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혁신은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동력이다. 하지만 최고경영자(CEO)의 경력 배경, 특히 '재무'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CEO들은 기업 혁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캐나다 요크대학교의 배기홍 교수와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의 박정철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는 이 흥미로운 질문에 체계적이고 실증적인 답을 제시한다. 박정철 교수는 이번 연구의 배경과 결과, 그 의미에 대해 질문했고 배기홍 교수는 이에 대해 상세히 답변했다. ―재무 출신 CEO에 대한 주제는 매우 흥미롭다.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최근 들어 CFO 출신 또는 재무 경력을 지닌 인물이 CEO로 임명되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 S&P 1500 상장기업의 경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임원급 재무 경력을 보유한 CEO의 비율은 5%에 불과했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 최근에는 20%에 근접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영국 FTSE100 기업들 역시 유사한 양상을 보이며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전체 CEO의 30%가 재무 관련 경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팬데믹 이후 기업들이 재무적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면서 가속화된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 공급망 혼란, 급격한 금리인상 등 외부환경 변화 속에서 자본 효율성과 재무 건전성을 중시하는 경영전략이 부각됐고 이에 따라 CFO 출신 리더들이 CEO 후보로 더욱 주목받게 됐다. 재무 출신 CEO들은 일반적으로 재무통제, 자본배분, 위험관리에 강점을 보인다. 그러나 혁신과 같이 불확실성이 크고 장기적인 시야가 요구되는 투자에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특히 숫자 기반의 명확한 성과에 익숙한 재무 전문가들은 실험과 실패를 전제로 하는 연구개발(R&D) 활동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가 기존 비슷한 연구와 다른 점은. ▲이번 연구는 재무 경력이 CEO의 인식 구조에 어떤 '보수주의 편향'(Conservatism bias)을 형성하는지를 분석하고, 그 편향이 기업의 혁신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검증하고자 했다. 특히 기존 문헌들이 CEO의 성격적 특성이나 문화적 배경(자신감, 남성성, 개인주의 등)에 주목한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간과돼 온 '기능적 경력 배경(Functional background)'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연구 결과 실제로 재무 경력이 많은 CEO가 이끄는 기업은 혁신 수준이 낮았나. ▲그렇다. 예를 들어 CEO 전체경력 중 재무 분야가 50%를 차지할 경우 해당 기업의 혁신 가치, 즉 특허 가치 대비 자산 비율은 약 3.45%p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체 표본 평균값 대비 약 34%에 달하는 상당한 수준의 감소폭이다. 이러한 결과는 단일 지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R&D 투자 규모와 집약도, 연간 특허출원 수, 외부인용 횟수 등 다양한 혁신지표를 통해 분석한 결과도 부정적 관계가 일관되게 관찰됐다. 즉 재무 경력이 많은 CEO가 이끄는 기업은 혁신활동의 투입과 성과, 양적 질적 측면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혁신을 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전략적 방향성 자체가 보수적으로 설정돼 있음을 시사한다. ―왜 재무 출신 CEO가 혁신을 억제하나. ▲재무적 사고방식은 일반적으로 '측정 가능성(Measurability)'과 '단기 성과(Short-term performance)'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 성과를 재무제표상 수치로 환산하고 투자 대비 수익률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혁신은 본질적으로 장기적이며 그 성과가 언제 실현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신기술 개발이나 신제품 연구 등은 초기 단계에서 수익성이 불투명하고 실패 확률도 높다. 이러한 특성은 재무적 중심 리더십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또 재무 전문가들은 자신이 익숙한 평가기준이나 가치 체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정성적 정보에 대해 보수적으로 반응하는 인지적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에서 말하는 보수주의 편향과 유사한 메커니즘이다. 과거의 수치나 성공 경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사고방식은, 기술이나 시장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재무적 합리성과 혁신의 불확실성 간 구조적 불일치가 누적되면서 기업 내 혁신활동이 점진적으로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단기 재무성과를 중시하는 조직문화 속에서는 장기 전략에 기반한 기술 개발이나 창의적 시도가 '비효율'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혁신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모든 재무 출신 CEO가 혁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 ▲그렇다. 본 연구 결과는 평균적인 경향성을 보여주는 것이지, 모든 상황과 모든 기업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산업 환경에 따라 재무 출신 CEO의 혁신 관련 행동은 상이한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경쟁이 매우 치열한 산업에서는 생존과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혁신이 필수적이므로 재무 경력을 가진 CEO라 하더라도 혁신활동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강화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또한 CEO 개인의 특성과 인센티브 구조도 중요한 변수이다. CEO가 단기적인 보상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은 경우 혁신 위축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났다. 예컨대 스톡옵션이나 성과급 등 주가 중심의 단기 인센티브가 낮을수록, 장기적 관점의 투자 의사결정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반대로 단기 주가에 초점을 맞춘 보상체계는 재무 출신 CEO의 보수성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CEO의 인지적·심리적 특성 역시 중요한 변수다. 과도하게 자신감이 높은 CEO는 일반적으로 혁신에 적극적인 경향이 있지만, 재무 출신이면서 동시에 자신감이 과도한 경우 오히려 위험을 회피하는 보수성이 더 강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자신감이 경험 기반이 아니라 특정 평가 틀에 대한 과신으로 이어지는 경우 오히려 새로운 시도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CEO의 경력 주기도 영향을 미친다. 경력 말기의 CEO보다 향후 승진이나 이동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대적으로 젊은 CEO일수록 혁신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자신의 장기적 평판(Reputation)을 고려한 전략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요약하자면 재무 경력 그 자체가 '혁신 억제요인'이라기보다는 그 효과는 산업 환경, 보상체계, 개인적 특성, 경력 단계 등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맥락 의존성을 실증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단일 특성에 대한 일반화된 평가를 경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 연구가 기업의 인사나 거버넌스 전략에 주는 시사점은. ▲최근처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나 재무 리스크가 큰 시기에는 재무 역량을 갖춘 CEO가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CEO 선임 시 단순히 재무적 역량이 뛰어난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기업이 속한 산업의 특성, 경쟁 환경, 기술변화의 속도, 그리고 기업이 추구하는 전략적 방향성, 혁신의 중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혁신이 기업가치 창출의 핵심이라면 지나치게 보수적인 의사결정 성향을 가진 리더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사회의 시각도 재무성과 지표나 리스크 관리 능력에만 의존하기보다는 CEO가 불확실한 미래 가치를 어떻게 인식하고 판단하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 이사회는 CEO의 경력 편향을 조직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예컨대 기술·R&D·마케팅 등 다양한 기능적 배경을 가진 임원진과 함께 이사회를 구성함으로써 균형 잡힌 의사결정을 유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재무 중심적 판단이 R&D 투자를 억제하지 않도록 일정 비율 이상의 R&D 예산을 고정항목으로 설정하거나 장기 과제에 대해 조기 성과 평가를 유보하는 등의 거버넌스 장치도 고려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는 CEO의 기능적 배경과 기업 전략 간 '적합성(fit)'이 혁신 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며 향후 인사 및 지배구조 설계에 있어 정성적 요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는 단기 실적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적 준비의 일환으로 이해돼야 한다. ―이와 관련된 앞으로의 연구계획은. ▲이번 연구는 CEO의 '기능적 경력 배경'이 기업 혁신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초기 단계의 작업이다. 그러나 실제 기업의 전략은 다양한 CEO 특성과 그 상호작용, 그리고 환경적 맥락에 따라 복합적으로 결정된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다층적인 조건들을 보다 입체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특히 ESG 전략, AI 기술 도입, 디지털 전환 등 최근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전략적 과제에 대해 CEO의 경력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색하고자 한다. 예컨대 기술 기반 의사결정이 보편화되는 상황에서 기술적 이해도가 낮은 리더가 어떤 한계를 보이는지를 실증적으로 규명하는 것도 중요한 연구과제이다. 이러한 후속 연구들은 통해 CEO의 특성과 기업 전략 간 상호적합성이 단순한 인적자원 관리 차원을 넘어 기업의 장기 생존과 혁신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을 보다 정교하게 규명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이는 이사회, 투자자, 경영자 양성기관 등이 더 정교한 기준을 바탕으로 리더십 개발 및 CEO 선임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 배기홍 교수는 캐나다 요크대학교 슐리히 경영대학의 재무학과 석좌교수이자 세계적인 금융경제학자로 기업 지배구조, 정치경제학, 신흥시장, 그리고 금융 시장의 제도적 환경에 관한 연구를 활발히 수행해 왔다. 배 교수는 다수의 국제 학회 및 저널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학문 공동체에 큰 기여를 해오고 있다. ■ 박정철 교수는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 경영대학의 재무학 정교수이자 핀테크 석좌교수다. 현재 혁신적인 핀테크 교육과정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기업재무, 투자, 국제재무이며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6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하고 있다. 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2025-07-27 19:07:46자사주 매입은 미국 기업의 주요 주주환원 수단으로 2022년 약 1조달러에 달했으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약 20% 감소했다. IRA은 여러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미국 연방법으로서 2022년 12월 31일 이후에 이뤄진 기업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 1%의 세금(excise tax)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이 법의 기본적인 의도는 이 세금이 자사주 매입 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경영진이 현금을 주주에게 자사주 매입 형태로 분배하는 대신 회사에 재투자를 유도할 의도로 설계됐다. 대담 = 허정식 美 루이지애나 공과대 경영학 교수 도널드 오토어 플로리다주립대학교 석좌교수는 "배당 증가는 자사주 매입 감소의 25% 수준에 불과했고, 투자로 전환되지 않았다"며 "대신 자사주 매입 감소는 배당이나 투자로 이어지지 않았고 결국 기업의 현금 보유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미국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하는 이유는. ▲공개 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은 현금 배당에 비해 매우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활용해왔다.