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투수 골든글러브 안우진과 슈퍼루키 문동주는 결국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설 최종 명단이 30일 공개되었다. 역시 가장 큰 관심사는 안우진(키움)의 합류여부였다. 현 시점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선수가 안우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합류는 이뤄지지 않았다. 과거 학폭 전력 때문이다. 지난해 30경기에 등판해 15승8패, 196이닝, 224탈삼진,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 투수가 되었지만, 고비때마다 휘문고 시절 학폭 이력을 발목을 잡았다. 슈퍼루키 문동주(한화)도 승선이 불발되었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중에 하나였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판단으로 최종 불발되었다. 가장 의외의 선택은 포수라는 반응이다. 많은 이들이 박동원(LG)을 예상했지만, 이지영(키움)이 선발되었다. 메이저리거는 예상대로였다. 김하성(28, 샌디에이고) 최지만(32, 피츠버그) 토미 에드먼(28, 세인트루이스)이 그대로 이름을 올렸다. 팀으로서는 LG가 최다인원이었다. 김윤식(LG)까지 라인업에 합류하면서 무려 6명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kt가 4명으로 뒤를 잇는다. 한화는 문동주가 불발되면서 한 명도 선발되지 않았다. 한국은 일본 도쿄돔에서 대회 1라운드를 치른다. 3월 9일 호주전을 시작으로 10일 일본전, 12일 체코전, 13일 중국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다음 달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합동훈련을 진행한다. 한국은 일본, 호주, 중국, 체코와 함께 예선전을 치른다. 여기에서 반드시 조 2위안에 들어야 반대편 조와 8강전을 치를 수 있다. 8강전은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지고, 4강전과 결승전은 미국에서 펼쳐진다. <대표팀 명단> 투수: 김광현, 이의리, 구창모 김윤식 양현종 이용찬 원태인 박세웅 김원중 곽빈 정우영 정철원 고영표 고우석 소형준(15명) 포수: 양의지 이지영(2명) 내야수: 강백호 오지환 박병호 최정 김혜성 김하성 토미 에드먼 최지만(8명) 외야수: 박건우 나성범 이정후 김현수 박해민(5명)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1-04 16:18:49[파이낸셜뉴스] 22-2 대승을 거두었지만 수장은 웃지 않았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이강철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이 야구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강철 감독은 13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B조 중국과 최종전에서 22-2, 5회 콜드게임승을 거둔 직후 "내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라며 "야구팬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국은 호주에게 패하고, 호주가 체코를 이기면서 3회 연속 WBC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되었다. 탈락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좋은 성적이 났던 2006·2009년에는 선발·중간으로 나갈 확실한 투수들이 있었다. 올해는 투수 쪽이 안 좋은 상황에서 확실한 선발을 정했어야 하는데 내가 부족해서 그걸 정하지 못해 성적이 안 나온 것 같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결국, 투수력 부족으로 호주전과 일본전을 그르쳤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한국은 일본전을 대비한 좌완 투수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전문 불펜투수가 고작 5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원태인 등 특정 선수에게 지나치게 부화가 가중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KBO리그 최고 투수이지만 고교 시절 '학폭'을 일으켜 국가대표에 뽑히지 못한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에 대해선 "(뽑지 않은) 결정에 대해서는 변함없이 후회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강철 감독은 안우진은 선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오래전부터 세웠다. KBO도 이런 이 감독의 소신에 뜻을 함께 하면서 예비 엔트리에도 안우진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안우진만 있었어도 호주전을 이길 수 있었다는 팬들의 여론에 대해서 확고한 자신의 소신을 밝힌 셈이다. 22-2로 대회 최다점수차 대승을 거둔 중국전에 대해서 ”선수들이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텐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했다“라고 선수들을 위로했다. 