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누리꾼과 원색적인 설전을 벌여 ‘막말 논란’에 휩싸인 이단비 인천시의회 의원(37·국민의힘)이 경찰에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9일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이 시의원이 원색적인 표현의 글을 올리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은 명예훼손과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의원은 지난 5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관련한 누리꾼 차모씨(40)의 SNS 글에 "넌 학벌도 안 좋지?ㅋㅋ"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에 차씨가 "에효 이런 수준 인간이 시의원이라니"라고 받아치자 이 시의원은 "에효 그래서 10대부터 어떻게 살았길래 그 모양으로 사니"라고 대꾸하며 말싸움을 벌였다. 뿐만 아니라 이 의원은 다른 누리꾼들과도 "결국 논리로는 못 이기는 해충ㅋㅋ", "괜찮아ㅋㅋ 이죄명 임기 1년이나 가겠니ㅋㅋ잘 지켜봐라ㅋㅋ" 등의 댓글을 달면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이 시의원은 "수준 낮은 언행을 보여드려 죄송하다"며 사과글을 올렸으나 인천시의회 홈페이지에는 그의 제명을 요구하는 글이 1000개 이상 올라오는 등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대책위는 "피고발인의 매우 부적절한 언행은 공식 사과로 끝낼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공무원이 가져야 할 품위를 손상하고 인천 시민을 모욕한 대참사로 어처구니없고 파렴치하다 못해 천인공노할 만행"이라고 주장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6-10 06:56:53[파이낸셜뉴스] 인천시의회 이단비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누리꾼과 벌인 설전에 대해 사과했으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수준 낮은 언행을 보여드려 죄송하다"며 "첫 댓글이 학벌 비하로 시작됐기 때문에 스레드에서 벌어진 일은 온전히 제 불찰"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당초 "상위 댓글에 학벌에 대해 설명하고 상호 토론 중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으나, "확인 결과 상위 댓글을 확인할 수 없었고, 상호 토론 중에 이어진 댓글이라는 주장을 철회한다"고 덧붙였다. 사과에도 불구하고, 시의회 자유게시판에는 이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글이 60건 이상 게시되는 등 비판 여론이 거세다. 논란은 지난 5일, 차모 씨가 "이준석이 학벌은 높을지 몰라도 결국 시험을 남들보다 잘 본 사람"이라며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테스트다. 그럼 이준석 민주주의 시험장의 시험성적은?"이라는 글을 SNS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이 의원은 "넌 학벌도 안 좋지?ㅋㅋ"라는 댓글을 달았고, 이후 차 씨와 설전을 벌였다. 차 씨가 "에효 이런 수준 인간이 시의원이라니"라고 비판하자, 이 의원은 "에효 그래서 10대부터 어떻게 살았길래 그 모양으로 사니"라고 응수했다. 이 의원은 "(차 씨 글에) '학벌은 10대 때 반짝 공부한 것일 뿐'이라는 취지의 비하 글이 있길래 '이게 좌파들이 말하는 차별금지냐'고 묻는 과정에서 학벌 관련 언급이 나왔다"며 "관련 댓글은 모두 지워진 채 비하 발언을 했다고만 해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선거 끝나고 너무 과열된 상태로 수준 낮은 댓글을 단 것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설전을 벌인 상대방(차 씨)을 무고로 고소하겠다는 계획도 당연히 철회한다"고 전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5-06-07 21:20:56[파이낸셜뉴스] 현직 인천시의회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누리꾼과 거친 설전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40대 차 모 씨는 전날 이단비 인천시의회 의원과 SNS에서 원색적인 설전을 벌였다. 차 씨는 "이준석이 학벌은 높은지 몰라도 결국 시험을 남들보다 잘 본 사람이라는 뜻"이라며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테스트다. 그럼 이준석 민주주의 시험장의 시험성적은?"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이 시의원은 해당 게시물에 "넌 학벌도 안 좋지?ㅋㅋ"라는 댓글을 달았고 이후 차 씨와 이 시의원 간 말싸움이 이어졌다. 차 씨가 "에효 이런 수준 인간이 시의원이라니"라고 하자 이 시의원은 "에효 그래서 10대부터 어떻게 살았길래 그 모양으로 사니"라고 지적했다. 