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기업은 종종 주가가 긍정적으로 반응하는데 이는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려는 의지가 해당 주식이 고평가되지 않았으며 실제로는 저평가됐을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또 자사주 매입을 통해 현금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은 경영진이 잉여 현금을 잘못 사용하는 것과 같은 대리인 문제(agency conflict)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미국에서 자사주 매입은 수십년 전부터 일반적인 행위였지만, 최근 몇십년 사이에 미국 상장기업들 사이에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십년간 자사주 매입은 현금배당을 앞질러 주요한 주주 환원 수단이 됐다. ―자사주 매입 현황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 기업을 폭넓게 분석한 결과 2022년 한 해 동안 전체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약 1조 달러(1400조원)에 달한 반면, 현금 배당금은 6000억달러(840조원)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다. 자사주 매입이 최근 몇십년 동안 배당금을 제치고 주요한 수단이 된 핵심 이유 중 하나는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을 배당보다 더 유연한 수단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유연성 덕분에 기업은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잉여 현금을 활용하면서도 현금배당의 경우처럼 지속적인 현금 지급에 대한 확고한 약속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이는 기업이 투자 가치를 더하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기업의 자사주 매입에 대한 효과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IRA에 따른 세금정책이 시행된 이후 기업들이 배당 정책을 조정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미국 기업 전반에 걸친 폭넓은 표본에서 총자사주 매입 규모는 2022년 약 1조달러(1400조원)에서 2023년 약 8000억달러(1120조원)로 약 20% 감소했다. 기업 특성의 차이를 고려한 정교한 통계 분석 결과, 평균적인 기업의 분기별 자사주 매입 금액은 IRA 시행 이후 1036만달러(약 145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시가총액 대비 비율로 살펴보면, 분기별 자사주 매입 규모가 0.104% 감소했다. IRA 시행 전 평균 수준과 비교하면 이는 각각 16% 및 25%의 감소를 의미한다. ―IRA가 기업 배당에 미치는 영향은. ▲자사주 매입의 감소가 배당 증가로 보완되지 않았다. 동시기에 배당이 증가한 규모는 자사주 매입 감소분의 약 25% 수준에 불과했다. 자사주 매입의 급격한 감소에 대해 배당이 소폭만 증가한 사실은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영구적인 이익을 배당으로 분배하는 반면 일시적인 현금흐름 충격을 자사주 매입으로 분배한다는 기존 연구들의 견해와 일치한다. 따라서 종합적으로 총 주주환원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자사주 매입 규모의 감소가 당시의 경제상황에 인한 것인지. ▲일반적인 경제상황, 주식시장의 상태 또는 시장 이자율등이 자사주 매입 규모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오랜 기간 동안 거의 0%에 가까웠던 금리가 끝나고, 2022년 초부터 미국의 단기 국채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금리 상승 속도는 매우 빨랐으며 약 0.5%에서 시작해 2022년 말에는 거의 5%에 도달했고 이러한 높은 금리는 2023년에도 지속됐다. 이러한 금리 상승은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과 같은 재량적 현금 지출을 줄이는 대신, 높은 수익률의 국채에 자금을 투자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을 설명해준다. 중요하게도 비슷한 금리 상승 흐름은 캐나다에서도 나타났으며 전반적인 경제 상황 또한 유사했다. 자사주 매입규모의 감소가 IRA 세금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 의한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캐나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변화를 분석한 결과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캐나다 기업은 미국과 유사한 거시경제적 영향을 받지만 IRA에 의한 세금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국 자사주 매입 감소의 60% 이상은 일반적인 거시경제 요인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RA에 의한 세금이 자사주 매입 감소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 ―자사주 매입 규모의 감소가 당시의 해당 기업의 수익성 또는 주가에 의한 것인지. ▲기업의 수익성과 주가는 자사주 매입의 대표적인 결정 요인이다. 따라서 2022년에서 2023년 사이 평균 분기 수익성이 증가한 기업과 감소한 기업, 그리고 동일 기간 동안 평균 분기 주가가 상승한 기업과 하락한 기업으로 나눠서 분석한 결과 모든 그룹에서 자사주 매입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익성이 증가했거나 주가가 하락한 기업들(즉 자사주 매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도)의 자사주 매입 활동이 감소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IRA 의한 세금의 효과가 다른 요인들과 무관하게 폭넓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자사주 매입규모의 감소가 과거에 비해서 어떤가. ▲IRA 세금에 의한 자사주 매입규모의 감소는 미국 기업들의 통상적인 자사주 매입 변동폭에 비해 매우 큰 수준이다. 과거의 배당 및 자사주 매입 활동의 변동성을 살펴보고, 자사주 매입세 도입 시점에서의 감소 규모를 평가한 결과, 기업의 분기별 평균 자사주 매입 규모(시가총액 대비 비율)는 IRA 세금 도입 이후 0.10%p 감소했다. 이는 분기당 평균 자사주 매입 비율인 0.41%에 비해 약 25% 감소한 수치이다. 비교를 위해 과거 18년 동안의 연도별 자사주 매입 변화를 분석한 결과, 자사주 매입세 도입 시점보다 더 큰 감소가 나타난 해는 단 한 번뿐이었으며, 그 시기는 바로 2008~2009년 금융위기로 이는 매우 예외적인 역사적 상황이었다. 이러한 분석은 자사주 매입세 도입 시점의 감소폭이 과거 미국 자사주 매입의 통상적인 변동폭과 비교해도 매우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대한 세금이 기업의 주주환원(배당 및 자사주 매입) 활동을 실질적으로 감소시켰다는 점을 시사한다 ―IRA 의도대로 자사주매입에 대한 세금 부과가 기업들의 투자증대로 이어졌는지. ▲이론적 관점에서, 밀러와 모디글리아니는 기업의 투자 결정이 주주 환원(배당 및 자사주 매입) 결정에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기업은 먼저 모든 가치 있는 투자 결정을 수행한 후 남는 잉여 자금을 주주에게 환원해야 한다. 오토어의 논문은 IRA 시행 이후 자사주 매입 감소가 기업의 투자 증가로 이어졌는지를 실증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다음의 두 가지 방식으로 분석을 수행했다. 결론적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의한 자사주 매입에 대한 세금 부과는 자사주 매입 규모 감소, 투자증가 부재, 기업들의 현금 보유 증가로 나타났다. 이는 재무이론의 핵심 가정과 일치한다. 핵심가정은 경영자는 가치 있는 모든 투자를 완료한 뒤에야 잉여 현금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늘어난 현금 보유가 향후 대리인 문제(자원을 비효율적으로 활용하거나 낭비하는 경영 행태) 로 이어질 가능성은 시간이 지나야 더 명확히 드러날 것이다. 기존 재무이론(이스터브룩과 젠센)에 따르면 잉여 현금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은 대리인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5-26 18:27:55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명명하며 전 세계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에 더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는 국가별로 차등화된 상호관세를 추가적으로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중국을 제외한 75개 이상의 국가들에 대해 90일 간의 유예 조치(Pause)를 발표했지만 이번 결정은 미국이 이제 더 이상 타국의 제품을 무조건적으로 소비하고 받아들이는 시대는 끝났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무역 적자를 미국의 손실로 간주하고 이를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일관되게 밝혀왔으며, 이번 정책은 그 연장선상에서 나온 급진적 조치로 해석된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무역 질서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려는 시도이며, 수출 주도형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에게는 중대한 전략적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다. 이번 트럼프 해정부의 관세정책은 단기적 혼란을 넘어, 중장기적인 산업 구조 재편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수출 의존형 경제에 있어, 주요 수출 대상국의 정책 변화는 기업의 경쟁력뿐 아니라 국가 전반의 산업 전략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일회성 대응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에 발맞춘 지속 가능한 대응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다. ■불확실성에 불안 심리 확산 관세가 높아지면 제품 가격이 오르고 이는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가격 경쟁력에 민감한 산업과 제품일수록 관세의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들은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미국내 수요 둔화를 상쇄하기 위해 원가 절감, 공급망 재조정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단순한 세율 인상을 넘어 글로벌 기업의 전략 이동과 투자 흐름 자체가 재편되는 것이다. 관세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이달 20일까지의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여파로 한국 수출에 이미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전체 수출액은 33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으며 특히 대미 수출은 14.3%의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가전제품은 29.9% 감소하며 가격 인상에 민감한 품목일수록 타격이 더 컸음을 보여준다. 정치적 리스크(Political risk)와 불확실성(Uncertainty)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기업들의 경영 환경을 광범위하게 위축시킨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기업은 투자와 고용, 연구개발(R&D) 등 주요 의사결정을 유보하게 되고, 글로벌 공급망은 구조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금융시장은 급격히 요동쳤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아 왔으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증시는 큰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고조되면 외국인 자본 유출, 실물경제 위축, 소비심리 악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가 확산된다. 특히 이번처럼 강경한 보호무역주의가 정책의 핵심 기조로 자리 잡을 경우, 글로벌 경제는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불확실성 장기적 구조적 변화 가져와 또 정치적 불확실성은 단순히 통상과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투자 심리와 국제 금융 시장의 안정성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경제의 동력을 좌우하는 신뢰 기반 자체를 흔들며, 기업과 투자자들은 불확실한 규제 환경과 급변하는 정책 리스크 속에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이는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 심리를 더욱 확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특히 달러 강세가 심화될 경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외채 부담이 가중되면서 경기 하방 리스크가 한층 커질 수 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대응 역시 제한을 받게 되어, 금리 운용의 유연성도 떨어질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불확실성은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인프라 투자법(IIJA)에 따라 배정된 예산 집행을 즉각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연방 판결로 인해 이 자금의 집행이 다시 재개되긴 하지만, 이로 인해 미국 내 청정에너지 및 전기차 산업은 전반적으로 불확실한 상태다. 