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송혜교의 복수극 ‘더 글로리’가 국제적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그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태국에서 한 유명 배우가 자신의 학창시절 폭력을 사과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극중 송혜교가 학창시절 당한 학교폭력이 실화에 기반을 뒀다는 사실에 격노하는 분위기다. ‘더 글로리’ 넷플릭스 비영어 부문 1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 11일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에 영혼까지 붕괴된 문동은(송혜교 분)이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다. 해외 매체들은 “송혜교는 미묘한 연기를 통해 상처 입은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1분 만에 문동은의 복수를 수긍하게 된다”(포브스)등의 호평을 했다. 주목할 점은 사회적 파장이다. 전 세계에 ‘미투운동’이 일어났던 것처럼 ‘더 글로리’를 매개로 학교폭력 방지와 예방을 위한 사회적 움직임이 일어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일단 태국에서는 유명 배우가 학창시절 자폐증을 가진 학생을 괴롭혔다는 의혹이 일자 지난 8일 사과하며 “친구에게 상처를 줘서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평생 죄책감을 느끼고 살 것”이라고 밝혔다. 안길호 감독은 앞서 “'더 글로리'가 말하고자 하는 건 보편적인 정서다. 복수를 하는 과정과 심정들은 어느 나라에 있는 사람들이 봐도 강한 메시지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화라니 끔찍” 네티즌 분노 국내에서는 시리즈 속 사건이 실화였다는 사실에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극중 송혜교는 고데기 열체크 폭력을 당한다. 일명 ‘고데기 온도 체크 학폭'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6년에 발생했다.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A양이 한 달 가까이 동급생 3명에게 고데기와 옷핀 등으로 폭행을 당해 팔·다리·허벅지·가슴 부위에 상처를 입었다. 당시 주범 가해자 1명은 구속되고 대처가 미흡했던 학교와 교사는 행정처분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당시 해당학교에 다녔던 학생들은 누가 가해자인지 다 안다며, 그는 잘살고 있다고 전해 공분을 자아냈다. '더 글로리'는 실제로 충북 청주시 한복판에 있는 중앙공원과 은행나무 등에서 로케이션도 진행했다. 극중 송혜교와 이도현이 나무 밑에서 바둑을 두는 장면이다. 극중 송혜교의 복수에 동참하는 이도현의 가족사도 실화를 엮어서 직조됐다. 의사 주여정(이도현 분)은 의사 집안에서 자란 유복한 인물이나 아버지를 살해한 사이코패스 환자가 수감 중에 반성 없는 사과 편지를 계속 보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정신과 의사 살해사건’은 2018년 발생해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피해 의사는 당시 위험을 감지하고 대피하던 중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리다 변을 피하지 못했다. 범인 박모씨는 5세부터 경증 자폐가 있었고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학교폭력과 왕따를 당했으며, 군 제대 후 직업 없이 집에서만 은둔생활을 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살인사건 가해자가 피해자 가족에게 편지를 보낸 사건은 2015년 요양원 원장이 경영사정이 어려워지자 입소자 아들에게 돈을 빌렸다가 돈을 갚지 못하자 살해한 사건과 닮았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아들에게 “재판장에게 탄원서를 제출해라. 나중에 감사 인사하러 가겠다”“어디로 이사 가든 반드시 찾아서”등의 편지를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보도됐다. 이밖에 극중 학교폭력 주동자 박연진(임지연 분)의 모친과 점집의 연관성도 관심을 받고 있다. 무속인이 손님인 젊은 여성을 속여 해외 성매매 업소나 고위층 성매매를 알선한 실제 사건이 모티브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1-12 16:16:58[파이낸셜뉴스] 올해 상반기 연예계에 불었던 '학폭 미투'의 진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졌던 가수 겸 배우 김소혜(사진)가 실제로는 학폭 피해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방송계 등에 따르면 김소혜의 소속사 에스앤피엔터테인먼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악성 루머 유포자 수사 관련 진행 상황을 알렸다. 소속사는 "김소혜가 데뷔한 후 여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학폭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악성 루머 글들이 올라왔고 법적 대응 과정에서 루머 유포자가 특정됐다"며 "해당 유포자는 소문을 사실 확인도 없이 호기심에 게시하였다고 진술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행동과 말들이라며 김소혜가 학교 폭력 가해자라는 주장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소속사에 따르면 유포자는 해당 내용이 허위임이 드러나자 선처를 호소하며 반성문을 제출했고, 이 과정에서 오히려 유포자가 중학교 재학 당시 김소혜가 피해자였던 학교폭력 사건의 가해자 중 한 명이었음이 드러났다. 