차 씨는 "공직자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수준 낮은 언행을 남발하기에 어이가 없고 화도 나서 좀 거칠게 대응했더니 저를 경찰에 신고한 것처럼 접수 화면 사진을 보내왔다"며 "저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시의원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시의원은 연합뉴스를 통해 "(SNS상에서 신원이) 특정되지도 않은 상대방(차 씨)을 신고한 적이 없는데 저를 먼저 신고해 무고로 대응할 것"이라며 "상대방에게 (신고 접수) 사진을 잘못 올렸다고 설명했으나 제대로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시의원은 "(학벌 관련 언급 전 차 씨가) 먼저 저의 다른 글과 관련해 국민의힘을 '극우당'이라며 비하했다"며 "그러고는 (차 씨 글에) '학벌은 10대 때 반짝 공부한 것일 뿐'이라는 취지의 비하 글이 있길래 '이게 좌파들이 말하는 차별금지냐'고 묻는 과정에서 학벌 관련 언급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벌이 비하할 대상이 된다면 당신은 10대 때 열심히 살았는지 비난할 자격은 무엇인지를 묻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라며 "그러나 관련 댓글은 모두 지워진 채 비하 발언을 했다고만 해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이 시의원은 또 "계엄 이후 각종 협박에도 참았는데 어떤 분이 '조카를 찌르겠다'는 글을 올려 신고를 시작했다"며 "조카를 건드리거나 칼을 찌르겠다거나 신문사에 제보해 의원 못 하게 하겠다는 3가지 협박은 고소하고 있는데 계속해 언론 제보 협박을 한 상대방(차 씨)도 무고로 고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6-06 15:45:21읽어보고 사도 늦지 않습니다. 문제는 정부 출연기관과 한국은행, 각종 연구소까지 하루에 쏟아지는 보고서만 수십개가 넘는다는 거죠. 다 읽어야 할까요? 숨가쁜 투자자를 위한 리포트 해설 시리즈 [ 읽어보고서 사]는 화·목·토 아침 6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어젯밤 여의도에서 가장 '핫'했던 이야기만 요약해드립니다. 놓치면 후회할 보고서, PC에 차곡차곡 쌓아둘 보고서, 알짜만 쉽게 풀어 쓴 기사를 오늘부터 챙겨보세요.[파이낸셜뉴스] 명문대와 학위를 따지던 노동 시장은 저물었습니다. 학벌은 무의미해지고 기술과 실무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문제는 어제 쓸모 있던 기술이 내일 효용성이 떨어지는 시대라는 점입니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술 담론도 급변하는 시대 당장 주어진 업무를 해치워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노동 시장 패러다임 '스킬 이코노미'에 적응한 기업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스킬 이코노미: 변화하는 기술 시대의 생존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펴냈습니다. 보고서는 '스킬 이코노미 사회'에서 기업은 전통적인 직무 중심의 조직 운영 방식으로 생존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급변하는 기술 변화의 속도와 인재 시장의 요구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스킬 이코노미의 개념과 등장 스킬 이코노미란 자본이나 노동이 아닌 '개인의 기술과 역량'이 가치 창출의 핵심이 되는 경제 시스템을 뜻합니다. 노동유연성이 떨어지는 한국에서도 '평생직장'에 대한 의문과 함께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IT업계를 중심으로 노동자들은 자신의 직업적 가치와 성공을 평가할 때 더 이상 개인의 직책·기업규모 중심으로 사고하지 않고 있습니다. 배경보다는 연마할 수 있는 기술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것입니다. 스킬이코노미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 △스킬 갭(Skill Gap)의 확대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성장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등 여러 요인에 의해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 가치의 반감기가 짧아지면서 스킬 이코노미의 도입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기술 가치의 반감기란 기술(과 그 전문성이)이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나 빨리 쓸모 없어지거나 구식이 되는지를 뜻합니다. 이미 일각에서는 AI시대 더 이상 엑셀이나 포토샵, 파워포인트를 다룰 줄 아는 능력이 무의미 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보고서는 과거 널리 쓰인 코볼, 파스칼 등의 프로그래밍 언어는 현재의 기술 트렌드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으며, 서버 등도 클라우드 컴퓨팅 등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혁신적 기술이 자고 일어나면 발표되는 시대에 '기술의 유용성과 경쟁력이 유지되는 기간'은 그만큼 빠르게 짧아지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한 세대 전 약 26년이던 기술 가치의 반감기가 5년 미만으로 단축되면서 시장은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력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기술 집약적인 업무에서 두드러지는데 스킬 이코노미 시대에 개인은 높은 수준의 민첩성을 갖추고 지속적인 역량 개발과 유연성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스킬 피라미드 기술의 가치와 중요도가 급변하는 가운데 기술의 변천 과정과 시장에서 기술의 상대적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구분해야 합니다. 보고서는 스킬 이코노미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개발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로 '스킬 프라미드'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스킬 피라미드에서 기술은 그 유형과 가치에 따라 코모디티(Commodity), 마켓터블(Marketable), 니치(Niche) 기술로 구분됩니다. 