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화음악가 조성우 음악감독이 오늘(29일) '30주년 기념 영화음악 심포니 콘서트'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1995년 김성수 감독의 데뷔작 '런어웨이' 영화음악을 맡으면서 데뷔한 그는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김유진 감독의 '약속', 이재용 감독의 '정사' 등으로 1990년대 우리나라 영화음악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인 음악가로 꼽힌다. 이번 콘서트에는 영화 '런어웨이', ‘봄날은 간다’, ‘꽃피는 봄이 오면’, ‘약속’,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만추', 8월의 크리스마스' 등 주옥 같은 영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심포니 라이브 연주가 이어질 예정이다. 또 '불꽃', 한,일 합작 드라마 '프렌즈','인간실격','마에스트라' 등 드라마 OST는 물론이고 대극장 창작 뮤지컬의 서막을 열었던 '뮤지컬 대장금'까지 그의 대표작을 무대에서 만나보는 뜻 깊은 기회가 될 예정이다. 뮤지컬 디바 이소정과 포르테나 멤버 오스틴 킴도 함께한다. 이소정은 199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적인 뮤지컬 프로듀서 카메론 맥킨토시에게 발탁돼 ‘미스 사이공’의 주역을 맡았으며 디즈니 뮤지컬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 역을 맡은 한국의 대표적인 원조 뮤지컬 디바다. 지난 2000년 한일 월드컵 기념 한일 합작 드라마 ‘프렌즈’의 주제곡 ‘원(ONE)’을 조 감독과 함께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 준우승팀인 ‘포르테나’의 멤버이기도 한 오스틴 킴은 이번 무대에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불렀던 ‘봄날은 간다’를 그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7-29 15:35:22‘미녀는 괴로워'(2006),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신과 함께' 시리즈(2017~2018) 등 무려 세 편의 천만 영화를 내놓은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사진)가 또 한 번 야심찬 도전에 나섰다. 그가 선택한 프로젝트는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뷰를 돌파한 동명 웹소설 원작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 '전지적 독자 시점'이다. 제작비만 300억원에 달하는 이 영화는 기획부터 완성까지 꼬박 5년이 걸린 대작이다. 그러나 원 대표는 요즘 속이 바짝 탄다. 그는 "5~6년 전 기획할 당시만 해도 여름 블록버스터가 극장가를 주도했다. '신과 함께2'의 경우 개봉 5일 만에 600만명을 모았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산업적인 혁신의 필요성을 느낄 정도로 어렵다"고 짚었다. 실제로 올해 가장 흥행한 한국영화 '야당'이 338만명, '미션 임파서블8'이 339만명을 모으는데 그칠 정도로, 영화산업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원작팬 쓴소리...실관람객평이 더 좋아 소설 '멸망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 현실이 되는 '전독시'는 본편만 551화. 외전까지 포함하면 3000화를 넘는 방대한 원작의 초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각색했다. 웹툰 연재 전이라 콘셉트 아트와 크리처 디자인은 아예 새롭게 했다. 개봉 직후 '신과 함께' 개봉 당시처럼 원작 팬의 쓴소리가 직격탄처럼 쏟아졌다. 반면 일반 관객들은 "재미있고 신선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 결과 포털사이트 기준 네티즌 평점보다 실관람객 평점이 높다. 원 대표는 "'전독시'는 '신과 함께'보다 분량이 열 배는 더 길다"며 "관객을 2시간 안에 설득하려면 각색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는 '파트 1'이라 생각하고, 세계관과 캐릭터를 설명하면서도 한 편의 이야기로서 완결성을 갖추는 데 집중했다." 그가 '전독시'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두 가지다. 국내엔 성자물이나 회귀물 같은 판타지 블록버스터 자체가 없다는 게 끌렸다. 