해당 분야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중장기적인 투자 계획과 수익 모델에 대해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가 단순한 세제 혜택 축소를 넘어서 글로벌 시장 전략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단기적 충격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구조와 투자 방향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 리스크 높을수록 기업 수익률 높아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항상 부정적인 결과만을 초래하는 것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고, 구조적 기회를 포착하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시장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박정철 교수의 다수 연구에 따르면, 정치적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클수록 시장 참여자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한 정보 비대칭 해소, 또는 정책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전략이 기업 가치와 주식 수익률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불확실성 그 자체보다도 그것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가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재무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에 게재된 논문에서 박 교수는 정치학적 지리(Political geography)와 기업의 주식 수익률 간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함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정책 리스크(Policy risk)가 큰 지역에 위치한 기업들은 연평균 약 6% 높은 초과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는 정치적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일반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한 기업들은 오히려 높은 수익을 창출하며 전체 평균 수익률을 끌어올렸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고위험-고수익(High risk - High return) 구조가 정치적 리스크 상황에서도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실제 기업의 투자 전략 및 경영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일수록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리스크 감내 역량과 대응 체계는 곧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정책 리스크를 단순한 위협이 아닌 전략적 기회로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기업 재무 및 투자 전략 수립에 있어 정치적 요인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삼성, 현대차 등 미국 시장 영향력 확대 기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중국 기업을 주된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내에서 중국산 부품이나 완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은 앞으로 이차전지, 전기차 부품 등 첨단 전략 산업 분야에서 미국시장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삼성, SK, LG, 현대와 같은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은 미국 시장 내 신뢰도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 21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투자를 발표한 현대자동차그룹 등 일부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물리적 이전을 넘어, 현지 인력 채용과 부품사와의 협업 강화를 중심으로 한 로컬화 전략의 일환이다. 이는 현지 경제와 긴밀히 연결된 가치 사슬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하며, 관세를 포함한 다양한 정치·통상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욱이 이들 기업들은 멕시코, 베트남 등 생산거점 분산 및 공급망 다각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 위기 대응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또,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은 기술 혁신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제품 및 서비스의 고부가가치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단순히 가격으로 경쟁하는 시대를 넘어, 독보적인 기술력, 뛰어난 품질, 강력한 브랜드 가치를 통해 미국 소비자 및 기업 고객들에게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첨단 기술, 맞춤형 서비스 등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면, 관세 장벽의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다변화된 시장 구축해야 더 나아가 이러한 상황은 한국 정부에게도 새로운 외교 및 통상 전략 수립을 요구한다. 단순히 미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등 다변화된 시장에 대한 접근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는 민간 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라,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으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통상 네트워크의 재구축은 단기적 리스크 관리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대한민국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다가올 새로운 정부와 정치권의 리더십은 이러한 글로벌 경제 재편과 무역질서 변화 속에서 국가의 경제 안보를 지키기 위한 중장기적인 비전과 실행력을 요구받게 된다. 외교적 협상력 강화와 함께,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핵심 산업의 경쟁력 제고, 그리고 전략적 파트너 국가와의 경제 협력 강화 등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치적 리스크와 불확실성은 기업 경영과 시장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와같은 위험은 언제나 양면성을 갖기에, 어떤 기업은 위기에 주저앉고, 어떤 기업은 이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 따라서 정치 리스크는 단순히 공포의 대상이자 회피의 대상이 아닌, 기회를 선별해내는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즉, 정치경제적 환경 변화에 따라 리스크를 관리하고 기회를 창출하는 전략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다. 현재의 글로벌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유동적이다. 지정학적 긴장, 경제 블록화, 기술 패권 경쟁 등 복합적인 리스크 요인이 산재한 가운데, 한국 기업과 투자자들은 이러한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계기로 전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무엇보다 정치적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와 전략적 판단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이다. 리스크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로 다가오는 법이다. *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 정리 =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2025-04-27 19:34:36최근 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급격한 물가상승은 가계실질소득 감소를 초래했다. 낮은 실질 이자율로 인해 주식투자의 중요성은 근로소득 못지않게 중요하게 되었다. 하지만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기본적인 투자이론에 대한 이해 없이 위험한 주식 등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때일수록 전통적인 포트폴리오 이론과 행위재무 이론 등이 시사하는 교훈이 특히 중요하다.■수익률 높이려면 다양하게 투자해야 해리 마코비츠가 1952년 소개한 전통적인 효용이론(Utility Theory)에 기반한 모던 포트폴리오 이론(Modern Portfolio Theory)은 몇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투자이론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이론은 후에 윌리엄 샤프 등에 의해 자산가격결정모델(CAPM)로 발전했다. 모던 포트폴리오 이론은 투자자들이 '위험회피적'이라는 가정하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위험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이론의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시장 포트폴리오(Market Portfolio)'가 '최적의 포트폴리오'라는 것이다. 시장 포트폴리오는 모든 거래가 가능한 자산을 포함하고 있어야 하고, 최적의 포트폴리오는 주어진 위험하에서 최고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이론이 발표된 이후 자료를 이용한 수많은 검증 논문들이 발표됐다. 거래가 가능한 모든 자산을 포함하는 시장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는 매우 어려우나 많은 논문에 의하면 주식시장의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예를 들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따르는 'SPDR S&P500(SPY)'이나 '뱅가드 S&P500(VOO)' 같은 ETF는 시장 포트폴리오에 적합한 특성을 보여준다. 또한 많은 연구에 의하면 시장 지수를 따르는 펀드와 달리 펀드매니저가 공격적 투자전략을 사용하는 액티브펀드의 경우 대부분 시장 수익률보다 수익률이 낮다. 이는 높은 비용과 운용수수료, 시장효율성 증가, 시장 타이밍의 어려움 등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료는 포트폴리오 이론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한다. 즉 시장 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일확천금' 베팅보다 포트폴리오 구성이 중요 전설적인 억만장자 투자자 존 템플턴은 미국 대공황기에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식 중 가격이 1달러 이하의 주식 104개를 각각 100주씩 구입했다. 그가 구입한 104개의 주식 중 34개의 주식은 1939년까지 부도가 났으나 나머지 주식들은 그에게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주었다. 피터 린치는 마젤란 뮤추얼펀드를 1977년부터 1990년까지 운용하면서 수백개의 '10루타(10 Bagger)' 주식을 구입,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10루타 주식은 야구에서 나온 용어로 주가가 10배(1000%) 오른 주식을 의미한다. 100루타 주식은 주가가 100배, 즉 1만% 상승한 주식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피터 린치에 의해 유명해졌다. 피터 린치 또한 템플턴처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헨드릭 베셈바인더의 2018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26년 이후 미국 주식시장에서 대략 40%의 주식은 1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보다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고, 상위 4%의 주식이 미국 전체 주식시장의 1926년부터의 이익을 차지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단지 확률이 극히 낮으나 매우 높은 수익률에 관심을 보인 거래를 한다. 알록 쿠마르는 2009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아주 소수의 주식(평균적으로 15개 이하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마르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주로 가격이 낮거나 시가총액이 작아 '복권' 같은 특징을 지닌 주식을 선호한다. 이런 주식들은 수익률이 저조했다. 존 템플턴 그리고 피터 린치의 예, 헨드릭 베셈바인더, 알록 쿠마르의 논문 등은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구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개인투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확률이 낮으나 높은 수익률을 목적으로 투자하더라도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구성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개미'는 왜 매수 시점을 착각하나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1979년에 '전망이론: 위험하에서의 결정에 대한 분석'을 발표한 후 이는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의 근간이 되고 있다. 해당 분야는 인간의 심리에 기반, 투자자들의 거래 편견에 대해 흥미로운 설명을 제공한다. 주식시장에는 여러 속설이 있으나 이를 전통적인 효용이론이나 포트폴리오 이론으로는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투자자 개인의 심리에 기반한 행동재무학은 흥미로운 설명을 제공한다. '52주 최고가 기준 편견(52 Week High Anchoring Bias)'은 새로운 투자자의 행위 편견에 관한 이론이며, 전망이론과 심리회계는 현재 주주의 행위 편견에 대한 이론이다. 두 가지 흥미로운 속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마라'는 속설의 경우 통일된 해석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가격이 많이 하락한 주식은 매수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는 격언도 있다. 이 격언은 상승하고 있는 주식을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속설들을 52주 최고가 기준 편견과 결합하면 투자자가 불합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미국 휴스턴대학의 토마스 조지 교수와 홍콩대학의 촨양 황 교수의 공동 연구는 이 속설에 대해 투자자의 심리적 편견에 바탕을 둔 흥미로운 설명을 제공한다. 개별주식의 52주(과거 1년) 최고가와 최저가는 대부분의 주식거래 플랫폼이 제공하므로 공개된 정보다. 만일 시장이 효율적이면 공개 정보는 이미 가격에 반영이 되어 있어 이를 이용한 거래는 초과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한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은 현재 주가와 52주 최고가를 비교해 거래의 기준으로 삼는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주식 A(달리는 말)는 현재 주가가 100달러, 과거 52주 최고가가 110달러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주식 B(떨어지는 칼날)는 현재 주가가 100달러, 과거 52주 최고가가 300달러다. 