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각) 집권 2기 행정부에서 경제 정책을 총괄할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인 스콧 베센트(62)를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베센트를 제79대 미 재무장관으로 지명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는 세계 최고의 국제 투자자이자 지정학적 및 경제적 전략가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베센트는 오랫동안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강력히 지지해왔다"며 "위대한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그는 내가 세계 최고의 경제, 혁신과 기업가 정신의 중심지, 자본의 목적지로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의심의 여지 없이 미국 달러를 세계 기축 통화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황금기를 여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베센트는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불공정 무역 불균형을 막고, 다가오는 세계 에너지 시장 지배를 통해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센트는 그간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 고문으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올해 대선 기간 유세에 자주 동행했고, 트럼프 당선인을 위한 모금 행사를 잇따라 주최하며 거액의 선거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재무부는 미국 행정부 내의 최고위 경제 정책 부처다. 세금, 국가부채, 금융 규제, 제재 통제,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권한을 행사한다. 베센트는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캠페인 기간 내놓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보편적 관세 공약을 실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베센트는 보편적 관세가 무역 전쟁을 촉발해 결과적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월가 등 미국 경제계의 우려에도 트럼프 당선인을 굳건히 지지해왔다. 한편, 베센트는 올해 대선 이후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은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돼왔다. 최근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 두사람에 더해 정권 인수팀에서 경제 분야 인선과 정책을 담당해온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와 월스트리트 억만장자 마크 로완까지로 후보군을 확대한 뒤 이들을 직접 면접하기로 하는 등 재무장관 인선을 원점 재검토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러트닉을 재무장관 대신 상무장관에 지난 20일 지명했으며, 며칠 더 숙고한 뒤 결국 베센트를 재무장관으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11-23 10:15:15[파이낸셜뉴스] 한국계 헤지펀드 매니저로 아케고스 설립자인 빌 황(한국명 황성국)이 20일(현지시간)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한때 월스트리트 최고 스타 투자자 가운데 한명이었지만 대규모 시장 조작 스캔들 속에 대형 은행들에 수십억달러 손실을 안긴 데 대한 책임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앨빈 헬러스틴 판사는 올해 60세인 황씨에게 18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황씨는 지난 7월 사기와 시장 조작 등 10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고, 검찰은 당시 21년 징역형을 구형한 바 있다. 황씨측 변호인단은 황씨가 평소 자선 사업도 했고, 아케고스가 주가 조작을 했다는 혐의를 검찰이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해 형기를 단축하는 데는 일부 성공했다. 그의 변호사 한 명은 20일 법정에서 “빌(황)의 돈도 모두 사라졌다”면서 “그 역시 모든 것을 잃었다”며 사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헬러스틴 판사는 황씨가 아직 뉴저지주에 집을 소유하고 있고, 뉴욕 맨해튼 허드스 야즈에 아파트를 빌려 생활하고 있다며 이런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앞서 뉴욕 남부지검은 지난 2022년 4월 황씨가 360억달러짜리 회사를 몰락으로 내몰고 대출기관에는 10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힌 시세조작을 했다며 기소한 바 있다. 황씨와 아케고스는 2020년 투자은행들과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 차익거래(CFD) 계약을 맺고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달러를 주식에 투자한 바 있다. 차입금은 당시 1600억달러까지 폭증했으나 투자 종목 주가가 하락하자 증거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마진콜이 발생했고, 결국 아케고스가 파산했다. 투자은행들은 아케고스 파산으로 10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황씨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를 졸업한 뒤 카네기멜런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땄다. 2001년 ‘타이거 아시아 매니지먼트’를 설립해 아시아 전문 최대 헤지펀드로 성장시켰다. 