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사진)이 제3대 한국정신문화재단 이사장으로 26일 공식 취임한다.이 이사장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해 1972년 제12회 행정고시를 수석 합격했다. 제8대 산자부 장관, 한국무역협회장, LG상사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퇴계학진흥협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LG상사 고문 등을 맡고 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2019-02-24 18:24:25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아르코꿈밭극장 등에서 ‘시대가 묻고 인문이 답하다’를 주제로 ‘제1회 인문문화축제’를 개최한다. 12일 문체부에 따르면 급변하는 환경에서 날로 찾기 어려워지는 삶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의 해법을 문화와 예술에서 모색하고자 올해 처음으로 ‘인문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축제에서는 △초연결의 시대, 고독·단절은 왜 심화되는가(우리의 안녕) △풍요로운 시대, 우리의 마음은 풍요로운가(마음 채우기) △진정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삶의 나침반)라는 3가지 소주제를 중심으로 인문 강연과 공연, 전시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축제의 시작은 20일 오후 2시 국립중앙박물관 거울못 남측광장 앞 주무대에서 멜랑콜리 댄스컴퍼니의 공연 '초인'으로 알린다. 폐막작으로는 신영준 예술감독이 연출한 공연 '부엔 카미노(Buen Camino)'를 선보인다. 축제 기간 오은 시인, 이슬아 작가, 정재찬 교수, 정호승 시인, 유기쁨 작가, 고명환 개그맨, 강창래 작가, 나민애 교수, 문정희 시인, 이지현 널위한문화예술 대표, 장강명 소설가, 김용택 시인, 송주원 안무가 등의 강연이 이어진다. 권수영 교수와 김중혁 작가, 박상미 교수 송길영 작가는 ‘지금 새로워진 우리, 안녕하신가요’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한다. 아울러 박찬영 첼로 연주자와 조홍신 피아노 연주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청년브라스밴드가 다채로운 음악 공연을 선사하고 이치훈 케렌시아 대표는 ‘명상 수업’을 선보인다. 9월 독서의 달을 맞이해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도서’ 500여권도 행사장에 비치하고, ‘나만의 일기장 만들기(커스텀 북바인딩)’, ‘팝아트 인문학’ 등을 진행하는 ‘어린이 인문관’도 운영한다. 이번 축제에는 민간 공익재단도 서울과 울산 등지에서 수준 높은 인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우재단과 아모레퍼시픽재단, 포니정재단, 플라톤아카데미, 한국정신문화재단 등이 참여한다. 축제 관련 자세한 정보와 인문 강연 신청방법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문360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인촌 장관은 “이번 인문문화축제는 인문학적 성찰과 지혜를 통해 우리가 마주한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답을 모색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문화와 예술적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방향을 고민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9-12 17:18:08가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담은 전통 축제들이 펼쳐지고 있다. 이에 코레일관광개발은 안동시, 한국정신문화재단과 손잡고 '2024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기차상품을 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상품은 오는 27일부터 10월 5일까지 새마을호 전용열차와 KTX를 이용해 운영된다. 서울역에서 출발해 안동의 주요 명소를 둘러보고, 세계적인 탈춤축제를 체험하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총 4개 여행 코스를 통해 참가자들은 하회마을, 도산서원, 봉정사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안동의 문화유산을 탐방하고 전통 안동 음식을 맛본다. 올해는 28년 탈춤축제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의 탈춤 공연단이 안동을 찾는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탈춤을 포함한 전 세계 25개국, 33개팀이 참가해 세계 각국의 탈춤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대표 상품인 '[KTX]하회마을·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하회마을, 안동국제탈춤페스벌 관람 및 안동찜닭·간고등어 식사로 구성됐다. 