주식 A의 가격이 52주 최고가에 근접한 이유는 실적이 예상보다 좋거나 많은 긍정적인 요인들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주식 B의 가격이 52주 최고가에 비해 많이 낮은 이유는 실적이 저조했거나 부정적 정보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런 실적이나 정보에 대한 분석보다는 현재 주가와 52주 최고가를 비교한 후 주식 A는 주가가 비싸다고 판단해 매수를 주저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주식 B는 주가가 저렴하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주식 A는 수요가 적정 수요에 못 미쳐 저평가돼 있지만, 주식 B는 과잉수요에 의해 고평가 상태에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주식 A의 적정 가격은 150달러일 수 있으나 투자자들의 편견에 의해 매수가 저조해 현재 주가가 100달러에 머무르고 있어 저평가 상태에 있다. 반면 주식 B의 적정가격은 50달러일 수 있으나 많은 투자자들의 편견에 의한 적극적인 매수에 의해 현재 주가 100달러에 머물러 고평가 상태에 있다. 조지와 황 교수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향후 1년 동안 주식 A의 가격은 상승하고 주식 B의 가격은 하락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52주 최고가 기준 편견에 따라 주식 B를 구매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우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은 주식 A를 구매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성공하지 못하는지 그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시세회복 기다리다 매도 시점 놓쳐 커너먼과 트버스키가 1979년 발표한 전망이론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디스포지션 이펙트(Disposition Effect)'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이익은 빨리 실현하고 손실은 계속 보유하는 경향을 뜻한다. 주식 시장에서 평가 이익을 기록 중인 주식 A와 손실이 발생한 주식 B를 가정하자. 디스포지션 이팩트에 따르면 이 투자자는 주식 A를 빨리 처분하고 주식 B는 평가손실이 회복될 때까지 보유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분석을 주식 A(달리는 말)와 주식 B(떨어지는 칼날)에 적용하자. 이전과 마찬가지로 예를 들어 주식 A는 현재 주가가 100달러, 과거 52주 최고가가 110달러다. 그리고 주식 B는 현재 주가가 100달러, 과거 52주 최고가가 300달러라고 가정하자. 따라서 주식 A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은 평균적으로 미실현 평가이익을 가지고 있으나 주식 B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은 평균적으로 미실현 평가손실을 가지고 있다. 주식 A의 가격은 보유 주주들이 이익을 실현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매도물량이 적정 매도물량을 초과해서 저평가 상태에 빠지게 된다. 예를 들어 현재 100달러의 주가는 적정 가격(150달러)보다 낮다. 반면 주식 B는 보유 주주들이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매도물량이 적정 매도물량보다 적어 주가가 높게 유지된다. 예를 들어 현재 100달러의 주가는 적정 가격(50달러)보다 고평가된 상태다. 마크 그린블랏과 빙 한 교수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향후 1년 동안 주식 A의 가격은 상승하나 주식 B의 가격은 하락한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디스포지션 이펙트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52주 최고가 기준 편견 이론과 디스포지션 효과 이론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편견에 기반해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고(주가가 하락한 주식을 매수하지 말고)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주가가 상승하는 주식을 매수하라)는 시장 속설에 대한 흥미로운 이론을 제공한다. 정리=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
2025-02-23 19:00:01자신감은 리더십의 핵심적 덕목으로, 글로벌 기업의 성공을 이끈 리더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성이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많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자신의 능력과 판단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조직을 효과적으로 이끌며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루어냈다. 그러나 기업의 CEO가 자신의 능력과 자질, 그리고 의사결정 결과에 대해 지나친 확신을 가질 경우 이는 '경영자의 자기 과신'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심각한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과도한 자신감은 잠재적 리스크를 간과하거나 의사결정 결과를 과대평가하는 문제를 야기해 기업의 안정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리더십에서 균형 잡힌 자신감은 필수적이다. 대담 = 한문희 美텍사스공과대 재무학 조교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결단력과 혁신은 성공의 원동력이 될 수 있으나 동시에 객관성과 신중함을 유지하며 조직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자기 과신적 경영자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등 적절한 거버넌스 체계를 통해 완화될 수 있다. 최고경영자의 자기 과신적 경향성과 이사회의 구조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 나아가 노동시장의 성 다양성과 관련된 연구에 대해 한문희 미국 텍사스 공과대 교수가 비크람 난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교 댈러스캠퍼스 경영대학의 석좌교수와 심도 있는 대담을 나눴다. ―리더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자신감이 과할 경우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리더십에서 자신감은 필수적인 덕목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많은 리더들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강한 자신감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예측 불가능한 발언들은 때로 주주들에게 불안감을 주기도 하지만, 이러한 자신감이 테슬라의 기업가치에 항상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기과신적인 성향은 성공적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자기과신적인 CEO는 일반적으로 더 낙관적이며 위험회피 성향이 적어 도전적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특성은 특히 혁신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산업에서 긍정적으로 발휘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과도한 자신감은 의사결정 결과를 과대평가하거나 잠재적 리스크를 간과하게 만들어 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기업 간 합병(M&A)에서는 자기과신적 CEO가 기대수익을 과대평가해 타깃기업에 과다한 금액을 지불하고, 결과적으로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쉽다. ―구체적인 예시는. ▲2011년 HP가 영국의 소프트웨어 회사 오토노미를 인수한 사례를 들 수 있다. 당시 HP의 CEO는 애널리스트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 합병을 추진했으며, 이는 '최악의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같이 리더십에서 자신감은 필수적이지만 지나친 자기과신은 리스크 관리와 균형 잡힌 판단을 저해할 수 있다. 성공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감과 신중함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과신적 성향을 통해 경영자의 추진력과 낙관주의 같은 긍정적 측면을 이끌어내면서도 극단적인 위험 감수나 과도한 투자를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은. ▲이는 궁극적으로 힘의 균형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기업지배구조의 효율성에도 직결된다. CEO의 재량권을 적절히 제한하고, 이사회가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다면 CEO의 자기과신적 경향을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 실제로 이사회의 적절한 개입이 자기과신적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들은 여러 차례 있었다. ―일론 머스크가 대표적인가. ▲테슬라 CEO인 머스크는 예측 불가능하고 자기과신적 태도로 인해 주주들에게 기업가치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기 쉬운 인물이었다. 그러나 2018년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 대신 금융과 기술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독립이사를 회장으로 임명함으로써 머스크의 자기과신적 행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효과적으로 줄였다. 또한 지난 2002년 미국의 기업회계 개혁 및 투자 보호법인 사베인즈-옥슬리법(Sarbanes-Oxley)이 입법화된 이후 기업지배구조 변화는 경영자의 행동과 그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SOX법안은 독립적인 감사위원회와 이사회의 구성을 의무화했으며, CEO가 재무보고서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보증하는 서명을 하도록 요구함으로써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크게 강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지배구조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기과신적 CEO의 과도한 투자와 지나친 위험 감수를 억제하는 데 기여했다. 이는 자기과신적 CEO의 과잉행동을 억제하고 성과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 기업 지배구조 규정의 성공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다양성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여성 이사회 구성원의 일정 비율을 의무화하는 법률은 장점과 단점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 다양한 관점을 반영한 의사결정과 혁신을 통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이런 규제가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단기적인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기업에서 여성 이사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개선의 여지가 있을 것 같은데. ▲기업이 재무제표 수정, 배당금 지급 중단 또는 위임장 경쟁과 같은 불리한 이벤트에 직면할 경우 많은 이사들이 사외이사직을 잃는 상황에 놓인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여성 이사들은 상대적으로 이사직을 유지하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이런 현상은 특히 성별 다양성이 낮은 이사회를 가진 기업에서 두드러지며, 사회적으로 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기에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이런 경향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남성과 여성 이사를 동등하게 평가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때로는 자신의 자리를 유지할 자격이 부족한 이사가 여전히 이사직을 유지하는 상황도 초래될 수 있다. 이는 성별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사회적 압력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지 못하는 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관리자급 직업 이동성에서 젠더 페널티는 존재하나. ▲기업이 인수되는 상황에서 대상 회사(Target firm)의 관리자들은 대체로 직무를 잃거나 새로운 인사로 교체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관리자 레벨의 노동 시장에서 여성 관리자는 남성 관리자에 비해 이전 회사에서 받았던 수준의 보상을 유지하며 새로운 직장을 찾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관리자 노동 시장에서도 여전히 젠더 페널티(gender penalty)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성별 페널티가 새 회사의 고위직에 여성이 더 많을 경우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여성 리더십이 상위 계층에 자리 잡으면 기업문화가 여성에게 더욱 우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결과적으로 성별 격차를 줄이고 여성 관리자의 이동성을 촉진할 수 있다. 이는 조직 내 다양성과 포용성이 여성 관리자의 노동 시장에서 직면하는 불이익을 줄이고, 경력전환 과정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기업 내 성별 다양성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 다양성은 기업 내 인재풀의 다양성을 확대해 혁신과 전반적인 기업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 다양성은 단순히 내부적 이점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긍정적 평가를 받아 기업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 이러한 다양성은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한다. 특히 여성 연구인력 증가가 기업의 혁신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채널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다양한 시각과 접근 방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성별 다양성은 기업가치 증대와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평가될 수 있다. *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 정리=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5-02-02 19:01:362025년 1월 20일 낮 12시(미국 동부 표준시간 기준). 