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견으로 21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법)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대 국회에서 민생법안 합의처리를 강조한 여야가 고준위법을 '비쟁점 법안'으로 분류한 가운데 19일 법안소위가 열리기 때문이다. 다만 원전 부지 내 건식 저장시설 규모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해 이에 대한 해결 여부가 고준위법 통과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원전 내 건식 저장시설 규모가 쟁점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석기·이인선·김성원·정동만 의원(이상 국민의힘)과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고준위법을 각각 대표 발의한 상태다. 5개 법안은 21대 국회 때 여야가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세부적인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방폐장 사업을 진두지휘할 고준위방폐물관리위원회(고방위) 구성을 놓고 당정 간 의견수렴도 충분히 거쳤다. 여당은 원 구성을 마치고 열린 에너지특별위원회에서 고방위를 국무총리 직속 일반행정위원회로 출범시키되, 5년 내로 중앙행정기관 격상 여부를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방폐장 운영 시점은 대체로 2060년대 운영을 목표로 잡았고, 관리사업자로는 모두 원자력환경공단을 지정했다. 관건은 사용후핵연료의 부지 내 저장용량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저장용량을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반면 김성환 의원은 저장용량이 "설계수명 기간 동안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양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법안을 발의했다. 결국 원전 부지 내 (건식) 저장시설 규모를 둘러싼 내용이 22대 국회에서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여야 갈등 속 원전 정지시기 임박 여야가 고준위법을 두고 다투는 가운데 각 원전의 임시저장시설의 포화시점은 다가오고 있다. 고준위법은 원전 가동 후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저장할지 다루는 법이다. 사용후핵연료는 맹독성 방사성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에 먼저 저장된다. 이후 중간저장시설에 저장했다가 고준위방폐장 등 영구처분 시설로 이동하게 된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현재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 내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소의 포화가 늦어도 2030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고리원자력본부의 포화 시점이 2028년으로 가장 일렀지만 조밀저장대 설치로 일단 3년가량 늦췄다. 한빛원자력본부가 2030년, 한울원자력본부는 2031년 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시저장시설 건설에 최소 7년 넘는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이 없어 원전 가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할 우려도 제기된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고준위법을 통과시켜도 향후 원전 가동을 멈추는 것이 우려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인공지능(AI) 활성화를 비롯해 향후 전력소비가 급증할 것을 고려하면 고준위법 통과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11-17 18:19:27[파이낸셜뉴스] 핵연료 제조·처리 시설도 내년 10월부터 원자력발전소처럼 허가 체계를 건설허가와 운영허가로 단계별 개편해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안정성을 심사 받아 운영하게 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2일 핵연료주기시설의 허가체계를 개편하는 '원자력안전법 일부개정법률'을 공포했다. 이 법은 하위법령 개정을 거쳐 1년 뒤인 2025년 10월 23일부터 시행된다. 현재 핵연료주기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는 내년 10월 23일 개정 법률이 시행되면 시행일로부터 3년 이내에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를 작성해 원안위에 제출해야 한다. 핵연료 주기 시설은 핵연료의 원료가 되는 물질의 채광부터 사용 후 최종 폐기될 때까지의 과정에서 핵연료 물질의 정련·변환·가공 및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위한 시설이다. 유국희 원안위 위원장은 "이번 법률 개정으로 핵연료주기시설도 원전과 동일하게 건설허가 및 운영허가 체계를 갖추게 됨에 따라 한층 더 체계적으로 안전규제를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원자력 안전을 최우선으로 필요한 제도개선 사항이 있다면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한전원자력연료(KNF)가 국내 원전에 공급할 핵연료 및 수출용 핵연료를 제조하기 위하여 핵연료주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이 운영 중인 사용후핵연료 실험시설도 핵연료주기시설에 해당한다. 