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혐의로 구속되면서 물러났던 손종국 전 경기대 총장이 이사로 다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놓고 경기대 내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경기대 총학생회 및 교수회, 노동조합, 총문회 등이 손 전 총장의 이사 복귀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것.이들은 28일 교육부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교육부가 손 전 총장의 이사승인 요청을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도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에 학교 내부에서의 해결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경기대 총학생회 등은 이날 손 전 총장의 이사승인 요청을 반대하는 농성을 세종시 교육부 정문 앞에서 진행했다. 앞서 지난해 8월 20일에는 총학생회는 같은 이유로 경기대 수원교정 이사장실을 점거한 바 있다. 학교법인 경기학원은 지난해 8월 19일 이사회를 열어 손 전 총장을 이사로 선임했다. 학교법인은 이날 이사회를 경기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려다 교수와 학생 등의 반발을 우려해 서울의 한 호텔로 장소를 옮겨 이사 선임 건을 처리했다. 경기대 설립자의 아들인 손 전 총장은 2004년 12월 교수 채용을 빌미로 1억원을 받아 챙기고 교비 49억원을 부당전출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경기대 총학생회 등은 손 전 총장이 과거 이사장 및 총장 재임시절 부당한 행위로 실형을 선고받았고, 대학 총장직을 댓가로 금전을 차용한 점은 현재 검찰에서 수사받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또 현재 채무 불이행 및 자택의 강제경매가 진행되고 있고, 재정적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이사 역할 수행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함께 총학생회 등은 학교법인의 이사회에서의 이사 선임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학생, 교수, 직원이 요청한 공개토론회도 받아드리지 않고, 현재 제기되는 의혹에 대한 공개질의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손 전 총장의 이사 선임이 아닌 덕망과 능력을 갖추는 인사가 이사로 선임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교육부는 손 전 총장의 이사 승인신청을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황과 관련해 교육부는 난처한 입장이다. 사립대학 이사 선임의 경우 법규의 집행에 대해 행정청의 재량이 전혀 허용되지 않는 행정처분인 '기속행위'에 속한다. 반려를 할 경우 오히려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이사 선임과 관련해 학내 갈등이 큰 만큼 쉽게 승인을 내주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사 승인과 관련해 조건을 충족해온다면 이를 거절할 권한이 없다"며 "학교 내부에서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유범 기자
2020-01-28 18:54:39[파이낸셜뉴스] 한국외대, 한양대에 이어 중앙대에서도 홍콩 시위 관련 대자보 설치가 제한됐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대학교 캠퍼스 지부는 "교칙상 인가 도장을 받지 않은 대자보는 철거 대상이다. 그동안 학생지원처로부터 인가 도장을 받은 대자보를 게시했다"라면서 "그러나 대자보는 지속적으로 훼손됐고, 21일 훼손당한 대자보 복구를 위해 학생지원처를 찾아갔지만 더이상 인가를 해줄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자보에 인가 도장을 찍는 제도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발상임에도 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점, 대자보 인가를 할 수 없는 이유가 중국유학생의 압력과 중국유학생에 대한 명예훼손·비방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점은 납득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홍콩과 중국 정부의 무력진압을 규탄하는 것이 어떻게 중국유학생을 비방하는 것인가"라며 "다툼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중국유학생의 대자보 또한 게시를 막았다는 점도 입장차이를 떠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대는 이에 대해 "학생들이 1차로 3장, 2차로 4장의 대자보를 가져와 이를 모두 허가해줬다. 하지만 이후로는 학교의 면학분위기를 저해하고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허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규정상 면학 분위기를 저해하거나 갈등 분위기를 불러일으키거나 비방의 우려가 있는 대자보의 부착 자체는 허가가 안 된다"면서 "허가를 안 해준 것도 이와 같은 규정을 어긴다는 판단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유학생들도 우리 학교 학생이다. 홍콩 지지 대자보를 본 중국 학생들이 자신들도 대자보를 설치하려고 했다"며 "이로 인해 학내 갈등이 커질까 중국 학생들에게 자제를 요청했고, 학생들도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는 양측 모두 대자보 설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대 #홍콩지지 #대자보 #제한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2019-11-25 14:36:17비정규의 정규직 선발과정에서 촉발된 각종 의혹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대한 감사를 1개월 이상 지속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감사 초기 짧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했으나 현재는 2차 조사까지 이뤄지고 있다. 