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민주당 소속 전현직 정치인들의 기밀 취급 인가를 취소 조치했다. 이중에는 미국 퍼스트레이디와 국무장관을 지낸 힐러리 클린턴과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도 포함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B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외에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리와 전직 의원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고문을 지낸 인물까지 기밀 접근권을 박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밀 접근권이 박탈된 인물들이 정보를 열람하는 것은 “국가의 이익에 더 이상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바이든 전 대통령의 기밀 접근 인가를 취소시킨데 이어 이번에는 모든 바이든의 가족들과 토니 블링컨 전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전 국가안보고문도 자격을 빼앗았다. 또 전 공화당 의원인 리즈 체니와 애덤 킨징거,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러시아 문제 고문을 지낸 피오나 힐,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 지검 검사장 등도 앞으로 미 정부 기밀문서 열람을 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는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당선에 유리하도록 개입했다며 전 정보 관리 40여명의 기밀접근권을 취소시킨 바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5-03-22 18:28:58[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향년 100세로 타계한 지미 카터 미국 39대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5명의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장례식에 참석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행사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오바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전 대통령이자 차기 대통령인 트럼프까지 참석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와 대결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정적이었던 민주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웃으며 대화했다. 트럼프는 이날 행사에서 1기 정부의 부통령이었으나 이후 결별, 지난해 공화당 경선에서 적대했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다시 만나 악수했다. 오바마는 이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도 인사를 나눴다. 옆자리에 앉았던 트럼프는 해리스와 대화하지 않았다.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서 트럼프와 대결했던 해리스는 오바마 외에도 부시와 인사를 나눴으며 행사 내내 정면을 응시했다. 더힐은 해리스가 바이든에게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고 묘사했다. 앞서 현지 매체들은 민주당 내부에서 바이든과 해리스의 사이가 좋지 않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뽑혔던 바이든은 고령 논란으로 같은해 7월 해리스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했으나, 해리스가 패하자 애매한 위치에 놓였다. 이날 행사에서 정작 주목을 받은 사람은 부시 대통령이다. 1946년생으로 곧 80세가 되는 부시 대통령이 젊어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의 누리꾼들은 "부시는 나이를 안 먹는거 같다", "부시가 아직 정정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5-01-10 11:09:12#OBJECT0# #OBJECT1# #OBJECT2# #OBJECT3# [파이낸셜뉴스] 올해 증시에서는 미국 대선, 탄핵정국 등 국내외 정치적 변수와 이에 따른 환율 상승 등이 종목별 명암을 갈랐다. 고환율로 수출 실적이 개선된 기업 중심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에 반해 미국 대선에서 패한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 정책 수혜 기대주였던 이차전지, 친환경 관련 종목들은 하락의 골이 깊어졌다. ■HD현대일렉트릭, 올해 최고 상승률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 2일~12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HD현대의 전력기기 자회사인 HD현대일렉트릭으로 집계됐다. 연초 8만2200원에서 지난 27일 39만1500원까지 무려 376.28% 급등했다. 초고압 변압기 수요폭증과 미국 시장선점 등으로 북미향 수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HD현대일렉트릭의 매출 비중 70%는 수출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HD현대일렉트릭이 올해 연간 매출액 3조5155억원, 영업이익 712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년 대비 각각 30.07%, 125.98% 늘어난 수치다. 또 '불닭볶음면'이 해외 시장에서 높은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삼양식품 주가도 두 번째로 크게 뛰었다. 