현행 원자력안전법에서는 핵연료주기시설의 경우 시설의 종류에 따라 핵연료 물질의 정련·변환·가공 시설은 원안위로부터 사업 허가를, 사용후핵연료 처리 시설은 주무부처 장관으로부터 사업 지정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개정을 통해 핵연료주기시설도 대형 원자력발전소와 마찬가지로 원안위로부터 건설허가와 운영허가를 받도록 한 만큼 향후 원안위가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시설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와함께 핵연료주기시설 사업자가 건설허가 및 운영허가를 신청할 시에는 각각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와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내용을 추가했다. 안전성분석보고서는 해당 시설의 각 계통 및 안전설비에 관한 사항과 사고분석, 기술지침 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 시설·운영 전반의 안전성을 분석해 기록한 서류다. 원안위는 "이번 개정을 통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10-21 16:00:09고준위방사성폐기물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행사가 마련됐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원전소통지원센터는 26일 대전 KW컨벤션 아이리스홀에서 '제1차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지역 순회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설명회는 대전 지역을 시작으로 부산(10월 11일), 대구(10월 17일), 서울(10월 24일), 광주(11월 1일) 까지 권역별 총 5개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날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현황 및 특별법 주요 내용'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재학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고준위사업본부장은 "원전 내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가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각 원전이 순차적 포화시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별도의 관리시설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준위방폐장 확보는 국가가 해결해야 할 필수 과제이자 원자력 발전의 혜택을 누린 현 세대의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백민훈 한국원자력연구원 후행원자력기술연구소 소장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원칙 및 해외 사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백 소장은 "대부분의 해외 국가들은 1980년대부터 40년 이상 법제도 정비를 통해 부지 선정 후 방폐장 건설 또는 운영을 앞두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2012년과 2016년 정책 수립 이후 특별법 제정 실패로 부지 선정을 위한 기초 작업도 착수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기술 개발현황 및 계획'을 발표한 손희동 (재)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단 사업기획팀장은 "영구처분시설 건설에 앞서 국내 지질 조건에 맞는 최적의 처분시스템 개발 및 성능 실증을 위해 별도 연구부지에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고준위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단계별 필요 기술을 적기에 확보하는 등 안전하고 효율적인 관리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09-26 18:18:05【프라하(체코)=김학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체코와의 공동 연구개발에 향후 10년간 3700만 달러(한화 약 495억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체코 영빈관 '리히텐슈타인 궁'에서 피알라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 정부가 앞으로 핵연료 기술, 합성신약, 인공지능과 같은 분야에서 양국의 공동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3,700만 달러 규모의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통해, 첨단 과학기술 협력이 한-체코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새로운 도약을 뒷받침하는 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체코와의 첨단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강조한 윤 대통령은 "이번 저의 체코 방문을 계기로 바이오, 우주항공, 화학과 첨단소재, 디지털, 원자력을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서 양국의 연구기관과 대학들이 서로 연계해 과학기술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09-20 20:43:51[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학회가 핀란드 등이 도입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기술 대비 면적은 70%, 경제성은 30% 이상 절감하는 대안책을 제시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29일 세종시 한 식당에서 설명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한국형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 솔루션'을 공개했다. 학회가 제안한 대책은 사용후핵연료를 구리와 주철로 만든 이중 처분용기에 담아, 지하 500m 깊이의 화강암반에 시설에 처분하는 게 골자다. 이는 핀란드, 스웨덴이 도입한 방식과 일치한다. 여기에 처분 용기의 두께, 담을 사용후핵연료 다발 수, 처분공 이격거리 등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효율화한 게 핵심이다. 