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K콘텐츠 산업 30주년을 맞아 산업 본연의 수익성 개선 문제가 숙제로 떠올랐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김윤지 수석연구원은 18일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열린 ‘2025 콘텐츠산업포럼’에서 “K콘텐츠 수출액이 2010년 이래 연평균 10.8%로 성장했으나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둔화되고 있다”며 “산업 본연의 수익성 한계와 유통망 미비로 K콘텐츠 산업이 구조적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망 한계와 수익원 발굴 미약...풀어야 할 숙제 김 수석연구원은 'K콘텐츠 수익 개선과 IP 다각화'를 주제로 지난 30년 한류 역사를 간략하게 되짚은 뒤 "그동안 연관 산업에 미치는 한류의 긍정적 효과가 강조되면서 K콘텐츠=공공재로 인식돼 왔으나, 이젠 산업 본연의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콘텐츠 산업에 대한 정책도 이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류 드라마는 1990년대 중반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다. IMF 금융위기 여파로 일본 드라마의 대체재로 한국 드라마가 부상했고, 방송사가 기용한 상사맨의 활약으로 수출망도 구축됐다. 하지만 2009년 초고속 인터넷 시대가 펼쳐지면서 방송사 유통망이 사라졌다. 그후 10년이 지난 시점부턴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OTT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K콘텐츠 구매 주체가 기존 방송사에서 글로벌 OTT로 바뀌었을 뿐”이라며 “글로벌 유통망을 제대로 뚫어본 적 없는 한국 드라마 산업이 수익 구조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했다. IP 다각화 부재는 수익성 정체의 또다른 원인이다. K팝 업계가 수익 본원인 음반, 음원뿐 아니라 굿즈, 디지털 콘텐츠 등 IP 기반 사업을 통해 수익원을 다각화한 것과 달리 영상 산업은 수익 다변화에 성공하지 못한 것. 김 수석연구원은 "영상산업에서도 수익원 다각화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소비자 기업과의 공동 투자, 유통 채널 다각화, 해외 수출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책 방향 역시 "기존 K콘텐츠 제작비 지원에서 벗어나 유통 채널 및 IP 다각화, 해외 수출 전문 인력 양성과 플랫폼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펀드 중심 제작 지원 방식에 대한 재고도 필요하다. 영화 분야에서 성과가 높았던 방식을 드라마 분야에 접목하려면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한국, 아시아와 글로벌 잇는 중간자로 거듭나야 퓨처랩의 조영신 박사도 이날 유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콘텐츠 유통공사'(가칭) 설립을 제언하며 "유통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국내 시장 성장 한계를 글로벌 유통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넷플릭스 의존에서 벗어나 아시아와 세계 시장을 잇는 ‘중간자’로 K콘텐츠 산업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조 박사는 “우리 콘텐츠 경쟁력이 넷플릭스 플랫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K콘텐츠 품질 자체가 글로벌 OTT로 대변되는 플랫폼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또 K콘텐츠가 주요 시장인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나아가려면 K콘텐츠 구매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완제품만 고집하지 말고, 한국이 아시아 국가와 협업해 다양한 IP를 세계적 명품 콘텐츠로 재탄생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우수한 제작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이 중심이 돼 아시아의 숨겨진 원석 같은 IP를 세공해 글로벌로 수출한다면, 한국이 아시아발 글로벌 히트작을 창출하고 유통하는 허브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박사는 이를 위해 "제작, 유통, 비즈니스 전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한국이 IP 비지니스 및 K포맷 허브로서 거듭나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산업계의 체계적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콘텐츠, 새로운 대중이 온다'를 통해 콘텐츠 이용자에 대한 통찰을 공유했다. 그는 "글로벌 대중은 다양한 콘텐츠에 열려 있다. 로컬 콘텐츠도 그것이 진짜라면, 낯설어도 장르적 재미가 분명하다면, 보편적이지 않아도 나만의 취향에 부합한다면 눈과 귀를 열고 수용한다"며 "중요해진 건 고유의 진정성"이라고 말했다. 또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과 한일 배우가 주연한 '아이 러브 유'의 사례를 언급하며 "국개 개념을 넘어선 협업, 글로벌 경쟁력에 맞는 산업 구조 개편, 주류와 비주류 개념으로부터의 탈피, IP 개념의 콘텐츠 산업 확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2025 콘텐츠산업포럼’을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서울 광화문 CKL 스테이지에서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Next K를 향한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정책 △방송 △이야기(스토리) △음악 △게임 등 5개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적·산업적 과제를 논의했다. 