주인공 '김독자'가 이야기 속에 들어가 결말을 바꾼다는 설정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는 "기존 이야기를 소비하는 존재에서 벗어나, 스스로 결말을 만드는 주체가 되는 구조가 참 매력적이었다"며 "누가 먼저 영화화할까 봐 조바심이 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기술적으로 가능할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그는 "'신과 함께'의 정성진 엠83 대표에게 가능하겠냐고 물었더니, 피와 뼈를 갈아 넣겠다고 하더라"며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제작진의 열정을 언급했다. '전독시'는 총 러닝타임 117분 중 약 90%인 1300여 컷이 시각효과(VFX)로 구성됐다. 게임 형식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면서 기술적 실험에 나섰다. 코인을 모아 무기를 사고, 괴물과 싸우는 액션 장면은 실제 인물이 게임 속에서 움직이는 듯한 색다른 체험을 선사한다. 그러나 배경은 지하철 3호선 라인이라는 친숙한 공간이라 현실감도 놓치지 않는다. '전독시'는 새로운 시도에 걸맞게 캐스팅도 젊다. 원 대표는 "보통 이런 대작은 4050세대 톱스타를 캐스팅하지만, 이번엔 2030 중심으로 가되, 글로벌 인지도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드라마로 입지를 다진 안효섭, 아시아 전역에 팬을 보유한 이민호, 그리고 블랙핑크 지수가 대표적이다. 해외 매출이 따라주면 국내에서 600만명 가량 들어야 하는 손익분기점도 낮아진다. 실제로 영화는 대만에서 '파묘'를 뛰어넘는 오프닝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고, 북미와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도 개봉을 앞뒀다. 28일부터 2박3일간 진행되는 싱가포르 프로모션에는 안효섭, 이민호가 직접 참여한다. ■CG 퀄리티 아쉬워… 제작비 한계 원 대표는 "'전독시'는 철저히 오락 영화"라며 "원작의 만능키인 김독자가 시나리오(미션)를 클리어하는 쾌감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살아남는 결말을 쓰겠다는 연대와 위로의 메시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 감정이 영화에 깔려 있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시각 효과와 장르적 시도가 관객에게 새로움을 줄 수 있길 바랐다는 것이다. 게임 기업 스마일게이트의 첫 영화 투자·제작작이다. 결과물에 대한 반응을 묻자 원 대표는 "CG의 퀄리티에 다소 아쉬움을 표했다"고 답했다. 이어 "게임업계에선 1000억원 이상 제작비를 투입하는 게 드물지 않다. 반면 한국영화 수익 구조로는 글로벌 수준의 퀄리티를 맞추기 위한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할리우드의 기술 총집합이라 불리는 '아바타3-재와 벌'의 일부 장면이 언론에 공개됐다. 제작비는 한화로 약 3447억원. '전독시'의 약 11.5배다. 원 대표는 "관객은 전 세계 콘텐츠를 같은 눈높이에서 본다. 한국 영화라고 '한 수 접고' 보지 않는다. 한국 블록버스터의 글로벌 진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말 불리한 게임이다. 이 격차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영화계 선후배들이 개봉을 앞둔 그에게 "형이 국가대표"라며 응원을 보낸 것은 단지 영화 한 편의 성공을 바라는 게 아닐 것이다. 극중 김독자 일행이 괴물과 맞서는 마지막 역이 충무로역인 것도 마찬가지. 김독자가 혼자가 아닌 여럿이 살아남는 희망을 꿈꾸듯, 원 대표 역시 한국영화 위기 속에서 희망을 꿈꾼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7-28 18:29:59[파이낸셜뉴스] 영화 ‘하이파이브’가 홍콩과 태국에서 ‘야당’ ‘히트맨2’ 등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를 모두 제치고 흥행 1위를 차지했다. 투자배급사 NEW에 따르면 지난 6월 19일 홍콩에서 개봉한 '하이파이브'가 4일 만에 올해 홍콩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영화감독, 작가, 기자, 평론가 등 현지 각계각층 인사들의 호평이 끊이지 않으며 입소문을 타고 관객들을 불러 모은 것. 영화를 본 이들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유쾌하고 열정 넘치는 영화!”(@bluegodzi), “참신한 초능력 설정부터 현실적인 스토리, 생생한 연기까지!”(@95moviesjunkie), “보고 나면 행복해진다”(@cusonlo), “기대 이상의 퀄리티! MVP는 ‘탱크보이’”(@10movieshk) 등 영화의 유쾌한 매력에 찬사를 보냈다. 또 “홍콩 쿵푸영화의 색깔이 가득! 짜릿하고 정말 웃기다”(@moviefeverattack), “액션, 드라마, 코미디를 절묘하게 넘나든다”(@hkmovie_moveit), “웃음으로 전하는 우정과 가족애!”(@Todayscreening) 등 다채로운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태국에서도 지난 6월 12일 개봉 이후, 2025년 태국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다. 