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광주은행은 창립 55주년을 맞아 광주 동구 대인시장 '해 뜨는 식당'에 백미 55포를 후원했다고 24일 밝혔다. '해 뜨는 식당'은 13년째 단돈 천원의 가격으로 백반을 판매하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하고 든든한 한 끼를 책임져온 식당으로, 나눔의 광주정신이 살아 숨 쉬는 광주공동체의 상징적인 장소로 알려져 있다. 최근 코로나19 등의 상황으로 경영위기에 직면했으나, 지역사회의 관심과 후원으로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이에 힘을 보태기 위해 광주은행은 광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백미 55포대를 후원했다. 고병일 광주은행장은 "저렴한 비용으로 어려운 이웃들의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해 뜨는 식당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광주은행 또한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꾸준한 나눔 활동을 실천해 지역사회 곳곳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은행은 지역과의 상생발전을 위해 단순한 금융지원에 그치지 않고, 매년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을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광주·전남 대표은행으로서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3-11-24 13:16:58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 여름바다로 떠나는 여행은 예나 지금이나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계절이 네 번 바뀌는 동안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바다이지만 가벼운 옷차림으로 물놀이를 하는 여름과는 단짝처럼 잘 어울린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한국관광공사는 7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바다 여행지를 소개했다. 갯벌을 품은 서해부터 해양스포츠의 천국이라 불리는 동해까지, 취향 따라 찾은 제철 바다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자. ■솔숲, 모래섬, 느릿한 휴식, 인천 대이작도 168개의 섬을 품고 있는 인천에서 대이작도는 연안부두에서 약 44㎞ 떨어진 옹진군에 위치해 있다. 깨끗하게 단장한 3개의 마을과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소박하게 어우러진 섬이다.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4㎞에 불과하지만 2개의 산과 4개의 해수욕장이 있어 다채로운 여행이 가능하다. 해발 159m인 부아산 정상을 오르는 트레킹 코스는 완만한 오솔길이라 가볍게 걷기 좋다. 해변 산책로를 지나면 촛대처럼 뾰족한 모양의 오형제바위, 울창한 숲속의 빨간색 구름다리, 영험한 기운이 서려 있는 삼신할미약수터 등을 차례로 거친다. 대이작도에서 가장 아담한 작은풀안해수욕장에는 솔숲과 고운 모래로 조성된 캠핑장이 있다. 해변 끝,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25억1000만년 전 흔적인 한반도 최고령 암석을 만난다. 또 하루 두 번 썰물 때 드러나는 모래섬 풀등은 파도와 바람에 따라 매일 다른 모양과 넓이, 무늬를 만들어내며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동해의이색적인 푸른바다, 어달·대진해변 강원 동해 어달해별은 남쪽 묵호항과 북쪽 대진항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도 피서객들로 크게 붐비지 않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 여름이면 모래사장 약 300m 구간에 테이블 120여개가 설치된다.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음식을 가져와 먹거나, 인근 지역 식당에서 배달주문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어달해변과 가까운 어달항에서는 파스텔 색으로 칠한 테트라포드(원추형 콘크리트 블록) 덕분에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바다의 파고가 적당해 서퍼들이 많이 찾는 대진해변은 어달해변에서 도보로 30분 거리에 있다. 논골담길 마을 정상에 자리한 묵호등대, 2021년 개방한 도째비골스카이밸리 등 볼거리가 많다. 스카이워크와 스카이사이클, 자이언트슬라이드 등을 체험 한 뒤 도째비골해랑전망대로 가면 바다 위 하늘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가로림만, 바지락, 서산 중리어촌체험마을 충남 서산과 태안 사이에 있는 가로림만은 드넓은 자연 생태가 잘 보존된 갯벌을 품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운영하는 중리어촌체험마을에 가면 갯벌 체험에 필요한 시설들이 마련돼 있다. 대표 체험 상품인 '바지락 캐기'는 3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하며 마을 안내소에서 체험 도구를 대여해준다. 가로림만의 풍경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면 하룻밤 묵어가길 추천한다. 인근 명소로는 바다 갈라짐 풍경이 극적으로 펼쳐지는 웅도를 비롯해 의상대사가 창건한 부석사, 충남 4대 사찰로 꼽히는 개심사, 일제강점기에 지어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전통한옥 서산유기방가옥 등이 있다. 가로림만 입구에서 갯벌을 지키고 있는 듯한 코끼리 바위를 보고 싶다면 황금산 등산 코스를 밟아보자. ■해변서 즐기는 산책, 울산 진하해수욕장 진하해수욕장은 부산 기장군과 맞닿은 울산 남단부 울주군 서생면에 자리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일찍 뜨는 일출 명소 간절곶과 가깝다. 물이 맑고 백사장이 널찍해 여름마다 피서객들로 붐빈다. 파라솔과 구명조끼, 튜브, 샤워장, 주차장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파도와 바람이 좋아 서핑, 윈드서핑, 카이트서핑 같은 해양레포츠 이용객도 몰린다. 해수욕장 운영 기간에는 수상 레저 이용 구간과 유영 구간을 분리 운영한다. 또 긴 해변을 따라 해안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다. 해변 남쪽으로 대바위공원, 북쪽으로는 명선교가 볼거리를 더한다. 