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당초 올해 상반기로 예정됐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결정을 미루지면서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이 사업 지연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18일 제기되고 있다. 업체간 과열 경쟁으로 정부가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 KDDX 사업은 '12·3 계엄사태'가 불러온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KDDX 사업은 사업비 약 7조8000억원을 투입,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포함해 모두 국내 기술로 총 6척의 첫 국산 구축함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KDDX 건조 생산 능력을 갖춘 곳은 사실상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두 업체밖에 없다. KDDX 사업에 참여하려면 산업부로부터 사업 관련 방산업체로 지정돼야 한다. 산업부는 방사청 의견을 듣고 '사업 방산업체'를 지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방사청은 지난 10월 산업부에 KDDX 관련 선도(1번)함뿐 아니라 6번 함까지 전체 사업 일정을 고려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모두 방산업체 지정 대상으로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보냈다고 알려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산업부에 제시한 의견이 "두 업체를 모두 지정해도 괜찮다는 메시지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업부 관계자는 방사청 의견에 대해 "두 업체 모두 방산업체로 지정하라는 취지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고, 방산업체 지정을 위해 생산 능력을 판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두 업체 모두) 지정하라고 의견을 줬다면 이런(생산 능력 확인을 위한) 조사와 판단을 할 이유가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산업부는 현재 관계기관과 함께 생산능력 판단 기준서를 만들고, 거기에 따라 업체의 장비 현황과 인력, 품질 검사 시설 등 자료를 받아 서면 검토를 하고 업체와 일정을 조율해 현장 실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지연하는 것은 아니고 절차대로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산업부는 방사청의 의견 제시가 늦은데다 불명확했던 게 사업 지연의 이유라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산업계와 관련 전문가들 안팎에선 두 기관 모두 어떤 결론을 내려도 논란이 뒤따르게 될 정책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방산업계와 방사청에 따르면 석종건 방사청장은 전날 저녁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방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KDDX 사업과 관련해 산업부가 '사업 방산업체'를 지정하면 방사청은 빠르게 사업 방식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KDDX를 놓고 경쟁하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사업부 대표도 참석했고, 이들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담당할 업체 선정 방식을 빨리 결정해달라고 석 청장에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들은 하루 빨리 KDDX 사업방식을 결정해야 전력화 지연을 최소화하고 업계 불확실성도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방사청은 선도함을 차지하려는 두 업체 간 경쟁을 의식해 내놓은 고육책으로 1, 2번 함을 동시에 발주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나눠 먹는 방식을 검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동안 HD현대중공업는 KDDX 기본설계를 담당한 자사와 관행대로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한화오션은 군사기밀 관련 사고를 일으킨 HD현대중공업의 과거 전력을 감안해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KDDX 사업 착수 시기가 이미 1년 가까이 늦어졌다"며 "최소한 내년 상반기에는 계약체결까지 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핵심기술 개발, 도급장비 도입 등과도 일정이 맞지 않아서 사업의 로드맵을 다시 짜야 할 것이며, 이에 따른 비용 증가, 전력화 지연, 시간 부족에 따른 개발 리스크 증가뿐 아니라 K-방산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도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2-18 18:03:28HD현대중공업이 6500t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설계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2020년 방사청으로부터 KDDX 기본설계를 수주해 설계에 착수한 지 36개월 만이다.HD현대중공업은 최근 울산 본사에서 방위사업청과 해군,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KDDX 기본설계 종료식을 열었다. KDDX는 현존 최고 성능을 갖춘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함'에 필적하는 미래형 함정 무기체계로 대한민국의 차기 전략자산으로 운용될 첨단 과학기술의 집약체로 꼽힌다. 이번에 기본설계를 완료한 KDDX는 완전 전기 추진방식을 구현했다. 이를 위해 국내 함정 최초로 대용량·고출력 통합 전기식 추진체계를 적용했으며 이 통합 전기식 추진체계에는 세계 최초로 25MW급 초대형 추진전동기가 탑재되도록 했다. 또 이번 KDDX 기본설계에는 '병력절감형 플랫폼'을 구현했다. 첨단 자동화·전동화 기술을 통해 탄약이송자동화 설비, 스마트 브릿지(함정 근무 인원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고안된 신개념 조타실), 자율운항 기술 기반의 함정용 첨단항해보조시스템 등을 적용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에 함정과 연구개발 장비 간 통합 성능을 실현했다. 국내 유일의 전투함 체계통합 역량을 토대로 방위사업청 등 20여 개 유관 기관 및 부서와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 함정의 전투성능을 극대화했다. 홍요은 기자