먼저 코모디티 기술은 기본적 기술입니다. 사실상 시장에서 더 이상 차별화가 되지 않는 기술로 워드 작성 능력이나 엑셀, 이메일 사용 능력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한세대 이전에는 노동시장의 경쟁력이 되었지만, 현재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기술입니다. 마켓터블 기술은 특정 직업군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기술입니다. 개인이 공식적인 교육으로 습득해야 하는 기술로 △회계 △데이터 분석 △프로그래밍 능력 등이 해당합니다. 일정 기간 채용의 경쟁력이 되었지만 기술 변화에 따라 곧 코모디티 기술로 곧 전락할 수 있습니다. '니치 기술'은 특정 분야에 활용되는 고유하고 희소한 기술을 의미합니다. 높은 경쟁력의 원천이 되며 개인이 '스스로' 습득해야 합니다. AI나 양자컴퓨팅은 현재 기업이 적극적으로 찾는 기술로 초기에는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습득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기업은 니치 기술을 보유한 노동자를 찾습니다. 스킬 피라미드 꼭대기에 앉아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는거죠. ■스킬 피라미드의 '함정' 보고서는 어제의 니치 기술이 오늘의 마켓터블 기술, 내일의 코모디티 기술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게다가 이같은 전환의 주기는 기술의 반감기 단축과 함께 짧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애플의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Swift)는 초기 니치 기술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켓터블 기술로 전환됐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생성형 AI의 등장에 따라 이를 익히고 다루게 될 것입니다. 한편 딜로이트는 MZ세대가 이미 생성형 AI를 다루면서 '놀고' 있지만, 동시에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스킬 이코노미 사회에서 기업은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업스킬링, 리스킬링 기회를 제공해야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합니다. 구성원이 기민하게 새로운 스킬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이 살아 남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업은 하루라도 빨리 기술 기반 조직으로의 탈바꿈돼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명문대' 학력과 '대기업' 경력 그리고 직함·직책 중심으로 인재를 관리해 왔습니다. 어제 '먹혔던' 기술과 노하우가 오늘 아무 쓸모가 없어질 시대에 걸맞지 않은 방식입니다. 보고서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강화 △구체적인 전략 수립 △지속 가능한 학습 문화 조성 등을 목표로 조직을 재정비해야한다고 조언합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5-01-13 21:01:32[파이낸셜뉴스] 최근 서울대학교 발전재단이 서울대생 가족임을 표시하는 차량 스티커를 배포해 온라인 등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시민모임)은 19일 "사려 깊지 못한 사업으로 논란을 자초한 서울대에 유감을 표하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이번 굿즈는 입시 성공의 정점으로 치부되는 서울대 로고를 활용해 '자식의 입시 성공은 부모의 업적임을 마음껏 과시하라'고 부추긴 것이어서 그 천박한 발상에 각계의 비판이 거세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벌주의에 찌든 사회에서는 특정 시기에 선점한 대학 이름으로 사회적 신분이 결정된다"며 "능력과 노력보다 특권과 차별이 일상화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인권위는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행태에 엄중하게 대처해 왔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서울대 가족 스티커에 맞서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상품을 제작, 배포하기로 했다. 서울대 발전재단은 최근 서울대 재학생의 부모들에게 서울대 로고와 함께 'PROUD PARENT'(자랑스러운 부모), 'I'M MOM', 'I'M DAD' 등이 적힌 차량용 스티커를 배부해 논란이 일었다. 재단 측은 해당 스티커가 화제가 되자 지난 15일 언론 매체를 통해 “학부모 맞춤으로 학교에 대한 관심과 소속감을 제고하는 목적으로 제작됐다”며 “학교에 들어온 것은 학생이지만 학부모도 고생하셨다. 그런 부분에 대한 소속감, 연대감, 자긍심 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학교발전재단 홈페이지팟캐스트 진행자인 원종우 작가는 이날(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랑스러운 부모’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차량 사진을 공유하며 “본인이 다니면서 서울대 스티커를 붙인다면 그걸 뭐라 할 생각은 없다. 나름대로 고생해서 들어갔다면 젊은 치기에 좀 자랑해도 된다. 