해변 앞바다에 자리한 명선도(무인도)에는 썰물 때 도보 진입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울산에서는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국가정원을 비롯해 장생포고래문화마을, 대왕암공원, 영남알프스 등 한국관광 100선 명소들을 만날 수 있다. ■금모래서 캐는 추억, 고창 구시포해수욕장 전북 고창 구시포해수욕장은 고운 금모래가 드넓게 깔려있어 해수욕에 적합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수욕장 1㎞ 앞에는 둥근 쟁반 같은 자태의 가막도가 그림 같은 풍경을 펼쳐 보인다. 해변의 끝자락에는 기암괴석들이 솟아있어 풍광이 매우 아름답고, 해변을 따라 늘어선 키 큰 소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구시포 인근 람사르고창갯벌센터는 고창갯벌 탐방의 중심지다. 1층은 전시관, 2층은 체험장으로 운영된다. 만돌갯벌체험학습장에서는 거대한 트랙터 바퀴를 장착한 트럭에 탑승해 갯벌 체험에 참여한다. 1박 이상 여행이라면 오토캠핑에 도전해보자. 동호국민여가캠핑장에서는 해송 군락에 둘러싸여 서해의 붉은 낙조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7-04 18:24:21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산하 영상작가전문교육원(이하 '교육원')이 제63기 교육생을 모집한다. 올해로 33주년을 맞이하는 영상작가전문교육원은 지난 32년간 4천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으며, 수료생 다수가 현재 산업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교육원 측은 "이번 영상작가전문교육원 63기는 기존 20강의 교육과정을 10강으로 조정해 전보다 저렴해진 강의료로 구성될 예정이며, 각 테마별 더욱 심화된 커리큘럼을 선택하여 들을 수 있는 '멀티픽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지난 해 12월 19일부터 모집을 시작했으며, 오는 1월 31일까지 원서 접수가 가능하다. 교육원에서 배출한 대표적인 시나리오 작가들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 '싱크홀'의 전철홍 작가, '광해, 왕이 된 남자', '신과 함께'의 황조윤 작가를 비롯, '82년생 김지영'의 각본과 '너의 결혼식' 각색을 맡은 유영아 작가와 '국가 부도의 날'의 엄성민 작가, 최신 흥행작으로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각본을 맡은 이신지 작가 등이 영화계에서 활약 중이며, 영화뿐만 아닌 드라마 분야에서도 '철인왕후'의 박계옥 작가, '달이 뜨는 강'의 한지훈 작가,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의 이영숙 작가, '징크스의 연인'의 장윤미 작가, '나쁜엄마'의 배세영 작가 등을 포함, 그 외 수많은 교육원 출신 작가들이 현직으로서 활약 중에 있다. 이번 63기 교육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더욱 세분화된 강의 구성이라 할 수 있다. 기존 통합강의로 운영되던 기초반은 기획, 캐릭터반과 장르, 플롯반으로 테마를 나누어 기획 캐릭터반은 '화사한 그녀'의 김우현 작가, 장르 플롯반은 '라듸오 데이즈', '극적인 하룻밤'의 하기호 감독이 강의를 맡아서 초심자들이 더욱 탄탄한 기본기를 갈고 닦을 수 있도록 강의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이번부터 신설되는 장르 연구반은 선호 장르만을 전문적으로 학습, 연구할 수 있도록 라인업을 구성하였다. 교육원 측은 "로맨스, 코미디 부문의 왕혜지 작가('연애 빠진 로맨스' 각본), 액션&스릴러 부문의 이상기 감독('무방비도시' 각본/감독), SF&호러 부문의 김민숙 작가('헨젤과 그레텔' 각본·원작), 사극&시대극 부문의 이윤성 작가('간신' 각본) 등으로 세분화하여 장르별 시나리오 교육의 최대치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업계의 현황과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네 개의 특별반이 편성돼, 예비 작가들의 진로에 등불 역할을 할 전망이다. 최신 개봉영화 '헌트'의 각본가 조승희 작가가 직접 알려주는 최근 영화제작 전반의 트렌드를 접목한 조승희 특별반, 잘 쓰는 법 만큼이나 중요한 매력적인 소재 발굴 및 발전시키기를 중점으로 마련된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들' 홍은미 작가의 아이템 개발반, 이젠 미디어 최상단으로 급성장한 OTT 시리즈물에 대한 강의로는 '킬잇' 최이진 작가의 시리즈&드라마반, 현재 드라마 영화를 장악하고 있는 웹소설 웹툰 원작 기반의 작품들, 그 원작의 주인공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케나즈 기획팀(이하송 감독, 남윤재 PD)의 웹툰 시나리오 반이 기획과 제작 파트로 분반되어 진행될 예정이다. 교육원 측은 "이 같은 파격적인 커리큘럼에 그치지 않고, 정규 과정 수강생만 뿐만 아닌 전체 대상으로 한 전문가 특강을 월 2회 단위로 진행한다. 영화계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현장 전문가 특강부터 의학, 경찰, 경제 등 전문 직업군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전문 강사진까지 월 2회마다 제공되는 화려한 특강 라인업으로 63기 정규과정 수강생은 특별 할인가로 신청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63기는 2024년 1월 31일까지 원서 접수를 진행하며, 다가오는 2월 19일에 개강한다. 모집요강과 커리큘럼 및 원서 접수는 영상작가전문교육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2024-01-04 08:59:43【속초=김기섭 기자】 "바다요. 바다가 보고 싶어요. 쪽빛 속초 바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영화감독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가장 하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내뱉은 말이다. 동해와 서해, 남해를 따라 자생한 수많은 도시들 가운데 속초가 동경(憧憬)의 도시로 가장 먼저 꼽은 이유는 무엇일까? 속초는 강원특별자치도 18개 시군 중에서도 결이 다른 도시 중에 한 곳이다. 대부분의 도시들은 수백년간 쌓인 흔적들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속초는 도시가 새로 형성되면서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장엄한 설악산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으면서도 뒤돌아서면 금세 동해 쪽빛 바다에 발을 담글 수 있는 도시다. 