고준위방폐물을 처분하는 지하 500m 환경에선 용기 부식이 사실상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해외가 준용하는 용기 두께 기준(5㎝)이 과도하다는 게 학회 측 설명이다. 이를 감안해 두께를 1㎝로 현실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장기 냉각한 고준위방폐물은 처분 용기 처분 다발수를 최적화하고 처분공 이격을 줄여도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이 방안을 적용하면,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 제2021-21호의 안전목표치를 만족하는 것은 물론 경제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동일 물량을 처분한다고 가정했을 때, 핀란드의 심층 처분 개념을 그대로 적용했을 때보다 처분장 면적은 70% 이상 줄고, 경제성은 30% 이상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학회 측은 지하연구시설(URL)을 건설하고 안전성 평가 결과를 확보하면 고준위방폐장 사업 기간을 정부 계획 대비 10년 가량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가 제시한 로드맵에 따르면 처분장 운영 허가 승인 예상일은 2050년이다. 정범진 학회장은 “이번 해결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5명의 원자력 전문가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약 6개월간 국내외 연구 결과를 분석하고 학회 내·외부 의견수렴을 거쳤다”면서 “학회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큰 방향만을 정했다. 우리나라에 적합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사업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07-29 15:52:28[파이낸셜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호기 원자로에 남은 핵연료 잔해(데브리) 첫 반출이 이르면 8월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1일(현지시간)보도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2호기 핵연료 반출을 8월부터 10월 사이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날 발표했다. 그동안 도쿄전력은 막연하게 10월까지 핵연료를 반출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번에 시기를 보다 더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도쿄전력은 당초 2호기의 핵연료 반출 작업을 2021년에 시행하려 했다. 하지만 세 차례 연기되면서 3년 지연됐다. 본래 원격 작업이 가능한 로봇 팔을 배관에 넣어 핵연료 잔해를 꺼낼 방침이었으나 이 장비에 대한 개발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도쿄전력은 길이가 24m에 달하는 낚싯대 형태 장비를 사용하기로 했다. 도쿄전력은 이 장비를 격납용기 안에 넣은 뒤 줄을 3∼4m가량 아래로 늘어뜨려 손톱 모양 도구로 미량의 핵연료 잔해를 반출할 계획이다. 닛케이 신문은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분량은 고작 3g 이하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르면 7월에 후쿠시마 제1원전에 장비가 설치될 것"이라며 "작업 개시부터 핵연료 잔해 시험 반출까지는 약 2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인당 작업 시간을 단축해 작업자에 미칠 방사선 영향을 억제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전력은 핵연료 잔해 반출 이후 성분 분석에 돌입해 더 많은 양을 추출할 방법을 검토할 계획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에는 핵연료 잔해가 약 880t(톤) 가량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잔해를 제거하지 않으면 원자로 건물을 해체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냉각수와 빗물이 핵연료 잔해와 접촉하면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가 생성된다"며 "핵연료 잔해는 방사선량이 매우 높아서 사람이 접근할 수 없으며 원자로 격납용기 내부 방사선의 외부 누출 가능성을 고려하면 한 번에 많은 핵연료 잔해를 반출하기 어려와 잔해 제거 작업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는 원전 폐기 시점을 2051년께로 예상하지만 일본원자력학회에서는 폐기에 10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된 물질들을 어디에 보관할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6-01 14:19:34[파이낸셜뉴스] 북한이 18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 올렸다. 올해 들어서만 5번째 ICBM이라 사실상 전력화돼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까지 사정권에 들어가는 최대 1만5000km 사거리에 사전에 발사 징후를 파악할 수 없는 고체연료 미사일이라 북핵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해에도 ICBM에 준하는 굵직한 도발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 11월 예정된 미 대선에서 북한이 스스로를 이슈화해 영향력을 넓히려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北, 핵 위협 고조시켜 '미국과 군축협상' 시도 전망북한이 이날 오전 ICBM을 고각 발사한 건 1차적으로는 연말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사적 업적을 부각시키는 것, 또 한미가 핵협의그룹(NCG) 합의에 따라 연합훈련에 핵전략자산을 활용하는 ‘핵 작전’을 포함시키기로 한 데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이다. NCG 합의로 17일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미주리함이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기도 해서다. 