그런데 부모, 가족, 엄마, 아빠 스티커의 공식적인 배포에 이르면, 서울대가 손수 나서서 이 사회의 저열한 정신 수준을 증명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원 작가는 “갈수록 더해가는 후진국형 계급주의적 천박함, 이미 성인인 서울대생을 양육해 낸 부모임을 자랑함으로써 자식을 철부지로 만들면서 그걸 인지조차 못 하는 사고의 수준, 이 모든 것을 아무 문제의식 없이 공식화 해낸 재단 측의 발상과 실행의 촌스러움까지. 뭐 하나 부족함 없이 이 나라의 현재 상태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19 15:30:09【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사교육 문제는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은 한번의 입시로 인생이 결정되는 '원샷 게임의 원조국'이었다. 한국도 이런 일본의 교육시스템을 대체로 차용했기 때문에 비슷한 사교육 문제가 계속됐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학벌사회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만큼 대입 스트레스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해 일본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57% 정도였다. 60%가 훨씬 넘는 한국을 밑도는 수준이다. 일본의 고등학생들은 대체로 '고3' 때부터 본격적인 입시를 시작한다. 이전까지는 동아리나 클럽활동에 집중하며 학창시절을 즐기는 게 보통 일본 고등학생의 삶이다. 일본은 사립중학교 입시가 있어서 비교적 이른 초등·중학교 때부터 대학 진학을 결정한다. 도쿄의 경우 초등학생 5명 중 1명은 중학교 입시를 치른다. 여기서부터 나머지 4명은 이미 대입과 멀어지는 것이다. 일단 대입을 하기로 마음먹으면 무한경쟁 체제인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진다. 도쿄 미나노구, 시부야구 등 이른바 부촌 지역에서는 아예 유치원 때부터 대입에 대비한 교육을 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초등학교 졸업생의 90% 이상이 사립학교에 진학하고, 초등 3~4학년부터는 대부분이 입시학원에 다닌다. 여전히 공립중학교에 보내면 일본 정부의 '유토리(여유) 교육' 정책으로 인해 고입은 물론 대입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인식이 학부모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부유층 학부모들은 자녀가 일단 유명 사립 중·고교에 들어가면 대학 입학이 보장되는 만큼 막대한 수업료를 지불하면서도 사립학교를 택한다. 일본의 명문 사립대학이 대부분 부속 초·중·고교를 갖고 있어 이들 학교에 진학하면 에스컬레이터 식으로 대학까지 진학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게이오초등학교는 6년간 들어가는 학비가 총 1000만엔이나 되지만 매년 경쟁률이 10대 1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일본 내 국제학교로 학생들을 보낸다. 연간 학비가 300만엔이 넘어도 국제학교는 일본인 학생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국내 학생들의 국제학교 진학에 별도의 규제를 두지 않는다. 학비를 감당할 능력과 학습능력이 있으면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자녀 1명을 대학에 보내려면 유치원~대학 기준 국공립은 1078만엔, 사립은 2533만엔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처럼 사교육을 통한 대입 경쟁을 치르는 것은 일부 학생들 이야기일 뿐이다. 일본의 대입 경쟁이 덜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일단 가업승계가 일반적인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일본은 업력이 100년 넘는 장수기업이 3만3000곳이나 된다. 일본에서는 출생과 동시에 진로가 결정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대입에 목을 맬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갈 만한' 대학도 많다. 한국은 성적을 기준으로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부터 줄 세우기를 하는 반면 일본은 진로에 따라 선호되는 대학이 다양하다. 예를 들어 수재들이 입학한다는 도쿄대는 공무원과 전문관료를 육성하는 대학이라는 이미지가 있고, 교토대는 학문과 연구 성과에서 더욱 인정받는 분위기다. 라이벌인 와세다대는 문과 계열에서, 게이오대는 이과 계열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지방 대학의 진학률은 44.8%에 이를 정도였다. 또 사실상 '완전고용'인 경제 상황도 대입 경쟁을 줄이는 요소다.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는 '모두가 대학을 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보편화됐고, 아르바이트만으로 먹고살기에 충분하다는 '프리터족'까지 만연한 사회가 됐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09-12 18:16:13[파이낸셜뉴스] “제가 여기서 학벌이 제일 낮으니 나대지 말라고 합니다” “사장이 낸 업무 관련 문제를 틀리면 20분간 무릎을 꿇고 있어야 합니다.” “개 부르듯 이리와 손짓하며 입천장으로 ‘쯔쯔쯔’ 소리내 부릅니다” 최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의 오픈카카오톡 상담방에 올라온 내용들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직장인 3명 중 