그래서인지 속초는 서울 중심의 산업화 시대 국내에서 몇 안되는 이국적이면서 동경하는 여행지로 각인된 듯 싶다. 관광 도시답게 속초에는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유명한 전통시장이 있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이다. 시장 이름에 '관광'이란 말이 들어갈 정도로 관광 콘텐츠에 특화돼 있다. 바닷가 도시 답게 수산물이 주를 이루지면 요즘은 핫한 먹거리 아이템도 없는게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러니 어르신들부터 MZ세대까지 모두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시장으로, 그야말로 매일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은 처음부터 전국구 시장으로 이름을 알리지는 못했다. 2000년대 까지만 해도 고사 위기까지 처했던 속초관광수산시장이 지금처럼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교체했기 때문. 수백억원을 들여 시설 개보수에 나섰고 현대식 주차장을 갖췄으며 다양한 먹거리와 젊은 세대 상인들이 뛰어들면서 연간 5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전통시장으로 발전했다. 속초중앙시장에서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환골탈태속초관광수산시장은 다른 도시의 전통시장과는 달리 6·25 전쟁이 끝난 후 형성된 시장으로 역사가 깊지는 않다. 그리고 속초시 형성과도 궤를 같이한다. 6·25 전쟁이 끝난 후 한반도 허리가 잘렸고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호리에 휴전선이 그어지면서 북쪽에서 전쟁을 피해 내려왔던 피란민들이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속초에 보따리를 풀었다. 이후 실향민들이 대거 정착하면서 인구가 갑자기 늘었고 1963년 양양군 속초읍이 속초시로 독립했다.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5년 속초의 인구는 2만8000명에 머물렀으나 실향민들이 계속 몰리면서 1963년 속초시 승격 당시 인구가 5만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속초시 면적은 105㎢로 작은데다 왼쪽으로는 설악산을 끼고 산악지형이 많아 바닷가를 중심으로 인구가 밀집될 수 밖에 없었고 시장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당시 속초시의 주 산업은 수산업이었는데 명태와 오징어 어획고가 전국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융성했고 풍어기 생선시장인 파시의 영동지역 중심지였다. 그리고 어판장이 있던 중앙동에 큰 상권이 만들어지면서 속초관광수산시장의 전신인 속초중앙시장이 형성됐고 전국적인 수산물과 건어물 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속초중앙시장이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거듭나는데는 세번의 도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선 처음으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1976년쯤이다. 이전에도 명태와 오징어 등이 많이 잡히면서 호황을 누렸지만 이 때 설악산 관광이 활기를 띠면서 10여곳에 머물던 점포가 60여개로 늘어났다. 이후 '속초'하면 '오징어'가 떠오를 정도로 오징어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성장했다. 두번째 도약은 1988년 오래된 재래시장이었던 중앙시장을 현재의 상가건물로 신축하면서다. 상가 신축 건물 1층과 2층에는 모두 505개의 점포가 들어섰으며 이후 주변을 포함해 점포 수만 1500개에 달하는 대형 전통시장으로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이후 다른 재래시장처럼 점차 쇠퇴해가던 속초중앙시장은 2006년 이름을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바꾸고 시장 활성화,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전국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유명한 전통시장으로 성장했다. 2010년까지 진행된 현대화 사업의 가장 큰 핵심은 밀려드는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9420㎡ 규모의 대형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지금도 주말이면 관광객이 몰려들지만 주차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속초시는 관광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관광수산시장만의 색을 입히고 콘텐츠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시청 조직에 과 단위 전담조직을 신설, 공무원 5명을 전통시장에 배치했고 상인들을 대상으로 의식 전환과 경영 마인드 교육을 실시했다. 상인들도 자발적으로 활성화 사업에 참여했으며 아바이순대, 닭강정, 씨앗호떡 등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하고 새로운 음식을 개발해 내놓자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2009년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도 속초관광수산시장의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데 한 몫했으며 2011년에는 '여행하기 좋은 전통시장 1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먹는 재미가 쏠쏠한 속초관광수산시장속초관광수산시장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거리다. 여느 전통시장도 없는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품을 팔지만 속초관광수산시장은 먹거리로 시작해서 먹거리로 끝난다고 할 정도로 특화돼 있다. 이곳을 여행하려면 우선 골목별 업소 정보를 꿰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골목이 하도 많아 길을 잃기 십상인데다 정작 맛있는 먹거리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목은 크게 시장상가 지하 1층과 지상 1층, 지상 2층, 수산물 젓갈골목, 닭전골목, 청과골목, 고추골목, 순대골목, 빛의 거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시장 상가 1층은 수산물 시장과 횟집으로 특화돼 있고 시장 상가 지상 2층은 의류와 일부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시장 상가 1층은 정육부터 기름, 포목, 건어물, 의류, 분식 등 40여개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닭전골목에는 닭집들이 20여곳 들어서 있는데 이곳에서 그 유명한 만석닭강정, 중앙닭강정, 인삼닭강정, 북청닭강정 등이 탄생했다. 