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고준위폐기물 처분장의 핵심 소재인 벤토나이트 완충재 블록의 품질을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토목 엔지니어링 업체 에이치비씨에 이전했다. 이 기술은 대형 건축 구조물의 사고 예방 위한 안전진단이나 품질관리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에이치비씨 측은 이 기술을 국내 토목 구조물의 안전진단 등에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원자력연구원 저장처분성능검증부 김진섭 박사는 "이번 기술은 기존 환경 및 정유·화학 분야에서 활용되던 감마선을 처분 및 건설 분야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고 8일 설명했다.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를 지하 수백 미터 아래에 영구히 보관하는 시설인 고준위폐기물 처분장은 핵심 소재의 안전성이 장기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점토질 흙의 일종인 벤토나이트는 처분장의 핵심 소재로 사용후핵연료를 담은 처분 용기에 지하수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고, 방사성물질의 이동을 저지하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 향후 국내 처분장 건설을 대비해 양산 단계의 완충재 품질을 관리·점검할 기술이 필요하다. 기존 실험실 규모에서 사용하던 X-ray CT는 정밀도는 높지만 별도 시설이 필요하고 비싼 데다, 검사할 수 있는 블록 크기도 작아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벤토나이트 완충재 블록의 품질을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검사방법 개발을 위해 먼저 방사선을 이용하는 X-ray CT와 감마선 검사, 방사선을 이용하지 않는 탄성파, 초음파, 전기비저항 탐사 등 다양한 비파괴 검사방법을 비교했다. 그 결과, 감마선이 완충재의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밀도와 수분 함유량의 변화를 가장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을 알아냈다. 이후 완충재 블록을 투과해 계측된 감마선량을 바탕으로 완충재 블록의 밀도와 수분 함유량을 도출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품질을 관리하는 데 성공했다. 감마선 검사장비는 단순하고 크기가 작아 상대적으로 이동이 자유롭고, 검사 비용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초음파나 전기비저항 탐사처럼 검사 대상에 센서를 부착할 필요도 없어 사용도 쉽다. 향후 양산 단계의 완충재 블록 규모와 경제성을 고려할 때, 감마선 측정 기술이 가장 적합하다. 연구진은 현재 실험실 수준의 장비를 마련했지만, 내년에는 중대형 완충재 블록에 적용할 수 있는 자동화된 추가 장치들을 개발할 예정이다. 한편, 연구진은 암반이나 콘크리트 구조물 파손 시 발생하는 탄성파를 측정해 파손 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잔여 수명을 예측하는 구조물 안전성 평가기술도 개발을 마쳤으며,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11-08 10:12:07[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사용후핵연료 처분에 쓰이는 소재 '벤토나이트'를 고품질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원자력연구원 측은 "그동안 수입해야 했던 이 소재를 국산화 공정을 통해 국내에서 공급한다면 약 6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공정 기술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올해까지 국내 및 일본, 프랑스, 캐나다, 중국 등 해외 발명 특허에도 등록됐다. 향후 고준위폐기물 처분장 운영 시, 완충재로 대량의 벤토나이트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향후 추가적인 실증 연구로 방사성폐기물처분 분야 외 다양한 산업에서의 적용 방안도 검토중이다. 원자력연구원 저장처분성능검증부 김봉주 박사는 국내산 저품질 벤토나이트를 외국산과 동등한 품질까지 높일 수 있는 생산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 벤토나이트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점토의 일종으로, 물을 흡수하면 부피가 크게 팽창하는 특성을 지녀 토목 분야에서 방수재로 많이 사용된다. 불순물을 흡착해 제거하는 능력도 탁월해 정제 및 탈색, 건조제, 화장품과 의약품의 원료로도 사용되는 다목적 산업재다. 고준위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처분 분야에서도 벤토나이트가 핵심 소재다.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를 지하 수백 미터 아래에 격리하는 심지층처분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벤토나이트는 사용후핵연료를 담은 처분 용기 주변에 완충재로 사용해 지하수 유입을 차단하고, 방사성물질의 이동을 저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벤토나이트가 지닌 우수한 방수 능력과 방사성 핵종 흡착 능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벤토나이트의 방수 및 흡착 능력은 주성분 광물인 몬모릴로나이트 함량이 높을수록 우수해진다. 몬모릴로나이트는 천연 점토 자원으로 매우 얇은 층들이 쌓인 층상 구조를 지녀 다른 점토에 비해 층 사이로 물을 더 많이 흡수하고 팽창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산 벤토나이트는 몬모릴로나이트 함량이 외국산에 비해 매우 낮아 산업적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몬모릴로나이트 함량이 높은 고품질의 벤토나이트는 중국, 미국, 인도, 호주, 몽골 등 해외 수입에 의존했다. 