그는 2013년 개인투자회사인 아케고스를 설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1-21 06:08:15우정사업본부의 우체국예금이 NAV(순자산가치) 기준 약 1조8000억원 규모 국내 헤지펀드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자문운용사 선정에 착수했다.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개별적으로 자금을 모아 롱숏 전략이나 퀀트, 행동주의 투자 등 다양한 기법으로 주식, 채권, 파생상품, 실물자산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펀드를 말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체국예금은 기존에 구축된 국내 헤지펀드 포트폴리오를 자문운용할 운용사 선정에 착수했다. 14일까지 제안을 받아 12월 중 선정한다. 기존 포트폴리오에 대한 주기적 성과 평가 등 유지·관리 등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계약기간은 3년이다. 우정사업본부는 국내 기관 투자자 중 국내 헤지펀드 투자를 처음으로 시도한 곳이다. 우정사업본부는 국민연금에 이은 국내 2위 연기금 투자자다. 우체국예금과 우체국보험을 합쳐 2023년 말 기준 140조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헤지펀드는 한번 투자하고 묻어두는 바이아웃 위주의 사모펀드(PEF) 투자와 달리 만기가 짧아 유동적이며 주식, 채권, 파생상품, 실물자산 등 다양한 투자가 가능한 펀드다. 이 때문에 운용 전략의 유연성과 만기 측면에서 장점이 많다는 평가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1-04 18:03:36[파이낸셜뉴스] 우정사업본부의 우체국예금이 NAV(순자산가치) 기준 약 1조8000억원 규모 국내 헤지펀드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자문운용사 선정에 착수했다.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개별적으로 자금을 모아 롱숏 전략이나 퀀트, 행동주의 투자 등 다양한 기법으로 주식, 채권, 파생상품, 실물자산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펀드를 말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체국예금은 기존에 구축된 국내 헤지펀드 포트폴리오를 자문운용할 운용사 선정에 착수했다. 14일까지 제안을 받아 12월 중 선정한다. 기존 포트폴리오에 대한 주기적 성과 평가 등 유지·관리 등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계약기간은 3년이다. 우정사업본부는 국내 기관 투자자 중 국내 헤지펀드 투자를 처음으로 시도한 곳이다. 우정사업본부는 국민연금에 이은 국내 2위 연기금 투자자다. 우체국예금과 우체국보험을 합쳐 2023년 말 기준 140조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헤지펀드는 한번 투자하고 묻어두는 바이아웃 위주의 사모펀드(PEF) 투자와 달리 만기가 짧아 유동적이며 주식, 채권, 파생상품, 실물자산 등 다양한 투자가 가능한 펀드다. 이 때문에 운용 전략의 유연성과 만기 측면에서 장점이 많다는 평가다. 헤지펀드는 한가지 전략을 쓰는 싱글펀드와 여러 싱글펀드로 구성된 재간접펀드로 구분된다. 싱글펀드 전략은 주로 주식을 이용한 ‘롱숏’과 각종 이벤트로 인한 가격변동 과정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이벤트 드리븐’ 등이 쓰인다. 국내 운용사는 운용전략의 편중성을 보이는 등 운용능력에 한계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으며 해외 헤지펀드 대비 국내 헤지펀드의 투자가 늦게 시작된 바 있다. 다른 기관 투자자인 국민연금은 2016년부터 헤지펀드에 투자해왔는데 해외 위주다. 투자역량 등을 고려해 재간접펀드 방식으로만 운용해 왔다. 2020년에는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헤지펀드 투자대상 제약요건을 개선키도 했다. 헤지펀드들이 구체적인 투자내역 공개를 꺼리자 펀드 내 구체적 투자내역을 전문업체에 제공하는 경우도 투자대상에 포함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1-04 09:23:04'DB자동으로 변하는 TDF 2030·2040·2060' 증권투자신탁 펀드는 장기적인 목표를 가진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은퇴 시점과 같은 특정 시기에 맞춰 자산 배분이 자동으로 조정되기 때문이다. 투자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투자자도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필요가 없어 관심을 가질만 하다. 27일 DB자산운용에 따르면 DB자동으로 변하는 TDF2030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 펀드의 수익률은 18일 보수공제전 기준 1개월 2.50%, 3개월 0.95%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각각 1.32%, -8.23%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수익률을 웃돈다. 2024년 6월 17일 설정돼 누적수익률은 3.23%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5.41%보다 높은 수익률이다. 자산의 특성에 따라 환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헤지 전략을 적용한 것이 주효했다. 주식 및 리츠와 같은 글로벌 자산에서는 환율 노출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 기회를 노리고 위험 자산에서는 환율이 보호막 역할을 해서다. 시장 상황이 악화될 때 환율 상승이 자산 가치를 방어하거나 손실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게 DB자산운용의 설명이다. 