속초관광수산시장 주차장에 내려 시장으로 들어가다 보면 손에 닭강정 한 박스씩 들고 나오지 않는 관광객들 볼 수 없을 정도고 닭강정 집은 항상 줄을 길게 서는 것이 일상화가 되다시피 했다. 속초 닭강정이 유명해 진 이유는 닭강정은 식어도 파삭파삭해 오래 보관이 가능하고 닭비린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속초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파삭파삭한 맛을 유지하는 것이 요리 비결인 듯 싶다. 순대 골목도 여행 순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골목이다. 여는 전통시장도 순대 골목이 있지만 이곳의 순대골목은 속초 특산물인 오징어 순대와 아바이순대 때문에 더 유명하다. 오징어 순대는 예전부터 오징어잡이 배에서 바로잡은 싱싱한 오징어에 여러가지 밥과 반찬을 넣어 먹던 것에서 유래한 전통식품이다. 요즘은 찹쌀과 신선한 야채로 속을 채운다. 아바이 순대는 함경도 지방의 향토 음식으로 돼지 대창 속에 돼지 선지와 찹쌀, 배추 우거지, 숙주, 배춧잎 등을 버무려 속을 채운 후에 찜통에 쪄서 만든 순대를 말한다. 6·25 전쟁 후 속초에 정착한 실향민들이 그 전통을 이어오면서 속초 대표 특산물로 자리를 잡았다. 중앙상가 지하 수산물회센터도 둘러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로 크고 다양한 생선을 팔고 있다. 이곳에서 일반회와 물회, 매운탕을 맛볼 수 있는데 요즘은 겨울 대방어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또한 곰치국으로 알려진 물곰탕이 별미다. 술마신 다음날 물곰탕 한 그릇이면 거뜬하게 해장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젓갈도 판매가 되는데 밥 한그릇을 뚝딱 해치울 수 있는 가자미식해, 명태회무침이 단연 인기다. 군것질거리로는 새우튀김, 수수부꾸미, 메밀전, 메밀총떡, 장떡, 감자옹심이, 호떡, 튀김, 전, 떡 등이 있다. 요즘 핫한 메뉴는 강원도 막걸리빵이다. 이 빵을 사기 위해 주중인데도 10m 이상 줄을 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요즘 뜨는 신상 먹거리 중 하나는 사형제 문어강정이다. 친 형제가 아니라 노총각으로 맺어진 4명의 형제가 운영하는데 방송을 탈 정도로 유명인이 됐다. 사형제 중 맏형이자 30년동안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의류·건어물 점포를 운영했던 함달호씨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은 10여년 전 현대화, 활성화 사업을 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지하 회센터 시설이 개선되고 닭강정 같은 시장을 대표하는 핵점포들이 늘어나면서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닭강정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한 문어강정은 고성군 대진과 거진에서 잡힌 살아있는 국산 대문어를 재료로 쓰는 훌륭한 먹거리"라며 "아직 동생들과 문어강정 가게를 오픈한지 5개월 정도 뿐이 안 됐지만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겨울철 제철 별미 양미리·도루묵·홍게속초는 오징어로 유명해졌지만 여름 한철 장사인데다 오징어 어획량이 줄어 쉽게 맛볼 수 없다. 하지만 겨울에는 양미리와 도루묵, 홍게가 속초를 대표한 수산물로 자리잡고 있다. 양미리는 까나리와 모습이 비슷하지만 다른 생선이다. 11월부터 잡히기 시작하는 양미리는 어획량이 많아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겨울이라 연탄불이 구은 양미리는 고소해 술안주로 제격이고 말린 양미리는 밥 반찬으로 더 없이 좋다. 도루묵은 조선시대 선조 임금이 피난길에 맛있게 먹었던 생산을 '은어'라고 명명했다가 그 이후 먹어보니 그 맛이 예전과 같지 않다 해 도로 '묵'이라 명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오는 생선이다. 비린내가 없고 찌개로 끓이면 담백하고 시원해 술이 절로 생각날 정도다. 속초에서는 지난 3일까지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직선거리로 500m 떨어진 동명항 양미리 어판장에서 제14회 양미리·도루묵 축제가 열렸는데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많은 관광객이 찾았다. 양미리와 도루묵은 겨우내 잡혀 쉽게 맛볼 수 있지만 도루묵 알은 1월로 접어들면 조금 질겨지기 시작하니 수놈을 먹는 것이 더 맛있다. 홍게는 동해안에서만 분포하는데 겨울이 제철이다. 동명항에서는 독도 인근에서 잡은 홍게가 수십 박스씩 배에서 내려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게에 비해 값이 싸 지갑 걱정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별미다. kees26@fnnews.com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3-12-01 15:09:48[파이낸셜뉴스] "수화물 무게 잴 수 있게 라인에 올려주세요."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할 때 마다 항상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복귀하는 항공편에 탑승하기 전, 각종 기념품으로 가득 채운 여행가방의 무게를 재는 순간. 공항에 오기 전 호치민 7군에 있는 롯데마트에서 코코넛커피 6여섯 박스, 말린 과일, 과자, 견과류 등을 가득 채운 가방이었다. 부피가 큰 커피 상자는 모두 버리고 내용물만 야무지게 빈틈 없이 캐리어를 가득 채웠다. 어린 시절 자갈, 모래, 물을 순서대로 비커에 가득 채우는 것처럼 캐리어에 옷가지, 물품, 일회용 커피 스틱을 순서대로 꾹꾹 눌러 담았다. 무료로 이동 가능한 무게는 10kg 이었으나 전자 바늘의 숫자는 12.5kg을 표시했다. 순간 머리속으로 '초과 수화물 벌금이 얼마일까?', '초과 수화물 벌금을 내느니 차라리 커피를 버리는 게 나을까?', '캐리어의 짐 일부를 지금 매고 있는 백팩에 옮겨 담아도 되는지 물어볼까?' 등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긴장해서 보딩 게이트의 직원이 영어로 건넨 말을 못 알아 듣고 벌금을 내야 하는지 물어보자 티웨이항공의 직원은 "원하면 캐리어를 무료로 위탁 수화물로 보내준다"고 친절하게 안내해 줬다. 