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가 건강 악화로 11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경기 광주 나눔의 집은 이날 오후 8시 5분께 성남의 한 요양병원에서 이 할머니가 별세하셨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건강 문제로 지난해 3월부터 나눔의 집을 떠나 이 요양병원에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28년생으로 부산 출신인 이 할머니는 14살 때 중국 옌지(延吉)로 끌려가 3년간 일본군 위안부로 고초를 겪었고 해방 후에도 중국에 머물다가 2000년 6월 58년 만에 귀국해 이듬해 어렵게 국적을 회복했다. 2002년 미국 브라운대 강연을 시작으로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몸이 쇠약해지기 전까지 20년 가까이 일본, 호주 등지를 거의 매년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참상을 세계인들에게 알렸다. 또한 2016년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한 많은 인생을 다룬 영화 '귀향' 제작진과 함께 미국을 찾아 증언 및 상영회를 갖고 피해 참상을 알리기도 했다. 할머니의 빈소는 용인 쉴락원 1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 오전이다. 고인의 뜻에 따라 유해는 인천 바다에 뿌리기로 했다. 한편 이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6명으로 줄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5-12 10:55:47[파이낸셜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가 건강 악화로 별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광복 80주년인 올해 위안부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12일 SNS를 통해 “20년 넘게 전 세계에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알려온 이옥선 할머님께서 세상을 떠났다. 지난 2월 고(故) 길원옥 할머님을 보내드린 지 불과 석 달도 안 됐는데 또 한 분을 떠나보내게 됐다.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옥선 할머니가 불과 15세에 위안부로 끌려가 2000년이 돼서야 귀국할 수 있었던 것을 언급하며 “그로부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인권운동에 적극 투신한 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몸부림이었을 것”이라며 “240명 피해자 중 234명이 세상을 떠나 생존자가 6명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간의 절박함을 일깨운다”고 짚었다. 그는 그러면서 “올해는 8·15 광복 80주년, 한일협정(국교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피해자 할머님들의 명예회복과 역사적 진실규명이라는 핵심가치를 온전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 할머님들의 못 다 이룬 소망을 잊지 않고 역사적 사실 규명과 명예회복 그리고 피해자 지원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도 이옥선 할머니 별세에 대해 별도 입장을 냈다. 선대위 여성본부는 성명서를 내고 “이옥선 할머니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수요시위에 참여하고 세계를 다니며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했다. 다른 피해 생존자들과 함께 여성운동가이자 인권운동가로 전 세계 전시 성폭력 근절을 위해 활동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시민들이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본 정부는 세계 곳곳에 세워지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외교력을 동원해 방해하는 등 여전히 역사를 왜곡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전 세계 전시 성폭력 근절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이 생존해 계실 때 이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보실 수 있도록 열심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5-05-12 10:09:17[파이낸셜뉴스] 난다 작가의 웹툰 '도토리 문화센터'는 '취미는 질색'을 외치는 냉철한 대기업 부장과 평균 연령 70대의 활기찬 문화센터 회원 할머니들이 만나 펼치는 유쾌하고 따뜻한 성장 이야기다. 전혀 다른 두 세계가 충돌했지만 그 속에서 피어나는 예상치 못한 교감이 깊은 공감과 웃음을 준다. '도토리 문화센터'는 유니버스 그룹의 고두리 부장에게 내려진 특별한 임무로 시작한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그에게 회사는 그룹 소유의 낡고 수익성 없어 보이는 '도토리 문화센터'를 정리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고 부장에게 문화센터는 그저 구시대의 유물, 불필요한 공간일 뿐이다. 그러니까 그의 목표는 단 하나, 문화센터를 없애는 것이다. 그러나 고두리 부장이 마주한 '도토리 문화센터'는 그의 예상과 전혀 다른 곳이었다. 월요일이면 묵향 그윽한 사군자 수업이 열리고, 토요일이면 할머니 회원들의 파워풀한 '펑키타운' 댄스 음악이 울려 퍼지는 곳. 이곳은 단순한 취미 공간을 넘어, 중년과 노년 회원들에게는 배움의 기쁨과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는 삶의 활력소이자 중요한 공동체였다. 누구나 예상하듯, 고 부장의 '파괴 계획'은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문화센터를 제집처럼 아끼는, 어딘가 살짝 엉뚱하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인 할머니 회원들이 그의 앞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문화센터를 지키려 하고, 이 과정에서 고 부장은 난생처음 겪는 상황들에 당황하며 그들의 페이스에 휘말리기 시작한다. '도토리 문화센터'의 핵심 재미는 바로 이같은 '엉킴'에서 온다. 