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행동주의 기관투자가인 엘리엇 투자운용이 미국 4대 항공사 가운데 한 곳인 사우스웨스트 항공 지분을 대거 확보했다. 사우스웨스트 주가는 폭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사간) 엘리엇이 사우스웨스트 지분 20억달러 가까이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엘리엇은 지분 확보 뒤 사우스웨스트에 재무실적을 개선하고 주가를 끌어올리라면서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엘리엇은 최고경영자(CEO) 밥 조던을 교체해 외부에서 새 CEO를 영입하고, 이사회도 전면 개편할 것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7일 마감가 기준 시가총액이 166억달러인 사우스웨스트 지분의 약 8분의1을 보유한 최대 주주 가운데 한곳이 됐다. 발언권 역시 막강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엘리엇이 지분을 대거 확보하고 주가 상승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는 소식에 사우스웨스트 주가는 7% 넘게 폭등했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팬데믹 증시 붐 당시인 2020년 11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엘리엇이 교체를 요구한 조던 CEO는 2022년 2월 사우스웨스트 CEO로 17년 가까이를 지냈던 개리 켈리 명예회장 대신 CEO로 취임한 바 있다. 사우스웨스트는 엘리엇의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사회가 CEO와 경영진의 능력을 확신하고 있다면서 교체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 지분을 인수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탁월한 역량을 가진 엘리엇이 물러날 가능성은 낮다. 엘리엇은 기술업체들을 비롯해 그동안 여러 기업 주식을 인수한 뒤 경영진 교체, 매각 등을 비롯해 기업들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서도록 해왔다. 엘리엇은 미 대형 이동통신 중계기 소유업체인 크라운 캐슬을 비롯해 NRG 에너지, 굿이어 타이어 등 여러 기업 CEO들을 결국 갈아치운 바 있다. 1970년대 텍사스 주에서 시작해 이제 미 국내선 항공 시장 점유율 1위로 부상한 사우스웨스트는 창사 이래 최대 도전에 직면했다. 사우스웨스트는 보잉737 단일 기종만을 운용해 비용을 줄여 경쟁사들을 압도해왔다. 그러나 팬데믹을 계기로 47년 연속 흑자 흐름이 압박받고 있고, 2022년 전산 오류로 운항 계획이 엉망이 된 뒤로는 사우스웨스트의 강점이었던 고객 만족도 역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사우스웨스트 지난 3년 동안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그러나 엘리엇이 지분을 대거 확보해 경영쇄신을 요구했다는 소식에 이날은 큰 폭으로 뛰었다. 사우스웨스트는 지난 주말보다 1.95달러(7.03%) 급등한 29.70달러로 올라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6-11 06:27:26올해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엔저 효과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된 영향도 있지만 주주행동주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주행동주의 여파로 외국인들이 투자를 확대하며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기업 재무 및 기업 지배구조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스튜어트 길런 미국 노스텍사스대학교 경영대학 정교수와 일문일답을 했다. ―헤지펀드(HF)와 사모펀드(PE), 주주그룹 및 개인투자자 등 주주행동주의자 유형별 접근방식과 기업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다른가. ▲HF와 PE 투자자는 목표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대표를 이사회에 선출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는 재정적 자원을 갖고 있다. 이들은 주로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에 집중하며, 목표회사의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변화점을 식별할 수 있는 경영·산업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관심 있는 주주그룹이나 개별 주주들은 보통 소규모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주주들의 투표 지원을 얻기 위해 주주제안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경영진과 이사회에 압력을 가한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제안이 보통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다수의 지지를 얻더라도 이사회와 경영진이 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주제안에 대한 높은 지지는 큰 주목을 받으며, 회사가 변화를 도입하도록 압박을 가한다. 많은 개별 주주나 주주그룹은 임원 보수나 이사회 독립성 등 기업 지배구조 문제에 중점을 두지만 일부는 탄소배출량, 직원 다양성 등 환경·사회적 문제에도 집중한다. ―주주행동주의 요구에 직면한 기업의 가장 일반적인 대응은 무엇인고, 이러한 대응이 기업 시장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대응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일부 기업은 행동주의자와의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빠르게 행동주의자 대표를 이사회에 추가하는 데 동의한다. 