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행동주의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가 콜마홀딩스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면서 콜마홀딩스 주가가 19%대 강세다. 7일 는 오전 9시 13분 현재 전일 대비 1380원(14.60%) 오른 82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미국 행동주의펀드 운용사인 달튼인베스트먼트가 한국콜마그룹 지주사인 콜마홀딩스 지분 172만1862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난 6일 공시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지분율 5%를 넘기면서 주요주주에 공시 의무가 생긴 것이다. 달튼은 올해 초부터 한국 증시에 관심을 보이며 콜마홀딩스 지분을 매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달튼 측은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로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행동주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11-07 09:10:12최근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들이 국내 기업의 소수 지분을 확보해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가 순기능보다 역기능을 한다는 조사가 나와 주목을 끈다. 행동주의 펀드는 불투명한 경영과 취약한 지배구조를 지닌 기업의 주식을 집중 매수해 지배구조 개선이나 배당금 확대와 같은 주주 환원책 강화를 요구한다. 표면적으론 기업가치를 높이는 순기능 역할 때문에 지지를 받는다. 그러나 기업의 가치 제고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1일 '행동주의 캠페인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행동주의 펀드의 역기능을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행동주의 펀드가 경영에 개입하면 기업가치가 오를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을 갖는다. 그런데 이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한경협은 지난 2000년 이후 행동주의 캠페인을 겪은 미국 상장사 970개사를 대상으로 기업가치 변화를 분석했는데 행동주의 캠페인이 성공한 기업은 547개사, 실패한 기업은 421개사로 나타났다. 행동주의 캠페인이 실패한 기업들의 기업가치는 3년 이내에 83.9%에서 85.3%로 상승했다. 그러나 캠페인 성공 4년 이후엔 기업가치가 오히려 82.9%로 하락했다. 결과적으로는 행동주의 펀드가 경영에 영향을 미치기 전보다 기업가치가 더 떨어진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은 단기적으로 따져볼 사안이 아니다.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경영에 개입하면 단기적으로 고용과 투자 부문에서 다운사이징하는 성향을 보인다. 비대한 조직을 구조조정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그러면서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은 늘린다. 회생이 어렵고 경영이 엉망인 기업을 살리려면 이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 자립 가능한 기업의 소수 지분을 사들여 이런 처방책을 밀어붙인 결과는 어떤가.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고용과 투자 축소로 기업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고 밝힌다. 배당도 단기적으로 평균 14.9%로 반짝 증가할 뿐 장기적으론 캠페인 성공 이전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행동주의 펀드들의 한국 기업 흔들기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된 한국 기업은 지난 2017년 3개에서 지난해 77개로 최근 5년 사이 9.6배 늘었다고 한다. 올해 들어서도 행동주의 펀드 논란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국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두산밥캣 지분 1%를 확보한 뒤 주주환원을 내세워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영국 기반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팰리서캐피털도 SK스퀘어 지분 1% 이상을 확보한 뒤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하고 있다. KT&G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 플래시라이트 캐피털 파트너스(FCP)의 공격을 수년째 받고 있다. 이 와중에 국회에서는 기업 밸류업을 위한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주주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가 대표적이다.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와 주주친화적 시장을 만들기 위한 입법은 지극히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가 과도해서 결과적으로 단기적 수익을 좇는 행동주의 펀드들에 날개를 달아주는 건 아닌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수질정화를 목적으로 도입한 미꾸라지가 도리어 물을 흐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될 것이다.
