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서울대학교 발전재단이 서울대생 가족임을 표시하는 차량 스티커를 배포해 온라인 등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시민모임)은 19일 "사려 깊지 못한 사업으로 논란을 자초한 서울대에 유감을 표하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이번 굿즈는 입시 성공의 정점으로 치부되는 서울대 로고를 활용해 '자식의 입시 성공은 부모의 업적임을 마음껏 과시하라'고 부추긴 것이어서 그 천박한 발상에 각계의 비판이 거세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벌주의에 찌든 사회에서는 특정 시기에 선점한 대학 이름으로 사회적 신분이 결정된다"며 "능력과 노력보다 특권과 차별이 일상화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인권위는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행태에 엄중하게 대처해 왔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서울대 가족 스티커에 맞서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상품을 제작, 배포하기로 했다. 서울대 발전재단은 최근 서울대 재학생의 부모들에게 서울대 로고와 함께 'PROUD PARENT'(자랑스러운 부모), 'I'M MOM', 'I'M DAD' 등이 적힌 차량용 스티커를 배부해 논란이 일었다. 재단 측은 해당 스티커가 화제가 되자 지난 15일 언론 매체를 통해 “학부모 맞춤으로 학교에 대한 관심과 소속감을 제고하는 목적으로 제작됐다”며 “학교에 들어온 것은 학생이지만 학부모도 고생하셨다. 그런 부분에 대한 소속감, 연대감, 자긍심 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학교발전재단 홈페이지팟캐스트 진행자인 원종우 작가는 이날(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랑스러운 부모’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차량 사진을 공유하며 “본인이 다니면서 서울대 스티커를 붙인다면 그걸 뭐라 할 생각은 없다. 나름대로 고생해서 들어갔다면 젊은 치기에 좀 자랑해도 된다. 그런데 부모, 가족, 엄마, 아빠 스티커의 공식적인 배포에 이르면, 서울대가 손수 나서서 이 사회의 저열한 정신 수준을 증명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원 작가는 “갈수록 더해가는 후진국형 계급주의적 천박함, 이미 성인인 서울대생을 양육해 낸 부모임을 자랑함으로써 자식을 철부지로 만들면서 그걸 인지조차 못 하는 사고의 수준, 이 모든 것을 아무 문제의식 없이 공식화 해낸 재단 측의 발상과 실행의 촌스러움까지. 뭐 하나 부족함 없이 이 나라의 현재 상태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19 15:30:09【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사교육 문제는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은 한번의 입시로 인생이 결정되는 '원샷 게임의 원조국'이었다. 한국도 이런 일본의 교육시스템을 대체로 차용했기 때문에 비슷한 사교육 문제가 계속됐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학벌사회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만큼 대입 스트레스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해 일본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57% 정도였다. 60%가 훨씬 넘는 한국을 밑도는 수준이다. 일본의 고등학생들은 대체로 '고3' 때부터 본격적인 입시를 시작한다. 이전까지는 동아리나 클럽활동에 집중하며 학창시절을 즐기는 게 보통 일본 고등학생의 삶이다. 일본은 사립중학교 입시가 있어서 비교적 이른 초등·중학교 때부터 대학 진학을 결정한다. 도쿄의 경우 초등학생 5명 중 1명은 중학교 입시를 치른다. 여기서부터 나머지 4명은 이미 대입과 멀어지는 것이다. 일단 대입을 하기로 마음먹으면 무한경쟁 체제인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진다. 도쿄 미나노구, 시부야구 등 이른바 부촌 지역에서는 아예 유치원 때부터 대입에 대비한 교육을 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초등학교 졸업생의 90% 이상이 사립학교에 진학하고, 초등 3~4학년부터는 대부분이 입시학원에 다닌다. 여전히 공립중학교에 보내면 일본 정부의 '유토리(여유) 교육' 정책으로 인해 고입은 물론 대입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인식이 학부모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부유층 학부모들은 자녀가 일단 유명 사립 중·고교에 들어가면 대학 입학이 보장되는 만큼 막대한 수업료를 지불하면서도 사립학교를 택한다. 일본의 명문 사립대학이 대부분 부속 초·중·고교를 갖고 있어 이들 학교에 진학하면 에스컬레이터 식으로 대학까지 진학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게이오초등학교는 6년간 들어가는 학비가 총 1000만엔이나 되지만 매년 경쟁률이 10대 1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일본 내 국제학교로 학생들을 보낸다. 