철저히 이성적이고 개인주의적이던 고두리 부장이 할머니들과 부딪히고,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함께 웃으며 점차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변화하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할머니들 역시 고 부장이라는 예기치 않은 외부인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고, 함께 힘을 모으며 더욱 단단해진다. '도토리 문화센터'는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세대 간의 이해와 소통, 공동체의 가치, 그리고 잊고 지냈던 삶의 작은 기쁨들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어쿠스틱 라이프'로 난다 작가 특유의 재치 있는 대사와 귀여운 그림체,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은 이러한 주제를 더욱 매력적으로 풀어낸다. 생활툰 '어쿠스틱 라이프'로 자신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아내며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난다 작가 특유의 재기발랄한 스토리텔링과 귀여운 작화가 어우러진 인기작이다. 현재 국내 누적 조회수 약 1150만회, 카카오웹툰 내 댓글만 1만6000개가 넘는다. 오는 6월에는 ‘도토리 문화센터’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도 EBS에서 방영된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5-05-09 15:50:09[파이낸셜뉴스] 한국을 방문한 한 외국인이 떡볶이 값을 담배로 대신 지불한 사연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미국 반도체 전문 분석업체 '세미어낼리시스(SemiAnalysis)'의 창립자 딜런 파텔(Dylan Patel)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사연을 공개했다. 한국을 방문한 파텔은 떡볶이를 먹기 위해 한 분식점을 찾았다고 한다. 파텔은 "한국에서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하는 떡볶이 가게를 발견해 카드를 받는지 물어봤지만 고개를 저으며 한국어로 잠시 이야기를 하더니 따라오라고 손짓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할머니를 따라 편의점에 갔고, 할머니가 담배를 가리켰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상황을 파악한 파텔은 할머니가 가리킨 담뱃값을 대신 지불했다고 한다. 파텔은 "(음식값) 대신 산 담배 가격은 3500원, 2.46달러였다"고 전했다. 이후 가게로 돌아온 파텔은 따뜻한 떡볶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내용과 함께 분식점 내부가 담긴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할머니가 떡볶이를 조리하는 모습과 함께 가게 냉장고에 붙은 메뉴판이 담겼다. 메뉴판에는 떡볶이·순대·김밥 3500원, 튀김 1인분 2000원, 어묵 1인분 1000원이라고 적혀 있다. 이와 함께 파텔이 떡볶이와 국물을 받고 식사하는 모습도 담겼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추억이 되겠다", "진정한 거래의 기술이다", "여행 중 이런 물물교환 참 좋다", "그냥 거절하신 것도 아니고 저렇게 하신 게 너무 센스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올해 기준 국산 담배 가격은 4000~5000원으로 파텔의 일화가 과거 경험이거나 담배 가격을 착각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5-02 20:28:46[파이낸셜뉴스] 전남 보성의 한 농촌 주택에서 불이 나면서 거동이 불편한 90대 여성이 고립됐다가 경찰에 구조된 사실이 알려졌다. 18일 보성경찰서에 따르면 화재는 지난 16일 오후 1시 51분쯤 전남 보성군 한 주택에서 발생했다. 소방 공동 대응 요청에 따라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한 보성경찰서 읍내파출소 소속 박유민(45) 경위는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빠져 나오지 못했다. 도와달라”는 가족들의 통곡 소리를 들었다.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하늘로 솟구치는 상황에서 잠시도 지체할 수 없었던 박 경위는 차분하게 점퍼에 물을 뿌리고 얼굴을 감싼 뒤 불길 속으로 들어갔다. 방 한편에서 다리 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95)를 발견했고 박 경위는 할머니를 부둥켜안은 채 5분 만에 집 밖으로 빠져나왔다. 안전하게 구조된 할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의 가족들은 위험한 상황에도 불길 속으로 뛰어든 박 경위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박 경위는 “남은 경찰 생활이 아직도 20년 정도 남았는데 여기에서 포기하면 제가 다른 일을 열심히 할 자신이 없어서 들어간 것 같다”며 “경찰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다.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보성군은 군민의 생명을 지켜낸 경찰관에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전남경찰청도 표창 수여를 검토 중이다. 한편 이날 화재는 2시간여 만에 진화됐고 주택 등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242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4-18 17:15:03[파이낸셜뉴스] 외식기업 원앤원이 운영하는 원할머니 보쌈족발은 50주년을 맞아 전속모델 가수 이찬원과 함께한 새로운 브랜드 필름을 공개했다고 18일 밝혔다. 