1명이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갑질119가 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지난달 9∼15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33명(33.3%)이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전인 2019년 6월 조사 결과(44.5%)보다 10%포인트 이상 감소했지만, 연도별 결과를 보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경험률은 2020년 45.4%에서 이듬해 6월 32.9%로 10%포인트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29.6%로 30%선이 무너졌지만 올해 다시 33.3%로 소폭 상승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는 직장인이 10명 중 3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괴롭힘을 당한 직장인 중 9.3%(31명)는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고 답했다. 특히 일터의 약자라 할 수 있는 여성, 비정규직, 비조합원, 저연령, 저임금,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이 더 심각한 괴롭힘을 경험하면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일터를 떠나고 있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한 행위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괴롭혔다는 응답이 40.5%로 가장 많았다. 24.3%는 ‘대표·임원·경영진 등 사용자’를, 20.4%는 ‘비슷한 직급 동료’를 괴롭힘 행위자로 지목했다. 직장내 괴롭힘 피해를 당했을 때 대응은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는 응답자가 218명(65.5%·중복응답)으로 가장 많았다. 퇴사를 택한 이들도 93명(27.9%)에 달했다. 괴롭힘 행위를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자 219명(69.5%)이 ‘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70명(22.2%)은 ‘향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신고 등 적극적으로 대처한 24명 중 17명(60.7%)이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으며 8명(28.6%)은 신고 이후 대기발령 등 불리한 처우를 당했다고 답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7-10 08:00:10[파이낸셜뉴스] 남자친구 어머니의 이른바 '학벌 후려치기'로 계속 교제해야 하는지 고민된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벌 후려치는 남친 어머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사립고등학교 교사라고 소개한 작성자 A씨는 사촌형부 소개로 만난 남자친구와 1년간 교제 중이라고 전했다. A씨는 "결혼까지 생각하는 진지한 사이는 아니지만 어머니가 밥을 사준다고 해서 같이 봤다"라고 운을 뗐다. A씨는 이날 식사자리에서 남자친구 어머니의 "4수나 했는데 거기밖에 못 갔냐"라는 등의 막말에 시달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남자친구 어머니가 이혼 후에 아들 둘을 혼자 키우셨다. 아들 둘이 공부도 잘해서 인서울 중상위 대학 졸업하고 대기업에 들어갔고 인물도 좋아 학창 시절 인기도 많았었다고 한다"라며 "그러다 보니 어머니가 아들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전문대에 들어갔다가 4수 끝에 서울의 하위권 사범대 졸업했고 남들보다 졸업이 늦었다"라고 부연했다. A씨는 어머니에게 "학창 시절 공부를 안 했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지만, 이후에도 어머니는 '우리 아들은 1등만 했다', '학교 다닐 때 선생들이 사위 삼고 싶어 했고 몇 문제 틀려 중경외시(중앙대·경희대·외국어대·시립대) 갔다', '컨디션 좋았으면 연고대도 갔을 성적' 등의 얘기를 이어가더니 A씨에게 "그래도 인서울은 하고 싶어서 턱걸이로 갔네"라는 식의 얘기를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기분이 너무 상해서 표정 관리도 안 되고 음식에 손도 안 대고 아무 말 없이 그냥 헤어졌다"라며 "좋지 않은 머리로 졸업까지 하느라 애쓴 순간들도 생각나도 그래도 인서울 했다고 좋아하셨던 부모님 생각도 났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남자친구도 자기 엄마 성격을 아니까 '원래 그렇다'며 연락 왔다. 아무 대답도 안 했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냐"라고 조언을 구했다. 그러면서 "남자친구만 생각하면 계속 만나고 싶지만, 그 어머니 생각하면 그만해야 할 것 같다. 말하는 뉘앙스가 제 스펙이 본인 아들에 비해 부족하고 본인 성에 안 차지만 아들이 좋아하니까 받아준다는 느낌으로 들렸다"라며 "솔직히 집안으로 치면 남자친구보다 (우리 집이) 훨씬 낫다. 학벌은 제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대기업 정년퇴직하신 아버지는 지금도 일하고 있다. 큰 부자는 아니지만 열심히 살아오신 부모님 덕에 큰 걱정은 없고, 여동생은 지방국립대 졸업 후 9급 공무원"이라고 설명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홀어머니 아들은 쳐다보지도 마라", "자기 엄마가 원래 그런 게 자랑이냐", "더 당해봐야 정신차리냐. 