소속사는 "피의자는 수사 과정에서 본인의 잘못을 인정했고, 어린 마음에 질투로 인해 악의적 루머 글들을 작성하였으며 이를 뉘우치고 후회한다는 내용의 자필 사과문을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속 배우에 대한 근거 없는 루머를 새롭게 확대·재생산하는 행위 및 모욕·비방행위, 성희롱 등 악성 게시물에 대해 앞으로도 법적 조치할 예정이며 선처 없이 적극 대응하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소혜는 지난 2016년 Mnet '프로듀스 101'을 통해 그룹 아이오아이(IOI)로 데뷔했고, 그룹 활동 종료 후 배우로 전향해 영화 '윤희에게' 등에 출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7-28 15:04:09[파이낸셜뉴스] '학폭 미투(학교 폭력에 나도 당했다는 폭로)'가 쏟아지고 학폭미투가 사회 운동 양상을 띠면서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는 실제 학폭 관련 상담 문의가 늘고, 폭로를 해도 처벌을 받는지 여부나 폭로 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지 등에 대한 법적 문의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학폭 미투를 둘러싼 명예훼손 소송이 현재는 '합헌'이 우세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대한 향후 헌재의 판단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명예훼손 소송에서 최우선으로 보는 것은 명예가 훼손된 대상이 어떤 존재인지다. 그에 따라 불법행위에 대한 판단 기준이 달라지는 탓이다. 대법원은 공공적·사회적 의미를 가진 사안의 경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같은 대법원의 판단을 인용한 판결이 최근 있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단독(김순환 부장판사)은 지난달 24일 차범근 축구교실이 전직 코치 A씨를 상대로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쟁점은 A씨의 글로 축구교실의 명예가 훼손된 건지 여부였다. A씨는 지난 2015년부터 약 1년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로글을 올렸다. '역겨운 짓거리' 등의 표현을 썼고, 방송에도 나와 본인에 대한 처우나 퇴직금 미지급 등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했다. 이는 축구교실과 A씨가 맺은 '비방 금지' 목적의 약정서와 명백히 어긋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익 목적 아래 모두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처우나 퇴직금 지급 여부 등은 공공적·사회적 의미가 있는 사안에 관한 표현행위"라며 "거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정도의 비방·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익적 성격을 띤 학폭이 촉발한 명예훼손 사건도 이와 다르지 않다. 현행법에 '사실적시 명예훼손' 조항이 있는 만큼 피해자 측은 법정에서 '공익적 목적'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위법성 없다고 주장할 경우 이에 대한 입증 책임이 피해자 측에 있기 때문이다. 이정도 법무법인 참본 변호사는 "성범죄 문제와 같은 양상인데, 피해자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결국 누구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모순됨이 없느냐가 핵심"이라며 "폭로글의 구체적 사실 여부와 그 취지, 어휘·표현의 의미 등이 고려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학폭 미투 상황에서 피해자를 옥죈다는 비판이 계속돼 온 데다 최근 학폭 미투에선 공익적 성격이 강조되어서다. 앞서 헌재는 지난 2016년 온라인상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인 정보통신망법 70조 1항에 재판관 7(합헌)대2(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했다. 지난 25일에는 형법 307조 1항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사건에서 유남석 재판관 등 4명이 위헌 의견을 냈다. 폐지 의견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유 재판관 등은 "진실한 사실 적시에 대한 형사처벌을 통해 보호하려는 사람의 명예는 진실이 가려진 채 형성된 '외적 명예'에 불과하다"며 "이를 보호하기 위해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는 표현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형사처벌을 강제하는 것 외에 다른 수단이 있다고 본 것이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2021-03-01 11:40:17#. 스포츠계의 '학폭 미투'가 연예계로 스멀스멀 퍼지고 있던 지난 19일, 학폭 관련 온라인 게시글에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선 학교폭력을 직접 당한 것은 아니나, 자신의 동생이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멤버 수진과 같은 중학교를 다녔고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게시자는 “화장실에서 제 동생과 동생 친구들을 불러다 서로 뺨을 때리게 하고 '제 동생은 왕따'라고 단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라는 내용과 함께 지금까지도 동생은 수진이 부른 음악이 나올 때마다 힘들어한다는 말이 포함돼 있었다. #. 