한 태국 배우는 “재미있고, 웃기고, 즐겁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현지 영화 블로거들과 매체들 역시 “올해 꼭 봐야 할 한국영화”, “감점 없이 완벽한 10/10/10!” 등 폭발적인 시사회 반응에 상영관 수가 대폭 확대됐다고 NEW 측은 설명했다. 태국에서는 ‘하이파이브’의 뒤를 이어 ‘검은 수녀들’과 ‘히든페이스’가 나란히 올해 가장 흥행한 한국영화 2, 3위를 기록했다. 세 작품 모두 투자배급사 NEW의 작품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7-10 16:58:59【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 오는 5일까지 베트남 다낭시에서 개최되는 제3회 다낭아시안영화제(DAFF 2025)에 주베트남대한민국대사관과 주베트남한국문화원이 주빈국으로 공식 참여한다. 1일 주베트남한국문화원에 따르면 대사관과 문화원은 이번 영화제에서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포커스 온 코리안 시네마' 특별 프로그램을 구성해 총 14편의 한국영화를 다낭 내 주요 극장에서 총 28회 상영한다. 상영작으로는 △지구를 지켜라(장준환 감독) △은행나무 침대(강제규 감독) △그들도 우리처럼(박광수 감독) 등이 있다. 특히 상영작 감독들은 직접 영화제에 참석해 현지 관객들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이번 영화제에서 문화원은 '한국영화산업의 발전과 국제적 확장이 주는 교훈'이라는 주제로 한국영화산업을 집중조망하는 세미나도 진행했다. 최영삼 주베트남 대사는 한국영화산업 세미나 축사에서 "이번 영화제 참석을 통해 이러한 베트남 영화의 발전에 다낭 아시안영화제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면서 "나아가 그 여정에서 한국이 앞으로 중요한 파트너로 상호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이번 영화제에서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만큼 대사관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함께 '한국미식의 밤' 행사도 개최해 K푸드를 적극 알렸다. 영화제에 참여한 영화인들과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지준혁 셰프(하노이 미슐랭 가이드 선정)가 특별히 준비한 한식 코스가 제공됐다. 한편 다낭아시안영화제는 2023년 처음 개최된 이래 베트남 3대 국제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일본, 2024년 프랑스에 이어 2025년에는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됐다. 이번 영화제에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 김한민 감독, 배우 문소리와 박성웅 등 국내 영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5-07-01 18:15:46[파이낸셜뉴스] 올 상반기 미국에서 주목할 성과를 거둔 창작자가 있다.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로 할리우드에서 한국영화 흥행 새 역사를 쓴 장성호 감독과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한국인 최초 연극·뮤지컬계 최고 권위인 토니상 6관왕에 오른 박천휴 작가가 그들이다. 이들의 성공 이야기는 '넥스트 K를 향한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도전'이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 ■"원작 있는 기독교 콘텐츠로 승부" '킹 오브 킹스'를 제작한 모팩스튜디오 장성호 대표는 지난 18~20일 열린 '2025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기조 발제자로 나섰다. 그는 기획부터 완성까지 꼬박 10년 걸린 이 작품의 성공 비결로 할리우드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한 작품 기획과 작품의 완성도, 주류 시장 직접 공략을 꼽았다. 장 대표는 "무모한 도전이 실패로 끝나면 안 됐기에 미국 시장을 철저히 분석했다"며 "그렇게 원작 있는 기독교 콘텐츠에서 답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킹 오브 킹스'의 각본, 연출, 공동 제작자로 이름을 올린 그는 "원작 없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북미 시장에 도전한다는 것은 굉장히 무모한 일임을 깨달았다"며 프로젝트의 출발을 돌이켰다. 월트디즈니컴퍼니조차 '백설공주' '인어공주' 등 원작있는 콘텐츠로 성공한 사실에 주목한 뒤 퍼블릭 도메인(저작재산권을 포기한 저작물, 저작재산권이 소멸된 저작물) 리서치를 거쳐 30여 편의 후보 중 찰스 디킨스의 '예수의 생애'에 주목했다. 