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암환자에게 면역항암제가 얼마나 효과적일지를 인공지능(AI)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은 미국의 메이요클리닉,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센터와 공동 연구를 통해 면역항암제 적응 여부를 분석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모델은 암환자의 조직 병리 이미지를 정밀 분석해 해당 환자가 면역항암제 치료에 효과를 보일 가능성을 예측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npj Digit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면역항암제는 체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제거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치료 효과는 암세포가 가진 유전적 특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특히 위암과 대장암에서 면역항암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는 ‘고빈도 마이크로새틀라이트 불안정성(MSI-H)’이라는 유전자 특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MSI-H는 돌연변이가 많은 세포 유형으로 면역세포가 암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기 쉬워 치료 반응이 높다. 문제는 기존 검사 방식으로는 암세포 조직 전체에 퍼져 있지 않고 일부 부위에만 존재하는 MSI-H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이번에 정재호 연세의대 교수팀이 개발한 AI 모델 ‘MSI-SEER’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선다. 암 조직 병리 이미지를 수천 개의 작은 타일 이미지로 분할한 뒤 각 영역별로 MSI-H가 존재할 확률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시각화한다. AI는 판단의 신뢰도까지 제시해 의료진이 예측 결과를 해석하는 데 객관적 근거를 확보할 수 있게 한다. 이번 연구는 AI 모델이 기존 검사 방식으로는 진단되지 않았던 MSI-H 환자를 찾아낸 사례도 보고했다. 연구팀이 임상 활용 가능성을 평가한 시험에서 기존에는 MSI-H 음성으로 판정돼 면역항암제를 사용하지 않았던 위암·대장암 환자들에게서 AI 모델이 MSI-H 존재를 탐지했다. 정재호 연세의대 위장관외과 교수는 “암세포 내 유전적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환자 치료의 방향을 결정짓는다”며 “이번 AI 모델은 임상의가 보다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진단 보조 도구로써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황태현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센터 외과 교수는 “이번 AI 기술은 단순한 자동 분석을 넘어, 의사의 전문성과 인공지능의 연산 능력이 협력하는 진정한 의료 AI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연세의대 연구팀은 앞으로 이 AI 모델을 실제 임상환경에 적용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검증 및 기술 고도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27 09:49:55[파이낸셜뉴스] 지난 19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이뮨온시아가 처방되는 면역항암제 가능성에 연일 투자자 관심을 받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뮨온시아는 'IMC-001(PD-L1 단클론항체)', 'IMC-002(2세대 CD47 단클론항체)'를 바탕으로 단일항체 가치를 입증한 후 'IMC-201', 'IMC-202' 등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사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항PD-L1, 항CD47, 항-LAG-3 단클론항체를 핵심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 항체들을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초기 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주요한 사업 모델 중 하나다. 결국 이뮨온시아는 국내 최초로 면역항암제 'Anti-PD-L1'을 상용화한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나아가 '제2의 렉라자'와 같은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신약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이뮨온시아는 유한양행의 자회사로 상장 전부터 발빠른 사업 확장세를 보였다. PD-L1 단클론항체 IMC-001은 단독요법 2상에서 NK·T세포 림프종을 상대로 객관적 반응률(ORR) 79%, 완전 반응률(CR) 58% 등 효능을 보였다. 이뮨온시아 김흥태 대표는 "2상 임상결과보고서(CSR)를 올해 6월에 완료할 것"이라며 "올해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 2025)'를 통해 2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뮨온시아 측은 "진정한 신약 개발은 출시한 의약품이 진료 현장에서 쓰이고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있어야 한다"라면서 "이런 의미에서 이뮨온시아는 '국내 최초 면역항암제 출시로 암 치료 표준을 바꾼다'를 비전으로 정했다"고 천명했다. 