아울러 "탈락이 결정됐는데도 도쿄돔을 찾아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3-14 07:56:49추신수(41·SSG 랜더스)의 한국야구와 관련된 소신 발언이 팬들의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설 연휴 내내 해당 발언은 각종 포털 및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현재 미국 텍사스주 자택에 머무르고 있는 추신수는 최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난해 SSG에서 프로 인생 처음으로 우승한 뒷얘기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 구성 등과 관련한 생각을 자세히 밝혔다. 취지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 정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발언들이 포함되며 야구 팬들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팬들은 싸늘한 시선으로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고 있고, 각종 매체에서도 경솔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가장 크게 문제가 된 발언은 안우진(키움 히어로즈)과 관련된 발언이다. 안우진은 이번 WBC 대회 직전까지도 '뜨거운 감자'였다. 실력이야 말할 필요가 없지만, 학교폭력 이력으로 인해 대표팀에서 제외된 선수이기 때문이다. 최근 학폭은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다. 김유성(두산 베어스)이 그로 인해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고, 이영하(두산 베어스)도 학폭으로 재판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신수는 새 얼굴이 많은 라이벌 일본을 거론하며 이번 WBC 대표 선발 때 당장 성적보다는 미래를 위해 안우진에게 기회를 줬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안우진이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이와 관련한 징계도 받았는데도 국가대표로 뛸 수 없다며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이 팬들의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야구 팬들은 학교 폭력을 그냥 지나가는 하나의 사건으로 치부하는 추신수의 경솔함에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추신수는 대표팀에 관련된 문제에서도 "언제까지 김광현·김현수인가"라며 새 얼굴을 뽑는데 주저하는 한국 야구의 현실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단순히 먼저 태어났다고 선배가 아니다"라며 해당 대표팀을 구성한 야구 원로들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하지만 정작 팬들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면제를 받아 FA 대박을 터트린 이후 한 번도 국가의 부름에 응하지 않은 그의 발언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추신수가 언급한 김광현(34·SSG), 양현종(34·KIA), 김현수(35·LG) 등은 모두 10년 이상 국가대표에 헌신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병역혜택을 받은 후 FA 계약을 한 기회주의자가 할 말은 아니라는 식의 질타가 대부분이었다. 해당 사건과 연관성이 없지만, 과거 추신수의 음주운전 전력까지 다시 소환되는 모양새다. 얼마 전 추신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단을 지원해온 팀 관계자들에게 5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보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구단 버스 운전기사, 그라운드 관리책임자, 훈련 보조요원, 라커룸 청소원과 선수단 식당 종사자, 유니폼 세탁을 맡아준 사람들에게까지 상품권을 전달했다. 하지만 해당 발언으로 좋았던 추신수의 이미지는 곤두박질쳤다. 해당 발언들은 그가 은퇴하는 순간까지 두고두고 팬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1-25 18:04:04[파이낸셜뉴스]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 학폭 이슈로 WBC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하자 "한국 사회에서 용서가 너무 쉽지 않다"고 말한 추신수(41·SSG 랜더스). /DKNET 캡처 [파이낸셜뉴스] 추신수(41·SSG 랜더스)가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한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에 대해 “한국은 용서가 너무 쉽지 않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DKNET에 출연해 우리나라 야구 국가대표팀의 더딘 세대교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일본만 봐도 국제 대회를 하면 새로운 얼굴들이 많다. 