2024-10-21 18:46:04[파이낸셜뉴스] 이사 충실의무 대상 확대 등 지배구조 규제가 강화돼 행동주의 펀드가 활성화되면 기업가치 저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한국경제인협회는 '행동주의 캠페인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행동주의 캠페인은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에서 요구하는 사항(펀드가 지명한 이사 임명 등)을 관철하기 위해 전개되는 모든 전략을 의미한다. 주주제안·위임장 대결·소송제기 등이다. 한경협이 2000년 이후 행동주의 캠페인을 겪은 미국 상장사 970개(자산 규모 10억달러 이상)를 대상으로 기업가치를 분석한 결과, 캠페인이 성공한 기업들은 단기에는 기업가치가 일부 개선되지만, 장기에는 캠페인 성공 이전에 비해 기업가치가 오히려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에 따르면 행동주의 캠페인은 주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성공하는 경향을 보였다. 캠페인이 성공하면 3년 이내에 기업가치가 1.4%포인트(p)만큼 개선되면서 저평가가 일부 해소(△16.1%→ △14.7%)됐다. 그러나 캠페인 성공 4년 이후에는 기업가치가 다시 2.4%p 악화(△14.7%→ △17.1%)됐다. 한경협 관계자는 "행동주의 캠페인이 성공한 이후의 장기적인 기업가치는 캠페인 성공 이전에 비해 1%p 악화(△16.1%→ △17.1%) 되면서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하락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한경협은 행동주의 캠페인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훼손시키는 만큼, 기업 밸류업을 위해서는 지배구조 규제(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데이터 분석 기관인 Insightia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된 한국 대상 기업의 개수는 2017년 3개에 불과했으나 2019년 8개, 2023년 77개로 최근 5년 사이에 9.6배 증가했다. 한경협은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주주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으로 지배구조 규제 법안이 입법화된다면, 행동주의 캠페인이 활성화 해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기업이 투자와 고용에 집중하면서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며 "상법 개정 등 행동주의 펀드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입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10-20 18:00:41행동주의 투자자인 헤지펀드 팰리서(Palliser)가 SK하이닉스 최대 주주인 SK스퀘어 지분을 1% 넘게 확보했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반드시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가운데 지분 투자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헤지펀드 팰리서가 SK스퀘어 지분을 1% 넘게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팰리서는 지난 2년 동안 SK스퀘어 지분을 조금씩 확보해 이제 지분율이 1%를 넘었다. 팰리서는 현재 SK스퀘어 10대 주주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SK스퀘어는 SK그룹 산하의 투자전문기업으로 SK하이닉스 지분을 20.07% 보유한 SK하이닉스 최대 주주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의 최첨단 그래픽반도체(GPU)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한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최대 주주라는 점이 부각되며 올해 주가가 64% 폭등했다. WSJ은 그러나 이같은 주가 폭등세에도 불구하고 SK스퀘어 주가는 보유 지분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 최대 주주라는 점을 감안할 때 SK스퀘어 주가는 이보다 더 높아야 한다는 것.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15일 마감가 기준으로 141조5600억원이다. SK스퀘어 지분율 20.07%는 그 가치가 약 28조41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SK스퀘어 시가총액은 9월 9일 마감가 기준으로 11조3000억원을 조금 넘는다. SK하이닉스 보유지분율로만 봐도 이론적으로 시가총액이 28조원은 넘어야 되지만 그 절반도 안 되는 11조원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WSJ은 SK스퀘어 주가가 저평가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복잡하게 얽힌 대기업 지배구조에 따른 이른바 '다각적 복합기업 디스카운트(conglomerate discount)'를 꼽았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팰리서는 그동안 SK스퀘어와 이 같은 디스카운트를 줄이는 것에 관해 논의해왔다. 자사주 매입 속도를 높이는 것을 비롯해 투자와 지출을 확대해 디스카운트를 좁혀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팰리서는 아울러 이사회에 자산운용 경험이 풍부한 이들을 더하고, 경영진 급여도 회사 실적에 연계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 회사채 발행을 늘려 자본비용을 낮출 것도 요구하고 있다. 팰리서와 SK스퀘어 간 논의는 지금까지는 원만한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SK스퀘어 측은 "SK스퀘어는 팰리서의 장기 전략 방향, 주주 이익 실현 정책 등에 관한 견해를 교환해왔다"고 밝혔다. 송경재 기자
2024-10-16 18:00:17[파이낸셜뉴스]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팰리서캐피털이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 지분을 1%이상 확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팰리서는 과거 삼성물산의 지배구조를 촉구한 엘리엇 출신 제임스 스미스가 지난 2021년 출범한 영국계 헤지펀드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팰리서가 SK스퀘어 지분을 1% 넘게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지분 보유로 팰리서는 현재 SK스퀘어 10대주주이자 주요 투자자로 급부상했다. 팰리서는 주가 밸류업을 위한 변화를 촉구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가 최대주주라는 점이 부각되며 올해 주가가 급등했지만, WSJ는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저평가 국면이라고 봤다. 실제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을 보유한 최대 주주로서 이번 팰리서 지분 획득에 대한 IB업계 시선도 예사롭지 않다. SK그룹의 투자회사인 SK스퀘어의 시가총액은 85억 달러(약 11조 6000억 규모)인데, SK하이닉스 지분 20%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0억 달러(약 27조원) 수준으로 SK스퀘어 시총의 두 배 이상을 웃돈다. SK그룹은 과거 2003년 헤지펀드인 소버린과 적대적 경영권 분쟁 몸살을 겪은 바 있다. 소버린은 당시 분식회계 사태로 인해 자산가치 미만으로 주가가 폭락했던 SK글로벌 지분 14.99%를 매입하고 당시 사외이사 추천, 자산매각, 주주배당 등을 요구하며 경영권을 위협했다. 