콘진원 유현석 원장직무대행은 개막 인사말에서 “K-콘텐츠는 더 넓은 시장과 더 많은 이용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기존의 성공 공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23 18:12:35[파이낸셜뉴스] 김완기 특허청장(왼쪽 첫번째)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 한국지식재산센터에서 열린 ‘상표 정책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있다. 한류 기업과 한류 상표 기반의 수출지원을 위해 마련된 이날 간담회에는 K-식품·뷰티·패션 분야 대표기업 임직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특허청은 참석자들로 부터 수출과정에서의 힘든 점을 듣고 한류 상표의 출원·보호 전략 등을 논의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5-06-20 15:28:09【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아침엔 한국 화장품을 검색하고, 점심엔 편의점에서 김치불닭 주먹밥을 고른다. 방과 후엔 오르짱(얼짱) 메이크업으로 화장하고, 저녁엔 홍대풍 카페에서 셀카를 찍는다. 한류는 더 이상 구경하는 콘텐츠가 아니다. 일본의 MZ들은 한국처럼 먹고 입고 꾸미고 산다. 이 같은 흐름은 도쿄 거리 풍경을 바꾸고 있다.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옆엔 한국식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문을 열자마자 줄이 섰고, 하반기에는 하라주쿠 2호점 진출도 예고됐다. 뷰티·푸드·패션으로 이어지는 '라이프스타일 한류'는 일본 MZ세대의 일상 속에 스며들었다. ■한류, '보는 것'에서 '사는 것'으로 지난 17일 초 도쿄 '패션의 성지' 하라주쿠. 화장품 편집숍 입구에는 '한국 메이크업 체험 가능' '신상 K코스메(한국 화장품) 입고'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틴트를 고르던 10대 여성은 "이건 SNS에서 봤던 거야. 올리브영에서 산다는 그거"라며 손등에 색을 발랐다. 그는 유튜브에서 한국 뷰티 유튜버의 '하울 영상(제품 구매 리뷰)'을 보고 메모한 쇼핑리스트를 보여줬다. 일본 마케팅 전문기업 CCC마케팅은 2025년 상반기 Z세대 핵심 트렌드로 '한감(韓感)'을 꼽았다.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한국 특유의 감성과 생활양식을 일상에서 체화하는 흐름이다. NHK와 일본국립여론조사센터의 4월 공동조사에서도 10~30대 응답자의 72.3%가 "한류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 중 63.7%는 "한국의 패션·음식·화장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이는 2020년 대비 20%p 이상 증가한 수치다. 틱톡과 유튜브엔 '한국 코스메' '오르짱 메이크업' '홍대 카페 투어' 같은 해시태그가 수십만건씩 검색된다. 도쿄 거리에는 한국 감성을 테마로 한 체험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 명품 매장이 즐비한 오모테산도 근처의 한 드러그스토어 직원은 "한국 브랜드가 들어오고 나서 손님이 2배 늘었다"며 "보기 좋고, 사진 잘 나올 것 같다는 이유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도큐핸즈, 로프트 등 대형 디자인숍은 K뷰티 브랜드 전용 매대를 따로 운영 중이다. 이온, 세이유, 마루에스 같은 대형 유통체인은 김, 삼계탕, 불닭소스, 찌개양념까지 한국 식품 전용 코너를 마련해놓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온의 한국 식품 수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2배로 늘었다. 일본 3대 편의점 중 하나인 로손이 출시한 김치불닭 주먹밥은 출시 일주일 만에 전국 품절 사태를 겪었다. 신주쿠의 한 패밀리마트 직원은 "신라면이 떨어지면 입고 날짜를 따로 물어보는 손님도 많다"면서 "이제 한국 제품은 특별한 게 아니라 기본 취급품목이 됐다"고 말했다. ■신오쿠보,리틀서울서 K컬처 성지로 신주쿠 신오쿠보역 북쪽 출구를 나서면 마치 서울 이태원이나 홍대 거리에 들어선 듯하다. 도로 양옆에는 '떡볶이' '삼겹살' '쌈밥' 간판이 늘어서 있고, 붐비는 매장 앞에선 "대기 40분입니다"라는 안내가 들려온다. 매운 향, 한국 노래, 인스타그램용 포토존까지. 일본 10~20대는 이곳을 '미니서울'이라고 부른다. 1990년대 한인 밀집지역으로 출발한 신오쿠보는 이제 K뷰티 편집숍, 아이돌 굿즈점, 한국 감성 카페, 셀카 전문부스까지 갖춘 K라이프스타일 거리로 변모했다. 2024년 기준 한국계 매장은 약 500곳으로 추산된다. 신오쿠보는 한국 브랜드의 도쿄 진출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맘스터치, 설빙 등은 신오쿠보 상권 반응을 바탕으로 시부야, 하라주쿠로 확장 중이다. 맘스터치는 최근 시부야 1호점을 연 데 이어 올해 하반기 하라주쿠 2호점 출점을 준비 중이다. 