2023-12-27 18:31:08【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현대중공업이 한국형 이지스함인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개발을 위해, 국내 유수의 방산업체 및 연구기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현대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은 2일 울산에 위치한 인재개발원에서 포스코, 한화시스템, 한국선급,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함정기술연구회와 ‘차세대 첨단 스마트 함정 기술개발 워크숍’을 개최했다.이날 워크숍에는 현대중공업 남상훈 특수선사업본부장을 비롯해 포스코 주세돈 철강솔루션연구소장, 한화시스템 어성철 방산부문 부문장, 한국선급 송강현 선박해양연구소장 등 40여명의 함정 분야 설계 연구 전문가들이 참석했다.이 워크숍은 지난 1년간 분야별 최고 전문기관과 공동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스마트십 솔루션 분야 △손상통제 사고대응 분야 △전기추진체계 분야 △플랫폼 안전성 분야 △전투체계(통합마스트) 분야 △신소재 분야 △스텔스 분야 △첨단 함형 분야 등 차세대 첨단 스마트 함정의 신기술 연구 결과가 포함됐다.현대중공업 남상훈 특수선사업본부장은 “최신 함정 개발을 위해 우수한 핵심인력을 대거 확충했고, 현대중공업의 함정 설계 경험과 국내 방산업체 및 연구기관의 역량을 총 집약해 한국형 차기구축함을 성공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자주 국방수호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한편, 현대중공업은 대한민국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 등 80여 척의 함정을 건조했고,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차세대 이지스함(KDX-Ⅲ Batch-Ⅱ) 선도함 상세 설계를 비롯해 대형수송함-Ⅱ(LPX-Ⅱ)·해양정보함-Ⅲ(AGX-Ⅲ) 개념설계를 수주하는 등 우리나라 수상함 연구개발 전문업체로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0-06-02 15:19:53[파이낸셜뉴스] 어성철 한화오션 사장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KDDX)을 내년 초까지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개념설계 자료 원본 불법 보관 논란에 대해서는 "모두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다만 KDDX를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의 해외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원팀' 구성에 대해서는 적극 협력하겠다고 시사했다. HD현대중공업도 이에 호응하며 양사는 내부 경쟁과 대외 협력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방위사업청은 17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국내 주요 방산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만찬 간담회를 열고 KDDX 사업 지연 해소와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어 사장은 "KDDX 사업은 이미 6~7개월이나 지연된 상황"이라며 "전력화 시기를 더 늦출 수 없는 만큼 내년 초까지 반드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DX 사업은 총 7조8000억원 규모로 6000t급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국방사업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KDDX 상세설계 및 초도함 제작 업체 선정을 두고 법적공방을 벌이다 최근 서로를 향한 경찰 고발을 취하하며 사업에 속도가 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 보고서 불법 활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상황이 다시 꼬이기 시작했다. 방사청과 국군방첩사령부는 최근 한화오션이 KDDX 개념설계 자료를 승인 없이 보관하고 이를 기본설계에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어 사장은 원본 보관과 활용은 모두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법적 검토를 모두 마친 사안인 만큼 오해는 곧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화오션과 경쟁을 펼치고 있는 주원호 HD현대중공업 대표는 "원칙과 절차 따라서 하면 잘 되지 않겠나"라며 거리를 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KDDX의 갈등이 해외 사업 수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사의 과당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 10조원 규모의 '호주 호위함 사업(SEA 3000)'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업계에서는 과당경쟁이 이어질 경우,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 사장은 "폴란드와 캐나다 등 해외 잠수함 사업에서 HD현대중공업과 원팀 협력에 높은 관심을 갖고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주 대표도 "원팀이 돼서 잘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양사는 국내에서는 KDDX와 관련된 사업 경쟁을 이어가면서도, 해외에서는 'K-방산 원팀'을 구성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방위사업청은 KDDX 사업의 지연 우려에 대해 내부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방산업체 지정이 내년 말까지도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양사가 고소·고발을 취하한 상태이며 방산업체 지정 절차만 남아 있다"며 "사업 지연이 방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부와 협력해 조속히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사업 수주를 위한 원팀 전략을 위해서는 양사 간 소통에 적극 중재하겠다는 입장이다. 