삼양식품이 중국에 첫 해외 공장을 짓고 현지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목표가 100만원까지도 제시한 상황이다. 지난 27일 삼양식품은 연초(21만6000원) 대비 251.39% 상승한 75만9000원에 장 마감했다. 뒤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에 따른 영향으로 SNT에너지(191.17%)와 두산(171.57%), 하이트론(167.56%) 등도 주가 상승률이 100%를 넘어섰다. SNT에너지는 트럼프 에너지 정책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 상장과 반도체와 원전 사업 호재 등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이트론은 대규모 자금 조달로 신약 개발을 추진하며 매수세가 몰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급증한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 기업 제닉(512.50%)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다른 화장품주 실리콘투(298.18%)도 해외 시장에서 K-뷰티 약진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외 AI 반도체 시장 성장으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며 인쇄회로기판(PCB) 색심 설비 제조 업체 태성(495.91%)도 올해 주목 받았다. 오리엔트정공(383.39%)은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면서, 중앙첨단소재(292.72%)는 상반기 리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각각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 올렸다. ■이차전지, 친환경 관련주 내리막길 반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차전지, 친환경 관련 종목 다수가 두자릿수로 빠졌다.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한 금양(-81.46%)를 비롯해 포스코DX(-74.45), 이엔플러스(-73.94%) 등은 이차전지 관련, KC그린홀딩스(-78.12%)는 친환경 관련 종목으로 분류된다. 이들 업종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해리스 수혜주'로 언급되기도 했다. 이차전지주는 전기차 캐즘으로 업종 전반이 부진한 상황이다. 부동산 투자회사 스타에스엠리츠(-77.91%)도 유가증권시장 수익률 하락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고금리와 부동산 투자 심리 위축으로 리츠 업황 부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재무 리스크 불거지거나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종목 위주로 하락률이 컸다. 금융업 최초로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CNH(-94.32%)이 가장 많이 하락했다. 1919원이던 주가가 109원까지 빠져 '동전주'로 전락했다. 골든센츄리(-94.16%)와 엠에프엠코리아(-93.90%)도 내년 초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골든센츄리는 지난 4월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됐다. 최근 한국거래소 심의에서는 엠에프엠코리아의 상장폐지가 의결됐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12-29 13:09:55트럼트가 백악관을 탈환했다. 그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신화가 성공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슬로건이 선거 압승의 본질적인 에너지였다. 신화 분석의 이론으로 정착한 프랑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를 적용해 트럼프의 'MAGA' 신화를 분석함으로써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를 풀어보자. 심층구조란 현상은 평상시엔 침잠해 있다가 위기 상황에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무의식이 꿈으로 표현되는 것이나, 단층 현상에 의해서 지층구조가 드러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MAGA' 신화를 지탱하는 두 축의 노출 결과가 트럼프의 승리이며, 성차별과 인종차별이 두 축을 이루는 심층구조다. 마음의 심층구조를 독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일본인의 심성을 표현하는 단어로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란 말이 있다. '혼네'가 심층구조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인들은 그러한 현상을 두고 '속다르고 겉다른' 일본인이라고 비난한다. 트럼프 당선의 미국식 '혼네'와 그 결과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 구조(structure)라는 개념으로 인간의 친척과 가족에 관한 이론을 구축한 레비-스트로스는 아메리칸인디언들의 신화를 대상으로 했다. 그는 이론가이자 철학자이지 현장에서 자료를 수집하는 '에스노그라퍼'(ethnographer)가 아니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슬픈 열대'(Tristes Tropiques, 1955)는 제2차 세계대전 중 피란지인 브라질의 상파울루대학 시절에 행했던 아마존강 일대의 여행기다. 인간 마음의 저변에 자리한 개념으로서의 구조는 지질학의 지층구조, 마르크스의 하부구조, 심리학의 무의식 차원에 대비된다. 