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경기 중 부진하며 벤투호의 16강 진출을 도우면서 호날두에 대한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다. 3일 새벽 펼쳐진 포르투갈전에서 0-1로 끌려가던 전반 27분, 김영권의 동점골이 터졌다. 이는 사실상 호날두가 만들어준 골이었다. 이강인(마요르카)이 왼발로 차올린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에 맞고서는 문전에 있던 김영권이 딱 강하게 차기 좋은 위치로 떨어졌고, 기회를 놓치지 않은 김영권이 포르투갈 골문을 열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호날두는 한국 대표팀의 동점골 이후에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며 '특급 도우미'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에 일부 국내 축구 팬들이 '호날두'라고 적은 재외국민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SNS에 올리거나 호날두가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합성 사진을 게재했다. 또 다른 팬들은 한반도에 도움을 줬다는 의미의 '한반두'(한반도+호날두)로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김영권의 동점골 장면에서 “지금은 호날두가 어시스트를 해줬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함께 뛴) 저한테 보답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승우 SBS 해설위원은 호날두가 교체될 때 “호날두 선수가 좀 더 뛰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며 호날두의 부진을 지적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2-12-05 09:09:02[파이낸셜뉴스]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이 호날두의 행동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6일(한국시각) 외신에 따르면 산투스 감독은 호날두의 행동에 대해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격정적인 심기를 드러냈다. 감독이 지적한 호날두의 문제적 행동은 지난 3일 한국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나왔다. 이날 호날두는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제대로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후반 20분 교체됐다. 느릿느릿 그라운드에서 나오던 호날두는 한국의 조규성 선수가 빨리 나가라고 재촉하자 검지 손가락을 입에 대는 제스처를 취했다. 외신에 따르면 호날두는 "한국 선수가 나에게 빨리 나가라고 했다. 나는 그에게 그럴 권한이 없으니 입을 다물라"고 말했다. 이에 관련해 조규성은 "(호날두가) 나갈 때, 빨리 나가라고 했다"며 "'패스트(fast), 패스트(fast)' 빨리 가라고 했는데 갑자기 '까랄류(Caralho·포르투갈 욕)'라고 하더라"고 말한 바 있다. 호날두와 조규성의 신경전을 두고 외신은 호날두가 감독의 교체 지시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호날두는 이를 부인했다. 당시 산투수 감독은 "한국 선수 때문에 호날두가 기분이 상했다"며 "공격적인 것은 아니고 아마 무언가 말을 했던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 산투스 감독은 호날두의 당시 행동에 대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산투스 감독은 "그 문제는 이미 지난 일이고, 우리는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르투갈은 7일 오전 4시 스위스와 16강전을 치룬다. 조별리그 3경기 동안 페널티킥으로 1골만 기록한 호날두가 새로운 골을 기록할 수 있을지 귀추가 모인다. 포르투갈 현지 언론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포르투갈 팬 70%는 '호날두가 대표팀에서 계속 선발로 뛰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반대했다. 