현지 소비자들은 "일본 브랜드가 흉내 내는 한국 스타일이 아니라 진짜 한국을 원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관광청이 발표한 Z세대 상권 선호도 조사에서 신오쿠보는 '재방문 의향이 가장 높은 거리' 도쿄 1위에 올랐고, 방문객의 63%는 20~30대 여성이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6-19 18:58:06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문화 정책 공약인 K컬처 시장을 300조원 규모로 확대해 '5대 문화강국' 실현 달성을 위해 향후 5년간(2025~2029년) 총 51조원의 예산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이 막대한 예산을 통해 콘텐츠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스포츠 강국 위상에 걸맞은 운동 환경 조성과 세계 10대 관광선진국 진입을 위한 전략 수립 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19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국정기획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문체부는 부처의 최우선 과제로 '청와대 복귀 및 K-민주주의 위상 강화'를 꼽았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문화 콘텐츠에 푸드·뷰티 등을 포함한 K컬처 시장을 300조원 규모로 확대해 세계 5대 문화강국을 실현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한 '문화 예산'을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정부 총지출 대비 1.05%에 불과한 문체부 예산 비중을 임기 마지막 해인 오는 2030년 2% 이상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업무보고서를 통해 "5년간 총 51조3797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K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한류 확산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콘텐츠 산업 육성을 문화강국 핵심 전략으로 삼아 K콘텐츠 창작 전 과정에 대한 국가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K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한류 확산 거점을 확대하기 위해 K컬처 플랫폼인 영상, 게임, 출판, 음악, 웹툰 등 제작비 세제공제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문화예술 인재 양성 및 지원 확대를 위해서도 2030년까지 총 1조11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특히 문화예술 인재 양성 및 전문조직 설립을 추진하고, 예술인들이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 제도 등을 전면 정비한다. 이와 별도로 문체부는 2030년까지 총 1조6176억원을 투입해 국민 모두가 손쉽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전국 75곳에 설치된 국민체력인증센터를 150개소로 늘리고, 노후화한 공공체육시설을 전면 개보수하기로 했다"며 "2030년까지 6422억원을 투입해 전 생애주기별 체육 활동을 지원해 국민 건강 수준을 향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광 산업을 국가수출 산업으로 육성해 세계 10대 관광 선진국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로, 2030년까지 외국 관광객 3000만명을 유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이 있는 '글로벌 관광특구'를 신설하고 흩어져 있는 숙박업 진흥 업무를 통합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문체부는 "2030년까지 8030억원을 투입해 관광 고부가화와 지역 분산, 서비스향상 등 관광 분야의 질적 도약을 추진한다"며 "관광취약계층도 쉽게 여행할 수 있는 무장애 관광 여건 조성과 지역과 민간이 주도하는 지역관광자원개발 추진을 위해 2030년까지 1조4528억원을 투입할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밖에 문체부는 대통령 집무실 복귀를 앞둔 청와대를 개보수해 국민화합의 상징적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구상도 보고했다. 내달 16일부터 31일까지 관람 구역을 제한하고, 8월 1일부터는 관람을 일시 중단한 뒤 개·보수가 완료되는대로 관람을 재개할 계획이다. 관람 재개 이후에는 청와대 내 민주주의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한 'K-민주주의 학교'를 설치해 운영한다는 방안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6-19 11:47:07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지난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본격 추진하기 전까지 '재패니메이션(일본+애니메이션)'은 수입 제한 품목이었다. 자국 문화 보호를 위해 누구나 볼 수 있는 지상파 TV에서 일본 드라마나 영화, 노래가 방영되는 것을 법적으로 규제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일본 개봉 1984년, 국내 개봉 2000년)나 '이웃집 토토로'(일본 개봉 1988년, 국내 개봉 2001년) 같은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선 부득이 '어둠의 경로'를 이용해야만 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다. 이를 기점으로 지난 20여년간 한·일 양국의 문화 지형도는 상전벽해를 이뤘다. 일본 아이돌 시스템을 따라하기 바빴던 '패스트 팔로어' 한국은 K팝 등을 앞세워 전 세계를 호령하는 '퍼스트 무버' '트렌드 세터'의 지위를 확보했고, 이런 K웨이브의 영향으로 지구촌 젊은이들은 한국 문화, 즉 K컬처를 선호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런 사정은 일본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어서, 일본 젊은 세대에게 '한국적인 것', 즉 한류(韓流)는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일상 다반사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적인 것', 즉 일류(日流)에 열광하는 한국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 역시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일본 여행 붐이다. 1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나간 한국인 관광객은 총 2868만명으로 이중 881만명이 일본을 찾았다. 