표면적인 사회조직들은 여러가지 조건에 의해서 변하지만, 심층의 사회구조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서 그가 예로 든 것이 '주역'(周易)의 사상인 음양(陰陽)이다. 음과 양의 이분법이 아니라 양자의 변환(transformation), 즉 음의 속에 양의 요소가, 양의 속에 음의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는 대대(對待, binary opposition)적인 현상을 말한다. 반대이면서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인간 현상의 바탕은 남과 여, 상과 하, 좌와 우 등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는 얘기다. 구조에서 중요한 것은 이분된 현상의 변환에 의한 역동성이다. 그것이 세상의 질서를 움직이는 힘이고, 음양 변환의 과정이 오행(五行)이라는 설명이다. 구조변화는 시스템변화이자 혁명이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을 평상시에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금기인 윤리적 현상을 보여주는 미국사회가 우리의 관심이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미국인들은 표면적으로 인종과 성에 관련된 차별의 발언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규범이자 미국문화의 전형성이다. 법적 제재나 도덕적 비난을 받는 대표적인 사례가 인종과 성에 관련된 차별이다. 따라서 인종주의, 성차별주의와 관련된 불만은 일상생활 속에서 금기가 되고 역차별에 대한 반감이 누적된다. 미국이란 국가를 만드는 데 기여한 두 가지 차별이 미국사회의 아킬레스건으로 작동한다. 비밀이 보장된 투표 행위가 억눌렸던 집단 무의식이 발현되는 찬스일 수 있다. 트럼프가 첫번째 승리했던 2016년 선거의 상대는 힐러리 클린턴이었다. 당시 힐러리는 유권자의 전체 득표수에서는 승리했지만, 선거인단 숫자에서 근소하게 패했다. 성차별이 반영된 선거였다는 명시적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의 상대는 카멀라 해리스라는 유색인종 여성이었기에,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오바마와 함께 등장한 해리스'의 그림에 대한 역차별의 저항이 움직였다. 민주당의 선거전략이 미국문화의 구조적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를 읽지 못한 결과다. 투표 직전과 출구조사까지 '박빙'이라는 여론조사의 결과가 뒤집어진 것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여론조사의 결과가 미국인의 심층구조가 노출되는 것을 덮어버렸다. 미국의 위대함(MAGA)을 지탱하는 심층구조에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숨어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너무나 당연하기에 아무도 말하지 않는 현상일 수도 있고, 사람은 자신의 등 뒤를 볼 수 없는 현상의 결과다. 제1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후, 1918년 만들어진 워싱턴체제가 지난 100년 동안 지구촌을 쥐락펴락한 미 제국주의의 판도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물론이고, 목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전장도, 대만 사람들이 전쟁 공포에 휩싸여 있는 원인도 미국의 국제정치와 긴밀하게 연동돼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향배가 현대 인류사회의 장래를 결정하고 있다. 인간의 문제에 관한 한 어떤 형태라도 답을 내놓아야 하는 인류학자의 입장에서 결코 '패싱'할 수 없는 사건이다. 전체 유권자의 득표수에서뿐만 아니라 선거인단 숫자에서도 트럼프가 압승했다. 해리스가 참패한 원인에 대한 미국 언론의 분석은 치밀하고 사실적이다. 선거 결과의 예측은 여론조사에 근거한 것이고, 여론조사의 방법은 통계 분석이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통계 분석으로만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 미국 대통령 선거를 보면서, 사회과학의 중심적인 방법론으로서 성장해온 통계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밝힌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대상이 대규모일 경우에 최적의 방법이 통계라는 점에는 수긍이 간다. 하지만 그것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는 경향일 뿐 사실이 아니다. 수치로 드러난 경향을 읽어내는 전문가의 역할이 있다. "통계는 미니스커트다." 이것이 나의 오랜 신조였고, 강의시간에도 누누이 강조했던 말이다. 드러난 부분을 많이 보여주고, 그 위의 가려진 부분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패션이 미니스커트다. 결코 핵심은 보여주지 않는다. 핵심을 보여주게 되면, 그것은 통념상의 옷도 아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여론조사라는 것이 나의 통계에 관한 신조를 정확하게 대변했다. 사람은 의사표시와 실질행위 사이에 차이를 낼 수 있는 존재다. 통계는 언행(言行), 즉 말과 행동 사이에 개입되는 생각(思)의 과정을 읽어내지 못한다. 인종차별과 성차별로 영글어진 미국사회의 심층구조가 기반인 'MAGA' 신화가 앞으로 무슨 일을 벌일지 두고 볼 일이다. 차별 역사가 구조화된 미국문화에서 발현되는 트럼프의 대외정책이 살얼음판을 디디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살림살이를 거들떠볼 리가 없다. 노골적인 차별의식이 미국의 대외정책으로 횡행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역으로, 보이고 싶지 않은 심층구조를 감추기 위한 전략성 정책이 표면화할 수도 있다. 