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는 '만병통치약' 아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차례 금리를 내린 것으로는 민간소비 촉진 효과가 크지 않은 만큼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내수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추가 금리인하도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을 유심히 살핀 뒤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옅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피벗에도 인하 속도 '신중론' 재확인 이 총재는 이날 "금리를 완화할 상황에 왔다는 것은 금통위원들이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며 "인하 속도 등은 금융안정 상황을 보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했으나 국내외 금융여건 완화가 가계부채를 다시 증가시킬 수 있는 만큼 데이터를 더 확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이 총재는 통화정책만으로 모든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금리인하도 역할을 하지만 여러 구조적인 요인을 같이 봐야 한다"며 "한은에서 발표한 여러 구조조정 페이퍼(보고서)가 그런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최근 △최저임금 차등화 △농산물 수입 △지역별 비례선발제 △외국인 가사 도우미 도입 등 보고서를 통해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줄곧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한 차례 금리인하로는 (민간 소비 촉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기 때문에 앞으로 몇 차례, 어떤 속도로 하느냐에 따라서 내수진작 효과가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연 3.25%)가 긴축적인 수준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중립금리가 실질금리보다 낮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다. 이 총재는 "중립금리 수준을 얘기하면 시장에서 금리 조정 기대가 형성돼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실질금리가 중립금리 상단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했다. 한은이 지난 5월 말 제시한 실질 중립금리 추정치는 -0.2~1.3%로 물가 목표치(2%)를 더할 경우 1.8~3.3% 수준이다. ■'금리인하 실기론' 정면 반박 이 총재는 '실기론'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지난 8월 금통위의 금리동결 결정 이후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아쉽다'는 반응을 내놓면서 '금리인하가 늦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매월 발간되는 '경제동향'을 통해 고금리와 이에 따른 내수회복 지연을 경기개선 제약요인으로 평가해왔다. 이 총재는 "고물가와 싸우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금리가 올라가면서 자영업자의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금리인하로 성장률만 올리는 것과 장기적인 금융안정 가운데 어디에 방점을 두는 것이 좋은지는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하 시기가 적절했냐는 판단은 1년 정도 시간을 두고 평가해달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베이비컷(0.25%p 인하) 결정 배경에 대해서는 "0.5%p를 낮추면 부동산 수요층에서 부동산 살 시기가 됐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한번 상승하면 다시 내리기 힘든 부동산 가격의 특성상 기대심리를 조절해야 했다"고 전했다.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등 피벗의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부정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특히 올해 상반기까지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안정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나 가계부채가 올라가는 시점을 예측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후적으로 올바른 지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0-14 18:26:09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9월 30일 기획재정부 세종청사를 찾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구조개혁과 인구 문제들을 놓고 대화를 나누었다. 한은 총재가 기재부 청사를 찾은 것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이 총재는 "거시경제의 양축으로서 정보 교류와 정책 공조가 필요한 시대적 변화 요구에 대한 적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추구하지만, 그밖의 일반적인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와 정책 조율과 제언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최근 상위권 대학 지역비례 선발제를 제안하는 발언으로 논쟁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교육 문제에 대한 한은 총재의 언급은 크게 보면 국가 전체의 구조개혁과도 연관성이 있다. 이날 대화 주제가 '한국경제 고르디우스의 매듭 풀기:지속가능 경제를 위한 구조개혁'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겠다. 최 부총리는 한은의 제안과 관련, "과거 한은 조사국이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듯이 한은의 우수인재들이 우리 사회문제의 해법을 같이 고민하는 것은 한은 입장에서 당연한 책무"라고 했다. 