미국 국채 등 안전 자산은 완전 환헤지 전략을 통해 안정성을 강화하고, 하이일드 채권 및 신흥국 채권과 같이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인 성격을 가진 자산은 부분적으로 환헤지를 적용해 자산과 환 리스크 간의 균형을 유지한다. 글로벌 시장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한 접근이다. 이수현 DB자산운용 GIS본부 전략리서치팀장은 "타겟데이트 펀드는 특정 시점을 목표로 자산 배분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구조다. 일반적인 '적정 투자 시기'를 따로 정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펀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투자자의 나이와 시장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자산 비중을 조정한다. 시장 타이밍을 맞추기보다는 오랜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목표 수익률 달성에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경우, 성장주와 배당주 간의 균형 잡힌 전략을 추천했다. 다만, 성장주는 단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배당주나 가치주를 함께 포함해 안정성을 보완하는 게 필요하다. 금리 인하 초기에는 배당주가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수 있어 2030펀드는 배당주와 성장주를 균형 있게 투자해야 한다. 이 팀장은 "미국 연준이 9월에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했다. 경기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과열된 상태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미국 고용 시장은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불가피한 조정으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대규모 해고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변동성은 경기 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선과 높아진 가치 역시 시장 변동성을 추가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0-27 18:02:33[파이낸셜뉴스]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팰리서캐피털이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 지분을 1%이상 확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팰리서는 과거 삼성물산의 지배구조를 촉구한 엘리엇 출신 제임스 스미스가 지난 2021년 출범한 영국계 헤지펀드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팰리서가 SK스퀘어 지분을 1% 넘게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지분 보유로 팰리서는 현재 SK스퀘어 10대주주이자 주요 투자자로 급부상했다. 팰리서는 주가 밸류업을 위한 변화를 촉구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가 최대주주라는 점이 부각되며 올해 주가가 급등했지만, WSJ는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저평가 국면이라고 봤다. 실제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을 보유한 최대 주주로서 이번 팰리서 지분 획득에 대한 IB업계 시선도 예사롭지 않다. SK그룹의 투자회사인 SK스퀘어의 시가총액은 85억 달러(약 11조 6000억 규모)인데, SK하이닉스 지분 20%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0억 달러(약 27조원) 수준으로 SK스퀘어 시총의 두 배 이상을 웃돈다. SK그룹은 과거 2003년 헤지펀드인 소버린과 적대적 경영권 분쟁 몸살을 겪은 바 있다. 소버린은 당시 분식회계 사태로 인해 자산가치 미만으로 주가가 폭락했던 SK글로벌 지분 14.99%를 매입하고 당시 사외이사 추천, 자산매각, 주주배당 등을 요구하며 경영권을 위협했다. 결국 SK그룹은 가까스로 경영권을 방어 할 수 있었지만 소버린은 9000억원이 넘는 투자 차익을 챙겨 2005년 한국을 떠났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우선 팰리서 지분이 아직 1%밖에 안되는데다, 과거 분식회계 사태때와 SK의 현 상황은 차이가 커서 단순비교는 어려운 상태”라며 “다만 팰리서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CIO) 제임스 스미스는 2016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합병을 반대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투자책임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번 지분 취득이 단순 주주 가치 증진으로만 그칠지 여러모로 관심이 쏠리는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SK스퀘어 측은 “SK스퀘어는 팰리서의 장기 전략 방향, 주주 이익 실현 정책 등에 관한 견해를 교환해왔다”고 밝혔다. 