결국 SK그룹은 가까스로 경영권을 방어 할 수 있었지만 소버린은 9000억원이 넘는 투자 차익을 챙겨 2005년 한국을 떠났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우선 팰리서 지분이 아직 1%밖에 안되는데다, 과거 분식회계 사태때와 SK의 현 상황은 차이가 커서 단순비교는 어려운 상태”라며 “다만 팰리서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CIO) 제임스 스미스는 2016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합병을 반대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투자책임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번 지분 취득이 단순 주주 가치 증진으로만 그칠지 여러모로 관심이 쏠리는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SK스퀘어 측은 “SK스퀘어는 팰리서의 장기 전략 방향, 주주 이익 실현 정책 등에 관한 견해를 교환해왔다”고 밝혔다. 실제 SK스퀘어는 올해 7300만 달러(약 1000억원)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환원에 힘쓰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10-16 15:50:22【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일본 5대 종합상사 중 하나인 스미토모 종합상사에 거액을 투자해 지분 확보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엘리엇은 수백억엔을 투자해 스미토모의 지분을 확보해 왔다. 엘리엇의 스미토모 지분 보유는 아직 공시를 통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지난 26일 마감가(3909엔)를 적용하면 투자액 100억엔은 스미토모 지분 약 0.2%에 해당한다. 엘리엇은 회사 지분을 매집해 경영진에 경영개선을 요구한 뒤 주가 상승을 노리는 전략을 취하는 행동주의 펀드로 유명하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을 문제 삼거나 현대차 그룹을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등 한국 대기업들도 오랜 기간 엘리엇의 표적이 돼왔다. 앞서 엘리엇은 소프트뱅크 등 일본 대기업을 상대로도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일본 기업들이 최근 행동주의 투자자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엘리엇의 투자 배경을 설명하는 한 요인이다. 최근 도쿄증권거래소가 상장기업을 상대로 재무제표 관리를 개선하고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재편하도록 권고하면서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일본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엘리엇은 최근 일본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미쓰이 후도산을 상대로 경영개선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스미토모를 포함한 일본 종합상사들은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분 투자를 늘려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앞서 버크셔는 2020년 8월 이토추, 마루베니,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등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각각 5% 이상 취득했다고 공시했고, 이후로도 투자 지분을 지속해 늘려왔다. 스미토모의 주가는 버크셔의 최초 지분 공시 이후 3배 이상으로 오른 상태다. 올해 들어서만도 지난 26일까지 주가가 약 25% 상승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04-29 06:58:55"행동주의 펀드는 단순히 주가를 올리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저평가 회사를 조정하는 조정자 역할을 한다. 이 수혜를 연기금의 수익자가 볼 것이다." 강성부 KCGI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4 FIND·서울국제A&D컨퍼런스 패널토론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긍정적 역할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행동주의 펀드가 건강한 기업개선작업을 해 나가고, 장기적으로 연기금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패널토론은 장동헌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좌장으로 강 대표를 포함해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임유철 H&Q 코리아 공동대표,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이 참석했다. 패널들은 사모펀드가 행동주의 투자 역할을 담당하며 기업밸류를 위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韓 사모펀드, '기업사냥꾼' 오명 벗어야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먼저 국내 사모펀드 산업이 과거 대비 상당 부분 발전한 점을 강조했다. 업계에서 이름을 붙인 '단타' '기업사냥' 등 오명을 만들어낸 과거 행동보다는 기업가치를 높이고 합리적인 수준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는 뜻이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가 늘긴 했지만 이제 인수할 회사가 적다"며 "기업을 팔겠다는 쪽은 많이 없는데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라 돈이 한번 들어오면 대거 투입돼 밸류에이션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임유철 H&Q코리아 대표는 "5년 전만 하더라도 저평가 기업에 공개매수 등 밸류업 방안을 제시하면 기업들은 처음에는 관심을 가졌지만, 실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다시 관심을 가지며 연락이 오는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과도기를 거치며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 개선에 성공할 것"이라며 "지금은 지배구조 개혁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개혁이 이뤄지면 그다음 단계는 실질적인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고 짚었다. ■저평가 종목+주주환원으로 주식 성장 기대 강성부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주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주목했다. 