시장에서는 김 대표가 '실제 환자들에게 처방돼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에 주목하고 있다며 처방되는 면역항암제의 상용화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뮨온시아는 이미 IMC-002에 대한 기술이전(LO)에 성공했다. 지난 2021년 중국 기업 3D메디슨은 4억7050만달러(약 65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홍콩을 비롯해 마카오, 대만 등 중국 지역 전용실시권을 확보했다. 이뮨온시아는 해당 계약을 통해 계약금 800만달러를 받았고 중국 지역 내 임상 개발, 허가, 상업화, 판매 등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4억6250만달러를 받을 예정이다. 김 대표는 "단클론항체 IMC-001과 IMC-002에 이어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플랫폼 개발이 차별화 전략"이라며 "2015년 최초로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가 승인받은 후 매년 1개 이상 허가가 이뤄지고 있고 관련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매년 30%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5-21 13:30:32[파이낸셜뉴스] KH필룩스가 2018년 바이오사업 진출을 위해 투자한 리미나투스 파마(Liminatus Pharma, LLC)가 지난 1일(한국시간)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7년만의 바이오 투자 상장 마침표를 찍게 됐다. 그간 코로나19 펜더믹 등 여러 가지 글로벌 상황으로 인해 상장이 다소 늦어졌으나 KH그룹의 ‘투자 선구안’이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월 3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새로운 면역 조절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전임상 단계 바이오 제약 회사인 리미나투스 파마와 특수 목적 인수 회사 Iris Acquisition Corp(아이리스)이 기업 결합을 완료하고 나스닥 주식시장 LLC에서 각각 새로운 심볼 "LIMN"과 "LIMNW"로 거래를 시작했다. 21일 KH필룩스에 따르면 리미나투스 파마는 면역 조절 기반의 차세대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바이오회사로 고형암 CAR-T 치료제를 비롯해 다섯 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CD47 억제제인 IBA101은 적혈구와 혈소판에 결합하지 않도록 설계돼 기존 치료제의 주된 부작용인 빈혈 문제를 개선하는 등 주목할 만한 기술력을 내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리미나투스의 몸값이 수직 상승하며 또다시 KH그룹에 ‘잭팟’을 터트릴 지 주목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투자한 바이오 기업이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사례가 단 한건에 불과 한 것으로 안다"며 "KH그룹이 리미나투스의 기술력과 상장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한 이번 결과는 투자업계에서도 박수를 보낼만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KH필룩스는 지난 2019년 바이오사업 투자와 관련해 수사를 받은 후 무혐의를 받았으나 검찰로부터 다시 수사를 받았다. 5년이 지난 사건을 재수사하고 기소한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검찰 금조부장 출신 A변호사는 “이번 상장으로 검찰에 기소돼 수사 중인 KH필룩스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다시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KH그룹 배상윤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 패스트트랙으로 무혐의 사건을 다시 기소한 검찰의 주장은 ‘KH필룩스가 실제로 바이오사업에 진출할 의향이 없으면서 허위 외관을 형성해 부정거래를 했다’는 요지였다. 그러나 이번 나스닥 상장으로 인해 KH필룩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KH그룹을 타깃으로 한 검찰의 수사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거세다. KH필룩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수년간의 수사로 무혐의 받았던 사건까지 다시 수면 위에 올려 무리하게 수사하는 과정에서 실체 없이 오로지 의혹만으로 다섯 개 상장사가 줄줄이 상장폐지 당했다”며 “너무 긴 시간 고통받아온 주주들과 그 가족들이 하루 빨리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치수사를 멈추고 속히 KH필룩스의 주권 거래를 재개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많은 주주들이 리미나투스 파마의 성장 가능성과 가치를 보고 KH필룩스에 투자했고 그렇기 때문에 리미나투스 파마의 상장은 주주들이 오랜기간 염원한 기다림의 대가이자 성과”라며 “회사는 이번 성과와 주권 정지기간 동안 해온 노력을 통해 현재 당면한 과제인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과 그룹사 전체의 거래 재개를 위해 더욱더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KH필룩스 관계자는 이번 성과의 공을 그룹 오너인 배상윤 회장에게 돌렸다. 