전 세계가 숨죽이고 미국을 주시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트럼프 2기를 본격 시작하는 날이다. 2025년을 전망하고 예측하면 '불확실성 확대'다. 세계 패권 국가의 지도자인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각 국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초긴장 상태다. 유세현 한미재무학회 회장(미국 벨몬트대 경영대학 교수)은 "한국은 정치적 불안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며 원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관세비용 증가와 무역 불확실성으로 경제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부가가치 상품군 확대는 규제완화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물가안정이 뒷받침될 경우 내년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통화신용 정책 전망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지출 확대 정책은 경제성장에 기여하겠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달성하려는 제롬 파월 의장의 금리 유지 또는 인상 기조는 낮은 금리를 선호하는 행정부와 충돌할 여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정한 무역'은 보호무역주의적 정책으로 관세 부과는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를 유발하지만 중기적으로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무역적자를 확대할 위험이 있다. 교역 상대국들의 통화절하 대응은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달러 강세의 원인으로는 미국 경제성장, 낮은 실업률, 높은 금리에 따른 달러 자산 수요 증가, 글로벌 불확실성 속 달러 선호가 있다. 반면 한국은 정치적 불안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며 원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원화 가치를 좌우할 것이다. 수출 확대와 인플레이션 안정이 이뤄진다면 원화 강세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갈등이 중국 경기둔화를 초래하면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원화 약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중 갈등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초기까지 미중 관계는 비교적 우호적이었으나 중반 들어 관세가 양국 간 관계 설정의 주요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1기 말기의 코로나 사태와 경기악화는 정권교체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대만과의 양안 관계 긴장, 남중국해 등에서의 해양분쟁 증가와 같은 중국의 팽창적인 지정학적 행보가 미중 간 패권경쟁(G2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무역관세를 '미국 우선주의' 경제정책의 주요 도구로 활용할 계획이며, 그 주요 목표국은 중국이다. 한국과 같은 대미 무역흑자국들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고, 미중 의존도가 약 35%에 달하는 한국은 관세비용 증가와 무역 불확실성으로 경제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지난 3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성장률을 하회했던 한국 경제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 미국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2017년 17%에서 2023년 13%로 하락하며, 탈중국화(China decoupling)가 진행 중이다. 화웨이 제재와 첨단기술 수출금지 같은 조치는 중국과의 탈동조화를 심화시키고 있으며 제조시설의 탈중국 및 재배치는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투자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무역갈등과 공급망 재구성은 글로벌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의 기회요인은 없나. ▲한국은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와 경제구조 다각화가 필요하다. 탈중국화 기업, 특히 첨단기술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규제완화와 인프라 구축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기술산업 허브로 부상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개별 기업들은 신흥시장 개발, 현지화된 공급망 강화, 첨단기술 연구개발(R&D) 투자, 협업 및 합작 투자 확대 그리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략 강화를 통해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 경제전망은. ▲2024년 3·4분기 말 기준으로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2.8% 성장해 전반적으로 우수한 경제 성과를 보였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최근 둔화세를 보였으나 주거비와 식료품 가격 상승이 지난달 물가상승을 주도하며 소폭 반등세로 전환돼 11월 기준 2.7%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11월에 4.2%로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소비자 신뢰지수와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며 실질 GDP의 견조한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불황 진입 가능성에 대한 경제지표의 경고음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산업생산지수는 두 달 연속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수익률 곡선 역전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2년 7월부터 2024년 9월까지 26개월 동안 지속된 이 역전현상은 연준의 금리인하로 인해 점차 완화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익률 곡선 역전은 불황의 전조로 간주되지만, 다른 경제지표들과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대외적 경제충격이 없는 한 트럼프 2기 정부하에서 미국 경제는 연착륙 속에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의 금리인하 전망과 그 속도는. ▲연준의 금리 수준은 인플레이션 동향, 고용 시장 및 실업률, 대외경제 충격과 불확실성, 그리고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지난 6개월 동안 미국 소비자물가는 3.2%에서 2.7%로 전반적인 하향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 연준은 미국의 완전고용 실업률을 4.0%에서 4.5% 사이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완전고용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고용시장 약화는 금리인하 속도와 폭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 미중 무역관계 악화 등 대외경제 변수의 영향력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요소이다. 2024년 말까지 기준금리는 0.25% 추가 하락해 4.25~4.50%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에는 추가로 0.25% 하락할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기준금리가 상하 0.5% 내외의 유기적인 변동 폭을 가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의 금리정책에 따른 한국은행의 금리 대응은. ▲연준의 금리인하는 주요 경제 교역국들에 금리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 간 금리격차가 0.75~1.00% 수준에서 적정하다고 가정할 경우 자본수지 추세와 이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 자본수급의 균형, 환율 변동이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리 수준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가계부채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부수적으로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한국 경제의 성장요인. ▲반도체 산업의 지배력, 친환경 기술을 접목한 자동차 및 관련 산업의 기술 경쟁력, 그리고 한류 성장에 기반한 부가가치 관련 상품군의 확대는 규제완화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물가안정이 뒷받침될 경우 2025년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한국 경제의 리스크는. ▲여러 위험요인이 존재한다. 보호무역주의의 확대와 미중 갈등 심화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의 높은 변동성은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북한과의 긴장 고조도 중요한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편승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우려된다. 구조적인 고령화 문제와 높은 가계부채 수준 역시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정치권의 갈등을 조속히 정상화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년 안전자산 및 가상자산 등의 투자전략은. ▲금, 국채, 안정적인 통화, 방어적인 주식과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할 때도 분산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시장 변동성에 대한 방어벽을 강화해야 한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할 경우 포트폴리오의 동적 조정이 필수적이며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편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가상자산의 경우 최근 들어 기관투자가 증가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 블록체인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 그리고 탈중앙화금융(DeFi) 부상 등이 맞물려 가상자산 시장의 저변 확대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과 규제환경 변화 가능성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은 투자자에게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한미재무학회(KAFA) 회장으로서의 중점추진 분야는. ▲중점추진 분야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과의 연구협력 프로젝트를 활성화해 연구활동을 증진시키고 정책 기여도를 높인다. 둘째, 여성 회원들을 위한 연구포럼을 발족해 학회 활동 참여를 활성화하고 상호 유대와 교류를 증진한다. 셋째, 박사과정 말년차 학생들의 원활한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좌담회와 면접준비 시뮬레이션을 기획하고 실행한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
2024-12-29 19:10:19급격한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주식투자 브로커들의 필요성이 사라지고 오히려 이들이 시장을 왜곡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투자자와 브로커 간의 정보교환이 불법 또는 편법으로 유통돼 다른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람이 하던 브로커 역할을 전자 브로커가 대체했고 이는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최근 전자 브로커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브로커가 거래비용 절감과 수익률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공과대 한문희 교수, 캐나다 윌프리드로리에대 김상현 교수, 미국 텍사스주립대 댈러스캠퍼스 비크람 난다 교수는 최근 '기관 중개 브로커 네트워크:유동성 공급 촉진(Institutional Brokerage Networks: Facilitating Liquidity Provision)'을 발표해 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논문은 기관투자자 간의 브로커 네트워크가 시장 유동성 공급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뮤추얼 펀드와 같은 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관리하는 자산운용사들, 즉 기관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서 브로커를 통해 형성하는 네트워크가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기관투자자들은 보통 여러 브로커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으며 브로커들은 또한 다양한 기관투자자와 거래를 통해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러한 브로커·투자자 네트워크는 투자자 간에 정교하게 얽혀 있으며 펀드의 성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1998년부터 2017년까지의 미국 내 뮤추얼 펀드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브로커 네트워크에서 중심에 위치한 펀드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네트워크 중심성(Network Centrality)이 높은 펀드들은 투자자와의 네트워크 중심에 위치한 브로커들을 통해 대량의 주식 매매 시 발생하는 가격충격(Price Impact)을 완화함으로써 수익률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999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내 기관투자자들의 일일 주식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네트워크에서 중심에 위치한 자산운용사들이 상대적으로 더 적은 거래비용으로 주식 거래를 체결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기술진보에도 브로커 역할 중요 과거에는 주식 매매가 주로 투자자가 브로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주문을 넣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고빈도 매매(HFT·High Frequency Trading) 증가와 알고리즘 매매(Algorithmic Trading)를 통한 전자마켓메이커(Electronic Market Maker)의 등장으로 전자주문 방식이 기존 전화주문 방식을 크게 대체했고, 사람이 수행하던 많은 업무가 전산화 및 자동화됐다.