도의 A병원과 소속 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김씨에게 5억7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김씨는 16살이던 지난 2018년 12월22일 전신 근육통과 고열 증상으로 A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김씨에게서 A형 독감 양성 반응이 확인되자 A병원 의료진은 김씨에게 독감 치료 주사제인 페라미플루를 접종했다. 증상이 호전된 김씨는 약 한 시간 뒤 경구약을 처방받고 귀가했지만, 의료진으로부터 경구약과 페라미플루 주사 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날 오후 2시께 김씨는 거주하던 아파트 7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허리와 등뼈 등 골절을 입었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하반신 마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부모는 외출해 집을 비운 상태였다. 페라미플루 부작용으로 '정신이상' 주장.. 법원 인정 김씨와 부모는 사고 원인이 정신이상과 이상행동을 일으키는 페라미플루의 부작용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병원이 투약 시 이런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엎드려 자고 있었는데 떨어지는 꿈을 꾸고 나니 병원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고 구급활동 일지에도 김씨는 추락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무의식 상태라고 쓰여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병원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페라미플루 부작용으로 정신·신경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런 부작용은 특히 소아·청소년들에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병원 측은 김씨와 보호자에게 부작용 발생 가능성과 투약 후 2일간은 김씨가 혼자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행동을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는 주의사항과 요양 요법에 대한 지도·설명의무를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돌아갈 때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김씨가 집에 혼자 머무는 동안 사고가 일어났다"면서 "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타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부연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의 일실소득(잃어버린 장래의 소득)과 치료비 등을 고려해 청구된 6억2900여만원이 아닌 5억7000여만원으로 손해배상액을 정했다. 김씨의 부모에게도 위자료 등으로 700만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의협 "독감 증상인지, 주사제 부작용인지 불명확" 유감 표명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환자와 가족에게 위로를 전한다면서도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했다. 의협은 "학계 보고 등에 따르면 해당 환자의 신경 이상 증세가 독감 증상인지 치료 주사제의 부작용인지 불명확하다"며 "기존 법리에 비춰봤을 때도 의사가 설명해야 하는 범위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사가 최선을 다해 진료해도 치명적인 결과를 피하지 못할 수 있는 것이 의료행위의 본질적 한계"라며 "고의가 아닌 오진이나 불가항력적 의료 사고 등에 엄격한 형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의료행위의 본질과 특수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재도 소아청소년과,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전공의 정원 미달로 수술이나 진료 자체가 붕괴할까 우려된다"며 "이런 판결이 반복되면 의료진의 소신 있는 진료를 위축시키고,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가속해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1-01 06:30:50[파이낸셜뉴스] 뇌성마비로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는 승객에게 기내 휠체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승객이 좌석에서 출입구까지 기어가게 만든 항공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과 캐나다 CBC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사는 로드니 호긴스(49)는 지난 8월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밴쿠버에서 라스베이거스행 에어캐나다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치욕적인 일을 겪었다. 비행기가 라스베이거스 공항에 도착했을 때 승무원은 호긴스에게 기내 이동 서비스(기내 휠체어)를 제공할 수 없고, 그가 혼자 힘으로 비행기에서 내려야 한다고 전했다. 뇌성마비를 앓는 호긴스는 다리를 움직일 수 없어 평소 전동 휠체어로 이동한다.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경우 비행기 복도가 좁아 전동 휠체어를 이용할 수 없기에 항공사가 제공하는 비행기 전용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곤 했다. 부부는 처음에 승무원이 농담한다고 생각했지만 승무원은 “다른 비행도 있다”며 알아서 내릴 것을 독촉했다. 결국 호긴스는 상체의 힘으로 바닥으로 내려가 12열의 좌석을 지나 출구까지 이동해야 했다. 그는 “아내도 뒤에서 내 다리를 들고 거의 기듯이 통로를 빠져나가야 했다”며 “조종사, 부조종사, 승무원 등 8명 정도의 에어캐나다 승무원들은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호긴스의 아내는 자신의SNS에 이 사건을 알렸다. 그녀는 “우리가 기어서 비행기에서 내리는 동안 승객들은 시선을 피하고,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라며 “남편은 다리를 다쳤고 나는 허리를 다쳤지만, 감정적으로 훨씬 더 많은 상처를 입었다. 에어캐나다는 내 남편의 인권을 짓밟았다”고 토로했다. 에어캐나다 측은 즉시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이동 지원 서비스를 이용해 비행기 내외로 안전한 운송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러한 심각한 서비스 중단 사태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조사하고 라스베이거스의 이동 지원 서비스 파트너를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항공사 측은 하진스 부부에게 2000미국달러(약 270만원)에 해당하는 바우처를 제안했다. 하지만 부부는 매체에 “1만 달러를 보내든 그 이상을 보내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우리 부부와 같은 경험을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도록 장애인 승객을 위한 서비스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0-31 13:3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