석 청장은 "해외 수출과 관련해 원팀 협력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동의가 된 걸로 안다"며 "앞으로 양사 간 소통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더욱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석 청장은 최근 탄핵 정국으로 불거진 K-방산 수출 동력 상실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폴란드 방문을 통해 방산 분야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4-12-17 19:19:10[파이낸셜뉴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국내 방산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을 갖고 K-방산의 발전 전략과 업계 현안을 논의한다. 특히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 해소와 '원팀 코리아' 전략이 이번 회동의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석 청장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주요 방산 대기업 CEO들과 만찬 회동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9개 주요 방산업체 CEO와 방위산업진흥회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K-방산 지속가능성과 기회창출 전략'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된 후, 자유토론을 통해 K-방산 수출 확대와 산업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방사청은 올해 방산 수출 계약액이 목표치인 20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50억달러 이상은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석 청장은 내년 K-방산 수출 확대 전략과 더불어 미국 방산 시장 진출 및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등 한미 방산협력 과제를 소개할 계획이다. 특히, 업계의 관심은 KDDX 사업을 둘러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 해소 여부에 쏠리고 있다. 양사는 KDDX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 수주를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만 과당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 10조원 규모의 '호주 호위함 사업(SEA 3000)'에서도 나란히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방산업계는 과당경쟁이 이어질 경우,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석 청장은 방산업체 간 협력을 강조하며 '원팀 코리아' 전략을 제안할 것으로 관측된다. 석 청장은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호주 호위함 사업의 실패를 교훈 삼아 원팀을 구성하고 정부 차원에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 기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석 청장은 오는 18일에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중소 방산업체 CEO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혁신기업 8개사 △부품 국산화 기업 2개사 △국방 중소벤처기업 2개사 등 총 12개 중소기업이 참석해 방산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상생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4-12-17 15:41:35[파이낸셜뉴스] 방위사업청은 17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석종건 방사청장과 주요 체계방산업체 9개사 최고경영자(CEO)간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풍산, 한화오션, LIG넥스원, 현대로템, HD현대중공업, 기아, 대한항공 등 국내 대표 방산업체 CEO가 참석한다. 석 청장은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우리 무기체계의 미국 시장 진출,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진출 등 한미 방산협력 과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석 청장은 또 K-방산 수출 확대와 방위산업의 상생 및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국내 방산업체 간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정부와 업체가 '원팀'을 구성할 것을 CEO들에게 제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두 업체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을 놓고 갈등이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며 10조원 규모의 호주 호위함 사업(SEA 3000) 입찰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정부와 방산업계에선 앞으로 6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간담회에선 방산업계 간 상생협력과 지속 가능한 발전방안에 대한 방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방산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2-17 14:08:56[파이낸셜뉴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결과 보고서를 허가 없이 보관하고 이를 기본설계에 인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절차상 적법하게 진행했다"고 일축했다. 다만 국군방첩사령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내사에 착수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12일 KDDX 기본설계 제안서에 개념설계 보고서의 내용을 불법 인용과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방위사업청이 지난 11일 국회에 제출한 'KDDX 개념설계 결과보고서' 관련 자료에 따르면, 한화오션이 제출한 KDDX 기본설계 제안서에서 자사가 수행한 개념설계 보고서의 도표와 데이터를 허가 없이 활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방사청은 지난 2020년 KDDX 기본설계업체 선정 당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비교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개념설계 보고서는 방사청과의 계약 종료 후 모든 자료를 반납해야 한다는 계약 조항에도 불구하고, 한화오션이 별도로 보고서 1부를 제작해 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청은 "한화오션으로부터 보고서 5부와 CD 3부는 반납받았으나, 추가로 보관된 자료에 대한 승인은 없었다"고 밝혔다. 