곧이어 추가 폭로가 터졌다. 다른 폭로글이에는 중학교 졸업 앨범 사진과 함께 “수진으로부터는 매일 담배 냄새가 나고, 오빠들과 술을 마셔 머리가 어지럽다며 사람 무시하는 눈빛으로 말하는 너의 태도와 행동은 나에겐 큰 충격이었다”는 내용이 있었다. 21일엔 그녀의 동창을 주장하는 또 다른 누리꾼이 2차 폭로를 뒷받침하는 내용의 글을 작성했다. #. 그러나 그녀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같은 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큐브 측은 폭로 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라 밝히며 "향후 '허위사실'에 선처 없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수진이 통화로 다툰 적은 있으나, 학교 폭력은 아니라는 것이 큐브 측 입장이었다. 고소 공지가 뜬 뒤 2차 폭로글의 내용이 수정됐고 다른 폭로글도 삭제됐다. #. 소속사의 입장 발표 다음 날(22일) 본인이 직접 입장문을 올렸다. 수진은 이 글에서 "중학교 시절 호기심에 흡연을 몇 번 하는 등 방황을 한 것은 사실이며, 이로 인해 상처를 받은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 그러나 학교폭력이나 비행을 저지르진 않았고, 억울한 점이 있다"라고 직접 밝혔다. #. 얼마 안 가 배우 서신애가 이슈에 등판하며 판이 커졌다. 수진과 와우중학교 동창인 배우 서신애는 21일 그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None of your excuse(변명의 여지가 없다)"라고 밝혔다. 서신애 또한 수진의 주변인들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라는 폭로글이 있었기에 사태가 확산됐다. 22일 빌리 아일리시의 'Therefore I Am'을 캡처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업로드했다. 누리꾼들은 해당 곡의 가사를 통해 '수진'에 관한 이야기임을 유추했다. #. 23일 1차 폭로자가 소속사로부터 연락이 온 사실을 밝혔다. 소속사 법무 담당과 폭로자가 변호사를 대동해 만나는 쪽으로 이야기 나누는 중임을 알렸다. 그러나 트위터 폭로자의 경우 소속사의 법무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에서는 "폭로자도 화제성에 따라 가려가면서 대응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 24일 동창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폭로자는 서신애와 '쌍방 다툼'으로 몰고 가려는 수진 및 소속사 입장을 일축하며, 담배를 서신애 책상에 몰래 넣어 두고 선생님께 걸리게 하여 부모님 소환까지 하게 만든 악질 행위까지 저질렀음을 증언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사건과 인물, 이슈 등에 대해 '딱 1인치'만 더 깊게 파고드는 기사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많은 악플과 격려 바랍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2-25 14:23:25[파이낸셜뉴스]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폭로로 시작된 체육계 학폭 미투가 점입가경이다. 이번엔 유명 프로축구 선수의 동성 간 성폭력 의혹이다. 국가대표 출신 유명 선수로 대중에도 인지도가 높은 이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 당시 합숙소에서 후배 선수들에게 구강성교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번엔 축구, 대표 스타 '후배 성폭력' 24일 체육계에 따르면 학교폭력 폭로가 프로스포츠를 넘어 체육계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폭로가 터져나오는 가운데 일부는 로펌의 법률자문을 거쳐 구체적인 의혹을 제기해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24일엔 K리그 명문구단 소속 유명 스타선수의 충격적 학교폭력 의혹이 나와 체육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해당 선수는 전라남도 한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0년 동급생과 함께 후배들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현)를 통해 관련 의혹을 폭로한 피해자들은 당시 같은 학교 5학년이던 이들이다. 이들은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활동을 하던 중 선배 두 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합숙소에서 가해자들이 이들을 불러 구강성교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현재 가해자 중 한 명은 K리그 유명 구단 소속 스타 선수이고 다른 한 명은 모 대학교 외래교수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로 내용의 사실여부와는 별도로,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다. 적용될 수 있는 혐의는 유사강간과 협박이지만 두 죄 모두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이다. 