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가 현존하는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으로 1895년 개관한 인천 애관극장 보전에 나선다. 인천시는 18일 시청 대접견실에서 인천영상위원회, 시민단체, 애관극장과 애관극장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애관극장은 개항기 이후부터 인천의 연극·공연·영화 등 문화 활동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멀티플랙스 상영관들이 등장하면서 인천의 많은 극장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이제는 애관극장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애관극장은 관람객 감소로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여러 차례 매각설이 나돌았으며 최근에는 공공성을 띤 치매친화전문극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는 그 동안 애관극장 활용방안 모색을 위해 민간협의체를 구성·운영해 왔고 연구용역 실시뿐 아니라 시민단체(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와도 협력을 지속해 왔다. 인천시, 인천영상위원회, 시민단체, 애관극장 4개 기관(단체)간 상호협력방안을 담은 이번 협약서에는 인천시, 나아가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애관극장을 영상 문화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보존 활용하기 위한 의지를 담아냈다. 시는 애관극장 보존 및 활용에 필요한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을 검토하고, 인천영상위원회는 애관극장이 영화영상 문화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시민사회는 시민모금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애관극장은 극장보존 및 활용을 위한 민·관의 다양한 사업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오는 25일 주안 틈문화창작지대 인천 영상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는 영상 관련 전문가, 시민 등이 함께 인천 영상문화산업 발전방향, 거점시설로서의 지역문화유산(애관극장) 활용방안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문화적 자긍심과 상징성을 지닌 애관극장을 보존하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미래세대에게 전해주기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와 협력이 필요하고 오늘 협약을 통해 애관극장이 보다 발전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2-04-18 11:09:10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은 오는 13~16일 '소춘대유희-The Eternal Troupe'을 특별 쇼케이스 무대로 선보인다. 8일 정동극장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한국 최초의 서양식 극장 협률사에서 1902년 상연한 첫 근대식 유료 공연인 '소춘대유희(笑春臺遊戲)'를 소재로 한다. 협률사는 당시 고종황제 즉위 40주년을 기념하는 칭경예식과 진연이 역병의 창궐로 취소되자 준비 중이었던 판소리·탈춤·땅재주·궁중무용 등을 일반에 공개했다. 정동극장은 지난 2021년 예술단 정기공연으로 창작 초연된 '소춘대유희'를 올해 또다시 새롭게 단장했다. 한국 전통 공연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소춘대유희'는 공연을 준비하는 예술단원들 앞에 100년 동안 공연장을 지키며 살아온 백년광대와 오방신(극장신)이 갑자기 나타나 100년의 시간을 거슬러 함께 유희와 광대정신을 잇고, 나누는 이야기다. 20세기 초 다재다능한 예인들의 역동적인 무대로 화제를 모았던 공연의 구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궁중정재와 민속춤, 판소리, 풍물, 버나 등을 통해 우리 전통예술의 기예와 멋, 그리고 아름다움과 예술 정신을 전할 예정이다. 또 각국의 외교사절단을 맞이하는 대규모 국제 행사로 기획됐던 원작의 의미를 되새겨, 방한 해외 관객들도 즐겨 찾는 전통 공연을 목표로 내년 1월부터 2월까지 장기 공연을 추진한다. 한편 정동극장은 최초의 근대식 극장 원각사 복원의 의의로 1995년 건립됐으며 협률사는 원각사의 전신이다. 정성숙 정동극장 대표이사는 "'소춘대유희'는 한국의 공연사와 정동극장의 역사적 가치, 그리고 우리 민족의 예술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1-08 10:36:38[파이낸셜뉴스] 연극, 뮤지컬, 전통 예술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29편의 공연이 올해 국립정동극장 무대에 오른다. 또 올해로 개관 28년 차에 접어든 국립정동극장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14일 국립정동극장 정성숙 대표는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립정동극장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 원각사의 문화적 전통을 잇는 공간으로 정체성을 지키며 창조적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국립정동극장은 연극 4편, 뮤지컬 7편, 무용 4편, 전통 6편, 콘서트 6편, 공연축제 2편 등 29편, 427회의 작품을 올린다. 