북핵 고도화를 뚜렷하게 보여줌으로써 한반도 정세에서의 주도권을 한미 확장억제 강화에 뺏기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NCG에서 핵 작전 합의를 한 데 대한 맞대응이자 대내적으로 연말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를 위한 내부결속용”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NCG 직후라는 점에서 강 대 강 맞대응 의지를 보여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주도권은 한미가 아니라 자신들에게 있음을 과시하는 것”이라며 “미주리함이 한반도를 떠날 때까지 무력시위가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새해에도 ICBM을 비롯한 미국을 겨냥한 핵 고도화를 보여주는 도발을 일삼을 전망이다. 고체연료 ICBM과 마찬가지로 기습 발사가 가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또 지난달 궤도 안착에 성공한 군사정찰위성을 추가로 쏘아 올리는 등이다. 한반도 주도권을 쥐기 위해 대선을 앞둔 미국에 대한 위협을 고도화시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연말에는 미국의 대북 메시지나 정책변화 가능성이 낮으니 전원회의에 집중하겠지만, 신년 초 전원회의 결과가 발표된 후에는 미 핵전략자산 전개를 빌미로 지속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양 총장은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자처하며 미국과 핵군축 협상을 이끌기 위해 내년에는 고강도 대미무력시위를 할 것”이라며 “미 대선 기간 북한 문제를 부각시키려 2기 정도의 추가 정찰위성과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핵공격전술잠수함 김근옥함 SLBM 발사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尹정부, NCG·안보리 대북압박 박차윤석열 정부는 이에 연말연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애초 ICBM 발사 도발도 예상해왔던 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에서 “연말연시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태세에 만전을 기하라”며 신속한 NCG 과제 추진과 한미일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 체계 활용을 지시했다. 앞서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NCG 2차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찾았을 때 이달 내 ICBM 도발 가능성을 제기했고, 전날 귀국하면서도 ICBM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NCG가 신경 써야 할 대목이고, 한미 간에, 한미 각자, 또 한미일이 공동으로 할 조치를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북핵 위협이 최고조에 달했음에도 윤 대통령이 한미와 한미일 대북공조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북한이 ICBM 발사와 국방성 담화와 선전매체 노동신문 비판 등 요란하게 반발하는 건 그만큼 NCG와 한미일 공조를 위협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정황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한미일 3국은 내년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 참여해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의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3국 안보실장과 북핵대표는 각 유선협의를 통해 안보리 안에서의 북핵 대응 협력 강화를 재차 확인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3-12-18 17:12:49[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연구용 핵연료 제조 기술을 개발해 최종 성능검증 단계에 돌입, 국내 최초로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성능검증이 최종 완료되면 핵연료 공급 입찰 자격을 획득해 연간 300억원 이상의 경제적 이익이 전망된다. 원자력연구원은 벨기에원자력연구소와 국제공동연구로 수행 중인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 성능검증 2단계를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원자력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로 판형핵연료 수출 핵심기술 개발 및 실증 사업'의 일환으로 최근 벨기에 고성능 연구로 'BR2'에서 평판형 핵연료판에 대한 1단계 성능검증을 완료했다. 우라늄의 70% 이상을 연소하는 극한 조건에서도 방사능 누출이 없고, 핵연료가 건전하게 유지돼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했다. 안정성 검사에서 통과후 성능검증 2단계에서는 평판형 핵연료 판을 곡면형으로 가공하고, 실제로 BR2에서 잘 연소되는지 실험한다. BR2에서는 곡면형 판으로 구성된 핵연료 집합체를 사용하므로 평판형 핵연료를 곡면형으로 가공해 2단계 성능검증에 사용한다. 곡면형 핵연료 집합체는 우라늄 핵분열 시 발생하는 중성자를 중심부로 모을 수 있어 중성자 밀도를 더 올릴 수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연구로용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 제조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프랑스, 미국, 한국뿐이다. 특히 한국의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는 파쇄분말을 사용하는 타 국가와 달리 연구원이 자랑하는 세계 유일의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기술'을 적용해 제조하고 있다. 