연간 학비가 300만엔이 넘어도 국제학교는 일본인 학생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국내 학생들의 국제학교 진학에 별도의 규제를 두지 않는다. 학비를 감당할 능력과 학습능력이 있으면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자녀 1명을 대학에 보내려면 유치원~대학 기준 국공립은 1078만엔, 사립은 2533만엔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처럼 사교육을 통한 대입 경쟁을 치르는 것은 일부 학생들 이야기일 뿐이다. 일본의 대입 경쟁이 덜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일단 가업승계가 일반적인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일본은 업력이 100년 넘는 장수기업이 3만3000곳이나 된다. 일본에서는 출생과 동시에 진로가 결정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대입에 목을 맬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갈 만한' 대학도 많다. 한국은 성적을 기준으로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부터 줄 세우기를 하는 반면 일본은 진로에 따라 선호되는 대학이 다양하다. 예를 들어 수재들이 입학한다는 도쿄대는 공무원과 전문관료를 육성하는 대학이라는 이미지가 있고, 교토대는 학문과 연구 성과에서 더욱 인정받는 분위기다. 라이벌인 와세다대는 문과 계열에서, 게이오대는 이과 계열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지방 대학의 진학률은 44.8%에 이를 정도였다. 또 사실상 '완전고용'인 경제 상황도 대입 경쟁을 줄이는 요소다.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는 '모두가 대학을 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보편화됐고, 아르바이트만으로 먹고살기에 충분하다는 '프리터족'까지 만연한 사회가 됐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09-12 18:16:13[파이낸셜뉴스] “제가 여기서 학벌이 제일 낮으니 나대지 말라고 합니다” “사장이 낸 업무 관련 문제를 틀리면 20분간 무릎을 꿇고 있어야 합니다.” “개 부르듯 이리와 손짓하며 입천장으로 ‘쯔쯔쯔’ 소리내 부릅니다” 최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의 오픈카카오톡 상담방에 올라온 내용들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직장인 3명 중 1명이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갑질119가 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지난달 9∼15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33명(33.3%)이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전인 2019년 6월 조사 결과(44.5%)보다 10%포인트 이상 감소했지만, 연도별 결과를 보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경험률은 2020년 45.4%에서 이듬해 6월 32.9%로 10%포인트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29.6%로 30%선이 무너졌지만 올해 다시 33.3%로 소폭 상승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는 직장인이 10명 중 3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괴롭힘을 당한 직장인 중 9.3%(31명)는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고 답했다. 특히 일터의 약자라 할 수 있는 여성, 비정규직, 비조합원, 저연령, 저임금,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이 더 심각한 괴롭힘을 경험하면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일터를 떠나고 있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한 행위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괴롭혔다는 응답이 40.5%로 가장 많았다. 24.3%는 ‘대표·임원·경영진 등 사용자’를, 20.4%는 ‘비슷한 직급 동료’를 괴롭힘 행위자로 지목했다. 직장내 괴롭힘 피해를 당했을 때 대응은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는 응답자가 218명(65.5%·중복응답)으로 가장 많았다. 퇴사를 택한 이들도 93명(27.9%)에 달했다. 