감사가 진행될 수록 학내 구성원 간 갈등도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 7월 2일 24면 등 참조> DGIST 교수협의회가 과기정통부의 집중 감사에 반발, 학내 전 구성원의 이름으로 '부당 감사' 성명을 발표하자 노조와 일부 구성원들은 즉각 허위 성명서라고 맞불을 놓았다. ■교수협의회 "부당 감사 중단하라" 21일 DGIST에 따르면 DGIST 교수협의회는 전날 대강당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전 구성원의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과기정통부 감사팀은 작은 꼬투리를 잡으면서 DGIST 교육·연구자들의 의지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며 "부당 감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일부터 20일까지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부당 의혹을 제기한 본지 보도 이후 감사에 착수했다. 이후 학내 부정 의혹과 일부 연구원들의 연구과제 편법 사용 등의 제보를 받고 같은 달 30일부터 2차 조사를 시행 중이다. 곽준명 DGIST 교수협의회장은 "과기정통부 감사팀이 이미 결론을 내놓고 감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이 때문에 지난 16일 교수들이 모여 성명을 발표했고 교내 전 구성원이 모여 총의를 모았다"고 주장했다. ■노조 "날치기 발표" 규탄 그러나 해당 성명서가 구성원에 동의 없이 발표됐다며 노조 등은 반발했다. 교수협의회는 총회에서 설명했을 뿐이지 특정 의결을 모으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자리에 참석한 160여명은 교수협의회의 설명만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게 다수의 증언이다. 노조는 성명서를 '날치기 발표'라 교수협의회를 규탄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대구지역지부는 "DGIST 교수협의회는 18일 교수협의회 이름으로 성명서를 작성한 뒤 20일 전 구성원에게 설명을 하겠다고 통보했다"며 "그런데 20일 총회에서 성명서 주체를 일방적으로 전 구성원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점에 의혹을 제기해 전 구성원을 동요한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감사를 모두 마무리 지었다. 과기정통부는 이와 함께 건강 이상을 호소해 면담 연기를 미루던 손 총장에 대한 면담도 진행했다. DGIST에 따르면 손 총장은 지난 10일 감사를 받던 중 어지럼증을 호소해 쓰러져 입원했다가 같은 달 16일 퇴원했다. 또 처장급 이상 보직교수 10명이 사퇴서를 제출했으나 모두 반려된 상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부당 감사'라고 지적을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감사 과정에서 들어오는 관련 민원에 따라 길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장에 대한 2차 면담으로 큰 틀에서 감사는 모두 마무리됐다"며 "9월 중으로 공정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18-08-21 14:38:38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3월 31일 시흥캠퍼스 설립을 둘러싼 학내 논란에 사과했다. 그러나 시흥캠퍼스 계획은 예정대로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 총장은 이날 서울대 본관 4층 대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행정관 점거 학생들과 교직원 간 충돌이 발생한 데 대해 "총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번 사태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교직원과 학생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시흥은 지난해 '사랑스런 서울대인'으로 선정된 고 제정구 선생이 일생동안 헌신한 빈민구제운동의 정신이 깃든 곳"이라며 "반드시 공공성이 강화된 시흥캠퍼스 조성을 통해 서울대와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모범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시흥캠퍼스 사업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지난 10여년간 추진해온 시흥캠퍼스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국제적 융복합 R&D 클러스터로 조성돼야 한다"며 "우리 대학은 물론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이고 서울대에 주어진 근본적 공격 책무를 다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성 총장은 학내 갈등 원인을 대학 거버넌스(지배) 구조 탓으로 짚었다. 이에 따라 총장 선출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사를 더 반영하는 쪽으로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성 총장이 제시한 안에 따르면 총장 후보 정책평가는 전임 교수 전체가 참여한다. 기존에는 현재 교수 중 10%를 무작위로 선정해 실시했다. 