출발일은 오는 27일과 28일, 10월 1일, 3일, 5일 총 5회다. 특별열차(관광전용열차) 상품은 10월 5일 단 1회 출발한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관람 후 안동하회마을·도산서원·봉정사 중 한 곳을 선택 방문한다. 코스별로 안동찜닭, 간고등어, 한우 특식, 온누리상품권 등이 제공된다. 예약은 코레일관광개발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김시섭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는 "2024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안동의 깊은 역사와 세계적인 탈춤 문화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이번 기차여행 상품을 통해 많은 관광객들이 안동의 매력과 탈춤의 예술성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9-11 10:15:32[파이낸셜뉴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하 생명보험재단)이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함께 전 국민 대상 자살예방 상담 서비스인 ‘마들랜’을 정식 오픈한다고 10일 밝혔다. ‘마들랜’은 ‘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의 줄임말로, 온라인 상담을 통해 마음이 힘든 이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희망을 전해주는 대국민 SNS 상담 서비스다. 전용 어플리케이션 또는 문자(109번),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마들랜)를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전문 상담사들이 24시간 자살예방 상담을 제공하고 상담 중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될 경우 전문기관에 연계해 자살 위기에서 구조한다. SNS상담 서비스 ‘마들랜’은 문자 및 메신저 등 SNS 대화를 선호하는 청소년 및 청년층을 대상으로 특화된 자살 예방 전문 상담 서비스로, 보다 많은 이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생명보험재단에서는 상담 시스템 기획과 구축, 유지에 중점을 두며 보건복지부는 정책 기획과 운영 예산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도 상담사 채용 및 관리 등의 역할을 담당해 전문 기관들의 특화된 강점이 모여 ‘마들랜’이 탄생했다. 특히 생명보험재단이 운영 중인 청소년 SNS 상담 시스템 ‘다 들어줄 개’의 성공적 경험이 마들랜 출범의 기반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장우 생명보험재단 이사장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자살예방 상담 서비스를 공개하게 돼 뜻 깊다”며 “누구든 힘든 순간이 온다면 주저하지 말고 ‘마들랜’을 통해 상담을 받아 마음의 위로를 얻고 삶의 활력을 되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생명보험재단은 이날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주관하는 2024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자살예방에 기여한 공로로 자살예방 감사패를 수상하기도 했다. 기념식에서는 자살 예방 및 생명 존중 문화 조성에 기여한 개인 및 단체를 대상으로 포상을 진행하고 자살 예방 실천 메시지를 전달했다. 생명보험재단은 2007년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18개 생명보험회사가 협력해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생명보험이 지향하는 생명 존중 정신을 바탕으로 선도적 복지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건강한 사회 변화를 주도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9-10 17:37:04[파이낸셜뉴스] 올 상반기 동안 하루에 약 41.6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령사회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80대 이상 고령 남성 자살자 수가 같은 연령대 여성과 비교해 5배가량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인 10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공개한 2022년 연령별 남성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60대까지는 40명 안팎이지만 70대는 60명이 넘고, 80대를 넘어서면 무려 120명에 육박한다. 남성이 여성(약 30명)보다 3배가량 많은 수치다. 