전쟁(군사)과 평화(외교)가 교차하는 한반도의 국제정치적 외줄타기는 미국문화의 심층구조를 읽어야 한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2-02 19:21:16선거에서 패한 후보는 각종 비판에 직면한다. 특히 패배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후보의 여러 면을 결과론적으로 지적하며 패인이라고 규정한다. 이때 승패에 절대 가치를 두는 전략적 관점만 난무하며 후보들이 선거 과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 게 당위적으로 바람직한 건지는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생명에 연연하는 후보나 참모야 당위적 측면에 별 관심이 없겠지만 언론인, 학자, 일반 시민마저 그래선 곤란하다. 당위적 논의야말로 중장기적으로 국가와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미국 대선의 패배자 카멀라 해리스가 각종 비판을 받고 있다. 왜 졌느냐는 패인에 관한 결과론이 주를 이룬다. 해리스가 인종·성별 등 정체성 이슈를 부각하지 않아서 졌다, 반대로 정체성 이슈를 확실히 손절하지 못해서 졌다, 법과 질서를 너무 강조해서 졌다, 반대로 법과 질서를 더 내세우지 못해서 졌다, 트럼프의 반민주적 위험성을 조명하지 못해서 졌다, 반대로 트럼프를 너무 민주주의 관점에서만 재단해서 졌다, 인플레에 대한 방어 논리를 세우지 못해서 졌다, 애초 부통령이 되기도 힘들 만큼 경력이 미미해서 졌다, 대중 호소력을 띠지 못해서 졌다, 심지어 키가 너무 작아서 졌다 등등. 현실적 패인 분석에서 나온 비판들이다. 그런데 해리스가 당위적으로 바람직한 모습을 보였는지에 관한 논의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해리스와 무관하게 상황상 민주당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판이었다는 주장들도 있으나, 이 역시 현실 분석에 입각한 거고 당위적 평가에서 나온 건 아니다. 선거 승인·패인 분석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그 연장선에서 혹은 상관없이라도 당위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 해리스가 패했으나 선거 과정에서 칭찬받을 만했는지 아닌지를 중장기 관점에서 당위적 가치들에 연결해 논할 필요가 있다. 여러 당위적 가치가 있으나 요즘 미국의 심각한 문제가 이념적·정서적 양극화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중용, 중간적 화합의 가치가 특히 중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후보로서 해리스가 그 가치에 도움이 될 모습을 보였는지, 그래서 양극화의 완화에 공헌할 수 있었는지를 논해야 한다. 이 논의는 미국뿐 아니라 양극화로 곪은 한국, 유럽 등 여타 사회에도 적실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사안이다. 또한 트럼프가 상대편을 악마화하고 자기편만 보는 전략적 극단주의를 노골적으로 취하며 양극화를 부추겼다는 엄연한 사실을 봐도 과연 해리스는 어땠는지 평가하는 것의 의미가 크다. 해리스가 트럼프와 달리 중간 지대를 바라보며 중도층까지 껴안으려 했음은 당위적으로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해리스는 진보적 유색인종 여성이나 그쪽 진영만 좋아하는 낙태 합법화, 총기 규제 등에서는 입장을 누그러뜨렸고 중도층이 좋아할 만한 법과 질서를 강조하며 사회적 화합을 외쳤다. 물론 이런 온건 중도 전략이 선거 승리를 가져오진 못했다. 출구조사상 성별·학력·이념의 양극화는 여전히 확연하다. 그러나 해리스의 중도 전략이 없었다면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을 것이다. 그 점에서 해리스는 당위적으로 칭찬받을 만했고, 승패만 따지는 결과론적 비판론에 받은 상처를 어느 정도 위로받을 수 있다. 이런 당위적 차원의 긍정 평가가 공허하게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중도로의 저변 확대를 시도하고 결과를 깨끗이 승복한 민주당이 2년 후 중간선거나 4년 후 대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트럼프 정책이 각종 난관에 부딪혀 표류하고 트럼프 이후를 놓고 공화당이 내분과 혼란에 빠질 시점에 중대하게 다가올 수 있다. 미국 경우는 비교학적 교훈을 준다. 선거 승인·패인의 결과론적 분석에 그치지 말고, 선거 과정상 후보들의 입장·행동이 당위적으로 어땠는지도 논해야 한다. 그래야 중장기적으로 공동선이 도외시되지 않을 수 있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2024-11-18 18:36:03[파이낸셜뉴스] 지난 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7개 경합주를 모두 패하면서 낙선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임기가 끝나기전에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는 미국 민주당전국위원회(DNC) 관리이자 해리스의 대변인을 지낸 저말 시먼스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인단 개표와 대선 최종 승자가 발표되는 1월6일 이전에 사임해 해리스 부통령이 남은 기간동안 대통령을 해보록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시먼스는 CNN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공약을 지킨 대통령이나 과도기 인물이 되겠다는 약속을 못지켰다며 앞으로 30일 이내 사임해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물려받도록 사임할 것을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에 CNN의 방송인들은 한동안 말문을 열지 못하다가 감탄사를 유발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시먼스는 해리스 부통령을 짧은 기간이라도 대통령을 맡게함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20일까지 민주당이 뉴스를 지배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리스는 부통령으로써 내년 1월6일 대선 최종 승자를 승인해야 한다. 