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는 외교·경제분야 등 앞으로 닥쳐올 대대적인 변화를 분주하게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우리나라 안보 측면에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단연 북한 문제이다. 트럼프 당선인 본인은 물론 입각할 가능성이 높은 측근들까지 북미협상은 재개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우리나라, 나아가 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 심히 우려되는 건 트럼프 당선인이 끌고 갈 북미협상의 방향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과거처럼 김정은 위원장과 '빅딜'을 추구한다면 자칫 '군축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고, 이는 국경을 맞댄 우리나라부터 시작해 한반도 주변 국가들 모두 핵무장 요구가 빗발치게 될 수 있다. '핵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다양한 우려와 가능성이 난무하는 트럼프 2기 정부를 맞아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과 지상대담을 통해 우리나라가 겪을 외교·안보·경제 분야 위협과 기회 요인을 짚어봤다. ―북핵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북미협상이 어떤 식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보는지, 또 일각에서 우려하는 핵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보는가. ▲임=트럼프는 재임 시절 김 위원장과 3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개인적 친분을 쌓았고, 재집권 시 김정은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정책적 우선순위가 높진 않을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 상황이 매우 시급하기 때문이다. 유럽 상황의 전개 여하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 한편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와 7차 핵실험 가능성은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재집권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한국의 안보 불안이 가중돼 핵무장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워싱턴에서는 여전히 비확산론자들의 목소리가 강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럼에도 만약에라도 한국이 독자적인 핵무장을 추진할 경우, 일본과 대만 등 주변국들도 핵 개발을 고려하게 되어 동북아시아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반=트럼프는 김정은과 정상회담에 관심을 갖겠지만 하노이 결렬의 전례가 정상회담 목표와 방식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정은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미북 정상회담에는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북한의 핵무장을 인정하고 북핵 위협을 약화시킨다는 제한적 목표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입장에서 이 시나리오는 핵 안보뿐 아니라 외교 차원에서도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다. 공식 핵보유국이 된 북한과 핵무기 없이 대응해야 하는 한국은 궁극적으로 '공포의 균형' 원칙 작동이 제한될 것이고, 이는 자체 핵무장 여론을 증폭시킬 수 있다. 나아가 북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은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의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켜 핵 도미노 현상이 부상할 수 있다. ―언급한 것처럼 북한 문제에 앞서 트럼프가 가장 먼저 나설 현안으로 우크라 전쟁이 꼽힌다. 전쟁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특히나 북한군이 파병된 상황에서 우리 외교와 안보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보는가. ▲반=트럼프가 생각하는 러우전쟁의 해법은 정세 혹은 규칙 차원의 판단이 아니라 미국의 강압으로 전쟁을 최단시간에 봉합하는 것이다. 이 경우 우크라 영토의 5분의 1이 러시아에 병합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개인의 생각과 참모진의 판단이 다를 경우 미국 내부적으로 입장을 조율하는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트럼프가 이런 정책을 현실화할 경우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국제사회의 결집이 약화될 우려가 있고, 북한군 파병에 대응하는 것도 복잡한 구도에 직면할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군 파병은 유라시아와 한반도 지정학이 직접적으로 융합되는 단초를 제공하는 바, 한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직접적인 안보 협력을 대폭 강화하는 기제가 될 것이다. 특히 한국의 우크라 지원에 대한 방향을 재검토하고 유럽 국가의 군사력 현대화에 한국이 기여하는 역할의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임=트럼프는 당선되면 24시간 내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와 우크라 간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법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또 트럼프가 우크라의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양보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는 우크라 영토 보전과 주권에 대한 국제적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 서방 국가들의 우려와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과연 그의 말처럼 전쟁이 빨리 끝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 오히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할 것이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안보 상황이 요동치면 트럼프가 주장했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도 더 거세질 수 있을 것 같다.