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와 마찬가지로 금융 시장에서도 전자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들이 수행하던 역할을 상당 부분 기계가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전자브로커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브로커의 역할, 특히 투자자와 브로커 간의 지속적인 거래 관계와 의사소통이 거래비용 절감과 수익률 향상에 중요한 기여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 중요성이 쉽게 감소하지 않을 것임을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년간 전자정보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금융 시장에서도 많은 기술적 진보가 이뤄졌다. 거래량은 크게 증가했으며, 유동성의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매수-매도 가격 스프레드(Bid-Ask Spread)도 크게 축소됐다. 그 결과 적은 비용으로 주식 매매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모든 투자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소량매매의 경우 스프레드 내에서 손쉽게 주식을 사고팔 수 있지만, 대량 매매에서는 다른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 대량 매도 및 매수 주문이 시장에 들어오면 주식 가격이 크게 변동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거래가 스프레드 밖에서 체결될 수 있다. 대량 매도 주문이 들어오면 주식 가격이 하락하게 돼 거래가 이뤄지기 전보다 더 낮은 가격에서 매도가 이뤄지고 반대로 대량 매수 주문이 들어오면 가격이 상승해 결국 거래주문을 넣기 전보다 더 높은 가격에서 매수가 이뤄진다.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가격변동 폭도 커지며 이를 가격충격이라고 한다. 대체로 대량 매매를 체결하는 기관투자자에게는 이러한 가격충격이 거래비용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브로커, 가격충격 완화 긍정 역할 대량 매매에서 발생하는 가격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들은 거래소를 통해 직접 주문을 넣기보다는 브로커를 통해 거래 상대방(counterparty)을 찾는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 브로커는 기존에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연락을 취해 거래 상대방을 찾으며, 이러한 거래는 주로 거래소 밖에서 이뤄지는 블록매매(Block Trading) 형태로 체결된다. 네트워크 중심에 위치한 브로커들은 다수의 기관투자자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이들 간의 네트워크를 활용, 가격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대량 매매를 원활하게 진행하고 유동성 공급을 촉진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네트워크 중심성이 높은 브로커와 관계를 맺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은 대량 매매에서 발생하는 가격충격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키며, 이로 인해 펀드 수익률이 향상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주요 결과이다. 개인투자자들이 펀드 상품에 가입하고 환매하는 과정에서 투자자금이 펀드에 유입되거나 유출된다. 자금이 유입되면 기관투자자들은 보유주식을 늘리고, 자금이 유출되면 보유주식을 매도한다. 이러한 펀드 투자자금 유입과 유출에 따른 유동성 매매(Liquidity Trading)는 기관투자자들의 매매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결과적으로 펀드 수익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유동성 매매는 주식 가격 변동에 대한 특별한 기대 없이 이뤄지기 때문에 역선택(adverse selection) 위험이 상대 투자자에게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보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으로 인해 거래 상대방은 이러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없으며, 그 결과 특정 주식에 대한 정보를 가진 투자자(Informed Trader)와의 거래에서 역선택으로 인한 손실을 입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한 기관투자자가 특정 주식에 대해 대량 매도 주문을 내면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거래 상대방은 그 매도 주문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악재 때문에 발생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때 브로커가 투자자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해 정보 비대칭을 경감시킬 수 있다. 만약 브로커가 대량 매도 주문이 특정 주식의 악재가 아닌, 펀드 상품 환매 증가에 따른 유동성 매매라는 정보를 알고 이를 다른 기관투자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가격충격을 완화시키고 대량 매도 주문을 성사시킬 수 있다. 즉 네트워크 내에서 브로커들은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거래 상대방이 정보를 보유한 투자자인지 유동성 투자자인지를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줘 정보 비대칭 경감을 통해 가격충격을 완화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주요 결과이다. ■브로커, 정보 비대칭 완화 투자자들이 브로커를 통해 주식을 매매할 때 투자자와 브로커 간에 많은 정보가 교환된다. 브로커가 이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투자자는 이익을 얻을 수도,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번 연구는 주식 시장에서 브로커의 긍정적 역할을 강조하며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브로커의 부정적인 역할에 주목해왔다. 예를 들어 브로커가 고객의 매매정보를 다른 투자자에게 유출, 이를 바탕으로 한 거래로 가격 변동이 발생하고 결국 고객이 큰 손해를 보는 사례들이 빈번히 보고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금융 시장의 효율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투자자와 브로커는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관계를 맺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높은 매매비용이 발생할 경우 그 관계가 약화될 수 있다. 물론 브로커를 통한 거래정보 유출이 때때로 발생하기는 하지만 유동성 공급 촉진과 같은 긍정적 역할은 투자자와 브로커 간의 관계 형성 및 유지를 위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네트워크 중심에 위치한 브로커들은 거래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찾아내고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며 가격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로 인해 대량 매매 주문을 원활하게 흡수하고 유동성 공급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 중심에 있는 기관투자자들은 중심성이 높은 브로커들과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대량 매매를 큰 가격충격 없이 성사시키며, 그 결과 펀드 수익률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정리=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김상현 교수는 캐나다 윌프리드로리에대에서 재직 중이다. 텍사스대 댈러스캠퍼스에서 재무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컬럼비아대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22년 윌프리드로리에대에 합류하기 전 홍콩대에서 재무학 연구 조교수를 지냈다. 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
2024-11-24 19:15:594년마다 전 세계의 관심을 미국으로 쏠리게 하는 이벤트가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다. 세계 유일 패권국인 미국의 수장을 뽑는 일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미래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1845년 이래 11월 첫째 화요일에 치러지고 있는 미국의 연방 선거는 올해도 역시 오는 11월 5일 정부통령과 함께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을 선출할 예정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어느 때보다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 정치의 현실을 비춰볼 때 양 후보 간 경제정책을 비교해 보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예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또한 양당이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어 이를 이해하는 것은 미국의 유권자들뿐만 아니라 한국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정부나 기업, 혹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미국 경제의 현실과 문제점통화정책의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가 독립적으로 결정해 왔기 때문에 행정부에 따른 차이가 미미하다. 따라서 두 후보의 차이는 주로 재정 정책과 이에 관련된 사회 정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구체적인 비교에 앞서 현재 미국의 경제지표를 먼저 소개해 보고자 한다. 미 상무부 산하 경제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8조달러,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1조5000억달러, 공공부문 부채는 35조달러로 예측되고 있다.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의 최근 지표는 각각 2024년 상반기 기준 2.5%와 3.7%를 가리키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사안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공공부채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의 문제이다. 미국의 공공부채는 2000년에는 국내총생산 대비 55%에 불과했으나, 2008년 국제 금융위기 당시 부채 총액이 처음으로 10조달러를 넘어서며 GDP 대비 약 68%에 다다랐다. 이후 이어진 양적 완화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하락을 막기 위해 투입된 긴급 정부 지출로 2020년에는 그 비율이 126%까지 상승했고 올해의 경우 약 125%로 추정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후보 모두 이러한 현실에서 연방정부의 예산 적자 폭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흑자전환을 이룩하여 공공부문 채무의 지속적인 증가세를 멈추어야 한다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세수확보 방식 등에서 찾아볼 수 있듯이 이를 달성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트럼프 후보의 경우 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추가적 세금 감면을 통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다국적 기업들의 미국 내 재투자를 유도함으로써 경제 규모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반해 해리스 후보는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상해 세수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저소득층을 위한 세금 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방법론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재정적자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공부채 증가세가 감소세로 전환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감세의 공화당 vs 복지 향상 강화의 민주당두 후보의 차이는 각 당 경제정책 발전 역사의 차이에서 기인하고 있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자유시장 경제를 중시하고 자유무역을 지지하며 세금 감면, 민영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 활동을 장려하는 경제 정책을 펼쳐왔다. 정부 지출을 줄이고 과도한 복지 제도를 축소해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또 개인의 경제 활동을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민간 부문에서는 비영리 단체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1980년대를 풍미한 공급 경제학에 기반한 '레이거노믹스'가 대표적인 예다. 감세를 통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이에 따라 증가된 소득을 기반으로 과세를 하게 되면 낮은 세율에도 불구하고 전체 세수는 증가하여 종국적으로 국가 재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주장의 골자이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소득세 감면, 법인세 인하 등과 같이 감세를 통해 기업들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한다. 