언제까지 김광현(34·SSG 랜더스), 양현종(34·KIA 타이거즈)이냐”며 “이 선수들이 실력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다. 어린 선수들 중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고 했다. 이어 “문동주(19·한화 이글스),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 같은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얼굴을 비추게 해서 외국으로 나갈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국 야구가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안우진 선수는 아직 논란이 있지 않냐. 한국에서 여전히 민감한 이슈다”라며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추신수는 “분명 잘못된 행동을 했다”라면서도 “한국이 용서가 너무 쉽지 않은 거 같다. (안우진이) 어릴 때 한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도 받고 출장정지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합리한 일을 당하는 후배가 있으면 선배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도 나서질 않는게 너무 아쉽다”고 했다. 안우진은 학창 시절 학교 폭력 가해자로 처벌받은 전력으로 인해 징계를 받았고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됐다. 온라인상에서는 추신수의 발언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추신수 본인이 음주운전 후에 쉽게 용서받아서 저런 발언이 쉽게 나오는 건가”, “말 그대로 국가대표다. 국민 정서에 반하는 선수는 될 수가 없다”, “피해자들을 가볍게 보는 발언” “당한 사람 입장도 생각하라”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일부는 “맞는 말인 것 같다. 처벌도 다 받지 않았나. 실력으로 뽑자” 등의 반응도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1-24 08:05:53예상보다 무난한 선발이라는 평가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의 최종명단이 공개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한국계 2루수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격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거포 최지만(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포함된 최종 명단 30인을 발표했다. ■신구 조화 돋보이는 2023 WBC 대표팀 KBO가 발표한 명단의 면면을 살펴보면 MLB 소속 선수 3명, KBO리그 소속 선수 27명 등 총 30명이다. 투수진은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김윤식, 정우영, 고우석(이상 LG트윈스), 소형준, 고영표(이상 kt 위즈), 구창모, 이용찬(이상 NC 다이노스), 이의리(KIA 타이거즈),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곽빈, 정철원(이상 두산 베어스), 김원중, 박세웅(이상 롯데 자이언츠)으로 구성됐다. 포수는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이지영(키움 히어로즈)이 이름을 올렸다. 외야수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를 비롯해 나성범(KIA 타이거즈), 김현수, 박해민(이상 LG 트윈스), 박건우(NC 다이노스)로 구성됐다. 내야수는 에드먼, 김하성, 최지만을 비롯해 박병호, 강백호(이상 kt 위즈),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오지환(LG 트윈스), 최정(SSG 랜더스)이 승선했다. 이번 대표팀은 신구 조화가 유독 돋보인다는 평가다. 젊은 선수와 베테랑이 골고루 섞였다. 가장 어린 선수는 2002년생 이의리이고, 최고령은 1986년생으로 37세인 이지영·박병호다. 구단 별로는 LG가 6명으로 가장 많고, 한화 이글스는 유일하게 대표팀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순혈주의 깨졌다… 최지만-에드먼-김하성 내야진 구성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특징은 에드먼의 합류다. 한국의 순혈주의가 깨지는 역사적 순간이다. 에드먼은 한국 출신 이민자 곽경아씨의 아들이다. WBC에 참가하는 선수는 부모 혹은 조부모 혈통에 따라 출전국을 결정할 수 있다. 에드먼의 합류로 한국은 최강 수비진용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에드먼은 2021년 골드글러브(GG) 내셔널리그(NL) 2루수 수상자다. 김하성 또한 올시즌 NL GG 최종 후보에까지 오른 바 있다. 한국 내야진은 1루수 최지만, 2루수 에드먼, 3루수 최정, 유격수 김하성으로 구성될 것이 유력하다. 