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조기합의해 국회 비준만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부침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하는지. ▲임=12차 SMA를 타결하긴 했지만, 트럼프가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는 과거 재임 시절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한 바 있으며, 최근에도 한국이 방위비로 연간 100억달러(약 13조6500억원)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트럼프는 출범 후 빠른 시기에 방위비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선거기간 중 현 방위비의 10배 수준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거래' 목표의 상한치를 이미 제시한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와 타결한 방위비 협상액을 재협상의 기준점으로 규정하는 접근법을 정교화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와 재협상 시 국가 간 협상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준점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경제 분야로 넘어가보면 트럼프는 관세 세율 인상을 여러 차례 밝혔고, 1기 정부 때도 고관세 정책을 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도 보편적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하나. ▲임=한국에 대한 보편적 관세 적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보편적 관세 적용은 FTA의 기본 원칙과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비슷한 조치를 통해 미국의 산업 보호와 무역적자 해소를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무역협정에 대한 재검토와 강경한 재협상을 강조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한미 FTA를 개정하며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협정을 수정하려 했던 전례가 있다. 특히 특정 산업 분야에서 한국 수출이 미국 제조업과 충돌하는 경우, 트럼프는 기존 FTA를 재해석하거나 무역 구제 조치를 통해 제한적인 관세를 다시 논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내 일자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 행정부가 예민하게 반응했던 분야 중 하나이므로 타깃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2018년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전력이 있다. 이런 제한이 더 강화되거나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는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된 정책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한국이 주도하는 배터리 및 전기차 부품, 태양광 패널 같은 친환경 에너지 관련 제품에 대한 관세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반=보편성과 특수성 모두가 가동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인식은 관세가 세금을 대신하는 수준으로 가동시켜 미국을 최우선에 두는 경제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원칙을 보편성에 입각해 모든 국가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보편성만을 가동시키지 않고 무역수지 등을 따져 특수성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중국이 약탈 수준으로 미국의 경제를 잠식했다는 인식으로 보편적 관세를 넘어 상당한 수준의 특수적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에는 보편적 관세를 적용하되 여러 이익관계를 따져 특정 분야에 대해 특수 관세 적용도 조율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은 특수 관세에서 불리한 환경에 놓이지 않도록 미국의 '거래적 접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 2012년 발효돼 10년 이상 적용된 한미 FTA의 선순환 요소를 발굴해서 특수성 측면에서 유리한 협상이 되도록 여건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런 협상을 통해 보편적 관세율도 낮추도록 하는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 정리=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1-12 18:18:30[파이낸셜뉴스] 집권여당 내에서 우리나라의 자체 핵무장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추진되는 등 핵무장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여당 중진 의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제7차 핵실험에 대비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유지와 국민의 안전보장을 위한 자위권적 핵무장 촉구결의안'을 곧 발의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핵무장 촉구결의안에는 북한의 실질적인 핵 위협에 대응하는 자위권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자위권적 핵무장'과 대한민국이 핵 경쟁을 유발시킬 목적으로 원해서 하는 핵무장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의 생존을 위한 '전략적 핵무장'이란 내용이 담긴다. 아울러 북한의 핵 위협이 완전히 사라질 경우 대한민국도 그 즉시 핵무장을 해제하는 '평화적 핵무장' 등 세 가지 원칙을 견지하는 '조건부 핵무장 선언'이 결의안에 담길 예정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최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우리 정보당국이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했다"면서 "북한의 위협적인 핵 도발에 맞서 우리 정부 또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유지와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권적 차원의 독자적인 핵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결의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 노태우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관한 선언'을 발표한 후 지금까지 '확장억제'라는 핵우산 정책으로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 이후, 2017년 9월 3일까지 6차에 걸쳐 핵실험을 했고, 같은 해 11월 29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직후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0월 31일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할 수 있는 신형 ICBM '화성-19형'을 발사하면서 핵·미사일 도발을 이어왔다. 