그는 “코로나19 펜더믹으로 인해 전 세계 투자시장이 불안정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배상윤 회장님은 바이오업계의 ‘옥석’ 리미나투스의 핵심 가치를 발굴하고 철저한 분석과 뚝심으로 나아갔다”며 “그 가치에 투자한 결과를 마침내 입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믿고 기다려준 주주와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리미나투스의 임상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회사의 가치 상승에 매진할 계획” 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투자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 주변에서 리미나투스 지분 헐값에 팔라고 제안이 많이 들어왔지만 배 회장님께서 상장을 확신하고 회사에 더 큰 이익 오게 하려고 장기적 안목으로 버텼다"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5-05-21 10:39:24[파이낸셜뉴스]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MSD와 면역항암 치료제 병용요법 임상시험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자사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랩스 IL-2 아날로그(HM16390)’와 MSD의 항 PD-1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 병용요법에 대한 글로벌 임상 1상을 주도하며 MSD는 임상에 사용될 키트루다를 공급한다. HM16390은 인터루킨-2(IL-2)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T세포 활성화와 종양침윤림프구(TIL) 증가를 통해 '차가운 종양(cold tumor)'을 '뜨거운 종양(hot tumor)'으로 전환해 항암 효과를 높이는 전략으로 개발됐다. 특히 기존 IL-2 기반 치료제의 부작용을 극복하고 약물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한미약품은 자사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HM16390을 주 1회 피하 투여하는 지속형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협력은 한미약품과 MSD 간 세 번째 협약으로, 한미약품은 이미 면역항암제 ‘BH3120’ 및 ‘티부메시르논’ 관련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MGH 박종철 교수는 “이번 병용요법이 고형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19 15:12:28[파이낸셜뉴스] 크레오에스지의 주가가 강세다. 100억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알테오젠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면역항암제 개발을 본격화 할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후 1시 28분 현재 크레오에스지는 전일 대비 19원(+3.62%) 상승한 544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크레오에스지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보통주 2000만주가 발행되며 신주발행가액은 500원이다. 기준주가는 507원으로 한인율은 1.21%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7월 15일이며 3자배정 대상자는 마크윌리엄스조합이다. 크레오에스지 이사회는 투자자 주금 납입 능력 등을 고려해 마크윌리엄스조합으로 선정했으며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는 상장일로부터 1년간 전량 의무보유하기로 했다. 사 측은 100억원 가운데 올해 55억 8500만원을 사용하고 내년에 40억 6900만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크레오에스지 측은 “유상증자 자금은 면역항암제 개발과 자체 범용 백신 개발 플랫폼 ‘SUV-MAP’을 활용한 백신 개발 등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SUV-MAP은 ‘약독화한 재조합 수포성 구내염 바이러스(rVSV)’ 기술을 바탕으로 종양을 용해시키고, 특정 암세포만을 공격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인체 온도에서 바이러스 증식을 제한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을 뿐 아니라 T세포를 자극해 강력한 세포성 면역반응 유도가 가능해 암치료백신으로 작용한다. 크레오에스지는 SUV-MAP을 기반으로 에이즈를 비롯해 △코로나19 △메르스 △지카 △크리미안콩고출혈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신증후군출혈열(HFRS) 등 다양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특히 작년 11월 크레오에스지는 알테오젠과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면역항암제의 제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협약은 크레오에스지의 SUV-MAP과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ALT-B4)을 활용해 면역항암제에 최적화된 제형을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사측은 “알테오젠과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나가 유방암, 대장암, 췌장암, 피부암 등 다양한 암종에 대한 면역항암제를 개발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5-05-15 13:31:23[파이낸셜뉴스] 셀트리온이 스페인에서도 직판 전환을 하면서 유럽 주요국 모두에서 현지 법인 주도의 영업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고 14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기존 스페인 유통 파트너사인 컨파마와 협의를 진행한 결과 이번달부터 현지 법인 주도의 직판 체제로 전환 완료했다. 이를 통해 셀트리온 스페인 법인은 현지에서 판매 중인 제품들 가운데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및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 등 항암제 3종을 먼저 직판하게 됐다. 