성별 자살률,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높아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분기 80대 이상 남성 자살률은 25.59명인 반면 같은 연령대 여성 자살률은 5.09명에 그치면서 5배 넘는 차이를 보였다. 추세가 이어져 2분기에도 80대 이상 남성 자살률(29.20명)은 동연령대 여성 자살률(5.75명)과 비교해 5배 넘게 차이 났다. 또한 올해 1분기(1~6월) 국내 자살 사망자 수는 7584명에 달해 하루에 약 41.6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2022년 자살 사망자 수(6436명), 지난해(7047명)와 비교해 봤을 때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에 따르면 성별 자살률은 남성(35.3명)이 여성(15.1명)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원인으로 ▲높은 알코올 관련 정신질환 비율 ▲저조한 의료기관 이용률 ▲사망률 높은 자살방법 선택 및 높은 실행률 등을 꼽았다. 한국 고령 남성 자살률, 세계에서도 유독 높은 편 고령층 자살률은 대부분 나라에서 남성이 여성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국 고령 남성의 자살률은 세계에서도 유독 높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남성 고령자들이 개인화된 사회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복지제도가 부족한 점이 정신적 우울감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사회적 고립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병사(病死) 등으로 임종하는 고독사도 '비자발적인 자살'로 보면 자살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박한선 서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고독사의 상당수는 비자발적인 자살이지만 사실상 통계에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라면서 "직접적인 자살을 시도하지 않더라도 건강관리를 하지 않고 혼자 지내다가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10 07:31:04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 수상 단체로 가나의 '교육 형평성과 개발을 위한 재단(FEED)'과 파나마의 프로에드 재단, 오스트리아의 빈 교원 대학 등 3곳이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유네스코는 1965년 9월 8일을 '세계 문해의 날(International Literacy Day)'로 정하고, 매년 이날을 기념해 국제사회의 문맹 퇴치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상을 수여하고 있다. 문체부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을 기리고 전 세계 문맹 퇴치 노력에 동참하고자 1989년 제정된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을 지원하고 있다. 각 수상 단체(기관)에는 상금 2만달러와 함께 상장이 수여된다. 수상 단체인 FEED는 학생들이 쉽게 교육 자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모바일 도서관과 디지털 도구를 지원했다. 프로에드 재단은 문해력을 증진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소외된 지역사회 10곳을 중심으로 운영했다. 빈 교원 대학은 도심 지역에 다언어 교실 환경을 조성하는 '복스미 교육 협력망'을 설립했다. '세계 문해의 날' 기념행사는 9~10일 카메룬 야운데에서 열리며 '2024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 시상식도 9일 함께 진행된다. 문체부는 '578돌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올해 수상 단체 관계자들을 국내에 초청해 한국의 문화를 소개할 계획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9-09 10:27:27SOOP은 지난 5년간 청소년 보호, 생명존중 문화 확산, 디지털 성범죄 예방 등 총 31회에 걸쳐 사회적 가치 캠페인을 실시했다고 6일 밝혔다.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유저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스트리밍 환경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캠페인은 유저와 스트리머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왔다. 특히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에는 43명의 스트리머가 참여했으며 누적 생방송 참여자 수는 63만명에 달했다.