현행 방위산업보안업무훈령에 따르면, 계약 종료 후 1주일 이내 △장비 △연구개발 △복제 및 복사본 등 모든 자료를 반환해야 한다. 한화오션은 논란에 대해 절차상의 적법성을 강조하며 정면반박했다. 회사 관계자는 "2012년 계약 당시 수령확인증과 제출 공문에 원본 및 사본 폐기 연한이 명시돼 있었으며, 매년 관계기관 검사를 통해 적법하게 원본을 보관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기본설계 제안서 작성에 사용된 자료는 이미 폐기 연한이 지난 데이터로, 사업 연계를 위해 자체 검토 후 활용됐다"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특히 △방사청 △국군방첩사령부 △국정원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매년 상·하반기 정기 보안검사를 받아왔으며, 원본 보관은 규정에 따라 진행됐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번 논란이 법적 문제로 결론날 경우, 한화오션은 KDDX 사업뿐 아니라 향후 국가 방위산업 입찰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4-12-12 11:15:09[파이낸셜뉴스]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이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절차를 어기고 관련 규정을 바꾼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 상태로 넘겨졌다. 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수사과는 왕 전 청장을 변호사법 위반(알선수재),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 왕 전 청장은 2020년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실전배치하는 KDDX 사업 기본 설계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절차를 지키지 않고 '보안사고 감점 규정'을 삭제한 혐의(직권남용)를 받는다. 경찰은 관련 규정 변경 과정에서 왕 전 청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해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규정을 삭제하면서 HD현대중공업으로부터 금전 등이 오간 정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규정 변경으로 현대중공업에 유리해진 측면이 있지만 현대중공업이 이를 사주했는지 등은 규명되지 않은 것이다. 왕 전 청장은 방사청장 퇴직 후인 같은 해 한 세무법인에 재직하면서 특정 업체와 방사청을 알선해 주고 총 2억여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도 있다. 왕 전 청장은 컨설팅 명목으로 1억2000만원을 고문료로, 8000만원을 자회사 주식으로 받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월 왕 전 청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반려하자 보완수사를 거쳐 지난달 다시 영장을 신청해 왕 전 청장을 구속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12-06 15:11:33[파이낸셜뉴스] 당초 연내로 예정됐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이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26일 경기 과천시 방사청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DDX 사업자 선정과 관련, "현실적으로 올해까지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고 내년 전반기에 빠르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 청장은 "조금 더 신중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 사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총 7조8000억원 규모의 KDDX 사업은 기본설계를 담당한 HD현대중공업과 개념설계를 맡은 한화오션이 선도함 수주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KDDX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건조 사업 수주와 관련해선 산업통상자원부의 단수 또는 복수 방산업체 지정 결과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 수의계약 또는 경쟁 등 사업추진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게 방사청 입장이다. 방사청은 개념설계가 예산 6억원에 보고서 2300여쪽 규모인 데 반해 기본설계의 경우 예산 약 200억원에 보고서 3만5000여쪽으로 기본설계가 훨씬 구체적이고 함정 건조에 다가선 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사업 지연으로 인해) 선도함 납기는 물리적으로 못 맞출 가능성이 있다"라면서도 KDDX 전체 사업 일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2·3번함의 납기 준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청이 올해 방산수출 목표로 제시했던 200억불 달성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폴란드 K2 전차 수출건이 연내 계약이 될 경우 150억불 이상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청은 "올해 200억불 잡은 것은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잡은건 아니다"라며 "2027년까지 방산 세계 4대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200억달러 정도 목표로 잡아야 한다는 인식하에 도전적으로 잡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 연내 폴란드 K2 전차가 계약이 된다면 150억불 이상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고 방사청은 부연했다. 