셀트리온 스페인 법인은 이미 카탈루냐주에서 개최된 CSC 컨소시엄 입찰에 참여해 항암제 2종을 공급하는데 성공하며 직판의 개시를 알렸다. CSC는 스페인 대형 입찰 기관 중 하나로 카탈루냐주에 위치한 25개 공립병원의 의약품 공급을 관할한다.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셀트리온 스페인 법인은 CSC에 이달부터 2029년까지 약 4년간 트룩시마와 허쥬마를 공급하게 됐다. 스페인 항암제 시장은 각 주별로 주정부 입찰 혹은 별도의 리테일(영업) 방식 모두 존재하는 혼합형 시장이다. 셀트리온 스페인 법인은 지난 2018년부터 파트너사와 쌓아온 경험 및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현지 시장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며 직판 전환을 준비해 왔다. 또한 직판 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관, 의료진 등 처방 영향력이 큰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우호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자체 유통망을 강화하고 현지 전문인력 확충 등도 추진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스페인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트룩시마와 허쥬마가 지난해 3·4분기 기준(IQVIA) 각각 23%, 22%의 점유율로 처방 선두권을 기록했다. 이번 CSC 입찰 성과가 더해질 경우 스페인 항암제 시장 내 셀트리온 제품 영향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스페인뿐 아니라 인접 국가인 포르투갈에서도 직판에 돌입했다. 지난해 2월 포르투갈 법인을 설립한 셀트리온은 같은 해 12월 스테키마(성분명 우스테키누맙) 출시로 직판을 본격 개시했다. 유통 파트너사와 협의를 거쳐 지난달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및 항암제 등 셀트리온이 보유한 전체 포트폴리오로 직판 제품을 확대했다. 포르투갈은 유럽 내 대표적인 입찰 시장 중 하나로 병원 입찰, 혹은 국가 입찰 방식으로 의약품 공급이 이뤄진다. 이미 스테키마의 경우 출시 첫 해부터 포르투갈 의약품 시장에서 약 60% 규모를 차지하는 국가입찰 수주에 성공하며 올 한 해 동안 제품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셀트리온 강석훈 스페인 및 포르투갈 법인장은 “지난 2020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최초로 유럽에서 의약품 직판을 도입한 셀트리온은 유럽 주요 5개국 중 마지막으로 스페인에서도 성공적으로 직판 전환을 이뤄내며 자체 영업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14 09:26:29[파이낸셜뉴스] 한미약품의 차세대 메신저 리보핵산(mRNA) 플랫폼 기반 면역항암 신약 전략이 글로벌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미약품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7개 신약 후보에 대한 11건의 연구 결과를 공개해 3년 연속 국내 제약사 중 최다 성과 발표 기록을 이어갔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스팅(STING) mRNA 항암 신약'이다. 이 신약은 암세포와 면역세포에서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며, 기존 STING 작용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면역계 리부트’ 전략을 제시했다. 대장암 동물모델에서 단독 투여만으로도 종양 억제 효과를 입증했다. 또 p53 mRNA 항암 신약도 주목받았다. 폐암과 난소암 모델에서 암세포의 자멸을 유도하며, 화학요법과의 병용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나타냈다. 한미는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한 BH3120의 비임상 연구도 공개했다. 간독성 평가 및 암조직 내 유전자 분석을 통해 현재 글로벌 임상과 병렬 진행 중인 개발 전략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EZH1·2 이중저해제 △HER2 선택적 저해제 △MAT2A 저해제 △SOS1 저해제 등 표적항암 신약 연구도 함께 소개되며 다양한 암종에 대한 차세대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AACR을 시작으로 ESE(5월), ADA(6월)에서도 희귀질환과 대사질환 분야의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며 글로벌 연구개발(R&D) 경쟁력을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13 10:55:31【파이낸셜뉴스 화순=황태종 기자】화순전남대병원은 호남지역 최초로 최첨단 자동 항암주사 조제 로봇 '키오 온콜로지(KIRO Oncology)'를 도입해 정밀하고 안전한 항암치료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12일 밝혔다. 화순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된 항암주사 조제 로봇은 미국과 스페인 등 전 세계 34개 의료기관에서 사용 중인 정밀 자동 조제 시스템이다. 두 개의 로봇팔이 최소 0.25㎖의 극소량까지 정밀 조제가 가능하며, 특히 소아암 등 정밀 맞춤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최적화돼 있다. 또 항암제 조제에 사용하는 수액제의 제형이나 제조업체에 구애받지 않고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허 기술인 'Universal Vial Adaptor'을 통해 다양한 규격의 약병(바이알)에 자동으로 맞춰져 신약 대응력에도 탁월하다. 