논의가 잘 진행되지 않는 경우 행동주의자들은 언론을 통해 기업에 압력을 가하거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당국에 자신들의 이사 후보를 주주총회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신청하는 등 더 공격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신주인수선택권(poison pill)이나 기타 방어전략이 주주 행동주의자의 행동과 성공에 미치는 영향은. ▲신주인수선택권은 외부 주주가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고 일정 비율(미국은 15~20%) 이상의 지분을 축적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고안됐다. 회사가 특정 지분비율을 초과하는 주주를 제외한 모든 주주에게 새로운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초과하는 주주의 지분율과 그 가치를 감소하게 만든다. 신주인수선택권은 기업에 강력한 보호책을 제공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보호조치가 있더라도 행동주의자들이 변화시키려는 기업 정책을 성공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 신주인수선택권이 있어도 궁극적으로 인수되는 기업도 존재한다. '주주 권리 계획'으로도 불리며, 잠재적 인수자가 이사회와 경영진과 협상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인수자에게 가장 좋은 가격을 얻을 수 있는 협상력을 제공한다. ―주주행동주의가 이사 선출에 미치는 영향은. ▲행동주의가 발생하는 특정 기업(및 국가·법률 환경)에 따라 다르다. 미국에서는 주주행동주의자의 명확한 승리가 있는 경우도 있는 반면 다른 경우에는 경영진이 큰 차이로 승리하기도 한다. 행동주의자들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는 주주 기반, 대형 기관투자자의 존재 그리고 행동주의자가 가져올 수 있는 가치평가에 따라 달라진다. 또 기관투자자에게 투표 방향을 권고해 주는 회사(Proxy Advisory Firms)들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주행동주의가 기업의 전략 방향과 운영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은. ▲전반적으로 학술연구는 행동주의 개입 이후 주주가치가 상승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나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는 행동주의자들의 개입이 공개되면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시장 반응과 개선된 운영 성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가치 상승은 궁극적으로 인수되는 행동주의 목표기업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일본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상승이 관찰되지만 운영 성과의 개선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초기에는 외국 행동주의자들의 성공이 제한적이었다. 법적·문화적 장벽이 외국 행동주의자들에게 큰 장애물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하에 일본이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국내 기관투자자의 행동주의를 장려하기 위한 개혁을 추진하면서 '변화의 씨앗'이 뿌려졌다. 이러한 개혁은 일본의 지배구조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일본 기업에 대한 행동주의 전략도 진화했다. 초기에는 외국인투자자들의 행동주의가 다소 적대적이고 공개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다른 행동주의자들은 기업이 전략적 문제에 대해 비공개로 논의하도록 접근하는 '관계 투자' 전략을 채택했다. ―주주행동주의 관점에서 일본과 한국의 규제환경 차이점은. ▲어느 나라에서나 규제환경과 정치체제는 주주행동주의의 활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국가의 리더십이 변화하면 많은 규칙과 규정도 변경되며, 이는 주주행동주의자들이 기업과 교류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역사적으로 두 나라는 외국인투자자들의 행동주의로부터 기업을 보호해왔다. 두 나라 모두 이사들이 회사에 대한 신의성실의무를 갖고 있으며, 복잡하고 상호 연결된 소유구조를 가진 기업그룹(한국의 재벌, 일본의 계열사(Keiretsu))을 오래도록 유지해왔다. 이러한 기업그룹은 두 나라의 경제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세계화와 외국인 투자 증가로 인해 주주가치를 중시하는 압력이 증가했다. 실제 한국과 일본 모두 기업지배구조 코드를 도입하고,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의 책임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투명성 증가, 외부 주주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 강화, 주주 투표를 촉진하는 개혁은 행동주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은 정치체제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한국의 문화적 요인이 공개적·비공개적 행동주의 요구에 대한 반응에 미치는 영향은. ▲종종 비공개 협상 접근법이 여러 국가에서 행동주의자들에게 성공적이었다. 비공개 행동주의는 기업과 경영진에 '체면을 살리는' 접근방식이며, 행동주의자가 기업 이사회 및 경영진과 우호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한다. 그러나 회사가 행동주의자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일부 행동주의자들은 '부드럽게 말하되, 회초리를 들고 있어라(talk softly, but carry a big stick)'라는 접근방식을 취한다. 이는 이사회 및 경영진과의 논의가 진전되지 않으면 더 공개적인 형태의 행동주의를 사용할 것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형태의 행동주의에는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 주주제안 제출, 이사 선출에 도전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한국 주주들이 행동주의에 직면했을 때 투표 권한을 어떻게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나. ▲이는 사례별로 다르다. 