정동극장에서 15편 277회, 세실극장에서 14편 150회의 공연이 각각 펼쳐진다. 뮤지컬 '비밀의 화원'은 한국 창작뮤지컬의 신화를 일으킨 작곡가 브랜든 리가 선보이는 뮤지컬 신작이다. 김솔지 작가, 이기쁨 연출 등 실력파 창작진이 합류했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변유정 연출이 새로 합류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인다.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드에서 대상, 극본상, 남우주연상 3관왕에 오른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는 9월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콘서트 '비밀의 정원', '오걸작-오선지 걸어가는 작곡가' 공연도 정동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정동극장에선 다양한 전통공연도 선보인다. 6월에 열리는 '세실풍류'에선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보유자 채상묵,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도살풀이춤 보유자 양길순 등의 문화재보유자 무대부터 원로, 중진, 신진 예술인들과 만날 수 있다. 한국 창작춤 선구자 '김매자, 배정혜, 국수호' 최고의 창작춤 무대 '한여름밤의 창작춤'을 8월에 선보인다. 민·관 협력을 통한 프로그램으로 이달 진행되는 연극 '태양'은 경기도 공연예술의 상징 경기아트센터, 경기도극단이 함께 선보이는 작품이다. 국립정동극장 세실은 1~2월 공연예술축제 '제7회 늘푸른 연극제', 10월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추진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3-02-14 16:27:01600년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킬 25.4km의 도심 보행길이 연내 관광상품으로 개발된다. 서울시는 26일 '걷는도시, 서울'을 통해 관광과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도시재생을 견인시키겠다며 서울의 5개 도심보행길을 소개했다. 도심보행길에는 기존 도로에 사용되지 않은 '서울하늘색'을 칠해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각 노선 시작과 종료 지점, 100m 간격, 스토리텔링 지점에는 '걷는 도시, 서울' 브랜드 아이덴티티(BI)가 노출된다. 5개 보행길은 이번 상반기 모습을 드러낼 이음길과 옛풍경길, 늘청춘길, 종로운종길, 청계물길이다. 먼저 오는 2017년 보행길로 변신하는 서울역 고가와 대한제국 시기를 느낄 수 있는 서울역을 출발하는 '이음길'은 정동으로 이어져 근·현대사의 건축자산을 만날수 있으며 북촌 한옥마을, 감고당길 등 서울대표 관관 명소가 모여있는 인사동으로 안내한 뒤 곧바로 흥인지문(동대문)으로 향하게 한다.이 길은 9.5km 코스로 흥인지문에 이어 명동을 거쳐 다시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순환노선이다. '옛풍경길'(4.5km)은 서울 봄꽃 나들이 명소인 삼청공원, 조선시대 일반 백성이 고관들의 말을 피해 다닌 길이란 데서 유래해 예로부터 술집과 음식점이 밀집한 피맛골, 국내 최초의 천주교 본당인 명동성당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늘청춘길'(3.8km)은 일제강점기 사라졌다가 1992년 한양도성의 일부로 복원된 혜화문에서 시작해 국내 대표 문화예술거리인 대학로, 국내 최초 근대시장이자 패션특구인 동대문시장을 포함한다. '종로운종길'(4km)은 경희궁에서 출발해 3·1운동 성지인 탑골공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종묘, 떠오르는 구제물품 쇼핑명소 동묘 등 종로를 관통하는 길이다. 과거 '사람이 구름처럼 몰린다'는 의미의 '운종가'로 불렸던 것에 착안해 이름을 지었다. '청계물길'(3.6km)은 한국 최초 근대식 극장 원각사를 복원한다는 역사적 소명으로 1995년 문을 연 정동극장에서 출발해 광장으로 변신 중인 옛 국세청 부지, 국내 최초 주상복합인 세운상가로 이어진다. 노선 이름은 국립국어원, 서울역사편찬원, 시민디자인위원회 자문을 거쳐 확정됐다. 시는 내·외국인 관광객도 쉽게 도심보행길을 즐길 수 있도록 서울시 공식 관광홈페이지(www.visitseoul.net)와 애플리케이션(I tour Seoul)에 다국어 문자·음성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서성만 서울시 보행친화기획관은 25일 "도심 내 5개 보행길 코스가 '걷는 도시, 서울'을 대표하는 보행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2016-04-26 11:23:45'한국 전통공연 예술 입문장' 정동극장 이끄는 정현욱 극장장 야외공연 통해 관객과 소통 배비장전 해외공연도 성공 전통창작발견프로젝트 성과 사진=김범석기자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우리 역사와 문화의 깊은 정취가 묻어난다. 그 끝자락에 붉은 벽돌의 극장 하나가 고즈넉하게 서 있다. 복잡한 도심 속 전통이 살아 숨쉬는 정동극장이다. 정동극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1908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 '원각사'를 복원해 1995년 개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정동극장은 기본적으로 한국 전통공연을 제작하고 상설 공연하는 극장이다. 묵묵히 그 역할을 수행해오긴 했지만 국내 관객에게 그 존재감은 미미했다. 