답답하다", "자식이 하버드대학 나왔어도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한테 저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4-10 13:19:26배우 장하은이 '안나'에서 미술 입시 학원 강사인 수지의 제자 '나래' 역으로 완벽 변신해 수지를 당황케 만들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정한아 작가의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한다. 2018년 ‘싱글라이더’를 통해 연출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주영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장하은은 지난 1일 공개된 '안나'에서 입시 미술 학원 강사 유미(수지 분)의 제자 나래 역으로 다시 한 번 등장했다. 예일대에 재학 중인 나래는 유미를 위해 귀국 전 학교 앞에서 도넛을 사 왔고, 학벌부터 집안까지 모든 게 거짓투성이인 유미의 마음을 복잡미묘하게 만들었다. 앞서 나래는 지난 회 미술 입시 학원 강사였던 유미에게 상담받는 장면에 첫 등장했다. 나래는 6개월 만에 칼아츠에 합격한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며 조급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유미는 '오직, 너만 생각해'라고 성의 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얼마 후, 나래는 예일대 합격 소식을 유미에게 전했고, 뜻밖의 결과에 유미는 허탈한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예일대에 재학 중인 나래가 한국에 귀국해 유미를 찾았다. 나래는 유미 앞 쇼핑백을 건네며, "학교 앞 크레이지 도넛 좋아한다고 하셨잖아요. 저 샘 생각나서 공항 가기 전에 부랴부랴 들려서 사 온 거예요"라고 해맑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 예일대 졸업생이 아닌 유미는 도넛을 바라보며 복잡미묘한 감정을 보였다. 이처럼 장하은은 거짓 인생을 살고 있는 수지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든 제자 '나래'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거짓 예일대 졸업생 수지를 좋은 선생님이자 선배로 믿고 있는 순수한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거짓 학벌이 들통나게 될 것 같은 아슬아슬함을 고조시켜 극의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장하은은 이번 '안나'를 통해 임팩트 있는 신스틸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한 번 더 입증했다. 한편, 장하은은 종영한 MBC 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에서 무당 '천예지'로 분해, 톡톡 튀는 매력을 뽐낸 바 있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쿠팡플레이 '안나'
2022-07-02 11:50:51[파이낸셜뉴스] 국가인권워원회(인권위)는 성별과 학벌, 직업 등을 이유로 소셜 데이팅 앱 가입 조건에 차등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진정인은 A대표가 운영하는 데이팅 앱이 여성회원과 달리 남성회원에게는 특정 학교 출신과 특정 직업을 가입 조건으로 설정하고 이에 해당하지 않는 남성의 가입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A대표가 운영하는 데이팅 앱 이외에 만남과 교제를 원하는 이들이 선택 가능한 다른 대체 수단이 존재한다는 점 △가입 조건이 인종이나 키, 국적과 같이 개인이 통제하거나 바꿀 수 없는 인격적 속성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선호하는 교제 대상의 조건은 개인의 가치관과 결혼관을 반영하는 내밀한 사생활의 영역에 해당한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A대표의 행위가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해당 진정을 기각했다. 그러나 차별시정위원회는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성역할 고정관념, 학벌 차별 등의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의견표명을 검토했다. 해당 데이팅 앱 가입 조건은 남성의 경우 △안정된 회사(대기업, 공기업 등) 재직자 △전문직 (의사, 변호사 등) 종사자 △명문대 재학생·졸업자 등 특정 직업이나 출신학교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관련 사진자료 인증 등의 절차를 거친 후 회원 가입이 가능하다. 반면 여성은 가입에 제한이 없고, 직장이나 연봉 등에 관한 정보도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인권위는 "교제 시 남녀가 선호하는 조건은 주관적 취향의 영역에 속하며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며 "그런데 특정 조건에 대한 선택과 배제라는 방식으로 데이팅 앱의 가입 조건을 정해 운영하는 것은 '남성은 여성 보다 경제적 능력이 중요하다'는 식의 성차별적 편견과 성역할 고정관념을 확산시키는 등의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신대학, 직업 등 사회적 신분에 따라 인간을 범주화하고 상품처럼 가치를 매기는 분위기가 널리 퍼진다면,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되고 사회갈등이 증폭되는 등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2-05-19 09:4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