연구진은 국내산 벤토나이트의 품질 향상을 위해 습식 공정과 물리적 선별 공정으로 몬모릴로나이트 함량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먼저 벤토나이트를 물과 섞어 슬러지를 만들고 초음파로 광물질 입자를 분산시켰다. 이후 슬러지에 미세 기포를 투입해 가벼운 입자를 띄우는 부유 선별 방식으로 비교적 가벼운 몬모릴로나이트 입자를 분리해 냈다. 이런 특수 공정으로 벤토나이트 내 몬모릴로나이트의 함량을 60%에서 94%까지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 8월에는 해당 공정을 연속해 고품질 벤토나이트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부유 선별 장치를 직접 개발해 실증 준비도 마쳤다. 원자력연구원 주한규 원장은 "이번 공정 개발은 국내 원자력 산업의 기술 선도력을 한층 강화하고, 국제적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9-14 10:14:16[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원전확대를 언급한 가운데 원전 가동 시 발생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논의가 첫발을 디뎠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26일 오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등 3건을 두고 공청회를 진행했다. 공청회에는 산자위 소속 의원들과 여야가 각각 추천한 전문가들이 자리했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원자력 발전 후 남은 핵연료나 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중 방사선 세기가 강한 것을 뜻한다. 현재 사용후핵연료들은 원전부지 내 임시 저장시설에 보관하고 있으나 학계에 따르면 2031년에는 포화상태에 이를 예정이다. 이에 중간 저장시설이나 영구 처분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발의된 특별법들에는 이들 시설들이 마련되기 전까지 원전 부지 내 건식 저장시설을 설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영구 처분시설 확보시점 명시, 부지 내 저장시설 용량 등을 두고 입장 간 온도차를 보였다. 영구 처분시설 설치가 지연되며 부지 내 저장시설이 사실상 중간 저장시설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불만과 촉박한 시점으로 불안전한 시설이 설치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다만 양측 모두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의견 공론화 과정을 통한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특별법 제정이 만능은 아니나 이런 특별법을 만든다고 하는 것은 정부가 방사성 폐기물, 사용연료에 대해 책임지고 관리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하는 최소한의 장치"라며 "기술적인 개선을 하게 되면 2050년까지 운영하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 본다.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올해 당장 부지 선정에 착수해도 2060년에 부지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10년 앞당겨 2050년까지 부지 선정을 하겠다고 하면 정부는 무리한 사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부지 내 임시 시설을 언제까지 운영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만일 부지 내 저장 시설이 지역에 들어선다고 할 때 지역 주민에게 결정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경주 월성원전 내 건설된 사용후핵연료 건식 저장시설인 '맥스터'가 설치과정의 민주성을 두고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월성 원전의 맥스터 설치과정을 보면 굉장히 비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이 됐다"며 "그러다보니 무리하게 소위 한국수력원자력원(한수원) 영향력 하에 있는 사람들이 투표하고 조작해 신뢰가 오히려 깨지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시민들의 공론화 문제는 이미 박근혜 정부 때 공론화가 됐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재검토 위원회가 이뤄져 시민들하고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알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이 시설이 투명하고 신뢰성이 있어야 하는 것에는 다들 걱정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최아영 기자