일본이 해외관광객 1위로 30.7%나 된다. 이들 가운데 대략 40% 정도가 2030세대라고 하면 지난 한 해 일본을 여행한 한국 MZ세대의 숫자는 400만명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2022년 일본정부관광국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중 20대와 30대가 차지한 비율은 각각 22.8%와 21.5%였다. 이런 '고(GO) 재팬' 현상은 올해도 여전해서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의 숫자는 322만7758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이는 전체 출국자 994만6098명의 32.5%로, 해외로 여행을 떠난 한국인 3명 중 1명은 일본을 최종 목적지로 선택했다는 얘기가 된다. 지금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 숫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게 여행업계의 전망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MZ들이 일본으로 몰려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엔화 약세와 맞물리면서 일본이 이른바 '가성비 높은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오래 전부터 일본은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의 하나였지만 최근 들어 '근거리', '소도시', '다양한 테마' 같은 이슈가 더해지면서 한국인 최애 여행지로 자리를 확실히 굳히는 분위기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제주도 갈 돈이면 차라리 일본 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고 재팬'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일본 여행객의 절반을 차지하는 MZ세대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 상승이 일본 여행 붐을 이끌었다고 보는 게 맞을 수도 있다. 좀 오래된 자료이긴 하지만 지난 2023년 FKI(한국경제인협회)가 내놓은 2030세대 한일관계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2.3%가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17.4%에 그쳤다. 또 한국리서치가 같은 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2030세대의 42.4%가 일본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후 태어났거나, 그 시절에 청소년기를 보낸 2030세대에게 일본 문화는 친근한 대상으로 인식됐고, 이런 경험과 호감도 상승이 자연스럽게 일본 여행 붐으로 이어진 셈이다. #OBJECT0#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6-17 22:48:09[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 메타버스 등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신이 세계 콘텐츠 산업을 재편하는 가운데 한류는 여전히 세계를 호령할 수 있을까. 콘텐츠·미디어 전문가인 고삼석 동국대 AI융합대학 석좌교수는 신간 '넥스트 한류'(새빛)에서 한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전면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직속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 산하 K-컬처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저자는 엔터테인먼트와 기술을 결합한 '엔터테크'(Entertainment+Technology)라는 핵심 키워드를 내세워 AI 시대에 한류가 나아갈 길을 기술적, 정책적, 산업적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조망한다. 저자는 우선 한류의 지난 30년을 돌아보며 주요 성과와 정책의 한계를 짚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6-12 08:37:51【 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 "한국에서는 자리를 잡았는데, 해외에서도 통할까?" 최근 국내 경기가 고금리, 저성장으로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액셀러레이터(AC)들이 '한국 너머'의 또 다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창업 엑셀러레이터들의 시선이 가장 먼저 닿은 곳은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대에 달하는데다, 정보기술(IT)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높아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내 스타트업 투자 건수와 총 투자액에서 모두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이어 3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낮선 이름이지만 베트남 현지에서는 아주 익숙한 △오케이쎄(OKXE·중고 오토바이 매매 플랫폼) △고투조이(Go2Joy·숙박 예약 서비스) △고미(GOMI·이커머스)는 한국형 플랫폼들이 선봉에 섰다. 이들은 현지에서 연이어 투자를 유치하며 몸집을 불리는 등 베트남 진출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들의 '교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스타트업, 플랫폼 기반으로 활약3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형 플랫폼 스타트업들은 베트남에서 활약 중이다. 