올해로 브랜드 50주년을 맞은 원할머니 보쌈족발은 지난해 선보인 ‘보쌈의 정수’에 이어 두 번째 프로젝트로 선보이는 새로운 브랜드 필름을 통해 브랜드의 정통성과 가치에 중점을 두고 한 층 더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전속모델 이찬원과 함께한 ‘Peau, Ça me No.1’(뽀 싸므 넘버원) 캠페인은 전통의 클래식함과 현대적 세련미를 동시에 어필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새롭게 공개된 브랜드 필름은 ‘보쌈의 원조’라는 콘셉트로 1975년 서울시 중구 청계8가에서 시작된 원할머니 보쌈족발의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스토리를 ‘88서울올림픽’, ‘1997년 IMF’, ‘2002 한일월드컵’ 등 잊을 수 없는 역사적 순간들과 함께 담아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원할머니 보쌈족발 50년의 시간들을 순차적으로 조명하는 한편 최첨단 AI기술을 활용해 과거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광고 음악으로 7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 남진의 ‘님과 함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리메이크곡을 사용해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MZ세대에게는 레트로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이찬원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통해 원곡을 개사한 ‘사계절 먹고 싶은 보쌈, 사랑하는 가족들과 한 백 년 먹고 싶어’라는 재치 있고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원할머니 보쌈족발 관계자는 “원할머니 보쌈족발이 대한민국과 함께 걸어온 50년의 여정을 담은 광고 영상으로 브랜드의 정통성과 자부심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5-04-18 11:15:55[파이낸셜뉴스] 전남 곡성군이 어르신들을 위해 추진한 '어르신 돌봄을 위한 마을 빨래방 프로젝트'와 관련해 80대 할머니의 손 편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모금액을 초과 달성했다. '담양댁' 할머니 손편지 감동에 2억 가까이 모인 기부 15일 곡성군은 3번째 고향사랑 지정기부 사업인 '어르신 돌봄을 위한 마을 빨래방 프로젝트'에 1억8860만원이 모금됐다고 밝혔다. 곡성군은 고령화에 따른 시골 마을 어르신들의 불편을 해소할 사업인 마을 빨래방 프로젝트를 기획해 지난해 7월부터 지정 기부 모금을 시작했다. 사업에 동참한 이들의 공감을 유도하기 위해 곡성군은 지역에 사는 할머니의 인생과 진심이 담긴 손 편지를 기부자들에게 보냈다. 곡성군 입면 흑석마을에 사는 80대 어르신 '담양댁'은 꾹꾹 눌러쓴 손 편지를 통해 기부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담양댁 할머니'는 편지를 통해 "시상이 좋아져서 세탁기가 있지만 나도 인자 나이가 80세가 넘어강께 무릎이랑 허리가 아파서 집에서는 빨래를 아예 못허요. 일 년에 한 번만 빨래 차가 마을을 찾아와 (두꺼운 이불은) 장롱에 넣어 놓고 나는 얇은 이불을 놓고 내내 살고 있소"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마을에 이불 빨래하는 곳이 생겨 자식들 명절에 올 때도 맘 놓고 이불 꺼내놓고 쓰라 한다"며 "이불 빨래방 맹그러(만들어) 줘서 참말로 고맙소잉. 여러분님들 덕택에 얼마 안 남았지만, 편히 살다 가겠소"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1억8000만원 모여.."기부만 할 생각이었는데 눈물까지 주시나요" 해당 손 편지는 SNS상에서 화제가 됐고, 도시민 1500여명은 응원 메시지와 함께 고향사랑 기부금을 보내며 모금 목표액 1억8000여만원을 9개월 만에 초과 달성했다. 기부자들은 "기부만 할 생각이었는데 왜 눈물까지 주시나요. 할머니 건강하세요. 그리고 빨래방 열 번, 백번, 천 번 이용하세요", "연말정산으로 받는 혜택보다 할머니 손 편지의 감동 더 크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곡성군은 이번 지정기부금으로 지역 내 고령화율이 높은 지역 2개소에 빨래방을 조성할 계획이며, 세탁기와 배송 차량 등을 구입해 마을 사랑방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조상래 곡성군수는 "지역의 어르신들이 깨끗한 이불을 덮고 편히 주무실 수 있도록 이른 시일 내에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다른 지정 기부사업이 기부자분들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겠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4-16 07:05:32[파이낸셜뉴스] 자신을 드라마 주인공과 비교한다는 이유로 친할머니를 살해한 20대 손주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특수협박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8)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함께 명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2일 오후 10시께 강릉 소재의 집에서 친할머니 B씨(70)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당시 A씨는 B씨와 드라마를 시청하던 중 B씨가 드라마의 주인공과 자신을 비교하며 잔소리한다는 이유로 홧김에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집 주방에서 또 다른 흉기를 챙겨 집 밖으로 도주한 뒤 강릉 소재의 한 가구판매점에서 50대 업주 C씨를 위협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흉기를 든 사람이 어슬렁거린다"는 주민 신고에 경찰은 강릉 일대에서 흉기를 들고 배회하던 A씨를 체포했다. 당시 흉기를 소지한 A씨 옷엔 피가 묻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주인집 할머니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는 세입자의 추가 신고가 들어왔고, 경찰은 A씨가 해당 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추가 조사 후 구속 송치했다. 1심 재판부는 "존속살해죄는 우리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반사회적 범죄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씨 측은 1심과 항소심에서 지난 2013년부터 장기간 정신과 진료를 받다 1년간 투약을 중단한 상태에서 범행에 이르렀다며 심신 미약을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할머니를 살해할만한 특별한 이유나 동기는 없었다"며 "정신질환 치료를 중단한 상태에서 망상, 환각 등 발현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스스로 투약을 중단한 점에 비춰볼 때 심신미약이라고 주장하는 상태를 스스로 발생시킨 측면이 있다"며 "흉기를 휘두른 양태나 부위, 횟수뿐만 아니라 범행을 저지르고 난 뒤 도피 과정에서 보인 행동 등을 살펴볼 때 당시 상태가 