실제 SK스퀘어는 올해 7300만 달러(약 1000억원)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환원에 힘쓰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10-16 15:50:22[파이낸셜뉴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가 7일(현지시간)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8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가자 전쟁이 1년째로 접어든 이날 중동 전쟁 확전 우려 속에 유가가 3% 넘게 급등하며 5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가자 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날 이스라엘에 로켓을 발사한 가운데 브렌트는 지난 주말보다 3% 넘게 급등한 배럴당 80.44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는 4월 초 이후 급격히 하락하다 8월부터 다시 상승 흐름을 탔다. 이란이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180발을 발사하면서 지난주에는 9% 가까이 폭등했다. 지난주 상승률은 지난해 1월 이후 주간 상승률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을 다짐하면서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유가를 대폭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만약 이란 석유 수출의 약 90%를 담당하는 핵심 시설인 카르그섬을 공격하면 유가가 폭등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보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아바단 정유시설도 공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아바단은 이란 석유 정제 능력의 약 17%, 휘발유 생산 능력의 13%가 집중된 곳이다. 더 큰 문제는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공격보다 이에 대응한 이란의 보복이다. 이란 석유 수출이 아예 막히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증산만으로 석유 공급 부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란이 중동 석유 수출 길을 막으면 대책이 없다.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20%가 움직이는 핵심 해상 교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틀어막으면 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이란 연안과 맞닿은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곳이 21해리(약 38.8km)에 불과해 이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은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피격 당할 수 있다. 이란이 오랜 경제 제재로 공격 능력을 많이 상실했고, 미국 등이 해협 봉쇄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어서 위험이 그렇게 높지 않을 수는 있지만 예멘 후티 반군이 지난해 홍해를 막으면서 선박들이 수에즈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했던 적도 있어 불안은 남아 있다. 이날 유가 폭등의 또 다른 배경은 헤지펀드들의 포지션 선회다. 헤지펀드들은 그동안 유가 하락에 베팅해 왔지만 최근 중동 정세가 심상찮게 돌아가면서 전략을 수정했다. 이들은 이제 유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유가에 가짜 수요가 더해진다는 뜻이다. IEC에 따르면 지난주 유가가 뛰기 시작하자 헤지펀드들은 유가 하락 베팅을 줄이고, 대신 유가 상승 베팅을 늘렸다. 유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선물을 사들이면 하락 요인이 많지 않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유가 상승 압력이 가중된다. 다만 소시에테제네럴(SG)에 따르면 지난 3일 현재 컴퓨터 모델을 기반으로 베팅하는 헤지펀드들은 여전히 유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0-08 02:30:02[파이낸셜뉴스] 최근 1대주주인 화천그룹과 2대주주인 창업자 김군호 전 대표 간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에프앤가이드에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연초부터 시작해 6% 가깝게 지분을 사 모은 미국계 헤지펀드가 최근 김 전 대표 측이 경영권분쟁을 통해 임시주총을 공시한 날 장외에서 에프앤가이드 주식을 급처분 했기 때문이다. 통상 주가 급등 재료로 여겨지는 경영권 분쟁 본격화 시점에 지분을 급하게 매도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헤지펀드인 박스홀딩스(Box Holdings LP.)는 지난 7월 18일 기준 에프앤가이드 주식 57만주(5.04%)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이후 8월말까지 총 67만4571주(5.94%)를 확보했다. 당시 투자 목적은 ‘단순 투자’로 기재했다. 박스홀딩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된 헤지펀드로, 지난 4월에 공시된 자료상 운용자금이 6000만달러(약 8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지난 9일 김 전 대표가 1대주주인 화천그룹의 이사 선임 요청에 맞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자, 박스홀딩스가 이틀 뒤인 11일 보유 주식 전량을 시간 외 대량거래(블록딜)로 매도했다는 점이다. 당시 매도한 67만4571주는 당일 종가 1만4500원 대비 11.2% 대비 낮은 1만2879원에 거래됐는데, 곧바로 1대주주인 화천기공과 특수관계인 화천기계가 주당 1만2753원(종가 대비 12% 할인)에 인수한 것으로 공시했다. 