총장 선출 과정에서 교수들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성 총장은 학생들이 대학의 의사결정 기구인 평의원회와 기획위원회 및 재경위원회에 참여해 이사회에 참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17-03-31 17:39:20최근 총장과 이사장의 대립으로 법정 다툼까지 갔던 성신여대의 학내 갈등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법원이 공정한 인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성신학원 김순옥 이사장과 심화진 총장이 각각 임명한 부총장의 직무집행을 모두 정지했기 때문이다. 법원의 이번 결정에 따라 성신여대의 부총장 직은 공석이 됐지만 양측의 대립은 여전해 향후 학사 행정 등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강형주 부장판사)는 26일 성신학원과 심 총장이 각기 신청한 부총장 등의 직무집행 정지를 받아들였다. 심 총장의 신청에 따른 강모 부총장, 어모 인문과학대학장, 김모 사회과학대학장을 비롯해 성신학원 측이 제기한 신모 부총장 직무대리, 안모 인문과학대학장 직무대리, 성모 사회과학대학장 직무대리의 직무집행도 정지했다. 재판부는 "김 이사장은 총장의 제청과 교원인사위원회 동의 없이 부총장 등을 임명했다"며 "공정한 인사를 위한 절차를 어겼으므로 해당 보직 임명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직무대리는 차상위자를 임명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심 총장이 서열을 존중해 공정하게 직무대리를 지정했다고 보기 어려워 해당 임명도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측근 특별채용 등의 인사 전횡과 횡령, 학교 사유화 등의 비리를 저질렀다는 무기명 투서로 퇴임 위기까지 갔던 심 총장과 이사회와의 관계는 현재 악화일로에 있다. 특히 김 이사장과 심 총장은 무기명 투서에 대한 이사회 진상조사에 이어 올해 초 개인 사정으로 사직한 한 이사의 후임자 결정 문제를 두고 이견을 드러내면서 사이가 불편해졌다. 양측은 올해 부총장 인선을 두고 충돌하면서 결국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지난 8월 심 총장이 신청한 신모 부총장 등의 연임을 김 이사장이 거부하자 심 총장이 직무대리 임명을 강행했고, 이에 김 이사장이 심 총장의 제청 없이 신임 강모 부총장을 임명한 것이 문제가 됐다. 결국 심 총장은 지난 9월 직무집행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김 이사장도 10월 맞소송을 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조상희 기자
2013-12-26 12:25:33성폭력 가해 논란이 불거진 A교수를 놓고 성신여대 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은 A교수의 재임용 취소와 더불어 학교와 이사회측에 사과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학교측은 정상적인 징계절차를 거친 사안이기 때문에 재임용 취소를 결정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향후 다른 대학교 총학생회와의 연대를 통해 A교수의 퇴출을 이끌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성폭력 의혹 A교수에 '경고' 조치 11일 성신여대 총학에 따르면 현대실용음악학과 소속의 A교수가 지난해 4~5월 일대일 수업에서 학생 B씨에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여자를 만나고 싶다' '너를 보니 전 여자친구가 생각나' 같은 성희롱적 발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생 C씨에게는 욕을 하고 쿠션을 들어 얼굴을 가격했다고 한다. 이에 B씨와 C씨는 지난해 6월 대학본부 성윤리위원회에 A교수를 신고했다. 그러나 A교수는 "그런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대형강의실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B와 C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성신여대는 교원징계위원회를 열고 A교수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으나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경고' 조치를 내린 채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또 2년 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비정년 전임교수인 A교수는 올해 다시 임용됐다. 이에 학생들은 지난 6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수정캠퍼스에서 규탄집회를 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희선 성신여대 총학생회장은 "A교수는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사직해야 한다"면서 "경고처분의 세부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이사회와 교원징계위원회에 정보공개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성신여대 학생회는 추가적인 집회도 예고하고 있다. 