만약 김하성이 3루로 가게 되면 오지환이 유격수로 들어오는 라인업도 가능하다. 외야는 이정후가 팀을 이끈다. 이정후, 나성범, 김현수가 예상 주전 라인업이다. 이번 WBC 무대는 이정후의 MLB 쇼케이스도 겸하고 있다. 다만 최지만의 합류는 유동적이다. 아직 피츠버그 구단의 참가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선수 한 명의 추가 발탁 여지가 있다. 한편, 서울에서 출생한 뒤 미국으로 입양된 외야수 롭 레프스나이더(한국명 김정태·보스턴 레드삭스)와 최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효준(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은 승선하지 못했다. ■에이스 없지만 젊어진 투수진… 안우진 합류 불발 2023 WBC는 영건들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에이스는 없지만, 대표팀이 확 젊어졌다. 2022 신인왕 정철원을 비롯해서 곽빈, 김윤식 등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합류했다. 여기에 기존 이의리, 소형준, 구창모 등 이미 자리를 잡은 영건들도 변함없이 엔트리에 포함됐다.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은 "선발·마무리 구분 없는 벌떼 마운드로 승부를 보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이번 대회는 김광현, 양현종의 국가대표 은퇴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강철 감독은 두 명에 대해 "승부처에서 선발이든 마무리든 구분없이 쓰겠다"고 했다. 한편, 올시즌 대한민국 최고 투수로 발돋움한 '골든글러버' 안우진은 휘문고 시절 학폭 전력으로 최종명단에서 제외됐다. 조범현 KBO 기술위원장은 "기량과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 자긍심 등이 선발 기준"이라며 안우진의 대표팀 제외 배경을 설명했다. ■1차전 호주전이 8강 진출 승부처 될듯 WBC 예선 B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3월 9일 호주, 10일 일본, 12일 체코, 13일 중국과 차례대로 맞붙는다. B조 상위 2팀은 A조(대만, 네덜란드, 쿠바, 이탈리아, 파나마) 상위 2팀과 8강전을 벌인다. A조에서는 대만과 쿠바의 8강 진출이 유력하다. B조에서는 일본이 최강 전력이고 한국과 호주가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첫 경기 호주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8강까지는 일본 도쿄돔에서 모든 경기가 펼쳐지고, 4강과 결승전은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로 장소를 옮겨서 경기를 펼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1-05 18:18:12[파이낸셜뉴스] 2023년 한국야구가 거대한 그리고 운명적인 시험대에 선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침체’와 ‘도약’의 기로에 서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3년에는 3월 개막하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11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로 이어진다. 역대로 1년에 3개의 국제대회가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한국야구, 사상 첫 1년에 3개 국제대회 참가한국야구는 2000년대 초반 일본 야구를 국제무대에서 압도하며 폭발적으로 부흥했다. 2006년 1회 WBC에서 이승엽의 홈런포로 이치로의 일본과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미국을 연파하며 4강에 올랐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는 전승 우승(금메달)을 달성했다. 2009년 2회 WBC에서는 다르빗슈 유와 이치로가 버틴 일본을 상대로 준우승을 달성했다. 한국 야구는 폭발적으로 부흥했다. 소위 ‘베이징키드들’이 현재 프로야구를 이끌고 있는 젊은 세대다. 하지만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2013년과 2017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탈락에 2020 도쿄올림픽 노메달까지 한국 야구는 추락에 추락을 거듭했다. 그런 의미에서 2023년은 새로운 도전이자 두려운 도전의 연속이다. 학폭, 음주 운전 등 수많은 사건 사고로 얼룩진 한국 야구의 어두운 단면을 일거에 날려 버릴 수 있는 기회다. 한국축구가 잇따른 일본전에서의 패배를 카타르 월드컵 16강 한 번으로 반전시킨 것과 마찬가지다. WBC, 사상최강 사무라이 재팬과 진검승부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역대 최정예 전력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대표팀도 긴장할 정도의 진용이다. 일본은 최근 오타니(28·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다르빗슈 유(36·샌디에이고 파디러스)에 이어서 스즈키 세이야(28·시카고 컵스)도 참가를 천명했다. 