또 잔여물량 5만2568주는 1만4370원, 종가 대비 1% 할인된 가격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물량은 개인투자자가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박스홀딩스는 해당 지분 매각으로 매입가 대비 총 71%의 차익 실현을 봤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이번 거래에서 박스홀딩스가 처분한 대다수 물량이 당일 종가 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대주주에 넘어 간 점이 석연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블록딜 과정에서 통상 일부 할인이 되긴 하지만, 해당 물량을 곧장 1대 주주가 잡았다는 사실이 의문이라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권영열 화천그룹 회장은 지난 3월 19~20일 화천기계 주식 50만주를 41억7000만원에 매각했는데, 그달 29일부터 박스홀딩스가 에프앤가이드 주식을 매수했고 보유 주식 대부분을 화천그룹 계열사에 넘긴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라며 “박스홀딩스에 권 씨 일가 자금이 투입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화천그룹이 박스홀딩스를 통해 우호지분으로 주식을 보유한 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자 경영권 행사를 위해 단순투자 목적으로 신고한 박스홀딩스에서 화천기계 및 화천기공으로 보유자를 변경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은 추측을 전제하면 시간 외 거래가 종가보다 12% 낮게 거래 된 점이 이해된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박스홀딩스를 법률 대리하고 있는 율촌 관계자는 "통상적인 공시를 진행했을 뿐 그 외 사항에 대해선 사실 관계를 알지 못한다"라고 답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김태일 기자
2024-09-26 13:48:55[파이낸셜뉴스] '오즈의 마법사'라고 부르는 호주 스타 헤지펀드 매니저인 그레그 코피가 이달 전 세계 증시 폭락 속에 수억달러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국 투자 업체 러퍼 역시 막대한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전 세계 증시는 5일 폭락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225가 12% 폭락해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3% 안팎 급락했다. 뉴욕 증시 '공포지수'라는 별명이 있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65% 폭등하기도 했다. FT에 따르면 코피가 2018년 은퇴한 뒤 세운 헤지펀드 커코스월드캐피털은 최근 증시 폭락 장세에서 수억달러를 벌었다. 현재 커코스월드 운용자산 규모는 약 80억달러에 이른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커코스월드는 세계 경제 둔화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베팅해 큰돈을 벌었다. 5일 투자자들을 패닉으로 몰고 간 전 세계 증시 매도세는 미 경기 침체 우려와 더불어 일본은행(BOJ)이 지난 주 17년 만에 전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촉발됐다. 운용자산 규모가 270억달러를 웃도는 영국 투자업체 러퍼 역시 5일 폭락세로 큰돈을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러퍼는 오랫동안 증시 폭락을 경고해 온 곳이다. 러퍼는 일본 엔화 매수 포지션으로 상당한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엔은 최근 수 주일 BOJ의 개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달러화에 대해 강세로 돌아섰다. 러퍼는 아울러 금과 같은 안전자산 투자도 확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8-07 05:05:00【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가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미국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현지시간) CNBC는 달리오가 자신의 SNS에 "테일러 스위프트를 대통령으로. 나는 방금 싱가포르에서 그의 콘서트를 봤고 그가 어느 후보들보다 미국인들과 대부분의 나라 사람들을 훨씬 더 잘 하나로 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적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이 콘서트를 보는 것은 나와 그들을 기분 좋게 만들었고 연결되게 했으며, 내게 보편적인 문화가 얼마나 강력한지 일깨웠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도 그런 문화를 이끌고 현명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결정을 하는 두 명의 후보가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그는 이 글과 함께 콘서트장에서 스위프트의 공연 모습이 담긴 대형 스크린과 다른 관람객들을 배경으로 자신의 얼굴을 찍은 셀카를 함께 게시했다. 그동안 달리오는 미국 정치에 더 중도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금융 포럼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매우 강력한 중도"라며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양측 사이에는 화합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달리오는 당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가장 유망한 후보라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6일 공화당 경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3-09 08:00:11