장 대표는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걸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조차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900만달러 남짓의 수익을 거뒀다"며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 한계를 설명했다. 이어 "예수 이야기는 뻔할 수 있으나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보편적 이야기"라며 "디킨스가 자녀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쓴 책이라는 점이 특별했다"고 강조했다. 디킨스의 유언으로 출간되지 않다가 사후 60여년 후에 발표된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장 대표는 또 하나의 핵심 포인트로 기독교 콘텐츠의 수익 구조를 꼽았다. 그는 "기독교 콘텐츠는 박스오피스에서 대박이 나지 않더라도 실패하지 않는다"며 "일반 영화가 부가판권 시장에서 최대 2.6배를 낸다면 기독교 콘텐츠는 5~6배의 수익을 낸다"고 비교했다. '출애굽기' 원작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를 사례로 들며 '이집트 왕자'는 개봉한지 28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수익이 난다는 것이다. 비주얼은 '디즈니를 닮되 디즈니 아류가 되지 않는 룩(look)'을 찾았다. 제작은 언리얼 엔진 기반의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활용해 촬영과 편집을 동시 진행하고,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나중에 입히며 제작비와 시간을 대폭 줄였다. 성공 비결의 또 다른 축은 핵심 인맥을 통해 미국 주류시장에 곧바로 진입한 전략이었다. 이는 그가 VFX로 일가를 이뤘기에 가능했다. 현지 인맥을 통해 할리우드 스타 캐스팅을 이뤄낸 그는 "현지 작가와 함께 윤색하며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는데, 좋은 대본없이 좋은 캐스팅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마케팅 또한 전략적이었다. 기독교 콘텐츠 전문 마케터를 직접 발로 뛰어 섭외한 덕에 14만개 대형 교회를 아우르는 대규모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았고, 엔젤스튜디오의 길드 멤버 투표를 통과해 안정적 배급을 확보했다. 그는 "미국에서 편당 수익률 1위인 엔젤스튜디오는 연간 개봉작 960편 중 6~10편만 엄선해 배급한다"며 3500개 이상 상영관에서 개봉해 '기생충'을 뛰어넘고 흥행 새 역사를 쓴 동력을 설명했다. 이어 "브로커를 거치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할리우드 메인 스트림과의 직접 교류가 성과를 이끌어낸 핵심 요인이었다"고 강조했다. ■"유행 따르지 말고 진정성으로 승부"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과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의 개별성·지역성을 품고 있는 보편적 이야기가 성공 비결로 꼽힌다. 박 작가는 토니상 수상 이후 언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원작이 없기에 모든 것을 새롭게 창조하는 일은 즐겁고도 두려운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작품을 처음 쓴 지난 2014년부터 2024년 가을 브로드웨이 개막까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쓴 과정이 관객에게 닿은 듯 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대에서 우정을 쌓은 윌-휴 콤비의 또다른 작품 '고스트 베이커리' '일 테노레' 역시 한국이 배경이다. 박 작가는 "내가 자란 곳, 친숙한 정서로 이야기를 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서울과 뉴욕에서 보낸 시간이 이제 거의 반반이 됐다. 두 문화와 언어를 오가는 창작자로서, 조금은 다른 관점이 돼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의미가 있을 이야기들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뮤지컬계 후배들에겐 "트렌드를 좇기보단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데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23 11:51:38[파이낸셜뉴스] 어느덧 30돌을 맞은 아시아 3대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조직위원회 세대교체와 국내 첫 경쟁 영화제 전환 등 새로운 변화에 대한 도전에 나선다. BIFF 조직위원회는 29일 오전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영화제 30주년 방향성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조직의 변화다. 