산투스 감독은 "(출장 반대 여론) 종류의 정보는 읽지 않는다"며 "이런 정보를 존중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나는 내 팀에 집중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여론조사나 다른 어떤 일에도 관심 없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눈앞의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2-12-06 21:12:36[파이낸셜뉴스] 최근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해변에 죽은 멸치떼가 연이어 발견되고 있다. 14일 오전 경포해수욕장 백사장 곳곳에는 파도에 밀려 나온 멸치떼가 해변을 길게 띠처럼 두른 채 죽어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경포해수욕장에서는 2∼3일 전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지역사회에서는 지진을 비롯한 재해의 전조가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해와는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고등어와 같은 상위 포식자들에게 쫓긴 멸치떼가 해변으로 몰리며 죽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냉수대 영향으로 급격한 수온변화에 따른 현상으로 보는 의견도 있으며, 지진 등 대형 재난의 전조 현상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과거 강릉과 양양, 고성 등에서는 한낮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멸치떼가 밀려나오면 주민들이 맨손으로 주워 담거나 반두와 뜰채 등을 들고나와 잡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아침마다 경포 해변에서 맨발 걷기를 하는데 며칠 전부터 죽은 멸치떼가 백사장에 많이 밀려 나와 있어 의아했다”며 “최근 남해안에 지진도 있어 약간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선길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멸치떼가 천적 출몰이나 수온변화로 인해 이동에 제한이 생긴 상황에서 파도에 떠밀려 백사장에서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과거 사례 등과 비교해볼 때 지진과는 연관이 적어보인다”고 분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14 20:45:27[파이낸셜뉴스] 우리와의 경기에서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자국 팬들에게는 외면 받고 있다. 포르투갈 스포츠매체 아볼라가 4일(현지시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날두가 계속 선발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구독자의 70%가 '아니요'라고 답했다. '예'라는 답변은 30%에 불과했다. 포르투갈은 한국시간으로 7일 오전 4시 스위스와 16강전을 치른다. 포르투갈 축구 팬 10명 중 7명은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호날두를 선발 명단에서 빼야 한다고 답한 것이다. 호날두는 세계적인 공격수이지만 이번 시즌 초부터 EPL(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카타르 월드컵에서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경기에서 호날두는 페널티킥으로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특히 한국전에선 여러 차례 찾아온 득점 기회를 날렸고, 한국의 코너킥 상황에서는 '기록되지 않은 어시스트'로 동점 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덕분에 국내 팬들에게는 '한반두(한반도의 호날두)', '12번째 선수'라는 굴욕적인 애칭까지 얻게 됐다. A매치 192경기 118골, 월드컵 출전 5회에 빛나는 호날두는 30대 중반을 훌쩍 넘어서,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으로 평가 받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2-12-05 20:41:02【파이낸셜뉴스 대구·안동=김장욱 기자】 '경북 봉화서 휴가 즐기고 불볕더위 날려 버리세요!' 길 잃은 산타가 때 아닌 여름에 출현한다. 봉화에서 태어난 아기자기한 자생화들이 보기만 해도 미소를 짓게 한다. 가장 깨끗한 물에서만 산다는 은어를 맨손으로 잡을 수 있다. 여긴 경북에서도 가장 깨끗한 곳, 봉화에서 아이들과 떠나는 최고의 축제여행이 이달 말부터 펼쳐쳐 관심을 끈다. 29일 경북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대표축제인 봉화은어축제가 오는 30일 개막, 8월 7일까지 내성천 일원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3년만에 개최되는 이번 축제는 '봉화에서 COOL하게! 은어로 FUN하게'란 주제로 물놀이장, 놀이체험존, 샌드아트 모래 놀이장 등 아이들을 위한 존은 물론 축제속의 야시장, 은어먹거리 장터, 잡은 은어를 구워 맛볼 수 있는 숯불그릴코너 등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이 풍부하게 마련됐다. 축제의 백미는 역시 은어잡이 체험이다. 