심신미약이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에 대한 최초 경찰 조사에서 "외계인이 조종해 할머니를 죽이게 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A씨의 심신 미약 주장은 받아들였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를 흉기로 찌르고 많은 피를 흘리고 있던 피해자에게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도주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등 죄책이 무겁고 죄질이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편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지난해 2∼4월 온라인에서 게임 아이템, 게임 계정 등을 판매한다는 허위 게시글을 올려 5명의 피해자로부터 160여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처벌 전력이 있음에도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같은 수법의 사기 범행을 반복해온 점 등을 종합할 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4-02 21:57:35[파이낸셜뉴스] 미국의 106세 할머니가 비행기를 탈 때면 자신의 나이를 증명하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매번 할머니를 6세 아기로 인식하는 공항 시스템이 문제였다. 폭스뉴스,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27일(현지시간) 텍사스 주에 거주하는 106세 크레토라 비거스태프가 매년 두 차례 텍사스에서 플로리다까지 비행기로 이동하는데, 그때마다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반복적으로 나이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폭스26 휴스턴과의 인터뷰에서 "공항 직원들이 반복적으로 나이를 증명하라고 요구한다"며 "내 신분증에서는 보안기준을 충족하는 '별' 표시도 포함돼 있지만 소용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항 보안 검색 시스템이 100세 이상의 나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녀의 친구인 알라인 티넬 역시 "컴퓨터 시스템을 120세까지 인식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매번 불필요한 검사를 받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미국 교통부와 유나이티드 항공, 델타항공의 최고경영자(CEO)에게 이메일을 보내 공항 시스템을 업데이트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버거스태프는 "노령화 시대에 사람들은 더 오래 살게 됐는데, 여행할 때마다 이런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화가 나기는 하지만, 그런 장애물이 여행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교통안정청(TSA)에 따르면 18세 이상 승객은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유효한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75세 이상 승객은 일부 보안 검색 절차에서 예외가 적용된다. 해당 문제에 대해 항공사와 TSA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3-31 07:05:54[파이낸셜뉴스]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고도 할머니의 손을 빌리거나 예체능 학원에 보내는 '보조 돌봄'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로 부모의 일하는 시간이 때문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6일 공개한 '저출생에 따른 영유아 돌봄 서비스 수급불균형 분석과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전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9월 12∼20일 미취학 자녀가 있는 가구의 부모(주 양육자 1인) 1481명을 대상으로 돌봄 서비스 이용 실태 등을 온라인 설문한 결과를 담고 있다. 응답자 성별은 여성이 964명(65.1%), 남성이 517명이었다. 맞벌이 가구는 1인 휴직 중인 가구(13.0%)를 포함해 66.1%였다. 설문 결과 낮에 가정 양육이나 어린이집과 같은 기관에서 제공하는 '주요 돌봄' 이외에 76.4%는 보조 돌봄을 이용했다. 보조 돌봄의 주체는 부모가 29.7%로 가장 많았다. 연구팀은 기관 서비스를 이용해 낮 시간대 돌봄을 하는 것 외에도 부모의 돌봄을 추가한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부모를 제외하면 조부모 22.8%, 예·체능 학원 이용 8.1% 순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기관서비스를 이용하고 하원과 동시에 예·체능 학원으로 이동하고 부모의 퇴근 시간에 맞춰 귀가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아이돌보미나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보조 돌봄으로 이용하는 비율은 각각 3.5%와 2.2%로 매우 낮았다. 보조 돌봄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근로 시간이 길어 주요 돌봄 서비스 이용만으로는 부족해서'(27.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장시간 근로 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대목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부모의 육아 부담을 완화하고 개인 시간을 확보하고 싶어서'(20.9%), '기관서비스 이용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11.8%)', '예·체능, 영어 등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서'(10.3%)가 뒤를 이었다. 현재 돌봄 형태와 희망 돌봄 형태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20.7%였고 맞벌이 가구의 불일치 비율이 24.1%로 높았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3-26 07: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