해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공연에 편중됐던 탓이다. 그런 정동극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013년 정현욱 극장장(사진)이 부임하고부터다. 야외공연을 통해 국내 관객과 만나는 자리를 늘렸고 지난해 전통예술 창작자 발굴 프로그램을 통해 발매된 '두번째 달'의 앨범은 화제를 모았다.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개별관광객(FIT) 관람 비중을 높였고, 해외에 직접 나가 한국의 전통예술을 알려 호평을 받았다. 3년 임기 중 2년여를 보낸 시점, 그 노력의 성과가 꽃피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정동극장 집무실에서 만난 정현욱 극장장은 그러나 "아직 50% 정도도 달성하지 못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사실 그가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다른 데 있었다. 직원들과 매달 독서모임을 통해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등 원활한 내부 소통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였다. "조직문화 체질 개선이 최우선이었어요. 정부 예산을 받아 단순히 집행하는 게 아니라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고민할 때였습니다. 상명하복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주문했어요." 정 극장장은 전 단원 오디션제 시행을 비롯해 더욱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예술공연 공공기관으로는 이례적으로 경영·재무 컨설팅을 받아 조직개편,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극단 사다리의 대표,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 공연장인 원더스페이스를 설립·운영하며 쌓은 20여년의 노하우가 정동극장에서 거침없이 발휘됐다. 정 극장장은 정동극장의 역할을 분명히 세웠다. '한국 전통공연 예술의 입문장(入門場)'으로서 대중성과 보편성을 갖춘 작품을 공연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지난해 개편한 상설공연 '배비장전'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의 핵심인 고위계층의 위선과 허세에 대한 풍자는 만국 공통 웃음코드다. '배비장전'은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 올해 말레이시아 공연에 이어 지난 20일에는 대만행 비행기를 탔다. 우리 전통공연을 널리 알리기 위한 쇼케이스 형태의 공연이다. "당장 수익을 기대하는 사업이 아니에요. K팝이 표면적인 우리 문화라면 정동극장의 공연으로 우리 문화의 원류를 경험하게 해주고 이해도를 높이려는 것이죠." 정동극장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개별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데도 애쓰고 있다. 정동극장 관객 중 80%가 외국인 관광객이고, 이 중 70%가 단체관광객이다. 정 극장장은 "단체관광객은 수동적 관광의 특성상 정동극장의 공간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인지도를 높이려면 개별관광객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동극장은 개별관광객 비중이 지난 2013년 8%에서 최근 20%로 늘었다.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관객과 더 소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해부터 '돌담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봄과 가을에 열리는 문화예술체험형 야외축제다. 오는 10월 열리는 축제는 '가을 읽을거리'라는 주제로 그림, 책, 음악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시민과 함께 향유한다. 이번 축제는 특히 서울시립미술관, 주한 캐나다대사관과의 협업으로 공간을 확대한다. "정동극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동길이라는 큰 공간 안에서 다른 공간과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어요. 시립미술관에서 체험하는 스톤아트(stone-art), 캐나다 문학 작품 낭송 프로그램 등 다채롭게 준비했죠." 지난해에 이어 '전통창작 발견 프로젝트-100만원의 씨앗'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남은 임기는 지금까지 새롭게 시작한 것들을 담금질해야죠. 시스템만 잘 잡혀 있다면 누가 극장장으로 와도 문제없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2015-08-24 17:23:56"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 한 카드회사의 광고 카피가 올 여름 휴가 동향을 그대로 반영한다. 지난달 트렌드 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이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여름 휴가 때 '여행을 가지 않아도 좋다'는 의견이 51.7%로 '꼭 여행을 가야한다'(43.1%)는 의견보다 우세했다. '머무르다'라는 의미의 stay(스테이)와 '휴가'를 뜻하는 vacation(베케이션)의 합성어로, 집에서 휴가를 보낸다는 뜻의 '스테이케이션'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집 안에만 박혀있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방법, 공연장에 있다. 