은어 반두잡이는 평일 매일 3회, 주말 4회 씩 진행되며, 은어 맨손잡이 체험은 평일 매일 4회, 주말 5회가 운영된다. 또 8월 6일 반두잡이 어신선발대회가 개최된다. 올 여름, 전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겨울에 가장 추운 봉화가 축제세상으로 대 변신해 피서객을 유혹한다. 매력적인 야생화, 이색테마 산타마을, 시원한 물은 더위에 지친 피서객과 아이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지난 23일 개막한 분천 한여름축제는 8월 21일까지 진행된다. 소천면 분천리 산타마을에 때 아닌 여름에 산타가 출현하는 자체만으로도 흥미롭다. 또 하나는 지난 28일 개막, 8월 7일까지 열리는 봉자페스티벌이다. 축제기간 내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는 여름에 피는 털부처꽃, 긴산꼬리풀, 벌개미취, 범부채 등 봉화의 자생화들이 환한 웃음으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대형호랑이 조형물(가로15m, 세로8m) 백두랑이가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상철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한 여름 불볕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여름축제를 경북에서 휴가를 보내며 맘껏 즐겨 주길 바란다"면서 "경북에서 편안하고 안전한 축제여행이 되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봉화를 방문하는 축제관광객 편의제공을 위해 각 축제장을 순회하는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2-07-29 09:42:18몇 해 전 에스토니아 탈린의 구시가 골목에서 악기 반두라를 처음 보았다. 기타처럼 생겼으나 목은 짧고, 몸통은 얇은 우크라이나 민속 현악기가 반두라다. 우크라이나 출신 건장한 청년이 이 악기로 한없이 슬픈 멜로디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에 맞춰 노래하던 또 다른 청년은 저음의 굵은 목소리였다. 그 민요풍 노래 가사가 우크라이나 민족시인의 시였다는 사실은 한참 뒤 알게 됐다. '울부짖으며 신음하는 넓은 드네프르 강이여!/ 성난 바람 불어와 버들가지 땅으로 휘감고/ 집채만 한 파도 들어올리는구나.' 시인이자 화가, 사상가였던 셰브첸코(1814~1861)가 나이 스물셋에 쓴 그의 첫 시 '광인(1837년)'의 앞부분이다. 우리의 '아리랑'에 해당한다. 우크라이나는 슬라브족의 첫 통일국가 키예프 공국의 후계자다. 러시아는 키예프 귀족들이 몽골 침략을 피해 모스크바로 달아나 거기서 세운 공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날로 번성한 모스크바와 달리 키예프 일대는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 이웃의 침략을 두루두루 받는다. 1654년 폴란드 압제를 벗어나려 우크라이나가 끌어들인 상대가 로마노프 왕조였다. 300여년 러시아 속박의 출발점이 된 최악의 카드였다. 조국의 울분을 담은 셰브첸코의 시는 악명 높은 차르 니콜라이 1세 막바지 더욱 격해진다. '이 흡혈귀들아 이 살인마들아 너희들이 우리의 살아있는 피를 빨지 않았더냐'(1843년 '꿈' 중 일부). 이 시로 그는 우랄산맥 근처로 유배까지 갔다. 러시아문학의 아버지 고골을 겨냥한 시도 있다. 고골은 우크라이나 출신이면서 러시아어로 작품을 썼다. 셰브첸코는 '고골에게(1844년)'라는 시에서 '고골, 당신은 웃지만 나는 통곡한다'고 썼다. 러시아는 그 반대로 우크라이나에 집착했다. "우크라이나를 잃으면 러시아의 머리를 잃는 것과 같다"고 말했던 이가 혁명가 레닌이다. 비옥한 흑토, 넘치는 자원은 수탈을 면치 못했다. 스탈린 시대 혹독한 공출로 우크라이나인 1000만명이 굶어죽은 '홀로도모르(대기근)'가 그 적나라한 예다. 셰브첸코가 염원하던 조국의 독립은 1991년 소련이 무너지면서 갑작스럽게 왔다. 준비를 못했던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은 친러에 급급하다 두 차례 시민혁명을 불렀다. 지금의 친서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적극 추진해온 것은 안보를 위한 고육책이다. 이것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려 나라가 통째로 침공 위기에 놓였으니 약소국의 비극이다.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제국적 욕망을 억제할 지정학적 급소로 봤던 이가 미국 전략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다. 그는 '거대한 체스판(1997년)'에서 러시아의 유럽적 정체성 기반이자 러시아 부활의 조건으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 편입될 경우 유라시아 재건 멤버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정도로 쪼그라든다. 