이에 김 의원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남한 뿐 아니라 주변 아시아 국가는 물론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라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핵무장만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강화된 러북 군사협력 또한 동북아 안정뿐 아니라 국제평화에도 커다란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자체적인 핵무장의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11-10 13:52:58[파이낸셜뉴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규모 파병을 한 데 이어 역대 최장 비행기록을 세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 올리는 등 국제사회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한국·미국·일본이 공동대응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당장은 규탄과 함께 제재를 가하고, 북한군 전투 투입이나 러시아의 첨단무기 기술이전 등 레드라인을 넘어서면 ‘추가 대응조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우크라에 공격용 무기까지 지원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바 있다. 우선 조태열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1일 북한이 전날 ICBM 발사 도발을 감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미일 외교장관은 이날 전화통화로 협의를 거쳐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의 ICBM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했다”며 “한반도와 그 너머 지역에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긴밀히 나아가고, 북한이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이 되는 불법적 수익을 창출하는 걸 차단키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불법 무기 이전과 북한군 파병 포함 북러 간 군사협력 심화에 대해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미일은 3국 국가안보실장 회의를 열어 북한군 파병을 규탄하고 대책을 논의했는데, 이번 ICBM 도발에는 3국 외교장관이 나서 공동성명을 낸 것이다. 한미일이 각급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협력하며 북러 위협에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기다 한미 양국은 미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2+2 외교·국방장관회의를 열어 북러 군사협력의 향후 전개에 맞춘 대응조치들을 강구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과 공동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먼저 공동성명에선 “러북 안보협력 확대로 인한 도전들에 대한 대응 방안을 식별했고,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지원을 면밀히 주시하고 추가 공개키로 했다”며 “현 독자제재 체제를 이행하고 더 이상의 불법적이고 무모하며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위를 억제키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들을 적극 추진키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간 한미는 안보리 대북제재 외에 독자제재를 가해왔다. 여기에 더해 우리 정부는 전날 미사일 생산에 쓰이는 품목 15개 수출통제에 나선 데 이어 이날에는 미사일 개발과 외화벌이에 관여한 개인 11명과 기관 4곳에 대한 독자제재를 추가로 가했다. 탄도미사일 생산 자체를 원천 봉쇄하려는 시도이다. 정부는 이런 조치들을 미국을 위시한 우방국들도 협력토록 협의하고 있다. 한미 공동성명은 협력 제재 방침을 확인해준 것이다. 한미는 우크라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 8000여명이 조만간 전투에 투입될 예정임을 알리고, 앞으로의 상황 전개에 맞춰 대응조치에 나선다는 경고도 내놨다. 러시아가 북한에 ICBM과 핵추진잠수함 등 첨단무기 기술이전이나 경제적 지원 등 어떤 반대급부를 내줄지가 관건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우크라에 공격용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처럼 북한으로 인한 안보 위협이 가중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내에서까지 한국의 자체핵무장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여론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는데, 이를 의식한 듯 조·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언급했다. 반면 블링컨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표현해 우회적으로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당사국들의 합의가 필요한 공동성명도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쓰였다. 한미일 외교장관의 ICBM 규탄, 한미 외교·국방장관의 북한군 파병 반발 공동성명 모두 마찬가지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1-01 17:41:13【프라하(체코)=김학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시스템'으로 북핵 위협을 실질적으로 억제, 대응할 수 있는 체제가 구축됐다"면서 재차 거리를 뒀다.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한미간 핵 전략기획에 핵 재래식 통합까지 이뤄져 자체 핵무장 없이도 북핵 위협을 실질적으로 억제, 대응할 수 있는 체제가 구축됐다는 것이다. 