최근 뉴욕 메츠와 5년 7천500만 달러에 계약한 우완 강속구 투수 센가 고다이(29)도 합류한다. 5년 9천만달러에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일본 최고의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29·보스턴 레드삭스), 일본인 어머니를 둔 외야수 라스 테일러-다쓰지 눗바(2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마찬가지다. 일본 국내파 중에서는 164km/h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사사키 로키(21·지바롯데)도 나선다. 일본리그에서 56개 홈런을 기록한 무라카미 무네타카(22·야쿠르트 스왈로스)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안우진(키움)이 나서지 못하기 때문에 투수 쪽에서 누수가 있다. 이의리(기아), 소형준(KT), 구창모(NC) 등 젊은 패기에 기댈 수밖에 없다. 맏형 김광현(SSG)의 노련함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제무대에서 중요성이 강조되는 정우영(LG), 고영표(KT) 등 언더·사이드의 활용도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구 수 제한이다. WBC에서는 투수 1명이 조별리그에서는 65구, 8강전에서는 80구까지만 허용된다. 효과적인 이어던지기 운용이 필수다. 타자 쪽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메이저리거들이 앞장선다. 4번타자 최지만(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을 비롯해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토미 애드먼(세인트루이스)이 선두에 선다. 여기에 KBO 5관왕 이정후(키움)와 거포 나성범(KIA)이 지원 사격에 나선다. 최정(SSG), 양의지(두산), 오지환, 박해민, 김현수(이상 LG) 등 베테랑들도 힘을 보탠다. 한편, 한국은 WBC에서 일본, 중국, 호주, 체코와 B조에 편성됐다. 1라운드는 3월 9일부터 13일이며, 3월 15일~16일이 2라운드(8강)이다. 숙명의 한일전은 3월 10일 오후 7시에 도쿄돔에서 열린다. 1라운드와 2라운드는 모두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다. 4강과 결승은 미국에서 진행된다. 반드시 2라운드를 통과해야만 미국 마이애미 땅을 밟을 수 있다. 4강전은 3월 19일~20일, 결승전은 3월 21일 펼쳐지게 된다. 아시안게임·APBC, 병역혜택·젊은세대 발굴 기회 WBC가 현재라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는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를 위한 대회다. 한국야구의 중흥기를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대회다. 특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병역 문제가 걸려있다. 선발 10승 좌완 이의리, 132억 구창모, 2년 연속 30SV 정해영, 대한민국 최고 마무리 고우석, 최고의 중간계투 정우영, 거포 3루수 노시환, SSG 랜더스 주전 유격수 박성한, 삼성의 젊은 에이스 원태인 등이 병역 혜택이 걸려있는 특급 영건들이다. 다만, WBC에서의 성적이 중요하다. WBC에서 좋은 성적이 나와야 아시안게임에 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울 수 있다. 늘 아시안게임은 수많은 선발 논란이 있어왔다. 자칫 병역이 걸린 대회만 열심히 한다는 여론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해당 대회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출전할 예정이고, KBO 리그도 중단없이 정상적으로 운용이 된다. 한편, 첫 대회가 개최된 2017년 이후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APBC는 6년 만에 2회 대회가 개최된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만든 국가대항전이다. 2회 대회는 호주가 참가하면서 총 4개국으로 구성된다.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다. 풀리그를 거쳐 1~2위 팀이 결승전, 3~4위 팀이 3위 결정전을 치른다. 대회 참가 대상은 24세 이하(199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 또는 프로 입단 3년 차 이하의 선수, 와일드카드 3명 등 총 26명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1-01 13:10:38[파이낸셜뉴스] “일본과 안 만나는 것이 최상이예요. 한국은 최고 투수도 못나가는데, 일본은... ” 아무리 공이 둥글다지만, 전력 격차가 심해도 너무 심하지 않느냐는 것이 야구인의 한탄이다. 그래도 명색이 '한일전'인데 일본에게 큰 점수차이로 패하면 비난은 2배, 3배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일본 야구대표팀이 최강의 전력을 꾸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것이 확정되었다. 