주주 기반이 행동주의자의 의견에 동의하면 기업의 개혁 압력이 증가한다. 특히 주주들이 행동주의 이니셔티브를 지지할 의향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행동주의자의 가치를 추가할 수 있는 평판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이사회 및 경영진의 평판도 중요하다. 미국에서도 역사적으로 가장 성공한 행동주의자들이 캠페인에서 패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더 많은 한국기업들이 전자투표를 채택함에 따라 주주 투표의 역할과 기업 경영진에 대한 주주 압력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주주행동주의가 한국기업의 지배구조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적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기업가치를 개선하려는 정교한 기관투자자의 주주행동주의는 긍정적인 가치를 가져오는 경향이 있다. 한국기업들에도 장기적으로 같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기업과 규제당국이 일본의 주주행동주의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가치지향적인 주주행동주의가 가치를 더한다고 믿는다면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행동주의와 주주 투표를 촉진하는 규제개혁이 가치를 더할 잠재력이 있다. 동시에 규제개혁이 행동주의를 촉진하는 의도치 않은 결과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 행동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경영진의 회사 운영을 방해하고, 가치를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행동주의자들이 단기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장기 주주들에게 최선이 아닌 결정을 내리게 할 수 있다고도 한다. 이는 확실히 가능성이 있고, 규제개혁이 제안될 때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관점이다. 기업들은 외부 주주들의 시각에서 성과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저평가된 기업은 가치지향적 행동주의자의 주요 초점이다. 또 기업들은 주주 기반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행동주의를 지지하는 동조 투자자의 존재는 행동주의의 가능성을 높이고 성공 가능성도 높인다. *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 정리=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5-27 18:50:16올해 주주총회 시즌은 어느 때보다 소액주주들의 파워가 컸다. 특히 지분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소액주주들은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에 뭉쳐 기업에 대항해 한목소리를 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주주 행동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헤이홀더는 '성공하는 행동주의'를 목표로 주주들과 함께 걷고 있다. 허권 헤이홀더 대표(사진)는 8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의결권 모으기라는 단순히 기술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주주 운동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구체적인 내용과 실행에도 밀착해 주주들의 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이홀더는 소액주주 행동주의 플랫폼이다. '국내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표로 주주들에게 법률자문과 전자위임 등 주주 행동에 필요한 기능을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지분 3% 이상을 모은 상장사가 32곳에 달하고 주식가치만 2조원이 넘는다. 마이데이터를 이용해 간편하게 주주 인증을 받으면 해당 종목의 토론방에서 활동이 가능하다.기업 분쟁 전문로펌 '기현' 변호사로 재직했던 허 대표는 지난해 9월 헤이홀더 경영권을 인수하고 플랫폼을 이끌고 있다. 10년 넘게 기업 분쟁 전문변호사로 활동하며 상법 및 자본시장법 등의 역량을 쌓은 덕분에 주주 권리를 실현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허 대표는 "소액주주가 행사하는 주주권은 법률에 근거했기 때문에 주주가 어떠한 권리를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률적 지식은 물론 경험도 필요하다"며 "오랜 시간 기업 지배구조나 경영권 분쟁 등의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주주 운동에 있어서 최고 수준의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헤이홀더가 진행한 주주연대 제안 안건은 모두 주총 안건 사항으로 상정됐다. 대표적으로 아세아제지, 컴투스, 쏠리드 등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주주 환원책을 이끌어 냈다. 특히 성공적 운동으로 꼽는 사례는 아세아제지다. 아세아제지 주주연대와 함께 행동주의 캠페인을 펼쳐 창사 이래 최초의 대규모 주주환원을 얻어 냈다. 허 대표는 "주주 운동의 목적은 결국 주주가치 제고"라며 "아세아제지가 주주연대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으면서 주가도 30% 이상 유의미하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행동주의 플랫폼으로서 성공적으로 발을 뗀 지금, 헤이홀더는 내실 강화에 힘쓰고 있다. 사업 초창기인 만큼 관련 기업과 협업을 통해 주주 지원역량을 키우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1월 독립리서치 밸류파인더와 국내 상장사의 적극적인 기업설명(IR)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협약을 통해 밸류파인더는 헤이홀더의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기업에 대한 탐방을 한 후 보고서를 발간, 기업 현황을 적극적으로 알려 왔다. 