러북 군사협력에 대해서도 한미일 협력으로 대응할 것을 밝힌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에 계속 동참할 것을 강조했다. 20일(현지시간) 공개된 윤 대통령의 체코 대표 경제지 '호스포다즈스케 노비니(HN)'와의 서면 인터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미국과 함께 동맹의 확장억제 역량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자체 국방력 강화와 더불어 한미 확장억제의 실행력 강화를 최선의 방책으로 삼고 있다"면서 "작년 4월 국빈 방미 계기에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협의그룹(NCG) 설립을 결정했고 현재 한미는 핵 전략기획은 물론 핵 재래식 통합(CNI)을 통해 공동 실행까지 함께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윤 대통령은 "자체 핵무장 없이도 북핵 위협을 실질적으로 억제, 대응할 수 있는 체제가 구축된 것"이라면서 자체 핵무장론을 거듭 일축했다. 러북 군사협력에 대해 한미일 3국 협력 강화 방침을 강조한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교역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고, 그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두코바니 신규 원전 최종수주를 위해 체크를 공식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원전 건설을 통해 한-체코 경제협력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한-체코 경제협력에 대해 "원전을 중심으로 하는 클린에너지 개발과 미래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유럽의 중심에 위치한 체코는 동서 유럽을 연결하는 교통과 물류의 허브"라면서 "체코의 고속철도 건설과 운영에 '신속과 안전(Fast and Safe)'으로 잘 알려진 한국 고속철도 기업들과의 협력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고속철도 협력 외에도 윤 대통령은 "체코는 유럽의 공업 강국으로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고, 한국은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면서 "배터리, 첨단 로봇, 미래차 등과 같은 첨단산업 분야의 양국간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09-20 14:59:31[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의 핵무장 필요성을 제기하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신뢰를 얻어야 협의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애초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윤석열 정부 기조에 다소 유연성이 생긴 것으로 읽힌다. 17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기현·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강화 탓에 국내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플루토늄 재처리와 우라늄 고농축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러자 조 장관은 한미동맹에 끼칠 악영향과 NPT 위반에 따른 제재 부담을 이유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한미 간에 기존의 틀 내에서 전략적 협력 공간들을 확보해나가며 상호 신뢰를 쌓는 작업부터 먼저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그런 (핵무장 관련) 목소리가 한미 간의 안보협의에서 직·간접적으로 반영되리라고 생각한다”며 “한미 원자력협정에서 기회의 공간이 열리기 때문에 (플루토늄 재처리와 우라늄 고농축 등) 그런 것들을 모색하고 신뢰를 쌓아가며 하나씩 차분히 다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당장은 NPT 위반 부담이 커서 한미동맹의 틀 내에서 확장억제 강화에 매진할 수밖에 없지만, 이를 통해 미국의 신뢰를 얻으면 단계적으로 핵무장 논의도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즉, 단번에 자체 핵무장을 이루진 못해도 핵무기 생산 직전 단계인 핵 재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원자력협정 개정은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7-17 20:29:47[파이낸셜뉴스] 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한 외신과 서면인터뷰를 통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핵무장론에 선을 그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해법은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7-08 14:51:32[파이낸셜뉴스] 정치권에서 '한미일 동맹', '핵무장론' 등 외교안보 관련 발언이 등장할 때마다 여야가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여야가 각종 외교 이슈에 상반된 입장을 가지고 있더라도, '친일·친중·친북' 등을 부각하는 무분별한 발언이 한반도 안보 정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신나간 국민의힘이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발언한 데 대한 여파가 이틀째 이어졌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마저 취소되면서 병무청과 방위사업청 등에 대한 업무보고는 파행을 빚었다.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김 의원이 사과를 해야 회의를 열 수 있다고 했고, 김 의원은 '적반하장'이라며 맞섰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친일 논란'으로 확장하며 김 의원에 힘을 실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본과 동맹을 한다고? 한-일전은 들어봤어도 한-일동맹은 처음 들어 본다"고 썼다. 같은 당 양문석 의원은 "한일동맹 운운하며 친일파를 자처하며 싸다 바치는 저들을 우리는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친일몰이'라고 질타하며 "한미일 동맹에서 '미'는 쏙 빼놓고 한일 동맹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제안으로 여당 7·23 전당대회 화두로 떠오른 '핵무장론'도 여야 논쟁거리다. 정 최고위원은 "참으로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주장"이라며 "(미국으로부터의) 전작권 환수에는 반대하면서 핵무장론을 말하는 것부터 논리 모순"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22대 총선 기간에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셰셰'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이 전 대표는 지난 3월 현장 유세 중 "왜 중국을 집적거리나. 