벌금을 낼지 고민하던 차에 위탁 수화물 서비스까지 제안 받자 마음이 입춘에 얼었던 계곡물이 녹아 내리듯 따뜻해졌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앞으로의 몇 시간이 지옥처럼 지루하고 길게 이어질 줄은. ■예고 없는 게이트 변경, 그리고 지연 지난 28일(현지 시간), 인천행 비행기 출발 3시간 전인 오후 7시35분께, 베트남 호치민의 떤선녓 국제공항에서 체크인을 마쳤다. 비행기 티켓에는 출발 30분 전인 오후 10시5분까지 탑승을 마쳐야 한다는 것과 비행기의 출발 게이트는 15번이라고 표기돼 있었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남은 베트남 돈을 처리하기 위해 면세점 쇼핑을 마쳤다. 여유있게 15번 게이트로 갔는데 티웨이항공의 비행기가 아닌 다른 회사의 비행기가 출항을 준비하고 있었다. 게이트 위에 있는 TV 화면을 통해 예정된 항공편이 10번 게이트로 변경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캐리어를 끌고 10번 게이트로 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천행 항공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아 있는 의자도 없고, 콘센트도 없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거의 남아있지 않아 한참 떨어진 게이트로 이동해 스마트폰을 충전하면서 남은 시간을 기다렸다. 탑승 완료 시간 10분 전인 오후 9시55분께 출발 게이트로 다시 왔다. 남아있는 좌석이 없어 바닥에 철푸덕 앉아 탑승을 기다렸다. 하지만 탑승완료 시간인 오후 10시5분까지도 승객 탑승은 전혀 이루어 지지 않았다. 토요일 밤이었고, 그동안 쌓인 여행의 피로와 배고픔, 더위가 짜증으로 슬슬 전환돼고 있었다. 오후 11시쯤 몇몇 승객들이 직원들에게 현 상황을 따지듯 물어봤고, 비행기 정비로 게이트가 변경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수백 명의 승객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별도 안내 방송은 전혀 없었다. 다만 게이트 입구에 영어와 어설픈 한국어 표현이 적힌 A4 종이만 덜렁 붙어 있을 뿐이었다. '항공기지연안내'라는 제목이었다. 금일 22:35 분 출발 예정인 티웨이항공 122 편은 항공기 안전 점검으로인해 지연 출발 예정입니다. 정확한 출발시간은 정해지는 대로 재 안내드리겠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항공기 지연이 1시간을 지나면서 승객들은 조금씩 동요하기 시작했다. 영상 통화를 하며 가족에게 현재 상황을 알리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다. 콘센트가 있는 좌석과 복도는 이미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사람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었다. 자정이 가까워 오자 게이트에는 또 다른 안내문이 붙었다. 안전 점검으로 인해 항공기가 지연되고 있으니 29일 0시 30분에 기내 식당에서 음료와 간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다시 기약 없는 기다림이었다. 짜증이 슬슬 분노로 바뀌려 하고 있었다. 간식을 제공한다는 다른 층에 있는 게이트 주변의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스마트폰으로 20분 단위로 알람을 맞추고 벤치에 누워, 생수병에 물을 채워 베개 대용으로 썼다. 0시 40분쯤 간식을 수령했다. 기내에서 먹는 은박 코일에 들어있는 도시락과 캔음료 1개를 제공받았다. 맛은 없었지만 배가 고파서 일단은 남김 없이 먹었다. 도시락을 먹고 다른 테이블에 있는 한국인 분에게 혹시 이후 일정에 대해 아는 바가 있는지 물었으나 그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아무 정보도 없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항공편은 아예 취소가 되었고, 항공사에서 호텔과 호텔까지의 픽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 ■"모르는 사람과 같은 방을 쓰라고?" 밥을 먹고 다시 10번 탑승 게이트로 내려오자 승객들의 분노와 짜증은 극에 달해 있었다. 한 남성 승객은 욕설을 섞어 가며 일행에게 "아니 시X, 지연이 되면 된다고 제대로 설명을 해줘야 할 것 아냐. 어떻게 여기 한국 직원 한 명이 없냐"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일요일 아침에 한국에 도착 예정이었던 다른 많은 승객들도 한국의 직장, 가족 등에게 연착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호치민에서 한국을 가려했던 몇몇 외국인들도 하염 없이 기다릴 뿐이었다. 간호사로 보이는 한 여성은 족히 10줄은 되어 보이는 문자를 썼다가 지웠다를 반복하며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오해없이 설명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었다. 그 여성은 동행에게 "어차피 (병원에서) 대체자를 구할텐데 내가 대체자를 구해야 한다고 쓰면 버릇없어 보이니까 그냥 담백하게 현재 상황만 설명하는게 나을 거야"라고 말했다. 한국에 직장이 있어 보이는 한 베트남 여성은 사장님에게 현재 상황을 한국 말로 차분히 설명하고 있었다. 또 다른 안내 문이 붙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이었다. 안녕하십니까 금일 22:35분 출발 예정인 티웨이항공 122 편은 항공기 정비 부품 교체로 출발지연이 예상됩니다. 예정 출발시간은 10월 29일 15시 예정입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2인 1실로 제공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일요일 오후 3시 출발이면 한국 시간으로는 도착이 오후 10시에서 11시 사이가 될 것이었다. 몇몇 승객들은 월요일 공항 도착 이후 이동편을 걱정하거나 월요일 출근에 대해 걱정하면서 동요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환불을 해달라는 승객도 있었다. 예정 출발 시간보다 약 3시간이 지난 29일 오전 1시 30분쯤, 호텔로 이동하기 위한 긴 줄이 게이트 앞에 다시 생겼다. 한 중년 남성은 한국말을 할 줄 아는 베트남 직원에게 "혼자 온 사람들도 많은데 모르는 사람과 2인 1실로 자라고 하는게 말이 되냐"며 격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기자 역시 쌓였던 피로가 몰려 오며 될대로 되라는 식이었지만 정말 모르는 사람과 한 방에 배정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항공사가 제공해준 버스를 타고 다수의 승객들은 호치민 공항에서 약 10분 정도 떨어진 4성급 호텔에 도착했다. 로얄파크 사이공이란 호텔로 1박에 10만원~13만원 정도 하는 호텔이었다. 다행히 기자는 따로 방 하나를 배정 받았다. 