허 대표는 "3월 주총 시즌의 주주운동뿐만 아니라 대상 회사에 대한 보고서 발간, 임시주총 회의 등 상시적으로 주주연대를 지원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며 "급하게 몸집을 키우기보다 비즈니스 모델을 확실하게 구축하는 등 차근차근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4-05-08 18:12:42【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일본 5대 종합상사 중 하나인 스미토모 종합상사에 거액을 투자해 지분 확보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엘리엇은 수백억엔을 투자해 스미토모의 지분을 확보해 왔다. 엘리엇의 스미토모 지분 보유는 아직 공시를 통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지난 26일 마감가(3909엔)를 적용하면 투자액 100억엔은 스미토모 지분 약 0.2%에 해당한다. 엘리엇은 회사 지분을 매집해 경영진에 경영개선을 요구한 뒤 주가 상승을 노리는 전략을 취하는 행동주의 펀드로 유명하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을 문제 삼거나 현대차 그룹을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등 한국 대기업들도 오랜 기간 엘리엇의 표적이 돼왔다. 앞서 엘리엇은 소프트뱅크 등 일본 대기업을 상대로도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일본 기업들이 최근 행동주의 투자자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엘리엇의 투자 배경을 설명하는 한 요인이다. 최근 도쿄증권거래소가 상장기업을 상대로 재무제표 관리를 개선하고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재편하도록 권고하면서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일본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엘리엇은 최근 일본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미쓰이 후도산을 상대로 경영개선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스미토모를 포함한 일본 종합상사들은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분 투자를 늘려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앞서 버크셔는 2020년 8월 이토추, 마루베니,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등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각각 5% 이상 취득했다고 공시했고, 이후로도 투자 지분을 지속해 늘려왔다. 스미토모의 주가는 버크셔의 최초 지분 공시 이후 3배 이상으로 오른 상태다. 올해 들어서만도 지난 26일까지 주가가 약 25% 상승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04-29 06:58:55"행동주의 펀드는 단순히 주가를 올리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저평가 회사를 조정하는 조정자 역할을 한다. 이 수혜를 연기금의 수익자가 볼 것이다." 강성부 KCGI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4 FIND·서울국제A&D컨퍼런스 패널토론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긍정적 역할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행동주의 펀드가 건강한 기업개선작업을 해 나가고, 장기적으로 연기금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패널토론은 장동헌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좌장으로 강 대표를 포함해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임유철 H&Q 코리아 공동대표,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이 참석했다. 패널들은 사모펀드가 행동주의 투자 역할을 담당하며 기업밸류를 위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韓 사모펀드, '기업사냥꾼' 오명 벗어야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먼저 국내 사모펀드 산업이 과거 대비 상당 부분 발전한 점을 강조했다. 업계에서 이름을 붙인 '단타' '기업사냥' 등 오명을 만들어낸 과거 행동보다는 기업가치를 높이고 합리적인 수준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는 뜻이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가 늘긴 했지만 이제 인수할 회사가 적다"며 "기업을 팔겠다는 쪽은 많이 없는데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라 돈이 한번 들어오면 대거 투입돼 밸류에이션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임유철 H&Q코리아 대표는 "5년 전만 하더라도 저평가 기업에 공개매수 등 밸류업 방안을 제시하면 기업들은 처음에는 관심을 가졌지만, 실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다시 관심을 가지며 연락이 오는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과도기를 거치며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 개선에 성공할 것"이라며 "지금은 지배구조 개혁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개혁이 이뤄지면 그다음 단계는 실질적인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고 짚었다. ■저평가 종목+주주환원으로 주식 성장 기대 강성부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주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주목했다. 