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4월 SOOP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협력하여 자살 고위험군 시기에 맞춘 자살예방상담전화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 또한 같은 해 9월 자살예방주간에는 아프리카TV를 통해 자살 예방을 위한 공익 캠페인을 제작·배포하며 온라인에서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올해 7월에는 SOOP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프리블록스에서 ‘생명존중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강연과 생명존중희망재단의 가이드라인 설명을 통해 모방 자살 예방과 우울증 대응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했으며, 유저와 스트리머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생명존중 세미나는 오는 11월 한 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SOOP 관계자는 "스트리머와 유저가 함께하는 사회적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9-06 15:42:53[파이낸셜뉴스] 교보생명의 공익재단인 대산문화재단은 교보생명의 후원을 받아 창비와 공동으로 제23회 대산대학문학상을 공모한다고 4일 밝혔다. 한국문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패기 있고 실험정신 넘치는 작품을 발굴해온 대산대학문학상은 국내외 모든 대학(전문대학, 특수대학 포함) 재학생 및 휴학생을 대상으로 시(시조), 소설, 희곡, 평론, 동화 등 총 5개 부문에서 △시(시조)-5편 △소설-200자 원고지 80장 내외 1편 △희곡-200자 원고지 100장 내외 1편 △평론-200자 원고지 70장 내외 1편 △동화-200자 원고지 40장 내외 2편을 기준으로 11월 8일까지 응모작을 접수한다. 수상자 및 수상작(부문별 당선 1명)은 계간 '창작과비평'에 발표하고 수상자는 기성문인으로 대우하며, 상금 700만 원과 함께 부상이 주어진다. 심사결과는 오는 12월 중 발표하며, 시상식은 2025년 1월 중 개최하고 수상작과 심사평은 '창작과비평' 2025년 봄호에 수록할 예정이다. 수상자들에게 부상으로 주어지는 해외문학기행은 2025년 1~2월 중 실시하며 해외 문학 및 문화 유적을 탐방한다. 특히 대산문화재단이 그동안 국제문학교류 사업을 통해 구축해온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당 지역의 문학관련 기관, 한국학 설치 대학 등을 방문하고, 외국 문인과의 간담회 등을 갖게 된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09-04 16:04:48[파이낸셜뉴스] SK그룹이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26주기를 맞아 '조용한 추모' 속에서 최 선대회장이 정립한 경영철학 'SK 경영관리체계(SKMS)'를 재조명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SK그룹의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가까운 가족이 모여 고인의 26기를 추모했다. 최 선대회장의 기일은 26일이다. 참석자들은 한국 경제의 선지자였던 선대회장의 업적을 되돌아보면서 고인의 리더십을 널리 알리자고 의지를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2018년 최 선대회장의 20주기 추모 행사를 마지막으로 그룹 행사는 따로 열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별도 행사 없이 조용한 추모를 이어가면서도 최 선대회장이 정립한 SKMS를 사내방송 등을 통해 구성원에게 전파하고 있다. 최 선대회장은 1973년 최종건 창업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맡은뒤 SKMS를 만들었다. SKMS는 최 선대회장이 1979년 처음 정립한 이후 지난 45년간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개정을 거듭하며 고도화됐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했을 때마다 SKMS가 위기를 극복하는 기업문화의 근간 역할을 해왔다고 SK그룹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SK그룹은 올해 경영전략회의와 지식경영 플랫폼 이천포럼에서 SKMS의 정신과 적극적인 실천 방안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 선대회장은 수십 년 앞을 내다본 혜안을 통해 한국이 무자원 산유국, 정보통신기술(ICT)·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70년대 말 석유 파동 때 중동 야마니 석유상과 협력해 국내 석유 공급을 정상화하고, 황무지에 가깝던 통신 및 바이오 산업에 과감하게 선제 투자했다. 