시쳇말로 '미친' 라인업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의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28)가 WBC 출전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WBC 사무국은 22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스즈키는 WBC에 뛰기로 했다"고 전했다. 스즈키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두 차례 타격왕을 차지한 뒤 2022 시즌 빅리그에 진출한 일본의 간판타자다. 올해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2, 14홈런, 46타점의 성적을 거두며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사실, 스즈키는 뒤에 열거할 선수들에 비하면 큰 걱정거리도 아니다. 이미 한국을 상대로 WBC에서 엄청난 위용을 과시했던 오타니(28·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온다. 그때는 투수였지만, 이제는 4번타자 겸 투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핵심 선발 다르빗슈 유(36)도 WBC 출전을 선언했다. 이들은 모두 한국전에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들만 해도 버거운데 최근 뉴욕 메츠와 5년 7천500만 달러에 계약한 우완 강속구 투수 센가 고다이(29)도 미국에서 열리는 준결승부터 일본 대표팀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그것 뿐만 아니다. 일본에서 160km/h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만찢남' 사사키 로키도 나선다. 지난 4월 오릭스 버펄로스전에서 최고 구속 164㎞ 직구를 앞세워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한국 팬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올 시즌 일본 선수 최다인 56개 홈런을 터뜨린 무라카미 무네타카(22·야쿠르트 스왈로스)도 경계 대상이다. 오타니에 묻혀서 큰 관심을 못받고 있지만, 한국 투수진이 상대하기에는 매우 버거운 선수다. 하지만 한국은 정작 최상의 전력도 꾸리지 못한다. 물론, 에드먼 등이 합류할 수 있지만, 투수력에서의 차이가 크다. 특히, 안우진(키움)이 WBC에 나서지 못할 것이 유력하다. 사정에 밝은 모 야구 관계자는 “아마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위에서도 안우진에 대한 추가 발탁은 논의된 바 없다. 아마 이강철 감독도 이미 (안우진을) 계산에 넣지 않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폭 논란’ 속에 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지만, 국가대표는 이와는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일본은 WBC에서 한국, 중국, 호주, 체코와 B조에 편성됐다. 숙명의 한일전은 3월 10일 오후 7시에 도쿄돔에서 열린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2-12-23 17:43:01안우진(23·키움)이 탈삼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안우진은 1일 KT전서 5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빼앗아 도합 49개로 이 부문 선두에 올랐다. 투수 3관왕을 달리던 반즈(45개·롯데)를 탈삼진 2위로 끌어내리고 토종 투수 자존심을 지켰다. 안우진은 사연 많은 투수다. 데뷔 첫해부터 엄청난 폭발력을 보였으나 번번이 마지막 도약대 앞에서 멈춰섰다. 올 시즌 비로소 꽃을 피웠다. 처음엔 누구보다 일찍 개화의 조짐을 보였다. 2018년 준플레이오프서 보여준 위력은 당장 KBO리그를 씹어 삼킬 듯했다. 안우진은 한화와의 가을야구 데뷔전서 5⅔이닝 무실점 승을 올렸다. 1-1 동점이던 4회초 1사 2, 3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상황이나 주자의 위치 모두 갓 신인 투수에겐 부담스런 장면이었다. 대개의 신인 투수는 가을 무대에 서면 스트라이크 집어넣기에 급급하기 마련이다. 눈앞이 새까맣게 변해 포수 미트가 안보인다는 투수도 있었다. 안우진은 달랐다. 초구부터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2구는 150㎞ 직구 스트라이크. 8번 김회성을 유격수 땅볼 처리, 9번 정은원과의 승부 내용이 기막혔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좋았다. 1, 2, 3구 내리 직구(149㎞~150㎞), 4구는 슬라이더. 강타와 연타를 섞은 다음 마지막 승부구는 151㎞ 강속구. 정은원의 배트가 헛돌았다. 위기 상황서 구원 등판한 신인 투수는 씩씩하게 무대를 내려갔다. 위기에서 배짱 투구는 안우진을 더 돋보이게 한다. 1일 KT전서 2회 맞이한 무사 만루 위기. 키움이 5-1로 넉넉하게 앞서 있었으나 한방이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절벽 앞이었다. 안우진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직구 스피드는 점점 빨라졌다. 이후 세 타자에게 던진 6개의 직구 가운데 가장 느린공이 155㎞였다. 가장 빠른 공은 158㎞. 게릿 콜(뉴욕 양키스) 얘기가 아니다. 