연령과 취미를 고려해 엄선한 세 곳에서 즐기는 편리한 바캉스를 제안한다. 세종문화회관 국악극 '꿈꾸는 세종' 음악감상이나 공연관람에 취미가 있다면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언더스테이지'가 딱이다. 서울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에서 이태원역으로 향하는 길 왼편에 위치한 이곳은 건물 안에 들어가기 전부터 바캉스의 시작이다. 난간에 기대면 남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서울이 한 눈에 담긴다. 건물 외벽에 붙어있는 공중 무대는 버스킹 공간인데 공연은 비정기적이다. 운 좋으면 야외벤치에 앉아 공짜 공연을 구경할 수도 있다. 문을 열면 '음악의 천국'이다. 총 1만71장의 LP와 3200여권의 음악 관련 도서가 비치돼 있다. DJ에게 듣고싶은 음악을 신청해 들을 수도 있고 비치된 턴테이블을 직접 작동해보는 재미도 있다. 커플 데이트 장소로 입소문을 탔지만 이곳이라면 혼자라도 기죽을 필요 없다. 고독한 마니아들도 많이 찾는다. 현대카드언더스테이지 '머더발라드' 지하 2층에 있는 공연장에서는 11일부터 30일까지 뮤지컬 '머더 발라드'가 공연된다. 현대카드로 예매하면 20%가 할인된다. 매주 화~토요일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 일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도심 속 전통이 살아 숨쉬는 정동극장에서의 하루는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부터 어린아이까지 모두 만족시킨다. 숨은 힐링 공간이다. 덕수궁 돌담을 따라 내려오는 길부터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우리 역사와 문화의 깊은 정취가 묻어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1908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 '원각사'가 전신이다. 정동극장 '배비장전'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4시와 8시에 '배비장전'을 볼 수 있다. 정동극장이 괜히 '한국 전통공연 예술의 입문장'으로 불리는 게 아니다. 지난해 7월에는 누적관객 100만명을 돌파할 만큼 인기다. 어린이들은 물론 전통공연은 재미없다고 여기는 젊은 세대들의 편견을 깨준다. 서양악기를 가미한 라이브 국악 연주와 함께 펼쳐지는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군무가 압권이다. 조선시대의 풍속화에 애니메이션 기법을 넣은 영상과 휘황찬란한 한복 의상도 볼거리다. 고위계층의 위선과 허세에 대한 풍자는 만국공통 웃음코드다. 관객의 60%가 외국인인데 공연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배비장전 패키지'를 이용하면 정동극장을 더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섬머패키지는 공연 관람권과 함께 크림생맥주 한잔 또는 팥빙수를 제공한다. 극장 내 위치한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도 있다. 덕수궁 입장권이 포함된 가족패키지, 정동극장 주변 직장인들을 위한 패키지도 있다. 모두 정가에서 30% 이상 할인된 가격이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자녀가 있는 가족에겐 오는 19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클래식, 합창, 국악,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이 특별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마련됐다. 11일에는 해설이 있는 오페라로 모차르트의 코믹 오페라 '코지 판 투테'를 한가로운 오전 11시에 볼 수 있다. 12~13일에는 교과서에 나오는 음악을 주제로 '선생님과 함께 노래를'을 공연한다. 지난 5월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선생님합창단과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이 아프리카와 뉴질랜드 민요, 우리나라 가곡 등을 함께 부른다.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이 꾸미는 국악극 '꿈꾸는 세종'도 13일에 공연한다. 청소년들의 연주라고 얕봐선 안된다. 제2회 창작국악극대상에서 연주상을 수상했다. 15~19일에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각색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다. 모차르트와 그의 마음 속 친구 모짜렐라가 원작 '마술피리'의 주인공들과 어울려 모험을 떠난다. 세종대왕과 이순신의 생애와 업적을 각각 펼쳐놓은 기념관 '세종이야기'와 '충무공이야기'를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한글갤러리에서 미술작품을 관람하거나 붓글씨 체험도 할 수 있다. 임진왜란에서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을 그린 4D 영상도 상영한다. 모두 무료다. 공연 관람 전후로 식사를 해결하기도 편리하다. 지하 1층에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가가 자리잡고 있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2015-08-10 18: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