괴롭힘 행위를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자 219명(69.5%)이 ‘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70명(22.2%)은 ‘향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신고 등 적극적으로 대처한 24명 중 17명(60.7%)이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으며 8명(28.6%)은 신고 이후 대기발령 등 불리한 처우를 당했다고 답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7-10 08:00:10[파이낸셜뉴스] 남자친구 어머니의 이른바 '학벌 후려치기'로 계속 교제해야 하는지 고민된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벌 후려치는 남친 어머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사립고등학교 교사라고 소개한 작성자 A씨는 사촌형부 소개로 만난 남자친구와 1년간 교제 중이라고 전했다. A씨는 "결혼까지 생각하는 진지한 사이는 아니지만 어머니가 밥을 사준다고 해서 같이 봤다"라고 운을 뗐다. A씨는 이날 식사자리에서 남자친구 어머니의 "4수나 했는데 거기밖에 못 갔냐"라는 등의 막말에 시달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남자친구 어머니가 이혼 후에 아들 둘을 혼자 키우셨다. 아들 둘이 공부도 잘해서 인서울 중상위 대학 졸업하고 대기업에 들어갔고 인물도 좋아 학창 시절 인기도 많았었다고 한다"라며 "그러다 보니 어머니가 아들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전문대에 들어갔다가 4수 끝에 서울의 하위권 사범대 졸업했고 남들보다 졸업이 늦었다"라고 부연했다. A씨는 어머니에게 "학창 시절 공부를 안 했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지만, 이후에도 어머니는 '우리 아들은 1등만 했다', '학교 다닐 때 선생들이 사위 삼고 싶어 했고 몇 문제 틀려 중경외시(중앙대·경희대·외국어대·시립대) 갔다', '컨디션 좋았으면 연고대도 갔을 성적' 등의 얘기를 이어가더니 A씨에게 "그래도 인서울은 하고 싶어서 턱걸이로 갔네"라는 식의 얘기를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기분이 너무 상해서 표정 관리도 안 되고 음식에 손도 안 대고 아무 말 없이 그냥 헤어졌다"라며 "좋지 않은 머리로 졸업까지 하느라 애쓴 순간들도 생각나도 그래도 인서울 했다고 좋아하셨던 부모님 생각도 났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남자친구도 자기 엄마 성격을 아니까 '원래 그렇다'며 연락 왔다. 아무 대답도 안 했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냐"라고 조언을 구했다. 그러면서 "남자친구만 생각하면 계속 만나고 싶지만, 그 어머니 생각하면 그만해야 할 것 같다. 말하는 뉘앙스가 제 스펙이 본인 아들에 비해 부족하고 본인 성에 안 차지만 아들이 좋아하니까 받아준다는 느낌으로 들렸다"라며 "솔직히 집안으로 치면 남자친구보다 (우리 집이) 훨씬 낫다. 학벌은 제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대기업 정년퇴직하신 아버지는 지금도 일하고 있다. 큰 부자는 아니지만 열심히 살아오신 부모님 덕에 큰 걱정은 없고, 여동생은 지방국립대 졸업 후 9급 공무원"이라고 설명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홀어머니 아들은 쳐다보지도 마라", "자기 엄마가 원래 그런 게 자랑이냐", "더 당해봐야 정신차리냐. 답답하다", "자식이 하버드대학 나왔어도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한테 저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4-10 13:19:26배우 장하은이 '안나'에서 미술 입시 학원 강사인 수지의 제자 '나래' 역으로 완벽 변신해 수지를 당황케 만들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정한아 작가의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한다. 2018년 ‘싱글라이더’를 통해 연출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주영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장하은은 지난 1일 공개된 '안나'에서 입시 미술 학원 강사 유미(수지 분)의 제자 나래 역으로 다시 한 번 등장했다. 예일대에 재학 중인 나래는 유미를 위해 귀국 전 학교 앞에서 도넛을 사 왔고, 학벌부터 집안까지 모든 게 거짓투성이인 유미의 마음을 복잡미묘하게 만들었다. 앞서 나래는 지난 회 미술 입시 학원 강사였던 유미에게 상담받는 장면에 첫 등장했다. 나래는 6개월 만에 칼아츠에 합격한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며 조급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유미는 '오직, 너만 생각해'라고 성의 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얼마 후, 나래는 예일대 합격 소식을 유미에게 전했고, 뜻밖의 결과에 유미는 허탈한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예일대에 재학 중인 나래가 한국에 귀국해 유미를 찾았다. 나래는 유미 앞 쇼핑백을 건네며, "학교 앞 크레이지 도넛 좋아한다고 하셨잖아요. 저 샘 생각나서 공항 가기 전에 부랴부랴 들려서 사 온 거예요"라고 해맑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 예일대 졸업생이 아닌 유미는 도넛을 바라보며 복잡미묘한 감정을 보였다. 이처럼 장하은은 거짓 인생을 살고 있는 수지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든 제자 '나래'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거짓 예일대 졸업생 수지를 좋은 선생님이자 선배로 믿고 있는 순수한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거짓 학벌이 들통나게 될 것 같은 아슬아슬함을 고조시켜 극의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장하은은 이번 '안나'를 통해 임팩트 있는 신스틸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한 번 더 입증했다. 한편, 장하은은 종영한 MBC 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에서 무당 '천예지'로 분해, 톡톡 튀는 매력을 뽐낸 바 있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쿠팡플레이 '안나'