석 청장은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국내 방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도전과 기회의 요인이 같이 있다고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을 해 각자 국가방위를 알아서 하라고 하면 나토는 당장 방위를 위해 우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을 당장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데 전쟁이 끝난다고 해고 무기 소요가 없는건 아니다"며 "나토에 대한 러시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전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 청장은 "쉽게 얘기하면 미국의 지원이 빠지게 되면 이를 채워놓을 수 있는 무기들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 무기 체계들이 들어갈 수도 있는데 현재 우리 방산 생태계는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부연했다. 또 "그렇게 따지면 더 박차를 가해 무기에 대한 필요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것은 기회 요인으로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언급한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 더 탄력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석 청장은 "MRO는 울산, 거제 등 국내에서 하면 되는데, 생산은 (미국 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내에서 들어와서 하라고 할 수도 있다"라며 "미국 함정의 건조까지 (우리 조선소가) 들어가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방사청이 갖고 있는 국방 연구개발(R&D) 기능을 국방부가 통합 수행하는 방안에 대해 "국방부가 소요, 기획 등을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서도 "야당에선 우호적이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로 인한 방사청 축소·위축 가능성에 대해 "기능이 넘어가니깐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방위력 개선, 방산수출, 방위산업 육성 등 고유업무에 집중하면 방사청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1-27 14:37:13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7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K-조선 원팀'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를 둘러싼 고발·고소를 취하하며 화해 무드를 조성했다. 특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사전협의를 통해 K-조선 발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 손 내민 한화, 손 잡은 HD현대 HD현대중공업은 25일 한화오션 관계자들을 향한 명예훼손 등 혐의의 고소를 취하한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조선산업 발전과 K-방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취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의 결정을 지난 22일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한 경찰 고발을 취소한 결정에 대한 화답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3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한 정황을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피의자 신문조서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5월, 한화오션을 상대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고발전을 촉발한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해군의 6000t급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7조8000억원에 달한다. 한화오션은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따냈다. 함정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HD현대중공업은 관행에 따라 기본설계를 수행한 기업이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아온 만큼 수의계약을 주장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기밀 탈취와 누설에 따른 실형 판결을 근거로 경쟁 입찰을 주장하며 갈등을 겪어 왔다. ■김동관-정기선 'K-방산 협력' 공감대 먼저 화해의 손을 내민 건 한화오션이었다. 한화오션은 지난 2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HD현대중공업 고발 취소장을 제출했다. HD현대중공업도 사흘 뒤인 이날 한화오션 관계자들에 대한 고소 취하서를 내며 이에 화답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정부(방위사업청)의 방향성에 적극 협조하고 K-방산의 경쟁력 강화에도 최선을 다해 국방력 강화와 함께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도 "국내 조선산업 발전과 K-방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취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양사 간 화해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간 사전 교감이 밑바탕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계에 협력을 요청한 만큼, K-조선이 원팀을 이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번 화해로 양사는 7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등 대규모 수주전에서 '원팀'을 이루는 데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각각 3조원과 2조원 규모의 폴란드, 필리핀 잠수함 사업 공동 참여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방위사업청의 KDDX 사업 추진 방식이 결정되지 않아 아직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면서도 "해외 방산 물량 수주에서 K-조선이 원팀이 될 길을 찾은 건 수확"이라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이동혁 기자
2024-11-25 18:1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