베트남 시장 진입 5~7년을 맞는 이들 기업들은 이미 월간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는 등 스타트업 유망주에서 성장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베트남 중고 오토바이 매매 1위 플랫폼인 오케이쎄는 대표적인 레몬마켓인 중고 오토바이 시장을 공략해 연간 등록 및 거래량 150만대, 누적 사용자 900만명을 확보했다. 또 베트남 대형 은행·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금융·리스 서비스로까지 확장 중이다. JB금융그룹과 JB인베스트먼트는 오케이쎄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분 8%가량을 확보했다. 베트남에서 오토바이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신발'로 비유될 정도로 필수품으로 여겨진다. 매년 중고 오토바이 거래 규모가 800만~1200만대에 이르고 평균 교체주기도 3.5년인데 반해, 전적으로 오프라인 중고 오토바이 가게의 주인에 의해 일관성 없는 가격이 책정되는 등 대표적인 레몬마켓이었다. 김우석 오케이쎄 대표는 이를 간파했다. 신뢰를 높일 수 있는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껴 직접 창업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오케이쎄의 지향점을 "단순한 중고 오토바이 유통 플랫폼을 넘어 데이터, 금융, 전기 오토바이 전환 등 베트남 '모빌리티 생태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되고자 한다"면서 "베트남 대형 은행, 빈패스트 등과의 협업 중이며 향후 자동차 중고매매와 인도네시아·태국 등 사업영토 확장에도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김 대표는 "사업을 진행했을 때 피드백이 매우 빠르고 쉽게 체감이 된다는 점이 베트남 사업의 큰 매력"이라며 "실적과 결과물을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1위 시간제 호텔예약 서비스 고투조이(Go2joy)는 베트남 인구구조와 문화를 파고들어 안착한 대표적인 K스타트업이다.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시간당·반일 숙박 예약 기능을 선보인 고투조이는 베트남인의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이란 점과 대가족 사회여서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1~2성급 호텔(한국의 모텔급)을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2017년 런칭했다. 고투조이는 시리즈 A3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고투조이는 최근 4성급 호텔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 시간제 예약과 숙박도 가능한 고급 프라이빗 공간 매칭 플랫폼으로의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급성장하며 '동남아판 쿠팡'으로 불리는 고미코퍼레이션도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받는 등 베트남 대표 이커머스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한류 기반으로 한 소비재 수요 높아"1세대 K스타트업의 활약에 있어 '플랫폼'이 주요 역할을 했다면, 향후 한류 기반 소비재 분야가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7년부터 베트남 내 K스타트업을 직접 발굴, 투자해온 김진영 더인벤션랩 대표는 "식음료(F&B), 건강기능식품, K-패션 등 한류 기반 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베트남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고 내다봤다. 현지 업계는 베트남 시장 진출에 있어 기술력과 자본력보다도 '창업자의 각오'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김 대표는 "파운더(창업자)가 베트남 현지서 사업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 짓는다"면서 "IT 인프라나 개발자 인력은 우수한 장점도 있지만, 표준 계약서조차 없어 모든 조건을 일일이 협상해야 하며, 법률적 리스크가 상존해 파운더가 현장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쉽게 접근하면 반드시 실패한다"며 "현지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라면 최소 1~2년은 체류하며 시장을 체득할 각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june1112@fnnews.com
2025-06-03 19:00:21[파이낸셜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국제 콘텐츠 공모전 '토크토크코리아(Talk Talk Korea) 2025'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공모전은 그간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참가자들이 한국 문화의 매력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 공모전이다. 올해 공모전은 이날부터 8월5일까지 진행된다. 대한민국을 소재로 △프로모션 비디오(시네마틱 비디오·뮤직비디오·3차원 모션그래픽·애니메이션 등 2~3분 가로형 영상) △아트&크래프트(그림·웹툰·전통공예·캘리그래피 등) △포토북(콜라주 기법 활용 포토북 제작) △밈&트렌드(밈·챌린지 등 15~60초 세로형 짧은 영상)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분야(자유 형식) 등 총 5개 분야로 진행한다. 특히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마련된 특별분야는 모든 형식을 활용해 참여할 수 있다. 