강 대표는 "당장 만족하기는 어렵지만 화두를 던졌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면서 "정부도 1400만 개미투자자의 눈치를 보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관점에서 메인 테마가 될 수 있다"면서 "일본도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과가 (나오기까지) 10년 걸렸다"고 부연했다. 다만 연기금의 행동주의 펀드 투자가 어려운 것과 관련, '헤드라인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기금은 여론에 오르내리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다고 봤다. 행동주의 펀드의 실제 투자수익률이 좋은지 입증이 안 됐다는 시각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앞으로도 불편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 수익률 관점에서 보면 가만히 있는 것보다 행동주의를 하는 것이 낫다"며 "한국에 밸류 크리에이팅(가치창출)할 보석 같은 회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창환 대표는 상장주식 투자에 있어서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아직도 기업가치 대비 주식은 제값으로 책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기술의 발전, 개인투자자 유입 등으로 인해 인식이 제고됐다"며 "이는 사회적 합의로 이어지고 지배구조(거버넌스)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오스템임플란트를 사례로 들며 "행동주의가 확대되면서 상장 유지비용이 높아졌고, 이는 딜을 만들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핵심자산 매각 등도 많이 나올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패널들은 주주환원 확대 흐름에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 대표는 "행동주의 펀드가 늘긴 했지만 이제 인수할 회사가 적다"며 "기업을 팔겠다는 쪽은 많이 없는데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라 돈이 한번 들어오면 대거 투입돼 밸류에이션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위해선 상속세 문제 해결해야 주식 밸류업을 위해서는 상속세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행동주의 펀드와 기업을 잇는 제도 마련을 통해 양측의 간극을 줄여가야 한다고 했다. 강 본부장은 "현재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을 타깃으로 삼고, 이에 대해 기업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 사이에는 제도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라며 "(행동주의 펀드와 기업 간 간극은) 우리 경제의 규모는 커졌지만 시스템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강 본부장은 상속세 이슈와 기업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상속세·사외이사 제도 등 지배구조상의 제도적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외이사 제도 도입 및 촉진 과정에서 국제표준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했다"며 "공정거래법상 CEO의 사외이사 참여는 막고 있지만 차후에 회사를 경영하게 될 경우 계열사로 편입되는 이슈가 여전하다는 점 등은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업의 영리활동 역시 시장친화적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 본부장은 "동일인 지정제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고 더 나아가 행위에 대한 규제를 없애는 것이 급선무"라며 "시장이 더 크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규제도 완화되는 한편 배당을 저해하는 이중과세 문제도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김미희 김현정 한영준 김태일 박지연 이주미 김찬미 기자
2024-04-25 19:34:41"처음에 행동주의 투자에 대한 한국 시장의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기업에서는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운영 역량을 꺾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현재 행동주의 투자는 기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가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개최한 2024 FIND·서울국제A&D컨퍼런스에서 제임스 두보우 알바레즈앤마살(A&M) 아시아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해 행동주의 투자는 2년 전인 2021년 대비 150% 성장세를 보였다"며 이같이 전했다. ■2년 사이 150% 성장한 행동주의 투자 제임스 두보우 대표는 "A&M은 물밑에서 일하는 기업"이라며 "회사 매출의 75%는 기업을 도와 밸류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을 하고 있다. 즉 부실기업을 도와서 회사를 회생시키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A&M이 한국에서 업력을 쌓은 지도 10년이 넘었다. 두보우 대표는 "(경험적으로) 행동주의 투자가 기업의 밸류를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행동주의 타깃이 된 기업들은 결과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임원진 구성 개선 △주가상승 형태로 밸류업 효과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이자도 못 갚는 기업이 늘고 있음을 지적했다. 