침공 명분을 찾던 푸틴이 지금을 즐기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중국과 격렬한 패권싸움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유럽에 또 다른 대립전선을 끌고 가기 쉽지 않다. 러시아에 이 역시 나쁘지 않다. 서방과 러시아는 지금 담판을 벌이는 중이다. 12일(현지시간, 브뤼셀), 13일(오스트리아) 협상이 남아있다. 여기에 정작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없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2022-01-12 18:07:59【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은 도내 소상공인 제품을 최대 57% 할인 판매하는 ‘경기가 좋아 경기도 추석특별기획전’을 네이버 쇼핑라이브로 오는 6일부터 10일까지 매일 오후 7시 총 5회 연속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에는 도내 소상공인,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등 25곳이 참여한다. 판매 상품은 경기도농수산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마켓경기’ 와 경기도주식회사에서 운영하는 ‘착착착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우수상품 중 각종 제수 용품과 선물 세트 등 70여개다. 구체적으로 ‘마켓경기’는 DMZ 선물용사과세트(4.5kg) 4만2000원, 부추 갈비반두 3봉 세트 9900원, 안성마춤한우 특호(1++ 2kg) 31만6,540원 등을 기존 판매가 대비 20~57% 저렴하게 판매한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전 제품 2개 구매 시 1개를 추가 증정하고 실시간 방송참여 소비자를 위한 핸디 청소기,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증정 이벤트도 진행한다. 오는 6일부터 닷새간 오후 7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네이버 쇼핑라이브 내 ‘경기가 좋아 경기도 추석특별기획전’ 코너에서 방송인 김새롬, 개그맨 윤성호 등과 ‘경기도 1인 크리에이터(미디어콘텐츠 창작자)’가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소통 판매) 형태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김진기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행사는 경기도가 보증하는 우수한 상품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며 “경기도형 문화뉴딜 사업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경기도 내 주요 상권과 소상공인들의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가 좋아 경기도 추석특별기획전’은 ‘경기도형 문화뉴딜 시즌II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 진행하는 기획전이다. 경기도는 코로나19로 악화된 지역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문화콘텐츠와 상권 활성화를 접목한 ‘문화뉴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이번 기획전을 비롯해 추후 소상공인 판매 지원 사업에 경기도가 육성한 1인 크리에이터들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1-09-02 10:30:34【 다카((방글라데시)=김현우 기자】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샤잘랄 공항. 비행기에서 쏟아져 나온 해외 파견 근로자 무리를 헤치고 입국장을 벗어나자 매캐한 공기에 숨이 턱 막힌다. 미세먼지 400. 한국에서는 150만 넘어도 주의 경보문자가 날아오는데 이곳에서는 300 이하면 꽤 좋은 날씨다. 공항을 벗어난 자동차가 다카 구 시가지(Old Dhaka)로 접어들면 다큐멘터리에서나 본 듯한 장관이 펼쳐진다. 거리를 점령한 수 백여 대의 략샤(인력거) 물결. 차선은 애당초 없었던 것 같은 도로에서 락샤 포위된 자동차가 5㎞ 남짓 이동하는데만 1시간. 사방에서 울어대는 경적 소리와 함께 느릿느릿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도로'를 만끽하다 보면 방글라데시 최대 규모의 병원을 짓는 현장이 나타난다.HDC현대산업개발이 짓는 'BSMMU(Bangabandhu Sheikh Mujib Medical University) 대학병원'이다. ■완공 땐 방글라데시 최고 대학병원이 병원은 방글라데시 제1 국립대학인 BSM 의과대학이 발주한 건설사업으로 현지 최초 중증질환 환자 치료를 위한 특화병원으로 지어지고 있다. BSM은 우리나라 서울대학교와 같은 방글라데시 제1의 국립대학이다.