그냥 (중국에)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중국에 굴종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보수 성향의 전직 외교관 200여명은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외교와 국제질서에 대한 천박한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이같은 정치권 공방이 복잡한 국제 사회와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 평론가는 "정치인들은 자신의 발언이 당장 외교와 안보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7-03 16:42:57[파이낸셜뉴스] 최근 한국 정치권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확장 억제를 개선하고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한국내 핵무장 여론에 대해 미 국무부가 “미국과 한국은 워싱턴 선언에 따라 만들어진 핵협의그룹을 통해 확장 억제를 개선하고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핵협의그룹은 핵 억지력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협력적 의사결정을 통해 한미 동맹이 한반도에서 핵 억지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두나라는 핵 비확산 원칙에 전념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사용하는 한국 방어와 확장 억제력에 대한 철통같은 공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2023년 4월 한미 양국이 발표한 워싱턴 선언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획기적인 확장억제 공약이라며 “우리는 지역 평화와 안정의 핵심 요소인 핵 비확산에 대한 약속을 이 선언에 담기 위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 비확산 체제의 초석인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한국의 오랜 공약을 재확인했음도 강조했다.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이후 한국 여권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불거지고 있다.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패트릭 크로닌은 VOA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내 핵무장론에 대해 “(한국에서) 이런 생각은 향후 선거에서 대중의 지지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오고 있다”며 “한국이 자체 핵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생각은 계속해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한국 정부의 정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크로닌은 “미국의 이익은 원칙적으로 핵무기 기술을 심지어 가장 가까운 동맹국일지라도 확산시키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북러 밀착으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케이토연구소 선임연구원 더그 밴도우는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 사이에 정확히 어떤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당연히 매우 긴장하고 있다”며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의구심 또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부차관보도 한국 국민들이 북한의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으며 미국의 확장억제 신뢰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북한의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지, 워싱턴 선언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 석좌인 빅터 차도 VOA 인터뷰에서 정치적 발언은 모든 장단점을 고려한 전략적 엘리트들의 신중한 국가적 논의의 표현은 아닌 것으로 이번에 나온 발언들은 지난주 북러 정상회담에서 나온 안보 합의에 대한 반응으로 분석했다. 그는 “그렇긴 하지만 지난 주 북러 사이에 일어난 일이 엘리트들의 마음 속에 새로운 의문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며 “러시아의 노골적인 지지를 받는 북한이 얼마나 더 큰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의문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차 석좌는 “한국의 ‘핵 욕망’을 미국이 억제하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확장억제는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없을 때만 제공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냉전 당시 미국 도시들이 소련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확장억제를 제공했다며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아시아 동맹국들의 안보를 연계하는 집단 방위선언을 할 것을 제안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6-28 09:33:08북한과 러시아가 실질적인 군사동맹을 체결하고 "전쟁 상태에 처하면 지체없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모든 수단'이라고 했으니 러시아의 핵무기가 북한에 제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북러의 위험한 거래는 2023년 4월 한미 워싱턴 선언 이후 잠복해 있던 한국의 핵무장론을 재점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조야에서도 한국의 핵무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한국의 핵무장론을 언급했는데,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나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 등이 그 예다. 하지만 그들의 발언을 잘 살펴보면 한국의 핵무장 주장을 이해한다거나 핵무장까지 고려해 봐야 한다는 것이지 이를 지지한다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가 2025년에 백악관에 복귀한다면 미국의 핵 정책이 조 바이든 행정부 때보다 더 공격적으로 바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곧바로 한국의 핵무장을 지지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한국의 핵무장을 지지하기보다는 기존 확장억제의 틀에서 한국의 핵 관련 정책을 관리하려 할 것이다. 