한은이 정책 분석과 개발에 대해 정부에 제안하거나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는 역할도 한은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 총재가 교육 문제 등과 관련해 혁신적인 제안을 한 것은 답보 상태에 놓인 한국의 구조개혁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비단 교육만이 아니라 정부가 이끌어가야 할 구조개혁은 노동, 저출산, 연금, 의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그러나 기득권과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로 개혁이 지지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의료개혁이야 말할 것도 없고 노동개혁과 연금개혁도 이해관계에 따른 반발로 현 정부 들어서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혁신, 사회 이동성, 인구 문제를 세부 주제로 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어느 정부에서나 초기에는 거창한 개혁을 논하다가도 막상 강한 반발에 부딪히다 보면 동력을 잃어버리고 개혁 작업을 용두사미로 끝내고 말았다. 윤석열 정부 또한 그런 조짐이 보인다. 여기에는 입법권을 좌지우지하는 거대 야당의 책임도 크다. 정부의 개혁 추진에 협력하기는커녕 정치적 공세를 퍼부으며 결과적으로 훼방만 놓고 있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구조개혁은 작은 성과도 보지 못한 채 변죽만 울리다 끝나고 말 것이다. 현 정부의 임기는 아직 절반이 넘게 남아 있다. 개혁을 여기에서 멈출 수는 없다. 대통령과 기획재정부, 한은이 중심이 되어 바람직한 개혁의 방향을 잡고 중단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 비록 반발을 사 인기가 더 떨어진다 해도 연금개혁을 중도에 포기하는 등 대중영합주의에 빠졌던 전 정부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이처럼 구조개혁은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기재부와 한은 총수가 정례적으로 만나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매우 유익하고 의미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대화가 대화로 끝나고 현실 정책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은 문제다. 그런 대화는 필요도 없다. 한은의 제언도 생뚱맞다고 아예 무시하거나 흘려듣지 말고 누구라도 관심을 갖고 이슈화할 수 있어야 한다. 반발도 문제지만 무관심도 개혁의 발목을 잡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2024-09-30 18:04:36[파이낸셜뉴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재정-통화당국 수장이 9월 30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만나 정책 공조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한국은행 총재가 기획재정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월 한은을 방문한 데 대한 답방으로 성사됐다. 통화정책 독립성을 기반으로 정부와 긴장 관계를 유지해 온 중앙은행 총재가 재정당국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두 수장의 만남은 오는 10월11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만남이라 이목이 더 집중됐지만 모두 금리 인하에 대한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한국경제 고르디우스의 매듭 풀기:지속가능경제를 위한 구조개혁'을 주제로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최 부총리는 "기재부를 방문하는 첫번째 한은 총재"라면서 "그동안 한은과 기재부의 관계가 다소 긴장관계였다면 이제는 긴밀한 협력 파트너로서 명실상부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총재도 "독립성이 강한 외국 중앙은행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현 경제 상황은 거시경제 양축으로 정보교류와 정책 공조가 굉장히 필요한 시기"라며 "앞으로 두 기관의 젊은 세대들이 협력을 지속하는 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또 "통화정책의 의무가 물가 안정이다.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보다 일찍 2% 물가 상승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건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재정 정책을 안정적으로 건전하게 유지한 기재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날 양 수장의 만남은 오는 10월 11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만큼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이들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최 부총리는 "(한은의) 고유 영역"이라고 말했고, 이 총재도 "오늘은 코멘트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안정세를 찾은 데다 가계대출 증가율과 주택가격 상승률이 줄면서 10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은은 2단계 스트레스 DSR조치가 이달 시행되는 등 정책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가 집값, 가계 부채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금통위가 (10월) 11일에 있다"며 "현재 일어나는 정부 정책이 주는 효과는 금통위원들과 상의해 금통위 때 말하는게 적절하다"며 역시 즉답을 피했다. 이 총재는 저출산 문제 등 구조개혁을 해결하기 위한 기재부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이머징 마켓 시절에는 어떻게 하면 정부가 중심으로 공급을 늘릴 수 있는지가 기본 구조였다면 지금은 민간 구조로 수요가 움직이는 데 정부가 도와주는 프레임으로 바뀌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 문제는 교육·복지가 다 연결돼 있는데, 부처가 관할하는 사안을 조율할 수 있는 부처는 기재부다. 기재부가 해야 하는 건 정책 조율이고 리드"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 "현 상황과 맞지 않은 제도를 개선하는 등 민간이 뛰는 데 방해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최근 한은이 낸 '상위권 대학 지역비례 선발제' 보고서에 대해 "세계 어디를 가든 모든 대학이 여러 지역 사람을 뽑는 다양성이 있는데, 우리(한국)는 성적순으로 뽑는 게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해 거기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남에 사는 것이 잘못됐다는 내용으로 오해하면 안된다. 