병원 부지는 1만6000여 평 규모로 지하 2층~9층, 700병상 규모의 부속병원이 완공되면 BSM 의과대학병원은 방글라데시 내 최대 규모의 의료서비스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이대용 HDC현대산업개발 BSMMU 대학병원 현장소장(Project manager)은 "방글라데시 최고의 의료시설을 짓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BSMMU의 첫 글자 B는 방가반두(Bangabandhu)의 약자"라고 소개했다. 방가반두는 '뱅갈인의 친구'란 뜻으로 방글라데시를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시킨 '독립의 아버지' 라흐만 초대 총리를 기리는 말이다. 현재 방글라데시는 라흐만 초대 총리의 장녀인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역임중이다.방글라데시 시내 곳곳에는 방가반두를 기리는 사진과 캐리커쳐가 곳곳에 걸려있다. 지난 2010년 한국이 최초로 수출한 방글라데시 해군 전투함도 방가반두(현재 명칭 변경)였다.이 소장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현지 정부에서도 국부를 기리는 병원 건립 사업으로 추진해 관심이 상당하다"면서 "일례로 기존의 병원동 건물 바로 옆에서 공사를 진행하는데 소음이나 분진, 야간 불빛 등에 대한 민원이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국내 병원공사 경험 살려 수주 성공HDC현대산업개발이 수주한 BSMMU 대학병원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의미는 남다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6300만달러(한화 약 680억 원)에 공사를 수주했다. 2014년 볼리비아 바네가스 교량 건설공사, 2015년 베트남 흥하교량 건설사업 수주 등 잇단 해외건설 사업에서 성과를 이어가며 이번에는 국내 병원 건설의 노하우를 살려 해외시장의 활로를 더 넓히게 된 것이다.HDC현대산업개발의 BSM 의과대학병원 수주 원동력은 서울아산병원, 울산대병원 암센터, 강릉아산병원 등 다수의 병원 공사에서 축적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에 있었다. 또한, 이번 수주를 계기로 베트남 이외에 방글라데시에 지사를 추가로 설립하여 인프라 및 건축 분야에서 양질의 사업을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해외사업 안정적 디벨로퍼 행보HDC현대산업개발이 리스크가 높은 해외시장에서 안정적으로 해외사업을 운영해 가는 이유는 탄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사업을 선별하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번 공사는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사업 중 병원 분야에서는 최대 규모여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에 수주한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사업과 같은 안정적인 프로젝트 외에도 디벨로퍼로서 해외 개발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한편 BSMMU 대학병원이 완공되면 내부 수술·검사장비를 포함한 각종 의료장비는 한국의 삼성물산 상사부분에서 공급해 설치하게 될 예정이다. 방글라데시 최고의 의료시설 내-외부 모두를 한국인의 손으로 만드는 셈이다. kimhw@fnnews.com
2020-03-25 17:28:29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와 함께 산새의 지저귐이 귓가에 전해진다. 여행객이 내딛는 발걸음에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밟히는 소리가 더해진다. 살며시 계곡물에 발을 담가본다. 발끝만 살짝 닿아도 머리끝까지 찬 기운이 전해진다. 깊은 산속 계곡에 푹 파묻힌 채 다시 찾아온 여름을 잠시 잊는다. 평균 해발 700m 이상 고지대에 위치해 있는 강원도 평창은 한여름에도 항상 서늘하고 쾌적해 '대한민국 피서 1번지'로 불린다. 【 평창(강원)=조용철기자】'백두대간의 허리'에 위치한 평창은 다른 지역보다도 수많은 계곡을 품고 있다. 굽이굽이 이어진 계곡을 흐르는 물은 얼음처럼 차갑다. 맑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시원한 수박 한 입 베어 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동네사람들에겐 낙원과도 같은 회동계곡은 울창한 나무가 터널을 이뤄 햇볕 한줌 들어오지 않는 계곡으로 세상과 단절된 느낌을 받는다. 사시사철 물이 솟아올라 1년 내내 계류낚시가 가능한 평안리동굴도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다. 아직 휴가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시원한 계곡과 대관령의 푸른 고원이 손짓하는 평창은 어떨까. 오대천은 오대산 두로봉(1422m), 비로봉(1563m) 등에서 흘러나온 물이 모여 월정사를 지나 정선군 북면 나전리에서 골지천과 합류하는 55㎞ 길이의 하천이다. 