또 '인재를 키워야 경제 대국, 일등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라는 철학하에 50년 전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평생을 인재 양성에 힘썼다. 1998년 폐암으로 별세하기 직전에는 '내가 죽으면 반드시 화장하고, 훌륭한 화장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하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8-25 11:37:41【베이징=이석우 특파원】거대한 용이 벌거벗은 여인을 감싸 안은 듯한 모습의 대형 그림들. 나신의 여인과 용의 조응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발디딜 틈 없이 꽉 찬 전시장에는 숨죽인 중국인들의 나지막한 탄성들이 여기저기 나왔다. 한중수교 32주년을 몇 칠 앞둔 22일. 중국 베이징 한 복판인 광화루의 주중한국문화원 1층 전시장. '용의 신화, 무한한 사랑'이라는 주제로 재중 한국화가 박소빈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용의 해, 용과 사랑을 주제로 한 재중한국작가 개인전 연 주중한국문화원 광주시립미술관(gma)의 해외특별전으로 주중한국문화원(원장 김진곤)과 공동 주최로 지난 6월 20일 열려 '한중수교의 달'인 이달 말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주중 한국문화원 전시장에서 개인 작가의 단독 작품전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 2011년부터 중국에 거주해 온 작가를 이날 문화원 전시장에서 만났다. 무엇이 작가를 14년째 중국에 묶어 놓고 있을까. 재중 14년 차 화가에게서 중국, 중국인, 한중 관계와 중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 중국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어떤 점에서 중국인 관객들을 끌어 당기고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 절대적인 권위와 지존의 상징인 용이 벌거벗은 여인을 포옹하는 모습에 놀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용에 안겨있는 듯한 나신의 여인과 화폭에 펼쳐진 용, 용과 교감하는 여인에게서 새로움과 신선함을 얻었다는 반향들이었다. 상상의 존재, 용이 중국인들이 생각하고 접했던 범주를 넘어서서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펼친 데 대한 반응이었다. 중국 큐레이터들도 그런 도발적인 발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냐고 물어왔다. 그것도 붓이 아닌 연필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연필 드로잉으로 작품이 이뤄졌다는 사실에도 놀라고 신기해 했다. (지난 2017년 중국 베이징 진르(금일)미술관은 작가를 초대해 본관인 1호관에서 이례적으로 49일 동안의 현장 퍼포먼스로 17m 대작, 부석사 설화를 그려내는 화제를 만들었다. 의상 대사에 대한 사랑을 이루지 못했던 중국 여인 선묘의 전설이 담겨있는 부석사 설화를 그려냈다. 갑진년, 용의 해를 맞아 중국에서도 용과 관련된 작품 전시와 시도들의 봇물이 터졌지만, 박 작가 작품에 대한 반응은 남달랐다는 평이다. ) 용과 교감하는 나부의 여인이란 도발적 발상에 놀라고, 참신했다는 중국 관객들 - 작품 활동을 왜 중국에서 하고 있나. → 중국이란 표현보다는 왜 베이징에서 작품 활동을 하냐고 물어보셔야 맞다. 우리는 '중국은 어떠냐''라고 물어보고, 중국을 하나의 실체로 규정한다. 이 방대하고 다양한 세계를 하나의 개념과 키워드로 접근해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 그럼 왜 베이징을 선택했고, 어떻게 13년 넘게 눌러 살게 됐나. 뉴욕 등에서도 꽤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 내 작품과 작업을 사랑해 주고, 나를 원하고, 이해해주는 곳이란 점이 나를 붙들었다. 다양하고 상상력 풍부하고 새로운 시도들이 나를 깨우는 죽비가 됐다. 동서양이 만나고, 전세계 화가들과 중국의 55개 민족이란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화가들의 다양한 발상과 작품 세계가 만나는 곳이었다. 과거와 현재, 고대와 미래가 부딪치며 실험과 시도가 이뤄지고 있었다. 전통과 유산, 현대의 최첨단 디지털 사회가 동시에 존재하는 긴장감도 좋았다. 고대 회화와 조각, 벽화들을 보며 자극과 영감을 얻었다. 늘 같은 테두리에 매몰되기 쉬운 나를 채찍질하고, 베이징과 주변 지역에 모여 사는 중국과 외국 작가들이 나에게 끊임없는 자극제가 됐다. 이를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됐고, 나만의 것, 우리만의 것을 더 확실하게 느끼고 추구하게 됐다. (그는 2007년 미국 뉴욕 텐리문화인스티튜트에서 '미녀와 야수'란 제목의 전시회를 가졌고, 2009년부터 2년 동안 뉴욕 브루클린 BOS 스튜디오 입주작가와 버몬트 스튜디오센터 지원 등 화가지원프로그램으로 뉴욕에서 활동했다. 백 년 역사의 미술 전문 권위지 '아트 인 아메리카'에 주목 받는 좋은 전시로 리뷰까지 받았다.) 2011년 베이징은 전세계 예술가들이 변화와 문명의 다양성 모색한 실험장 - 2011년 올 때 베이징은 화가들에게 어떤 곳이었나? →베이징 '798 예술구역' 등을 중심으로 자유로운 발상과 다양한 실험 정신이 뒤섞여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새로운 조류를 만드는 예술의 거점이었다. 