성적순으로만 뽑는 게 가장 공정한 것은 아니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입시 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수도권 인구 집중과 서울 집값 상승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서울에서 일류대학에 들어가는 비중이 높으니까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차원에서 하나의 제안을 드렸는데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이걸로 해결되지 않으니 더 크게 보자 그런 각도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09-30 14:56:49[파이낸셜뉴스] "세계 어디를 가든 모든 대학이 여러지역 사람을 뽑는 다양성이 있는데, 우리(한국)는 성적순으로 뽑는 게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해, 거기에 빠져있다." 이청용 한은총재가 30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한은의 보고서 '상위권 대학 지역비례 선발제'와 관련한 입장을 추가로 밝혔다. 한은은 입시 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수도권 인구 집중과 서울 집값 상승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한 바 있다. '위헌', '강남 역차별' 등의 반박이 나온 데 대해 이 총재는 "한은 보고서를 강남에 사는 것이 잘못됐다는 내용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 강남에 모여 살게 됐고, 서울에서 일류대학을 들어가는 비중이 높으니 이 문제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제안이었다"며 "이미 각 대학이 20% 정도 지역 (균형) 선발을 하고 있다. 이걸로 해결되지 않으니 더 크게 보자 그런 각도의 내용"이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저희는 기본적으로 강남 사시는 부모님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라며 "아이들 교육을 위해 여성이 경력(커리어)를 희생하고, 여섯살 때부터 학원을 보내는 게 과연 행복한 건지 생각해 보자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대학에 가는 등 부모 요구를 달성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한테는 평생 짐을 지운 것으로, 그런 사회가 계속되는 게 바람직한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한은의 교육 등 구조 개혁과 관련한 의견 제시에 대해 "우리(한국 사회)가 여러 과제를 갖고 있는데, 사회에서 공론화하고 논의될 수 있도록 한은이 문제를 제기해줘서 감사하다"며 힘을 보탰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09-30 13:50:0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의 삐뚤어진 교육열과 서울 강남지역 편중 현실에 대해 또 한번 쓴소리를 했다. 이 총재는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서울의 부자들은 6세 아이를 대학 입시학원에 보내고 여성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일을 그만둔다"고 말했다. 이런 치열한 경쟁이 집값과 가계빚을 끌어올려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교육 시스템에 찬사를 보내는 세계 지도자들은 실상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상위권 대학에서 서울 강남지역 고교 졸업생들의 비중이 지나치다"며 부유한 지역 출신 학생들에 대한 '대입 상한선'을 두자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했다. 전국 의대 정시모집에서 강남 3구 출신 신입생 비율이 20%를 넘는다. 소득 상위 20% 가구 자녀의 상위권 대학 진학률이 소득 하위 20%의 5배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근거로 지난달 한은이 서울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했다. 특정지역 역차별 논란도 일었으나, 논의할 만한 진일보한 정책이라 평가받았다. 한발 더 나아간 이번 발언은 더 직설적이다. 이 총재가 본업인 통화정책이 아닌 사회현상을 비판하는 발언이 처음은 아니다. 그간 상식, 관례로 여겨진 금기를 깨는, 정부 고위공직자와 정치권을 비판하는 여러 차례 파격적 발언으로 우리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 어떤 정치인이나 명망 있는 지도자들도 '부유한 지역의 대입 상한을 두자'는 식의 말은 꺼내지 못했다. 논란이 따를 것은 자명하며 건설적 논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입시 과열과 왜곡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 8학군과 대치동 학원가를 중심으로 인근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고소득 부유층은 한둘 정도의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돈을 쏟아붓고 있다. 한달 수백만원짜리 영어유치원, 초등학생 의대 입시반은 놀라운 일도 아니다. 성장기 인성보다 시험점수를 더 중시하는 삐뚤어진 우리 사회의 민낯에 씁쓸하다. 경쟁에 치인 많은 청소년들이 목숨을 끊는 어두운 이면도 있다. 우리나라 중학생 1만명 중 465명이 자살 시도를 했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조사는 충격적이다. 입시 과열이 이유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어렵게 대학에 들어가 졸업해도 대기업 일자리가 없어 '그냥 쉬는' 청년이 100만명에 육박한다. 학벌을 중시하는 풍조와 입시 과열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는 이 총재의 말은 조금도 틀림이 없다. 이창용이 쏘아 올린 입시 개혁 논의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일 수 있다. 기득권의 저항은 불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일회성 발언으로 무시해선 안 된다. 입시 과열이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사회계층의 사다리를 끊어놓는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개혁에 나서야 한다. 청년들은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에 절망하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다. 국가는 역동성을 잃어간다. 아픈 곳을 숨기지 않고 끄집어내 활발한 논의가 있어야 바꿀 수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는 뭐 하러 있나.