2023-01-26 17:36:38【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탈핵부산시민연대와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고리핵발전소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 시설 건설 계획을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는 28일 이사회를 통해 고리 1,2,3,4호기 부지 안에 사용후핵연료(고준위 핵폐기물) 건식저장시설(캐니스터) 설치에 관한 안건을 상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울산지역 탈핵 단체인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26일 캐니스터 건설 계획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또 다시 열었다. 한수원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임시시설’은 사실상 고준위핵폐기물의 영구처분장 즉 방폐장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40년 동안 고준위핵폐기물의 영구처분장은 고사하고 중간처분장 부지 선정 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게 탈핵 단체의 지적이다. 또 한시적 저장 시설 건설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이번 한수원의 캐니스터 건설을 막지 못한다면 울산은 고리, 신고리, 월성, 신월성 총 16기 핵발전소와 핵폐기장에 둘러싸인 말 그대로 방폐장이 될 것이라고 입장이다. 고리원전에서 울산시청까지의 거리는 24km, 방사선비상계획구역(30km)에 울산시민 약 100만 명이 살고 있다. 특히 울주군과 남구는 더욱 가까운 거리에 있어 사고 시 그 피해가 매우 클 것이라는 것이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의 주장이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이날 배포한 회견문에서 "한수원의 이번 결정의 근거는 작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일방적으로 수립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의 부지 내 저장시설 건설 계획"이라며 "당시 울산시와 부산시 등 원전소재 광역지자체장과 울주군과 기장군 등 원전소재 기초지자체장 등 자치단체들은 산업부의 기본계획에 강력히 반대 입장을 전달했지만 산업부는 지방정부의 반대의견을 무시한 채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이쯤 되면 대한민국 정부는 핵발전과 관련해서는 불통과 독재를 일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핵발전소는 설계 당시 고준위 핵폐기물을 발전소 안 수조 형태의 습식 저장시설에 임시 보관하기로 하고 만들었고, 설계 수명대로 안전하게 운영한다면 임시저장 시설의 추가 건설은 불필요하다"라며 "무리하게 계획에 없던 설계 수명 연장을 통해 노후 핵발전소를 더 운영하려는 꼼수 때문에 벌어지는 게 현재의 사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수원과 산업부는 캐니스터 건설로 시간을 벌 것이 아니라 전기를 사용하는 국민 모두가 10만년을 보관해야하는 데 대해 함께 책임질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2-10-26 13:42:53정부가 20일 원전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사용후 핵연료) 처리기술 개발을 위해 1조4000억원을 투입하는 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탈원전 드라이브를 걸었던 문재인 정부가 원전 해체기술에 치중하면서 사실상 손놓았던 프로젝트다. 탈(脫)탈원전을 표방한 윤석열 정부가 안전한 원전 활용의 대전제인 폐기물 대책을 병행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선택으로 평가된다. 지금 세계는 에너지 위기를 맞고 있다. 유가는 치솟고 폭염 속에 전력난을 겪는 중이다. 오죽하면 세계 최강국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유 증산을 간청했겠나. 올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사태를 악화시킨 주요인이다. 러시아가 유럽연합(EU)을 겨냥해 가스를 무기화하려 하자 얼마 전 EU는 친환경 투자기준인 그린 택소노미(녹색 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시켰다. 유럽국 중 탈원전에 앞장섰던 독일조차 러시아의 가스 공급중단 협박에 놀라 원전 수명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대란은 각국의 에너지전환 정책 실패가 누적된 결과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전력의 천문학적 적자와 최근 예고된 단계적 전기요금 인상이 그 징표다. 발전비용 상승을 숨긴 채 강행한 문 정부의 무모한 탈원전 정책이 결국 곪아터진 격이다. 그런 맥락에서 탈원전 정책 폐기는 당연했다. 그러나 핵폐기물 대책 없는 원전 활성화도 가당치 않다. 거칠게 비유해 화장실 없이 냉난방 잘되는 집을 짓는 꼴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원전은 여태껏 대인사고 한 번 없을 정도로 안전성에서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고준위 방폐물을 언제까지 원전시설 내에 임시보관할 수도 없고, 그 경우 주민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고준위 방폐물의 안전한 관리를 위한 기술 확보 청사진을 내놨다. 방폐물의 운반·저장·부지·처분 4대 핵심분야 343개 기술개발을 재개한다는 것이다. 이는 문 정부가 5년 내내 뒷짐 지고 있었던 과제다. 그사이 미국·스웨덴·핀란드 등이 이 분야 기술개발을 선도해 언필칭 원전강국인 우리나라로선 따라잡아야 할 현안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윤 정부가 이를 위한 장기 연구개발 로드맵(2023~2060년)을 마련했으니 다행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 새 정부는 지난 정부가 중단한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재개하는 한편 곧 설계수명이 다하는 고리 2·3호기 등의 계속운전도 검토 중이다. 문제는 이들 원전의 폐기물 저장용량이 머잖아 한계에 도달할 것이란 점이다. 고준위 방폐장 건설을 위한 사회적 공론화를 서둘러야 할 이유다. 거듭 강조하지만, 새 정부가 원전 발전비중을 높이는 건 불가피하다. 에너지 안보 확보 차원에서도,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서도 그렇다. 