이는 병원의 임상 연구역량 강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미 약제부장은 "이번 항암주사 조제 로봇 도입으로 항암제 조제의 정밀도와 일관성을 더욱 높여 환자 안전에 기여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조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화순전남대병원 약제부는 이번에 도입한 항암주사 조제 로봇을 비롯해 마약류 전자동 약품분배캐비넷 시스템(Automated Dispensing Cabinets, ADC)과 자동 검수기능(Automatic Re-dispensing, ARD)이 탑재된 정제 전자동 분포기 등 다양한 조제 자동화 시스템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민정준 화순전남대병원장은 "첨단 자동화 조제 기술을 통해 환자 중심의 약제 서비스 품질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번 항암주사 조제 로봇 도입을 계기로 정밀 의료 시대를 선도하는 세계적 암병원으로 한 걸음 더 도약하겠다"라고 강조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5-12 10:53:19[파이낸셜뉴스]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암세포 생존에 관여하는 단백질 복합체의 구조를 규명하고 이를 억제하는 펩타이드를 개발, 특허를 등록했다. 이 펩타이드는 정상 세포에는 독성이 없는 대신 페암·대장암·췌장암 등에서는 다양한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나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물질인 아미노산이 2개 이상 연결된 분자로, 생물체 내에서 호르몬, 효소, 신호전달 물질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는 9일 분자생물학과 장세복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 생존을 촉진하는 HMGB1(High Mobility Group Box 1)-RAGE(Receptor for 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 단백질 복합체의 결합 구조를 극저온 전자현미경 기법으로 세계 최초로 원자 수준에서 해석하고, 이 구조를 기반으로 암세포 증식·이동 억제 기능을 갖춘 펩타이드를 설계해 차세대 항암제 후보물질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통해 HMGB1-RAGE 복합체의 결합 부위를 규명한 결과, HMGB1와 RAGE 간 정전기적 상호작용이 확인됐다. 이 결합을 차단하는 새로운 펩타이드는 당 독소 수용체인 RAGE와 경쟁적으로 결합해 기존 HMGB1-RAGE 복합체 형성을 저해하고, 암세포에서 활성화되는 ERK1/2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해 자가포식(autophagy), 세포 증식 및 이동을 현저히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폐암 세포주와 대장암 세포주 및 췌장암 세포주에서 펩타이드 투여 시 암세포의 ATP(아데노신 삼인산) 생성이 현저히 감소하고 세포 이동성이 억제됨을 관찰했다. 또한 정상 세포에서는 독성이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동물실험에서도 높은 효과가 입증됐다. 면역결핍 쥐에 이식된 폐암 모델에서 펩타이드 단독 투여만으로 종양의 부피와 무게를 40% 이상 감소시켰으며, 독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상 세포에서도 세포 독성이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 확보 측면에서 유망한 결과를 보였다. 기존의 RAGE 억제제들은 비특이적 결합으로 인해 높은 부작용과 낮은 선택성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었으나, 이번 연구의 펩타이드는 복합체 결합 부위만을 정밀 저해하기 때문에 보다 표적 지향적이고 특이적인 작용기전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제의 확장성이 매우 크다 할 수 있다.장세복 교수는 “기존 RAGE 억제제는 낮은 특이성과 독성으로 인해 임상적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펩타이드 기반 치료법은 특정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통해 암세포에 관여하는 단백질 복합체의 활동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생의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바이오메디슨 앤드 파마코테라피(Biomedicine & Pharmacotherapy)’ 4월 2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교육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및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장세복 교수가 교신저자, 금정제약(주) 정미숙 대표이사가 공동 교신저자, 부산대 생명시스템연구소 김현진 전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특허 등록된 상태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5-09 09:12:48간암은 국내에서 여전히 주요 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데다 치료법도 제한적이었던 과거로 인해 간암 진단 자체를 절망으로 받아들이는 환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면역항암제를 중심으로 한 치료 환경은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임호영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8일 "지난 2023년 6월 국내에 도입된 '이중면역항암요법'은 간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의 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면서 간암의 원인, 치료의 변화, 예방과 삶의 질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높은 간암 사망률, 많은 환자들 B형 간염 보유임 교수는 국내 간암 환자의 절반 이상은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1980년대 중반 이전까지는 B형 간염 백신이 보편화되지 않았고 산모로부터 신생아에게 수직감염이 이루어지는 사례가 흔했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간질환 이력이 가족 내에서 반복되는 경우도 많았다. 