길을 따라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른다. 평창군을 꿰뚫고 흐르는 오대천은 신기계곡, 막동계곡, 장전계곡 등 크고 작은 계곡을 품고 있어 여름 피서객들이 몰려들더라도 크게 붐비지 않는 이점이 있다. 장전계곡은 가리왕산(1561m) 줄기 서북쪽에서 발원해 오대천으로 합류하는 계곡이다. 가리왕산은 삼한시대 맥국(貊國)의 갈왕(葛王)이 이 지역으로 피난해 '갈왕산(葛王山)'이라 부르다가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곡식을 차곡차곡 쌓아둔 '낟가리'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장전계곡으로 들어서면 눈이 먼저 호사한다. 장전계곡은 여름을 이겨낼 시원함 외에 다른 계곡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한 풍경을 머금고 있다. 계곡물이 어찌나 맑은지 고인 소(沼)마다 초록빛과 푸른빛을 머금고 있다. 물을 품은 계곡 물살은 제법 힘차다. 계곡가의 짙은 숲 아래로는 물이 뿜어내는 찬 기운만으로도 온몸이 서늘하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차디찬 기운에 발가락이 오그라든다. 웬만한 더위로는 몸을 담그겠다는 엄두조차 내기 어려울 정도다. 곳곳에 반석이 있어 물놀이를 하기에 더없이 좋다. 계곡 사이사이에 이끼가 끼지 않는 곳은 없겠지만 장전계곡 상류에는 이끼계곡이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계곡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이끼지만 장전 이끼계곡에서는 그 푸름이 더하다. 바위 하면 떠오르는 회색과 검은 빛을 찾아보기 힘들다. 마치 계곡물에 초록 물감을 풀어놓은 듯 계곡에 있는 바위들은 자신의 색을 잃은 지 오래다. 고개를 들어보면 나무 사이사이에도 이끼들이 듬성듬성 깔려 있다. 거기에 나뭇잎들은 어느 때보다 한여름 태양에 푸르름이 최고조다. 굽이치는 계곡물과 함께 이끼가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가 따로없다. ■하늘 아래 첫 마실길 육백마지기 고원청옥산과 육백마지기 아래에 있는 회동리는 예로부터 석회암(횟돌)이 많이 난다고 해서 횟골 또는 회동이라고 불린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풍광에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늦추게 된다. 해발 1256m에 화전개간을 하고 산나물을 뜯으며 보릿고개를 버티던 평창 사람들의 한이 담긴 평창아라리의 발생 지역인 청옥산은 예로부터 곤드레 나물과 함께 '청옥'이라는 산나물이 자생해 '청옥산'이라고 지어졌다.산정상인 육백마지기는 화전민이 정착해 넓고 거친 땅을 개간한 곳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고랭지 채소밭으로 평지가 드문 강원도 산골에서 볍씨 육백말을 뿌릴 수 있는 면적을 가졌다고 해서 '육백마지기'라고 불린다. 육백마지기까지 도로가 나 있어 차량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길이 비교적 완만해서 등산에도 큰 무리가 없다.육백마지기로 오르는 길 바로 옆엔 자작나무숲이 자리잡고 있다. 면적이 넓은 건 아니지만 잡목 하나 없이 오롯이 자작나무로만 구성된 숲으로 흰 수피와 초록색 이파리가 멋드러지게 어우러진 명품 숲이다. 차를 잠시 세워 두고 숲으로 들어가면 하얗게 솟아오른 자작나무가 만들어내는 이색적인 풍경에 동화된다. 우리나라에선 드물게 이국적인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은 장소다. 지난해부터 육백마지기에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돼 가동에 들어갔다. 고원지대지만 도로가 잘 개설돼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지역으로 육백마지기 정상엔 넓은 농경지와 함께 길게 이어진 풍력발전기가 장관을 이룬다. 육백마지기에 오르면 청옥산 아래 너른 구릉 너머로 삿갓봉, 백파령, 남병산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육백마지기 아래에는 회동계곡이 있다. 청옥산에서 발원한 물이 모이는 회동계곡은 1급수 어종인 둑중개가 서식하는 청정지역이다. 주변이 원시림으로 이뤄져 있는 회동계곡 주변에서 산골짜기 식물인 함박꽃, 쪽동백 등 다양한 숲 속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사계절 경관이 뛰어나 여름철 많은 피서객이 찾고 있다.지역주민들은 '용소골' '청옥산계곡'이라고 부르는 회동계곡은 길이 총 8㎞로 곳곳에 크고 작은 소와 폭포가 어울려 운치를 자아낸다. 사람들의 때가 덜 묻어 오지에 왔다는 느낌을 기질 수 있는 회동계곡은 한여름에도 햇살이 들어오지 않을 만큼 빽빽한 천연림 터널을 갖추고 있다. 계곡 사이사이마다 청정한 자연을 강조하듯 이끼와 폭포가 흐른다. 회동계곡의 맑은 청정수는 동강으로 흘러들어 서울까지 기나긴 여정에 나선다.최일선 문화관광해설사는 "회동계곡은 청옥산의 능선이 모여 형성된 울창한 원시림으로 계곡에 그늘이 있어 물놀이 하기에 좋다. 