다만 원전 활용도 제고 정책이 지속가능하려면 폐기물 처리를 위한 제도적 인프라도 갖춰야 한다. 차제에 정부와 여야가 '고준위 방폐물 처리 특별법' 제정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2022-07-20 18:22:15【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정부와 한수원이 지난 40년 동안 영구처분시설 부지를 마련하지 못했는데, 이제 원전 자체가 거대한 핵폐기물 처리장으로 변하는 것이지..."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20일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과 특별 법안 철회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탈핵울산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졸속으로 재검토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선폐기물 관리기본계획'이 지난해 원자력진흥위원회 회의를 거쳐 확정됐다"며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도 산자위 안건 상정을 거쳐 소관 상임위 논의가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모두 핵발전소 부지 안에 고준위핵폐기물 건식 저장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부지 내 저장시설 건설'을 명문화 하는 것"이라며 "언제 지을지 모르는 영구처분시설을 마련하기 전까지 핵폐기물을 보관해야 하는데, 핵발전소 지역이 핵폐기장화 된다는 뜻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울산은 16기의 핵발전소가 있는 세계 최대 핵발전소 밀집지역이자, 세계 최대 인구 밀집지역"이라며 "정부가 고준위 관련 기본계획과 법안을 그대로 추진한다면, 울산은 그야말로 핵무덤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탈핵울산은 이같은 고준위 관련 기본계획과 특별법안을 반대하는 3개월간의 캠페인을 통해 울산시민 1만488명의 서명을 받았다며 이를 대통령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탈핵울산은 "울산시민 1만여 명의 염원이 담긴 서명지를 들고 오는 21일 오후 2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러 가겠다"며 "윤 대통령에게 울산시민의 강력한 요구를 전달하고, 핵발전소 지역에 무한희생을 강요하는 고준위 기본계획과 특별법안 철회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2-07-20 15:34:3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 지역인 울산이 사용후 핵연료 등 고준위 방사성 핵폐기물에도 둘러싸일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영구처분시설을 건설하기 전까지 기존의 원전 부지 안에다 핵폐기물을 보관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탈핵운동단체를 중심으로 한 울산시민들은 이번 6.1지방선거에서 이를 막아낼 울산시장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이다. 12일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하 탈핵울산)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시청을 중심으로 반경 30km 이내에는 고리 2,3,4호기, 신고리 1,2,3,4호기, 월성 2,3,4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모두 12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여기에다 영구 정지한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현재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신고리 5호기와 6호기를 더하면 고준위 핵폐기물 보관으로 방사성 물질 누출사고 위험이 있는 원전은 총 16기에 이른다. 탈핵울산 측은 방사능 대량 누출사고 시 피난 대책을 수립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100만 명 이상 거주하는 지역의 반경 30km 이내에 핵발전소를 짓지 않는다는 주장했다. 반면 한국은 기존의 핵발전소 부지에 신규 핵발전소를 계속해서 추가 건설해왔고, 그 결과 울산은 16기의 핵발전소가 있는 세계 최대 핵발전소 밀집지역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구가 살고 있는 원전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엎친 데 덮친다고 탈원전을 앞세운 지난 문재인 정부가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통해 영구처분시설 건설 전까지 기존의 원전부지안에 폐핵원료 등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보관하겠다고 밝혀 울산지역은 설상가상에 놓인 상황이다. 국내 대부분 원전의 임시 폐기물 저장소가 10년 안에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우려되자 이같은 계획을 통해 임시로 폐기물 보관소를 추가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울산시민들이 더 크게 걱정하는 문제는 정부가 수십년 동안 영구처리시설 부지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임시보관소가 그대로 영구보관소가 될 가능성이다. 원전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원전본부별 사용 후 핵연료 임시저장시설 포화도는 고리 원전 85.4%, 한울 원전 81.7%, 월성 원전 74.3%, 한빛 원전 74.2%, 신월성 원전 62.9%에 이르고 있다. 그나마 늦게 건설된 새울 원전만이 25.4%에 머물고 있다. 