유사강간 등 성범죄의 경우 미성년 피해사례를 막기 위해 성인이 된 이후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도록 하고 있지만 이들의 나이가 이미 30대에 접어들어 공소시효 10년이 만료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이 법률검토를 거쳐 폭로한 건 30대 중반에 접어든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잘 살고 있는 모습을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다수 학교폭력 사건에서 유사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인정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이재영·이다영 자매, OK금융그룹 읏맨 송명근·심경섭, 삼성화재 블루팡스 박상하,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등의 사건에서도 비슷하게 되풀이된 바 있다. 같은 집단 내에서 생활하는 이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의 경우 문제제기 및 처벌, 사후관리 등이 제대로 된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는 극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0여년의 시간이 흐른 뒤 다른 사건 폭로에 힘입어 제기된 피해자들의 비명을 흘려들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진상파악부터 처벌까지, '용서는 없다' 프로배구와 야구에 이어 프로축구계 스타와 관련된 폭로에 축구계가 어떻게 대처할지도 주목된다. 현재 구단이 진상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연맹과 협회의 징계처분이 어느 수위까지 진행될지 관심이 모인다. 선수 본인의 사실인정 또는 부인 여부에 따라 당시 축구부 관련자들의 증언과 증거를 수집해 사실을 파악하는 절차가 우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박상하 사건에서 삼성화재가 그랬듯 학교 측에 관련 기록만을 확인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또한 이재영, 이다영 선수에 대해 언제 풀릴지 모를 소속팀 자체징계와 국가대표 무기한 자격제한 징계로 마무리한 배구계의 전철을 밟아서도 안 된다는 의견이 높다. 최근 불거진 학교폭력 폭로가 한두명의 문제가 아닌 체육계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벌백계해야 할 필요가 크다는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학교폭력 이력을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 반영하라"고 지시하는 등 정부는 이번 기회에 학교폭력을 뿌리뽑겠다는 기세다. 정 총리는 23일 "유명 운동선수들의 학폭 전력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국민들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며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인되지 않는다는 통념이 체육계에도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1-02-24 11:38:34[파이낸셜뉴스] 배구계에서 시작한 '학폭 미투'가 연예계에 상륙한 모양새다. 현재 활동 중인 배우부터 오디션 참가자에 이르기까지, 연일 새로운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학폭 미투'가 터진 조병규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17일 "초·중학교 때도 소위 말하는 '일진'으로 불렸다", 19일에는 "뉴질랜드 유학 시절 조병규 일행에게 폭행을 당했다" 등의 추가 폭로가 잇따르며, 소속사는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이은 학폭 의혹으로 조병규가 출연하는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컴백홈' 녹화가 연기됐다. 조병규는 22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반드시 제 입장을 밝히겠다. 기다려달라"는 글을 남겼다가 삭제해 눈길을 끌었다.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도 학교 폭력 가해 의혹에 휩싸여 이를 부인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수진은 화장실에 내 동생과 동생 친구를 불러서 서로 뺨을 때리게 하고 '이제부터 OOO(동생 이름) 왕따'라고 단체 문자를 돌렸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네티즌은 수진이 같은 학교 출신인 서신애에게도 폭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수진은 22일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정말 억울한 부분이 있다. 많은 팬분이 힘들어하시는 것을 보고 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번 이야기를 드렸으면 한다"라며 학교 폭력 의혹을 부인했다. 서신애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다"라고 해명했다. '스카이캐슬', '인간수업' 등에 출연한 배우 김동희에 대해서도 학폭 의혹이 제기됐다. 소속사는 22일 해당 글이 이미 3년 전 올라왔다가 삭제된 바 있다고 밝히며 "사실이 아닌 일로 소속 배우가 부당하게 피해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법적 대응 방침을 알렸다. 