올해 BIFF는 세대교체를 이룬 정한석 신임 집행위원장의 체제 아래 영화제와 아시아 영화계 미래 비전을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십 구축에 나선다. 이에 선정위원회 운영에도 변화가 생겨 박가언 프로그래머가 수석 프로그래머로 새로이 합류했다. 또 선정위원회 구조를 슬림화하고 별도 프로그래머 추가 채용 없이 기존의 프로그래머진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선정과 운영을 진행해 한층 유연하게 운영될 예정이다. 아울러 BIFF는 올해 처음 ‘경쟁영화제’로서 새출발을 선언했다. BIFF는 지난 1996년 비경쟁 영화제로 출범해 지난해까지는 아시아 영화의 다양성을 소개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올해부터 영화제는 한 해를 대표한 최고의 아시아 영화를 선정하는 ‘경쟁 부문’과 ‘부산 어워드’를 신설한다. 경쟁 부문은 14편 내외를 선정해 영화제 기간,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주요 상영관에서 선보이게 된다. 경쟁작은 모두 아시아 영화를 범주로 한다. 시상은 총 5개 부문으로 이뤄지며, 대상과 감독상, 배우상, 심사위원 특별상, 예술공헌상이 폐막식에 수여된다. 이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대한민국 영화제 사상 최초로 경쟁 영화제를 운영하며 실험대에 오를 예정이다. 대상은 경쟁 부문 선정작 가운데 가장 뛰어난 미학적 성취를 이룬 작품에 수여하며 감독상은 선정작 중 독보적인 연출력을 선보인 감독에 수여한다. 또 경쟁 부문과 비전 부문에 상영되는 데뷔작 감독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심사위원단이 1편을 선정해 ‘뉴 커런츠 상’을 수여한다. 일종의 영화제 신인감독상인 셈이다. 영화제 개·폐막식의 운영 방식도 변화를 맞는다. BIFF 조직위는 올해부터 신설된 경쟁 부문과 연계를 강화해 폐막식에서 경쟁 부문 시상식을 중심으로 진행하며, 별도 폐막작 초청 없이 대상 수상작을 폐막작으로 선정해 상영한다. 그간 영화제에서 진행했던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섹션 범위를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해 한국과 아시아의 독립영화 현황을 조명한다. 비전 섹션은 ‘비전 아시아’ ‘비전 한국’ 두 갈래로 운영되며 부문별 12편, 총 24편 내외의 작품이 선정, 상영되며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영화제 초청작 규모도 예년보다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BIFF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축소됐던 상영작 편수를 점진적으로 회복해 지난해 63개국·224편으로 확대 상영한 바 있다. 올해는 그 규모를 240편 정도로 더 확대한다. 이에 따른 상영관도 부산지역 내 추가 확충한다. 기존 공식 상영관 운영에 더해 영화의전당 인근의 다양한 장소를 상영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며, 센텀시티 외 지역의 멀티플렉스와도 적극 협의해 상영관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BIFF 조직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영화제 컨퍼런스 프로그램인 ‘포럼비프’를 올해부터 재개한다. 올해는 한국영화가 직면한 위기를 진단하고 아시아 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며 세계 영화의 중요한 흐름을 짚는 주제를 선정해 방향을 설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정한석 신임 집행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영화와 함께 걸어온 연대의 기억은 굉장히 특별하다. 이를 돌아보는 한편, 아시아 영화의 현안을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찾는 중요한 자리를 마련해 보겠다는 것이 이번 30주년의 목표”라며 “또 한국 영화가 직면한 위기를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자리를 마련해 실질적 해법을 찾는 자리도 마련했다. 이 밖에도 관객이 진정으로 만나길 원하는 작품을 더 많이 초청할 수 있도록 관객 친화적 영화제를 지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5-04-29 11:51:17[파이낸셜뉴스] 허가영 감독의 단편 영화 ‘첫여름’이 내달 13일 개막하는 제78회 칸영화제 ‘라 시네프’(구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첫여름’(촬영 김시진, PD 임지윤, 사운드 김준수)은 산하 교육 기관인 한국영화아카데미 정규과정 41기 졸업작품이다. '라 시네프'는 차세대 영화인을 발굴하는 섹션으로, 전 세계 영화학교 중단편 영화를 소개한다. 