아마도 대부분 1인 승객들은 별도 방을 제공받은 것 같았다. 중간에 제대로 한국말로 소통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다 보니 "동행이 있는 승객은 2인 1실, 개인 승객은 1실"이라는 설명이 빠졌거나, 승객들의 불만으로 변경이 된 것 같았다. ■16시간 25분 지연, 피해 배상은? 호텔에 도착한 뒤 피로가 쏟아져 샤워를 하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하지만 다음날의 일정과 계획에 대한 걱정으로 쉽게 잠이 오지는 않았다. 기자 역시 일요일 예정이던 동료의 결혼식에는 갈 수 없게 됐다. 사업을 하거나, 미팅이 잡혀 있던 다른 모든 승객도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미국처럼 소송이 많은 나라라면 집단 피해 배상 소송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항공사는 지연에 따라 호텔 숙박비, 왕복 교통비, 호텔 조식비 등을 지급한다고 적힌 A4 용지를 호텔 체크인을 할 때 개별 승객에게 나눠줬다. 29일 아침에 잠을 깨니 방 문틈 사이로 "29일 오전 11시에 호텔에서 모닝콜을 해주고 정오에 공항으로 가는 픽업이 있을 예정"이라고 적힌 메모가 있었다. 현재 시간은 베트남 현지 시간으로 오전 11시13분이다. 약 50분 뒤에 기자는 항공사가 제공해준 호텔 버스를 타고 공항에 갈 예정이다. 다시 한번 입국 수속을 거치고, 운이 좋아 또 한번의 지연이 없다면 이날 오후 10시에서 11시쯤 한국에 도착할 것이다. 해당 비행기 탑승객은 약 180여명 정도로 이들 승객이 낭비한 시간을 합하면 약 3000여 시간에 달한다. 이 기사의 엠바고(온라인 노출)는 비행기가 호치민 공항을 뜨는 29일 오후 3시(한국 시간 오후 5시) 이후가 될 예정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10-29 13:30:44"단순히 '한 끼'를 대접하는 것을 넘어 여행지에서 가족과 좋은 음식을 나누는 것처럼 추억을 선사하고 싶다. 어린 시절 꿈과 희망의 상징이던 에버랜드에서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할 수 있게 돼서 나 역시 기쁘다." 9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베트남 쌀국수집 '남박'에서 만난 남준영 대표(사진)는 자전거를 타고 왔다. 일명 '용리단길'에서 베트남 음식점 '효뜨'를 시작으로 중식당 '꺼거', 이자카야 '키보', 한식당 '사랑이뭐길래'를 연이어 히트시킨 점이 젊은 '백종원'을 보는 것 같았다. 인터뷰를 3시간 앞두고 점심 시간에 남 대표에게는 따로 언질 없이 베트남 식당 '남박'에 들렀다. 메뉴판에는 남준영 대표의 '남'과 아내이자 사업 파트너인 박지은 대표의 '박'을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적혀 있었다. 매운 쌀국수와 짜조를 먹었다. 기본에 충실한 따뜻한 맛이었다. 가게의 영업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라 이상해 연유를 물어보니 다음과 같은 답이 돌아왔다. "베트남에서는 아침에 쌀국수를 많이 먹는데 우리나라엔 그런 곳이 없었다. 저녁 장사를 하지 않으면 가게가 되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지금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여러 음식을 시켜 나눠 먹는 손님이 종종 있는데 주인장으로서는 조금 아쉽다. 우리나라 순댓국이나 설렁탕도 첫맛, 중간맛, 끝맛이 있는 것처럼 '한 그릇'에 온전히 담겨 있는 정확한 맛을 전해드리고 싶다." 남 대표는 현재 베트남 식당인 효뜨(4곳)·굿손(7곳)·남박(1곳), 중식당 꺼거(2곳), 이자카야 키보(2곳), 한식당 사랑이뭐길래(1곳) 등 총 1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첫 식당인 '효뜨'는 베트남 음식은 단순한 '식사'라고 알려진 우리나라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술과 함께하는 비스트로 개념을 도입했다. 영화 '비긴어게인'에서 주인공들이 맥주와 함께 베트남 쌀국수를 먹는 것처럼 한국에 새 유행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효뜨를 창업하기 전 베트남에 가서 테이블, 의자, 조명, 젓가락 하나까지 총 180㎏의 화물을 실어와 현지 느낌을 살렸다. 굿손은 유일하게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자카야 키보는 서서 먹는 일본식 이자카야 문화를 도입한 식당이다. 각 브랜드 모두 '기존엔 없던 것' 혹은 '뚜렷한 개성'이 있었다. 성공 비결에 대해 그는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베트남 여행에 못 가면서 오히려 사람들은 현지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느끼고, 식사와 함께 그 시간과 공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며 그가 만든 법인의 이름이 'Time to Travel(여행할 시간)'인 것도 음식과 여행이 갖는 의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메가스터디와 함께 브랜딩에 관한 책을 준비 중으로, 이르면 연말에 책이 나올 예정이다. 효뜨는 현재 여의도 더현대,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입점해 있고 꺼거는 하남스타필드에 오는 6월 입점 예정이다.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는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리는 푸드축제에 '남박'이 참여한다. 에버랜드는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 '스프링 온 스푼' 페스티벌을 통해 720개 품종 300만송이 장미 향기를 맡으며 인기 맛집을 엄선한 축제를 진행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5-09 18:28:59[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31일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과 함께 '천원의 아침밥' 사업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소속 지자체장들과 긴급 줌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해당 광역단체들이 추가경정예산 방식으로 지자체 차원에서 참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 의장을 비롯해 강기정 광주시장, 김관영 전북도지사, 박창환 전남 정무부지사,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신우철 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 대표, 박완희 기초의회의원협의회 대표 등이 참석했다. '천원의 아침밥'은 아침 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에게 양질의 아침밥을 1000원에 제공하는 사업으로 학생과 정부가 각각 1000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비용을 학교가 부담하는 구조다. 