엠넷 '프로듀스 101'을 통해 걸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 김소혜도 학폭 가해 주장 글이 올라오자 "해당 내용은 이미 3년 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했다가 선처로 마무리됐던 것"이라며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이번에는 절대 선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또한 배우 박혜수, 그룹 세븐틴 멤버 민규, KBS2 '트롯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트로트 가수 진해성 등이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는 상황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2-22 15:21:27[파이낸셜뉴스] 스포츠계와 연예계를 시작으로 '학폭 미투(나도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퍼지고 있다. 성범죄 미투에 이어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언어폭력도 학폭이다 17일 연예계에 따르면 배우 조병규가 '학폭 미투'의 당사자가 됐다. 피해 폭로자는 조씨가 30여명의 무리와 함께 점심시간 내내 언어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언어 폭력은 학교 폭력에 해당될 수 있을까.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 2조는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말 몇 마디'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말의 내용이 언어 폭력이면 학교 폭력에 해당되는 것이다. 물론 아직 조씨를 학폭 가해자로 낙인 찍을 수 없다. 배우 측이 강하게 부인했으며 소속사에서도 강경대응을 예정했기 때문이다. 조씨의 '학폭 미투'는 이후 법적 과정을 지켜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학폭 미투' 일반인으로도 번진다 일각에선 일련의 사건을 시작으로 '학폭 미투'가 대대적으로 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학폭 미투' 당사자는 가수 진달래 등 연예인, 여자배구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남자배구 송명근, 심경섭 등 스포츠 선수 등이었다. 최근 인터넷에선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에 해당하는 경찰 가해자 폭로로 이어지며 '학폭 미투'로 이어지고 있다. 항공사 직원, 교육감 자녀, 태권도장 관장 등에 대한 학폭 폭로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이날 직장인 익명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A항공 학교폭력 피해자입니다'라는 글에서 20대 후반 여성 피해자라고 소개한 작성자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남자애 하나가 주도해 지독하게 따돌림을 했고,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할 만큼 너무 힘들었다"라고 폭로했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터넷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 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정의"라며 "많은 갈등과 논란의 이면에 있는 '정의'가 무엇인지 집단들의 정의도 규정된 상황에서 학폭처럼 이른바 '팩트'가 명백한 경우 응징의 정의가 강력하게 발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2-17 13:53:48여자배구 흥국생명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로 시작된 배구계 ‘학교폭력 미투’가 또 등장했다. 16일 네이트판에는 ‘신입프로여자배구 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모 구단에 입단한 여자배구선수로부터 학폭을 당했다는 작성자는 "(가해자는 자신에게) 트롤이라고 하고 다 들리게 '걔는 왜 사냐 죽지' '죽으면 제 장례식장에서 써니 춤을 쳐주겠다'고 본인 친구들과 함께 웃으면 얘기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해당 선수의 입단 소식을 접한 뒤 배구단에 연락을 했지만 일주일간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상태에서 2월 10일 가해자 부모님에게 연락이 왔고 대중 얼버무려 사과를 했지만 ‘내 딸이 배구를 그만 두면 너의 마음이 편하겠니, 너의 공황장애가 사라지겠니’라는 말을 덧붙이며 자신의 딸의 죄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가해자와 그 부모는 단순한 다툼이었다며 배구단 측에 이야기를 하며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연락이 없어 2월 15일 배구단 측에 다시 연락을 넣었더니 자신들은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 대면을 해서 합의를 보라고 했다”며 “이러한 태도에 실망해 배구협회에 민원을 올리니 배구단 측에서 바로 연락이 와서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증거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제가 썼던 글들은 가해자들이 다 찢어 놓았다”면서 “지금은 교과서에 적힌 제 심정, 고민 글쓰기 시간에 적었던 괴롭힘에 관한 글들과 몇 년간 심리치료 받은 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러한 배구단 측의 태도 또한 2차 가해가 돼 저를 괴롭혀서 이 글을 쓴다”며 “이 글을 본 가해자들은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고 따돌림과 괴롭힘은 절대로 정당 방위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02-16 08:18:41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정고시 출신이다. 1978년 서울 남강고에 입학했지만 1980년 자퇴했다. 