당시 전세계 화가와 수집가들이 주목하고 관심을 쏟고 있었다. 전세계 예술가들의 주목 속에서 새로운 변화와 문명의 다양성을 모색하는 열기와 에너지가 넘쳤다. 세계 미술 시장에서는 중국의 주요 화가들의 작품에 한국과 일본 작가들을 끼워서 거래하는 형편이었다. 그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중국이란 존재는 거대하게 성장해 있었다. (박 작가는 역량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 지원하는 gma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지원대상으로 뽑혀 2011년 1년 동안 베이징에 머물며 중국과 인연을 맺었다. 그 뒤 베이징 포스 갤러리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몇 년 더 베이징에 머물게 되면서 베이징과의 인연이 길어졌다.) - 중국 미술과 미술 시장은 어떻게 비약적인 발전과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나?. → 긴 역사의 축적과 유산, 두터운 이해의 폭과 애호가 층이 바탕이 됐다. 중국 내 동양화, 전통 미술에 대한 이해와 유산은 방대했다. 이런 바탕 위에서 세계적인 흡입력이 생겼다. 중국 내 전통 미술 시장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세계적인 미술전람회가 당시 중국에서 자주 열리면서도 바로 옆 한국은 비껴가고 있었다. 한국 작가로서 자존심이 상할 때도 적지 않았다. 미술 소장가들은 전체 인구의 2~3% 이하라는 일반적인 예에 비춰보더라도 중국의 미술 시장과 미술 애호가들의 규모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미술품을 소장하는 규모와 스케일도 달랐다. (박 작가의 작품은 그리스 크레타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유럽과 미국 등에도 적지 않게 나가 있지만, 허베이미술대학교, 내몽고 더드마예술학교, 산허클래식자동차박물관, 차하헐 학회 등 중국의 미술관과 기관, 개인들이 상당수 소장하고 있다. 우리 외교통상부와 주광저우 한국총영사관, 목표대, 광주시립미술관 등도 박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희소성과 독창성을 중시하는 소장가들, 전통과 다양성이 중국 미술의 힘 - 중국 미술 애호가들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나. → 현대 미술의 역사는 짧지만 중국은 동양 미술, 동양화의 배경과 기반을 갖고 있다. 미술에 대한 이해와 애정도 세계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전세계 현대 미술과 그 안의 외국 작가들에 대해서도 함께 호흡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만큼 전세계 미술시장을 잘 알고 있었는데, 작품 희소성과 독창성을 중요시하는 점이 두드러졌다.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대 작품을 구입하면서도 세세한 질문 없이 단순하게 구입하는 모습을 적지 않게 봤다. 그만큼 배경 지식이 넓었고, 이해도 높았다. 애호가들과 수집가들도 자신의 소장품이나 소장 활동을 잘 드러내 보이지는 않는 경향이 컸다. - 작가에게 베이징은 어떤 매력으로 다가오나. → 구태여 유행에 맞추지 않아도, 대중적인 관점에서 소통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고, 작가로서 입지도 유지할 수 있었다. 한국적이고, 독창적인 점에 더 관심을 보였고, 그 점이 교류 계기가 되곤 했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다. 내 작품에 대한 수요가 이어졌고, 나를 원했다. 이 곳을 기반으로 해외 전시를 다닐 수도 있었다. 제2의 고향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한중 관계, 소통하고, 같이 가면서 시너지 효과 만들어 나가는 관계 만들어야 - 한중 관계가 32주년을 맞았다 중국 생활 14년 차의 화가가 보는 한중 관계의 미래는 무엇인가. → 베이징은 한국에서 정형화되고 밀폐되어 있던 나의 상상력을 열어 젖히는 역할을 했다. 다양성과 역동성이 자극제가 됐다. 경제나 다른 분야의 교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서로 접하고 소통하고, 같이 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 예술 안에서 인간적인 교감을 쌓고, 관계를 쌓아 나아가는 것이 소중하다. 이런 만남과 교류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정치적인 시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미술 안에서 인간의 삶과 꿈을 표현하고 서로에게 접근하면서 감동을 주는 일이 더 활발하게 이어졌으면 한다. 한국 예술을 더 알리고, 서로 더 많이 나눴으면 한다. - 13년 넘게 베이징에 체류하면서, 예술가들과의 교류도 깊어졌을 것 같다. → 미술과 그림을 매개로 화가, 음악가 등 소중한 친구들을 얻을 수 있었다. 언어를 넘은 소통이라고 할까. 진짜 친구가 되기는 어렵지만 일단 친구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면 중국인들이 순수하고, 단순하고, 따뜻했다. 