강 대표는 "당장 만족하기는 어렵지만 화두를 던졌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면서 "정부도 1400만 개미투자자의 눈치를 보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관점에서 메인 테마가 될 수 있다"면서 "일본도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과가 (나오기까지) 10년 걸렸다"고 부연했다. 다만 연기금의 행동주의 펀드 투자가 어려운 것과 관련, '헤드라인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기금은 여론에 오르내리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다고 봤다. 행동주의 펀드의 실제 투자수익률이 좋은지 입증이 안 됐다는 시각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앞으로도 불편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 수익률 관점에서 보면 가만히 있는 것보다 행동주의를 하는 것이 낫다"며 "한국에 밸류 크리에이팅(가치창출)할 보석 같은 회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창환 대표는 상장주식 투자에 있어서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아직도 기업가치 대비 주식은 제값으로 책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기술의 발전, 개인투자자 유입 등으로 인해 인식이 제고됐다"며 "이는 사회적 합의로 이어지고 지배구조(거버넌스)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오스템임플란트를 사례로 들며 "행동주의가 확대되면서 상장 유지비용이 높아졌고, 이는 딜을 만들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핵심자산 매각 등도 많이 나올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패널들은 주주환원 확대 흐름에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 대표는 "행동주의 펀드가 늘긴 했지만 이제 인수할 회사가 적다"며 "기업을 팔겠다는 쪽은 많이 없는데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라 돈이 한번 들어오면 대거 투입돼 밸류에이션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위해선 상속세 문제 해결해야 주식 밸류업을 위해서는 상속세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행동주의 펀드와 기업을 잇는 제도 마련을 통해 양측의 간극을 줄여가야 한다고 했다. 강 본부장은 "현재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을 타깃으로 삼고, 이에 대해 기업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 사이에는 제도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라며 "(행동주의 펀드와 기업 간 간극은) 우리 경제의 규모는 커졌지만 시스템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강 본부장은 상속세 이슈와 기업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상속세·사외이사 제도 등 지배구조상의 제도적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외이사 제도 도입 및 촉진 과정에서 국제표준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했다"며 "공정거래법상 CEO의 사외이사 참여는 막고 있지만 차후에 회사를 경영하게 될 경우 계열사로 편입되는 이슈가 여전하다는 점 등은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업의 영리활동 역시 시장친화적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 본부장은 "동일인 지정제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고 더 나아가 행위에 대한 규제를 없애는 것이 급선무"라며 "시장이 더 크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규제도 완화되는 한편 배당을 저해하는 이중과세 문제도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김미희 김현정 한영준 김태일 박지연 이주미 김찬미 기자
2024-04-25 19:34:41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국내 행동주의펀드들에 단기수익 추구 목적의 행위 대신 장기 성장전략을 제시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취지와 달리 성장을 제약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들에는 건전 지배구조 구축을 주문하면서 주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트러스톤자산운용, KCGI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 차파트너스 등 행동주의펀드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KT&G를 비롯해 DB하이텍, 신한·JB금융지주 등 기업 측과 국민연금, 한국ESG기준원,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협회 등 전문가그룹도 자리했다. 이 원장은 "주주행동주의 기관은 '장기 성장전략'을 기업·주주에 적극 제시해달라"면서도 "단기수익만 추구하는 무리한 요구는 기업 장기 성장동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주주총회 결과에서 보듯 행동전략이 탄탄하지 못하면 주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공허한 캠페인으로 끝날 수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실제 올해 정기주총 주주제안 93건 가운데 가결된 주주환원과 이사선임 안건 등은 각각 2건, 26건에 그쳤다. 