두보우 대표는 "한국의 상장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이 늘고 있다"면서 "2022년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의 기업은 17.5% 수준이었고, 최근 데이터는 40%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이자보상배율은 한 해 동안 기업이 벌어들인 돈(영업이익)이 그해에 갚아야 할 이자(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구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다는 것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러한 기업은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주주가치를 끌어올릴 방안이 필요하다고 행동주의 투자의 역할을 역설했다. 특히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요구는 거버넌스 개선에 집중돼 있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역시 점차 비중이 늘고 있는 점을 주목하며 이런 투자요구가 주가 밸류업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행동주의 타깃, 밸류업 효과 커 특히 행동주의 투자의 타깃이 되는 회사들은 시장이 반등할 때 밸류업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행동주의 투자를 바라봐야 하는 구성원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보우 대표는 "행동주의 투자는 이해관계자의 이해 동의가 중요하다"면서 "이해관계자에는 외부 고객, 벤더, 정부까지 포함된다. 즉 하나의 생태계"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밸류업을 위해선 기업 스스로의 냉철한 분석도 필요하다"며 "기업들은 이사회의 KPI를 잘 설정하고 잘 측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변화하는 문화가 필요한 것으로 봤다. 그는 "모든 단계에서 이런 목표를 공유해야 하고, 기업들은 변화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황금거위'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잘 지켜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두보우 대표는 "주주행동주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많은 이들이 이를 어떻게 피하냐고 묻지만 피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동주의 투자는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라며 "선제적인 가치창출이 중요하다. 가치창출은 쉽지 않지만 경험에 의하면 숙련된 접근법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한영준 김태일 박지연 이주미 김미희 김현정 김찬미 강구귀 기자
2024-04-25 19:31:58[파이낸셜뉴스] " 처음에 행동주의 투자에 대한 한국시장의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기업에서는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 운영 역량을 꺾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현재 행동주의 투자는 기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가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엠베서더 서울에서 개최한 '2024 FIND·서울국제A&D컨퍼런스'에서 제임스 두보우 알바레즈앤마살(A&M) 아시아 대표(사진)는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해 행동주의 투자는 2년 전인 2021년 대비 150% 성장세를 보였다"며 이 같이 전했다. ■2년 사이 150% 성장한 행동주의 투자 제임스 두보우 대표는 "A&M은 물 밑에서 일하는 기업"이라며 "회사 매출의 75%는 기업을 도와 밸류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을 하고 있다. 즉 부실기업을 도와서 회사를 회생시키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A&M이 한국에서 업력을 쌓은 지도 10년이 넘었다. 두보우 대표는 "(경험적으로) 행동주의 투자가 기업의 밸류를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행동주의 타깃이 된 기업들은 결과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임원진 구성 개선 △주가의 상승 형태로 밸류업 효과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적으로 이자도 못 갚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두보우 대표는 "한국의 상장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2022년 이자보상배율 1미만의 기업은 17.5% 수준이었고, 최근 데이터는 40% 육박한다"고 말했다. 이자보상배율은 한 해 동안 기업이 벌어들인 돈(영업이익)이 그해에 갚아야 할 이자(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 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구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다는 것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러한 기업은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주주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행동주의 투자의 역할을 역설했다. 특히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요구는 거버넌스 개선에 집중돼 있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역시 점차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며, 이런 투자 요구가 주가 밸류업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행동주의 타깃, 밸류업 효과 커 특히 행동주의 타깃이 되는 회사들은 시장이 반등할 때 밸류업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행동주의 투자를 바라봐야 하는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보우 대표는 "행동주의 투자는 이해 관계자의 이해 동의가 중요하다"면서 "이해 관계자에는 외부고객, 벤더, 정부까지 포함된다. 