이번 작품전에서 내 작품에 내몽고출신 락밴드그룹의 음악을 넣어 영상미디어 작품으로 만들 수 있었다. 예술을 매개로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친구들을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그의 그림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은 용의 사랑 에너지를 입체적인 영상으로 펼쳐냈다는 평을 받았다.) 용을 소재로 인간의 에너지와 원동력을 표현 - 왜 하필 용이란 소재를 선택했나. → 1995년도 대학원(조선대)을 다니면서 동양미술사를 통해 용을 만났다. 동양미술, 불교 미술에서 용의 역할은 컸다. 불교에서 용은 수호신이고 상서로운 존재였다. 물과 에너지를 상징하는 용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고, 용을 통해 나라는 존재를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었다.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접한 용의 형상과 부석사 설화는 나의 평생의 화두로 자리 잡았다. 용은 중국인들에게 친근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동아시아에서 보편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계속 진화해 나가는 그 무엇이기도 했다. 용이 주는 힘이 용과 영원한 사랑, 꿈을 테마로 작품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게 했다. 용을 소재로 인간의 에너지와 원동력을 표현하고 싶었다. 작품은 나로부터 출발했지만, 각 자의 몫으로 보시고, 해석해 주셨으면 한다. 다양한 관점, 상상력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주중한국문화원의 김진곤 원장은 "용은 한중 두 나라를 관통하는 문화 아이콘이기에 갑진년을 맞아 박 작가를 초청해 특별전을 갖게 됐다"면서, "작가의 인간적 고뇌와 예술적 영감, 거대한 상상력이 애틋한 사랑으로 영글어진 이번 작품전, '용의 신화 무한한 사랑'을 계기로 마음으로 통하는 한중 양국의 우정이 더욱 깊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중한국문화원, "용은 한중을 관통하는 문화 아이콘, 양국 우정 깊어지는 계기" - '코로나19 기간'이 문화 예술분야 전업 작가들에게는 더 힘든 시기였다. 어떻게 베이징 생활을 버텨냈나. → 예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쌓아온 교류들도 이어가고 싶었다. 모든 해외 전시가 정지되고, 베이징에서만 격리를 5번이나 해야 했다. 다른 나라보다 긴 3년 반이란 중국의 코로나 격리 정책에 전업작가로서 삶의 팬데믹도 어마어마했지만 그동안에 해왔던 활동의 결실과 감사함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 기간을 거쳐서 이렇게 행복한 전시들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베네스의 산마르코 광장 부근 산자르카에서는 파사치오 재단 초대로 지난 4월부터 오는 11월 24일까지 박 작가의 개인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월 31일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798 예술구를 잠시 들렀는데 "예전 같지 않았다. 한산했다. 과거와 달리 외국인들도 잘 보이지 않았다."라는 말을 했다. 국제적인 예술 중심으로서 베이징의 역할이 시들고 있는 건가. → 중국의 수도라는 곳에는 해외 작가들이 많은 기대를 갖고 모인다. 상황이 좀 안정된다면 다시 많은 작가들이 모이고 새로운 문화적인 다양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중국과 해외 작가들 간의 소통은 계속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용이란 에너지를 통한 평화와 사랑을 기원·표현하는 작가의 길은 계속 갈 것 - 앞으로 계획은. →베니스의 개인전에 출품된 작품들이 베니스를 찾은 세계 여러 나라의 비평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1월 초 베니스에 가서 전시를 마칠 예정이다. 사랑하는 부모님, 예술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해주신 원동석 교수님(전 국립목포대), 오랜 시간 해외 전시를 기획해 주신 탈리아 브라초포로스 교수님(뉴욕 존제이 칼리지 교수·독립기획자), 베이징에서 마주한 이동임 '베이징 798 큐브미술관' 관장님, 내 작품의 특별한 소장가분들. 이 분들에게서 에너지를 받고,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삶은 늘 흔들리지만, 이 분들 덕택에 작가의 길은 흔들리지 않고, 지탱해 나갈 수 있었다. (박 작가에게 작품 활동은 전쟁과 충돌, 갈등과 불안정의 현대 사회 속에서 용이라는 에너지를 통해 평화와 사랑, 안식을 갈구하는 기원처럼 다가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8-22 08:5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