상영작 중 3편을 뽑아 상을 주는데 지난 제76회 KAFA 졸업작품 ‘홀’(2023)이 2등상을 받았다. 영화 ‘첫여름’은 손녀의 결혼식 대신 남자 친구의 49재에 가고 싶은 영순의 이야기다. 노년 여성의 시선으로 지난 살아온 삶을 더듬어 가는 과정을 한국적인 색채로 풀어냈다. 지난 2월 KAFA를 졸업한 허 감독은 이번 영화제 진출에 대해 “‘첫여름’은 내게 유독 각별한 이야기였다”며 “모든 배우들과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KAFA에서 영화 언어를 배웠던 귀한 시간들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으며, 앞으로도 그 경험을 간직하며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부연했다. 조근식 KAFA 원장은 “올해 칸 영화제에 KAFA 작품이 초청받은 것은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는 영화 창작자들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한 교육적 노력의 결실로 더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도 KAFA가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영화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 단편 부문에 KAFA 애니메이션 전공 21기 정유미 감독의 ‘안경’이 초청됐다. 한편 칸 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13일~24일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서 열린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4-28 14:46:40[파이낸셜뉴스] 국내 영화 산업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칸영화제에서 한국 장편 영화가 단 1편도 초청되지 않아 충격을 주고 있다. 경쟁뿐만 아니라 비경쟁부문 공식 초청작에 이름이 호명되지 않은 것. 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제78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을 발표했다. 이날 경쟁 부문을 비롯해 주목할만한 시선, 명망있는 감독들의 신작이나 블록버스터 등이 초청되는 비경쟁, 마드나잇 스크리닝, 칸 프리미어 등의 초청작이 발표됐다. 비공식 섹션인 감독주간과 비평가주간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앞서 연상호 감독의 '얼굴'과 김미조 감독의 '경주기행', 김병우 감독의 '전지적 독자 시점' 등이 출품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칸영화제는 2000년대 이후 거의 매년 적게는 1∼2편, 많게는 3∼4편씩 한국 영화를 초대했다. 한국 장편 영화가 1편도 초대되지 못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 셈이다. 특히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합을 벌이는 경쟁 부문에서는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한국 영화사가 투자·제작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이후 3년째 초청을 받지 못했다. '기생충'이 이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석권하며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칸이 주목해온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현재 후반 작업 단계로 영화제에 출품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 역시 마찬가지. 다만 비공식 섹션인 감독주간과 비평가주간에 한국 영화가 초청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날 발표 명단에 따르면 경쟁 부문에는 총 24편이 초청됐다. 미국 영화로는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누벨 바그’와 웨스 앤더슨 감독의 ‘피니시언 스킴’, 켈리 레이카트 감독의 ‘마스터마인드’, 아리 에스터 감독의 ‘에딩턴’이 초청장을 받았다. 유럽 영화로는 노르웨이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센티멘털 밸루’, 프랑스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알파’, 벨기에 장 피에르·뤼크 다르덴 형제 감독의 ‘더 영 마더스 홈’도 경쟁 부문에서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합한다.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은 시리즈 사상 최초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받았다. 