오는 7월 7월 서울대 학생회와 연대를 통해 권력형 미투에 대한 반대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 학생회장은 "피해 학생들은 학교 를 믿고 절차에 따르며 일이 처리되기를 기다렸지만 학생들에게 돌아온 것은 해당 교수에 대한 경고와 재임용이며, 이 사실마저도 통지해주지 않아 피해학생은 이 사실을 모른 채 해 당 교수와 학과 정시 실기 도우미, 채점위원으로 학교에서 마주쳐야 했다"며 학교 본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학교본부, "추가징계 어렵다" 이와 관련해 성신여대측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당시 대학본부의 교원인사위원회는 '재임용 불가' 의견을 이사회에 제출했으나, 이후 교원징계위원회는 '경고' 조치 의견을 이사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경고' 조치만으로 '재임용 불가' 조치를 취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보고, 재임용 불가 의견에 대해 '부동의'했다는 설명이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교원징계위원회가 내린 '경고' 조치에 대해 이사회는 승진, 승급 등의 불이익은 줄 수 있으나 '재임용 불가'라는 조치를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 것"이라며 "학생들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기에는 학교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해명했다. '재임용 불가'시 A교수의 반발도 우려했다. 징계조치가 견책, 감봉 등의 중징계가 아닌 상황에서 '재임용 불가'를 결정할 경우 오히려 A교수가 소송 등 반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성신여대측은 이번 학기는 어렵겠지만 2학기 중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1학기 중 A교수가 맡았던 수업은 학생들의 보이콧으로 인해 폐강됐다. A교수가 성신여대에서 계속 수업을 진행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학교 관계자는 "수업을 목적으로 비정년 전임교수로 임명한 것인데 수업이 계속 불가능하다면 이것은 또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학생들의 불만을 이번 학기 내 조치할 수는 없겠지만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19-06-11 17:34:57'학점 인플레'지적.. 대학구조개혁평가가 발단 갑작스런 상대평가 전환 학생들 반발로 이어져 획일적 잣대 부작용 우려 한국외국어대학교가 학점 상대평가 소급적용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대학구조개혁평가 점수를 높이려는 학교와 종강후 상대평가 소급적용이라는 초유의 결정에 분노한 학생들이 충돌한 것.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대학평가의 구조적인 모순에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앞당겨진 상대평가 한국외대는 지난 6월 23일 2학기부터 수강인원 15인 이상의 강좌에 대한 상대평가와 재수강 학점상한선을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성적평가원칙 변경을 공고했다. 졸업생 평균 학점이 서울지역 대학중 최상위권으로 나타나자 이를 개선하겠다고 나선 것. 하지만 갑작스러운 결정은 학생들의 반발에 부딛쳤다. 결국 8월 5일 성적평가 원칙을 재논의하고 시행시기는 2015학년도 1학기로 유보하는 내용이 재공지 됐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11월 11일 학교측은 당초 밝힌 성적평가 변경방식을 확정 발표했다. 이처럼 내년 1학기에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던 상대평가가 갑자기 올 2학기에 적용한 것이 사태의 발단이다. 30일 학교측은 "학점 인플레라는 지적도 있고 해서 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왔다. 더이상 늦어져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다만 시기가 당겨진 것에 대해서는 "그 사이 대학구조개혁 평가의 안이 구체화된 것도 작용했다"며 대학구조개혁평가와 무관하지 않음을 내비쳤다. 대학구조개혁 평가지표는 지난 9월 30일 1차 공청회에서 초안이 발표됐고 11월 11일 2차 공청회를 거쳐 지난 24일 기본계획이 확정됐다. 평가지표가 구체화 되며 학교측으로서는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바꾸기 쉬운 학점이 '타깃' 한국외대의 내홍에 대해 서울지역 사립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손을 데기 쉬운 곳을 건드렸다"고 말했다. 구조개혁평가지표 12개(전임교원 확보율, 교사 확보율, 교육비 환원율, 수업 관리, 학생 평가, 학생 학습역량 지원, 진로 및 심리 상담 지원, 장학금 지원, 취.창업지원, 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교육수요자 만족도 관리) 중 재정적인 집행이 필요한 부분은 현실적으로 개선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도 "중소대학들은 재정적으로 크게 투자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개선이 가능한 지표부터 최대한 높이려고 한다"면서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할 학사관리에 교육부가 개입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대학을 등급화 해 평가한다는 큰 틀은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방식과 궤를 같이 한다. 대학을 평가해 하위 15%에 대해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 불가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전체 대학을 5개 등급으로 나눠 2년 연속 최하위를 받게 되면 퇴출시키는 대학구조개혁평가와 같은 방식이다. 대교연 관계자는 "정성평가 지표가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 때보다 강화됐지만 일정 부분 때문에 개선이 쉽지 않다"면서 "문제점이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14-12-30 17:20:33최근 한 여대에서 남녀공학 전환을 이유로 소요사태가 발생해 주목을 끌고 있다. 있어서는 안 될 폭력사태는 논외로 하고 남녀공학 전환이 학생회 측에 의해 논의조차 봉쇄돼야 할 이슈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여대는 가부장제가 만연했던 시대, 여성들에게 고등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1830년대 미국에서 처음 설립됐다. 