또 중소기업을 기반으로 한 친기업 정책 역시 공화당의 오랜 전통인데 중소기업의 성장은 일자리 창출과 혁신의 원천으로 여겨지며 이를 통해 경제 전반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달리 민주당은 자유방임적 시장경제가 시장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편적 의료보험, 공교육 강화, 공공부문에서의 적극적 투자 등을 통해 경제적 격차를 줄이고 경제적 기회를 좀 더 보편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민주당의 주요 목표다. 특히 사회 안전망 강화를 중시하며 사회보장 제도를 통해 주로 저소득층의 복지 향상을 목표로 하는 정책을 추구한다. 소득 재분배를 위한 누진세 도입, 최저임금 인상, 공공 의료제도 강화, 그리고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러한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규제 강화 해리스 vs 규제 완화 트럼프이러한 차이를 극명히 보여주는 것이 정부 규제와 관련해서 두 후보의 입장이다. 해리스 후보는 정부가 규제를 통해 환경 보호와 사회 안전망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고 특히 기후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재생에너지 투자와 환경 규제를 통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루려는 정책을 펼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단기적으로는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해리스 후보 측의 판단이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 성장을 도모하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대통령 시절 과거 오바마 행정부 때 도입된 월스트리트 개혁 및 소비자 보호법의 일부 규제를 완화하고, 금융 및 환경 규제를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해온 바 있다. 트럼프 후보의 규제 완화 정책은 기업이 경제 활동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환경 규제를 완화해 에너지 산업을 활성화하고, 궁극적으로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정무역 트럼프 vs 다자간무역협정 중요시하는 해리스대외무역 분야 역시 두 후보의 명확한 차이를 보여준다.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전통적 공화당의 입장과는 달리 '공정무역'이라는 이름하에 실질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적인 접근을 선호한다. 특히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 기업을 보호하고 무역 불균형을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을 대상으로 한 무역 전쟁이다. 보호무역을 통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이 국내 생산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 후보 측의 주장이다. 또한 다국적 기업들이 미국 내에 재투자하거나 신규 직접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적절한 경제 정책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는 다자간 무역 협정과 동맹 유지를 중요시하며, 무역 정책에서 보다 외교적이고 협력적인 접근을 선호하고 있다.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무역 체제 내에서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정책의 핵심적 지향이다. 해리스 후보 역시 트럼프 후보와 마찬가지로 소위 공정한 무역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강력한 노동 기준과 환경 보호 규정을 추가로 포함한 무역협정을 지지하고 주장하고 있다. ■보편적 교육 기회 제공 해리스 vs 사립학교 역할 강화 트럼프교육 정책에서도 두 후보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대학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대학 등록금 인하와 공공 자금 지원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제안하고, 초중등 공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공공투자 확대를 통해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을 주장한다. 이에 반해 트럼프 후보는 개별 학생에게 학교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을 선호하며, 공립학교 체제의 일괄적인 확장을 반대하고 있다. 그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원 노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립학교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 대로 양 진영 간의 차이는 분명하다. 물론 행정부를 담당하게 되었을 경우, 이러한 정책 방향성을 얼마만큼 실현하려 노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변수들이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 특히 상하원 의회 선거 결과가 상당히 중요하다. 행정부의 정책은 입법을 통해 구체화될 수 있으며, 양원을 모두 통과해야만 입법이 가능한 미국식 의회제도로 인해 구체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까지는 상당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둘의 차이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는 것은 구체적인 변화가 현실화될 것이냐 하는 것과는 별개로 반드시 수행되어야 한다. 특히 무역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현재도 경제의 상당 부분을 무역이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지향할 경제정책을 정확히 숙지하고 분석하여 이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 필수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 유세현 교수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소재 벨몬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템플대학교에서 재무분야 경영학박사학위를 취득했고 기업지배구조 및 국제재무관련 연구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올해 10월부터는 한미재무학회 회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정리=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9-29 18:13:28최근 기업 경영자, 정책 입안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슈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ESG는 단순한 재무제표 분석을 넘어 기업의 평판, 주가, 그리고 회사채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비용에까지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ESG 위험이 기업의 차입비용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투자자와 기업 경영자들이 이에 주목하고 있다. ■ESG 위험, 회사채 수익률 스프레드에 영향 뉴욕주립대 한국캠퍼스의 박제영 교수와 뉴욕주립대 버팔로캠퍼스의 우춘치 교수가 공동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ESG 관련 평판위험이 미국 회사들이 발행한 회사채의 수익률 스프레드와 차입비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2007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미국에서 발행된 대규모 회사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ESG 위험이 큰 기업일수록 더 높은 수익률 스프레드를 보여 이들 기업이 더 높은 차입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분석 결과 ESG 위험이 높은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는 더 높은 수익률 스프레드를 나타냈다. 이는 곧 해당 기업이 더 높은 차입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관계는 기업의 신용위험, 발행금액, 만기와 같은 다양한 변수를 통제한 후에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특히 소규모 기업이나 신용위험이 높은 기업일수록 ESG 위험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기업들은 ESG 위험으로 인해 파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으며, 채권 시장에서 더 높은 수익률 스프레드를 요구받게 된다. 이는 투자자들이 ESG 위험을 기업 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ESG 구성요소 중 거버넌스가 가장 큰 영향 연구는 ESG 위험을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로 나누어 각 요소가 채권 수익률 스프레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거버넌스(G) 요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 운영의 관리 부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기업의 회계 성과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환경(E) 요소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각 주의 정치적 성향이 ESG 위험과 회사채 수익률 스프레드 간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됐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주(블루 스테이트)에서 발행된 회사채는 ESG 위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민주당 성향의 주에서 ESG 관련 규제가 더 엄격하게 시행되기 때문이다. 또 재정적 제약이 큰 기업일수록 ESG 위험이 채권 수익률 스프레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강화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재정적 제약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거나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의미하며, 이러한 기업들은 ESG 위험이 높아질 때 더 큰 차입비용 증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업종별로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 ESG 위험이 회사채 수익률 스프레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유틸리티 및 석유·가스·석탄 추출 산업에서 ESG 위험의 영향이 특히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산업에서 ESG 위험이 높아질수록 수익률 스프레드가 크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파리협정 이후 환경요소의 영향 증가 ESG 위험이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2015년 파리협정 이후 더욱 커졌다. 파리협정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채택된 국제적 합의다. 부채 위험 프리미엄이 ESG 위험에 얼마나 민감한지 조사하기 위해 190개 이상의 국가가 채택한 파리협정을 외생적 사건으로 활용했다. 파리협정 이후 기업들은 환경규제에 대한 태도를 바꾸어 ESG 위험과 그 함의에 대한 인식을 제고했다. 이에 파리협정 관련 더미지표를 사용하여 분석을 한 결과 파리협정 이후 ESG 위험이 부채위험 프리미엄에 미치는 영향이 강화된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파리협정 이후 발행된 채권은 ESG 위험이 수익률 스프레드에 미치는 영향은 채권 및 기업 특성을 고려한 후에도 7bp 정도 악화된다. 파리협정 이후 환경규제가 더 엄격해짐에 따라 파리협정 이후 기간에 E-세그먼트 위험(RRR_E)이 더 큰 역할을 하는지 테스트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파리협정 이전 기간과 비교하여 보았다. 이 경우 예상했던 바대로 파리협정 이후의 기간에는 (전체 샘플기간의 결과와 달리) 환경 관련 요소(E-세그먼트: RRR_E)가 회사채의 수익률 스프레드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2010년 전후 녹색채권 발행 급증 2010년을 전후로 녹색채권(Green Bonds) 발행이 눈에 띄게 증가한 이후 학자들은 이 새로운 금융상품의 영향을 연구해 왔다. 