문체부는 예비 심사와 1·2차 심사, 온라인 투표, 최종 심사 등 총 다섯 단계의 심사 과정을 거쳐 총 300개 작품을 시상할 계획이다. 이 중 2차 심사와 온라인 투표까지 진출한 220개 작품에는 올해 신설한 참가상을, 최종 심사까지 진출한 80개 작품에는 1~5위 상을 선정해 수여한다. 분야별 1등 수상자 5명에게는 항공권을 포함한 8박9일 간의 한국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이들은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다양한 문화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전 분야를 통틀어 최우수 수상자 1인에게 문체부 장관상을 수여하고, 특별분야 1등 수상자에게는 한국문화 체험 기회와 2000달러 상당의 디지털 상품을 추가로 선물한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8일 열리는 한국문화 큰잔치에서 진행된다. 한국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공식 누리집을 통해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6-02 15:35:48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한류 체험관 '하이커 스테이션(HiKR station)'을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개관했다고 30일 밝혔다. 하이커 스테이션은 한국을 찾은 여행자들이 ‘오늘의 한국’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한국의 생동감 넘치는 문화를 다양한 콘텐츠로 집약해 선보이는 공간이다. 이번에 문을 연 하이커 스테이션에는 한국의 명소와 음식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을 수 있는 ‘하이커 샷’을 비롯해 K팝 무대 영상과 함께 숏츠를 제작할 수 있는 ‘하이커 스테이지’, 체험을 통해 다양한 굿즈를 받을 수 있는 ‘하이커 픽’ 등 다양한 체험형 공간이 갖춰졌다. 또 하이커 스테이션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반갑게 맞이하는 ‘하이텐 크루’가 상주해 한국을 처음 찾는 여행객들을 응대한다. 이들은 방문자들의 사진 촬영은 물론 한국과 관련된 퀴즈나 게임 등을 즐기며 한국 여행의 첫 순간에 즐거운 기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사장직무대행은 “하이커 스테이션은 단순한 관광 홍보관의 기능을 넘어 한국 여행의 첫인상을 디자인하는 곳”이라며 “공사는 여행 트렌드,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한류 콘텐츠 등을 즉각적으로 반영해 다양한 즐길거리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5-31 14:06:16[파이낸셜뉴스] 충남도가 동남아시아 최대 소비 시장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높은 인도네시아에서 충남산 케이(K)-제품에 대한 수출길을 넓혔다. 충남도는 지난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쉐라톤 호텔에서 충남해외시장개척단 수출상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상담회에는 김, 김치, 냉면 육수, 떡볶이 소스, 해조면 등 충남지역 14개 식품 업체, 샌드위치판넬, 식기세척기, 산업용 이동식 에어컨, 친환경 작물 보호제 등 소비·산업재 생산 12개 업체 등 모두 26개사가 참여했다. 현지에서는 푸드홀인도네시아(The Food hall Indonesia), 무궁화유통 등 78개 기업 바이어가 참석, 충남 기업의 우수 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충남 기업은 바이어와 1대 1 상담을 갖고 220건 2623만 달러의 수출 상담을 진행, 총 18건 815만 달러 규모의 수출 양해각서(MOU) 체결 성과를 올렸다. 이 중 보령수산의 경우는 1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MOU를 체결했다. 상담회에는 지난 25일부터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김태흠 지사가 참석, 상담 테이블을 돌며 바이어들에게 충남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지역 참여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김 지사는 "해외에 나와 시장을 보면, 무엇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 것인지 알 수 있게 된다"며 "해외 시장 개척 활동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도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남도인도네시아사무소에는 지역 기업들이 판로를 더 넓힐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고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규모인 2억 8000여만 명의 인구와 70%를 웃도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동남아 최대 소비 시장이다. 인도네시아는 특히 한류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나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지난해 실시한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호감 비율이 86.3%로 나타나 조사 대상 26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또 같은 조사에서 인도네시아 국민이 선호하는 드라마·예능·영화·음악 등 문화 콘텐츠별 인기 국가도 우리나라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5-05-28 09:4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