하지만 여성 권익이 신장되고 적어도 교육에 있어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사라짐에 따라 애초 설립 목적의 근거가 희박해졌다. 이제는 주요 선진국에서 고등교육을 받는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 경우가 다반사다. 미국의 경우 2020년 기준 대학생의 58%가 여성이며, 미국 대학에서 여성의 남성 초과 현상은 이미 고착화된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대학교 취학률(재적학생수/취학적령인구)은 2024년 기준 남성 73.1%, 여성 76.9%로 2015년부터 여성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학생들 사이에서 여대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은 보편적 현상이 됐고, 펀딩도 갈수록 어려워져 대부분 사립대학인 여대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미국에서도 1960년대 한때 230여개나 됐던 여대는 2022년 현재 30여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이미 10여개 여대가 과거 공학으로 전환한 바 있다. 특히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가 분명해진 상황에서 대학의 지속성을 고민해야 하는 형편에서 공학 전환은 생존을 위한 중요한 선택지일 수 있다. 현재 학령인구 감소와 여대에 대한 선호도 저하 등으로 볼 때 앞으로 상위 소수의 여대를 제외하고는 학생 유치조차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공학 전환은 학내 구성원 간 토론과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이다. 하지만 그 논의조차 차단하는 것은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어느 시대에나 그 시기를 특징짓는 변화의 흐름이 있다. 그 변화에 적응해 자신이 한발 앞서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특히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노키아, 코닥 등 업계 선두였던 글로벌 대기업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경쟁에서 탈락한 경우를 우리는 보았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PwC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고의 기업이 10여년 후에도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확률은 52%이다. 수많은 사람의 일자리와 재산이 걸려 있으므로 기업은 사회의 어느 조직보다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런데도 절반 이상은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해 실패한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이 끝난 지금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고, 앞으로 거센 변화에 직면할 것이다. 이 변화에 적응하고 스스로 변화하는 기업만이 앞으로도 살아남을 것이다. 경제 분야보다는 속도가 더디지만 제도, 관습, 문화 등에서도 변화는 항상 일어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현재 제사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성인 중 56%가 "앞으로 제사 지낼 계획이 없다"고 답한 바 있다. 이 같은 변화를 도외시하고 집안에서 누군가가 전통적 제례 문화를 고집한다면 같은 세대는 모르겠지만 후세대와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전통 의식도 현대 산업사회에 맞게 간소화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그 의미를 구현하지 않는다면 종국에는 모두에게 외면받게 될 것이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후세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변화하지 않아도 자신 세대에는 큰 문제가 없을 수는 있지만 후세대가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이번 여대의 공학 전환 논란도 현재 재학생의 입장보다도 향후 입학할 후배들을 우선한다면 학생 측과 대학 간 의견의 접점을 찾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2024-11-26 18:30:06동덕여대를 비롯한 서울지역 여대 교정이 몸살을 앓고 있다.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하는 학생들 시위 방식이 확산되고 격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녀공학 논란과는 별개로 과격 시위를 한 학생들은 민사상 손해배상뿐 아니라 형사 책임 가능성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게 법조계 의견이다. ■여대 '래커 시위' 확산에 몸살20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동덕여대 건물 곳곳은 공학 전환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붉은색 래커칠로 손상된 상태다. 학교 측은 건물 보수 및 청소에 수십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엄중한 대응을 경고했다. 동덕여대는 입장문에서 "대화와 토론의 장이 마련돼야 하는 대학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 중인 것을 매우 비통하게 생각한다"며 "본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같은 시위 방식은 다른 여대로 확산되고 있다. 