시먼스는 해리스가 바이든으로부터 대통령직을 물려받으면 자신이 패한 대선의 결과를 승인하는 어려운 임무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1-11 14:56:55[파이낸셜뉴스] 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7개 경합주에서 모두 패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백악관 자리를 뺏긴 것에 대한 원인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중 해리스 지원 사격에 나섰던 전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와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연설에서 했던 말이 남성들로 하여금 소외감을 느끼게 만들며 역효과를 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스포츠 채널 ESPN 방송인 스티븐 A 스미스는 지난 7일 자신의 유튜브 팟캐스트 방송 프로그램에서 해리스의 대선 패배를 분석하면서 오바마와 윈프리의 연설을 비판했다. 중도성향을 보여왔으며 이번 대선에서 자신은 해리스를 찍었다고 밝힌 스미스는 부유한 오바마와 윈프리가 하루 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는 일반 미국인들과는 거리가 멀어 중산층 유권자들은 공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바마가 지난 26일 미시간주 캘러머주 유세장 연설에서 흑인 남성들을 향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우리를 반대하는 것에 투표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문제삼았다. 스미스는 이같은 발언에 남성 유권자들이 불쾌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 4일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해리스 유세에 지원 연설에 나선 윈프리가 트럼프가 당선되면 장래에 더 이상 선거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 불안을 과장한 것으로 유권자들의 참여를 떨어뜨리고 선거에 대한 신뢰도 잃게 했다고 비판했다. 스미스는 이번 대선 패배 책임이 해리스 후보에게 전적으로 있지 않지만 지지표를 얻기 위해 일반 시민들에게 죄책감을 주는 전략을 썼다고 분석했다. 유튜브 구독자 약 91만2000명을 거느리고 있는 스미스는 이번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 역사상 최대 정치적 컴백”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트럼프에 대한 저격 미수 사건이 발생하자 당시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쥐고 지지자들에게 싸우라고 외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일찌감치 대선을 승리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트럼프 뒤에 대형 성조기까지 보인 당시 사진은 어떠한 연출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1-10 23:50:06[파이낸셜뉴스] 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패하자 민주당 내에서 돈만 낭비한 참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재정 위원인 린디 리는 폭스뉴스채널에 출연해 해리스 선거운동을 이끌던 젠 오말리 딜러의 잘못으로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손실을 입혔다며 참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선거비용을 수백만달러를 자신이 조달했으나 앞으로 1800만~2000만달러 부채를 안게 됐다며 오말리 딜런은 해리스가 승리할 것으로 확신하며 광고를 내보내자 기부금이 많이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타임스는 해리스 패배에 민주당 내부에서 원인 파악 중이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뒤늦게 대선 후보 포기를 결정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원망했다고 보도했다. 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믿는다면 민주당은 후보 경선을 실시해야 했으며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물러나면서 곧바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경선은 불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1-10 22:28:20[파이낸셜뉴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내년 1월 백악관을 퇴임한 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부통령의 퇴임 후 행보에 관련한 여섯 개의 선택지를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선 정치적으로 재기를 노리는 방안이다. 