2022-07-02 11:50:51[파이낸셜뉴스] 국가인권워원회(인권위)는 성별과 학벌, 직업 등을 이유로 소셜 데이팅 앱 가입 조건에 차등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진정인은 A대표가 운영하는 데이팅 앱이 여성회원과 달리 남성회원에게는 특정 학교 출신과 특정 직업을 가입 조건으로 설정하고 이에 해당하지 않는 남성의 가입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A대표가 운영하는 데이팅 앱 이외에 만남과 교제를 원하는 이들이 선택 가능한 다른 대체 수단이 존재한다는 점 △가입 조건이 인종이나 키, 국적과 같이 개인이 통제하거나 바꿀 수 없는 인격적 속성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선호하는 교제 대상의 조건은 개인의 가치관과 결혼관을 반영하는 내밀한 사생활의 영역에 해당한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A대표의 행위가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해당 진정을 기각했다. 그러나 차별시정위원회는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성역할 고정관념, 학벌 차별 등의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의견표명을 검토했다. 해당 데이팅 앱 가입 조건은 남성의 경우 △안정된 회사(대기업, 공기업 등) 재직자 △전문직 (의사, 변호사 등) 종사자 △명문대 재학생·졸업자 등 특정 직업이나 출신학교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관련 사진자료 인증 등의 절차를 거친 후 회원 가입이 가능하다. 반면 여성은 가입에 제한이 없고, 직장이나 연봉 등에 관한 정보도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인권위는 "교제 시 남녀가 선호하는 조건은 주관적 취향의 영역에 속하며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며 "그런데 특정 조건에 대한 선택과 배제라는 방식으로 데이팅 앱의 가입 조건을 정해 운영하는 것은 '남성은 여성 보다 경제적 능력이 중요하다'는 식의 성차별적 편견과 성역할 고정관념을 확산시키는 등의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신대학, 직업 등 사회적 신분에 따라 인간을 범주화하고 상품처럼 가치를 매기는 분위기가 널리 퍼진다면,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되고 사회갈등이 증폭되는 등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2-05-19 09:47:31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스펙 의혹을 겨냥해 “한동훈 방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논문을 학문의 발전이 아닌 자녀의 학벌 세습에 부당하게 이용하려는 불공정을 반드시 바로 잡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은 정권 시작부터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몇몇 장관 후보자들이 자신의 지위·인맥·재력 등 특권을 이용해 편법과 반칙으로 자녀에게 입시용 가짜 연구스펙을 만들어준 것으로 드러났다”며 “자녀의 논문대필·논문표절 및 부당한 공동저자 표시 등 학술진흥법상 ‘연구부정행위’의 모음집이었다. 연구부정행위가 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 기준은 아닌지 의심될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의혹의 당사자들은 인사청문회에서 부모 찬스로 인한 국민의 허탈감과 실망감은 모른 척하며 편법과 반칙은 없다는 식의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딸의 부모 찬스와 관련해 언론이 제기하는 합리적 의혹에 대해서 고소·고발을 통해 재갈을 물리기까지 했다”며 “정작 자신의 해명은 거짓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는 이런 편법과 반칙, 불공정과 몰상식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준비 중인 법안이 미성년자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논문에 대한 관리와 감독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대학 등 연구기관은 논문에 미성년 저자가 포함된 경우 교육부 장관에게 보고 △교육부장관은 논문 공저자 사이에 친족관계가 있거나 연구주제가 미성년 저자의 교육과정의 범위를 넘는 경우에 연구부정행위 검증 요구 △미성년 저자 관련 연구부정행위가 드러날 경우 학술지원 대상자 선정에서 제외 