자서전 '내 인생의 선택'에서 '갈매기 조나단'이란 폭력서클에 가입했으며, 집단폭행을 당한 억울한 친구를 대신해 패싸움을 벌였다가 퇴학당할 위기에 처하자 자퇴했다고 고백했다. 이후 검정고시를 통해 고졸 학력을 얻었고, 2007년 자퇴 27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보통 50~60대들이 영화 '친구'나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학창시절의 어둠을 느꼈다면 30~40대는 '바람'에서 성장기 질풍노도를 실감한다. 불량한 청소년이 어른으로 커가는 과정을 그린 대표적 성장영화다. '친구'나 '말죽거리 잔혹사'의 주인공이 학교폭력을 배경으로 한다면 '바람'은 과장된 폭력이나 일진들의 의리보다 문제아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 점이 다르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전국 초·중·고 학생선수의 인권침해 실태를 발표했다. 5만7557명(유효응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체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4.7%(8440명), 성희롱·성폭력 등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7%(3829명)였다. 특히 신체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중·고 선수 6155명 중 4898명(79.6%)은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복 등이 두려웠다는 응답이 24.5%였고, 대처방법을 몰랐다는 응답도 13%에 달했다. 대책 없이 당하기만 하던 학폭 피해자들의 대반격 '학폭 미투'가 시작됐다. 학폭 가해자임을 인정한 여자배구 국가대표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영구퇴출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인원이 15일 오전 10만명에 육박했다. 배구협회는 두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했다. 남자배구 선수도 처벌을 앞두고 있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 시즌2에선 가수 진달래가 학폭 사실을 인정한 뒤 무대에서 하차했다. 과거 학폭 가해자에 대한 단죄를 통해 미래 학폭 희생자를 구하는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싸움질 잘하고 남 괴롭히는 게 자랑이던 학폭시대의 종언을 기대한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위원
2021-02-15 17:32:51[파이낸셜뉴스] 선배가 후배의 머리채를 잡아 변기에 밀어넣는 등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진 경남 하동의 한 서당과 관련해 또 다른 피해 증언이 나왔다.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따르면 ‘경남 하동 지리산 청학동 기숙사 추가 폭행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화제가 됐다. 청원인은 “지난해 초등 2학년생 아들을 이 서당에 보냈다. 입소 당일부터 중학생이 아들을 멍이 들게 때리고 폭행 사실을 외부로 알리면 죽인다고 했다”고 적었다. 이어 “다른 학생들에게도 얼굴을 맞는 등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행이 있었지만 서당에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모두 잠들어 있는 사이 저의 아이를 깨워서 흉기를 들고 협박하는 일이 있었는데 원장은 ‘애들끼리 그럴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했다. 청원인은 “아들은 불안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정신과에서 틱 장애 진단을 받아 수개월 째 치료 중이다.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월 해당 서당에서는 동급생 1명과 선배 2명이 여학생 1명을 상대로 변기 물을 마시게 하고 옷을 벗겨 찬물로 씻게 하는 등 학교폭력이 발생했다. 하동에 있는 또 다른 서당에서도 남학생끼리 성적 학대에 가까운 학교폭력이 확인돼 서당 내 관리·감독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숙형 서당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연이어 불거지자 29일 경남도교육청은 관련 운영방식이나 관리·감독에 문제가 없는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청학동에 있는 이른바 서당의 문제점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서당이 형식적으로는 집단거주시설로 내용적으로는 학원과 유사하게 운영하면서 교육청의 지도 감독권을 피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육감은 “서당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라고 말하면서 피해 가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면서 “수사의뢰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3-30 02: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