즉 하나의 생태계"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아울러 "밸류업을 위해선 기업 스스로의 냉철한 분석도 필요하다"며 "기업들은 이사회의 KPI를 잘 설정하고 잘 측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변화하는 문화가 필요한 것으로 봤다. 그는 "모든 단계에서 이런 목표를 공유해야 하고, 기업들은 변화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황금거위'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잘 지켜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두보우 대표는 "주주행동주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많은 이들이 이를 어떻게 피해냐고 묻지만 피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동주의 투자는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라며 "선제적인 가치창출이 중요하다. 가치창출은 쉽지 않지만 경험에 의하면 숙련된 접근법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특별취재팀 김경아 팀장 강구귀 차장 김병덕 부장 김미희 김현정 최두선 차장 한영준 김태일 박지연 이승연 이주미 김동찬 박문수 김찬미 김예지 기자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김병덕 김미희 김현정 최두선 한영준 김태일 박지연 이승연 이주미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김찬미 기자
2024-04-25 11:12:21[파이낸셜뉴스] 국내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행동주의 투자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입장에서도‘자본 행동주의’ 형태로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과도기적 국면에 있는 국내 행동주의 투자에 포트폴리오 재조정 목적의 투자가 증가하면서 사모펀드의 투자 기회 및 역할 확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뉴스가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엠베서더 서울에서 개최한 '2024 FIND·서울국제A&D컨퍼런스'에서 임유철 H&Q코리아 공동 대표는 "통상 행동주의 투자는 헤지펀드, 공모펀드 등이 주식시장에서 구주 매입을 통해 최대주주를 견제하고, 회사의 배당정책 개선 등 저평가된 회사의 본질가치를 끌어내는 역할(Value Extraction)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모펀드는 전통적인 행동주의와 달리, 구주 매입 외에도 신주 투입을 통해 회사의 본질가치를 증대시키는 역할(Value Creation)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직접 자본을 투자해 지배구조 개선을 주도하는 ‘자본 행동주의’라고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국내 자본시장 내 배당율,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주주환원이 주요 국가 대비 낮은 수준인 탓에 행동주의 투자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글로벌 리서치기관 Insightia에 따르면 국내 행동주의 캠페인 활동 수는 2022년 말 기준 글로벌 5위 수준으로 이는 경제 규모 대비 높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통상 행동주의 투자는 목적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지만 회사 정책의 변화를 유도하는 ‘재무적’ ‘경영 정책적’ ‘경영진 보상’ 목적과 적극적으로 회사의 변화를 주도하는 ‘전면적 인수합병(M&A)’ ‘포트폴리오 재조정’ ‘거버넌스’ 목적 등 총 6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임 대표는 "글로벌 행동주의 전략 비중 변화를 중심으로 보면 한국시장은 2000년에서 2014년까지 글로벌시장에서 유행한 거버넌스 중심의 과도기로 판단된다"며 "향후 행동주의적 투자가 성숙될수록 비핵심 자산 매각 및 신규 M&A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재조정 목적의투자도 증가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사모펀드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투자 집행시 최대주주의 협력없이 펀드가 일방적으로 주주가치 증대를 관철하는 것보다는 최대주주와의 협력을 통한 주주가치 증대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를 통해 투자자나 최대주주 모두 윈윈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임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업체에 따르면 주주환원은 투자자와 기존 지배주주 중 단일 승자가 아닌, 협력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시 더 높은 주주환원 수익률을 달성했다"며 "실제 A제약사의 경우 적대적 M&A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레버리지해 거버넌스 및 포트폴리오 개편이 가능한 투자 기회를 포착했고, 주주간 계약을 통해 사모펀드와 대주주의 우호적 파트너십 속에서 지배구조 개편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김병덕 김미희 김현정 최두선 한영준 김태일 박지연 이승연 이주미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김찬미 기자