등의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법안을 통해 미성년자가 단순히 입시를 위한 스펙용으로 논문에 참여하는 것을 걸러내고 학문 탐구와 발전을 위한 순수한 목적으로 논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2-05-14 15:54:22명문대 출신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만남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서로 신원을 보장할 수 있어 장점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학벌주의를 과도하게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벌·직장 기재해야 가입 '데이팅앱'18일 업계에 따르면 특정 대학 출신이나 직업군만 이용할 수 있는 폐쇄형 '데이팅 앱'이 등장하고 있다. 서울대 졸업생이 개발한 '결정샤'도 이 중 하나다. 해당 앱은 '서울대 구성원을 위한 1:1'매칭을 표방한다. 서울대 이메일 주소를 통해 인증절차를 마쳐야만 가입할 수 있다. 이외에도 출생연도, 키, 졸업대학 및 단과대, 직장, 집안 경제 상황 등을 기재해야 하고, 졸업증명서와 재직 증명서를 제출할 시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이용자가 39만명에 달한다고 알려진 '스카이피플'도 있다. 이 앱 역시 학교나 직장 인증을 거쳐야만 가입이 가능하다. 남성회원의 경우 서울대·고려대·연세대·카이스트 등 졸업자이거나, 대기업·공기업·외국계기업·언론사 종사자 혹은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에 해당하는 사람만 가입할 수 있다. 반면 여성의 경우 프로필을 입력한 직장인, 프리랜서, 취준생 모두 가입이 가능하고, 학교나 전공입력 후 가입이 승인된 모든 대학생·대학원생이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스카이피플은 휴대폰 주소록과 연동해 지인과는 매칭을 피하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데이트앱 이용자 니즈 다양해져최근 데이팅 앱 시장은 크게 성장하는 추세다. 휴대기기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앱애니의 '모바일 현황 2021'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팅 앱 시장은 이용자 지출 기준으로 전년 대비 15% 성장한 30억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서비스가 다양화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용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성사 확률이 높은 앱을 찾아 나선 것이다. 특히 일반 데이트 앱에 올라온 허위정보나 일부 범죄사례가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3월 소개팅 앱에서 의사 행세를 하며 여성에게 접근해 결혼을 약속하고 돈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이 남성은 자신의 연 수입이 1억원이 넘고, 주식도 많이 가지고 있다며 B씨를 속여 결혼을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팅 앱 이용경험이 있다는 이모씨(31)는 "일반 앱은 광고 등 신원보증이 되지 않는 계정이 많아서 이용하기 어렵다"라며 "최소한의 안전망을 갖추길 원하는 이용자로선 학벌에 따라 만나는 앱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앱으로 인해 학벌주의가 과도하게 조장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단체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폐쇄형 데이팅앱을 통해 "'계급 만남'이 공공연히 이뤄져, 특정대학 및 특정직업군의 집단의식이 강화될 수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폐쇄형 데이팅 서비스의 학벌 등 차별을 시정하도록 권고할 것 등을 요구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1-04-18 17:53:12[파이낸셜뉴스] 아직 많은 기업들이 채용 평가 시 학벌을 무시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316개사를 대상으로 ‘학벌이 채용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53.5%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48.1%) 대비 오히려 5.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66.7%)이 중소기업(50%)보다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한 비율이 16.7%포인트 높았다. 학벌이 채용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로는 절반 이상이 ‘학벌에 따른 역량 차이가 있어서’(58.6%, 복수응답)를 꼽아 1위였다. 다음으로 ‘객관성이 있는 채용 조건이어서’(41.4%), ‘지원자의 노력에 대한 인정 차원에서’(40.8%), ‘기존에 채용 시 만족도가 높아서’(13.6%), ‘활용 가능한 인맥이 많아서’(9.5%) 등의 순이었다. 