이에 민주당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1000원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회의에서 "지방에 있는 학교들은 13년째 등록금이 동결돼 굉장히 어려운 형편"이라며 "저희는 당장 바로 5월에 추경 예산을 편성해 광역지자체와 기초 지자체의 힘을 모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같은 정책이 연속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지자체장들께서 천원의 아침밥을 모든 대학생에게 제공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지금보다 훨씬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중앙 예산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며 "중앙 정부에 확대를 촉구하는 성명을 (지자체장들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종종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재정을 동반하는 복지 정책을 시행할 때 중앙정부에서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사업은 중앙정부 예산이 들어갔던 사업이어서 지방 정부가 새로 참여하는 부분에 대해 아마 중앙정부와 일정한 협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도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해 뜨는 식당'도 언급됐다. 김 의장은 "천원 아침 식사를 우선 대학생부터 시작해 비대학생, 청년 산업 단지 근로자로 넓혀 가는 게 중요하다"며 "광주에서 선제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해 뜨는 식당을 좀 더 보편적으로, 일종의 '천원 식당' 모델로 시도하는 것을 당 차원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3-03-31 11:29:00【 제주=이환주 기자】 여행의 경험은 보통 점·선·면으로 발달한다. 지도 위 제주도는 한 마리 번데기 같은 둥그런 타원 모양이다. 처음 여행을 하게 되면 제주도는 한라산, 성산일출봉, 협재해수욕장 등 '점'으로 장소가 기억에 남는다. 이후에는 도보,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등을 타고 직접 발품을 팔며 각 거점들이 선으로 연결된다. 마지막엔 지도 위 평평했던 제주도가 높이를 갖고, 골목 골목 만났던 사람과 스쳤던 풍경이 떠오르며 살아있는 장소가 된다. 화산섬 제주도의 숨겨진 속살을 들여다보고, 일출과 일몰을 함께 즐겨 보자. ■1만년 불의 숨결 따라 걷기 화산섬 제주도에는 총 8개의 용암동굴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인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만장굴이다. 제주 말로 '아주 깊다'는 의미에서 '만쟁이거머리굴'로 불려왔다. 만장굴의 생성을 두고 과거에는 10만~20만년 전이라는 추측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약 8000년~1만년 전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만장굴은 제주도의 1시 방면, 구좌읍에 위치한다. 제주도 대표 관광지로 4000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1㎞ 구간 동안 거대한 동굴을 탐험할 수 있다. 평균 온도는 12도 내외로 한 여름에도 한기가 돌 정도다. 동굴 내부 습도는 99%지만 기온이 낮아 불쾌한 느낌은 전혀 없다. 관광객에게 개방된 구간은 만장굴의 일부 구간이다. 만장굴은 크게 1~3구간으로 나뉘는데 2구간을 제외한 1, 3구간은 훼손 방지를 위해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1, 3구간도 오는 10월 1일부터 16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2022 제주세계유산축전' 기간에만 특별히 공개된다. 사전 신청을 통해 9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12명의 탐험대는 이 기간 전 구간을 탐험하고, 향후에 방송 프로그램으로도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8월 24~25일 세계유산축전 준비위원회는 기자들에게 만장굴 1, 3구간, 김녕굴, 벵뒤굴 등 평소에는 비공개 되는 제주도의 속살을 공개했다. 만장굴 1, 3구간에서는 8000년 전 용암의 흐름을 더 뚜렷이 살펴볼 수 있었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U'자형으로 굳어진 바닥의 흔적은 용암이 위에서 아래로 흘렀다는 증거다. 만장굴은 높이 18m, 폭이 25m로 세계에서 7번째로 큰 용암동굴로 매우 희소하다. 세계유산본부 기진석 학예연구사는 "전 세계적으로 유네스코 유산은 약 1100여개가 있으며 우리나라는 15개가 등록됐다"며 "만장굴과 같은 대형 용암동굴 지형은 하와이를 제외하고 매운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벵뒤굴의 경우 화산 분출 당시 지표가 평평해 동굴의 방향이 일정하지 않고, 일부 구간의 경우 성인 1명이 기어서 들어가야 할 정도로 구조가 복잡했다. 라이트와 휴대폰의 불빛을 끄자 바로 앞의 손도 볼 수 없는 완전한 암흑 속에서 지하수 물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만 유독 크게 들렸다. 전체가 화산섬인 제주도는 용암동굴 외에도 곳곳에서 각종 오름들을 만날 볼 수 있다. 김상수 '불의 숨길, 만년의 시간을 걷다' 프로그램 운영단장은 "제주도에는 약 380개의 오름이 있는데 각 오름마다 분화구를 가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기생화산의 제주도 말인 오름을 썼지만 현재는 (개별 화산이라는 뜻의) 소화산체라는 말을 쓴다"고 설명했다. ■성산일출봉에서 보는 일출, 세계유산축전까지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세계유산축전은 제주도와 함께 경북(안동·영주), 수원 화성 등 총 3곳에서 개최된다. 특히 제주 일출 명소인 성산일출봉에서는 10월 15일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대미를 장식하는 기념식도 열린다. 