이에 국내 탈핵운동가들은 10만년을 보관해야한다는 핵폐기물로 인해 울산의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까지 희생시킬수는 없다며 산업부의 고준위 기본계획을 폐기시켜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탈핵울산 측은 그 어느때보다 울산시민의 안전을 위해 핵발전정책에 대한 분명한 철학과 의지를 갖춘 시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1일 울산시청 앞에 이어 이날 오전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선거캠프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철회와 노후 원전인 고리2호기 수명 연장 반대에 앞장서 줄 것을 요구했다. 탈핵울산 측은 "윤석열 정부가 고준위 핵폐기물의 실태와 관리의 어려움을 국민에게 낱낱이 알려고 전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고준위 핵폐기물 관리정책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에 대해서는 13일 관련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울산지역 보건의료계, 법조계, 여성계, 학부모단체, 노동계, 소비자단체, 문화단체, 인권단체, 정당 등 55개 단체 구성돼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2-05-12 14:39:04【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은 고준위핵폐기물 전국 발생량의 70%를 껴안고 살고 있지만 월성핵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건설 찬반 공론화에서 배제되었고, 사고 위험은 울산시민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고준위핵폐기물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전국을 순회 중인 '대한민국 방방곡곡 가져가라 핵폐기물' 캠페인단이 26일 울산을 찾아 핵폐기물 관리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캠페인단은 이날 오전 트럭에 핵폐기물 드럼통 모형 20여 개를 싣고 울산을 방문했다. 앞서 24일 부산 서면에서 출정식을 가진 캠페인단은 핵발전소 소재 지역과 탈핵현안들이 있는 지역을 잇따라 방문해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핵폐기물 드럼통 모형은 열흘 뒤 서울에 도착한다. 캠페인단은 하얀색 방호복을 입고 '핵폐기물 답이 없다', '핵발전소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월성원전 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맥스터) 건설 중단과 공론화 원점 재논의를 촉구했다. 캠페인단은 "핵폐기물 드럼통 모형을 부산에서 서울까지 옮겨가면서 고준위핵폐기물의 위험성을 전국에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울산은 고준위핵폐기물 전국 발생량의 70%를 껴안고 살고 있으나 최근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건설 찬반 공론화에서 배제되었다. 캠페인단은 "고리와 월성핵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고준위핵폐기물이 부산, 울산, 경주만의 문제도 아니며, 영구처분 대책 없이 가동하는 핵발전의 실체를 모든 국민이 알고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회가 나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 공론조작 의혹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고준위핵폐기물의 실체와 이에 대한 해법이 없음을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캠페인단은 이날 울산을 거쳐 경주, 울진, 대구, 영광, 대전, 서울을 방문해 11월 2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캠페인 일정을 마칠 계획이다. 한편 캠페인단은 탈핵부산시민연대와 부산에너지정의행동의 활동가 및 회원 등으로 구성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0-10-26 17:06:55[파이낸셜뉴스]대창솔루션은 캐나다 원자력발전소에 360억원 규모의 핵폐기물 저장 용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최근 매출액 대비 54.75% 규모다. 계약기간은 2020년 10월15일부터 2030년 6월7일까지다. 계약 대금은 선수금 10%, 중도금 45%. 납품 45%로 분할 지급된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2020-10-16 11:25:12[파이낸셜뉴스] 월성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추가 건설이 이르면 내달 중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달여 간 공론화를 거친 지역주민 여론조사에서 80% 이상이 맥스터 증설에 찬성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다만 맥스터 건설을 두고 지역사회내 찬반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같은 갈등을 고려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여론조사에 참가하지 못한 시민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설득하는 절차를 갖는다. 많은 논란 끝에 이날 확인된 공론화 여론 결과 자체가 바뀔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찬성 81.4% 24일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월성원전 맥스터 추가 건설 여부에 대한 지역주민 찬반조사 결과, 찬성 81.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반대는 11.0%, 모르겠다는 7.6%였다. 