2024-09-25 18:31:07[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 상위권 대학에서 서울 강남 지역 고교 졸업생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며 "다른 지역 지원자들의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24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강남을 중심으로 한 교육열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대출이 늘어나는 동시에 불평등이 심해지고 지방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교육 시스템에 찬사를 보내는 세계 지도자들은 그 실상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자녀 교육 위해 일 그만두고 6살 아이 입시학원 보내" 이 총재는 "서울의 부자들은 6살 아이를 대학 입시학원 보낸다"며 "여성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일을 그만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치열한 경쟁은 경제를 해치고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며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도록 하는 등 '과감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은은 수도권, 특히 강남 집중에 따른 집값 왜곡에 대한 대책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한 바 있다. 각 대학이 신입생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되 선발 기준과 전형 방법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식이다. "저출생 등 인구 통계학적 상황에 밤잠 설쳐…한국 성장 모델도 고갈" 아울러 이 총재는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해 "우리는 가계부채의 모멘텀(동인·동력)이 바뀌고 있으며, 그 증가 추세가 반전될 수 있고, 반전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무엇보다 (저출생 등) 인구 통계학적인 상황에 밤잠을 설치게 된다"며 외국인 근로자 유입을 해결책 중 하나로 언급했다. 이 총재는 또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성장 모델이 고갈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제 우리가 타던 말이 지쳐서 새로운 말로 갈아타야 한다 느끼는데, 사람들은 '이 말이 그렇게 빠르고 잘 달렸는데 왜 바꿔야 하나'라고 말한다"고 비유했다. 이밖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마무리됐는지와 관련, "정책 입안자들이 아직 의견 일치에 이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9-25 06:33:56한국은행이 통화정책·시장 담당 부총재보에 박종우 금융시장국장(사진)을 임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상형 부총재보의 후임으로 임기는 28일부터 2027년 5월 27일까지다. 한은은 "통화신용정책 및 시장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경험과 지식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하에서 총재를 충실히 보좌하면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는 데 크게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5-27 18:45:11[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시장 담당 부총재보에 박종우 금융시장국장을 임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상형 부총재보의 후임으로 임기는 이달 28일부터 오는 2027년 5월 27일까지다. 한은은 "통화신용정책 및 시장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경험과 지식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하에서 총재를 충실히 보좌하면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는 데 크게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5-27 16:43:5629일 한은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가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개최되는 '제24차 한일중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제27차 아세안(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제57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아울러 조지아 중앙은행이 개최하는 세미나에도 패널 토론자로 참석해 '핀테크 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토론할 예정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4-29 14:31:32[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 차기 금융통화위원으로 김종화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원장(전 한국은행 부총재보), 이수형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추천됐다. 20일 한국은행은 기획재정부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각각 임기가 만료되는 금통위원 후임의원으로 이 교수와 김 원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4월 20일자로 임기가 만료되는 조윤제·서영경 위원의 후임이다. 김 원장은 1959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한은에 입행해 국제국장, 부총재보 등을 역임했다. 이 교수는 1975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42회 차석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스탠퍼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메릴랜드주립대 교수, 서강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교수 자리에 앉았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자문위원, 세계은행(WB)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4-19 09:5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