지원자의 학벌은 ‘모든 채용’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답변이 48.5%로 가장 많았으나, 이밖에는 ‘신입 채용’(46.2%)에서 영향이 있다는 응답이 ‘경력’(8.9%)이나 ‘인턴’(8.9%)의 5배 가량에 달했다. 성과가 중요한 경력에 비해 신입사원의 객관적인 평가 요소로 학벌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채용 평가 상 좋은 학벌이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으로는 ‘지원자를 더 꼼꼼하고 유리하게 평가’(60.4%,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전형 진행 시 우선순위로 선정’(35.5%), ‘가산점 부여’(24.9%), ‘결격사유 발생 시 구제’(2.4%) 등이 있었다. 이들 기업이 채용 시 가장 선호하는 출신 학교는 ‘서울소재 4년제 대학’(39.1%)이 가장 많았다. 계속해서 ‘상위 10위권내 명문대학’(33.7%), ‘지방거점 국립대학’(19.5%), ‘서울·연세·고려대’(4.1%), ‘아이비리그 등 해외 명문대’(3%) 등의 순이었다. 그렇다면, 좋은 학벌은 입사 후 회사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까? 전체 응답 기업의 23.7%가 학벌이 입사 후에도 유리한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좋은 학벌이 회사 생활에서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주요 부서, 프로젝트 등 배치’(41.3%,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으며, ‘관리자, 고위 임원들의 관심을 받음’(32%)과 ‘임원 등 고위직 승진에 유리’(32%)가 동률이었다. 계속해서 ‘동창, 명문학교 출신 직원간 인맥 형성’(24%), ‘인사 평가, 고과 시 좋은 영향’(21.3%), ‘다른 직원들에게 후광효과 발휘’(17.3%)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좋은 학벌을 가진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업적을 쌓으면서 인맥을 통해 임원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 것을 뒷받침한 것. 또, 이들의 절반(49.3%) 가량은 실제로 핵심인재나 고성과자 중에 학벌이 좋은 직원의 비율이 높다고 답했다. 한편, 전체 기업들은 좋은 학벌의 직원들이 가지는 부작용으로 ‘근속기간이 짧고 금방 이직함’(48.4%, 복수응답)을 1위로 꼽았다. 뒤이어서 ‘역량에 비해 과대평가’(45.6%), ‘과도한 처우 요구’(26.3%), ‘학벌이 좋지 않은 직원에게 위화감 조성’(10.4%)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0-10-20 09:08:11[파이낸셜뉴스] 상반기 공채에 도전하는 취준생 10명 중 9명이 ‘공채를 지원하기에 취약하다고 여기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취준생들이 가장 취약하다고 여기는 점 1위에는 출신학교, 전공 등 ‘학벌’이 꼽혔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아르바이트 대표포털 알바몬과 함께 취준생 1561명을 대상으로 ‘상반기 공채 도전현황’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상반기 신입공채를 준비하는 취준생 91.3%는 자신에게 ‘공채를 지원하기에 취약하다고 여기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느끼는 취약점 1위는 다름 아닌 학벌이었다. 잡코리아-알바몬 조사 결과, 취준생들이 꼽은 신입공채 취약항목(복수응답) 1위에는 출신학교, 전공 등 ‘학벌’을 꼽는 응답이 응답률 46.3%로 가장 높았다. 토익, 오픽 등 ‘영어/외국어 능력’이 34.8%로 2위를 차지했다. 직무지식, 관련 자격증 등 ‘직무역량(27.7%)’이 3위를 차지한 가운데 NCS, 인적성 등 ‘필기시험 준비(26.6%)’와 학점, 이수과목 등 ‘학사생활 현황(26.2%)’이 나란히 취약항목 5위 안에 꼽혔다. 그렇다면 공채 도전자들은 이러한 취약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 잡코리아-알바몬에 따르면 42.3%의 취준생이 ‘취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다른 특장점을 더욱 강조’하는 방식으로 취약점에 대비하고 있었다(복수응답 결과, 이하 응답률). 여기에 ‘취업포털에서 제공하는 각종 정보를 수집(33.9%)’하거나, 아예 ‘해당 항목을 평가하지 않는 기업으로 목표기업을 변경(23.7%)’하는 방식으로 대비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또 ‘유튜브 등 개인방송을 찾아보며 공부(18.5%)’하거나 ‘관련 참고서 및 교재를 구매(18.3%)’, ‘관련 학원, 강의를 수강(18.3%)’한다는 응답도 이어졌다. 상반기 공채 합격을 위해 가장 많이 준비하고 있는 항목(복수응답)으로는 ‘자소서’가 꼽혔다. 잡코리아에 따라면 상반기 공채 준비생의 절반에 달하는 49.9%의 취준생이 ‘자기소개서 작성 연습’을 가장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면접 연습’이 45.4%의 응답률을 얻어 2위에 올랐으며, ‘입사지원할 기업분석(40.5%)’, ‘전공 분야 전문지식 함양(30.7%)’, ‘전공 분야 자격증 취득(25.6%)’이 차례로 5위 안에 꼽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0-02-18 11:2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