이는 지역주민 공론화 조사 최종 결과로, 맥스터 추가 건설에서 사실상 가장 중요한 절차다. 조사 결과, 압도적인 찬성이 확인됨에 따라 향후 정부의 후속 절차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검토위는 월성 원전이 있는 경북 경주시 감포읍 복지회관에서 '맥스터' 추가 건설과 관련 지역 의견수렴 결과를 공개했다. 공식 발표는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대시위로 무산됐다. 재검토위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시민참여단을 거주지역(원전 5km 이내 소재 3개 읍면 또는 경주시내)·연령·성별·직업·학력·소득수준 등으로 구분하더라도 모든 영역에서 찬성 비율이 최소 65% 이상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은 월성원전 반경 15km 안에 있는 이른바 '동경주 3읍면'이다. 양남면과 양북면, 감포읍 주민 99명과 경주시민 46명 등 총 145명이다. 이 중에 여성은 68명(46.9%), 남성은 77명(53.1%)이었다. 재검토위에 따르면, 맥스터 추가 건설에 관한 찬성 여론은 3주간의 숙의(熟議) 과정을 거치면서 상승했다. 지난 6월27일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 이후 3주간의 숙의학습이 이뤄졌다. 아울러 지난 7월 18~19일 마지막 종합토론회에서 두차례 찬반 조사가 진행됐다. 재검토위 관계자는 "맥스터 추가 건설에 대한 최종 찬반 비율 및 숙의학습 과정을 거치며 변화하는 찬반 비율 추세는 지역·성별·학력·연령·직업·소득수준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유사한 흐름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모르겠다'라고 응답한 비율도 크게 줄었다. 1차 설문 당시 33.1%에서 10.3%(2차 설문), 7.6%(3차 설문)로 하락했다. 논란 끝에 주민 여론이 확인됨에 따라 재검토위는 이를 담은 권고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한다. 김소영 재검토위원장은 "권고안은 궁극적으로 정책 결정을 돕기 위한 재료다. 정책 자체는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수용 공론에도 찬반 갈등 해소 안돼 여론조사 결과 발표까지 주민 공론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역민 의견수렴 범위 논란, 재검토위원회 위원 구성 갈등, 공정성 시비, 위원 집단 탈퇴 등을 겪으며 편향성 시비가 이어졌다. 재검토위원회(위원장 포함 15명)는 지난해 5월 출범했으나 편향성 시비 등으로 5명이 사퇴하기도 했다. 이날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도 취소됐다. 여론조사 결과만 배포됐다. 맥스터 증설을 반대하는 주민, 시민단체 등이 항의하며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들은 월성 원전과 가깝지만 원전 소재 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역공론화 대상에서 제외된 점 등을 들면서 공론화 공정성, 투명성을 문제삼고 있다. 이번 공론화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맥스터 증설을 위한 가장 중요한 '주민 수용성' 문제는 절차적으로는 일단락됐다. 산업부는 재검토위원회가 제출한 권고안을 바탕으로 증설 여부를 결정한다. 산업부는 공론화를 거쳐 수렴된 재검토위의 권고안을 수용할 것이 확실시된다. 늦어도 내달 중순께는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김대자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정부는 경주 의견수렴 결과의 취지를 존중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최종 정책을 결정할 것이다. 8월 중에는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정책관은 "주민수용성 조사는 절차상 가장 중요한 것이다. 다만 여론조사 등에 참여하지 못한 이해관계자들과 대화를 진행해나갈 것이다. 향후 1~2주 정도의 시간을 갖고 대화를 하면서 최종 정책을 해당 지자체인 경주시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수원, 산업부-경주시 허가나면 8월 착공 한국수력원자력의 맥스터 축조 신고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경주시가 허가하면 법적 조치는 완료된다. 앞서 지난 1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 원전 내 6300㎡ 부지에 맥스터 7기 추가 건설을 승인한 바 있다. 한수원은 운영변경허가안 신청을 2016년 4월을 냈었다. 김상조 한수원 홍보부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최종 방침이 정해지면 겸허히 수용해 절차를 진행하겠다. 다만 8월 중에는 맥스터 축조신고와 허가를 완료해 착공이 진행됐으면 하는 게 한수원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맥스터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임시 보관하는 건식저장시설이다. 사용후핵연료는 습식저장시설에서 최소 6년 간 냉각시킨 이후 건식저장시설로 옮겨진다. 원전 사업자인 한수원이 월성 원전 2·3·4호기 내 운영하는 맥스터 7기의 95.36%가 사용 중이다. 오는 2022년 3월께 완전히 포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월성 1호기는 지난 2018년 6월 조기 폐쇄됐다. 한수원은 월성 원전 내 기존 맥스터 부지 옆에 16만8000다발을 보관할 수 있는 맥스터 7기를 더 짓는다. 공사 기간은 약 19개월로 올 8월에는 착공해야 한다는 게 정부와 한수원의 입장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20-07-24 13:5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