안우진은 세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첫 타자 권동진에겐 3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직구, 직구, 체인지업 헛스윙. 좌타자인 권동진은 연속된 강속구 다음에 날아드는 체인지업에 두 손을 들었다. 안우진은 192㎝, 92㎏의 좋은 체격을 지녔다. 오타니 쇼헤이(193㎝ 92㎏·LA 에인절스)를 연상시키는 몸이다. 이수중학교 시절엔 그리 크지 않은 신장에 통통한 몸매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안우진을 휘문고로 스카우트했던 당시 이명섭 감독(서울시야구협회 수석부회장)은 "야구장에서 데굴데굴 굴러 다녔다"고 회상했다. 중학교 땐 두드러진 투수가 아니었다. 마운드에서 승부근성만큼은 최고 투수들 못지않았다. 부드러운 투구 폼과 근성을 높이 사 정원 문제로 학교 측과 싸우다시피 하며 안우진을 뽑았다고 한다. 그러고도 1년은 내리 쉬었다. 갑자기 키가 크는 바람에 성장통을 겪어서다. 그 일년의 휴식이 안우진에게는 보약이 됐다. 이 부회장은 "현재도 최고지만 앞으로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간판 투수로 성장할 것이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안우진은 고교 때 학폭 사건으로 인해 국가대표팀에서 뛸 수 없다. 이대로 묻어두기엔 그의 재능이 너무 아깝다. texan509@fnnews.com
2022-05-02 17:58:21안우진(23·키움)이 탈삼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안우진은 1일 KT전서 5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빼앗아 도합 49개로 이 부분 선두에 올랐다. 투수 3관왕을 달리던 반즈(45개·롯데)를 탈삼진 2위로 끌어내리고 토종 투수 자존심을 지켰다. 안우진은 사연 많은 투수다. 데뷔 첫해부터 엄청난 폭발력을 보였으나 번번이 마지막 도약대 앞에서 멈춰섰다. 올 시즌 비로소 꽃을 피웠다. 처음엔 누구보다 일찍 개화의 조짐을 보였다. 2018년 준플레이오프서 보여준 위력은 당장 KBO리그를 씹어 삼킬 듯했다. 안우진은 한화와의 가을야구 데뷔전서 5⅔이닝 무실점 승을 올렸다. 1-1 동점이던 4회초 1사 2, 3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상황이나 주자의 위치 모두 갓 신인 투수에겐 부담스런 장면이었다. 대개의 신인 투수는 가을 무대에 서면 스트라이크 집어넣기에 급급하기 마련이다. 눈앞이 새까맣게 변해 포수 미트가 안보인다는 투수도 있었다. 안우진은 달랐다. 초구부터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2구는 150㎞ 직구 스트라이크. 8번 김회성을 유격수 땅볼 처리, 9번 정은원과의 승부 내용이 기막혔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좋았다. 1, 2, 3구 내리 직구(149㎞~150㎞), 4구는 슬라이더. 강타와 연타를 섞은 다음 마지막 승부구는 151㎞ 강속구. 정은원의 배트가 헛돌았다. 위기 상황서 구원 등판한 신인 투수는 씩씩하게 무대를 내려갔다. 위기에서 배짱 투구는 안우진을 더 돋보이게 한다. 1일 KT전서 2회 맞이한 무사 만루 위기. 키움이 5-1로 넉넉하게 앞서 있었으나 한방이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절벽 앞이었다. 안우진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직구 스피드는 점점 빨라졌다. 이후 세 타자에게 던진 6개의 직구 가운데 가장 느린공이 155㎞였다. 가장 빠른 공은 158㎞. 게릿 콜(뉴욕 양키스) 얘기가 아니다. 안우진은 세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첫 타자 권동진에겐 3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직구, 직구, 체인지업 헛스윙. 좌타자인 권동진은 연속된 강속구 다음에 날아드는 체인지업에 두 손을 들었다. 안우진은 192㎝, 92㎏의 좋은 체격을 지녔다. 오타니 쇼헤이(193㎝ 92㎏·LA 에인절스)를 연상시키는 몸이다. 이수중학교 시절엔 그리 크지 않은 신장에 통통한 몸매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안우진을 휘문고로 스카우트했던 당시 이명섭 감독(서울시야구협회 수석부회장)은 “야구장에서 데굴데굴 굴러 다녔다”고 회상했다. 중학교 땐 두드러진 투수가 아니었다. 마운드에서 승부근성만큼은 최고 투수들 못지않았다. 부드러운 투구 폼과 근성을 높이 사 정원 문제로 학교 측과 싸우다시피 하며 안우진을 뽑았다고 한다. 그러고도 1년은 내리 쉬었다. 갑자기 키가 크는 바람에 성장통을 겪어서다. 그 일년의 휴식이 안우진에게는 보약이 됐다. 이 부회장은 “현재도 최고지만 앞으로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간판 투수로 성장할 것이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안우진은 고교 때 학폭 사건으로 인해 국가대표팀에서 뛸 수 없다. 이대로 묻어두기엔 그의 재능이 너무 아깝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2-05-02 14:23:05[파이낸셜뉴스]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폭로로 시작된 체육계 학폭 미투가 점입가경이다. 이번엔 유명 프로축구 선수의 동성 간 성폭력 의혹이다. 