시리즈 8번째 작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는 다음 달 13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서 열린다. 프랑스 출신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가 심사위원장을 맡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4-11 08:54:21【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다음달 30일 개막하는 제26회 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선보일 영화 10편을 선정해 21일 발표했다. 선정작은 '3670'(박준호), '97 혜자, 표류기'(정기혁), '겨울의 빛'(조현서), '그래도, 사랑해.'(김준석), '무색무취'(이은희), '생명의 은인'(방미리), '숨비소리'(이은정), '아방'(김태윤), '여름의 카메라'(성스러운), '캐리어를 끄는 소녀'(윤심경) 등이다. 심사를 맡은 문석, 문성경,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올해 출품작 특징으로 'LGBTQ(성소수자)'와 '여성 연대극을 내포한 유사 가족'을 꼽았다. 탈북 게이 청년 철준의 사랑을 다룬 멜로영화 '3670'과 여고생 여름의 성장영화인 '여름의 카메라'가 대표적이다. '생명의 은인'과 '숨비소리', '캐리어를 끄는 소녀'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들이다. 특히 숨비소리는 고향 제주로 돌아온 20대 여성과 그의 어머니, 할머니까지 3대 여성이 엮어가는 질박한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심사위원들은 "우울한 느낌이 강했던 그동안의 성소수자 영화와 달리 '3670'과 '여름의 카메라'는 밝고 희망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영화"라고 분석했다. 올해 한국경쟁 부문에는 지난해보다 31편 많은 165편의 영화가 출품됐다. 심사위원들은 "올해는 출품작이 증가한 데다가 영화의 질적 수준도 전반적으로 올라갔다"며 "영화산업이 침체하고 각종 지원마저 줄어들고 있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30일∼5월9일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해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5-03-21 15:53:13[파이낸셜뉴스] 영화 ‘미키 17’ 봉준호 감독,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등을 배출한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아카데미(KAFA)가 졸업영화제를 연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3월7~9일 서울 메가박스 성수점과 3월15일 부산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졸업영화제를 개최한다. 올해 KAFA 졸업영화제 슬로건은 ‘영화로운’이다. ‘영화를 통해 이름을 세상에 빛나게 한다’는 뜻에 더해 ‘영화로 운을 떼다’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다. 이번 영화제는 총 38편의 정규과정(41기), KAFA 액터스(2기), 장편랩(1기), 장편과정 실사극영화(17기), 장편과정 애니메이션(12기, 13기, 14기)의 실습 및 졸업 작품을 통해 한국영화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다. 1970년대 인기 배우 허진이 정인기와 연인으로 합을 맞춘 작품 ‘첫여름’(연출 허가영, PD 임지윤, 촬영 김시진, 사운드 김준수 )등 단편 실사 극영화 18편이 공개된다. 원주아카데미극장을 배경으로 사라져가는 극장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환상극장’(연출 한솔미, PD 김정호, PD 양지윤) 등 단편 애니메이션 5편, 2023년 제20회 샌디에이고 국제어린이 영화제에서 국제단편경쟁 최우수 애니메이션 감독상을 수상한 ‘하나 그리고 하나’(연출 김정변지) 등 장편 애니메이션 7편도 포함됐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에 초청된 ‘새벽의 탱고(Tango)'(연출 김효은) 등 장편 실사 극영화 6편과 KAFA 액터스 실습작품 2편 등도 선보인다. 오는 7일 오후 6시30분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까지 서울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3일간 진행된다. KAFA 졸업영화제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섹션별 상영작과 상영 시간표 및 예매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3-04 08:5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