성신여대도 내년도 국제학부에 한해 남자 신입생 지원을 열어둔 것을 두고 총학생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교정 안팎에는 래커로 '남자 OUT', '여자 지켜' 등 문구가 새겨졌다. 서울여대 교정 역시 '성추행 교수 논란'과 관련해 붉은 래커로 도배됐다. 서울여대 학생들은 앞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교수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린 학교 처분이 미흡하다며 대자보를 붙이며 항의했다. 해당 교수가 대자보 내용이 허위라며 작성자를 고소하면서 집단 시위로 비화했다. ■법조계 "손해배상 청구 가능"법조계에선 래커 칠한 학생들에게 학교가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경우 인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재물손괴 등 형사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법률사무소 번화의 박세선 변호사는 "학교 구성원인 학생이 학내 정책 등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일부는 참작이 되겠지만,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학생이더라도 무단으로 흉상에 래커 칠을 하거나 기물을 파손했다는 점에서 형사상 재물손괴죄 성립에 중요한 고의성이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더라도 전혀 상관없는 박람회를 방해하거나 교수 연구실에 침입하는 행위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정법률사무소의 안정근 변호사도 "행위의 주도자가 드러나게 된다면 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고, 총학생회 자체에서 이를 지시했다면, 민사상 '공동불법행위자'로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단순 낙서 같은 경우도 외벽에 효용을 해쳐 재물손괴죄로 인정한 판례도 있는 만큼, 재물손괴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재물손괴죄를 놓고는 다른 견해도 있다. 법무법인 공간의 김한규 변호사는 민사상 손해배상 인정은 같은 의견을 내면서도 "손괴는 명백히 부서지거나 제 기능을 못 하게 하는 것인데 현재 상황에선 명백히 부서진 것으로 보이는 게 많지는 않아 보인다"며 "재물손괴가 성립될지는 의문"이라고 풀이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최은솔 기자
2024-11-20 18:00:11[파이낸셜뉴스]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싸고 일부 학생들의 시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교수들이 호소문을 발표했다. 교수들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호소 20일 동덕여대 학교 홈페이지에는 '학내 상황 정상화를 위한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호소문'이 게재됐다. 교수 235명은 호소문을 통해 "우리 교수들은 강의실과 실험실습실에서 학생과 함께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본연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학생들의 교내 시설물 손괴와 건물 점거가 10일째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수업권 침해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학생들의 불법행위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정당화될 수 없으며,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우리 교수들은 학생 여러분들이 자신의 책임을 가중시킬 수 있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학내 상황 정상화를 위해 △학생들 간 수업 거부 강요 중단 △학교 시설 점거 및 훼손 행위 중단 △학내 갈등의 사회적 문제 비화 행위 중단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학생들, 열흘째 학교 무단 점거 농성 앞서 동덕여대에서는 지난 11일부터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하는 재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학교 측은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대해 "정식 안건으로조차 상정되지 않은 상태"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일부 학생들은 도로나 건물에 래커칠을 하거나 학교 건물을 무단으로 점거하는 등 농성을 벌였다. 또 외부 기업의 취업박람회가 열리는 장소의 의자나 창문 등도 파손해 박람회가 취소되기도 했다. 또 항의의 의미로 진행하고 있는 '수업 거부'에 대해서도 "수업 거부에 동참하지 않으면 피해를 본다며 통제하고 있다" "수업을 거부하지 않으면 신상이 박제된다" "수업 진행하는 교수님에게 메일 테러를 보내고 신상을 털고 있다" 등 일각의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시위에 학교 측은 "폭력을 행사하고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라며 "학교는 정상적인 수업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물리력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엄중 경고했다. 현재까지 진행된 시위와 관련해 학교 측이 추산한 피해 규모는 최대 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1-20 14:3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