오는 2028년 대선에 재출마하거나 상원으로 복귀, 혹은 오는 2026년 선거가 예정된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도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의 최대 기부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도 있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정부가 혼란을 겪는다면 미국인의 마음을 다시 얻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민간으로 갈 수도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로펌이나 로비 단체에 합류한다면 워싱턴DC나 캘리포니아의 돈 많은 사업가들은 기꺼이 그를 고객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차후 대선에 재출마할 계획이 있다면 로비 활동이나 기업 법률 분야는 피하고 싶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싱크탱크에 합류하거나 특정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한 캠페인 활동을 벌이는 길도 있다. 하지만 대선 후보자에게 싱크탱크는 체급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바이든 정부에서의 경험과 트럼프 당선인과의 경쟁에서 느낀 소회에 대한 책을 쓰는 길도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2016년 대선 회고록 '무슨 일이 있었나'(What Happened)를 출간했고, 앨 고어 전 부통령은 환경운동에 뛰어들어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을 제작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분간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숨고르기를 하면서 구체적인 행보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그는 조 바이든 정부의 정책 홍보에 집중했는데 퇴임 후에는 자신이 원하는 문제를 우선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선거운동 기간 해리스 부통령은 음식을 먹는 데 좀 더 시간을 쓰고 싶다며 선거가 끝나면 살을 찌울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4-11-09 11:11:18[파이낸셜뉴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패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원인 제공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의 나이와 국경 문제 논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여름까지 재출마를 고집한 것으로 인해 백악관을 내주게 된 것으로 해리스 부통령 지지자들이 원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0년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으며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를 공식 지지했던 앤드루 양은 “이번 패배의 최대 원인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있다”며 “그가 7월이 아닌 1월에 출마 포기를 했더라면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내년 1월에 이임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100년만의 최악의 대유행에도 미국을 이끌고 러시아로부터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얻어내고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단임에 그치면서 자신의 전임자인 트럼프에게 대통령직을 내주게 됐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주립대의 독립 및 지속적인 민주주의를 위한 센터 공동 소장인 톰 라일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어쩌면 20~30년 뒤에는 일부 업적을 인정받을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트럼프에 승리를 거뒀다가 다시 자리를 그에게 내준 대통령이라는 유산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이 미국내 유권자 12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10명 중 4명만이 바이든이 국정수행을 잘했다고 응답했다. AP는 해리스 선거운동의 고문을 포함한 일부 익명의 민주당 고위 인사들이 대선 선거운동 기간 초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 가능성이 낮은 것을 인정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세스 모울턴 매사추세츠주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여름 서둘러 후보 사퇴를 했었더라면 결과가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21일 대선 후보를 사퇴하고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앤드루 양은 민주당 지도부 중 아무도 바이든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지 않았다며 이들도 너무 오래 기다린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후보가 된 해리스는 바이든에 대해 선거운동에 활기를 불어넣었으나 자신은 바이든과 어떠한 정부를 이끌지를 차별화하는데 실패했다. 방송 출연에서도 이 같은 질문에 생각나는 것이 없다고 답했으며 이 같은 녹취를 트럼프 진영은 선거광고에 자주 역이용했다. 민주당 지지 성향 단체 서드웨이의 매트 베네트 이사는 자신의 생애중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양원 다수당을 모두 빼앗기는 것은 가장 치명적인 것을 목격하는 것이라면서도 “바이든이 출마 포기를 서둘렀더라면 어떠한 결과가 나왔을지는 앞으로도 계속 묻게 될 것”이라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1-08 11:5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