2024-04-25 10:40:30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국내 행동주의펀드들에 단기수익 추구 목적의 행위 대신 장기 성장전략을 제시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취지와 달리 성장을 제약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들에는 건전 지배구조 구축을 주문하면서 주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트러스톤자산운용, KCGI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 차파트너스 등 행동주의펀드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KT&G를 비롯해 DB하이텍, 신한·JB금융지주 등 기업 측과 국민연금, 한국ESG기준원,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협회 등 전문가그룹도 자리했다. 이 원장은 "주주행동주의 기관은 '장기 성장전략'을 기업·주주에 적극 제시해달라"면서도 "단기수익만 추구하는 무리한 요구는 기업 장기 성장동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주주총회 결과에서 보듯 행동전략이 탄탄하지 못하면 주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공허한 캠페인으로 끝날 수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실제 올해 정기주총 주주제안 93건 가운데 가결된 주주환원과 이사선임 안건 등은 각각 2건, 26건에 그쳤다. 가결률은 30%가량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행동주의펀드 CEO들은 "주주행동주의 활동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기업의 비협조로 주주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장기 성장목표 간에 균형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원장은 기업들에는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주의 정당한 요구엔 적극 소통해달라"며 "건전한 기업기배구조 형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측에선 '기업 평판 및 경영안정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 우려, 기업을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장은 시장 전문가들을 향해서는 "싹을 틔운 주주행동주의가 자본시자에 건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냉철한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계속 조언해달라"며 "상장회사협의회 등은 기업이 사전에 체력을 키우고, 주주제안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 참석자는 "행동주의펀드들은 (주주제안 등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어떻게 관련 있는지 설명하고, 반대로 기업 쪽에선 경영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토로가 있었다"며 "이 원장도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4-18 18:12:45[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국내 행동주의펀드들에 단기수익 추구 목적의 행위 대신, 장기 성장전략을 제시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취지와 달리, 성장을 제약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들에는 건전 지배구조 구축을 주문하면서 주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트러스톤자산운용, KCGI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 차파트너스 등 행동주의펀드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KT&G를 비롯해 DB하이텍, 신한·JB금융지주 등 기업 측과 국민연금, 한국ESG기준원,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협회 등 전문가그룹도 자리했다. 이 원장은 “주주행동주의 기관은 ‘장기 성장전략’을 기업·주주에 적극 제시해달라”면서도 “단기수익만을 추구하는 무리한 요구는 기업 장기 성장동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주주총회 결과에서 보듯 행동전략이 탄탄하지 못하면 주주들 공감을 얻지 못한 채 공허한 캠페인으로 끝날 수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실제 올해 정기주총 주주제안 93건 가운데 가결된 주주환원과 이사선임 안건 등은 각각각 2건, 26건에 그쳤다. 가결율은 30% 수준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행동주의펀드 CEO들은 “주주행동주의 활동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기업 비협조로 주주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장기 성장목표 간에 균형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원장은 기업들에게는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주의 정당한 요구엔 적극 소통해달라”며 “건전한 기업기배구조 형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측에선 ‘기업 평판 및 경영안정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 우려, 기업을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장은 시장 전문가들을 향해서는 “싹을 틔운 주주행동주의가 자본시자에 건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냉철한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지속 조언해달라”며 “상장회사협의회 등은 기업이 사전에 체력을 키우고, 주주제안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 참석자는 “행동주의펀드들은 (주주제안 등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어떻게 관련 있는지 설명하고, 반대로 기업 쪽에선 경영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토로가 있었다”며 “이 원장도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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