일부 학자들은 투자자가 녹색채권 발행 발표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반응하지만, 각국의 채권 발행시장에서 녹색채권이 갈색채권(일반채권)에 비해 더 저렴한 차입비용을 제공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투자유연성의 제약과 인증비용 증가를 고려할 때 녹색채권 발행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기업들에 의해 발행된 346종의 녹색채권을 포함하는 데이터를 사용, 녹색채권 인증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독일 정부가 발행한 녹색채권과 유사하게도 기업들이 발행한 녹색채권은 미국 유통시장에서 실제로 채권 수익률 및 가격상의 이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이 녹색채권 지정을 받은 후 ESG 평판이 손상되면 그러한 기업이 발행한 채권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19~24bp만큼 크게 증가, 발행기업은 채권시장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녹색(Green)' 라벨이 더 저렴한 자본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주지만 발행기업이 이 녹색 라벨의 장점을 온전히 활용하려면 우수한 ESG 평판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논점을 다소 확장하면 ESG 위험이 큰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 더 높은 수익률 스프레드를 초래하는 논리는 ESG 위험이라는 채널을 통해 기업의 파산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강화된 ESG 관련 규제는 기업이 운영방식을 변경하거나 강화된 규제를 준수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회계적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경우 ESG 위험이 높은 기업은 미래에 더 높은 파산위험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에서 입증된 관계가 소위 '온광효과'(투자자가 기업 또는 자산의 가치와는 무관하게 단지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에 투자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감을 느끼는 효과)에 의해 설명된다면 기업의 ESG 평판이 악화되는 것은 영업이익, 수익률 또는 디폴트 위험과는 무관할 것이다. ■ESG 위험은 기업 차입비용에 직접 영향 이번 연구는 ESG 위험이 회사채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기업의 차입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SG 관련 부정적 사건들은 채권 시장에서 기업의 차입비용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되며, 이는 기업들이 ESG 문제를 더욱 신중하게 다뤄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한국의 기업들도 이러한 연구 결과를 고려해 ESG 관련 평판위험을 윤리적 관점을 넘어 재무적 관점에서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ESG 문제가 단순히 사회적 책임을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재무적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 정책과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 연구는 기업의 ESG 평판이 채권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되고 있으며, 이 평가가 기업의 차입비용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ESG 관련 리스크는 기업의 재무적 건전성과 파산 가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기업들이 ESG 성과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강조한다. ■ 허산욱 교수는 현재 뉴욕주립대학교 버팔로 경영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시카고대학에서 MBA 과정을 이수하기 전후로 허 교수는 투자신탁회사, 재무부, 종합금융사 등 민간 및 정부 부문에서 수년간 근무한 바 있다.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후 캐나다에서 5년간 가르치기도 하였다. 허 교수의 연구분야는 기업재무, 자산가격 결정, 뮤추얼 펀드 및 헤지 펀드 성과 평가, 시장 미시구조, 행동재무 등이다. 그의 연구 논문들은 미국 및 국제 학술대회에서 다수의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2018~2019년에는 한미재무학회(KAFA) 회장을 역임했다. 정리=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8-27 18:24:05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현대사회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일상과 산업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었고, 최근에는 금융에서도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금융산업에서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 대규모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과 보안 강화는 물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편향된 데이터에 기반한 불공정한 관행, 프라이버시 침해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많다. 이에 마헨드라라자 니말렌드란 미국 플로리다대 워링턴경영대학원 석좌교수에게 AI가 금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 = 손건수 美사우스플로리다대 조교수―AI가 현대 금융지형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하나. ▲최근 10년간 AI가 금융 분야에 빠르게 적용됐다. 앞으로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는 대규모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사기 탐지 및 보안 강화 그리고 챗봇 및 가상비서를 통한 맞춤형 은행 서비스 제공을 통해 금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선 일상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일 것이며, 블록체인 기술과 통합돼 스마트 계약 및 거래 투명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양적 거래에서는 AI 알고리즘이 신속하고 자동화된 의사결정을 내리고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로 투자기회를 식별하고 거래를 실행할 것이다. 규제와 관련해서는 AI가 표준 준수와 실시간 거래 모니터링 보장, 자금세탁방지(AML) 법률과 같은 법규를 다룰 것이다. AI는 효율성, 보안 및 맞춤화와 같은 큰 이점을 제공하지만 일자리 대체, 개인정보 보호 및 강력한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의 필요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AI 통합이 심화됨에 따라 혁신을 촉진하고 금융의 경쟁 지형을 재편할 것이다. ―금융 분야에서 가장 흥미로운 AI의 발전은 무엇인가. ▲AI 발전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오픈AI의 GPT-4o('o'는 omni를 의미함)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의 급속한 진보다. 이는 텍스트·오디오·이미지·비디오의 조합을 입력으로 받아들이고 텍스트·오디오·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더욱 자연스러운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을 향한 걸음이다. 이 모델은 대화에서 사람의 응답시간과 유사한 시간 내에 오디오 입력에 반응할 수 있다. 이러한 발전은 금융 분야의 고객서비스와 규제 준수를 혁신할 수 있으며 복잡한 문의를 처리하고 맞춤형 금융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 규제문서를 자동으로 해석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더 정교한 챗봇도 가능하게 한다. 또 연합 학습, 거래에서의 강화 학습, 설명 가능한 AI, 고급 AI를 활용한 위험평가, AI 기반의 규제기술(RegTech)은 금융을 변혁할 수 있는 다른 AI의 발전이다. 연합 학습은 데이터 공유 없이 금융기관들이 모델 학습을 협력할 수 있게 해 사기탐지와 위험관리에서 고객 기밀성을 유지하면서 협력을 증진한다. 강화 학습은 과거의 행동으로부터 학습하고 시장 조건에 적응해 거래전략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해 수익을 증가시키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설명 가능한 AI는 대출승인, 투자추천, 위험평가와 같은 AI 주도 결정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다. 고급 AI 모델은 복잡한 데이터세트를 분석해 미묘한 패턴과 상관관계를 식별함으로써 금융위험을 예측하고 포괄적인 위험평가를 제공한다. AI 기반 규제기술은 거래를 자동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징후를 탐지하며 규제 변화를 예측해 규제 준수 부담을 줄이고 정확성을 향상시킨다. 이러한 발전은 AI 기술의 빠른 진화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금융 부문 내에서 다양한 기능에 걸친 AI의 통합이 증가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이러한 기술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금융 지형을 변화시켜 운영을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며 고객친화적으로 만들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금융 분야에서 LLM 활용은. ▲GPT-4o와 같은 LLM은 입력된 텍스트·음성·비디오를 바탕으로 인간처럼 텍스트를 생성하는 AI 기술의 집합이다. 이들은 고객서비스 향상, 규제 준수 보장, 맞춤형 금융조언 제공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을 혁신할 것이다. LLM은 24시간 다국어 지원과 복잡한 금융지침을 제공하는 정교한 챗봇과 가상비서를 구현해 접근성 및 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LLM은 방대한 규제 텍스트를 분석해 금융기관이 변화하는 법률에 준수하도록 돕고 잠재적 위험과 이상징후를 식별해 위험평가에 기여할 수 있다. 자연어 처리를 활용해 개별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조언을 제공, 금융계획 및 투자전략을 개선할 수 있다. 문서 처리를 자동화해 수작업 부담을 줄이고 정확성을 높이며 의사소통 및 거래에서 의심스러운 패턴을 식별해 사기탐지를 강화할 수 있다. 또 금융 전문가를 위한 현실적인 교육 시나리오를 만들고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가들이 더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 연구와 분석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그러나 금융 분야에서 LLM의 채택은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안 및 제공된 통찰력의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한 강력한 오류검증 메커니즘과 관련된 도전을 동반한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금융 부문은 LLM 통합이 증가할 것이며 이들의 사용에 대한 윤리적 및 실질적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가 필요할 것이다. ―금융 분야에서 AI 솔루션을 구현할 때 윤리적 고려사항은.▲금융 분야에서 AI 솔루션을 구현할 때 연구자와 실무자가 염두에 두어야 할 몇 가지 윤리적 고려사항이 있다. 첫째, AI 시스템이 투명하고 그 결정이 이해 가능해야 한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는 결정이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투명성이 중요하다. 이해관계자들은 AI 모델이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신용 점수, 투자결정 및 위험평가와 같은 시나리오에서 특히 중요하다. 이러한 투명성은 신뢰를 구축할 뿐만 아니라 모델의 오류나 편향을 식별하고 수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금융에서 AI 시스템은 개인 및 민감한 데이터에 크게 의존한다. 이러한 데이터의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자와 실무자는 데이터 유출과 오용을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데이터 보호 기준과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데이터 익명화, 안전한 데이터 저장 및 암호화된 데이터 처리와 같은 기술을 사용해 사용자 데이터를 보호해야 한다. 셋째, AI 모델이 편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되면 기존의 편향을 무의식적으로 영속시키거나 증폭시킬 수 있다. AI 시스템의 모든 형태의 편향을 감지하고 완화하기 위해 엄격한 점검과 균형을 구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데이터세트를 사용해 학습하고 편향된 결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공정성을 고려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것이 포함된다. 넷째, 금융 시장은 고도로 규제되어 있으며 AI 구현은 기존 법률 및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실무자는 AI 솔루션이 규제 규범을 위반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 정기적인 감사와 준수 점검이 금융 분야에서 AI 배포전략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어야 한다. 대규모 AI의 구현은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조직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직원 재교육 및 AI와 협력하여 인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또 AI 모델의 학습 및 실행은 큰 에너지 요구로 인해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과 친환경 기술 채택을 통해 대규모 AI 시스템 배포의 환경 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 실무자는 금융 분야에서 AI 배포의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는 시장 역학 및 금융 안정성에 대한 잠재적 영향이 포함된다. 강력한 AI 도구 도입은 새로운 형태의 시스템적 위험이나 예기치 않은 시장 행동을 초래할 수 있다. ―AI가 금융 시장에 던지는 과제는. ▲AI가 금융 부문에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AI는 일상적인 업무를 자동화하고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을 최적화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그러나 AI는 몇 가지 도전과제도 제시할 것이다. AI 시스템이 금융 운영에 깊숙이 통합됨에 따라 규제 준수를 보장하는 것이 점점 더 복잡해진다. 또 법적 및 윤리적 기준도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AI 시스템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데이터 보안 및 프라이버시가 주요 관심사가 된다. 또 AI 시스템이 편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할 경우 불공정한 관행을 초래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가 발생한다. 이외 AI의 효율성 개선은 일자리 대체를 초래할 수 있어 AI 중심의 기술을 향한 노동력 전환이 필요하며 이는 중요한 사회적 도전을 야기할 수 있다. 금융 시장의 핵심은 AI의 기회를 활용하면서 그 도전을 신중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지속적인 인력 교육 및 적응, 윤리적 AI 실천에 대한 강한 초점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AI 발전이 금융 부문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 정리 =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7-28 18:1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