가재잡기 재미가 쏠쏠하고 평평하고 넓은 공간이 많아 가족들이 안심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며 "도깨비가 이 지역 제일 부자의 악행을 놀려주는 이야기를 담은 깨비마을도 인근에 있어 둘러볼만 하다"고 소개했다. ■'노는 물(水)이 다르다' 평창더위사냥축제강원 평창군 대화면. 매일 수천t의 차가운 물이 솟아오르는 땀띠공원에서 '평창더위사냥축제'가 28일부터 8월 6일까지 10일간 열린다. 땀띠공원에 있는 땀띠물은 지하에서 솟아오르는 냉천수로 땀띠물로 목욕을 하면 몸에 난 땀띠가 씻은 듯이 사라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노는 물(水)이 다르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맨손 송어잡기, 대화천 다슬기잡기, 대화천 반두(그물)체험 등 프로그램과 '꿈의 대화 캠핑장'의 캠핑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식감이 좋은 평창송어를 직접 잡는 것도 재미있지만 가족이 함께 잡은 송어를 불 위에 구워먹는 맛도 일품이다. 개막일인 28일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음악회, 군악대 연주 등 매일 밤 열리는 다채로운 콘서트도 축제의 재미를 더한다. 대화면에서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특설장터는 캠핑의 먹거리를 풍성하게 만든다.대화면 땀띠공원 꽃동산에 만개한 해바라기도 장관을 이루고 있다. 땀띠공원 꽃동산은 전통시장 5일장과 연계한 체류형 테마 관광지 육성 일환으로 조성된 공간으로 약 6600㎡(약 2000평) 부지를 가득 메운 해바라기 꽃밭으로 카메라에 추억을 담으려는 관광객들로 연일 북적인다. 지난해 인기를 끈 물대포도 20대에서 30대로 늘려 시원한 축제장을 물 난장으로 연출할 예정이다. 또 백룡동굴과 함께 평창을 대표하는 석회동굴인 광천선굴은 '한여름에 떠나는 겨울 왕국'으로 변신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7-07-20 16:55:38워싱턴 벚꽃명소. 밴쿠버 벚꽃명소. 삿포로 벚꽃명소. 매년 봄이 되면 작고 가녀린 꽃잎으로 거리 곳곳을 하얗게 수놓는 벚꽃. 우리나라의 벚꽃 명소를 모두 섭렵했다면 이제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 18일 스카이스캐너가 여행객 취향에 따라 벚꽃 구경을 즐길 수 있는 세계 벚꽃 명소 세 곳을 추천했다. 미국 '워싱턴 벚꽃 축제(National Cherry Blossom Festival)'는 그야말로 놀이공원을 연상케 한다. 매년 봄 워싱턴DC 한복판에서 진행되는 축제에서는 재즈 공연부터 불꽃놀이, 길거리 음식축제, 연 날리기 등 다채로운 행사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104회를 맞는 유서 깊은 '워싱턴 벚꽃 축제'는 3월 20일(일)부터 4월 17일(일)까지 3주간 진행되며, 매년 인기를 더해 세계 곳곳으로부터 150만 명의 관광객을 동원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동네를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며 한적하게 벚꽃 구경을 하고 싶다면 캐나다 밴쿠버가 최적의 여행지다. 밴쿠버 시내에는 무려 4만 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있어 봄철에는 사랑스러운 분홍빛 도시로 탈바꿈 한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유명한 도시인 만큼 밴쿠버에서의 벚꽃 구경은 매우 '자연 친화적'이다. 모두 둘러보기에는 하루로도 모자를 만큼 규모가 방대한 스탠리 파크를 비롯해 1만 5000평의 공원 곳곳에 다양한 식물이 심어져 있는 '퀸 엘리자베스 파크', '반두센 식물원' 등에서 느긋하게 벚꽃을 즐길 수 있다. 일본에서 가장 위도가 높은 삿포로는 벚꽃 개화 시기가 4월 말이고 5월 초가 되어서야 만개한다. '홋카이도 신궁'은 1400그루의 벚꽃과 250그루의 매화꽃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어 더욱 이색적이다. 야생 다람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홋카이도 신궁' 안은 봄이 되면 벚꽃과 매화가 동시에 꽃을 피워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해 꽃놀이 인파로 항상 붐빈다.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루야마공원'은 그야말로 '벚꽃 엔딩'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160여 그루의 벚나무가 장관을 이룬 공원에서 돗자리를 펴고 간식을 먹으면서 즐기는 관광객들의 풍경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junglee@fnnews.com 이정호 레저전문기자
2016-03-18 16:0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