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54)의 책이 '품절 행렬'을 이어가는 가운데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초판과 같은 희귀본이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 14일 중고나라에는 한강의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초판 사인본을 7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책은 온라인 서점에서 9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밖에 '채식주의자'는 50만원, '소년이 온다' 특별 한정 양장판은 20만원, ‘여수의 사랑’ 초판본은 30만원, ‘작별하지 않는다’는 25만원, ‘내 여자의 열매’ 초판본은 10만원 등에 중고거래 매물이 올라와 있다. ‘소년이 온다’ 초판 1쇄를 40만원에 사겠다는 글도 있다. 현재 한강의 주요 저서 품귀 현상이 벌어져 이같이 비싼 가격을 내건 중고거래 물건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노벨상 소식이 전해진 뒤, 시중 주요 대형 서점 재고 30만여권은 대부분 판매가 이뤄졌다. 지역 서점에 있던 수만권도 대부분 팔려나가 대략 35여만권이 하루 이틀 안에 모두 소진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노벨상 발표 시점인 지난 10일 오후 8시부터 11일 오전 10시까지 14시간 동안 기록적인 판매량을 보였다. 이날 알라딘에 따르면 지난 9일 대비 '소년이 온다' 판매량은 521배, '채식주의자' 901배, '작별하지 않는다' 1719배, '흰' 2072배, '희랍어 시간' 1235배 각각 급증했다. '소년이 온다'의 경우 노벨상 발표 시점(지난 10일 오후 8시) 이후 자정까지 분당 18권씩 팔려나갔다. 한편 이같은 품귀 현상에 한강의 책을 출간한 문학과지성사, 창비, 문학동네 등 출판사들은 비상 근무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매진된 한강의 국내 도서는 오는 14일부터 순차적으로 추가 입고될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14 05:23:06"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덕분에 출판계가 호황을 누렸지만, 반짝 효과가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출판사 관계자) 지난해 막바지 출판계는 소설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열풍으로 호황을 누렸다. 수상 이후 그의 저서들은 총 3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주요 서점에서는 연속 8주 이상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 작가의 작품들은 연간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무려 5종이나 포함됐고, 그의 소설들은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 30위 가운데 7종이나 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뜨거운 관심 덕분에 그의 저서는 품귀현상까지 빚었다. 서점에서는 책을 내놓자마자 완판되고, 도서관에서는 전권이 대출 중인 실정이다. 더욱이 중고책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처음으로 전자책 구매를 고려 중이라는 이들도 생겨날 정도로 '신드롬'을 낳았다. 그의 저서뿐만이 아니라, 말과 행동도 주목받았다. 계엄의 잔혹성을 다룬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나라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한 작가는 시상식을 통해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言路)를 통제하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길 바란다"고 일갈, 세계인의 찬사를 받았다. 말 그대로 지난해 한국은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울고 웃었던 '문학적 한 해'였던 것이다. 그러나 출판계 일각에서는 한 작가의 수상효과 하나로 한국 문학계 전반의 발전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국가 위상을 높였으나 정작 중요한 독서 선진국으로 가기까지는 한참 멀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한국의 독서율은 세계 평균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성인 10명 중 6명이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한 작가 수상효과로 다른 작가들의 소설 판매량도 전년에 비해 늘었지만 독서 선진국으로 가기에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즉 한국 문학계가 발전하려면 정부와 출판계, 독자 모두가 독서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에서 출판과 문학의 질을 높이고 독서인구를 늘릴 수 있는 정책을 내고 지원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와중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의 국고보조금 갈등 장기화도 신진 작가 발굴과 K문학의 해외 진출 무산 등으로 발목이 잡힌 실정이다. 이번 수상을 통해 문학이 국격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정부가 지원하고, 독자들도 호응한다면 새해에도 '제2의 한강'이 나오고 독서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sunjun@fnnews.com
2025-01-02 18:2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