국가대표 출신 유명 선수로 대중에도 인지도가 높은 이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 당시 합숙소에서 후배 선수들에게 구강성교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번엔 축구, 대표 스타 '후배 성폭력' 24일 체육계에 따르면 학교폭력 폭로가 프로스포츠를 넘어 체육계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폭로가 터져나오는 가운데 일부는 로펌의 법률자문을 거쳐 구체적인 의혹을 제기해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24일엔 K리그 명문구단 소속 유명 스타선수의 충격적 학교폭력 의혹이 나와 체육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해당 선수는 전라남도 한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0년 동급생과 함께 후배들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현)를 통해 관련 의혹을 폭로한 피해자들은 당시 같은 학교 5학년이던 이들이다. 이들은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활동을 하던 중 선배 두 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합숙소에서 가해자들이 이들을 불러 구강성교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현재 가해자 중 한 명은 K리그 유명 구단 소속 스타 선수이고 다른 한 명은 모 대학교 외래교수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로 내용의 사실여부와는 별도로,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다. 적용될 수 있는 혐의는 유사강간과 협박이지만 두 죄 모두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이다. 유사강간 등 성범죄의 경우 미성년 피해사례를 막기 위해 성인이 된 이후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도록 하고 있지만 이들의 나이가 이미 30대에 접어들어 공소시효 10년이 만료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이 법률검토를 거쳐 폭로한 건 30대 중반에 접어든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잘 살고 있는 모습을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다수 학교폭력 사건에서 유사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인정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이재영·이다영 자매, OK금융그룹 읏맨 송명근·심경섭, 삼성화재 블루팡스 박상하,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등의 사건에서도 비슷하게 되풀이된 바 있다. 같은 집단 내에서 생활하는 이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의 경우 문제제기 및 처벌, 사후관리 등이 제대로 된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는 극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0여년의 시간이 흐른 뒤 다른 사건 폭로에 힘입어 제기된 피해자들의 비명을 흘려들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진상파악부터 처벌까지, '용서는 없다' 프로배구와 야구에 이어 프로축구계 스타와 관련된 폭로에 축구계가 어떻게 대처할지도 주목된다. 현재 구단이 진상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연맹과 협회의 징계처분이 어느 수위까지 진행될지 관심이 모인다. 선수 본인의 사실인정 또는 부인 여부에 따라 당시 축구부 관련자들의 증언과 증거를 수집해 사실을 파악하는 절차가 우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박상하 사건에서 삼성화재가 그랬듯 학교 측에 관련 기록만을 확인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또한 이재영, 이다영 선수에 대해 언제 풀릴지 모를 소속팀 자체징계와 국가대표 무기한 자격제한 징계로 마무리한 배구계의 전철을 밟아서도 안 된다는 의견이 높다. 최근 불거진 학교폭력 폭로가 한두명의 문제가 아닌 체육계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벌백계해야 할 필요가 크다는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학교폭력 이력을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 반영하라"고 지시하는 등 정부는 이번 기회에 학교폭력을 뿌리뽑겠다는 기세다. 정 총리는 23일 "유명 운동선수들의 학폭 전력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국민들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며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인되지 않는다는 통념이 체육계에도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1-02-24 11:3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