워싱턴의 미국 외교정책 전문가 집단의 면면을 살펴보면 여전히 'NPT(핵 비확산) 체제' 옹호론자들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북한 핵 억제 못지않게 핵 확산 방지 역시 미국 외교안보정책의 중요한 목표로 상정하고 있다. 비확산을 위해서는 동맹으로 핵무기 확산을 먼저 막는 것이 필요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핵보유국으로는 해서는 안 되는 선제 핵공격 위협을 하며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했다. 북러 조약을 체결하며 북한을 실질적 핵보유국으로 인정했다. 중국은 미국에 버금가는 핵 강국이 되려는 노력을 숨기지 않고 있고, 탈냉전 이후 핵 군축의 근간이 되었던 조약들은 하나둘씩 파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동북아에 연쇄 핵무장을 초래할 수 있고, 이러한 핵 확산 움직임은 NPT 체제를 완전히 붕괴시킬 수 있다. 한국의 핵무장은 비확산이라는 미국의 정책목표에 도전하는 것이므로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우선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안보 공약이 약화할 수 있다. 한국의 핵무장은 그동안 쌓아온 미국과의 신뢰에 손상을 가할 것이다. 워싱턴 선언은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노력뿐 아니라 한국의 'NPT 준수 의무'를 명기했다. 한국의 핵무장은 워싱턴 선언뿐 아니라 한미 원자력협정 등 한미동맹의 근간이 되었던 양국 사이 합의를 뒤집는 것이다. 한국에는 여전히 주한미군 2만8500명이 주둔하고 있다. 한국의 핵무장은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이 실효적인 인계철선이라는 동맹의 믿음을 흔드는 행위다. 한국의 핵무장은 "한국의 방어는 한국에 맡기자"라는 미국 내 트럼프류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고, 이는 전략자산 전개 중단, 한미 연합훈련 축소 및 중단, 나아가 주한미군 철수 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한국 핵무장 논의가 동맹의 틀 안에서 차분하고 긴밀히 진행된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핵무장보다는 한국이 핵잠재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양국이 먼저 논의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만약에 한국이 마음만 먹으면 바로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보한다면 대북 억지가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될 것이다. '브레이크아웃 타임'이란 핵무기 제조를 결심한 시점부터 '무기급 핵물질'을 확보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일컫는다. 핵잠재력이란 핵무기를 실제로 만들지는 않아 NPT를 위반하지 않지만, 브레이크아웃 타임을 최소화해 단기간에 핵무기를 제조해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한국은 당장 핵무기를 만들겠다고 나서기보다는 일단 우라늄 농축을 시작해 비축하며 핵잠재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2024-06-26 18:23:24[파이낸셜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6일 여당 당권주자들 사이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거론되는 데 대해 "참으로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장할 수는 있지만 불가능한 뻥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자체 핵무기 개발론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슈의 핵일 것 같다"며 "핵무장이 국력이라는 부질없는 논쟁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한국은 좋든 싫든 한미동맹 틀안에서 제한적 군사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사실상 전작권 통제는 미국에 있다"며 "전작권부터 환수하자고 하고 자체 핵무장론을 말하던지, 전작권 환수에는 반대하면서 핵무장론을 말하는 것부터 논리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자체 핵무장론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한미원자력협정은 한국이 핵물질을 개발하거나 핵 사용 후 재처리를 미국에서 일일이 감시하고 있다"며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핵물질을 농축하거나 사용 후 재처리 과정에서 의심 사항이 발생하면 미국으로부터 즉각 제재를 받는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핵무기를 만드려는 시도부터 발각되고, 발각되면 바로 경제제재에 들어가는데 뒷감당이 가능하겠나"라며 "우리는 핵확산금지조약인 NPT 가입 국가인데, 핵무기를 만드려면 NPT를 탈퇴하거나 몰래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한 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핵무기는 핵물질, 핵기술, 핵탄두, 핵 운반체, 핵 과학자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을 미국의 동의 없이 미국 몰래 한국 원자력협정을 파기하고 NPT를 탈퇴하면서 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라고 재차 따졌다. 특히 정 최고위원은 "한국은 대외 의존성이 높고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다. 전쟁이 일어나서도 안 되지만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조차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아무말 대잔치 말폭탄 하나가 대한민국 경제를 폭망시키는 핵폭탄이 될 수 있다. 표 몇개 얻자고 대한민국 경제 폭망시킬 위험천만한 주장하는 무책임한 말폭탄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최고위원은 "가뜩이나 오물풍선이 남파되고 대북, 대남 비방전이 고조되는 등 한반도 정세가 불안한 이 때, 정치인들의 말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평화가 곧 경제다. 평화를 위한 길은 따로 없다. 우리 말 조심하자"라고 당부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여권의 '핵무장론'에 대 "안보 위기를 부추겨 정치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속셈인가"라며 "남북 모두의 공멸을 부를 치킨 게임을 즉각 중단하고 안정적 상황 관리에 힘 쏟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최아영 기자
2024-06-26 11: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