한국의 원심분무 분말을 사용한 핵연료는 파쇄분말을 사용한 프랑스 및 미국의 핵연료보다 안정성이 우수한 것을 입증한 바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2단계 연구는 사실상 핵연료 공급자 시장 진입 전 최종 검증 단계"라고 설명했다. 2025년 말 2단계 집합체의 성능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BR2 연구로의 핵연료 공급 입찰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핵연료 공급 입찰 자격을 획득하면 하나로(HANARO)용 연구로 핵연료를 2004년 캐나다 AECL에서 수입한 이래, 사상 최초로 우리가 만든 연구로용 핵연료를 해외에 수출하는 기회를 얻된다. 원자력연구원은 "이번에 공급사로 낙찰되면 연간 3000억원인 연구로핵연료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연 3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도 전망된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11-20 12:23:03두산에너빌리티가 국산화한 기술로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 용기인 캐스크(Cask) 사업을 수주했다고 2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스템 종합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국제경쟁입찰을 거쳐 체결된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2027년까지 캐스크를 포함한 건식저장 시스템 설계를 완료하고 인허가를 취득할 예정이다. 원전에서 원료로 사용된 뒤 배출되는 사용후핵연료는 초기 5년 간 물로 채워진 수조 안에서 습식저장방식으로 냉각한 후, 수조 외부에서 건식저장방식으로 보관된다. 이 때 사용되는 캐스크는 방사선과 열을 안전하게 관리해야해 특수 설계와 고도의 제작기술이 필요하다. 원전업계는 2060년까지 국내 건식저장시설과 중간저장시설에 약 2800개의 캐스크가 필요해 관련 시장 규모가 약 8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제작 사업 수주 시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지역?공정별 140여개 중소 협력사와 함께 수행할 계획이다. 홍요은 기자
2023-11-02 18:47:28원자력 발전 후 발생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관리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다. 당초 올해 초 해당 법안의 통과가 기대됐으나 여야의 친원전·탈원전 정쟁에 법안 처리에 난항을 겪어서다. 기존 원전의 사용후핵연료저장시설도 포화 상태가 가까워 오고 있는데, 자칫 21대 국회에서 특별법안이 통과하지 못할 경우 향후 '원전 셧다운'과 같은 최악의 상황마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오는 11월 20일 11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이하 고준위 특별법)' 관련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열린 10차례의 소위에서는 여야가 처리를 놓고 대치 중이다.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는 원전 사용에 따른 불가피한 부산물이며, 우리나라는 1978년 가동 이후 1만8600t이 쌓여있는 상태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내 습식 저장시설에 저장하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수용한계가 임박했다. 한빛원전이 2030년, 고리 2032년, 월성 2037년 경에 각각 포함시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현재 국민의힘 김영식·이인선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 각각 대표발의한 3건의 특별법안이 국회에 올라와 있다. 3건의 법안 모두 이미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을 운영하기 위해 영구 처분시설 등 고준위방폐물 관리 시설을 건설해야 한다는 데엔 이견이 없다. 문제는 저장시설의 용량을 놓고 여야가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민의힘 김영식·이인선 의원은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 용량을 '계속운전을 포함한 운영기간 동안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양 또는 운영허가를 받은 기간 동안 연료로 사용되는 예측량'으로 정의했다. 이는 향후 원전 정책이 지속돼 원전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반면 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원전의 '설계 수명'기간 내 발생량에 한정했다. 원전의 설계 수명기간 동안 발생되는 사용후핵연료량 이상으로 저장시설 용량도 늘릴 수 없다. '탈원전'을 주장한 문재인 정부와 '탈원전 폐기'를 주장한 윤석열 정부가 고준위 특별법을 놓고 대리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설계수명 기간 내 발생량'으로 한정한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전의 설계수명이라는 것 자체가 노후화에 따른 수명 한계가 아니라, 최초 운영 허가 시 전력사업자의 사업독점을 막기 위한 운영허가 기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용후 핵연료 임시 저장고의 포화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여야 모두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자칫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할 경우 2030년 임시저장 한계를 맞는 한빛원전부터 원전 가동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3-10-30 18:0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