임 교수는 "형제자매 모두가 간염 혹은 간암을 앓는 가정도 많았는데, 백신 보급 이후 전염률은 줄었지만 감염됐던 세대가 여전히 성인으로 살아가며 간암의 주요 환자군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으로 인한 간암 발생률이 서서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향후 대사성 간질환의 비율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암은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간은 신체에서 가장 큰 장기이면서도 기능이 상당 부분 손상되기 전까지는 이상 증세를 드러내지 않는다. 환자들이 피로감, 소화 불량, 복부 팽만 등을 단순한 일시적 증상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간 기능이 저하되어도 대부분의 일상 활동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병을 놓치기 쉽다는 것이 무서운 점"이라며 "때문에 B형 간염 보유자나 고위험군은 주기적인 초음파 및 종양표지자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기 검진은 간암 조기 발견의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특히 간 기능 저하 상태에서 암이 겹치면 예후가 급격히 나빠지는 만큼, 정기적인 검사는 필수적이다. ■변화하는 간암 치료 트렌드과거 간암 환자들에게는 효과적인 항암 치료법이 거의 없었다. 세포독성 항암제는 강력한 부작용으로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했다. 표적치료제가 등장했지만 여전히 출혈 위험과 제한적인 치료 효과가 한계로 지적됐다. 임 교수는 "간암은 '두 질환을 동시에 가진 병'이라고도 표현하는데 하나는 암이고, 하나는 간 기능 저하"라면서 "간 기능이 약한 환자에게 정량의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되는데, 용량을 줄이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용량을 유지하면 환자가 버티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간암은 항암치료의 미충족 수요가 가장 큰 암종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면역항암제가 등장하면서 치료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부작용이 비교적 적고, 환자의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3년 6월, 이중면역항암요법(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이 국내에서도 간암 1차 치료제로 허가됐다. 이 요법은 간암에서 장기 생존율을 확보한 유일한 치료법으로 평가받는다. 임 교수는 "기존 치료법은 생존 기간을 몇 개월 늘리는 데 그쳤지만 이중면역항암요법은 5년 생존율까지 입증된 치료로, 특히 출혈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면서 "표적치료제는 일부 환자에게 출혈 등의 부작용이 치명적일 수 있고 고령자나 간경변 환자에게는 투여가 어려운 반면, 이중면역항암요법은 전신 부작용이 적고 다양한 환자군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현장에서 이중면역항암요법에 대한 기대는 크다. 이미 임상시험에서도 뛰어난 생존률과 낮은 부작용 발생률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이뤄지지 않아 사용이 제한적이다. 임 교수는 "환자들에게는 반가운 치료 옵션이지만 현재는 비급여 상태라 사용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급여화가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그리고 새로운 방향간암 치료는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는 존재한다. 평균 생존 기간이 2년으로 늘었지만 완치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다. 간암은 조기 발견도 어렵고 치료도 복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치료 효과는 물론, 부작용 관리, 환자의 삶의 질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가 신약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기준도 고민거리다. 제한된 재정 안에서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한 정책 개선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B형 간염 보유자에 대한 정기 검진, 음주 조절, 지방간 관리, 꾸준한 운동이 기본이다. 임 교수는 "서구형 간암이 국내에서도 늘고 있는데, 대사성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고 젊은 층에서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식습관과 생활 습관이 곧 간 건강을 결정짓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08 18:3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