가결률은 30%가량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행동주의펀드 CEO들은 "주주행동주의 활동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기업의 비협조로 주주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장기 성장목표 간에 균형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원장은 기업들에는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주의 정당한 요구엔 적극 소통해달라"며 "건전한 기업기배구조 형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측에선 '기업 평판 및 경영안정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 우려, 기업을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장은 시장 전문가들을 향해서는 "싹을 틔운 주주행동주의가 자본시자에 건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냉철한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계속 조언해달라"며 "상장회사협의회 등은 기업이 사전에 체력을 키우고, 주주제안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 참석자는 "행동주의펀드들은 (주주제안 등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어떻게 관련 있는지 설명하고, 반대로 기업 쪽에선 경영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토로가 있었다"며 "이 원장도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4-18 18:12:45[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국내 행동주의펀드들에 단기수익 추구 목적의 행위 대신, 장기 성장전략을 제시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취지와 달리, 성장을 제약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들에는 건전 지배구조 구축을 주문하면서 주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트러스톤자산운용, KCGI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 차파트너스 등 행동주의펀드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KT&G를 비롯해 DB하이텍, 신한·JB금융지주 등 기업 측과 국민연금, 한국ESG기준원,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협회 등 전문가그룹도 자리했다. 이 원장은 “주주행동주의 기관은 ‘장기 성장전략’을 기업·주주에 적극 제시해달라”면서도 “단기수익만을 추구하는 무리한 요구는 기업 장기 성장동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주주총회 결과에서 보듯 행동전략이 탄탄하지 못하면 주주들 공감을 얻지 못한 채 공허한 캠페인으로 끝날 수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실제 올해 정기주총 주주제안 93건 가운데 가결된 주주환원과 이사선임 안건 등은 각각각 2건, 26건에 그쳤다. 가결율은 30% 수준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행동주의펀드 CEO들은 “주주행동주의 활동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기업 비협조로 주주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장기 성장목표 간에 균형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원장은 기업들에게는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주의 정당한 요구엔 적극 소통해달라”며 “건전한 기업기배구조 형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측에선 ‘기업 평판 및 경영안정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 우려, 기업을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장은 시장 전문가들을 향해서는 “싹을 틔운 주주행동주의가 자본시자에 건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냉철한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지속 조언해달라”며 “상장회사협의회 등은 기업이 사전에 체력을 키우고, 주주제안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 참석자는 “행동주의펀드들은 (주주제안 등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어떻게 관련 있는지 설명하고, 반대로 기업 쪽에선 경영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토로가 있었다”며 “이 원장도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4-18 08:37:56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다음달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행동주의펀드를 만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18일 주요 행동주의펀드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KCGI자산운용 강성부 대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이창환 대표, 트러스톤자산운용 황성택 대표, 안다자산운용 박형순 대표,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차종현 대표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KCGI운용은 국내 행동주의펀드의 대표 주자다. 한진칼, LIG넥스원, 이노와이어리스, 오스템임플란트, DB하이텍 등에 투자해 성과를 낸 바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운용은 지난 2022년 초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보유지분은 1%에 불과했으나 주주총회에서 많은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내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끌어내렸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최근 추천 후보를 태광산업 이사회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했다. BYC 등에도 행동주의 캠페인을 벌였다. 이에 앞서 이 원장은 오는 15일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위원회와 국내 대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의 내용과 방향성을 설명한다. 기업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4-11 18: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