세계유산축전 기간 제주도의 용암동굴, 거문오름 등 사전 선발된 탐험대가 도보 여행을 마무리 짓는 곳도 성산일출봉이다. 강경모 세계유산축전 제주 총감독은 "개막식과 폐막식에 예산을 쓰기보다 기념식을 통해 제주도라는 천연 자연 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싶었다"며 "성산일출봉 기념식 장에는 수원 등 다른 지역의 유산축전을 홍보하고, 조각 작품 등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식 개최 날짜를 맞추지 못하더라도 성산일출봉은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의 필수 코스 중 하나다. 이른 새벽 일출 시간에 맞춰 약 30분가량을 오르면 성산일출봉 정상에서 해가 뜨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일출 명소 성산일출봉과 함께 섬 안의 섬 '우도'에서 즐기는 일몰도 빠뜨릴 수 없다. 우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제주도 성산포항 혹은 종달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우도 안에서는 대부분 전기차나 전기자전거 등을 이용한다. 하지만 우도에서 숙소를 잡고 1박을 할 경우 렌터카를 싣고 가는 것도 가능하다. 우도해변 제4경 중 2경인 서빈백사 해변은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에게도 유명한 일몰 명소다. 홍조 단괴라는 바다 식물의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해변 벤치에 앉아 수면 아래로 해가 떨어지는 것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것도 좋다. 서빈백사 해변의 일몰이 여의치 않다면 제주도 내 최고층 건물인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최고층에서 칵테일 한 잔과 함께 일몰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38층에 위치한 '포차'의 창가쪽에 앉으면 제주도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잠실에 롯데타워가 있다면 제주에는 '포차'가 있다. 일몰 시간에는 식당의 조명을 꺼줘 붉은 노을을 입은 바다가 해를 삼키는 장면을 더 실감나게 볼 수 있다. hwlee@fnnews.com
2022-09-01 18:06:02kt그룹희망나눔재단이 올 한해 나눔 활동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 5명을 '희망나눔인'으로 선정해 'KT희망나눔인상'을 수여했다고 6일 밝혔다. KT희망나눔인상은 나눔으로 아름다운 사회 가치를 만드는 데 기여한 사람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고자 kt그룹희망나눔재단이 제정한 상이다. 지난 7월 21일부터 10월 30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후보자 추천을 받아 총 5명(단체의 경우 대표자 1명)을 선정했다.KT희망나눔인상 제1호는 교육 기회를 놓친 어르신 대상으로 초·중·고등 과정을 무료로 지도하는 교육학교 '강동야학'에 돌아갔다.강동야학 교사들은 "코로나19로 후원금이 줄어 부족한 재정이지만 단 1명이라도 교육생이 남아있는 한 야학을 계속할 것이며, 자긍심을 가지고 야학을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이번 'KT희망나눔인상'을 수상하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kt그룹희망나눔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1000원의 식사를 제공하는 '해뜨는 식당'의 김윤경씨(47), 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위한 지도를 제작하는 협동조합 '무의'의 홍윤희씨(46), 17년간 어르신들께 무료 안경 나눔을 하는 강상구씨(53), 청소년들과 함께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봉사단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광양하이텍고등학교 김성태(44) 교사에게 KT희망나눔인상을 수여했다. 이보미 기자
2021-12-06 18:29:01[파이낸셜뉴스] kt그룹희망나눔재단이 올 한해 나눔 활동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 5명을 ‘희망나눔인’으로 선정해 ‘KT희망나눔인상’을 수여했다고 6일 밝혔다. ‘KT희망나눔인상’은 나눔으로 아름다운 사회 가치를 만드는데 기여한 사람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고자 kt그룹희망나눔재단이 제정한 상이다. 지난 7월 21일부터 10월 30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후보자 추천을 받아 총 5명(단체의 경우 대표자 1명)을 선정했다. ‘KT희망나눔인상’ 제1호는 교육 기회를 놓친 어르신 대상으로 초∙중∙고등 과정을 무료로 지도하는 교육학교 ‘강동야학’에 돌아갔다. 강동야학은 1989년 개교 이후 뜻있는 후원과 교사들의 자발적 무료 봉사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20~25명의 교사들이 활동하고 40여명의 학생들이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목표로 교육을 받고 있다. 40여명의 학생 중 95% 이상이 50~70대로 구성돼 있으며, 매년 5~6명씩 지금까지 총 300여명의 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생을 배출했다. 강동야학 교사들은 “코로나19로 후원금이 줄어 부족한 재정이지만 단 1명이라도 교육생이 남아있는 한 야학을 계속할 것이며, 자긍심을 가지고 야학을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이번 ‘KT희망나눔인상’을 수상하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kt그룹희망나눔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1000원의 식사를 제공하는 ‘해뜨는 식당’의 김윤경씨(47), 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위한 지도를 제작하는 협동조합 ‘무의’의 홍윤희씨(46) , 17년간 어르신들께 무료 안경 나눔을 하는 강상구씨(53), 청소년들과 함께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봉사단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광양하이텍고등학교 김성태(44) 교사에게 KT희망나눔인상’을 수여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1-12-06 11: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